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매, GSK제품 불매는 국내 제약사 압박용
- 최은택·이현주
- 2008-04-14 06:59:16
-
가
- 가
- 가
- 가
- 가
- 가
- 대형도매 불참 파급력 미미···"서울시약 개입 부적절" 지적
- PR
- 전국 지역별 의원·약국 매출&상권&입지를 무료로 검색하세요!!
- 데일리팜맵 바로가기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이하 GSK)과 약업발전협의회(이하 ‘약발협’)간의 대립은 마진문제를 넘어 약국 의약품 유통의 주요쟁점이 망라돼 있다고 볼 수 있다.
양자간 잘잘못을 보기에 앞서 갈등의 원인과 배경을 먼저 살펴봐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원인과 배경=이번 사태의 직접적인 원인은 잘 알려진 대로 GSK의 유통 마진정책이다.
도매업계에 따르면 GSK는 지난해 12월 거점도매들과의 재계약을 앞두고 기본마진을 종전 7%에서 5%로 인하하고, 거래량에 따라 0.5~1.3%의 사후마진을 차등지급하겠다고 통보했다.
‘아반디아’ 이슈와 약가인하 등의 여파로 채산성이 떨어진 것을 만회하려는 조치였다.
거점도매 마진인하 수용···지난해 계약 마쳐
GSK 국내 거점인 50여 곳의 도매업체는 모두 변경된 마진정책을 수용하기로 하고 계약을 체결했다.
2007.11.GSK 마진인하 결정 통보 기본 5%에 추가 0.5~1.3%까지 차등지급, 회전 4개월(회전 1개월 연장) 2007.12.서울도협 마진인하 1년 유예 건의 GSK '쥴릭행 회피위해 마진인하 불가피하다' 답변 GSK 거점도매 임원들 대체판매 결정 2008.2.도매협회, GSK측에 유통정책 원상회복 거듭 촉구 2008.3.GSK김진호 사장에게 마진인하 원상회복 요구서 발송 2008.4.약업발전협의회(수도권 도매 23곳)GSK 제품 판매 제품 공급불가 결정
|GSK 유통정책변경 관련 사건전개 상황|
마진정책이 관철되지 못할 경우 쥴릭에 유통을 위탁할 수 밖에 없다는 GSK 측의 간접 압박이 도매업계에 부담으로 작용했던 것이다.
이런 가운데 수도권 소재 약국주력 도매업체들이 계약체결 3개월만에 돌연 반기를 들고 일어났다.
‘약발협’에 속한 23개 업체들이 최근 긴급회의를 갖고 GSK 제품 불매운동을 결의한 것이다.
이들 업체들은 이미 이달초부터 거래약국에 불매운동에 들어갈 것임을 예고하고, 재고를 비축해 둘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약발협’ 회장인 성일약품 문종태 회장은 “3개월간 운영해 보니 손해가 발생했다. 다른 제품을 판매한 이득으로 손실분을 매꿔야 하는 상황"이라며, 뒤늦게 불매운동에 나서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GSK "'약발협' 주장은 일부도매 목소리 불과"
GSK 측은 그러나 ‘약발협’의 주장을 수용할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도매업계 공식조직도 아닌 사모임이 나서 개별업체간의 계약관계를 흔드는 것도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GSK 관계자는 “거점도매 전체가 지난해 계약을 체결했고, 대부분은 더 이상 마진정책을 문제삼지 않고 있다”면서, “사모임의 요구에 대응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실제 ‘약발협’ 소속 23개 업체 중 GSK와 직접 거래하는 도매는 15곳으로 전체 거점도매의 30% 수준에 불과하다.
GSK 측은 특히 ‘약발협’의 이번 반발이 GSK를 겨냥하는 것 같지만 속내는 국내 제약사 쪽으로 가 있다고 진단했다.
GSK와 비슷한 시기에 잇따라 마진인하 방침을 정한 일성신약과 유나이티드제약, 영일제약, 삼일제약, LG생명과학에게 보내는 위력시위라는 것이다.
도매업계 한 관계자도 “GSK와의 싸움에서 밀리면 6개 제약사 뿐만 아니라 다른 제약사들도 마진인하에 합류할 것”이라면서, 제약사 전반의 마진인하 분위기에 쐐기를 박는 데 이번 사태의 본질이 있음을 간접 시사했다.
'약발협' GSK 불매운동, 파급효과 미미할듯
◇파급효과=하지만 ‘약발협’의 의도와는 달리 이번 불매운동은 힘을 발휘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원활한 수급을 위해 GSK 제품을 대신 공급해 주기로 약속한 도매업체가 18곳에 달하는 데다, 수도권 소재 약국유통을 주름잡고 있는 백제와 지오영이 불참하고 있기 때문이다.
‘약발협’ 소속 도매업체들은 오히려 이번 사태의 장기화로 자신의 거래선을 다른 도매업체들에게 빼앗길까 전전긍긍해야 할 처지에 놓여졌다.
도매업계 한 임원은 “약발협이 모처럼 단결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는 했지만, 대형 도매업체들이 유통망을 가동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싸움을 지속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약국가도 거래도매가 아닌 다른 도매에게 주문을 하는 것을 마뜩잖게 여기는 분위기이지만, 공급차질을 우려하지는 않고 있다.
