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생물 규제 본격화…GMP 제약공장 소독제 교체 부담
- 황병우 기자
- 2026-07-15 11:58:32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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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생물제품 전환기간 종료…제약 제조소 적용 변수로
- 소독제 교체시 살균력·재질 영향 검증 등 GMP 부담
- 한시 조치 논의 속 백신 출하 리스크 점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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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팜=황병우 기자] 살생물제품 승인 제도가 본격 시행되면서 제약공장의 무균환경 관리에도 변수가 생겼다.
의약품 제조공정의 무균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사용하는 소독제·살균제에 규제가 적용되면서 제조현장에서는 교체와 검증 부담이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14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최근 제약 제조소에서 사용하는 일부 소독제·살균제가 환경부 살생물제품 승인 제도와 맞물리면서 현장 혼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가습기살균제 이후 강화된 살생물제 관리
이번 이슈의 배경에는 생활화학제품 및 살생물제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이 있다. 가습기살균제 사태 이후 화학물질과 살생물제품의 안전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제도의 핵심은 유해생물을 제거하거나 억제하는 살생물물질과 이를 이용한 살생물제품을 사전에 관리하는 것이다. 기존에 사용되던 물질이나 제품도 일정 유예기간이 지난 뒤에는 승인 또는 등록 절차를 거쳐야 계속 사용할 수 있는 구조다.
정부는 제조·수입업체에 2025년 12월 31일까지, 유통업체에 2026년 6월 30일까지 전환 기간을 부여했다. 7월부터는 사실상 유예기간이 끝나 제도가 본격 시행된 상태다.
문제는 제약 제조소에서 쓰는 소독제·살균제의 성격이다. 손소독제처럼 인체에 직접 사용하는 제품은 식품의약품안전처 관리 영역에 포함되지만, 제약공장 내 클린룸과 청정구역에서 제조환경을 유지하기 위해 사용하는 살균제는 기후에너지환경부 살생물제품 규제와 맞물릴 수 있다.
현재 제약 공정은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GMP)에 따라 제조환경을 관리한다. 특히 백신과 주사제 등 무균 제조공정은 제조환경 관리가 제품 품질과 직결되는 만큼 제조공정 중 미생물 오염을 막기 위해 작업실과 설비 주변 환경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사용하는 소독제는 단순 청소용품이 아니라 제조환경 관리의 일부로 다뤄진다. 사용 구역, 사용 방법, 사용량, 교체 주기, 품질문서 등이 제조소 품질시스템 안에서 관리된다.
소독제 교체, 단순 구매 변경 아니다
산업계가 우려하는 지점은 소독제나 살균제의 교체 과정이다. 기존에 쓰던 소독제를 사용할 수 없거나 승인된 제품으로 즉시 바꿔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제약사는 대체 제품을 찾는 것에서 끝나지 않기 때문이다.
GMP 체계에서는 소독제 하나를 바꾸더라도 상당한 시간과 리소스가 필요하다. 새로운 소독제가 작업실과 설비 등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고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미생물 사멸 성능 확인도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새 소독제가 기존 제품과 같은 수준의 살균 효과를 내는지 밸리데이션을 거쳐야 한다. 이 과정에서 청소·소독 절차, 환경모니터링 기준, 작업표준서, 품질문서 개정이 뒤따를 수 있다.
현재 살생물제품으로 승인된 제품이 제약 GMP에서 요구하는 조건을 모두 충족하지 못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승인 제품이라고 해서 곧바로 무균 제조환경에 적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살생물제는 백신 원액에 직접 유입되는 것이 아니라 제조공정의 무균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제조환경 소독 용도로 사용되기 때문에 백신 제품 자체의 성분이나 안정성과는 무관하다"며 "다만 GMP 하에서는 소독제 하나를 변경하더라도 수개월 이상의 시간과 리소스가 소요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한시 조치 논의…현장도 대응 준비 필요
이 때문에 정부의 유예 조치 없이 즉각적인 소독제 변경이 강제될 경우 대체 제품 검토와 필수 검증 기간 때문에 생산 및 출하 일정에 물리적 업무 부하와 리스크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현재 단계에서 생산 차질이 현실화된 상황은 아니다. 산업계와 관계 부처가 제조현장 적용 방안을 두고 논의를 이어가고 있고, 바이오의약품 제조 등에 사용하는 소독제·살균제에 대해서는 한시적 조치가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약업계도 공급 안정성을 우선에 두고 리스크를 점검하고 있다. 제조사들은 사용 중인 소독제의 승인 여부와 대체 가능 제품, 변경관리 필요성 등을 확인하면서 관계 부처 및 유관 단체와 협의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기업들 역시 제도 유예 조치 논의와 별개로 향후 대응을 준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부 기업은 사업장 내 사용 제품이나 직수입 제품에 대한 승인 필요성을 충분히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현장 안내와 제도 인식 제고도 과제로 꼽힌다.
산업계 관계자는 "의약품 제조현장은 GMP 기준에 따라 무균 상태를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며 "법의 취지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제약 제조환경의 특성을 고려해 현장에서 혼선이 발생하지 않도록 적용 기준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정 계절에 공급돼야 하는 백신 등 공급 일정이 중요한 품목은 작은 변경도 현장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정부 부처와 산업계가 협력해 공급 차질 없이 제도가 안착할 수 있도록 조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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