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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생제 수질오염 약국이 막자

  • 데일리팜
  • 2009-04-23 06:20:17

한국은 유난히 #항생제를 많이 복용하는 국가 중 하나이고 그로인한 내성률이 대단히 높다. 일례로 폐렴구균 항생제 내성률만 봐도 최근 보고에 따르면 세계 최고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월 태국 방콕에서 개최된 '제7회 항생제와 항생제 내성에 관한 국제심포지엄'에서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에리스로마이신'의 내성률이 70%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10명중 7명은 에리스로마이신을 복용해도 치료가 잘 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에리스로마이신은 감기, 폐렴, 편도염뿐만 아니라 매독이나 임질 등에 두루 사용하는 이른바 '국민 범용'의 항생제다. 하지만 먹어도 소용이 없는 약제가 되고 있으니 항생제라고 일컫는 자체가 무의미한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하지만 항생제를 복용하지 않아도 식수원을 통해 항생제를 복용할 환경에 처한 것이 또한 위험상황이다. 우리가 식수원으로 사용하는 한강 본류 및 지류가 항생제, 항균제, 해열진통제 등으로 심하게 오염돼 있는 것이다. #대한약사회가 서울 구리 및 석수하수처리장과 반포대교 남단 등 한강 6곳의 수질을 조사할 결과다. 약사회는 이번 조사에서 국내 대표적인 항생제 6개, 항균제 5개, 해열진통제 1개 등 총 12개 성분을 선정해 조사·분석한 결과 11개 성분을 검출해 냈다. 예상은 했던 일이지만 충격이다. 그것도 방류수라는 것이 적이 놀랍지 않을 수 없다.

항생제 내성률 수위를 기록 중인 #에리스로마이신이 석수하수처리장에서 1L당 최고 125ng(나노그램)이 검출된 것은 쉽게 지나칠 일이 아니다. 이는 환경에 유해를 주는 국제 기준치인 37ng/L을 세배나 초과한 것이다. 또 탄천 물 재생센터 침전지에서는 42.8ng, 구리하수처리장에서는 39ng이 검출돼 역시 기준치를 넘어섰다. 조사대상 하수처리장이 최종 방류구 또는 침전지라는 것이 불안을 가중시킨다. 에리스로마이신을 복용할 환경이 도처에 널려 있는 셈이다. 가정 말고도 수돗물을 식수원으로 하는 대중업종이나 시설물들이 국민 생활 주변에 의외로 많기 때문이다.

방류수에서 의약품을 정화할 고도 정수처리시설이 없으면 식수에 항생제 성분이 함유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실제로 이 시설이 없는 구리하수처리장에서는 린코마이신이 383ng/L 검출됐는데, 이는 환경유해 기준의 10배가 넘는 양이다. 석수하수처리장에서도 369ng이나 나왔다. 린코마이신 역시 혐기성(嫌氣性) 세균을 죽이는 항생제로 기관지염, 폐렴, 편도염, 인두염, 중이염, 종기 등의 적응증에 널리 쓰이는 범용 약제다.

이번 조사는 대한약사회가 폐의약품 수거사업의 일환으로 조사한 것이기에 시작할 때부터 관심이 많았다. 의약품을 취급하는 전문가 단체가 나서서 조사한 것이기에 그랬다. 그런데 그 결과가 관심만큼 충격을 많이 주었다. 따라서 조사결과를 국민들에게 적극적으로 홍보해야 한다. 단순히 조사결과를 보도자료로 배포하는 선에서 마무리 지을 일이 결코 아니다. 검출된 약물의 성분별로 내성율과 그로인한 위험성을 정확하게 그리고 적나라하게 알릴 필요가 있다. 홍보 방법도 약국을 적극 이용해야 한다. 관련 팜플렛을 제작해 약국을 찾는 환자들에게 배포하는 등의 적극적인 홍보가 긴요하다.

하천의 항생제 오염은 담수어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생태계와 환경을 파괴하는데 항생제가 일조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 영향이 최종적으로는 사람에게 온다는 점에서 이 역시 방치할 사안이 아니다. 경기도 보건환경연구원이 최근 중랑천과 신천 등의 담수어를 대상으로 총 16종의 항생제 내성률을 조사한 결과는 놀랍다. 테트라사이틀린의 내성률이 49.3%라는 높은 수치가 나왔다. 암피실린 등 나머지 성분도 20~40%대 수준이다. 2가지 이상의 항생제에서 내성을 보인 다재내성균은 62.1%에 달했다. 물고기조차 항생제 내성이 이처럼 높게 나온 것은 하천의 항생제 오염이 결국 사람에게도 직접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반증이다. 테트라사이클린은 축산 농가나 어류양식장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는 약제라는 점에서 대책이 시급하다. 동물이나 어류에 무방비로 노출돼 사용되고 있는 항생제를 동시에 규제해야 할 시점이다.

폐의약품 수거사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국민들의 능동적인 참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국민들의 참여를 끌어내려면 하천의 의약품 오염에 대한 심각성을 국민들이 십분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어느정도는 충격요법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때마침 건강보험공단이 폐의약품 수거사업에 적극 나섰다. 공단이 진행할 '안 먹는 약 수거사업'에서 목표대로 2130kg의 폐의약품이 수거된다면 약사회 사업에 큰 보탬이 된다. 이왕이면 약사회와 긴밀히 연계해서 진행하길 원한다. 전문가 단체와 정부기관이 손을 맞잡으면 실행력과 추진력에서 시너지가 있다. 가장 중요한 일회성 사업이 되지 않기 위해서도 같이 사업에 임해 국민들이 폐의약품 수거를 재활용 분리수거처럼 생활 속에 자리 잡도록 해야 한다. 국민 모두에게 미래의 잠재적 칼날이 되어 돌아올 위험성을 사전에 원천 차단하는 역할의 최일선이자 중심에 약국이 있음을 직시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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