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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타트

아리바이오 "치매약 기술수출로 상업화 채비…코스피 상장도 검토"

  • 차지현 기자
  • 2026-05-18 12:42:07
  • 푸싱과 최대 47억달러 글로벌 판권 계약, 옵션비 900억·톱라인 후 1200억 수령
  • 6월 마지막 투약·7월 최종 방문, 10월 글로벌 3상 톱라인 목표…이후 상업화 속도
  • "편견보다 임상 데이터로 평가해달라"…향후 유니콘 특례·코스피 상장도 검토
아리바이오가 18일 서울 여의도에서 알츠하이머 치료제 후보물질 'AR1001' 기술수출 간담회를 개최했다.

[데일리팜=차지현 기자] "이번에 기술수출한 알츠하이머 치료제 후보물질의 임상 3상 데이터가 오는 10월께 나오는데 개인적으로 된다고 믿고 있다. 데이터가 잘 나오면 내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가 나올 수 있다. 이는 대한민국 바이오 산업이 글로벌로 가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이병건 아리바이오 특별고문은 18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 고문은 GC녹십자 대표이사와 종근당 부회장, 지아이이노베이션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 한국바이오협회 이사장 등을 지낸 인물로 올 1월 아리바이오 특별고문으로 영입됐다.

앞서 아리바이오는 지난 14일 중국 푸싱제약과 경구용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후보물질 'AR1001'의 글로벌 개발·허가·생산·상업화를 위한 독점 판권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계약 규모는 최대 47억달러(약 7조원) 로 한국과 중동·중남미 등 기존 계약 지역을 제외한 글로벌 주요 시장 권리를 푸싱제약이 확보하는 구조다. 아리바이오는 옵션 비용 6000만달러(900억원)을 우선 수령하고 임상 3상 톱라인 발표 이후 푸싱제약이 옵션을 행사할 경우 8000만달러(1200억원)을 추가로 받게 된다. FDA 허가와 상업화 단계별 마일스톤, 순매출 연동 로열티는 별도다.

이날 간담회에는 이 고문과 정재준·성수현 아리바이오 공동대표, 김상윤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 프레드 김 아리바이오 미국지사장 등이 참석했다. AR1001 국내 파트너사인 삼진제약의 최지현 사장도 축하 인사자로 자리했다. 행사에서는 푸싱제약과 체결한 AR1001 글로벌 판권 계약의 의미와 계약 구조, 글로벌 임상 3상 진행 현황, 향후 FDA 허가 신청과 상업화 전략 등이 다뤄졌다.

"글로벌 3상 주도권 유지하며 완주"…경구용 치매약 '게임체인저' 정조준

정재준 아리바이오 대표

정 대표는 이번 계약의 의미를 두고 "임상 3상 종료 전 글로벌 상업화 구조를 선제적으로 완성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푸싱제약을 선택한 배경으로 ▲알츠하이머 환자에 대한 푸싱 최고경영진의 진정성과 의지 ▲글로벌 빅파마로 도약하려는 푸싱그룹 차원의 전략 ▲아리바이오가 처한 현실적 임상비용 부담에 대한 이해를 꼽았다.

정 대표는 "한국 기업이 글로벌 임상 3상을 직접 수행하고 세계 시장 상업화를 주도할 수 있어야 신약 시장의 진정한 주인이 될 수 있다"면서 "임상 3상 종료 전에 글로벌 판권을 이전하게 된 것은 아쉽지만 글로벌 3상을 끝까지 완주할 수 있게 됐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충분한 의미가 있다"고 했다.

아리바이오가 푸싱제약을 택한 데에는 임상비용 부담도 작용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AR1001 글로벌 임상 3상은 13개국 230여개 임상센터에서 1535명 환자 등록을 완료했다. 1년 연장시험 참여 환자는 1200명을 넘어섰다. 환율 변동과 높은 연장시험 참여율로 임상비용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푸싱제약의 제안이 임상 3상 완주와 허가 신청, 생산·상업화 준비를 동시에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이 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김 교수는 AR1001이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 지형에서 갖는 의미를 피력했다. 김 교수는 "현재 알츠하이머 치료는 일시적인 인지기능 개선제에 의존해 왔고 최근 등장한 면역치료제도 부작용과 투약 부담, 높은 약가 문제가 있다"며 "만약 AR1001이 성공해 나온다면 부작용 걱정이 적고 환자의 질병 진행을 막을 수 있는 새로운 무기를 갖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번 임상 결과가 국내 알츠하이머 연구의 위상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도 봤다. 그는 "이 약이 국내에서 개발됨으로써 일본과 미국을 중심으로 이어져 온 알츠하이머병 연구 헤게모니를 한국으로 일부라도 가져오는 기회가 될 수 있다"며 "K팝, K뷰티에 이어 K바이오도 한 걸음 앞으로 나가야 할 시점에서 AR1001이 그 시작을 알리는 치료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AR1001 글로벌 임상 3상은 막바지 단계다. 아리바이오에 따르면 5월 17일 기준 메인 임상에 남은 환자는 80명이다. 마지막 환자는 중국에서 임상을 종료할 예정이다. 회사는 6월 마지막 환자 투약을 마치고 7월 말 최종 방문 이후 데이터 클리닝과 데이터베이스 락(database lock) 절차를 거쳐 10월 톱라인 결과를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이후 회사는 AR1001 상업화에 속도를 낸다는 구상이다. 아리바이오는 임상 3상 마무리와 FDA 신약허가신청(NDA) 준비를 주도하고 푸싱제약은 생산·공급망·각국 인허가·가격·보험·병원 채널 구축 등 상업화 준비를 병행한다. 김 지사장은 "글로벌 빅파마와 계약했다고 해서 개발 주도권을 모두 넘긴 것이 아니다"며 "NDA 신청까지는 아리바이오 미국지사가 끝까지 끌고 가고 상업화 단계부터 푸싱제약이 본격적으로 맡게 된다"고 했다.

