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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신임 안전국장, 절반의 기대 채워주길

  • 안경진
  • 2016-09-13 12:14:52

식약처 인사로 시끄러운 한주였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달 31일자로 신임 의약품안전국장직에 이원식 한국화이자제약 부사장을 임명했다고 통보했다. 발령일자는 오는 9월 19일. 정식 발령까진 아직 일주일가량 남았지만 대한약사회를 비롯한 약사단체의 반발은 좀처럼 사그라들질 않고 있다.

사실 어느정도 예상됐던 반응이긴 했다. 임용 절차부터 내정자 프로필까지 기존 관행과 비교해보면 사뭇 파격적이긴 하다. 일각에서는 식약처 내부적으로도 이 같은 반응을 의식해 일찌감치 알린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올 정도다.

식약처는 개방형 직위로 전환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뒤 민간 스카웃 제도가 적용된 첫 사례였다는 점. 각 부처가 필요로 하는 민간 최고전문가에 대해 공모절차를 생략한 뒤 인사혁신처 중앙선발시험을 통해 임용한다는 취지였다. 그만큼 내부적으로 예상치 못한 파격적 인사였던 셈이다.

의사 출신에 현직 다국적 제약사 임원이라는 이력도 약사단체를 자극한 요인으로 보여진다. 서울의대 출신의 이원식 국장 내정자는 강남성심병원 가정의학과에서 임상경험을 쌓은 뒤 한국MSD 임상연구실장으로 재직하다 한국화이자제약에서 의학부 총괄 겸 혁신제약사업부문 대표 부사장으로 재직 중이었다.

가장 적극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명한 단체는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발표가 난 바로 다음날 성명서를 내고 "의약품 관련 정책과 산업 전반을 관리하는 식약처 핵심 보직에 다국적 제약사 부사장을 앉히는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고 비난했다. 검증되지 않은 비전문가에 이해상충인을 임명한 것은 개방형 외부공모라는 인사제도의 취지를 왜곡하는 처사라는 평가다.

서울시약사회와 대한약사회 역시 행정 경험이 없는 의사 출신이라는 점, 다국적 제약사 부사장 출신으로서 공정성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점 등을 문제로 삼았다. 그러나 의사 출신이라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에는 신중을 가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자칫 약무직 등용이 당연시돼 왔던 식약처 의약품안전국장 자리를 의사 출신에게 빼앗겼다는 식의 밥그릇 싸움으로 비춰질 소지도 남을 수 있다.

그보다 현직 다국적 제약사 임원이라는 점이 관건인데, 다행히 업계 반응이 나쁘지만은 않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원식 국장 내정자는 철저하게 임상적 근거를 중요시 하는 원리원칙주의자로 정평이 나있다. 의대 출신이지만 약리학 박사 학위를 소지한 데다 제약 분야에서 20여 년 경력을 쌓아온 터라 현장감도 뒤쳐지지 않으리란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식약처 내부에서도 산업전문가로서 관에서 잘 해낼 수 있는 역할이 있다는 데 기대를 걸고 있다는 전언이다. 기대 반 우려 반 시작하기 전부터 따가운 시선을 견뎌내야 하는 무거운 자리지만, 주사위는 이미 던져졌다. 이 내정자 개인에게도, 다국적사 출신이라는 타이틀과 첫 시도되는 민간 스카웃 제도에도 크나큰 도전이 될 듯 하다. 곧 시작될 임기 기간 동안 부디 절반의 기대에 부응해 주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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