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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슘·비타민D 급여기준 신설에 의원·약국 혼선, 왜?[데일리팜=강혜경 기자]칼슘·비타민D 복합제 골다공증 급여 기준이 신설되면서 의원과 약국에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이달 1일부터 적용된 보건복지부 고시 핵심은 골다공증 치료 목적에 한해 보험 적용이 가능하며, 피로·체력저하 목적 사용은 비급여로 분류한다는 것이다. 즉, 골다공증 치료제 일반원칙에 따라 골밀도 T-score ≤ -1.0인 경우 요양급여를 인정, 각 약제별 허가사항 범위 내에서만 적용하겠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국내 허가사항과 교과서, 가이드라인, 임상논문, 학회(전문가) 의견 등을 참조해 칼슘과 비타민D 포함 복합경구제 관련 급여기준 일반원칙을 신설했다는 설명이다. 대상이 되는 품목은 광동칼디정, 칼앤디정, 칼엠디정 등 27품목이다. 문제는 의료기관과 약국이 해당 부분에 대해 미처 인지하지 못한 상황에서 처방이 나오며 불가피한 처방 수정, 본인부담금 정산 등이 현장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환자 본인부담금이 증가하는 만큼 이에 대한 설명이나 항의 등도 예상된다. 지역의 약사는 "칼슘·비타민D 복합제 급여기준이 엄격해져 처방 나갔던 환자들 처방을 급여에서 100/100으로 바꾸겠다는 의원 연락을 통해 관련 사실을 파악하게 됐다"면서 "환자 본부금에도 차이가 빚어지다 보니 의원으로부터 연락처를 받아 연락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른 약사도 "내과에서 비타민D 검사를 하거나, 골다공증 예방 목적으로 정형외과에서 3개월치씩 장기처방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기존 급여 적용시 30일 기준 6000원이지만 100/100 적용시 7800원으로 본부금이 증가하게 된다. 90일로 처방일수를 늘려보면 급여 적용시 9800원에서 100/100 적용시 1만5100원으로 본부금이 늘어난다. 이 약사는 "금액적으로 부담이 될 만큼은 아니지만, 변경된 제도에 대해 일일이 설명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이로 인해 처방을 중단하는 사례는 많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있다"고 설명했다.2025-12-04 06:00:58강혜경 기자 -
정부 "제네릭 개편, 혁신형·R&D·필수약 우대가 궁극적 목표"[데일리팜=이정환 기자]보건복지부가 이번 제네릭 약가제도 개편 목적이 국내 제약사들의 신약 연구개발(R&D)·필수약 안정공급 독려라는 점을 강조하고 나섰다. 약가인하 사후관리 제도를 선진화 한 것 역시 제약사들의 불필요한 혼란이나 행정을 최소화하고 예측가능한 약가인하 환경을 마련하기 위한 노력이 담겼다고 했다. 국내 제약업계가 제네릭 약가 산정률을 53.55%에서 40%대로 대폭 인하하는 내용의 개편안에 대한 저항감을 연일 드러내고 있는 데 대한 후속조치다. 복지부는 이번 약가제도 개편을 통해 국내외 제약사들이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 의지를 강화하고 비혁신형 제약사도 R&D에 투자하거나, 국가필수약·퇴장방지약 생산에 기여하면 약가를 우대받을 수 있다는 시그널을 확실하게 주겠다는 얘기다. 3일 복지부 김연숙 보험약제과장과 배기현 사무관은 전문기자협의회와 만난 자리에서 약가제도 개편을 통해 신약 R&D 투자 환경을 강화하고 약가 사후관리·재평가 체계를 전면 정비하겠다고 설명했다. 김연숙 과장은 "이번 개편의 중심은 신약 접근성 강화와 임상 근거 중심의 재평가 체계 확립인데 이 부분이 국내 제약업계 분들께 많이 알려지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복지부가 지난달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보고한 약가제도 개선안은 혁신형 제약기업과 R&D 투자 비율이 높은 기업에 대해 최대 68%·60%·55%의 우대 가산을 적용하고, 기존 1년이던 가산기간을 3년 이상으로 확대하는 내용이다. 특히 사후관리에서 급여적정성 재평가는 임상적 유용성 기반의 통합 재평가 체계로 정비할 계획이며, 사후관리 실시 주기를 1년에 2번, 4월과 10월로 정례화하는 내용도 담았다. 적용 사유에서 수시로 발생하는 '사용범위 확대'와 '사용량 약가 연동' 약가 조정시기를 일치시켜 예측 가능성을 제고한 것인데, 이는 국내 제약업계 요구사항을 충분히 반영한 결과란 게 복지부 입장이다. 김 과장은 "건보재정 절감을 최우선 목표로 하지 않고, 정책적 판단 요소를 최소화하고 근거 중심으로 전환하는 게 이번 개편의 가장 중요한 방향"이라며 "사후관리 주기·절차·평가 항목을 일괄적으로 정비해 예측 가능성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복지부는 2012년 일괄 약가인하 제네릭 상한금액을 40%대로 낮추는 조정과 관련해 13년 이상 50% 이상 산정률을 유지한 기등재 품목부터 순차적으로 진행되는 단계적 조정이라고 말했다. 