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社說]'1약사 2약국' 허용답변 사실인가?
- 데일리팜
- 2002-03-06 19: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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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최근 기존의 개설약사가 다른 약사의 명의를 빌려 실질적으로 2개의 약국을 운영할 경우 '면허대여'로 볼 수 없다는 유권해석을 내렸다.
심평원은 홈페이지(http://www.hira.or.kr)의 '물어보세요'란 Q&A 민원게시판에 올라온 민원질의에 이같이 답변했다.
민원인 손정렬씨는 "A라는 약사가 상가를 분양받아 B라는 약사의 이름으로 약국을 개설하고 B약사가 약국을 운영하고 있다"며 "이런 경우 면허대여 행위가 돼 약사법 위반인지?"를 물었다.
손씨는 "약국의 모든 시설과 약 구입은 A약사가 다했고 A약사는 다른 곳에서 약국을 개설하고 있으며 가끔씩 약국에 들린다"고 설명했다.
심평원은 이에대해 "A도 약사자격을 갖고 있는 상태이므로 이를 면허대여로 볼 수 없다"며 "A와 B 당사자간의 계약으로 인한 고용관계로 봐야 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심평원은 "약사법 위반과 관련된 사항은 약국의 해당 관할보건소로 신고할 수 있음을 알려드린다"고 덧붙였다.
우리는 심평원의 민원게시판 답변사항이 일반 종이문서와 다르지 않은 유권해석을 갖고 있는 만큼 이번 해석에 크게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특정약사가 돈(자본)만 있으면 1개 이상의 약국을 실질적으로 소유할 수 있다는 해석을 공식적으로 내렸다는데 대해 눈을 크게 뜨지 않을 수 없다.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는 과연 이같은 심평원의 해석에 동의하는지 확실한 답변을 듣고 싶다.
만약 특정약사가 비록 약사면허를 소유하고 있다고 해도 자본으로 여러약국을 운영(소유)하는 것이 가능하다면 준법인약국 허용의 징검다리로 확대·해석할 여지가 충분히 있기 때문이다.
현행 약사법은 약사만이 약국을 개설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이는 지금까지 자본과 개설약사의 분리를 공식적으로 허용하지 않는 것으로 해석돼 왔다.
따라서 법적으로는 돈을 갖고 있는 법인이나 자연인이 약사를 고용해서 법인명의나 자신의 명의로 또다른 약국을 개설할 수는 없다.
소위 약국의 실질적인 자본주인 전주(錢主)가 따로 있는 약국개설이 공식적으로 허용되지 않아온 것임을 뜻한다.
심평원은 이에대해 전주가 약사이므로 면허대여도 아니고 '고용관계'라고 까지 해석했다.
그렇다면 자본주가 약사면허증만 있으면 얼마든지 다른 약사를 고용해 약국을 개설·소유해도 무방하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
이는 자본주가 특정법인의 대표자이면 결국 법상으로는 하자가 없지만 내막적으로는 법인약국의 형태가 탄생해도 무방하다는 해석까지 이를 수 있게 된다.
심평원이 이번에 자본을 대준 약사와 명의를 빌린 약사간에 '고용관계'라고 밝힌 부분은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고용관계라는 것은 약국개설시 전주가 다른 자본의 분리를 인정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현행 약사법은 과연 이같은 소유와 경영의 분리형태 약국개설 허용을 광범위하게 내포하고 있는 것인지 궁금하다.
아니면 우리가 미처 몰랐거나 법해석이 바뀐 것인지 등을 묻고 싶다.
전국적으로 자본분리 형태의 약국은 실질적으로 오래전부터 있어왔고 분업이후에는 더 많이 늘어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행정당국도 외견상 법적인 하자만 없을 뿐이지 엄연히 자본분리 형태의 약국이 많은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그러나 이를 공식적으로 허용하는 답변은 그동안 수면아래에 있던 행위를 수면위로 끄집어 내는 정부의 중대한 행정결정이다.
더욱이 최근에는 의료시장 및 약국시장 개방과 관련한 현안이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약국시장 개방은 궁극적으로 외국자본의 허용을 의미하는 만큼 약사를 고용해서 약국을 여러개 소유하는 법인약국의 문호부터 여는 수순을 밟게 될 수 밖에 없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렇게되면 전국의 상당수 약사들이 자신 소유의 약국이 아닌 다른 약국의 피고용인 약사로 위상이 대거 바뀔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중소형약국들은 거대한 자본약국에 밀려 종국에는 피고용약사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게 될 것임은 충분히 예견되고도 남는 일이다.
보건복지부는 이번 심평원 민원질의 답변에 확실한 입장을 다시 밝혀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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