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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클래스

"1%에 갇힌 대체조제", 약사 참여 없는 간소화는 '공염불'

  • 김지은 기자
  • 2026-01-30 06:00:59
  • 사후통보 간소화 시행으로 행정부담 완화·재고 관리 용이
  • 성분명 처방 가는 징검다리 될까 기대감
  • 제도 활성화, 약사 의지 관건…약사단체·정부 활성화 지원 필요

[데일리팜=김지은 기자] 대체조제 사후통보 절차 간소화 정착 여부에 따라 지역 약국의 ‘조제 선택권 확대’라는 새로운 화두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  

약사들의 참여 여부에 따라 이번 제도 개선이 약사에게는 약 선택에 있어 자율성을 부여할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약국 유형 별 이해관계, 저가약 대체조제 장려금 제도와의 연계, 성분명 처방으로의 전환 가능성 등 복합적 요소가 얽혀 있는 상황에서 제도 정착 여부는 현장의 수용성과 이것을 뒷받침 할 정부, 그리고 약사 단체의 의지가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문전약국·동네약국 ‘온도차’…비대면진료 시행 여파도

사후통보 간소화 시행으로 약국의 행정부담은 줄어들 것은 분명한데 이번 제도 시행을 앞둔 약국 유형 간 시각차는 존재한다. 주처방 의원 인접 약국이나 대형 문전약국의 경우 특정 처방 패턴과 연동된 조제가 많아 대체조제 활용 여지가 상대적으로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반면 전국구 처방을 수용하는 동내약국은 접근성이 높고 복약 상담 비중이 큰 만큼 이번 대체조제 간소화의 혜택을 볼 수 있다.

지방이나 외곽 지역에서 서울, 수도권 병의원 처방을 들고 오는 환자를 감안해 동일 성분 약을 여러개 보유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는데 이런 경우 대체조제를 활용하면 기존보다 더 수월하게 조제와 재고 관리가 가능해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홍성광아카데미 홍성광 약사는 “동네약국은 비정기적 처방조제를 감안해 기본 주처방 의원 약 외에 같은 성분 약을 2~3개는 보유하고 있는게 통상이고 그에 따른 재고, 반품 부담이 항상 뒤따랐다”며 “간소화 조치로 대체조제가 자리잡게 되면 주처방 의원의 약 이외 품목에 대해서는 일정 부분 대체조제로 충당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홍 약사는 “애초에 대체 약이 없어 불가한 약을 제외하고는 수급이 불안한 약에 대해서는 이전에 비해 부담 없이 약국에서 대체조제로 돌릴 가능성이 있다”며 “그렇게 되면 특정 약에 대한 수요가 분산되게 되고, 전반적인 의약품 수급 불안 완화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코로나 이후 약 수급 불안이 지속되면서 일부 병의원에서는 처방전에 대체조제 가능 표기를 해 발행하고 있다. 기존 '대체 불가' 처방전이 난무하던 경향을 감안하면 현장에서는 일정 부분 인식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신호다. 

무엇보다 약사들은 지난해 말 법 통과로 올해 말 시행을 앞둔 비대면진료가 대체조제 활성화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의 이번 대체조제 통보 간소화 수용 이면에는 비대면진료 시행이 있다는 말이 나오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비대면진료가 제도권 내에서 시행되게 되면 약국들로서는 의지와 상관없이 대체조제에 참여할 수 밖에 없게 되고, 이것이 현 통보 간소화가 맞물리게 되면 약국 유형과 상관 없이 시너지가 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윤영미 보건의료정책연대 공동대표는 “비대면진료 제도화 상황에서 정부로서는 대체조제가 필수 불가결한 조치일 수 있다”며 “약 품절 대란을 겪었던 정부로서는 비대면진료 시행속 약 접근성 문제가 다시 불거지는건 부담일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정부도, 의료인, 약사도 국민의 의약품 접근성 향상 측면에서 대체조제 활성화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대체조제 활성화가 의원-약국의 종속관계 구조 개선에 도화선일 될지도 관심거리다. 지금도 암암리에 진행 중인 약국의 의원 인테리어비 대납, 처방료 지원 등 신종 의약담합에도 대체조제 활성화가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대체조제 활성화, 성분명처방 징검다리?…"정부가 앞장서야"

일각에서는 대체조제 사후통보 간소화와 조제 선택권 확대가 장기적으로 성분명 처방으로 가는 제도적 징검다리가 될 수 있다는 해석도 내놓는다.

