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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가 제네릭 삽니다"...계단형약가 피해가는 제약사들[데일리팜=천승현 기자] 2020년 약가제도 개편 이후 제약사들의 제네릭 전략에도 큰 변화가 일었다. 시장 진입 시기에 따라 약가가 내려가는 계단형약가제도 도입으로 제네릭 시장에 뒤늦게 진출하는 시도가 크게 줄었다. 새 약가제도 시행 이후 양도·양수 의약품의 약가 승계가 허용되면서 기존에 높은 약가로 등재된 제네릭의 판권 이동이 활발했다.약가제도 개편 직전에 허가 받은 제네릭의 양도·양수가 활발했다. 정부의 규제 강화 직전에 집중적으로 허가 받은 제네릭이 ‘최고가 프리미엄’을 달고 양도·양수 거래 대상으로 활용되는 기현상이 확산하는 양상이다.◆새 약가제도 시행 이후 신규 급여 등재 건수 급감 26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신규 급여등재 의약품은 총 419개로 월 평균 60개로 집계됐다. 지난해에는 총 820개 품목, 월 평균 68개 등재됐다.약가제도 개편 직전 무더기로 등재됐던 것과 대조적이다. 지난 2020년 1월부터 8월까지 총 3632개 품목이 급여권에 신규 진입했다. 매달 452개 품목이 등재됐는데 약가제도 개편 이후 급감했다. 2020년 7월부터 시행된 개편 약가제도는 제네릭 제품은 생동성시험 직접 수행과 등록 원료의약품 사용을 모두 충족해야만 현행 특허만료 전 오리지널 의약품 대비 53.55% 상한가를 유지하는 내용이 핵심이다.제약사들은 정부의 약가제도 개편 이전에 최대한 많은 제네릭을 장착하려는 행보를 나타냈고 새 제도 시행 이후에는 제네릭 신규 진입이 주춤했다. 이에 반해 건강보험 급여 삭제 의약품 개수는 약가제도 시행 전후 큰 차이가 없었다.신규 급여 등재 수치만 보면 제약사들이 개편 약가제도 시행 이후 계단형약가제도 등의 적용으로 제네릭 약가가 낮아질 것을 우려해 신규 진입을 주저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수치 상으로는 새 약가제도가 제네릭 난립 현상을 억제하는 효과를 낸 셈이다.◆양도·양수 약가승계 허용 이후 최고가 제네릭 판권 이전 활발 주요 제네릭 등재 가격을 보면 계단형약가제도를 피해 양도·양수를 통해 최고가로 등재되는 사례가 크게 눈에 띄고 있다.이달 1일부터 51개 의약품이 급여목록에 신규로 등재됐는데 이중 제네릭 27개 제품이 최고가 요건을 충족시키지 않았는데도 최고가로 등재된 것으로 나타났다.계단형 약가제도에 따라 기등재 동일제품이 20개가 넘을 경우 후발주자로 진입하는 제네릭은 약가가 15% 낮아진다. 기존에 등재된 동일 약물이 20개가 넘으면 최고가 요건 충족 여부와 무관하게 ‘2가지 요건 미충족 약가의 85%’ 또는 ‘종전 최저가의 85%’ 중 더 낮은 약가를 받는다.건일바이오팜의 '둘록세틴염산염‘ 성분의 ‘듀록틴캡슐30mg'은 이달부터 404원의 상한가로 급여 등재됐다. 동일 제품 최고가로 등록됐다. 기존에 등재된 동일 성분·용량 제품은 25개다. 동일 제품 최저가는 177원이다. 원칙대로라면 듀록틴캡슐30mg은 계단형약가제도 적용 대상이다. 2가지 요건 미충족 약가의 85%(248원)와 종전 최저가의 85%(150원) 중 더 낮은 150원을 넘을 수 없다. 이 제품이 신규 허가가 아닌 다른 기업이 허가 받은 제품을 양수받으면서 기존 약가를 승계한 사례다. 이 제품은 라이트팜텍이 지난 2020년 4월28일 허가 받고 최근 건일바이오팜에 양도했다. 양도·양수를 통해 신규 허가에 비해 2.7배 높은 약가를 받았다는 얘기다.건일바이오팜은 듀록틴캡슐60mg도 라이트팜텍으로부터 넘겨 받으면서 최고가 624원을 이어받았다. 