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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약국은 없다"…데이터로 말하는 입지분석 일타 강사

  • 강혜경 기자
  • 2026-09-17 06:00:48
  • 요약
  • 이열 약사(참약사수약국)
  • "감으로 하던 약국 경영, 약국 양·수도…이제는 옛말"
  • 쉽지 않았던 첫 개국이 '멘토·멘티' 상담, 강의로까지 이어져
  • "개별성·비대칭성 심한 개국시장, 적절한 판단 기준 제시가 목표"

[데일리팜=강혜경 기자] 감과 브로커 입김에 좌지우지되는 약국 환경에서 '데이터로 말하는' 일타 강사 이열 약사(35·경희대)가 주목받고 있다.

약국 실전 상권분석부터 기존·신규 약국 인수시 공략법, 데이터 기반 입지 분석까지 그가 맡는 일련의 강의들이 그를 말해준다.

그가 데이터에 집중하는 이유는 약국 시장이 가지는 개별성, 비대칭성 때문이다.

같은 약국이라고 해도 지역에 따라, 입지에 따라, 진료과목에 따라 다른 특징을 가지며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특수성이 존재하기 때문.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자칫 호가가 스탠다드처럼 여겨지는가 하면 결정을 해야 하는 약사 입장에서는 쉽사리 선택을 하지 못하는 결정장애로 이어지게 된다.

그가 데이터를 기준으로 권리금 배율 추이와 조제료 대비 월세 비중, 진료과목·의료기관 원장의 연령 등에 따른 요인을 한땀 한땀 수집하고 통계화하는 것도 동일한 맥락이다.

어려서부터 '숫자'를 좋아해 신문에 나온 주식차트를 섭렵하는 게 취미이기도 했지만 약사에게 삶의 터전인 약국이 외부에 의해 흔들리지 않고 적절한 판단 기준과 비교해 작동할 수 있도록 하자는 데서 시작됐다.

첫 개국에서 법정 공방이 이어질 확률은? 공부가 된 경험

병원실습에 매료를 느꼈던 그가 졸업 후 가장 먼저 선택한 진로는 병원약사였다. 하지만 군복무 시절 약국 아르바이트를 경험하면서 약국에 흥미를 갖기 시작했다.

"마트 내 약국이었는데 영양제 상담을 해드리면 피드백을 해주시고, 재구매로 이어지는 경험이 너무 재미있었어요. 이때부터 대학병원 문전약국, 요양병원 약국, 로컬 약국에서 1년 반 동안 경험을 쌓았죠."

개국 체크 리스트 첫 항목인 '모든 과를 경험했는가'를 충족한 그는 개국을 결심하고, 대출을 받아 7평 남짓 약국의 대표가 됐다.

하지만 약국이 새롭게 문을 열었다고 해 저절로 와주는 고객은 없었다. 설상가상 코로나19까지 터지면서 약국은 적막에 휩싸였다. 이때 그를 구해준 게 공적 마스크였다. 약국당 200장씩 공적 마스크가 배분되면서, 신규 환자를 늘리는 절호의 기회가 됐다.

한 번 약국을 온 환자의 기록을 소상히 POS 데이터로 남겨두고, 재방문에서는 남겨둔 메시지를 토대로 스몰토크를 시작했다. 하나 둘 단골이 생겼고 매출도 우상향 그래프를 그려 나갔지만, 건물주의 리모델링 통보로 법정 공방이 빚어지게 됐다.

리모델링 가능성에 대한 고지가 없었다는 점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었지만, 개국이 만만치 않다는 사실을 체감할 수 있었다.

본격적으로 눈을 뜨게 된 것은 그가 개국 플랫폼 멘토약사로 활동을 시작하면서부터였다.

코로나19로 인해 학교 내 수업과 동아리 활동 등이 멈추면서 선후배 관계도 희석되기 시작했고, 이같은 갈증이 개국 플랫폼으로 쏠리면서 많은 질문이 잇따랐다. 함께 활동한 멘토약사들을 통해서도 개국과 관련된 다양한 상황들을 접하며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하게 됐다.

소상공인 상권분석시스템과 지하철 데이터, 버스 정류장 유동인구 등 공공 데이터 등을 토대로 일반약 매출과의 상관 관계를 분석하는가 하면 부동산 관련 인터넷 강의까지 들으며 기본기를 익혔다. 틈틈히 멘토·멘티를 통해 알게 된 약사들과 상담을 하고, 좋은 피드백을 들음으로써 보람도 커졌다.

KB 부동산 시세 같은 약국 플랫폼, 왜 없을까?

20년 동네지킴이, 30년 사랑방 같은 약국이 여전히 지역 내 뿌리내리고 있지만 그는 자산시장으로서의 아파트와 약국이 유사한 패턴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나마 아파트는 균질성이 있어 단지별 시세나 역학관계가 분명해요. 그래서 KB 부동산 시세 같은 표준화된 기준이 마련돼 있는 거죠. 반면에 약국은 이보다 복잡한 상관관계와 변동성을 갖다 보니 표준화가 쉽지 않아요."

주식처럼 계속해 관심을 갖기도 쉽지 않다. 필요에 의해 시시각각 시장이 변하다 보니 약대 증원, 비대면 진료 약 배송, 창고형 약국 같은 이슈에 따라 변동폭이 큰 것도 특징이다. 약국 직거래가 흥행하지 못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강의를 하면서 느끼는 건, '나쁜 약국'이라고 단정할 만한 약국은 많지 않다는 거예요. 사람마다 상황이 다르고 목표로 하는 매출과 추구하는 워라밸 등이 다르다 보니 함부로 예단해서는 안 된다는 거예요. 상호간에 품평을 지양하고 건전한 시장을 만드는 데 일조하고 싶다는 생각입니다."

개국을 꿈꾸는 약사들을 위한 플랫폼 구축도 고민해 봤지만, 그는 현장에서 나오는 동적인 데이터들을 분석하고 제시할 수 있는 일에 우선은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빅데이터에 기반해 트렌드를 분석하는 비저너리데이터와 함께 약국 처방유입 구조와 의료기관 처방분산 구조를 측정, 약국 경영지표를 추정하는 '파메트리(Pharmetry)'를 통해 데이터 컨설턴트로의 활동을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절대적인 바이블은 될 수 없지만 시행착오를 줄이거나, 간과할 수 있는 부분들을 캐치해 참고할 만한 참고서가 됐으면 한다는 것.

'이상적인 약국'에 대한 그의 생각은 확고하다.

"좋은 입지라고 해서 매출이나 신뢰가 담보되지는 않습니다. 약국은 마케팅과 영업, 전문성, 커뮤니케이션, SNS 스킬 등이 종합적으로 작용하다 보니 나만의 강점을 활용할 수 있어야 해요. 목소리나 재미있는 이야기, 그림 등 뾰족하게 트래픽을 뺏을 수 있는 수단을 갖는 거죠. 저 역시 기억에 담기 보다는 POS에 고객과의 스토리를 적어나가며 다시 오고 싶은 약국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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