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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 대수술 전조인가

  • 데일리팜
  • 2007-08-02 06:44:03

의료의 산업화와 관련된 발언들이 정부 고위관료와 학계 등에서 잇따라 나온 것은 예의 주목되는 일이다. 그중 의료기관의 영리화와 요양기관 당연지정제 폐지는 국가 의료체계의 근간을 바꾸는 대사다. 물론 추진을 하겠다는 발언이 아닌 전망과 우려의 내용들이지만 전반적인 대세를 엿듣는 기분이다. 그래서 이런 중차대한 정책에 대한 전망이 이 시점에서 왜 나오고 있는지 궁금하다. 얼마 안가 병원 영리화와 당연지정제 폐지가 정말 추진되는 것의 우회적 표현이라면 정부는 이에 대한 분명한 입장표명이 있어야 한다.

청와대 사회정책수석은 차기 정권에서 병원 영리화가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했고 복지부 건강정책관은 역시 차기정권에서 당연지정제 폐지 가능성을 언급했다. 가천의대의 한 교수도 경제특구내 영리법인 허용과 내국인 진료가 의료의 산업화와 맞물려 결국에는 당연지정제 폐지로 이어질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실제로 복지부가 드라이브를 걸어 온 의료법 전부개정안을 보면 의료의 산업화 촉진을 위한 내용들이 아주 잘 스며들어 있다. 약사법 역시 44년 만에 전부개정을 위한 작업이 진행 중인 마당이다. 개정 의료법의 내용을 보면 약사법도 경쟁과 산업을 중시하는 내용들이 담길 여지가 크다는 것이다.

개방 시대의 화두는 당연히 경쟁이다. 의료의 산업화 정책은 그 경쟁을 골간으로 하고 있다. 현 참여정부는 의료의 공공성을 그렇게 강조하면서 의료의 산업화에도 큰 관심을 두어 온 것이 사실이다. 대표적인 것이 의료법 개정이고 경제자유구역 내의 치외권 인정이다. 때마침 복지부는 지난 5월30일 ‘경제자유구역의 외국 의료기관 등 설립·운영에 관한 특별법’을 입법·예고했다. 이 법안에는 특구 내 외국 의료기관과 외국인 전용약국들이 국내 의약 관련법의 적용을 받지 않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건강보험 적용도 당연히 예외다. 전문가들은 이런 식의 특구발 경쟁논리가 국내 의약시장 전반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예측을 하고 있는 것이다. 전혀 무리가 아닌 예측이다.

우리가 또 관심 있게 보는 것은 법인약국이다. 정부는 최근 ‘제2단계 서비스산업 경쟁력강화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청와대가 주재한 자리이고 복지부와 재경부 등 19개 부처가 참여했다.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대책에 담겼다고 봐야 한다. 그 중에서도 법인약국은 약계의 최대 관심거리다. 대책에는 약사나 한약사 등 자연인이 아닌 법인도 약국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들어 있다. 결국 법인약국은 이제 숱한 논란을 뒤로하고 현실로 닥쳤다. 정성호 의원이 지난 2005년 2월에 발의한 관련 법안이 있음을 감안하면 국회 입법과정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정 의원의 발의법안에 담긴 약국법인의 골자는 물론 약사만이 참여토록 한정됐다. 법인 구성원중 1인 이상은 약국개설 운영기간이 통산 10년 이상인 자로 규정하기도 했다. 또 법 이외의 사안은 재단법인의 규정을 준용하도록 했다는 점에서 비영리를 골간으로 했다. 따라서 이런 내용의 약국법인이라면 당장 개국가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규모의 경제로 가는 첫 관문이 열렸다는 점에서 향후 약국법인의 형태가 어떤 모양으로 변형될지는 아무도 예측하기 어렵다.

의료의 산업화가 촉진되면 의료 서비스의 질적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면을 부정하기는 어렵다. 늘 강조되는 것이지만 공공의료는 상대적으로 위축된다. 그런데도 그런 공공의료의 취약성에 대한 우려가 최근에는 산업화 여론에 밀리는 형국이다. 따라서 관료들이 언급하듯 차기 정권은 그런 정책을 강력히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 이를 두고 국가 의료체계의 대변혁이 닥칠 것이라는 전조증상이라고 봐야 하는가. 특히 병원·약국이 의료의 한 틀에서 따로따로 가기가 어려운 만큼 약국법인의 비영리성은 병원 쪽의 상황에 따라 오래가질 못할 가능성이 있다.

요양기관들은 이제 산업화와 경쟁이라는 미래에 담담히 대비할 필요가 있다. 그중에서도 당연지정제가 정말 폐지된다면 요양기관의 영리성은 당연히 동반될 수밖에 없다. 민간보험이 크게 활성화 될 것은 자명한 이치이고 환자 유치경쟁은 그야말로 지금보다 훨씬 치열해질 것이 확연하다. 정책 입안자인 정부 관료들마저 우려를 하고 나선 것을 보면 대세를 틀기 어렵다는 메시지로 들린다. 그래서 정부는 이번 기회에 차기정권이라고만 운을 뗄 것이 아니라 의료정책 전반에 대한 로드맵을 종합해 분명한 수순이 어떤 것인지를 반드시 밝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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