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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목시실린 대란...거짓정보→SNS→약국 급속 전파

  • 강혜경
  • 2025-09-12 18:05:28
  • 정보 비대칭, 불안심리 한 몫...2시간에 품절
  • 지난해 하루날디, 트윈스타, 자디앙, 트라젠타도 가짜뉴스로 품절
  • '진짜 품절될까' 울며 겨자먹기 악순환…대책마련 절실

[데일리팜=강혜경 기자] 가짜뉴스로 2시간 만에 아목시실린 제제가 품절되는 초유의 사태가 빚어졌다.

과거에도 영업담당자의 실적 채우기 등의 수단으로 품절이슈 퍼트리기가 존재했지만, 이번에는 약국의 혼란과 피해가 더욱 컸다. 치과를 비롯해 정형외과, 내과, 이비인후과, 소아과 등 전 진료과를 망라해 처방되는 약이다 보니 과거 가짜뉴스가 발생했던 약들에 비해 파급효과가 컸던 것이다.

약국을 울리는 가짜 품절이슈에 대해 엄벌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정보의 비대칭성과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의약품 품절 사태로 인한 약국 불안심리를 악용한 범죄일 수 있다는 것이다. 단순 해프닝을 넘어 정상적인 조제 현장을 혼란에 빠뜨릴 수 있는 중차대한 사건이라는 게 약국가의 지적이다.

◆정보 비대칭이 부른 촌극= 코로나19 이후 제약·도매가 정보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11일 약국가에 떠돈 아목시실린 수급 불안정 관련 안내 메시지.
처방에 대비해 재고를 확보해 둬야 하는 입장에서 제약·도매발 정보는 중요한 소스가 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거래 규모가 크지 않은 중소형 약국일수록 정보 비대칭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문제는 소스가 재고를 털어내거나 실적을 채우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된다는 점이다. 여기에 SNS 발달도 영향을 미친다. 커뮤니티 등 SNS를 통해 소문이 삽시간이 확산되면서 불과 수 시간만에 전국 약국이 영향권에 속한 것.

A약사는 "대규모 품절사태를 겪은 약국에서는 여전히 불안과 학습효과가 작용한다. 재고 확보가 우선이다 보니 소문에 대한 진위 보다도 주문 자체에 열을 올릴 수밖에 없다"며 "소문이 확산되면서 금세 품절로 이어지다 보니 소문 자체에 초점이 맞춰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소문은 실주문으로 이어졌는데, 지난해 1월 하루날디·트윈스타 품절 가짜뉴스 당시 약국의 주문량은 평소 대비 17배 가량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아목시실린 사태 역시 최초 근원지는 알 수 없지만 오구멘틴, 아목시실린, 곰실린, 베아크라, 아모크라는 물론 세파클러 일부 제제까지 품절되는 연쇄작용을 낳았다.

비알피인사이트 데이터로 확인한 종근당아목시실린 제품 입고 신청 및 발송 현황.
제약산업 데이터 분석 전문기업 비알피커넥트의 바알피인사이트에 따르면 11일 기준 품절 알림 신청 상위 100개 제품 합계 6만건 가운데, 아목시실린 관련 제품만 5만건 이상을 차지했다. 또 9054건의 입고신청이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비알피커넥트 관계자는 "아목시실린처럼 환자 치료와 직결되는 주요 성분에서 불확실한 정보가 확대 재생산되면 의료 현장의 혼란은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약국 패닉바잉, 정작 필요한 약국에까지 악영향= 불안을 자극한 약국의 패닉바잉은 정작 실 재고가 필요한 약국에까지 악영향을 미친다.

아목시실린 제제의 경우 비교적 안정적으로 공급이 이뤄지는 제품이고, 과거 수급 곤란 이후 다양한 제조원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상대적으로 수급 불안정 이슈가 발생할 가능성이 적다는 게 정설임에도 패닉바잉이 빚어진 것이다.

B약사는 "가짜뉴스로 인해 품절이 발생하면서 정작 실재고 조차 구비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도매업체들 역시 주문을 취소하고 있다고 하지만 이튿날까지도 여진이 발생하면서 재고 확보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주문에 성공한 약국 역시 부담이 되기는 마찬가지다. C약사는 "품절에 대비해 주문량을 늘리면서 수백만원을 결제했다. 그만큼 약값 부담이 늘어나는 것"이라며 "약국으로서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약국에서는 재고를 확보할 수밖에 없고, 이를 다시 반품하는 비효율적인 상황이 되풀이된다는 게 C약사의 얘기다. 하지만 품절에 대비해 재고를 확보해 둬야 다른 품절약을 교품하는 데도 일종의 물물교환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가짜 품절, 엄벌해야"= 가짜 품절에 대해 업계 차원의 자정 노력은 물론 정부가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간 약사회는 가짜뉴스 확산과 의도적인 품절약 마케팅과 관련해 공문을 보내 시정을 당부했다.

약사회는 품절은 약국에서 조절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보니 약국을 중심에 둔 비정상적인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본다며, 자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유통협회에 공문을 보내고 제약사 윤리의식 확보 등을 제안했지만 그럼에도 유사한 사례가 반복된다면 정책적으로 대책을 마련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대한약사회는 아목시실린 제제는 다양한 원료 수입처를 확보하고 있고, 추가 안전성 평가가 필요한 품목도 아니며, 원료 수급·공급에 전혀 문제가 없음을 확인했다며 불필요한 재고 확보를 자제해 줄 것을 당부했다.

또 가짜뉴스 확산 같은 영업 행태로 가수요가 발생하는 사례를 발견할 경우 약사회로 알려달라고 안내했다.

식약처 역시 근원지 색출에 나섰다. 식약처는 이번 사태에 대해 "복수의 제약사 등 확인 결과 이미 1년 치 이상의 원료를 구비한 것도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일"이라고 밝혔다.

D약사 역시 "품절에 대한 책임에 전적으로 약국에 부과되다 보니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수급불안정 의약품에 대해서만이라도 성분명 처방이 반드시 도입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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