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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소암 첫 ADC '엘라히어', 생존기간 연장 근거 제시”

  • 손형민 기자
  • 2026-02-10 06:00:43
  • 재발 반복되는 난소암…FRα 표적 치료 전략 변화 예고
  • 임상서 유의한 OS 개선…바이오마커 검사 중요성 대두

[데일리팜=손형민 기자] 재발률이 높고 표준치료의 효과가 제한적이었던 백금저항성 난소암(PROC) 치료 환경이 변하고 있다.

난소암 최초의 엽산수용체알파(FRα) 표적 항체약물접합체(ADC)인 '엘라히어(미르베툭시맙 소라브탄신)'가 글로벌 임상3상 연구에서 전체생존기간(OS) 개선을 입증하며 국내 허가를 획득했기 때문이다.

김기동 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교수

김기동 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난소암은 재발이 잦고 백금 저항성으로 진행되면 생존 기간이 1년 미만에 그친다"며 "엘라히어의 등장으로 FRα 발현을 진단 초기부터 확인해 환자별 치료 전략을 세우는 것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난소암은 난소, 나팔관, 원발성 복막 등에서 발생하는 부인암으로 국내에서는 매년 3000~3500건가량 새로 진단된다. 출산력 감소, 빠른 초경, 늦은 폐경 등 위험요인이 누적된 영향으로 환자 수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가정·사회 활동이 가장 활발한 40~60대 환자가 전체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해 진단 자체가 환자 개인과 가족, 사회경제 전반에 주는 충격이 크다.

진단 이후 치료는 수술과 백금 기반 항암화학요법이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상당수 환자가 이 1차 치료에는 어느 정도 반응하지만, 약 80%에서 결국 재발을 경험한다. 

재발이 반복될수록 종양은 백금계 항암제에 대한 내성을 획득하고 어느 시점에는 더 이상 이 치료가 의미를 갖기 어려운 백금저항성 난소암 단계로 진행하게 된다. 특히 초치료 후 6개월 이내 재발하는 경우 전형적인 백금저항성으로 분류되며 이 단계에 이르면 전신 상태는 이미 상당히 소모돼 있고 선택 가능한 후속 치료 옵션도 매우 제한적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해 12월 국내 허가를 받은 엘라히어는 백금저항성 난소암 영역에서 약 10년 만에 등장한 새로운 기전의 신약이다. 엘라히어는 암세포 표면에 발현된 FRα를 표적으로 하는 ADC로, 기존 세포독성 항암제와는 다른 형태의 정밀 치료를 구현한다.

FRα는 정상 조직에서는 거의 발현되지 않지만 난소암 세포에서는 높은 수준으로 과발현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에 따르면 난소암 환자의 약 35~40%가 엘라히어의 치료 기준에 해당하는 FRα 양성으로 분류된다. 더 중요한 점은 FRα 발현이 진단 시점부터 재발에 이르기까지 비교적 일관되게 유지되는 경향을 보여 질환 경과 전체에 걸친 치료 전략 설계에 유용한 바이오마커라는 것이다.

엘라히어는 FRα를 인지하는 항체에 세포독성 물질을 결합시킨 구조로, 약물이 투여되면 먼저 종양 세포 표면의 FRα에 선택적으로 결합한다. 이후 세포 내부로 유입돼 결합된 페이로드를 방출함으로써 암세포를 사멸시키고 이 과정에서 주변 암세포까지 연쇄적으로 파괴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 같은 기전 덕분에 정상 조직 손상은 최소화하면서 종양에는 보다 높은 강도로 작용하는 정밀 항암 전략이 가능해졌다.

김기동 교수는 "과거에도 백금저항성 난소암 영역에서 다양한 신약 개발 시도가 있었지만, 임상적으로 뚜렷한 성공을 거둔 사례는 많지 않았다”며 “ADC 플랫폼이 본격 도입되면서 일부 약제가 의미 있는 성과를 내기 시작했고, 엘라히어는 그 흐름을 대표하는 약제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Q. 백금 기반 치료에 반응을 보이지 않는 백금저항성 난소암 환자들의 기존 치료는 어떻게 진행됐나?