제약업계에서는 2012년 급여목록 등재 기준 약제 대상만 진행되는 것인지에 대한 해석이 다양한데, 김연숙 과장은 "53.55%~50%사이의 3000여 품목과 50~45% 사이 4500여품목은 2012년 당해년도 급여목록 기준"이라고 강조했다. 정부 로드맵에 따르면 내년(2026년) 하반기부터 3개년에 걸쳐 약 3000개 품목을 조정하고, 2027년 하반기부터는 45% 이상 유지된 1500개 품목을 순차적으로 손질(인하)한다. 업계가 크게 우려중인 일괄인하 당시인 2012년 4월 이후 등재된 기등재 제네릭에 대한 약가인하에 대해서는 "업계 의견을 들어볼 예정이다. 또한 약가제도 개선방안에서 밝혔듯이 주기적 재평가 방안을 마련할 예정으로 이와 연계해서 논의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 "당장 인하하거나, 4500개 이후 인하하는 구체적인 계획이 잡히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개편은 글로벌사와 국내사를 구분한 정책이 아니라 신약과 필수의약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구조 개편으로 봐야 한다"며 "퇴장방지의약품 지정 기준 상향, 원가보전 방식 조정, 국산 원료 사용 인센티브 등은 제약계 연구용역을 폭넓게 수용한 조치다. 약가인하로 절감된 재정은 국내 산업에 직접적인 이익이 돌아갈 것"이라고 예고했다. 김 과장은 "아직 미확정된 부분에 대해서는 의견 수렴을 거쳐 결정할 계획"이라며 "제약단체·전문가와의 협의 채널을 유지하며 추가 소통과 설명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2025-12-04 06:00:57이정환 기자 -
RNAi 신약 '암부트라', 오늘 보험급여 진입 시험대[데일리팜=어윤호 기자] RNAi 치료제 '암부트라'가 보험급여권 진입을 위한 시험대에 오른다. 취재 결과, 앨라일람이 개발하고 메디슨파마코리아가 국내 도입한 트랜스티레틴 가족성 아밀로이드성 다발신경병증(hATTR-PN Tranthyretin Amyloid Ayloidosis with polyneuropathy) 신약 암부트라(부트리시란)가 오늘(4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에 상정된다. 암부트라는 2023년 11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된 후 지난해 11월 최종 승인됐다. 3개월 간격으로 1회 피하주사하는 암부트라는 특정 전령(messenger) RNA를 타깃하고 침묵시켜 정상형(wild-type) 및 변이형 트랜스티레틴(TTR) 생성을 차단한다. 암부트라는 HELIOS-A 3상 연구를 통해 유효성을 입증했다. 3상에는 22개국에서 다발신경병증을 동반한 hATTR-PN 환자 164명이 모집됐다. 해당 환자들은 암부트라 25mg 3개월 간격 피하주사군(암부트라군, 122명)과 '온패트로(파티시란)' 0.3mg/kg 3주 간격 정맥주사군(온패트로군, 42명)에 무작위 배정됐다. 또 암부트라의 유효성 평가는 HELIOS-A와 유사한 환자군에서 온패트로의 효능·안전성을 평가한 APOLLO 연규의 위약군 데이터와 비교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그 결과, 9개월 치료기간 동안 암부트라는 위약군보다 중증 신경학적 손상을 적게 경험했고 삶의 질이 향상됐다. 환자의 보행 속도와 운동 능력 등을 평가하는 10m 걷기 테스트에서도 부트리시란군이 걸린 시간은 거의 변화가 없었다. 심장기능을 평가하는 바이오마커인 NT-proBNP도 개선됐다. 한편 10만명 중 1명 꼴로 발병하는 hATTR-PN은 트랜스티레틴 유전자의 유전적 돌연변이에 의해 발생하는 질환으로 심장과 소화기계 관련 증상 및 안과질환 증상 등의 징후를 포함해 전신적 다발성 자율신경병증을 보이는 특성이 있다. 빈다켈의 역할은 여기서 트랜스티레틴 단백질의 안정화다. 일반적으로 이상 단백질이 쌓이기 쉬운 하지의 신경에서 통증, 이상감각, 마비 등 증상 시작돼 상부까지 영향 미치며 점차 심장, 신장, 눈 등 다른 기관까지 합병증이 동반된다. 기대수명은 증상 발현으로부터 평균 7~12년 가량이다.2025-12-04 06:00:56어윤호 기자 -
위고비, 시력손상 논란 반전…대규모 코호트서 인과관계 '무관'비만 치료제 성분이 시력상실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던 가운데, 세마글루티드가 오히려 시신경병증(NAION) 위험을 낮춘다는 대규모 근거가 제시됐다. 최근 국제 학술지 Military Medicine Journal에는 GLP-1 수용체 작용제 세마글루티드 투여 시 NAION 발생 연관성을 분석한 연구가 게재됐다. 해당 연구는 121만 명 이상이 참여한 후향적 코호트로, 기존 유럽의약품청(EMA)의 경고 이후 불거진 시력상실 유발 가능성 논란을 뒤집는 결과가 확인됐다. 지난 6월 EMA는 GLP-1 기반 비만 치료제에서 시력상실 우려가 있다는 의견을 내놓으며 논란이 확산된 바 있다. 당시 주요 내분비·비만 전문가들은 "NAION 자체가 당뇨병·비만 환자에서 기저질환 특성상 드물게 발생할 수 있는 질환일 뿐, GLP-1 RA 사용과의 인과관계는 확인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2017년 12월 7일부터 2023년 9월 30일까지 당뇨병 또는 과체중 및 비만으로 치료받은 18세 이상의 군 의료 시스템 수혜자를 대상으로 세마글루티드와 NAION 연관성을 조사하기 위해 후향적 코호트 연구가 시행했다. 