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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탁, 큐란으로 대체"...성분명처방 첫 발

  • 특별취재팀
  • 2007-09-17 11:44:38
  • NMC, 의협반발 불구 시범사업 강행...환자인식 아직 부족

데일리팜 취재진이 직접 국립의료원에서 성분명처방을 받아 인근 문전약국에서 조제를 하고 있다.
[현장취재] 국립의료원, 성분명처방 시범사업 첫날 표정

국립의료원의 성분명처방 시범사업이 17일 드디어 시작됐다.

이날 오전 8시부터 성분명처방 시범사업에 반대하는 의협 임원진이 국립의료원 앞에서 집단시위를 벌였지만, 끝내 성분명 시범사업을 막아낼 수는 없었다.

위장약·두통약 등 성분명처방...환자 본인부담금 줄어

데일리팜은 성분명처방 시범사업 전후 상황변화를 살펴보기 위해 취재진이 직접 국립의료원에서 속쓰림과 감기몸살 등으로 처방을 받아봤다.

데일리팜 한승우(남·28) 기자는 지난 14일 속쓰림으로 국립의료원에서 진료를 받고 처방을 받았다. 당시 처방받은 품목은 리보트릴정0.5mg(한국로슈)과 디세텔정 50mg(일양약품), 잔탁정150mg(GSK) 등 3품목(4일분)이었다.

상품명에서 성분명으로 바뀐 처방전(데일리팜 취재진이 직접 처방조제)
그러나, 17일 오전 재진을 받은 결과 잔탁정150mg이 ‘라니티딘150mg'으로 성분명처방이 이뤄지면서 한 기자는 국립의료원 앞 K약국에서 일동제약의 '큐란정’으로 조제(4일분)받을 수 있었다. 나머지 두 품목은 동일하다.

잔탁은 503원이었고, 큐란정은 307원으로 약값이 196원이나 떨어졌다. 한 기자는 본인부담금 3,000원(14일 당시)에서 17일 2,600원으로 줄어들어, 400원의 절감 혜택을 보게 됐다.

감기몸살로 지난 13일 국립의료원 가정의학과에서 진료를 받은 홍대업(남·38) 기자. 그는 초진시 타이레놀ER서방정650mg(한국얀센)과 알베오텐정37.4mg(명인제약), 리노에바스텔캅셀(보령제약) 등 3품목(5일분)을 처방받았다.

17일 오전 재진을 받은 홍 기자는 타이레놀ER서방정을 ‘아세트아미노펜ER650mg'으로 성분명처방을 받아, 국립의료원 앞 D약국에서 타세놀ER 등(3일)을 조제받았다. 역시 나머지 두 품목은 동일하다.

다만 타이레놀의 경우 약값이 64원이며, 타세놀은 52원으로 별다른 약값 절감효과를 보지는 못했다. 정률제로 인해 환자 본인부담금은 동일 기간으로 환산했을 경우 2,100원으로 동일했다.

상품명에서 성분명으로 바뀐 처방전(데일리팜 취재진이 직접 처방조제)
D약국-K약국, 성분명처방 환자에 의약품 선택 도와

국립의료원 앞에 위치한 D약국과 K약국은 성분명처방 환자에 대해 의약품 선택권을 위해 조제가능한 품목이 기재된 리스트를 보여주면서 약값이나 효능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는 모습을 보였다.

D약국 K약사는 아세트아미노펜 제제를 기존의 타이레놀에서 타세놀로 조제하는 과정에서 환자의 의사를 먼저 물었다. 홍 기자가 저가의 “타세놀도 괜찮다”고 하자, K약사는 조제된 약을 건네면서 “성분과 효능, 성상 등은 거의 비슷하기 때문에 약효과도 별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 약사는 "타세놀도 국립의료원에서 기존부터 처방해오던 품목인 만큼 안전성에도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립의료원의 또 다른 문전약국인 K약국은 성분명처방으로 나온 처방내역을 검토하면서 품목리스트를 환자에게 보여주면서 ‘라니티딘150mg'을 잔탁정에서 큐란정으로 조제해줬다.

이 과정에서 잔탁정과 큐란정 등과 함께 같은 성분의 품목들을 환자에게 제시하면서 약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K약국의 K약사는 “라니티딘의 경우 국립의료원에서 기존에 4개 품목을 처방해왔다”면서 “성분명처방을 받은 환자가 왔을 경우 기존 품목 중에서 조제를 받을 수 있도록 권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약사는 그러나 “오늘 방문한 환자를 살펴보면, 성분명처방 시범사업 대상인데도 상품명으로 처방이 나오는 경우가 더 많았다”면서 “환자들이 기존대로 상품명처방을 선호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국립의료원 “성분명처방 위험성 없다”...국민 인식도는 아직 부족

성분명처방 시범사업을 진행한 국립의료원측에서도 성분명처방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자세를 취했다.

데일리팜 기자가 진료를 받은 가정의학과 전문의 S씨.

그는 성분명처방으로 인한 약화사고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의협의 주장에 대해 “모든 품목에 대해 성분명처방을 했을 때는 위험하지만, 검증된 품목을 가지고 하는 시범사업인 만큼 환자는 걱정할 필요없다”고 강조했다.

전문의 S씨는 “무대포로 성분명처방을 하는 것은 아닌 만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성분명처방 시범사업에 대한 환자들의 인식도는 아직도 낮은 것으로 보였다.

실제로 서울 광휘동에 거주하는 J모(여·66)씨의 경우 의약품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기존대로 처방받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진통제를 상품명으로 처방받은 J씨는 “성분명처방을 받더라도 의사와 상의를 해서 의약품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스 처방을 받은 서울 오장동에 거주하는 B모(남·57)씨는 “약을 처방받는 과정에서 의약사 모두와 상담해야 하겠지만, 예전에 복용하던 약을 먹겠다”면서 “성분명처방에 대해서는 예전처럼 의사에게 상품명을 요구하겠다”고 답변했다.

국립의료원 수납창구에서 근무하는 관계자 역시 “성분명처방을 받은 환자는 거의 없다”면서 “사실 나도 성분명처방이 뭔지 잘 알지 못한다”고 대답했다.

이처럼 국립의료원에서 성분명처방이 많이 나오지 않는 이유는 고령노인환자가 많고 장기처방이 주를 이루고 있는데다 국민의 인식도가 낮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성분명처방 시범사업과 관련 정부는 물론 국립의료원 역시 의협의 강력한 반발로 대국민홍보를 적극 실시하지 못한 것도 원인으로 분석된다.

한편 국립의료원 문전약국들은 “성분명처방이 나올 경우 의사의 처방권과 환자의 약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해 충실한 복약지도를 실시할 것”이라고 밝혀, 향후 성분명처방 시범사업은 점차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데일리팜 특별취재팀]=홍대업·류장훈·한승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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