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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터디

R&D 사업 홀로서기...'절치부심' 일동제약의 승부수

  • 천승현
  • 2023-08-10 06:19:40
  • 물적분할 11월 분사...300여명 대규모 연구법인 출범
  • 2020년 4분기부터 11분기 연속 적자...재무건전성 위기에 고육책

[데일리팜=천승현 기자] 일동제약이 지속적인 적자에 따른 위기 극복을 위해 연구개발(R&D) 부문 분사 카드를 꺼내 들었다. R&D 비용 증가로 11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재무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지자 인력 감축에 이어 또 다른 승부수를 던졌다. 일동제약의 의약품 사업의 안정화를 도모하고 R&D 독립법인의 독자 경영으로 효율적인 신약 개발과 투자 유치를 이끌겠다는 고육책이다.

일동제약, R&D 부문 물적분할...11월 300여명 대규모 R&D 전문기업 출범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일동제약은 지난 9일 이사회를 열어 기업 분할에 관한 안건을 승인했다. 단순 물적 분할 방식으로 R&D 부문을 분사하는 내용이다. 일동제약이 모회사로 신설 법인의 지분 100%를 갖는 구조다.

신설 법인의 명칭은 ‘유노비아’(가칭)로 임시 주주총회 의결 등 관련 절차를 거쳐 오는 11월 1일 출범할 예정이다. 유노비아는 자본금 10억원으로 출범한다.

신설법인 유노비아는 일동제약의 R&D 사업 뿐만 아니라 인력도 대부분 투입된다. 지난 1분기 말 기준 일동제약의 연구인력은 324명이다. 300명 이상의 인력으로 구성된 대규모 R&D 전문 법인이 신설되는 셈이다.

유노비아는 기존에 일동제약이 진행하던 R&D 과제를 모두 가져간다.

일동제약은 ▲당뇨병 ▲간 질환 ▲위장관 질환 ▲파킨슨병 ▲안과 질환 등 다양한 분야에 10여 종의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제약사가 R&D 사업부 전체를 독립법인으로 분사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행보다. 존속법인 일동제약은 R&D 활동을 하지 않는 영업·마케팅 전문 기업으로 탈바꿈한다.

제약사들은 일부 R&D 파이프라인을 떼어 독립법인으로 분사하는 전략을 자주 구사했다.

대웅제약은 2020년 5월 아이엔테라퓨틱스를 설립했다. 아이엔테라퓨틱스는 대웅제약의 이온 채널 신약 개발 플랫폼과 비마약성 진통제, 난청치료제, 뇌질환 치료제를 분사한 바이오기업이다. 2020년 9월 독립법인으로 출범했다.

제일약품은 2020년 신약개발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를 설립했다. 온코닉은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억제제(P-CAB)’ 계열의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자스타프라잔을 개발 중이다. 동아에스티는 지난 2019년 대사질환 의약품 개발 가속화를 위해 100% 출자 자회사로 큐오라클을 설립한 바 있다. 하지만 동아에스티가 1년 만에 흡수합병하면서 큐오라클은 소멸했다.

R&D 투자 확대로 11분기 연속 적자...재무건전성 안정화 승부수

일동제약이 공격적인 R&D 투자로 적자가 지속되자 재무건전성 개선을 위해 내린 고육책이다.

일동제약은 2020년 4분기 5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이후 올해 2분기까지 11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이 기간 적자 규모는 총 1648억원에 달했다.

신약 개발에 공격적인 R&D 투자를 단행하면서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일동제약은 지난 2020년 총 745억원의 R&D 비용을 투자했는데 지난해에는 1217억원으로 2년 새 63.4% 늘었다. 매출 대비 R&D 투자 비중은 2020년 14.0%에서 지난해 19.7%로 수직상승했다.

적자가 지속되면서 재무건전성도 악화했다. 지난 1분기 말 일동제약의 부채비율은 245.9%로 2020년 말 137.8%에서 크게 높아졌다. 보유 현금도 줄었다. 지난 1분기 말 일동제약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457억원으로 2020년 말 856억원, 2021년 말 1356억원보다 크게 줄었다.

일동제약의 신용등급은 최근 1년 반 만에 3단계 하락했다. 한국기업평가는 2021년 12월 28일 일동제약의 신용등급을 A2에서 A2-로 조정했다. 작년 6월 30일 A2-에서 A3+로 낮아졌고, 지난 6월 말 1년 만에 A3로 한 단계 더 하향 조정됐다.