난소암 진단 후 1차 치료는 보통 백금계 항암제를 포함한 항암화학요법으로 진행한다. 이후 재발까지의 기간에 따라 다시 백금계 항암제를 사용하기도 하고 백금계 치료 후 짧은 기간 내 재발하는 경우에는 백금계 항암제를 제외하고 다른 약제를 사용한다. 백금 기반 치료 후 6개월 이내 재발한 경우 백금저항성 난소암이라고 하며, 치료 반응이 제한적이고 생존 기간이 1년 미만으로 예후가 매우 불량하다.

현재 페길화 리포좀 독소루비신, 토포테칸 등 (백금저항성난소암 치료를 위한 비-백금계 기반 요법으로) 여러 약제가 허가받아 사용되고 있다. 이들 약제의 전반적인 효과는 비슷한 수준인데, 치료 효과나 반응률이 충분하지 못해 임상 현장의 어려움이 있었다. 

연구마다 차이는 있지만, 일부 연구에서는 객관적 반응률이 5%에 불과하다는 보고도 존재한다. 이는 환자 100명 중 약 5명만 종양 크기 감소가 관찰된다는 의미다. 이러한 치료에 실패하면, 이후에는 다른 항암제로 계속 변경하며 치료를 이어가는 과정을 반복하게 된다.

Q. 엘라히어 허가의 기반이 된 'MIRASOL' 임상연구에 대해 설명 부탁드린다. 대상 환자들의 특성은 어떠했으며 연구 결과는 어떠했는지?

이번 연구는 백금저항성 난소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무작위배정 임상시험이다. 실험군은 엘라히어를 단독요법으로 투여 받았으며, 대조군은 기존 표준치료인 여러 비-백금계 항암제(파클리탁셀, 페길화 리포좀 독소루비신, 또는 토포테칸)를 투여받았다. 연구에 참여한 환자들의 절반가량은 3차의 치료 경험이 있는 환자들이었고, 베바시주맙이나 PARP 억제제를 사용했던 환자들도 일부 포함됐다.

연구 결과, 엘라히어 치료군은 대조군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연장된 무진행 생존기간(PFS) 개선을 확인했다. 하지만 엘라히어가 더욱 각광받았던 이유는 OS의 차이를 보였기 때문이다. 이전에도 PFS 개선을 보인 약제는 있었지만, 통계적으로 유의한 전체 생존기간 개선을 입증한 약제는 오랜 기간 동안 부재했다. 엘라히어는 이러한 상황에서 약 4개월(mOS 16.46 vs 12.75)의 OS 개선을 최초로 입증한 약제로, 이러한 결과가 엘라히어가 큰 주목을 받게 된 배경이라 할 수 있다.

Q.엘라히어 치료에는 FRα 발현 여부 확인이 필수적인데, FRα 양성 여부를 확인하는 동반진단검사는 언제 시행하는 것이 가장 적절하다고 보는가?

이상적으로 FRα 발현 여부는 수술 당시 확보한 종양 조직을 이용해 진단 시점에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 근거는 크게 두 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먼저, 일부 연구에 따르면 FRα는 초기 진단 시점과 재발 시점 모두에서 발현 양상이 비교적 일관되게 유지되는 경향이 있다. 일부 바이오마커는 질병의 진행에 따라 발현 수준이 변화하는 경우가 있지만, FRα는 연구에서 일관된 발현을 보였기 때문에 초기 진단 시 검사한 결과를 이후 치료 결정에도 활용할 수 있다.

또 다른 이유는 난소암의 특성 때문이다. 난소암은 재발이 잦고 재발 과정에서 여러 약제를 순차적으로 선택해 사용하는데, 이 과정에서 앞선 치료 선택이 재발 시 사용할 수 있는 치료 옵션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다. 이때 진단 초기 시점에 FRα 발현을 파악해두면, 환자를 위한 최선의 전체 치료 전략을 수립하는 데 도움이 된다. 

다양한 치료 옵션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가장 효과적인 약제를 조기에 선택하는 것이 환자에게 더 유리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반대로, 모든 치료 옵션이 소진된 뒤에 FRα 발현을 확인하고 해당 치료제를 사용하는 경우 이미 이전 단계에서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었던 기회를 놓쳤을 가능성도 있다. 이러한 이유로, FRα 동반진단 검사는 가능한 진단 초기 시에 시행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생각한다.

