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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도매 정면충돌 위험하다

  • 데일리팜
  • 2008-04-07 06:44:03

도매업계와 제약사간의 양보할 수 없는 #마진전쟁이 결국 약국 백마진 문제로까지 불똥이 튀었다. 예전과는 다른 진흙탕 싸움으로 확전될 기미가 보인다. 제약사들의 잇따른 마진인하 움직임에 도매 공조직 보다 더 큰 목소리를 내며 사조직 모임이 가세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례적인 행보다. 이들의 목소리가 도협이나 산하 시·도지부 등의 행보 보다 대단히 공격적이다. 그들이 누구인가. ‘약업발전협의회’는 수도권 OTC 주력도매업체들의 모임이고, 6·3회는 내로라하는 전국 대형도매업체들의 모임체이다. 이들이 바로 제약사들에게 선전포고를 한 셈이다. 제약사와 도매업체간에 일촉즉발의 전운이 감돈다.

안타까운 것은 마진전쟁이 현재로써는 불가피하다는데 있다. 약가인하 등으로 코너에 몰린 제약사들이 배수진을 치고 꺼내든 카드를 다시 거두어 들일 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거기다 서울시도매협회장의 약국 백마진 발언으로 대한약사회가 발끈하고 나서면서 문제가 복잡해졌다. 유통마진이 이래저래 #백마진과 결부되지 않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질 조짐이 우려수준이다. 약사회가 서울시도협회장의 공개사과 요구뿐만이 아니라 백마진을 부인하고 나선 것은 그 맥락이다.

이런 식으로는 제약, 도매, 약국이 모두 공동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 도매업계 사조직이 공언한 마진인하 제약사의 불법·탈법 사례 공개는 그래서 재고돼야 한다. ‘참담한 심정’ 내지는 ‘최후의 응징’ 등의 과격한 발언들이 나오고 있어 금방 행동에 옮길 태세다. 하지만 그것이 과연 제약사만의 문제가 될 수 있는가. 결국 약국의 백마진 문제와 직·간접적으로 반드시 연결되는 사안이다. 하지만 백마진은 공공연한 관행이면서 일정부분 인정되는 면이 있다. 약국 전체를 범법자로 만들기도 어렵거니와 실제 탈법·불법이 아닌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약사회에서 주장하는 이른바 ‘금융비용’ 부분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제약사들의 불법·탈법 사례는 그 처벌의 경계가 실로 모호하다. 도매업계도 약국 백마진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 또한 물론이다.

우리는 해당 제약사들과 도매업체들이 대화를 더 하라고 주문하고 싶다. 물론 밀리기라도 하면 중소제약사들이 대거 마진인하 대열에 합류할 것이라는 도매업계가 느끼는 극단의 위기감을 모르지 않는다. 그런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기도 하다. 그래서 이번 문제의 발단이 된 해당 외자제약사와 더더욱 대화의 물꼬를 터야 한다. 일단 법적 다툼으로 들어가면 대화의 통로가 전면 차단되고 협상의 여지가 없어짐을 숙고해야 한다.

해당 외자사는 분업이후 승승장구를 해왔으나 지난해 처음 매출이 첫 감소해 외자제약 랭킹 2위 자리를 내주며 3위로 떨어졌고 이익률까지 크게 뒷걸음질 쳐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 영업이익은 69%, 순이익은 61% 가량이 각각 감소했기 때문이다. 금액으로는 무려 240억원과 155억원 규모다. 도매업계가 어떤 대응을 해도 배수진을 칠 가능성이 높은 성적표다. 그래서 어떤 일이 있어도 대화의 끈을 놓지 않는 것이 필요하다. 유통마진을 사실상 전혀 주지 않는 다른 외자사들이나 수금정책의 변화를 꾀하는 제약업체들과도 마찬가지다. 이들 업체들 역시 위기감을 갖고 뗀 발걸음을 쉽게 내려놓지 않을 것이 확실하다. 이런 상황에서 부딪치면 해결점은 요원하다.

재론하지만 도매업계에 닥치고 있는 심상찮은 위기감을 모르지 않는다. 그토록 도매유통의 비중을 확대하고자 해 왔음에도 그 반대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 그 일단의 반증이다. 의약품성실신고조합의 ‘2007년 매출 거래별 내역’을 보면 지난해 79곳 제약사의 병원·관납 직거래비중은 25.76%(2조2645억원)로 전년보다 오히려 3.63% 증가했다. 반면 이들 제약사의 도매업체 거래 비중은 38.85%(3조4154억원)로 0.89% 줄어들었다. 도매업계의 입지가 줄어든 셈이다. 이렇듯 제약사들이 직거래 비중을 확대하면 할수록, 마진율을 축소하면 할수록 도매업계의 생존환경은 반대로 악조건이 된다. 도매업체 상당수가 0~2%의 이익률에 그치는 것이 실제 위기의 좌표다.

제약사와 도매업계간의 마진 줄다리기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약가인하 요인이 발생하면 서로 네 탓 공방을 벌이는 일이 예사이니 마진싸움 역시 끝날 수 없는 게임이라는 것을 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정부의 약제비 적정화 방안 시행 이후 지난해부터 코너에 몰리기 시작한 업체들이 늘면서 일부 제약사들은 사생결단이다. 이에 정면 맞대응 하는 도매업계의 행보가 불안하기 짝이 없다. 늪에 빠져 있으면서 서로 나 홀로 허우적거리는 식이다. 위기를 공유해야 한다. 슬기롭게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위기극복 방안을 함께 찾아야 한다. 제약과 도매업계가 상시 협의기구를 구성해 머리를 맞대지 않으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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