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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약계측 처방전 리필제도입 '안될말'

  • 이대웅
  • 2000-11-10 12:07:00
  • 요약
  • 특정환자 상태 계속 변화돼 주기적 관찰 필요 지적

의·약·정 협의회에서 약계가 주장하고 있는 '처방전 리필(refill)제도 도입'에 대해 의료계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처방전 리필제도란 고혈압, 당뇨 등 2∼3개월 이상 장기적으로 약물을 복용해야 하는 만성 질환인 경우, 기존 처방전을 갖고 반복조제를 허용하는 제도다.

지난 7일 최선정 복지부 장관은 국회 국정감사서 "처방전 리필제도 문제는 현재 의·약·정 협의회에서 논의중에 있으므로 논의 결과를 거쳐 제도 도입 여부에 대해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일부 언론에서 "도입 시행할 방침이다"라고 확대 해석해 의약계 일부에서 논란이 됐다.

이유야 어찌됐건 의료계는 최장관이 공개된 석상에서 그것도 국회국정감사에서 '처방전 리필제도'에 대해 언급했다는 것 만으로도 큰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중앙의대 류왕성교수(순환기내과)는 "리필제도란 것은 한 번 틀리면 계속 틀리는 것 아니냐"며 "현재 환자의 80%정도가 잘못 처방되고 있는 실정에 이런 제도를 주장한다는 것은 정신 나간 짓"이라고 꼬집었다.

류교수는 "의료는 100만번 잘해도 1번 잘못하면 끝"이라며 "고혈압 환자들은 합병증이 동반돼 몸 상태가 수시로 변하고 약도 복잡하기 때문에 전문의학 지식이 부족한 약사들이 임의로 리필했다간 큰 일 난다"고 말했다.

아울러 류교수는 "정부는 이제 땜질식 처방을 그만하고, 의약분업을 하려면 완전한 의약분업을 하라"고 촉구했다.

가톨릭의대 성모병원 이원영교수(내분비내과)는 "당뇨환자는 환자상태가 계속 변하기 때문에 약을 쓰다가 일정시간이 되면 약을 바꾸는 등 주기적 관찰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당뇨환자는 처방시 혈당수치 및 이학적 검사 등을 실시하는데 전문적 지식이 없는 약사가 어떻게 환자상태를 진단해 조제하느냐"며 반대했다.

따라서 이교수는 "재진 시기의 결정과 약처방을 환자 상태에 따라 변경하는 것은 의사의 고유한 권리이므로 리필제도는 전혀 필요도 없고 있을 수도 없는 제도"라고 못박았다.

한편, 복지부의 한 관계자는 "현재 처방전 리필제도는 복지부내에서 구체적으로 도입을 결정한 바 없고, 전적으로 의·약·정 협의회 논의를 거쳐 시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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