약사가 성분과 약효 중심으로 의약품을 선택하는 구조가 자리 잡을 경우 처방·조제 체계 전반의 패러다임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다만 성분명처방 역시 약사의 책임과 전문성, 환자 신뢰가 전제되지 않으면 제도적 선언에 그칠 수 있다는 점에서 대체조제 제도의 연착륙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한약사회 산하 약학정보원이 운영하는 약국 청구 프로그램은 업데이트를 통해 회원 약국에서 대체조제를 더 간편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간소화 시행을 앞두고 정부도 대체조제를 건보재정 절감 수단이자 품절약 사태 해법으로 적극 활용하는 정책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의사 처방약보다 가격이 싼 약, 즉 저가약으로 대체조제했을 때 약사에게 지급하는 인센티브 제도를 더 공격적으로 운영하고 참조가격제 도입 등으로 약국을 넘어 저가약 조제를 선택한 환자에게도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이 복지부가 고민해야 할 정책으로 꼽힌다.

아울러 처방약이 약국에 없을 때 동일성분 다른 약으로 대체조제하는데 불편이 없도록 복지부가 의료기관(의사)과 약국(약사) 간 협력 모델을 고민하고, 의·약사 팀 의료 체계 구축 때 수가를 지급하는 행정도 마련해야 한다는 제언도 있다.

박현진 약사의미래를준비하는모임 회장은 "대체조제 간소화로 사후통보 부담이나 의·약 분쟁 우려가 크게 줄면서 제네릭 다품목 군에서 대체조제 실효성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약사 조제 판단 기준 역시 의사 눈치를 보는 현실에서 약국 재고, 가격, 환자 순응도를 중심으로 변모하는 환경이 구축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 회장은 "대체조제 간소화 효과를 키우려면 복지부가 선순환 제도를 다양하게 고민해야 한다. 약국에 주는 저가약 인센티브를 적극적으로 운영하고, 약국에만 인센티브를 줄 게 아니라 환자가 싼 약을 선택했을 때 건강포인트를 지급한다던지 이익을 주는 건보정책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며 "대체조제가 전산화 된 만큼 건보 절감, 품절약 해소 등을 목표로 복지부가 더 정교한 정책을 만들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고 피력했다.

약사 의지 관건…“약사가 움직이지 않으면 공염불”

제도 설계가 아무리 정교해도 일선 약사의 적극적인 참여 없이는 정책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은 분명하다. 조제 선택권 확대는 곧 ‘선택에 따른 책임’ 확대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사후통보 간소화로 일정 부분 행정 부담은 감소했지만 여전히 약사들은 환자 동의, 의료기관과의 소통, 부작용 발생 시 대응 등의 부담은 남았다. 이 과정에서 약사가 제도를 소극적으로 받아들인다면 조제 선택권은 형식적인 권한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그런 점에서 전문가들은 약사 개개인의 의지를 넘어 약사단체의 철저한 대비와 지원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약사회가 단순 제도 옹호를 넘어 ▲회원 약사 교육 ▲환자 안내 자료 표준화 ▲의료계와의 소통 창구 역할 ▲법적 책임 쟁점에 대한 보호 장치 마련 등을 진행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이다.

조제 선택권 확대가 약사의 권한 강화로 이어질지, 현장 부담만 가중시키는 제도로 남을지는 약사회가 어떤 로드맵을 제시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대체조제 사후통보 간소화와 조제 선택권 확대는 약사 직능의 위상을 재정의 할 수 있는 기회이자 동시에 책임을 시험하는 제도다. 일선 약사들의 체감 부담을 해소하고 환자와 의료계의 신뢰를 확보하지 못한다면 제도는 공염불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챗gpt 생성 이미지. 

환자 치료 연속성 확대 등 국민 보건 차원에서 제도를 바라본다면 의사와 약사가 대체조제를 매개로 협력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윤영미 공동대표는 “대체조제는 이미 정부가 필요성을 인정하며 인센티브 까지 도입해 놓은 제도"며 "이를 처방권 침해로 보는 시각은 제도를 직역 논리로 해석하는 것이다. 대체조제 활성화를 직역 침해가 아닌 제도의 정상 작동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윤표 대한약사회 홍보이사는 "약사회는 대체조제 간소화를 약 수급 불안정 상황에서 환자 치료 연속성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로 보고 있다"며 "제도가 연착륙 하려면 약사, 의사, 복지부 모두 이 점을 공통으로 인식하고 대체조제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높이는 역할에 힘을 합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현진 회장도 "의사 처방에 대한 약사 대체조제가 어려운 뒷 배경엔 리베이트라는 키워드가 있지만, 과거와 상황이 많이 달라진 부분도 있다"며 "정부가 의사-약사가 환자 처방·조제에 협업해 최선의 투약 환경을 구축했을 때 수가를 지급하는 정책 모델을 고민하면 불필요한 직능 갈등이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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