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70대 고객들이 이 약국을 다시 찾는 이유는?
- 강혜경
- 2023-02-17 16:3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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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목!이약국] 광주 북구 아람약국
- 약국 프로그램에 상담 내용, 구매 정보 등 세세히 기록
- "AI가 약사 대체? 우리 약국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
- 갑작스런 뇌출혈로 편마비, 느려도 매사에 감사…수익 돌려주는 게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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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북구 두암동 아람약국을 운영하고 있는 고형석 약사(49·전남대 약대)는 지역에서 단골약사로, 마케팅 강사로, 취미 부자로 정평이 난 인물이다.
92학번으로 졸업과 함께 IMF와 한약분쟁, 의약분업 등 약사사회 굵직한 변화들을 몸소 체험한 그가 가진 약국과 약사에 대한 고민과 애정은 남다르다. 특히 경영적 측면에서의 약국에 관심이 많았다.
"분업 전부터 약국을 했던 세대다 보니 의약분업을 겪으며 적잖은 상실감이 들었어요. 분업 전에는 누구나 약국에 와서 나와 가족의 건강을 상담하고, 직접조제가 가능했지만 분업 이후에는 관계형성의 매개가 대폭 줄어든 거잖아요. 저 뿐만 아니라 동시대를 겪은 약사님들이라면 누구나 이런 상실감이 들었을 겁니다. 어떻게 해야 고객들과 관계를 잘 형성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많이했어요."


"여기서 중요한 게 약사의 적절한 제안이에요. 다양한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더라도 단순히 그들이 집어가게 된다면 리테일샵과 다를 바 없죠. 적절한 약사의 개입과 상담, 제안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늘 같은 약을 복용하고 있는 환자들에게도 고형석 약사는 잔소리꾼을 자처한다. 약물에 대한 정보는 물론 함께 먹지 말아야 하는 음식과 함께 하면 좋은 운동법, 생활요법 등을 지속적으로 얘기한다. 매번 같은 약을 복용하는 환자라도 두 달에 한 번, 세 달에 한 번씩 약을 받다 보면 상담 내용을 잊기 쉽다 보니 반복적으로 환자들을 챙기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
아람약국을 찾는 환자군은 연령대가 높다. 전체 환자의 절반 이상이 60, 70대다.
2011년 약국을 오픈한 이래 환자들과 10년 넘게 매일같이 얼굴을 마주하다 보니 자랑할 만한 얘기들도 많다. 홍시나 고로쇠수액 같이 맛있고, 귀한 음식을 나눠주는 분들은 물론 용돈을 쥐어주며 '맛있는 걸 사먹으라'는 91세 단골 할머니도 있다. 할머니에게 받은 3만원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값진 돈이기도 하다.
"매일 같이 밴드를 사러 오는 분도 계셨어요. 딱히 밴드가 필요하지 않은 것 같은데도 계속 밴드를 사러 오시기에, '한번에 많이 들어있는 게 더 싸요'라고 말씀드린 적도 있었어요. 알고 보니 이 분은 세상 밖으로 나와 누군가와 대화하고 싶으셨던 거고, 저희 약국을 찾아 주신 거예요. '아무것도 안 사셔도 괜찮아요. 그냥 바람쐬러 오세요'라고 말씀드렸지만 꼬박꼬박 밴드와 다른 것들을 사가시기도 하시고요."
고 약사는 약국이 약이라는 매개만을 통해 환자와의 소통이나 교감이 이뤄지는 곳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약국에 와 건강이 안 좋다고 푸념을 늘어놓는 과정에 개선점을 찾을 수도 있고, 병원 내원을 권할 수도 있다.
아내 정혜선 약사와 근무 약사, 직원 모두 '아름다운 사람' 이라는 아람약국의 철학과 원칙을 공유하고, 특히 전산 프로그램 내 고객의 개별 요구와 히스토리를 잘 메모하고 있다. 환자와의 상담 내역과 판매한 제품 등을 꼼꼼히 기록해 어느 약사가 응대하더라도 동일한 상담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약사로서 그가 느낀 교훈은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닌 변화에 잘 적응하는 자가 살아남는다'는 것이었다. 환자들이 원하는 역량의 상담과 응대, 제품 구성, 균질한 서비스를 제공할 때 약국이 생존할 수 있다는 것. 그래서 그는 사람의 마음을 읽는 법에 더 치중하고 마케팅 관련 다양한 책들을 사 읽으며 공부하고 있다.
물론 고 약사에게도 부침은 있었다. 3년 전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인해 왼측 편에 마비가 오면서 열심히던 지역약사회 강의와 캠핑·해외여행 같은 개인 취미 생활도 사실상 중단됐다. "갑작스러운 사고로 인해 전혀 다른 삶을 살게 되면서 우울감도 찾아왔지만 지금은 느려도 이렇게 살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함께 제 손을 잡고 울어주고 '약사가 건강 하나 못 챙겼다'고 잔소리 해주시던 환자분들 덕분에 열심히 재활치료도 받고 있습니다. 갑작스러운 사고로 아팠음에도 불구하고 약국이 유지될 수 있었던 건 약국이 시스템화 돼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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