후속 개발 전략도 제시했다. 아리바이오는 AR1001의 적응증 확장을 추진 중이다. 현재 아리바이오는 외상성 뇌손상(TBI), 뇌졸중, 파킨슨병, 혈관성 치매 등에 대한 권리를 보유하고 있으며 추가 적응증에 대해서는 별도 판권 계약이 가능하다고 게 김 지사장의 설명이다. 회사는 영국 정부기관 과제를 통해 혈관성 치매 임상 2상을 준비 중으로 올해 투약 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다른 파이프라인 개발도 이어간다. 천연물 의약품 'AR1004'는 국내 임상 2상을 준비 중이다. 루이소체 치매 치료제 'AR1005'의 경우 국내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올해 말 톱라인 도출할 예정이다. 이 밖에 전자약 솔루션 '헤르지온' 확증 임상, 아리바이오랩과 알츠하이머병·퇴행성 뇌질환 백신 개발도 추진한다는 포부다.

"철저한 데이터로 시장 의구심 불식할 것"…유니콘 특례·코스피 상장도 검토

이번 계약은 그동안 시장에서 제기돼 온 아리바이오에 대한 의구심을 해소할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아리바이오는 소룩스와 합병을 통한 상장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기존 중국 계약 상대방의 실체와 이행 가능성, 자금력 등을 둘러싸고 논란을 겪어왔다. 회사 측은 이번 푸싱제약 계약이 중국 현지 대형 제약사의 직접 참여와 옵션 비용 유입을 전제로 한 만큼, 기존 논란을 상당 부분 불식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성 대표도 이날 그간의 상장 추진 과정과 시장의 의구심을 언급했다. 성 대표는 "아리바이오는 16년의 역사가 있고 코스닥 상장을 위한 기술성평가에 세 번 탈락한 기업"이라며 "충분히 준비했고 당연히 통과할 것으로 믿었지만 알츠하이머병을 전문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평가 기반이 부족했다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성 대표는 "세 번째 기술성평가에서 탈락했을 때가 임상 3상에 돌입했을 때였다"면서 "그때 방법을 찾지 못해 소룩스라는 회사를 선택했고 자금 유입이 시작됐지만 그것으로 만족하지 않아 합병 제도를 통해 상장과 추가 자금 유입을 시도했다"고 했다. 이어 "금융감독원에서도 기술성평가 때와 마찬가지로 아리바이오에 대한 평가가 좋지 않았고 정정 요구가 반복되면서 시장에서 좋지 않은 시각으로 이어진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병건 아리바이오 고문

이 고문은 자신이 아리바이오에 합류하게 된 배경을 설명하면서 "편견보다 임상 데이터를 기준으로 AR1001을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고문은 "처음에는 외부에서 들은 아리바이오에 대한 소문이 좋지 않았다"면서도 "지난해 12월 26일 처음 회사를 방문해 두 시간 정도 설명을 들었는데 내가 생각했던 것과 많이 달랐다"고 말했다. 이후 국내외 임상 연구자들을 직접 만나며 AR1001의 가능성을 확인했고 특별고문으로 합류하게 됐다는 게 이 고문의 설명이다.

이 고문은 이번 푸싱제약 계약에도 직접 관여했다. 그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계약식에도 참석해 푸싱그룹과 푸싱제약 경영진을 직접 만났다. 이 고문은 "처음에는 중국 파트너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이었지만 푸싱을 직접 방문하고 회사를 보니 글로벌 제약사들과는 또 다른 열정과 실행력을 가진 회사라고 판단했다"며 "임상 3상이 끝나지 않은 시점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는 회사는 많지 않다"고 말했다.

이번 푸싱제약 계약은 아리바이오의 상장 전략에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성 대표는 "아리바이오 단독 상장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하고 있다"며 "기술료 수익이 회사로 유입되는 시점에 상장을 하게 된다면 유니콘 특례 제도를 통해 상장하고, 코스닥이 아닌 코스피 상장도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소룩스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단순 합병 대상이 아니라 그룹 내 플랫폼 회사로 재정립하겠다는 구상이다. 성 대표는 "소룩스와 아리바이오, 아리바이오랩은 앞으로 함께 성장할 회사"라며 "소룩스는 아리바이오와 아리바이오랩을 보유한 미래지향적 홀딩스 개념의 회사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리바이오는 퇴행성 뇌질환 신약 전문기업으로, 아리바이오랩은 알츠하이머 백신을 포함한 백신 전문회사로 키우고 소룩스는 두 회사를 아우르는 홀딩스이자 데이터센터 기반 미래 비전을 가진 회사로 성장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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