연구에는 2형 당뇨병 환자 약 97만명, 과체중 또는 비만 환자 약 24만명으로 구성된 총 121만 2775명이 참여했다. 연구 결과, 이 중 2447건의 NAION 발생 사례가 확인됐다. 동반 질환을 보정한 후 세마글루티드를 처방받은 2형 당뇨병 환자는 비 GLP-1 RA 약물을 처방받은 환자에 비해 NAION 발생 위험이 유의하게 낮았다. 또 과체중 또는 비만 환자에서는 NAION 진단을 받을 확률에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연구진은 "세마글루티드를 투약하는 2형 당뇨병 환자에서 비 GLP-1 RA 약물을 복용하는 환자에 비해 NAION 위험이 더 낮음을 발견했다. 과체중 또는 비만 환자에서 NAION과 세마글루티드 사용 사이에는 연관성이 없었다"며 "NAION에 대한 위험으로 세마글루티드 사용을 배제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한 국내 비만 치료 전문가도 "국내에서 이미 가장 오랫동안 GLP-1 RA 약물인 리라글루티드가 약 15년 가까이 사용돼 왔다. 위고비도 국내 사용 1년이 되어가는데 국내 의료현장에서는 글로벌 대규모 임상시험에서 밝혀진 이상반응 프로파일에 비해 뚜렷하게 문제될 만한 이상반응 발현이 관찰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2025-12-04 06:00:55손형민 기자 -
10년의 기다림…척수소뇌변성증 치료제 '씨트렐린' 급여 적용[데일리팜=이석준 기자] 희귀질환 척수소뇌변성증(SCD) 치료제 '씨트렐린'이 12월 1일부로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받았다. 환자 사회에 안도와 환영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연간 350만~400만 원에 달하던 약값이 본인부담금 10% 수준으로 낮아졌다. 비용 부담으로 치료를 지속하기 어려웠던 환자들에게 ‘지속 치료’의 길이 열렸다. 씨트렐린은 척수소뇌변성증 환자를 위한 국내 유일한 경구 치료제다. ‘유전자 검사 또는 Brain MRI 검사, CT 검사 등으로 척수소뇌변성증에 의한 운동실조증으로 진단된 20세 이상의 환자’에게 급여가 적용된다. K-SARA 20점 미만으로 보행이 가능한 경우다. 이번 급여까지는 꼬박 10년이 걸렸다. 공급사 HLB제약은 원료 수입부터 국내 생산, 대규모 4상 임상까지 전 과정을 자체적으로 감내했다. 2018년과 2019년 두 차례 비급여 판정을 받은 뒤에도 임상을 보완하며 도전을 이어갔고 결실을 이뤄냈다. 환자들은 “회사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급여 이후 환자들의 삶은 곧바로 달라지고 있다. 기자와 3일 만난 환자 A씨는 “비급여 시절에는 한 달 약값이 30만 원 수준이었는데 지금은 1만 원대로 내려갔다. 기초생활수급자인데 나라에서 나오는 80만 원으로 생활비와 치료비를 함께 감당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했다. 이제는 약값 걱정 없이 치료를 이어갈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척수소뇌변성증 환자 대부분은 병이 진행되면서 정상적인 경제활동이 어렵다. 걸음이 흔들리고 발음이 어눌해지면서 사회적 편견도 겪는다. '술 취한 사람으로 오해받는 일이 다반사'라는 환자들의 증언도 적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씨트렐린은 병의 진행 속도를 늦추고 보행과 발음 기능을 일정 부분 유지하게 해주는 사실상 유일한 치료 옵션이다. 완치약은 아니지만, ‘무너지는 속도를 늦춰주는 약’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의료계도 이번 급여를 상징적인 전환점으로 보고 있다. 한 신경과 교수는 “희귀 중추신경계 질환 치료제 중에서도 급여까지 연결되는 사례는 드물다. 씨트렐린은 국내 임상 근거와 환자 필요성이 모두 인정된 드문 케이스”라고 평가했다. 환자들은 이번 급여를 계기로 질환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함께 바뀌길 기대하고 있다. 진단까지 수년이 걸리는 경우가 많고, 지방 환자들이 서울 대형병원으로 장시간 이동해야 하는 현실도 여전하다. 환자들은 “조기 진단과 치료, 이동 부담 완화 등 제도 개선이 뒤따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10년의 기다림 끝에 열린 씨트렐린 급여 결정은 단순한 가격 인하를 넘어, 초희귀 중추신경계 질환 치료 접근성의 변곡점으로 평가된다. 환자들의 절박함과 임상 데이터, 기업의 장기 투자, 그리고 정부의 정책적 판단이 맞물리며 만들어낸 결과다.2025-12-04 06:00:53이석준 기자 -
