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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정산 간소화, 의사 인식부터 바꿔라"

  • 홍대업
  • 2007-04-04 18:25:54
  • 학계·시민단체 '목청'...의료계 "법조항 삭제 필요"

[연말정산 간소화 관련 소득세법 개정에 대한 국회 토론회]

4일 국회에서 열린 '연말정산 간소화 관련 소득세법 개정에 대한 정책토론회'.
“연말정산 간소화 제도를 폐지하라.” “소득만큼 세금을 내겠다는 의사의 인식전환이 중요하다.”

4일 국회에서 열린 ‘연말정산 간소화 관련 소득세법 개정에 대한 정책토론회’(한나라당 정형근 의원 주체)에서는 제도 폐지에 대한 찬반양론이 명확하게 엇갈렸다.

의료계, 개인정보 유출우려...소득세법 조항 삭제 필요

의료계를 대표해서 지정토론자로 나선 국광식 의사협회 세무대책위원과 의료정책연구소 임금자 연구위원은 제도를 규정하고 있는 법조항 삭제의 당위성을 피력한 반면 참여연대 최영태 조세개혁센터 소장과 단국대 경영학부 심태섭 교수는 의사들의 인식전환과 의료계의 주장에 대한 반박논리를 전개했다.

국 위원은 “의료업자가 모두 탈세를 한다는 가정을 기반으로 하는 조세제도는 탈세를 고착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연말정산 간소화 제도를 정면 비판했다.

그는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는 논리를 펴면서 “한 개인이 정신과나 산부인과에 가서 진료를 받는 것과 중국집에서 영수증을 받는 것을 같은 선상에 놓고 비교해서는 안 된다”며 소득세법 조항(제165조)의 삭제를 요구했다.

그는 “의료비 공제의 확대는 실질적인 확대가 없어 선거를 위한 선심성 정책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 뒤 “세원투명성을 위해서라면 이 제도는 대상이나 범위, 방법, 기한을 제한적으로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연구위원도 “소득세법 제165조는 자기의 의료기관 이용정보가 알려지기를 원하지 않는 근로소득자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하고 있다”면서 “특히 침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거부의사를 밝히도록 하는 부당한 의무까지 부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참여연대 "의사들 태도 문제 있다" 비판

그는 이에 따라 “국세청은 근로자의 소득공제 목적과 아무런 관련이 없이 불법으로 수집해 놓은 2006년 의료기관 이용내역 자료를 시급히 폐기해야 한다”면서 소득세법 조항의 삭제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에 맞서 최 소장은 “개인의 진료내역은 이미 건보공단에 제공되고 있고, 연말정산 간소화는 진료내역 가운데 영수증에 관한 부분”이라며 재경부의 손을 들어줬다.

최 소장은 또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의 침해와 관련 “정부가 개인정보를 통제하겠다는 의미보다는 납세자 개인에게 편의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라며 “개인이 원한다면 질병정보 등 민감한 내용도 삭제가 가능하다”고 의료계를 반박했다.

그는 이어 “의사들의 태도도 문제가 있다”면서 “이 제도 시행 이전에도 의사를 포함한 사업을 하는 사람이라면 매출내역을 국세청에 아주 상세히 제출해왔는데, 왜 이제 와서 개인정보유출을 빌미로 이런 주장을 펴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심 교수는 의료계와 재경부와의 신경전을 ‘정보화 우선론자’와 ‘정보보후 우선론자’간 공방으로 규정하면서 “정보보호 우선론자인 의료계도 정보화로 인한 기득권 상실에 대한 불안감을 털어버리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심 교수는 “의료계에서 왜 의사들만 타깃으로 삼느냐고 하지만, 올해 1월부터 발생하는 소득에 대해서는 변호사, 의사, 약사, 세무사 등 전문직 사업자는 모두 복식부기로 기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심태섭 교수 "의료계·정부 숨은 의도에 솔직해라"

그는 특히 “정부든 의료계든 ‘숨은 의도’에 대해 솔직해질 필요가 있다”면서 “특히 의사들도 본인이 소득만큼 세금을 내겠다는 식으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재경부 소득세제과 최영록 과장은 “연말정산 간소화 제도는 사회적 비용을 줄이고 납세자의 편의증진을 위한 것”이라고 제도의 당위성을 피력했다.

최 과장은 “환자의 진료내역은 이미 공단에 제출하고 있는 만큼 의료계의 소득공제 증빙자료 제출이 추가적으로 많은 부담은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최 과장은 또 “증빙자료를 제출하지 않는다고 해서 별다는 처벌조항은 없다”면서 “전적으로 의료기관의 자발적 참여로 이뤄진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토론회를 주최한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은 “제도의 실효성과 개인정보 유출 우려 등이 제기되고 있는 만큼 손질이 필요하다”며 법 개정작업에 나설 방침임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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