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간환자 보호자 상대 제일 힘들어"
- 데일리팜
- 2011-06-13 09:3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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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 본인 잘못일때도 약국 추궁, 협박 적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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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전간 환자와 관련해 발생한 두 가지 사건을 기억한다. 첫번째는 작년에 디스트릭을 이전하면서 3주간 플로팅을 했던 기간에 발생한 사건이다. 그 당시 플로팅 스케줄을 몇 번 받았던 약국은 흑인 빈민가 우범지역의 24시간 약국이었다. 현재 디스트릭에서 일평균 처방건수로 따지면 넘버원, 그 약국은 예전에 내가 스탭으로 근무했던 남가주 일평균 처방건수 넘버원 약국에 비하면 규모가 작지만 어쨌든 전화벨과 약 타가는 환자 줄이 끊이지 않는 바쁜 약국이었다. 이들의 건강보험은 캘리포니아 주정부나 카운티 정부가 보조하는 코페이가 '0'인 빈민자 건강보험이다.
아침에 한참 바쁜 가운데 어떤 전간환자의 보호자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항전간제를 리필하겠다는 것이다. 환자 처방기록을 살펴보니 현재 남은 리필이 없었다. 환자 보호자에게 현재 리필이 남아있지 않으니 의사로부터 재처방 승인을 받아야한다고 말했다. 그랬던 한달 전에 1년간 리필을 허가한 처방전을 들고 왔는데 무슨 소리냐면서 당장 찾아내라는 것이다. 그 바쁜 아침에 지금 있는 테크니션 2명은 조제와 판매만으로도 정신이 없고 의사한테 전화는 계속 걸려오고 리뷰할 처방전 수는 점점 늘어가는데 언제 들고 왔는지 정확히 모르는 처방전을 뒤져 찾아낼 시간이 없었다.
환자의 보호자에게 지금은 너무 바쁜 시간이라 처방일자를 모르는데 처방전을 다 뒤질 수 없으니 일단 환자가 필요한대로 기존 처방에 맞춰 3일치 처방약을 응급으로 내보내고 오후에 의사와 전화해서(의사도 연락하면 하루 지나야 응답하는 종합병원에 소속된 의사였다). 1년치 처방전을 받아놓겠다고 했더니 그 때부터 흑인 특유의 억양으로 온갖 욕설과 협박을 시작했다. 제정신이 아닌 수준 미달의 환자가 당장 약국으로 달려오겠다고 하길래 약국에 나타나서 소란을 피우면 그 때는 경찰을 부르리라 마음을 정하고 일을 계속하고 있는데 그 보호자가 왔다.
약국에 왔을 때는 전화할 때보다 비교적 안정된 상태였다. 그 보호자가 시니어 테크니션을 하나 붙잡고 당장 찾아내라고 했다. 그 시니어 테크니션이 일단 업무를 중단하고 처방전을 찾기 시작했는데 30분간 업무중단 끝에 이미 스캔되어 저장된 처방전 이미지를 찾았다. 그 처방전에는 그 보호자 말대로 리필이 12번 적혀있었는데 의사가 아주 이상한 위치에 리필을 적어놓아 이전에 처방전을 리뷰한 약사가 리필이 없는 것으로 처방전을 리뷰한 것이 발견됐다.

이 경우 리필 회수가 입력되지 않았기는 했지만 정정되었고 환자는 어쨌든 처방약을 받아갔기 때문에 약사회에 보고를 한들 문제가 없다. 더구나 욕설과 협박을 퍼붓는 그 정도의 학력수준으로 캘리포니아 약사회에 보고서를 작성할 능력이 있을리 없다. 후에 오후 교대로 들어온 약사 (리필 리뷰를 잘못한 장본인)에게 오전에 발생한 사태와 그 약사의 이름이 일단 환자에게 노출되었다는 사실을 알리고 디스트릭 오피스에 보고하는 것으로 사건을 마무리했다.
두번째 사건은 위의 사건보다는 경미한 수준이지만 의사가 재처방을 거부함으로써 발생한 사건이다. 전간 환자의 보호자가 지금 처방약이 다 떨어졌으니 3일치 응급처방을 달라고 토요일에 약국에 전화를 했다. 환자의 기록을 보니 처방약은 카바마제핀(carbamazepine)이었는데 환자가 혈액검사를 마치지 않았기 때문에 의사가 재처방을 할 수 없다고 그 전날 거부했다는 기록이 있었다. 환자가 항상 복용해왔다는 기록이 있는 상황에서 약국에서 재처방 요청을 했으나 의사에게 아직 확답을 받지 못한 상태라면 응급처방 3일치를 내보낼 수 있다. 하지만 의사 이미 재처방을 할 수 없다고 거부한 상태면 응급처방을 내보낼 수 없다. 환자는 처방약이 필요하면 의사와 만나야한다.
환자의 보호자에게 의사가 거부했기 때문에 응급처방을 내보낼 수 없으며 의사가 혈액검사를 받아야 처방해줄 수 있다고 했더니 어떻게 전간약을 안 줄 수 있느냐면서 만약 전간발작이 발생해서 응급실로 실려가면 약국에 소송을 걸겠다면서 협박을 시작했다. 이런 종류의 협박은 한두번 들어본 것도 아니다. 이 환자의 경우 카바마제핀은 장기 복용하면 치명적인 혈액 이상 (fatal blood cell abnormalities)을 일으킬 수 있어 주기적으로 혈액검사를 해야하는데 환자가 말을 안 듣고 검사를 안했기 때문에 의사가 재처방을 거부한 것은 타당하다.
나는 그 환자 보호자에게 당장 처방이 필요하다면 얼전 케어나 응급실에 가든지 주치의에게 다시 연락하라고, 네 아들이 항전간제가 떨어져서 전간 발작이 발생하면 네가 의사 말을 안 따르고 방치했기 때문이지 약국의 책임이 아니며 오늘 얼전 케어 아이를 데리고 갈지 말지는 네가 결정하고 네가 책임지는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하고 끊었다.
만성질환자는 주기적으로 의사를 만나고 본인의 처방약이 떨어지지 않도록 관리할 책임이 있다. 어떤 환자들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은 본인의 과실로 매일 복용해야할 약의 재처방을 못 받았다든지, 순전히 환자 본인 판단으로 약을 과다복용(예를 들어 1일 1회 처방인데 효과가 없다고 의사 허락없이 1일 2회를 복용)해서 처방약을 예정보다 일찍 소진하고 약국에 나타나 소란을 피우는 것이다. 아마도 약국 문은 평일이나 주말이나 아침이나 저녁이나 항상 열려 있어 그런가 보다. 주말에 근무할 때면 우리 약국에서 약을 받아가는 환자도 아닌데 단지 주말에도 접근가능하고 전화 상담료를 부과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의사를 방문할 수 없어 생기는 온갖 문제를 약사와 상담하겠다고 전화하는 통에 정작 해야할 업무가 지연될 때가 종종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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