ADHD 치료제 장기품절 잡았다…식약처 허가지원 주효[데일리팜=이탁순 기자] 1년 넘게 지속된 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attention-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 치료제 장기품절이 가까스로 잡혔다. 공급 정상화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 지원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3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국내뿐만 아니라 전세계 수요 증가로 ADHD 치료제의 국내 품절이 작년부터 이어져 오다 최근에야 진정됐다. 현재 성인까지 사용할 수 있는 메틸페니데이트 성분의 ADHD 치료제는 한국얀센의 '콘서타OROS서방정'과 명인제약의 '메디키넷리타드캡슐'이 있다. 둘 다 서방성 제제로, 6세 이상 소아, 청소년뿐만 아니라 성인 ADHD 치료에 사용이 가능하다. 오리지널의약품 콘서타는 작년부터 공급 부족에 시달렸다. 늘어나는 환자 수요를 맞추기에는 공급이 턱없이 부족했다. 식약처에 따르면 2024년 메틸페니데이트 성분 치료제를 처방받은 환자는 33만7595명으로, 2019년(13만3813명)에 비해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성인 ADHD 진단기준 완화와 정신질환 인식 변화로 처방이 크게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물론 '공부 잘하는 약'으로 알려지면서 청소년 남용도 처방 증가의 숨은 원인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다만, ADHD 치료제 수요 증가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세계 현상이다. 인구가 많은 중국 등에서 ADHD 치료제 수요가 증가하자 우리나라 공급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콘서타를 공급하는 한국얀센은 2024년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다섯 차례 공급부족 사실을 식약처에 보고했다. 콘서타의 품절이 이어지자 수요는 자연스레 대체약제인 명인 메디키넷으로 옮겨갔다. 이에 수입 완제품인 명인 제품도 품절 대열에 합류했다. 명인 측은 부랴부랴 공급을 늘리기 위해 독일 완제품 제조처를 찾아가 인도 원료 제조소를 추가하면 공급 확대가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하지만 원료 제조소 추가 허가 변경까지는 보통 6개월이 걸리는 작업. 이때 식약처 마약정책과는 ADHD 치료제의 공급 정상화가 시급하다고 판단해 각종 허가 지원을 통해 기업과 발을 맞췄다. 허가 변경 승인도 3개월여 만에 완료해 지난 8월 메디키넷은 인도 원료로도 완제품 생산이 가능해졌다. 향정의약품에 필요한 완제품 수입 승인 등 행정절차도 대폭 지원해줬다. 이에 메디키넷 제품 공급이 확대되면서 점차 ADHD치료제 품절 문제도 해소되기 시작했다. 메디키넷 제품 판매가 늘어난 이후 얀센 콘서타도 공급이 정상화됐다. 1년 넘게 진행됐던 ADHD 치료제 부족 현상이 가까스로 멈춘 것이다. 정현철 식약처 마약정책과장은 "ADHD 치료제 공급 문제가 불거졌을 때는 재고가 1~2개월치 밖에 남지 않았었다"며 "지금은 6개월치 이상 재고가 확보돼 공급이 완전히 정상화됐다"고 설명했다. 명인제약 관계자는 "식약처 허가 지원이 아니었으면 제때 수요를 맞추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원료처 추가 허가변경 기간을 절반으로 단축하고, 각종 행정 지원 덕에 공급을 확대할 수 있었다"며 식약처에 고마움을 전했다. 식약처는 ADHD 치료제의 청소년 오남용 문제 해결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전국 아파트 1만7000개 엘리베이터와 학원가가 밀집한 서울 강남과 목동 버스정류장에 ADHD 치료제의 오남용을 경고하는 광고를 하고 있다. 또, 전국학원연합회 협조를 통해 3만여 학원에 오남용 경고 포스터를 전달했다.2025-12-04 06:00:52이탁순 기자 -
표준치료 받지 않은 암 환자도 신약 초기 임상 참여 가능[데일리팜=이탁순 기자] 표준치료를 받지 않은 암 환자도 혁신신약 초기 임상시험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환자의 치료 선택권 확대와 혁신 항암제의 임상시험 피험자 모집이 보다 수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식약처는 지난달 28일 임상시험 참여 기준을 구체화한 '비근치적 환경에서 항암제 초기 임상시험의 대상자 선정 시 고려사항(민원인 안내서)'을 제정 발간했다. 이번 안내서는 절제가 불가능한 국소 진행성·전이성 고형암이나 장기 생존율이 낮은 혈액암 등 이른바 '비근치적(non-curative) 환경'에서 일정 수준의 표준치료 옵션이 남아 있는 환자까지 항암제 초기 임상시험 대상에 포함할 수 있는 조건을 제시한 것이 핵심이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모든 표준요법에 실패한 말기 환자만' 임상에 참여할 수 있었다. 이는 환자들의 선택권을 제약한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또한, 다른 글로벌 지역보다 한국 내 임상시험이 늦어지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안내서에 따르면, 비근치적 환경의 항암제 초기 임상은 원칙적으로 확립된 치료 대안이 없는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다만 '과학적 근거과 타당성이 충분히 제시된 경우'에는, 표준치료가 남아 있는 환자라도 임상대상자로 포함할 수 있도록 심사 기준을 명문화했다. 