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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약가 인하발 일자리 충격, 정부는 계산했나

  • 김진구 기자
  • 2026-02-27 06:00:36

[데일리팜=김진구 기자] 약가인하를 둘러싼 논의가 막바지 조율 국면에 들어섰다. 정은경 장관은 지난 2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제약업계와의 협의를 통해 개편안을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약가 조정 기준 재검토 가능성을 언급하며, 신약개발 기업 우대와 필수의약품 생산 역량 유지라는 목표도 함께 제시했다.

정부가 ‘균형점’을 찾겠다고 한 지금, 정작 그 균형의 한 축인 고용 문제는 충분히 계산되고 있는지 되묻게 된다. 약가 정책은 단순한 가격 조정이 아니라 산업 구조와 고용 기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변수이기 때문이다.

제약바이오산업은 일반 제조업과는 다른 특성을 지닌다. 연구개발 인력, 임상·허가 인력, 품질관리 인력, 생산 인력, 영업·마케팅 인력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 하나의 품목이 시장에 안착하기까지 장기간 투자와 전문 인력이 필요하다.

이런 구조는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산업연구원(KIET)의 2025년 상반기 통계 자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제약산업의 고용유발계수는 4.11명이다. 의약품 10억원을 생산하는 데 직·간접적으로 필요한 피고용인 수가 4.11명이라는 의미다.

제조업 평균 3.69명을 상회한다. 고위기술 산업으로 묶여 있는 반도체(1.56명), 디스플레이(3.24명), 컴퓨터(2.35명), 통신기기(2.55명), 전지(2.28명), 항공(2.79명)보다 높고, 가전(4.20명), 정밀기기(4.43명)과 유사한 고용 파급력을 보인다. 제조업 내 고위기술 산업군 가운데서도 의약품 산업의 고용 창출 효과가 적지 않다는 의미다.

취업유발계수 역시 비슷한 흐름이다. 제약산업의 취업유발계수는 5.35명으로 제조업 평균 4.85명보다 높다. 마찬가지로 반도체(1.86명), 디스플레이(3.89명), 컴퓨터(2.96명), 통신기기(3.29명), 전지(2.82명), 항공(3.08명)과 비교해 높은 수준이다. 제약산업의 고용·취업 파급력이 평균 이상이라는 점을 통계가 보여준다.

이런 산업에서 가격은 곧 투자와 고용 여력으로 연결된다. 그러나 반복적·일괄적 약가인하가 이뤄질 경우 매출 단가 하락은 곧바로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수익성 악화는 곧 고용 조정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생산과 투자가 위축되면 신규 채용 축소, 연구개발 인력 확충 지연, 간접고용 조정으로 연결될 여지도 적지 않다.

실제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이 같은 의약품 산업의 고용유발계수를 토대로, 정부가 약가인하를 개편안대로 강행할 경우 최대 1만4143명의 인력 감축이 예상된다는 계산 결과를 내놓으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약가 인하가 단순한 수익성 문제를 넘어, 상당한 규모의 고용 감소로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정부가 약가인하를 강행한다면 단기적인 재정 절감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고용유발 효과가 평균 이상인 산업에서 생산과 투자가 위축될 경우 노동시장에 미치는 파급은 결코 가볍지 않다. 단기 재정 절감 효과만을 기준으로 정책을 평가한다면, 산업 고용 기반 약화라는 또 다른 부담을 간과할 가능성이 있다.

약가 정책은 필요하다. 그러나 ‘얼마를 인하할 것인가’라는 단기 계산에만 초점을 맞춘다면 정책은 나무를 보는 데 그칠 수 있다. 고용과 투자, 산업 경쟁력이라는 숲까지 함께 바라보는 균형이 전제돼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절감된 재정 이상의 사회적 비용을 떠안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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