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급한 약가재평가제 신중 기해야
- 이지명
- 2002-09-15 23: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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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가 최저실거래가제 시행에 이어 오는 11월부터 약가재평가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혀, 제약업체들이 또다시 벙어리 냉가슴을 앓고 있다.
정부의 강도높은 드라이브 약가정책을 예상 못한 바는 아니지만, 계속해서 쏟아지는 약가인하 정책들을 숙지하는 것은 물론 약가를 지켜나가기가 점점 더 버겁기 때문이다.
이번 약가재평가제의 경우, 최초 산정된 약값이 가격변동요인이 발생해도 이를 약가에 반영하는 장치가 미흡했던 문제점을 개선함으로써 부당한 약가를 합리적으로 반영하자는 복지부의 취지가 담겨 있다.
그러나 최저실거래가제가 시행된지 보름이 지난 시점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세부 시행지침이 마련되지 않아 업계의 불신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또다시 약가인하를 목적으로 약가재평가제를 도입하는 것은 조금 성급한 감이 없지 않은가 생각된다.
이를 반영하듯 얼마전 열린 약가제평가제 설명회에서는 업계 관계자들은 15일간의 청문을 통한 11월부터의 제도시행은 너무 촉박하다며, 업계의 입장을 배려해 이를 조금 연기해 줄 것을 요청한바 있다.
그러나 복지부측은 이미 이 제도 도입에 대해 지난 4월에 발표한 바 있고, 업계에서 충분히 검토할 시간을 준 후 시행되는 것이기 때문에 정부의 무리한 추진은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물론 복지부측이 특정 약가가 아닌 전체 약품비 절감이라는 궁극적인 목표달성을 위해 별도의 약가재평가 전담팀을 구성하고, 이 제도 시행을 위해 나름대로 심혈을 기울인 부분을 부인하고 싶진 않다.
문제는 약가재평가제 시행에 앞서 참여 당사자들인 제약업계의 고충을 외면한다면, 가뜩이나 무리한 약가인하 정책들로 반목의 골이 깊은 제약업계와 복지부간의 불신만 더욱 증폭될 뿐 실효를 거두기 힘들다는 것이다.
아직도 늦지 않았다.
복지부는 약가제평가제 시행에 앞서 그 동안의 실효를 거두지 못한 제도 경험들을 토대로 새로운 제도를 만드는 것보다 제도가 올바르게 정착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다시한번 시행 시점에 신중을 기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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