만약 이 제품도 신규 허가로 계단형약가제도가 적용된다면 250원(기등재 최저가 294원 x 85%)을 넘을 수 없지만 양도·양수를 통해 2배 이상 비싼 가격으로 등재됐다. 서울제약의 ‘폴라프레징크’ 성분의 ‘네오맥75mg'은 지난 1일부터 116원의 상한가로 등재됐다. 동일 제품의 최고가로 최저가 71원보다 60% 이상 비싼 가격이다. 기등재 동일 성분·용량 제품은 총 30개다. 만약 신규 허가로 계단형약가제도가 적용됐다면 최저가 67원의 85%인 60원 이하로 책정된다. 하지만 인트로바이오파마의 제품을 양수하면서 약가도 승계받았다.개편 약가제도 시행 이후 양도·양수 의약품의 약가 승계가 허용되면서 제네릭 의약품의 판권 이동도 크게 확산하고 있다.약가제도 시행 직후에는 양도·양수 의약품도 계단형약가제도의 적용으로 동일 제품 중 최저가로 등재됐다. 의약품 허가권이 다른 업체로 변경되는 양도·양수의 경우 급여 삭제와 재등재 절차를 거친다. 기존에 등재됐던 제품이라도 삭제 이후 신규 등재 제품으로 인식되면서 계단형 약가제도 적용이 불가피했다.제약업계에서 양도양수 의약품을 신규 등재 제품과 같은 방식으로 등재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의견을 제기했고 복지부는 제도 개선을 수용했다.복지부는 '약제의 결정 및 조정기준' 일부 개정을 통해 ▲제조업자 등의 지위를 승계한 제품 ▲동일회사가 제조판매허가된 제품을 수입허가로 전환하거나 수입허가 제품을 제조판매허가로 전환한 경우 ▲업종전환 등으로 허가를 취하하고 동일 제품으로 재허가 받은 경우 등의 사례에는 삭제된 제품의 최종 상한금액과 동일가로 산정한다는 규정을 지난해 1월부터 시행했다. 양도·양수와 같이 동일 제품의 급여 삭제와 재등재 시에는 종전 기존 약가를 승계한다는 내용이다.동국제약의 ‘텔미사르탄’ 성분의 ‘프리모노정40mg'은 지난 1일 426원으로 등재됐는데 녹십자가 허가 받은 ’녹십자텔미사르탄40mg'의 허가권이 변경된 제품이다. 기등재 동일 제품은 63개, 최저가는 352원이다. 신규 허가를 통해 급여권에 진입하면 최저가의 85%인 250원 이하로 책정되는데 양도·양수를 활용해 2배 가량 높은 상한가를 받을 수 있었다. 동국제약의 ‘프리모노80mg'도 신규 허가로 진입했다면 계단형약가제도 적용으로 약가가 360원을 넘을 수 없지만 녹십자로부터 양수받으면서 최고가 573원으로 책정됐다.일성신약의 아목시실린-클라불란산칼륨 성분의 ‘디스모틴5mg'을 이달 신규 등재됐는데 경방신약이 2020년 허가 받은 제품이다. 양도·양수를 통해 최고가 103원을 받았다. 신규 허가 제품이라면 기등재 최저가 67원의 85%인 57원 이하로 등재되지만 양도·양수를 통해 2배 가까운 약가를 확보했다. 같은 성분의 엘앤씨바이오 ’아모클라625mg'과 ‘아모클라건조시럽’은 각각 최고가로 등재됐는데 이들 제품도 경방신약이 판권을 넘긴 것으로 파악된다.동일 제품 기등재 제품이 20개 미만이어서 계단형약가제도 적용 대상이 아닌데도 양도·양수를 통해 최고가로 등재된 제품도 있었다. 이때 생동성시험 직접 수행과 같은 최고가 요건을 충족하지 않아도 최고가를 받기 위해 양도·양수 전략을 적극 활용하는 모습이다.대웅바이오, 맥널티제약, 알리코제약, 에이치엘비제약, 이연제약, 제뉴파마, JW신약, 제일약품, 한국파비스제약 등도 양도·양수를 통해 제네릭을 최고가로 등재했다.◆규제강화 직전 허가 제품 양도·양수 집중 거래..."정부가 난립 초래·시장 혼란 가중" 공교롭게도 양도·양수를 통해 신규 등재한 제네릭 제품들은 2019년과 2020년 허가가 집중됐다는 점이 특징이다.이달 양도·양수로 최고가 등재된 제네릭 27개 제품 중 24개 제품이 2019년과 2020년에 허가 받았다. 2019년 허가 제품이 15개, 2020년 허가는 9개 제품이다.2019년과 2020년은 유례 없이 제네릭 허가가 폭증한 시기다. 