식약처는 이번 기준 정비로 혁신 항암제 임상시험 참여 선택의 기회를 넓히는 한편 심사의 예측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달 25일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정주연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임상심사과장은 "기존에는 표준치료를 모두 완료한 말기 환자만 항암제 임상에 들어올 수 있도록 가이드가 운영돼 왔다"며 "이제는 완치가 어렵다고 판단되는 상황에서 표준치료 옵션이 남아 있어도 환자가 혁신 항암제 임상을 하나의 치료 선택지로 택할 수 있도록 기준을 정리했다"고 말했다. 정 과장은 특히 "전이성·진행성 고형암이나 생존이 어려운 혈액암처럼 완치가 어려운 환자군에서, 기존 표준치료로는 예후가 좋지 않은 경우가 많다"며 "이때 환자가 '새로운 표적항암제나 면역항암제를 한 번 시도해 보고 싶다'고 선택할 수 있는 길을 제도적으로 열어준 것"이라고 이번 지침 개정의 의미를 부여했다. 이번 기준 정비 논의에 참여한 현복진 한독 상무(임상 담당)는 "글로벌 항암제 임상에서 한국은 '표준요법 모두 실패한 환자만' 넣을 수 있다는 조건 때문에, 사이트 오픈이 지연되거나 플랫폼·엄브렐라 디자인과 같은 적응형 임상(adaptive clinical trial)에서 아예 빠지는 경우가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FDA의 임상시험 허용 가이드라인 등 해외 규제기관 문서를 참고하긴 했지만, 이번 식약처 안내서는 훨씬 더 구체적인 상황별 기준을 제시해 심사자와 업계 모두에게 유용한 '실무형 지침'이 됐다"며 "특히 말기에 가까운 환자만이 아니라, 완치가 어렵다고 인정되는 상황에서 더 일찍 임상시험을 실제 치료 옵션으로 고려할 수 있게 길을 열어준 점이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2025-12-04 06:00:51이탁순 기자 -
“온라인몰 과도한 경쟁, 수급불안 의약품 병목현상 유발”[데일리팜=김진구 기자] 의약품 온라인몰의 난립과 과도한 경쟁이 심각한 의약품 수급 불안정 사태를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정 온라인몰의 물량 독점과 실시간 재고 알림 서비스가 약국가의 ‘가수요’를 자극해 병목현상을 초래한다는 지적이다. "우리 몰 가입해야 드립니다"…'인질'이 된 품절약 한국의약품유통협회는 지난 3일 간담회를 개최하고 의약품 온라인몰의 현황과 유통 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코로나19 이후 의약품 수급 불안정이 지속되는 가운데, 일부 온라인몰의 영업 방식이 시장의 혼란을 부추긴다고 진단했다. 유통협회에 따르면 현재 운영 중인 의약품 온라인몰은 20개 내외로 파악된다. 과거 제약사가 직접 운영하던 온라인몰에 더해 최근 몇 년 새 별도의 의약품 주문 플랫폼까지 큰 폭으로 늘며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 문제는 경쟁이 심화하는 과정에서 일부 온라인몰이 공급이 부족한 의약품의 유통 경로를 제한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수급 불안 품목을 특정 온라인몰에만 공급하거나, 오프라인 판매를 제한하고 온라인 주문한 허용하는 방식이다. 한 유통업체 대표는 "공급이 부족한 품목을 특정 몰에서만 취급하거나, 자사 몰 입점 업체에만 공급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며 "이는 약국이 해당 의약품을 구하기 위해 10개 이상 온라인몰에 어쩔 수 없이 중복 가입해야 하는 상황으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알림 뜨자마자 순삭’…가수요가 만든 가짜 품절과 반품 폭탄 의약품 주문 통합 플랫폼과 온라인몰의 ‘재고 알림’ 기능에 대한 부작용도 비판의 대상이 됐다. 도매상에 의약품이 입고되는 즉시 스크래핑 기술 등을 통해 약사들에게 재고 알림이 전송되면서, 실제 수요와는 관계없이 선제적으로 주문하는 가수요 현상이 발생한다는 지적이다. 간담회 참석자들은 이러한 알림 시스템이 수급 불안을 우려한 약국들의 가수요를 부추겨 유통 불균형을 심화시킨다고 성토했다. 이들은 심지어 영업사원들이 재고를 인지하기도 전에 물량이 소진되는 경우도 다반사이며, 이로 인해 정작 해당 의약품이 시급한 환자나 약국에는 공급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한다고 입을 모았다. 유통업체 입장에선 이러한 가수요가 결국 '반품 폭탄'으로 돌아온다는 점도 큰 부담이다. 시장의 실제 수요보다 과도하게 주문된 의약품은 일정 기간 후 반품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의약품유통협회 고위 관계자는 “가수요로 인해 일시적으로 주문이 폭주하면 제약사는 이를 근거로 추가 생산을 진행하지만, 이후 약국에서 소진되지 않은 물량이 반품되면 처리가 어려운 악성 재고로 남게 된다”며 “결국 약국에서 묵혀두던 재고가 2~3개월 뒤 반품으로 쏟아지면, 제약사는 받아주지 않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도매상이 떠안게 된다”고 토로했다. 