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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약이 의료행위라는 주장에 대해

  • 데일리팜
  • 2005-12-29 06:30:19

보건복지위원회 소속의 한 국회의원이 ' 투약'을 의료행위로 규정하는 의료법 개정안 발의를 준비 중인 것은 지난 2003년 9월에 시도됐던 사안의 반복이다. 당시 법 개정을 추진했던 의원은 논란 끝에 발의를 전면 철회했었다. 그 당시나 지금이나 논란의 핵심은 투약의 성격에 대한 엇갈린 해석이다. 약사들은 조제권에, 의사들은 진료권에 투약이 들어있다는 입장으로 맞서고 있다.

이번에 발의를 추진하는 의원은 의료행위의 정의를 의료법 제2조에 신설하고 그 정의에 투약까지 포함시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제안사유에서 대해서는 무면허의료행위 처벌의 명확성을 추구하기 위한 것이라고 하지만 약사 임의조제와 문진 등의 행위와 궁극적으로는 약사의 조제권을 겨냥했다는 것이 일반적인 여론이다. 따라서 의료계와 약계는 또다시 2년 전의 투약권 논쟁에 깊이 빠져들었다. 우리는 사안의 중요성을 감안해 재론이라고 하더라도 다시 입장을 밝히지 않을 수 없다. 우선 투약에 대한 의미를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투약을 사전적 의미로 풀어보면 ‘병에 알맞은 약을 지어 주거나 쓰는 행위’이다. 투약의 원천적 의미에는 약사의 조제권과 의사의 처방권이 동시에 함축되어 있어 엇갈린 해석을 낳게 하는 단초가 되고 있다. 조제와 처방을 통해 이뤄지는 투약이 약사의 조제직능 및 의사의 진료행위와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는 점이다.

투약의 범위가 약사법 제21조(의약품의 조제) 5항에 규정된 직접조제권이라면 사실 논란 자체가 되지 않는다. 의사는 이 조항에 있는 14가지 규정에 의거해 합법적인 투약을 할 수가 있다. 의사는 투약할 때 처방전을 통한 방법 이외에 이처럼 예외적으로 직접조제권이 엄연히 있다. 그러나 이번에 발의될 법안이 단순히 직접조제를 의료법에 명시하려는 의도는 아닐 것이라는데 의료계와 약계의 대립이 촉발되고 있다.

이 같은 대립은 의료법과 약사법조차 상충되게 할 여지를 만들었다. 약사법 제2조(정의) 1항을 보면 조제(調劑)를 약사(藥事)의 범주로 정의했고 같은 조 2항에서는 약사(藥師)가 약사(藥事)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는 자로 규정, 결국 약사(藥師)의 기본임무는 조제라는 것을 분명히 적시했다. 이는 의료법에 조제를 포함하는 내용으로 투약을 의료행위로 명문화 한다면 의료법과 약사법이 의사와 약사의 직능을 구분하지 못하게 하는 모순을 낳게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조제의 정의는 약사법 제2조 15항에 있다. 이 조항은 ‘일정한 처방(處方)에 따라서 두 가지 이상의 의약품을 배합하거나 한가지의 의약품을 그대로 일정한 분량으로 나눔으로써 특정한 용법에 따라 특정인의 특정된 질병을 치료하거나 예방하는 등의 목적으로 사용되도록 약제를 만드는 것을 말한다’는 내용이다. 현행 의약분업 하에서 의사가 처방을 내고 약사가 조제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의사와 약사의 직능구분은 약사법상 명확하게 구분되어 있다고 하겠다.

만약 의사의 투약범위를 약사의 조제범주까지 가능한 것으로 정의한다면 현행 의약분업 관련조항은 사무화된 조항으로 전락하고 만다. 의약분업을 전면 백지화 하거나 철폐시키지 않고서는 투약의 범위를 약사의 조제범주로까지 해석할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의료계가 투약의 범위를 단순히 의사의 직접조제로 한정시킬 리 없다는 점에서 투약논쟁은 약사의 조제권 논쟁과 연결되어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의료법에도 의사의 직접조제는 약사법에 따라야 한다는 규정이 있어 의사의 직접투약을 한정하고 있다. 의료법 제18조의2(처방전의 작성 및 교부) 1항에는 ‘의사 또는 치과의사가 환자에게 의약품을 투여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약사법에 의하여 자신이 직접 의약품을 조제할 수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보건복지부령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처방전을 작성하여 환자에게 교부하거나 발송하여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 이 규정은 의료법상 의사의 직접조제나 처방이 의약분업을 근간으로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시 말해 의료행위에 조제개념이 포함된 투약조항이 의료행위로 신설되면 의료법 내에서도 모순이 발생한다는 의미다.

재발된 투약논쟁은 의약분업의 근간을 흔드는 논의로 확대되고 있다. 분업 시행 5년이 지난 시점에서 원천적인 문제가 다시 거론되는 것은 소모전 그 자체이기에 바람직하지 않다. 의약분업이 궁극적으로 의(醫)와 약(藥)의 협업임에도 기싸움 내지는 세싸움 양상으로 재현되면 부끄러운 일이다. 무엇보다 그동안 의료계와 약계의 숱한 대립과 갈등이 양쪽에 모두 득이 안됐고 국민도 혼란스럽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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