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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과 싸우는 아이들도 공부해야죠"

  • 이혜경
  • 2012-12-03 06:30:02
  • 한양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영호 교수

한양대병원 이영호 교수
"몇 년전까지만 해도 소아암 환자로 입원한 아이들 가운데 일부가 출석일수 부족으로 유급을 겪곤 했다. 결국 사회성 결여 등의 다른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있었다."

한양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영호(51) 교수 7년 전부터 한양대병원 병원학교 '누리봄교실'을 교장을 맡고 있다.

소아암을 전문으로 하고 있는 이 교수는 소아암 환아들을 위한 병원학교 설립을 계획했다.

그동안 환아들을 위한 학교 프로그램은 다른 병원에서도 운영되고 있었지만 교육청과 연계, 병원학교 내 프로그램 이수를 정규 수업 일수로 인정해주는 것은 한양대병원이 처음이다.

이 교수는 "최소 3개월 이상 학교를 빠질 수 밖에 없는 소아암 환아의 경우 출석 일수 부족으로 유급을 하거나 학교를 그만둬야 했다"며 "검정고시를 치르는 아이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병원 생활 이어 학교까지 그만둬야 하는 환아들 중 일부는 사회성 결여 등의 문제를 또 다시 겪어야 했고, 이 교수는 마음이 아팠다고 한다.

그는 "병원에 입원한 아이들이 만날 수 있는 사람은 가족이나 의료진 뿐"이었다며 "본인이 속한 조직에 순조롭게 적응할 뿐 아니라 심리적 완화를 위해 병원학교를 계획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환아들을 위한 프로그램은 유치부, 초등부, 중등부, 고등부 등 개인수업과 과학, 논술, 무용, 미술, 영어, 예술, 음악 등 특별 수업으로 꾸려졌고 수업은 현직 교수 6명과 한양대학교 학생교사 36명이 맡는다.

이 교수는 "초등학생은 하루에 1시간 수업으로 학교 출석이 하루 인정되고 중고등학생은 하루 2시간 수업을 받으면 된다"며 "아직 중간·기말고사 등 손질해야 하는 부분도 남아 있다"고 밝혔다.

시험의 경우 각 학교별로 등교를 권유하거나 병원학교 내에서 교사 방문으로 치러진다. 출석으로 시험 점수의 80%가 인정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병원학교 누리봄교실 미술수업이 진행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7년간 병원학교를 운영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환아는 누구일까.

그는 "병원학교 초창기 내종양으로 치료를 받던 초등학생이 있었다"며 "부모가 이혼을 하면서 치료 과정에 있는 아이를 잘 돌보지 못하는 상황이었는데, 병원학교 자원봉사 대학생들의 가르침과 도움으로 중학교에 무사히 입학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고 귀띔했다.

이 교수는 "주변에서 조금만 도와주면 정상적이고 건강한 성인으로 자랄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며 "병원학교가 없었더라면 그 아이가 어땠을까하는 생각이 들면서, 아이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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