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중징계→무혐의…일양, 회계 위반 누명 벗은 이유는
- 차지현 기자
- 2026-02-04 06: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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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법인 연결 여부 '회계기준 해석' 판단…"고의·허위성 입증 부족"
- 거래 재개 논의도 탄력…회계 이슈 대응 비용 여파, 영업익 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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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팜=차지현 기자] 검찰이 금융당국이 제기한 일양약품의 회계처리 위반과 외부감사 방해 의혹에 대해 무혐의와 공소권 없음 처분을 내렸다. 검찰은 해당 사안을 회계기준 해석의 영역으로 보고 형사상 고의와 허위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이다. 검찰의 무혐의 결정에 따라 일양약품은 주권 거래 재개를 둘러싼 부담을 상당 부분 덜게 됐다.
4일 제약 업계에 따르면 수원지방검찰청은 일양약품의 회계처리 위반과 외부감사 방해 의혹과 관련해 무혐의 및 공소권 없음 처분을 내렸다.
검찰은 일양약품이 중국 합자법인을 종속회사로 편입하는 과정에서 순이익과 자기자본을 부풀렸고 외부감사 과정에서 위조 서류를 제출해 감사를 방해했다는 의혹에 대해 수사를 진행했으나 금융당국이 제기한 혐의를 입증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앞서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9월 11일 일양약품이 회계처리기준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회사와 경영진을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같은 날 한국거래소는 일양약품에 대해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 발생을 통보하고 주권 매매거래를 정지했다. 이번 검찰 판단은 이러한 조치 이후 약 3개월 만에 내려진 결론이다.
이번 사안의 핵심 쟁점은 중국 합자법인을 종속회사로 볼 수 있는지, 즉 회계기준상 실질적 지배력(control) 여부였다. 이번 회계처리 위반의 직접적 원인이 된 법인은 중국 소재 통화일양보건품유한공사와 양주일양제약유한공사다. 통화일양과 양주일양은 일양약품이 각각 1996년과 1998년 중국에 설립한 합작법인이다. 통화일양은 일반의약품(OTC) 생산을, 양주일양은 전문의약품(ETC) 생산을 담당한다.

일양약품은 그동안 통화일양과 양주일양에 대한 실질 지배력이 있다고 보고 연결 재무제표를 작성해왔다. 모회사가 종속회사를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을 경우 종속회사의 매출이나 영업이익 등 모든 재무사항을 하나로 합쳐 연결 재무제표를 작성한다. 반면 관계기업은 지분법이익으로만 실적에 반영한다.
통상 종속기업 또는 관계기업 분류는 지분율로 따진다. 보유 지분율이 50%를 초과하면 종속기업으로 분류한다. 다만 지분율이 50%가 안 되더라도 실질적으로 경영을 좌지우지할만한 지배력이 있다고 보면 종속기업으로 편입할 수 있다.
통화일양은 2024년 말 기준 일양약품이 지분 45.9%를, 오너일가인 정도언 일양약품 회장 등 특수관계인이 19.4%를 보유 중이다. 나머지 34% 지분은 통화청산실업집단유한공사가 갖고 있다. 같은 기간 양주일양에 대한 일양약품의 지분은 52%다. 나머지 48%에 해당하는 지분은 중국 고우시가 보유하고 있다.
중국법인 2곳의 이사회를 보면 정 회장이 통화일양과 양주일양에서 각각 동사장(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또 정유석 사장과 김동연 부회장이 통화일양과 양주일양 동사로 올라 있다. 이에 따라 일양약품은 이제껏 중국법인 2곳에 대해 중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판단해왔다.
그러나 외부감사인은 이와 다른 의견을 제시했다. 일양약품이 중국 종속기업을 실질적으로 통제하고 있음에도, 동사회에서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일양약품이 일방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라는 점에서 일양약품이 이들 회사를 완전히 지배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해석했다.
