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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타트

바이오헬스, 수천억 CB 발행…주가 훈풍에 자금조달 숨통

  • 차지현 기자
  • 2026-04-17 06:00:42
  • 디앤디파마·셀비온·에스바이오·뉴로핏·HLB·샤페론 등 CB 발행 '봇물'
  • 최근 한 달 CB, 올해 누적 발행액 60% 넘어서…희석·오버행 우려도

[데일리팜=차지현 기자] 바이오·헬스케어 업계에서 전환사채(CB)를 통한 자금 조달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최근 한 달 새 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이 발행한 CB 규모가 올해 누적 발행액의 60%를 웃돌았다. 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무이자 '빵빵채권'이 다시 나타나기 시작한 점도 눈에 띈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디앤디파마텍은 지난 15일 이사회를 열고 2회차 무기명식 무보증 사모 영구 CB 발행을 의결했다. CB는 주식과 채권의 성격을 모두 지닌 주식연계채권이다. 채권자가 회사에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다가, 주가가 오르면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다.

해당 CB는 2265억원 규모로 올해 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이 발행한 CB 가운데 최대 규모다. 디앤디파마텍이 발행하는 CB는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이 모두 0%다. CB 전환가액은 7만7736원으로 이사회 결의일 전 영업일 종가(7만6800원) 대비 1.2% 높은 수준에서 결정됐다. CB를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전환청구 기간은 오는 2027년 4월 30일부터다. CB 전환이 이뤄질 경우 발행 가능한 주식 수는 291만3691주로 전체 주식의 6.7%에 해당한다.

이번 물량은 DS투자파트너스가 총 745억원을 투자하며 딜을 주도했다. 미국계 자산운용사 와이스자산운용이 500억원을 출자했고 국내 자산운용사와 증권사도 600억원 규모로 인수한다. 타이번캐피탈(160억원), 로프티록인베스트먼트(100억원) 등 기존 투자자도 후속 투자를 단행했다.

셀비온은 CB 발행과 유상증자를 통해 총 500억원 규모 자금 조달에 나선다. 이 회사는 지난 15일 이사회를 열고 각각 250억원 규모 CB 발행과 25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셀비온이 이번에 발행하는 CB 역시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이 모두 0%인 제로금리 구조다. 전환가액은 3만6048원으로 이사회 결의일 전일 종가(3만3100원) 대비 8.9% 높은 수준이다.

에스바이오메딕스, 뉴로핏, HLB, 샤페론 등도 이달 들어 CB 발행을 결정했다. 에스바이오메딕스는 222억원 규모 CB와 함께 178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병행해 총 400억원을 조달한다. 뉴로핏의 경우 160억원 규모 CB와 16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동시에 추진, 총 320억원을 확보한다. HLB는 250억원, 샤페론은 86억원 규모 CB 발행에 나서며 자금 조달에 나섰다.

최근 바이오·헬스케어 업계의 CB 조달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최근 한 달간(3월 16일~4월 15일) CB 발행을 결정한 바이오·헬스케어 업체는 총 14곳, 발행 건수는 16건에 달한다. 이 기간 조달 금액만 4751억 원으로 올해 들어 현재까지 바이오·헬스케어 업체 누적 CB 발행액(7559억원)의 62.9%가 최근 한 달간 집중됐다.

바이오·헬스케어 업체의 월별 CB 발행 흐름을 살펴보면 지난 1월 4개 업체가 총 660억원 규모 CB 발행을 결정했다. 이어 2월 5개 업체가 총 1155억원 규모 CB를 발행을 결정했고 3월에는 11개 업체가 12건의 발행을 결정해 총 2011억원을 조달, 발행 건수와 규모 모두 전월 대비 2배가량 증가했다. 4월은 아직 보름밖에 지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7개 업체가 총 3733억원 규모 CB 발행을 결정하면서 전월 전체 CB 규모를 웃돌았다.

최근 바이오헬스케어 업종 주가가 반등세를 보이면서 CB 발행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가 상승기에 CB를 발행하면 전환가액이 상대적으로 높게 설정돼 향후 전환 시 희석 부담이 줄어든다. 기업 입장에서는 낮은 비용으로 자금을 확보할 수 있고, 투자자는 상승 여력에 베팅할 수 있어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다는 설명이다.

KRX 헬스케어 지수는 올해 2월 27일 종가 기준 5677.9포인트를 기록하며 2021년 하반기 이후 약 4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후 단기 조정을 거쳤으나 16일 종가 기준 5026.1 포인트를 기록하면서 양호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KRX 헬스케어 지수는 거래소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제약바이오·의료기기 등 헬스케어 관련 종목을 묶어 산출하는 업종 지수로 국내 바이오 섹터 전반의 투자 심리를 가늠하는 대표 지표로 활용된다.

한동안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던 빵빵채권이 이달 들어 다시 등장한 점도 눈길을 끈다. 올해 초만 해도 고금리 여파와 바이오 투자 심리 위축으로 이자 없는 채권을 찾아보기 어려웠으나 이달 들어 디앤디파마텍, 에스바이오메딕스, 셀비온 등이 잇따라 표면이자율 0%·만기이자율 0% 조건의 CB 발행을 결정했다.

빵빵채권은 발행사가 투자자에게 원금 외에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형태로 투자자가 이자 대신 주가 상승에 따른 전환 차익을 기대하고 투자한 것으로 해석 가능하다. 발행사로서는 실질적인 자금 조달 비용이 사실상 '제로(0)'인 데 따라 이자 지급에 따른 현금 유출 부담 없이 대규모 임상 자금이나 운영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자금조달 수단으로 꼽힌다.

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이 CB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이유는 임상 개발과 연구개발(R&D), 운영자금 등 대규모 자금 수요를 비교적 유연하게 충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CB는 발행 시점에는 채권 형태로 자금을 확보하면서도 향후 주식으로 전환될 경우 자본으로 편입되는 구조여서 재무구조 개선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특히 매출 기반이 약하고 적자가 지속되는 바이오 기업의 경우 CB 발행은 유상증자 대비 단기 희석 부담을 낮추면서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활용도가 높다. 또 기술성장기업의 경우 향후 전환청구권 행사로 CB가 주식으로 전환되면 자본이 확충되는 만큼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법차손) 요건에 따른 관리종목 지정 리스크도 완화할 수 있다.

다만 CB 발행 확대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CB는 통상 현재 주가보다 낮은 가격에 전환되는 구조여서 기존 주주 입장에서는 신주 발행에 따른 지분 희석 부담이 발생한다. 전환가액이 현 주가 대비 크게 낮을 경우 CB 투자자가 전환 직후 차익 실현에 나서면서 단기적으로 주가에 하방 압력을 가할 수 있다.

미전환 물량이 잠재적인 오버행(대기 매물)으로도 작용할 수 있다. 상당수 바이오 기업이 여전히 대규모 CB 잔액을 보유하고 있어 향후 주가 흐름에 따라 추가 전환청구와 신주 유입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도 투자자에게는 부담 요인으로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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