그는 “온라인몰들이 자사 이익을 위해 품절 루머를 역이용하거나 공급을 통제하는 행위는 의약품 병목현상을 심화시키는 주범”이라며 “건전한 유통 질서 확립을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과도한 할인율과 경제적 혜택…유통협회 “위법 가능성 있다” 협회는 수급 병목 문제 못지않게 온라인몰의 과도한 경제적 이익 제공 역시 유통 시장 질서를 흔드는 주요 요인으로 보고 있다. 일부 온라인몰은 최대 10%에 달하는 비용할인 혜택과 카드사 제휴 할인, 포인트 적립 등 경제적 유인을 전면에 내세운다. 유통업계는 위법 소지가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 현행 약사법은 의약품 판매 촉진을 위한 경제적 이익 제공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다만, 의료법 시행규칙 등 관련 규정에 따라 약국은 의약품 거래 대금 결제 조건에 따른 비용 할인을 적용받을 수 있으며, 이때 인정되는 할인 한도는 최대 1.8% 수준이다. 문제는 온라인몰의 경우 약사법상 의약품 도매업자로서의 지위가 명확히 구분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온라인몰들이 1.8%를 크게 상회하는 할인율이나 포인트 혜택을 제공하며 관련 규제를 회피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에 대해 유통협회에선 온라인몰도 실질적으로 ‘의약품 판매 촉진을 위해 행위하는 자’로 해석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온라인몰이 도매업자로 분류되지 않더라도, 의약품 판매를 유도하기 위해 포인트나 할인을 제공하는 행위 자체는 약사법상 리베이트 규제 범위에 포함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유통협회는 이러한 문제들을 단순 민원 수준이 아닌 구조적 문제로 판단하고 있다. 박호영 의약품유통협회장은 “온라인몰의 혜택 경쟁이 더 확대될 경우 유통 시장 질서 붕괴와 공급 병목이 심화할 수 있다”며 “내년 1월 총회에서 이 문제를 정식으로 논의하고 법적 대응을 포함한 강경 조치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2025-12-04 06:00:49김진구 기자 -
[기자의 눈] 약가 인하의 그늘, R&D는 버틸 수 있나[데일리팜=황병우 기자]정부가 약가 제도 개편안을 내놓자 제약업계는 즉각적인 대응 준비에 들어갔다. 하지만 제도가 향하는 방향성과 산업이 처한 현실 사이에는 여전히 큰 간극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산업 구조개편이라는 명분과 달리 R&D 투자 축소, 생산기반 약화, 신약 개발 동력 감소 등 다양한 파장이 예상된다. 하지만, 그 영향이 얼마나 정교하게 고려됐는지는 분명치 않다. 이번 개편안은 공급구조의 효율화, 합리적 약가 산정, 재정 건전성 강화라는 기조를 바탕으로 설계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보험 재정 부담 완화와 시장의 중복·비효율 제거가 핵심 방향으로 제시되며, 정부는 신약개발에 대한 적극성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언급했다. 하지만 현장에서 받아들이는 온도차는 크다. 국내 제약기업 상당수는 원가, 인건비, 임상 시험비 등 기본 비용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환경에 놓여 있고, 이러한 상황에서 약가 조정이 단행되면 당장의 수익성뿐 아니라 미래 투자 여력까지 동시에 제약을 받는 구조가 된다. 정책의 속도와 강도가 적절한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이유다. 물론 보험 재정의 지속 가능성과 약가 관리의 정교화라는 큰 방향에 대해서는 일정 수준의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그럼에도 글로벌 제약사 대비 R&D 기반이 취약한 국내 기업들에게 이번 변화는 부담 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는 최근 수년 동안 제약·바이오 분야를 미래 성장산업으로 규정하고 다양한 육성정책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이번 약가제도 변화는 기업이 추진해야 할 중·장기 투자 계획과 상충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공존한다. 단기 재정 안정이라는 목표가 거시적 산업 경쟁력에는 오히려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제약바이오 산업은 단기 손익보다 장기적 연구개발, 실패 가능성, 기술 축적이라는 불확실성을 기반으로 움직이는 분야다. 이 때문에 약가 정책은 단순한 가격 조정 이상의 의미를 갖게 마련이고, 산업 전반의 역동성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번 개편안이 지향하는 목표 자체는 이해할 수 있는 측면이 있다. 그러나 정책의 속도와 충격이 적절히 조정되지 않으면 기업들은 가장 먼저 미래 R&D 투자 축소라는 선택지로 밀려날 가능성이 커진다. 결과적으로 산업의 성장 축이 약화되고 기술경쟁력 확보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육성하겠다는 국가 전략과 정교한 균형을 어떻게 맞출지가 향후 관건이다.2025-12-04 06:00:32황병우 기자 -
