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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화사고…환자 "의사책임", 의사 "약사책임"

  • 강신국
  • 2015-09-24 12:14:59
  • 소비자원 "처방의사는 환자에 50만원 지급하라"...의협, 강력 반발

환자가 다이어트약을 복용하고 부작용이 발생했다면, 부작용에 대한 설명의무는 누구에게 있을까?

환자는 의사에게 손해배상을 요구했지만 의사는 약물 부작용에 대한 책임은 약사에게 있고, 환자 특이체질에 의한 부작용으로 보인다며 손해배상을 거부했다.

결국 소비자원은 분쟁조정에 나섰고 의사에게 책임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50만원을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사건을 보면 30대 여성은 다이어트를 위해 약을 처방 받았다. 당시 의사는 엔슬림(자율신경제) 105㎎(35㎎×3회), 해슈펜(진통소염제) 1.5정, 캠벨(순환계용제) 1.5정, 토피라트(항전간제) 37.5㎎(12.5㎎×3회), 마이다(하제) 3정, 마그밀(하제) 6정을 3회 분복하고, 제로엑스(대상성의약품) 2정은 1회 복용하도록 15일치를 처방했다.

이후 환자는 처방약 중 '토피라트'(Topirat, 항전간제)가 급성 녹내장 등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설명을 듣지 못했고 약물을 복용한 이후 급성 폐쇄각 녹내장이 발생해 치료를 받게 됐다고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그러나 의사는 "구체적인 약물 부작용에 대한 설명책임은 약사에게 있고, 해당 약물 제조회사에 자문을 구한 결과 해당 약물을 복용 후 녹내장이 발생한 사례를 확인할 수 없었다"고 반박했다.

의사는 "논문이나 학회지 등에도 연관성이 있다는 보고도 없는 만큼 신청인의 특이체질에 의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신청인의 손해배상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소비자원은 제약사에 해당 약제에 대한 부작용 유무에 대한 회신을 요구했고 식약처의 허가사항에 따라 작성된 제품설명서가 결정적인 영향을 줬다.

제품설명서 기재 내용을 보면 이중 맹검 임상시험에서 이 약 투여 성인 환자의 1% 미만에서 보고된 이상반응 또는 공개시험에서 이 약 투여 성인 환자에서 보고된 모든 이상반응은 '눈 장애(녹내장 등)'로 기재돼 있다.

또 이 약의 시판 후 경험에서 밝혀진 이상반응은 '눈 장애(매우 드물게 폐쇄각 녹내장)'가 있다고 돼 있었고 일반적 주의사항에 이 약을 투여 받은 환자에서 이차성 협우각 녹내장과 관련된 급성 근시 증후군이 보고됐으면 그 증상에는 갑작스런 시력저하 및 안통이 포함된다고 기술돼 있다.

이에 소비자원은 "처방 약물 중 엔슬림은 암페타민 계열의 약물로 녹내장의 소인이 있는 환자에게 사용할 경우 급성 폐쇄성 녹내장을 발생시킬 수 있고 토피라트는 녹내장, 망막질환 등의 눈 합병증을 유발한다는 논문·보고가 드물지 않게 보고되고 있다는 전문위원(의사)의 견해가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원은 "환자가 엔슬림과 토피라트를 복용하기 전 시력저하나 안압상승을 일으킬 만한 이상 증상을 보이지 않았고 진단도 받지 않았다"며 "의사가 처방한 엔슬림과 토피라트를 복용한 이후 급성 녹내장이 발생한 점 등을 감안할 때 의사가 처방한 엔슬림·토피라트와 환자의 급성 녹내장 발생간 연관성을 인정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소비자원은 "의료진은 환자에게 사전에 이러한 부작용 및 위험성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해 약물 복용 여부를 신중히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특히 이 사건과 같이 체중 감량이라는 미용 목적으로 이 사건 약물을 처방할 경우에는 다른 의료행위에 비해 긴급성과 필요성이 낮으므로 이러한 설명의무가 더욱 엄격하게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소비자원은 "환자의 진료기록부 상 사전에 이러한 설명의무를 다했다고 인정할 만한 기재가 전혀 확인되지 않은 만큼 의사는 환자에게 설명의무 미흡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을 부담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이에 소비자원은 "설명의무 미흡에 따른 손해배상으로 위자료는 신청인의 나이, 사건의 경위, 피해의 정도, 설명의무 위반 정도 등 여러 사정을 참작해 50만원으로 산정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결정 사실이 알려지자 의사협회가 반발하고 나섰다.

대한의사협회(회장 추무진)는 24일 "이번 조정결정은 약사에게 복약지도의 의무를 부과한 약사법과 배치된다"며 "의료 현장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의협은 "약사법에 따르면 의약품의 부작용 등에 대한 정보제공 의무는 약사에게 있다"며 "소비자원의 결정은 법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약사법 제24조 제4항에 따르면, 약사가 환자나 보호자에게 복약지도를 하도록 의무를 부과하고 있는 반면, 의사에게는 별도의 복약지도 의무가 명시되어 있지 않다는게 의협의 입장.

조정결정처럼 의사에게 의약품 부작용 설명의무 등 모든 책임을 강제할 경우, 약화사고 발생시 문제가 복잡해진다는게 의협의 주장이다.

한편 처방약에 대한 약화사고에 대한 책임여부를 보면 약사가 대체조제 절차를 위반해 발생한 약화사고는 약사에게 책임이 있다는 게 복지부 핵석이다.

약화사고의 책임은 원인에 따라 처방오류는 의사에게, 조제오류는 약사에게 품질불량의 경우는 제조업체가 지게 된다는 게 복지부 기본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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