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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출혈 줄인 스페이스OAR…방사선 치료 큰 변화"

  • 황병우 기자
  • 2026-09-07 06:00:42
  • 요약
  • 박원 삼성서울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
  • 전립선암 남성암 1위로…고령층 중심 치료 수요 확대
  • 삼성서울병원 누적 1000례…초기·중기 환자 5회 치료
  • CT 가시성 높인 뷰 도입…확산 위해 장비·진료과 협업

[데일리팜=황병우 기자]전립선암 방사선치료가 치료 효과뿐 아니라 부작용과 내원 부담까지 함께 낮추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저분할 치료가 확대되면서 전립선과 맞닿은 직장을 어떻게 보호할지가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정상 장기의 방사선 노출을 줄여야 치료 기간도 단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원 삼성서울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는 최근 데일리팜과 만나 전립선암 방사선치료의 변화와 직장 독성을 줄이기 위한 스페이스OAR 시스템의 역할을 설명했다.

늘어나는 전립선암…고령층서 커지는 방사선 역할

보건복지부 2023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전립선암은 2만2640건 발생해 국내 남성에게 가장 많이 발생한 암으로 집계됐다.

박원 삼성서울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

진료 현장의 변화도 뚜렷하다. 박 교수가 15~20년 전 진료한 환자 중 비뇨기암 비중은 10%에 미치지 못했지만 현재는 약 80%로 늘었다. 이 가운데 70~80%가 전립선암이며 신규 환자만 놓고 보면 약 80%에 달한다는 설명이다.

전립선암 치료는 병기와 악성도, 연령, 동반질환 등에 따라 적극적 감시, 수술, 방사선치료, 호르몬치료 가운데 선택한다. 악성도가 낮은 초기 환자는 검사로 경과를 살피기도 한다.

치료가 필요한 국소 전립선암에서는 수술과 방사선치료가 주요 선택지다. 병이 진행됐거나 악성도가 높으면 방사선치료와 호르몬치료를 병행할 수 있다.

박 교수는 "초기인 경우 수술을 하든 방사선치료를 하든 선택할 수 있다"며 "치료 결과는 같지만 방법과 부작용이 다르기 때문에 환자가 결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방사선은 아주 초기부터 다발성 전이가 없는 비교적 제한적인 전립선암까지 적용할 수 있다"며 "고령화가 이어지면서 방사선치료의 역할은 더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직장 독성 낮추자 치료 횟수도 줄었다

전립선암 방사선치료의 난점은 전립선이 직장과 방광에 맞닿아 있다는 점이다. 암에 충분한 방사선을 조사하면서 인접 정상 장기의 노출을 피하기 어렵고 치료 후 직장 출혈이 발생할 수 있다.

박 교수에 따르면 삼성서울병원이 과거 28회 방사선치료를 받은 환자를 분석한 결과 지혈이나 수혈 등 처치가 필요한 2등급 이상 직장 독성이 약 20%에서 확인됐다. 이를 줄이기 위해 약 4년 전 스페이스OAR 시스템을 도입했다.

스페이스OAR 시스템 (SpaceOAR System)은 방사선치료 전 전립선과 직장 사이에 생분해성 하이드로겔을 주입해 일시적인 공간을 만든다. 이를 통해 직장에 전달되는 방사선량을 낮춘다. 다만 암이 직장을 침범한 환자는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도입 초기 환자 약 280명을 2년 이상 추적한 내부 분석에서는 처치가 필요하지 않은 1등급 직장 출혈이 1~2명에게 나타났고 2등급 이상 출혈은 확인되지 않았다.

그는 "과거에는 환자 10명 중 2명가량이 직장 출혈로 추가 치료를 받아야 했다"며 "스페이스OAR 시스템을 적용한 뒤에는 처치가 필요한 출혈을 보기가 상당히 드물어졌다"고 전했다.

직장 보호는 치료 횟수를 줄이는 기반도 됐다. 삼성서울병원은 현재 초기·중기 환자 상당수에게 방사선치료를 5회 시행해 일주일 안에 마친다. 스페이스OAR 시스템을 적용하지 않거나 직장 침범으로 적용할 수 없는 환자는 한 번에 조사하는 선량을 낮추고 치료 횟수를 늘린다.

박 교수는 "전립선과 직장 사이에 공간을 만들면 한 번에 많은 방사선을 조사하더라도 직장을 보호할 수 있다"며 "환자는 내원 횟수를 줄이고 병원은 같은 장비로 더 많은 환자를 치료할 수 있다"고 짚었다.

1000례로 쌓은 경험…고난도 환자까지 적용

삼성서울병원은 최근 스페이스OAR 시스템 시술 누적 1000례를 넘어섰다. 전용 장비를 갖춘 뒤 주당 시술 규모도 초기 2명에서 최대 15명으로 늘었다.

박 교수는 1000례의 의미를 단순한 시술 건수보다 다양한 환자를 경험하며 적용 범위와 한계를 축적한 데서 찾았다. 방사선치료 후 재발해 주변 조직이 유착된 환자와 직장암 수술 후 전립선 뒤쪽에 유착이 생긴 환자, 고강도집속초음파 치료 후 재발한 환자에게도 시술을 시도했다.

유착이 심하면 전립선과 직장 사이가 충분히 벌어지지 않아 실패할 수 있다. 축적된 경험을 토대로 가능성을 판단하고 환자에게 한계를 사전에 설명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1000례의 의미에 대해서는 "다양한 경험이 쌓였다"며 "이제는 어려운 환자가 오더라도 시술을 시도해 볼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지난해 도입한 스페이스OAR 뷰 시스템은 요오드 표지가 있어 MRI뿐 아니라 컴퓨터단층촬영(CT)에서도 하이드로겔을 확인할 수 있다. 기존 제품과 달리 전립선과 직장의 경계를 보다 명확히 구분하고 치료 전 위치를 맞출 수 있다.

이에 대해 박 교수는 "환자는 금침을 삽입하지 않아도 되고 의료진은 치료 영역을 더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다"며 "실제 치료 때도 위치를 확인하기가 훨씬 편해졌다"고 소개했다.

확산 관건은 장비·협업·가이드라인

전립선암 방사선 치료를 위한 생분해성 물질 주입술은 2023년 건강보험 급여에 등재되면서 환자 접근성이 높아졌다. 다만 급여만으로 모든 의료기관이 시술을 도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시술에는 전립선과 주삿바늘의 위치를 확인할 경직장 초음파와 숙련된 의료진이 필요하다. 삼성서울병원도 비뇨의학과의 장비와 공간을 이용하고 영상의학과에서 초음파 술기를 익히는 과정을 거쳤다.

병원에 따라 비뇨의학과나 영상의학과가 시술을 맡기도 한다. 어느 진료과가 주도하느냐보다 필요한 장비와 경험을 갖추고 협업 체계를 만드는 것이 확산의 관건인 셈이다.

도입 확대를 위해서는 "방사선종양학과가 장비와 경험 없이 단독으로 시작하기는 쉽지 않다"며 "비뇨의학과나 영상의학과와 협력해 시스템을 도입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국내 가이드라인 정착도 남은 과제다. 해외에서는 관련 내용이 가이드라인과 교과서에 반영됐지만 국내 도입 역사는 약 4년에 그친다.

이어 "국내에서도 가이드라인이 정착되면 사용하는 기관이 많이 늘어날 것"이라며 "의료진은 직장 독성에 대한 부담을 덜고 환자는 부작용을 줄이면서 치료를 빨리 끝낼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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