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피뎀? 미국·캐나다 약사들은 이렇게…"
- 정혜진
- 2016-08-08 06: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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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 캐나다 사정에 밝은 이지현 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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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피뎀'으로 불거진 마약류관리 문제가 전국민의 관심을 받고 있다.
그러나 중독이 의심되는 환자의 마약류 처방을 '그래서 어떻게' 관리할 지에 대해 각기 다른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또 '약사들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를 제도적으로 마련하는 건 어떨까.
'캐나다 약사'로 알려진 이지현 약사가 우리보다 마약중독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다뤄지는 미국과 캐나다 사례를 소개한다. 이 약사는 졸피뎀 문제를 계기로 약사들이 마약류 관리에 절대적으로 큰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렇다. 많은 약사들이 '조제 거부권'을 비롯해 처방 규제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조제 거부권을 두고도 찬반이 분분하다.
-지금까지 마약류 관리가 허술했다고 보진 않는다. 약사들은 어떤가.
=우리나라는 이제까지 마약류의 관리 및 규제 필요성이 심각히 대두된 적이 없다. 그만큼 마약으로부터 안전한 나라였다는 뜻이기도 하다.
하지만 요즘 들어 우울증과 같은 정신과 질환을 제대로 치료하지 않고 수면제 등의 일시적인 증상 경감을 위한 약을 오남용하는 일이 많아졌다. 이제 우리나라도 마약·향정신성 의약품을 철저히 감시해야 할 때이다.
-국민들은 '졸피뎀'에 대한 공포가 커질 데로 커져있다.
=당장은 공포감으로 인한 이슈화란 효과도 있다. 그러나 그 공포가 마약류 의약품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으로까지 이어져야 한다.
예를 들어 우울증을 포함한 기타 질환으로 인한 불면증은 쉽게 개선되지 않는다. 원인을 찾아 항우울제 등의 치료제를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수면제 사용을 줄이는 최선의 방법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정신과 상담을 통한 우울증 치료를 기피하는 사람들이 많아 수면제만 먹고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다. 졸피뎀 같은 수면제 오남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상담을 통해 환자의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적절한 약물 치료를 할 수 있도록 충분한 설명을 해야 한다.

=실제 캐나다 약국에서 일을 하면 하루에도 몇번씩 '코데인'과 '아세트아미노펜'이 함유된 타이레놀 No.1을 몇정까지 살 수 있느냐고 묻는 환자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심각한 통증 관리를 위해 마약 성분인 코데인을 첨가한 진통제를 약사의 상담 하에 판매할 수 있도록 해둔 탓에 마약 중독자들이 이를 남용하는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실제 '교통 사고로 인한 심각한 통증' 등을 위장해 의사로부터 강력한 진통 효과를 가진 '마약류'를 처방받아 환각 작용을 일으키기 위해 남용하거나 길거리서 판매하는 일은 비일비재하다.
때문에 의사가 처방을 할 때도 좀 더 특별한 장치를 마련했고 약사가 처방에 의해 약을 줄 때도 환자와의 대화를 통해 '오남용 가능성'에 대해 검토를 한다.
-이지현 약사가 우리나라와 가장 다르다 느낀 점은 무엇인가.
=약사회의 역할이 훨씬 크다고 해야하나, 적극적이다.
약사회의 교육자료에는 '오남용 환자 구별법' 등을 알려주는 상담기술 자료가 포함된다. 환자들이 약을 복용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태도나 약을 수집하려고 하는 경향 등을 통해 오남용 사례를 알아챌 수 있도록 상담 기술을 교육하는 것이다.
실제 오남용 환자들의 경우 약을 급히 받아가려 한다거나 근무하는 약사가 바뀌는 시간대에 주로 약국을 방문하는 등의 행동 양상을 보인다.
때로는 위·변조가 의심되는 처방전을 들고 오기도 해 처방전 식별법을 교육하기도 한다.
대면상담을 통해 약사가 오남용 의심 사례를 발견하면 그 내용을 환자 정보 입력 시스템에 보고해 모든 병원과 약국이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한다.
우리나라로 치면, 처방 입력프로그램에 환자 정보를 업데이트하면 공단과 연동돼 전체 병의원과 약국이 그 정보를 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직접 경험한 디테일을 소개해달라.
=캐나다 BC주 약국의 경우 처방을 입력하고 라벨을 뽑는 프로그램을 켜두면 수시로 '마약류 오남용 의심 환자'에 대한 알람이 뜨며 어느 지역에서 어떤 일이 있어 보고했는지 상세한 정보가 함께 프린트된다.
실시간으로 환자 정보를 공유해서 환자가 여기 저기서 약을 수집할 수 없도록 하기 위함이다. 물론, 심각한 중독이나 처방 위조가 의심되면 이런 저런 핑계를 대며 약을 주지 않고 약국마다 설치된 알람 버튼을 눌러 바로 경찰에 보고하기도 한다.
캐나다 Alberta주에서는 조금 다른 방법으로 마약류 오남용 환자의 정보를 공유하고 관리하는데 주 약사회 등록된 약사의 이메일로 해당 정보를 발송해준다.
남용 의심 사례가 발생한 약국의 이름과 약품명, 환자 정보 등을 약사들이 함께 인지할 수 있도록 말이다.