[기고] 약사 역할이 사라질 수 있는 두려운 '재택수령' 의미내년 12월부터 비대면진료가 본격 시행될 전망이다. 우려했던 전면적인 '약배송(약배달)'은 아니더라도,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한 '재택 수령'이라는 용어로 약배송을 일부 허용하는 방향으로 정리되었다. 약사회는 이를 기존 시범사업을 법제화한 것이라며, 전면적 약배송은 유예되었고 약배송 자체가 허용된 것은 아니라는 식이다. 그러나 그 같은 해석은 현실을 지나치게 축소한 것으로, 결코 안심할 상황이 아니다. 약배송 법제화를 위해 오랫동안 강하게 목소리를 내온 산업계는 지금 이 순간에도 전략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플랫폼 기업과 유통 대기업 역시 이미 충분한 기술력과 자본을 확보하고, 의약품 시장 진입의 기회를 엿보고 있다. 이는 약사사회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따라서 약배송을 단순히 '배달'이라는 단어 하나를 두고 찬반을 나눌 문제가 아니다. 이것은 '비대면 시대에 약사의 역할을 어디까지 설계할 것인가'라는 훨씬 본질적인 질문이다. 우리는 '배달'이라는 단어 하나에 갇혀 논쟁할 것이 아니라, 지금부터 공식 용어 정의부터 새롭게 정립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약이 전달되는 방식이 아니라 그 과정 전체에서 약사의 전문성이 어떻게 구현되고, 어떤 책임 체계가 마련되는가이다. 약사사회가 이에 대해 논의하지 않고 방치하면, 용어는 산업계가 만든 대로 굳어지고 제도는 기존 대형 플랫폼(다면 플랫폼) 중심으로 설계될 수밖에 없다. 필자는 약배송이 시대적 흐름상 법적으로 막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적어도 의약품 전달에 '배달'이라는 용어 대신 '비대면 투약'이라는 용어를 사용해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주장해왔다. 의사의 진료를 '비대면 진료'라고 정의한다면, 약사의 투약도 마땅히 '비대면 투약'이라 정의되어야 한다. 이 용어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단순 '배달' 또는 '재택 수령'은 약을 일반 공산품처럼 취급하는 물류 개념을 의미한다. 반면 '비대면 투약'은 조제–포장–전달을 넘어, 복약지도, 본인확인, 수령관리, 부작용 모니터링까지 포함한 약사의 전문적 책무를 담고 있는 개념이다. 그래서 비대면 시대의 약 전달 제도 설계는 반드시 '비대면 투약'을 중심으로 시작해야 한다. 약이 환자에게 안전하게 도달하고, 환자가 올바르게 복약하도록 관리하는 과정 전체가 약사의 영역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 그동안 약사사회는 '약배달'이라는 용어조차 금기시되는 분위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봐왔듯이 이러한 무조건 반대만으로는 사회 변화의 속도를 따라갈 수 없다. 이미 여러 법안과 산업계 제안에서 약배송 허용의 근거와 논리가 쌓이고 있다. 약사사회가 준비하지 않으면, 결국 제도는 '약사의 참여 없이' 만들어질 수 있다. 그 피해는 전국의 동네약국이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 최근 논란이 된 창고형 약국 문제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 적절한 대응이나 준비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정책의 방향은 약국 생태계를 무너뜨릴 수 있는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다. 약사사회가 지금 가장 시급하게 추진해야 할 것은 체계적 대응이다. 그 첫걸음은 약사회 내부에 비대면 투약 전담 TF를 구성하는 일이다. 단순히 약배송 허용 여부를 놓고 논쟁하는 수준을 넘어, 향후 법제화가 어떤 형태로 진행될지에 대한 시나리오를 미리 분석하고, 그에 맞는 대응 전략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기존 대형 플랫폼 기업·병원·환자단체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와의 협력과 협상 전략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 비대면 시대에 약사의 역할과 책임을 명확히 하기 위해서는 개인정보 보호, 본인 확인 체계, 사고 발생 시 책임 범위와 같은 규제 기반도 사전에 구체적으로 정립해야 한다. 이러한 준비가 없다면, 향후 제도는 약사가 아닌 외부 산업계의 논리로 설계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약사 직능을 지키기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는 비대면 복약지도의 표준화이다. 