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성분명 저지에 올인...정률제는 관망
- 류장훈
- 2007-07-24 06:4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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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론적 반대입장→성분명 저지 카드' 가능성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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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의사협회의 대정부 전략수정의 의미와 전망
의사협회가 최근 상임이사회를 통해 정부의 불합리한 정책에 대응하기 위한 '강력한 투쟁체'를 결성키로 했다.
아직 구체적인 규모와 구성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전 직역, 전 세대를 아우르는 기구를 구성해 새 의료급여제도, 정률제, 성분명 처방 시범사업, 일자별청구 등에 대한 대응을 일원화하겠다는 심산이다.
하지만 의협은 투쟁체 결성을 천명하면서, 새 의료급여제도와 정률제에 대해서는 '전략상 후퇴'라는 대안을 내놨다. 이는 기존의 건강보험, 의약분업 차원의 큰 틀의 변화 없이는 제대로 된 의료제도가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의료계 안팎에서는 의협 집행부가 기존 '전면거부'라는 강경일변도에서 다소 입장을 전환한 것을 두고 온갖 추측과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정률제·의료급여제, 참여하되 원론적 반대
주수호 의협 회장은 지난 20일 회원들에게 투쟁체 결성을 알리면서 "전체 의사의 동의하에 결정된 로드맵에 따라 반드시 결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고육지책으로 내놓은 것이 새 의료급여제도와 정률제의 '선시행 후보완'이라는 대안이다.
의료급여제도의 경우 일부 의료급여환자의 비중이 높아 현실적으로 경영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는 의원에 한해 예외를 인정하고, 정률제 역시 회원들의 현실을 감안해 일단 참여하되 원칙적으로는 반대 입장을 고수하면서 투쟁을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단, 청구 프로그램의 업그레이드 및 환원 등에 대한 권한을 지역의사회를 통해 의협에 위임하고 서면청구 실시를 통해 결정적 시기에 프로그램 관련 위임장을 활용한 집단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이미 프로그램을 업그레이드한 회원분이라도 예전 방식으로 환원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개선하도록 각 업체에 요청해 놓은 상태다.
이들 두 사안에 대한 방침은 회원들의 의원 경영에 있어서의 현실적인 부분, 그리고 이미 이들 사안이 법제화 돼 있는 만큼 실시 자체를 막기는 어렵다는 점 등에 대한 인식이 전제돼 있다.
"집행부 실패" 회원동요, 국면전환 계기
이에 따라 이같은 방침 발표 이후 회원들 사이에서는 의협 집행부의 정책결정에 대한 무용론이 조심스럽게 대두되고 있다. 즉, '선시행 후보완'이라는 전략이 '선사망 후치료'의 상황을 초래한다는 것.
특히 의사 회원들 사이에서는 정률제의 경우 '정부의 성공 가능성이 높다'는 자조섞인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한 개원의는 "의협 집행부가 중장기 과제로 전환하면서 의료급여제도, 정률제 문제는 하나의 에피소드처럼 넘어갈것 같다"고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즉, 시행 자체를 막는 것은 한계가 있고, 그런 만큼 제도 시행 전 의협이 정부로부터 얻어낼 것은 얻어낸 다음 후속조치를 취하는 것이 바람직했다는 평가다.
따라서 의협은 이같은 회원들의 불만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어느 한 현안에 대해서는 기존의 '전면 시행 저지' 구도로 끌고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성분명 처방에 선택·집중?
그런 의미에서 ' 성분명 처방 시범사업'은 의협이 시행 저지를 위해 전력을 집중할 최대 현안으로 꼽힌다.
주수호 회장은 "냉정하게 판단하면, 전면전을 벌이기에는 준비가 너무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며 "따라서 좀 더 근본적인 모순을 제거하고 참된 의료제도의 도입을 위해 긴 호흡으로 나아가려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의사라면 누구나 반대하는 성분명처방, 의료법 개악 등의 사안이 현실화 될 때에는 근본적 의료개혁안인 건강보험 동등계약제, 국민 선택분업제 등을 이루기 위한 중, 장기 로드맵을 발동 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는 의협이 현재 전면 투쟁의 결정 시점에 대한 마지노선을 성분명 처방 시범사업에 맞추고 있는 것으로 해석되는 부분이다.
또한 의료급여제도나 정률제 저지에 대한 입장 전환의 원인이 이미 법제화 됐던 데에 있었던 것을 감안하면, 성분명 처방의 경우 여전히 강경 저지에 대한 여지가 남아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의협이 향후 모든 사안에 대한 저지가 여의치 않을 경우, 정률제, 의료급여제도, 일자별 청구 등을 버리고 성분명 처방을 취하는 형태로 갈 가능성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망된다.
즉, 현실적으로 번복 및 철회가 어려운 제도에 대해서는 이처럼 '원칙적 반대'를 내걸면서 기조를 유지하고, 결정적인 시점에서 성분명 처방 저지를 위한 카드로 내걸 공산도 있다는 분석이다. 만약 이를 통해 성분명 처방을 저지할 경우, 의협으로서는 큰 것을 얻고 이미 회원들 사이에서 저지 가능성이 적은 것으로 인식됐던 제도에 대해서는 불만을 불식시키는 전략적 성공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과연 의협의 최근 투쟁체 결성과 정률제 등에 대한 '선시행 후보완'이라는 복안의 속내가 어디에 있는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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