=심각한 오남용을 일으킬 수 있는 '마약류'의 경우에는 의사의 처방전 형태도 다르다. 컴퓨터로 출력하는 처방전과 함께 반드시 처방의가 직접 손으로 작성하고 서명한 '수기 처방전'을 첨부하도록 법으로 정해놓은 점이다.
손으로 쓰는 처방전의 경우 의사들이 작성한 처방과 환자가 임의로 작성한 처방이 확연히 차이가 나기 때문에 1차적인 처방 위조 방지 역할을 한다.
약을 조제하고 줄 때도 또한 이 수기 처방에 약을 받아가는 환자의 서명과 함께 약을 주는 약사의 서명을 하도록 만들어 한번 더 안전 장치를 해둔 셈이다.
본인의 이름으로 약을 타지 않는 경우 서명을 꺼리거나 엉터리로 하게 되는 경우가 많고 약사 또한 서명을 통해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에 더 신중히 환자를 관찰하게 된다.


=그렇다. 우리나라도 이렇게 처방 및 조제 시에 환자를 좀 더 세심히 관찰할 수 있게 하는 제도적인 장치와 더불어 '실시간으로 오남용 의심 환자의 정보'를 공유하는 시스템 마련이 필요하다.
시스템 보완으로 부족한 부분은 '환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향정신성 의약품, 마약류에 의존성을 보이는 환자를 파악하고 올바른 약물 사용을 가이드해주는 처방의와 약사의 노력으로 채워야 한다. 또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약국 현장에서 '오남용이 의심되는 환자'들이 있지만, 이를 확인할 방법이 없다고들 말한다.
=약국에서 다이어트 처방에 따라 향정신성 의약품인 식욕억제제 '펜터민' 성분을 오래 복용한 환자를 보면 조급증이나 불안 증세를 보이는 환자들이 꽤 많다. 졸피뎀을 복용하는 환자들 또한 건망증 증세를 보인다거나 약을 수집하려 하는 경향을 보인다던가 하는 특징을 드러내는 경우도 많다.
-기계적인 처방 뿐 아니라 기계적인 조제, 복약상담만 극복하면 상당수 오남용 환자를 가려낼 수 있다는 뜻인가.
=그렇다. 약사가 약을 줄 때 환자를 자세히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오남용 사고를 어느정도 방지할 수 있다.
문제는 이렇게 약사들이 환자들의 상태를 파악하더라도 보고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고 환자 정보를 다른 병원, 약국들과 공유해 오남용 사고를 방지하는 대책을 마련할 수가 없다는 점이다.
한 곳의 약국에서 조제를 거부하는 것이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는 없다. 처방부터 조제, 상담에 이르기까지 제도적인 거름망이 단계적으로 마련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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