한 개국약사는 대신 “도매업체들이 쥴릭사태로 힘들게 하더니 이번에는 제약사와의 마진갈등으로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면서 “약국과 환자를 볼모삼는 행위는 사라져야 할 것”이라고 불만을 쏟아냈다.
'약발협', 방관하는 도매협회에도 활시위
상황이 이렇게 전개되자 ‘약발협’은 도매협회가 이번 사건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는다면서 비판의 날을 세우고 있다.
이런 목소리는 이미 지난해 계약체결 당시부터 간헐적으로 터져 나왔었다.
하지만 도매협회 입장에서 GSK 문제에 팔을 걷어 붙이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게 도매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쥴릭사태의 경우 국내 도매업계와 대립각이 분명하지만 GSK 마진문제는 상황이 다르다는 것.
우선은 상당수의 도매업체들이 GSK 방침을 수용키로 한 데다, 자칫 이번 사태로 인해 GSK가 쥴릭에 물류를 위탁할 수도 있다는 점이 부담요인이다.
국내 제약사와의 관계도 중요한 부분이 됐다.
국내 업체들에게는 유통마진을 7~8% 이상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GSK에는 5%에서 6%로 올려달라고 하면 국내 제약사에게 반발의 빌미만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시약, 응원군 합류···"개입 부적절" 지적도
◇서울시약 개입=‘약발협’이 도매협회 대신에 응원군으로 요청한 것이 서울시약사회다.
서울시약사회는 회원들의 불편을 이유로 15일 ‘약발협’과 GSK, 다국적의약산업협회 관계자들을 불러 ‘청문회’를 갖기로 했다.
이 청문회에는 서울시약사회 회장단과 서울시도매협회 회장단이 배석한 가운데 열릴 예정인데, GSK에서는 김종호 상무가, KRPIA에서는 이규황 부회장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의약품 공급대란이 현실화 되지 않는 가운데 서울시약사회가 제약사와 도매업체의 마진문제에 개입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제약사와 도매업계 간의 마진갈등의 이면에 약국 ‘백마진’ 문제가 도사리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서울시약사회의 개입을 곡해하는 목소리도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의 한 도매업체 사장은 “마진갈등에서 제약사들은 항상 이익이 있기 때문에 백마진을 주는 것 아니냐고 반문한다”면서 “약사회의 개입이 백마진 고리를 유지하기 위한 도매업체와의 유착으로 비춰질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약국피해 재발 방지-백마진 해법 등 과제
◇과제=제반상황을 고려할 때 GSK와 ‘약발협’의 갈등은 오래 지속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신 이번 사태는 세가지 과제를 되돌아 볼 수 있는 계기를 제공했다.
첫 번째는 제약사와 도매업계, 쥴릭과 도매업체들간의 갈등이 약국이나 환자들의 피해로 이어지지 않도록 재발방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점이다.
두 번째가 약국에 제공되는 ‘백마진’ 문제다.
도매업계는 제약사들로부터 마진인하 압박을 받으면서 동시에 약국에서는 거래선 확보나 수성을 위해 ‘백마진’ 경쟁을 벌이고 있다. 수입은 줄고 지출만 늘어나는 구조인 셈이다.
도매협회가 지난해 회원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도매 한 곳당 조마진율은 7.6% 수준이다.
도매협회는 그러나 매출액 대비 물류비가 2.5%, 기타 경비가 4%로 실제 순이익은 1.1%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다시 말해 1000원짜리 의약품을 약국에 공급해봤자, 순이익은 11원밖에 안된다는 얘기다.
GSK처럼 제약사들이 마진을 인하할 경우 도매업계의 경영상황은 지금보다 더욱 악화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지출의 3% 이상을 점하는 ‘백마진’을 없애는 것은 사활적인 일이다. 서울시약사회가 ‘청문회’를 통해 건드려야 할 것도 잘잘못을 가리는 ‘포청천’으로서의 역할이 아니라 바로 이런 부분이 돼야 할 것이다.
도매업계, 물류선진화-공동물류 전환 사활
도매업계 내부에서는 규모의 경제실현과 물류선진화가 과제다. 조마진이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도매업계도 이제는 비용절감과 물류혁신을 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높다.
3자 물류나 공동물류에 관심을 갖는 업체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도매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처럼 집단행동이나 실력행사로 제약사를 옥죄려는 방식은 지양해야 한다”면서 “이번 사태에서 ‘약발협’으로 도매업계의 여론이 모아지지 않은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
백제-지오영, GSK 제품 공급···약발협 고립
2008-04-12 07:31:04
- 댓글 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남겨주세요.
오늘의 TOP 10
- 1끝나지 않은 퇴출 위기...'국민 위염약'의 험난한 생존기
- 2창고형 H&B 스토어 입점 약국 논란...전임 분회장이 개설
- 3고덱스 판박이 애엽, 재논의 결정에 약가인하도 보류
- 4신풍제약, 비용개선 가속화...의원급 CSO 준비
- 5직듀오·엘리델 등 대형 품목 판매처 변동에 반품·정산 우려
- 6"반품 챙겨뒀는데"...애엽 약가인하 보류에 약국 혼란
- 7"일본·한국 약사면허 동시에"...조기입시에 일본약대 관심↑
- 8내년부터 동네의원 주도 '한국형 주치의' 시범사업 개시
- 9제약업계 "약가제도 개편 시행 유예..전면 재검토해야"
- 10대용량 수액제 한해 무균시험 대신 다른 품질기준 적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