식약처에 따르면 지난 2019년과 2020년 허가 받은 전문의약품 제네릭은 각각 3857개와 2044개에 달했다. 2018년 1110개에서 크게 늘었다. 2018년 12월부터 2020년 5월까지 제네릭 허가 건수는 모두 100개가 넘었다. 이 기간에 허가 받은 제네릭은 무려 5611개로 월 평균 312개에 달했다. 2019년 5월 한 달 동안 허가 받은 제네릭은 560개로 올해 6개월 간 허가 받은 310개보다 80.6% 많았다. 공교롭게도 이때 제네릭 허가 급증의 기폭제는 정부의 규제 강화 움직임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018년 7월과 8월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이라는 불순물이 검출된 원료의약품을 사용했다는 이유로 발사르탄 함유 단일제와 복합제 175개 품목에 대해 판매 금지 조치를 내렸다.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제네릭 난립을 문제 삼는 목소리가 커졌다. 복지부와 식약처는 2018년 9월부터 ‘제네릭 의약품 제도개선 협의체’를 꾸려 제네릭 난립을 억제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제약사들은 정부의 제네릭 규제 강화 이전에 최대한 많은 제네릭을 장착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새 약가제도 시행 이전에 이미 허가 받을 수 있는 제네릭은 대부분 확보했다는 관측도 나온다.정부가 규제 강화 움직임을 내비치자 제약사들이 사전에 제네릭 제품을 장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일시적으로 제네릭 허가 건수가 폭발적으로 늘었고 새 약가제도 시행 이후에는 이때 허가 받은 비싼 제네릭 제품들이 양도·양수를 통해 활발하게 거래가 되고 있는 셈이다.최근 양도·양수 방식으로 신규 등재된 제네릭 제품 대부분 최근 허가 이후 생산실적이 없거나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제약사들이 판매 의도가 없었는데도 규제 강화를 대비해 미리 허가만 받고 제도 개편 이후에는 양도·양수 거래 용도로 활용되고 있다는 얘기다.제약사 한 관계자는 “결과적으로 정부의 규제 강화 움직임이 제네릭 난립을 더욱 부추겼고, 제네릭 난립을 억제하기 위한 계단형약가제도 역시 실효성이 떨어질 뿐 시장 혼란만 가중시켰다”라고 지적했다.2022-07-27 06:20:05천승현 -
새 약가제도 2년...제네릭 범람 멈췄지만 난립은 진행형[데일리팜=천승현 기자] 지난 2020년 약가제도 개편 이후 2년 동안 제네릭 진입이 크게 줄었다. 걷잡을 수 없이 쏟아지던 제네릭 제품의 신규 허가가 급감하면서 급여 등재 의약품 개수도 모처럼 하락세로 돌아섰다. 다만 약가제도 변화 직전 펼쳐진 유례 없는 제네릭 허가 범람으로 시장 난립은 여전히 진행형이다.◆새 약가제도 시행 이후 치솟던 급여등재 의약품 개수 감소세 전환24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건강보험급여목록 등재 의약품은 총 2만4656개로 집계됐다. 1년 전 2만5827개에서 1171개 줄었다. 역대 급여목록 의약품이 가장 많았던 2020년 10월 2만6527개와 비교하면 1년 9개월 만에 1871개 감소했다. 최근에는 건강보험 급여 신규 진입보다 삭제가 더 많았다는 의미다. 급여등재 의약품 개수가 감소세를 보이는 것은 흔치 않은 현상이다. 지난 2018년 3월 급여 등재 의약품은 2만644개를 기록했는데 2020년 10월까지 2년 7개월 동안 5883개 늘었다. 이 기간에 급여등재 의약품 규모가 28.5% 확대될 정도로 신규 진입이 시장 철수 건수를 압도했다. 