특히 일양약품은 통화일양과 수익 배분 문제로 갈등을 빚어왔다. 중국법인에서 일양약품이 보유한 지분만큼 수익을 제대로 나눠주고 있지 않았다는 게 일양약품 측 입장이다. 결국 일양약품은 통화일양 청산을 결정, 통화시와 합자계약 소송을 진행 중이다. 일양약품은 작년 재무제표부터 통화일양 실적을 이미 미반영한 상태다.
일양약품은 외부감사인의 지적 사항과 이 같은 대내외적인 상황을 고려해 통화일양과 양주일양을 연결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최근 3년치 연결 실적이 일괄 수정됐다. 중국 법인 2곳의 실적이 제외된 데 따라 최근 3개년도 일양약품 연결 기준 매출은 총 33% 감소했다. 2021년 매출은 기존보다 35% 감소한 2425억원으로 정정됐다. 2022년 역시 기존보다 35% 줄어든 2478억원으로 조정됐다. 2023년은 원래보다 28% 감소한 2667억원으로 수정됐다.
영업이익은 더 큰 폭으로 조정됐다. 2021년 영업이익은 기존 대비 63% 감소한 152억원으로, 2022년 영업이익은 기존보다 65% 줄어든 142억원으로 바뀌었다. 2023년 영업이익은 기존보다 34% 감소한 164억원으로 변경됐다. 이에 더해 2023년의 경우 통화일양 청산 관련 일회성 비용이 반영되면서 당기순이익이 적자전환했다.

재무제표 정정 이후 회계처리기준 위반 여부가 문제로 제기됐고 이에 따라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했다.
검찰이 이번 사안을 무혐의로 판단한 이유는 중국 합자법인의 연결 여부를 둘러싼 판단이 회계기준 해석의 영역에 해당한다고 봤기 때문이다. 검찰은 일양약품이 중국 법인을 종속회사로 분류한 것이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상 지배력 판단에 대한 해석의 문제일 뿐, 투자자를 기망하기 위한 허위 사실 기재는 아니라고 결론 지었다.
일양약품 오너 일가가 현지 법인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었던 데다 50% 안팎의 지분을 보유했던 만큼 사측이 '실질적 지배력'이 있다고 판단할 만한 합리적 근거가 존재했다는 점이 참작된 것으로 풀이된다. 비록 외부감사인이 나중에 지배구조의 한계를 지적하며 판단이 뒤집혔더라도, 당시 시점에서 이를 고의적인 장부 조작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법리적 해석이다.
외부감사 방해 의혹과 관련해서는 형사상 위조나 조직적 조작을 입증할 만한 객관적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증선위는 감사 과정에서 서류 위조가 있었다고 주장하며 사건을 고발했으나 검찰은 제출된 자료들이 실질적 사실관계를 왜곡하려는 목적으로 조직적으로 조작되었다는 객관적 증거를 찾지 못했다. 형사법상 '위조'를 입증하기 위해서는 엄격한 증명이 필요한데 단순히 회계 처리에 유리한 자료를 제출하거나 소명하는 수준을 넘어선 범죄 행위는 없었다고 판단한 셈이다.
이번 무혐의 처분으로 일양약품은 주권 매매거래 재개를 둘러싼 부담을 덜게 됐다. 일양약품은 주권 매매거래가 정지된 이후 거래소로부터 개선 기간 4개월을 부여받아 현재 제출한 개선계획에 따라 후속 절차를 이행 중이다. 검찰 고발 건이 무혐의로 종결된 만큼, 주권 매매거래 재개 여부를 둘러싼 논의가 앞당겨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이 같은 형사 리스크 해소에도 불구하고 회계 이슈 대응 과정에서 발생한 일회성 비용 부담은 최근 실적에 그대로 반영됐다. 3일 일양약품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이 272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7억원으로 전년보다 53.0% 감소했다. 일시적 법률자문 비용 증가와 금융당국 과징금 부과로 인해 수익성이 훼손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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