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라자 병용, 1차 치료 강력한 선택지…급여 적용 필요"
- 차지현 기자
- 2026-09-17 06:00:52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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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선민 교수 "효과적인 치료 얼마나 오래 지속하느냐 관건"
- PALOMA-2, 반응률 90%·3년 생존율 70%…mOS 아직 미도달
- SC 전환에 부작용 예방 전략 결합…투여·관리 부담 동시 낮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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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팜=차지현 기자] 폐암을 만성질환처럼 관리하는 시대가 온다면. 국산 폐암신약 '렉라자'가 폐암 치료의 다음 장을 열고 있다. 이중항체 치료제 병용요법으로 장기 생존 가능성을 높인 데 이어 피하주사(SC) 전환으로 치료 부담까지 낮추면서다.
특히 이번 세계폐암학회(WCLC 2026)에서는 렉라자 기반 병용요법의 후속 연구가 잇따라 공개되면서 장기 치료를 뒷받침할 투여·관리 전략이 주목을 받았다. 데일리팜은 학회 현장에서 임선민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교수를 만나 최신 연구 결과의 임상적 의미와 향후 치료 방향을 들어봤다.
SC 바꿔도 높은 효과 지속…"5년 이상 장기 생존 기대"
지난 12~15일 서울에서 열린 WCLC 2026에서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 표적항암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와 이중항체 치료제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의 새로운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가장 주목을 받은 것은 2상 'PALOMA-2'로 렉라자·리브리반트SC 제형 병용요법을 1차 치료로 평가한 연구다. SC 병용요법에 부작용 예방 전략을 더한 2b상 'COPERNICUS' 연구 결과도 발표됐다.

국산 31호 신약 렉라자는 EGFR 변이를 표적으로 하는 3세대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다. 유한양행이 2015년 오스코텍 자회사 제노스코로부터 후보물질을 도입해 개발한 뒤 2018년 존슨앤드존슨(J&J) 계열사 얀센바이오텍에 글로벌 개발·상업화 권리를 기술수출했다. 이후 얀센은 자사 리브리반트와 병용요법으로 글로벌 개발을 확대했고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은 2024년 8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로 허가를 획득했다.
이번에 장기 추적 결과를 공개한 PALOMA-2는 리브리반트 SC 제형에서도 장기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렉라자·리브리반트 SC제형 병용요법은 추적관찰 중앙값 33.1개월 시점에서 객관적반응률(ORR)은 90%를 기록했고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mPFS)은 26.1개월에 달했다. 3년 무진행생존율(PFS)은 37%, 3년 전체생존율(OS)은 70%로 나타났다. 전체생존기간 중앙값(mOS)은 아직 도달하지 않았다.
기존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은 글로벌 3상 'MARIPOSA'에서 기존 표준치료제인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 대비 사망 위험을 25% 낮추며 생존 이점을 입증했다. 다만 리브리반트는 IV 제형으로 투여돼 주입 관련 반응(IRR)과 장시간 투여 등이 치료 부담으로 꼽혔다. 이번 PALOMA-2는 리브리반트를 SC 제형으로 바꾼 뒤에도 높은 반응률과 생존 지표가 이어지는 모습을 확인하면서 치료 효과에서 투여 편의성과 지속성으로 병용요법의 경쟁력을 넓혔다는 평가다.
임 교수는 "mOS가 아직 도달하지 않았다는 것은 그만큼 환자들의 생존이 길게 이어지고 있다는 뜻"이라면서 "향후 60개월(5년) 이상 장기 생존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연구자들이 궁금해한 것은 SC로 바꾸면서 부작용이 얼마나 줄어드느냐는 부분이었다"며 "주입 관련 반응뿐 아니라 피부 발진 등 여러 부작용이 기존 MARIPOSA 연구와 비교해 수치적으로 줄어드는 모습을 보인 만큼 1차 치료에서 적극적으로 고려할 수 있는 병용요법"이라고 덧붙였다.
선제 부작용 관리, 치료 지속성 확보…"급여 확대로 환자 문턱 낮춰야"
이번에 함께 발표한 COPERNICUS는 SC 전환에 선제적인 부작용 관리 전략을 더해 치료 지속성을 높이는 접근이다. 치료 경험이 없는 EGFR 변이 진행성 비소세포폐암 환자 214명을 대상으로 SC 리브리반트·렉라자 병용요법과 함께 예방적 항응고제와 피부 이상반응 예방 전략 등을 적용했다. 추적관찰 8.3개월 시점에서 피부 발진은 25%, 정맥혈전색전증(VTE)과 투여 관련 반응(ARR)은 각각 3%로 나타났다. 이상반응으로 치료를 중단한 환자는 8%였으며 ARR로 치료를 중단한 환자는 없었다.
COPERNICUS가 눈길을 끄는 이유는 단순히 부작용을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SC 전환과 예방적 관리 전략을 결합해 장기 치료의 부담을 낮추는 데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다. 임 교수는 "IV 제형에서는 주입 관련 반응이나 피부 이상반응 등을 줄이기 위해 여러 예방요법을 추가해야 하지만 SC 제형은 투여 방식 자체를 바꿔 이러한 부담을 낮출 수 있다"면서 "예방약을 계속 추가하는 것보다 처음부터 SC로 치료하는 것이 환자와 의료진 모두의 부담을 줄이는 데 더 효과적인 접근"이라고 강조했다.
SC 전환은 투여 편의성 측면에서도 이점이 크다. 리브리반트를 SC로 전환하면 기존 IV 제형처럼 장시간 병원에 머물 필요 없이 약 5분 안팎으로 투여할 수 있다. 투여 시간이 짧아지는 만큼 환자의 병원 체류시간뿐 아니라 의료진의 주사 준비와 투여 부담도 줄일 수 있다. 앞으로는 EGFR 변이 폐암 치료에서는 효과뿐 아니라 환자가 얼마나 편하게 치료를 이어갈 수 있느냐가 경쟁력을 가를 것이라는 게 임 교수의 시각이다.
임 교수는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을 현존하는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 전략 가운데 가장 강력한 치료법으로 꼽았다. 그는 "순수하게 치료 효과만을 고려한다면 병용요법을 1차 치료로 우선 선택할 것"이라며 "치료 초기에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이상반응 관리가 이뤄진다면 환자들이 안정적으로 장기간 치료를 이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국내에서는 접근성이 과제로 남아 있다. 국내에서 렉라자는 1차 치료제로 급여 적용을 받고 건강보험 급여 적용을 받고 있지만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에는 아직 급여가 적용되지 않는다. 병용요법을 선택할 경우 환자가 치료비를 전액 부담해야 한다는 얘기다.
임 교수는 "최근 리브리반트가 EGFR 엑손20 삽입 변이 치료제로 급여 적용을 앞두고 있고 급여 협상 과정에서 약가도 조정됐다"며 "조정된 약가가 1차 병용요법에도 적용된다면 환자의 비용 부담을 낮추고 치료 접근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효과가 명확하고 생존기간을 연장할 수 있는 치료제에는 급여를 적용해 환자가 효과적인 치료를 장기간 이어갈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임 교수는 장기적으로 EGFR 변이 폐암도 한 번의 치료 성적을 넘어 효과적인 치료를 오래 이어가며 관리하는 질환으로 변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치료 성적이 계속 개선되면서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도 고혈압이나 당뇨처럼 장기간 관리하며 암과 함께 살아가는 만성질환에 가까워질 수 있다"면서 "앞으로는 얼마나 효과적인 치료를 오래 지속할 수 있느냐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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