복약지도는 약사의 고유 업무이며, 약 배송이 허용되는 환경에서도 가장 강력한 직능적 기반이 될 수 있다. 만약 비대면 투약 시 복약지도가 간편 복약지도서 한장으로 대체된다면, 이는 고객과 약국을 연결해주는 중요한 고리를 끊어버리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따라서 영상·전화·문자 등 다양한 방식의 비대면 복약지도 절차를 체계화하고, 배송 전과 배송 후 각각의 시점에서 어떤 방식으로 복약관리를 수행할지 표준 프로토콜을 마련해야 한다. 특히 고령층이나 만성질환자처럼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환자군에 최적화된 복약관리 모델을 개발함으로써, 약사가 단순한 조제·전달을 넘어 치료 전 과정에 참여하는 구조를 확립해야 한다. 아울러, 약국 중심의 안전한 비대면 투약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은 앞으로의 약사 직능 유지와 환자 안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약 배송 과정에서 환자 본인이 정확히 약을 수령했는지 인증할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하고, 신원 확인 및 약력 관리가 정확히 이루어지도록 비대면 환경에 맞는 기술적·행정적 체계를 갖춰야 한다. 부작용 보고나 이상반응 모니터링 역시 디지털 기반으로 정교하게 설계해야 한다. 기타 디지털 도구의 활용 기준과 가이드라인을 마련함으로써 약국이 기술 발전의 중심에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약국이 플랫폼 기업에 종속되지 않도록 하는 전략이다. 쿠팡·네이버·카카오 등 대형 플랫폼은 이미 의약품 시장을 새로운 성장 영역으로 보고 있고, 약국을 단순한 '배송 거점'으로 활용하려는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 이러한 구조가 자리 잡으면 배송비 부담은 결국 약국에 전가될 가능성이 크며, 약국은 플랫폼의 조건에 종속된 채 가격·서비스·업무 구조를 따라갈 수밖에 없게 된다. 이는 약사 직능의 축소뿐 아니라 지역 약국의 경영 안정성에도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약사회는 플랫폼 종속 위험을 최소화하고, 약국이 주도권을 갖는 비대면 투약 모델을 적극적으로 구축해야 한다. 비대면 시대가 오면, 약사 역할은 두 가지 중 하나로 갈릴 가능성이 높다. 1. 처방전에 의해 조제만 하는 '조제 전문가'의 길 2. 환자의 복약과 건강을 총괄 관리하는 '약료 전문가'의 길 어떤 길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대한민국 약국의 미래, 나아가 지역 보건의료약료의 미래가 완전히 달라진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조제·포장·전달은 자동화될 것이다. 하지만 복약 관리와 안전성 검증은 오직 약사만이 할 수 있는 고유 역할이다. 약사사회는 지금 그 역할을 중심으로 미래의 제도를 설계해야 한다. 필자는 비대면 투약이 현실화되면, 고객의 복약지도와 관리를 위해 약국과 고객을 직접 연결하는 약국 디지털 플랫폼(단면 플랫폼)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기존의 다면 플랫폼 구조에서는 환자와 약국의 관계가 플랫폼에 종속될 수밖에 없으며, 약사의 역할도 점차 주변부로 밀려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에 필자는 비대면 환경에서도 약국이 환자와 직접 소통하고 복약관리를 이어갈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내손안의약국’ 앱을 개발해 약국에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필자가 환자 개인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앱을 만들었다고 비방하기도 하지만, 이는 사실과 전혀 다르다. 환자 개인정보는 이미 심사평가원 자료나 청구프로그램을 통해 존재하며, 내손안의약국 앱 이용 고객의 정보 또한 해당 약국 서버에 보관되는 구조다. 이 앱은 플랫폼 기업의 데이터를 쌓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 비대면 시대에도 약국이 주체가 되어 환자 관리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약국 중심 플랫폼이다. 따라서 지금 우리가 집중해야 할 것은 기술 자체나 특정 앱이 아니라, 비대면 시대에 약사의 전문성을 어떻게 지켜내고 강화할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이다. '약배달'이라는 단어를 금기시할 것이 아니라, 그 단어 속에 약사 전문성을 어떻게 담아낼지 고민하고 논의하고 준비해야 한다. 그것이 국민의 안전을 지키고, 동네약국의 지속가능성을 지키며, 약사 직능의 미래를 지키는 길이라고 믿는다.2025-12-04 06:00:30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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