Q. MIRASOL 연구에서 엘라히어는 PFS 개선을 확인했다. 하지만 절대적인 수치만으로는 개선의 폭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아 보일 수 있을 것 같은데, 이러한 결과가 갖는 임상적 의미는 무엇이라고 보시는지? 

환자들과 치료를 논의할 때는, '과연 이 약제가 얼마만큼의 실질적인 이득을 주는가'에 대한 질문이 뒤따르기 마련이다. 이에 대해 고려할 수 있는 포인트는 두 가지다.

백금저항성 난소암은 치료가 매우 어려운 질환이라는 점이다. 그동안 수많은 약제가 개발되었지만 임상적으로 충분한 이점을 입증하지 못한 상황에서, 절대적인 중앙값 차이를 떠나 통계적으로 유의한 개선을 보였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

또 임상 결과는 보통 집단의 평균값으로 해석되지만, 실제 환자 개개인의 반응은 매우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MIRASOL 임상에서 엘라히어 치료군의 객관적 반응률은 42.3%였다. 일례로 두세 군데의 종양 병변을 가진 환자가 엘라히어 치료 후 두 군데의 병변은 완전히 소실되고, 한 군데만 남았다고 가정해보자. 이처럼 반응을 보인 환자에서 추가적인 방사선 치료나 수술을 통해 완치를 시도할 수 있는 가능성도 드물지만 분명히 존재한다.

즉, 무진행 생존기간이 평균적으로 약 2개월 연장되었다는 결과는 집단 간 비교의 결과일 뿐, 실제 개별 환자에게는 훨씬 더 큰 이득이 있을 수도 있다.

Q. 엘라히어의 안전성 데이터는 어떻게 평가하는가? 

ADC 치료제는 세포독성 항암제를 항체에 결합시켜 종양세포에 전달하는 방식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고전적인 세포독성 항암제(항암화학요법)와 유사한 특성을 지닌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그 정도나 양상에는 차이가 있지만 전통적인 세포독성 항암제에서 나타나는 이상사례가 나타날 수 있으며, 이상사례 관리에 있어서도 전통적인 항암제와 유사한 접근이 필요하다. 

대표적으로 안과 이상사례가 있는데, 약제가 실제로 사용된 지 그리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에 의료진들도 해당 약물에 의한 안과 이상사례에 대해 충분한 임상 경험을 이제 갖추어 나가는 단계임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앞으로 ADC 계열 치료제의 안과 이상사례에 대한 명확한 관리 기준과 임상적 합의가 마련되리라 생각한다

Q. 엘라히어 처방 경험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투약 사례에 대해서 설명 부탁드린다. 

개인적으로는 동정적 사용 프로그램(Expanded Access Program, 이하 EAP)과 임상연구를 통해 엘라히어 치료를 받은 환자 사례를 경험한 바 있다. EAP로 치료 중인 환자는 현재 약 5사이클 정도 약물을 투여한 상태이며, 치료에 반응을 보이고 있고 특별한 이상사례 없이 치료를 이어가고 있다. 

임상시험에 참여했던 한 환자는 종양 크기는 감소했으나 안과적 이상사례를 경험하기도 했다. 예전보다 데이터가 축적되고 있지만, 적절한 관리 전략과 충분한 임상적 데이터가 좀 더 축적되어야 한다.

Q. 난소암 치료 환경 개선을 위한 제언이 있다면? 

궁극적으로는 백금저항성 난소암에서도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치료법이 개발되기를 바라는 것이 모든 환자와 의료진의 바람일 것이다. 현존하는 치료 옵션을 통해 드물게 완치에 가까운 반응을 보인 사례가 존재하지만, 그러한 환자들이 어떻게 높은 치료 반응을 보였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이러한 작용 기전을 이해하고 더 효과적인 치료 전략을 찾기 위한 다양한 신약 개발과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와 함께 치료 효과만큼이나 실제 진료 현장에서는 이상사례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환자의 사정에 따라 외래 방문 자체가 힘든 경우, 치료에 대한 순응도가 떨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이상사례가 생기면 빠르게 치료에서 이탈하게 된다. 따라서 좋은 약제 일수록 실제 임상에서는 이상사례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치료 접근성 또한 매우 중요한 요소다. 엘라히어는 백금저항성난소암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OS 개선을 처음 입증한 치료제다. 향후 실질적 접근성이 개선된다면 더 많은 환자들이 치료 기회를 가질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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