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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타트

'7% 적금' 속여 보험판매…법원, 피해 약사들 손 들어줬다

  • 강혜경 기자
  • 2026-04-23 12:05:19
  • 월 480만원 납입하면 274만원 페이백 약속
  • 2심에서도 "보험상품 설명 생략…고객보호의무 저버려"
  • 약사 측 변호사 "피해 속출, 보험사 손배청구 기각 주장"
AI 생성 이미지.

[데일리팜=강혜경 기자] 약사들을 타깃으로 7%대 고금리 적금인 것처럼 속여 종신보험을 판매해 온 이른바 '약국가 불건전 보험 영업'에 대해 법원이 피해 약사들의 손을 들어줬다.

1심 판결에 불복한 보험사가 항소했으나 2심 재판부 역시 보험사의 관리 책임을 인정, 항소를 기각하면서 약사들에 대한 배상 판결이 확정됐다.

'약사들을 위해 특별히 마련된 파마슈랑스에 가입하면 매달 납입 보험료 절반을 보조받고, 2년 뒤 보험계약을 해약해도 환급금을 받으며 실제 납입한 보험료 기준 대비 7%의 수익을 낼 수 있다'는 말에 현혹돼 매달 240만원에서 480만원까지 보험료를 납부한 약사들이 5년여에 걸친 소송에서 승소한 것이다.

◆사건 개요는?= 원고인 A, B, C, D약사는 '계약월 다음 달부터 매월 납입액의 57% 정도를 24개월간 매월 말일 현금 지원한다'는 내용의 파마슈랑스 제품에 가입했다.

하지만 해당 제도는 약사가 스스로 보험설계사 자격을 취득한 뒤 보험회사에 보험설계사로 등록해 활동하면서 자신이 보험계약자인 보험을 스스로 모집해 보험설계사에게 지급되는 모집수수료 등을 직접 지급받는 제도로, 약사들에게는 적용할 수 없는 제도였다.

그럼에도 GA대리점(특정 보험사에 소속되지 않고 여러 보험사의 상품을 취급·판매하는 독립 법인 대리점) 소속 설계사들이 자신들이 받게 될 보험모집수수료 대부분을 가입자들에게 지원금으로 지급해 보험음 모집하고자 한 것이었다.

계약 체결 5~6개월간은 약속대로 보험료를 납입하면 다음 달에 약속한 지원금이 입금됐으나 어느 시점부터 약속한 지원금 지급이 중단됐고, 각 보험계약은 실효 또는 해지됐다.

금융감독원이 조사에 돌입하자 지원금 지급(페이백)을 중단했고, 이에 따라 많은 약사들이 매월 상당한 액수의 보험료를 납부했지만 상당 부분을 반환받지 못하는 손해를 입게 된 것.

보험사는 일부 해지환급금을 돌려줬지만 일부 금액에 대해 반환하지 않아 소송이 이뤄졌다.

◆약사들 주장은?= 약사들은 보험가입이 보험업법 제98조에서 금지하는 특별이익제공에 해당하는 불법적인 영업방식이었다고 주장했다. 불법적인 영업방식 등으로 매월 상당한 액수의 보험료를 납부하고 아직까지 상당 부분을 반환받지 못하는 손해를 입었으므로 이를 배상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약사들은 보험설계사 자격이 없는 원고들에게 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것처럼 속여 계약을 체결한 행위가 사기에 의한 계약체결이라고도 지적했다.

또한 보험계약의 중요사항을 명확히 설명했어야 함에도 그 의무를 다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도 손해배상책임이 있다는 것.

◆보험사 주장은?= 보험사는 약사들에게도 과실이 있다고 주장했다. GA대리점의 불법행위가 있었다면 보험가입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 취소권을 행사할 수 있었음에도 취소권을 행사하지 않았고 보험모집권유에 속아 보험을 체결했다는 주장 역시 원고가 입증해야 한다고 맞섰다.

◆법원 판단은?= 서울남부지방법원은 약사들의 손을 들어줬다. 

자신들이 받게 될 보험모집수수료 대부분을 원고인들에게 지급하기로 약속하고 보험을 모집한 것은 보험업법 제98조 제1항이 금지하고 있는 특별이익의 제공에 해당하며, 원고들이 적용되지 않음에도 이것이 적용되는 것처럼 보험상품을 설명함으로써 안정적으로 지원금을 수취할 수 있는 것처럼 오인케 했다는 판단이다.

법원은 "이는 판매하는 보험상품에 관한 충분한 설명을 하지 않아 고객보호의무를 저버린 불법행위로 볼 수 있다"며 "불법적인 영업방식 등으로 매월 상당한 액수의 보험료를 납부하고 아직까지 상당 부분을 반환받지 못하는 손해를 입었으므로 원고들의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2심 역시 1심의 판단을 상당부분 인용해 항소를 기각했다.

사건을 담당한 박기억법률사무소 박기억 변호사는 "이번 사건은 보험설계사가 약사들에게 파마슈랑스 방식으로 보험을 모집해 손해를 입힌 경우 보험사에게 손해배상책임이 있다고 본 사례"라면서 "보험사는 약사회가 주최하는 행사에 참여해 제도에 대해 대대적으로 홍보했고 전국적으로 많은 약사들이 보험에 가입해 손해를 입었음에도 약사들에게 고의·중과실이 있다는 이유로 조정을 거부해 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지만 1심에서 보험설계사들이 판매하는 보험상품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하지 않아 고객보호의무를 저버린 불법행위로 볼 수 있다면서 보험사가 구 보험업법 제102조 제1항에 의해 원고들의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며 "또 원고들에게 고의 또는 중과실이 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원고들이 불법행위에 가담했다고 볼 증거는 더더욱 없다고 판시하면서 보험사 주장을 모두 배척하고 원고 청구를 인용한 사례"라고 해석했다.

이번 사건에 원고로 참여했던 약사는 "소송에 참여한 원고는 4명이지만, 피해자가 수백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까지도 약국에 비슷한 전화가 걸려오는 만큼 약국들 역시 주의가 요구된다"며 "실제 모집인과 서류상 모집인이 다른 이른바 경유계약 등에 대해 반드시 유념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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