일동제약은 지난 5월 인력 감축을 통한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일동홀딩스와 일동제약의 임원 20% 이상을 감원하고, 남은 임원들은 급여 20%를 반납하기로 합의했다. 차장 이상 간부급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ERP)을 실시하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다.

당시 일동제약은 R&D 분야에서는 효율과 스피드를 높이고 라이선스 아웃을 위해 더욱 속도를 낼 수 있도록 계획을 조정한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하지만 R&D 투자 규모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단기간내 재무건전성 안정화가 쉽지 않다는 판단에 R&D 부문 분사를 결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일동제약은 R&D 부문의 분할로 재무건전성의 안정화를 도모할 수 있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의약품 사업이 중심인 기존 일동제약의 경우 매출 성장 등 꾸준한 실적을 내는 상황에서 비용 부담 요인을 해소함으로써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확보하고 핵심 사업부문의 경쟁력을 더욱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관건은 신설법인 유노비아의 R&D 재원 조달이다. 수익이 없는 상황에서 독립적인 자금 조달이 필요하다. 유노비아 설립 초기에는 모회사 일동제약의 투자를 통해 R&D 활동을 이어가고 향후 투자기관 등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하고 향후 기업공개(IPO)를 통해 상장을 시도하는 시나리오가 유력하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신설되는 자회사는 독자적인 위치에서 R&D에 집중할 수 있게 되고, 향후 신약 개발의 성공이나 라이선스 아웃 등의 성과에 따라 모회사인 일동제약도 수익을 향유하게 되므로 기업 가치 및 경쟁력 제고 측면에서 두 회사 모두 이점이 있다”고 말했다.

유노비아 출범시 아이디언스 등 4개 연구전문 법인 동시 가동

유노비아가 출범하면 일동제약은 그룹 차원에서 아이디언스, 애임스바이오사이언스, 아이리드비엠에스 등과 함께 연구전문 법인 4개가 동시 가동된다.

아이디언스는 2019년 5월 일동홀딩스가 설립한 바이오벤처다. 직접 새로운 신약을 발굴하지 않고 개발만 전담하는 개발 중심(NRDO, No Research Development Only) 바이오벤처를 표방한다.

아이디언스는 일동제약으로부터 넘겨 받은 항암 신약후보물질 ‘IDX-1197’의 임상2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IDX-1197은 암의 생성과 관련 깊은 Poly ADP-ribose polymerase(PARP) 효소에 선택적으로 작용해 암세포를 억제하는 표적항암제 후보물질이다. 일동제약이 자체 개발했고, 아이디언스에 권리를 넘겼다.

일동홀딩스는 지난 2019년 12월 신약 개발 전략 컨설팅업체 애임스바이오사이언스를 인수했다. 애임스바이오사이언스는 일동제약을 비롯해 아이디언스, 아이리드비엠에스 등에 신약 개발 자문을 제공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신약개발 업체들이 애임스바이오사이언스에 개발 자료 제공 전략 자문을 의뢰하면 컨설팅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애임스바이오사이언스는 가톨릭의대 임상약리학 교수들이 가톨릭대학 기술지주회사의 자회사로 설립한 벤처회사다. 신약 개발에 필수적인 임상약리학적 판단에 따른 신약 개발 프로세스 진행에 참여하는 전략컨설팅 회사다.

일동제약이 2021년 인수한 아이리드비엠에스가 그룹 내 신약 개발의 또 다른 축을 담당한다. 2020년 12월 설립된 아이리드비엠에스는 저분자화합물 분야 신약을 개발하는 바이오벤처다. 일동제약 연구원들을 중심으로 사내 벤처로 시작했고 2020년 독립법인을 출범했다. 일동제약은 2021년 7월 아이리드비엠에스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현금 130억원을 투입해 지분 40.0%를 확보하며 최대주주에 올라섰다.

아이리드비엠에스는 녹내장, 간암, 비알코올성지방간, 담도질환, 파킨슨병, 녹내장, 유방암,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전이성 유방암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저분자화합물 의약화학을 활용한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일동홀딩스는 아이리드비엠에스가 도출한 신약 후보물질을 아이디언스에 넘겨 신약 개발 성공률을 높이는 시나리오도 구상 중이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최근의 경영 쇄신 작업과 이번 연구개발 부문 분할을 계기로 흑자 전환과 함께 매출, 영업이익 등 경영 관련 지표의 조속한 개선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차후 사업 활동 및 성과 등을 토대로 배당 정책 등 주주 가치 실현에도 힘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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