지난 2018년 3월부터 2020년 10월까지 급여등재 의약품 개수가 전월 대비 감소한 것은 2018년 11월과 2020년 12월 두 번에 불과했다. 나머지 24개월은 모두 전월보다 급여 등재 의약품 규모가 커졌다는 얘기다.이에 반해 2020년 11월부터 이달까지 21개월 중 전월보다 급여등재 의약품 규모가 축소된 것은 13번에 달했다. 2020년 11월 2만5830개로 전월보다 697개 줄어든 이후 4개월 연속 급여등재 의약품은 감소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8월부터 6개월 연속 급여 등재 개수가 감소하기도 했다.제네릭 약가제도 개편 이후 제네릭 허가 건수가 감소하면서 급여 의약품 규모도 축소된 것으로 분석된다.2020년 7월부터 시행된 개편 약가제도는 제네릭 제품은 생동성시험 직접 수행과 등록 원료의약품 사용을 모두 충족해야만 현행 특허만료 전 오리지널 의약품 대비 53.55% 상한가를 유지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개편 약가제도에는 급여등재 시기가 늦을 수록 상한가가 낮아지는 계단형 약가제도가 담겼다. 특정 성분 시장에 20개 이상 제네릭이 등재될 경우 신규 등재 품목의 상한가는 기존 최저가의 85%까지 받게 된다.◆제네릭 허가 급감...공동개발 규제도 허가 감소에 영향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허가 받은 전문의약품 제네릭은 총 310개로 월 평균 52개로 집계됐다. 지난해 제네릭 허가 건수는 총 1176개로 월 평균 98개를 기록했는데 올해는 확연한 감소세를 나타냈다. 작년 하반기만 보면 총 293개의 제네릭이 허가 받았다. 월 평균 49개로 올해와 비슷한 추세다.제약사가 제네릭을 직접 개발하고 생동성시험을 수행하지 않으면 약가가 크게 떨어지는 구조 탓에 전 공정 제조 위탁 제네릭의 허가가 크게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미 시장성이 큰 대다수 시장에는 제네릭이 20개 이상 진입해 있어 후발 제네릭은 계단형약가제도 적용으로 약가가 크게 떨어지기 때문에 신규 진입 동기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약가제도 개편 직전 제네릭 허가가 봇물을 이뤘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대조적인 현상이다. 2018년 12월부터 2020년 5월까지 제네릭 허가 건수는 모두 100개가 넘었다. 이 기간에 허가 받은 제네릭은 무려 5611개로 월 평균 312개에 달했다. 2019년 5월 한 달 동안 허가 받은 제네릭은 560개로 올해 6개월 간 허가 받은 310개보다 80.6% 많았다.공교롭게도 이때 제네릭 허가 급증의 기폭제는 정부의 규제 강화 움직임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018년 7월과 8월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이라는 불순물이 검출된 원료의약품을 사용했다는 이유로 발사르탄 함유 단일제와 복합제 175개 품목에 대해 판매 금지 조치를 내렸다.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제네릭 난립을 문제 삼는 목소리가 커졌다. 복지부와 식약처는 2018년 9월부터 ‘제네릭 의약품 제도개선 협의체’를 꾸려 제네릭 난립을 억제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제약사들은 정부의 제네릭 규제 강화 이전에 최대한 많은 제네릭을 장착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새 약가제도 시행 이전에 이미 허가 받을 수 있는 제네릭은 대부분 확보했다는 관측도 나온다.정부의 규제 강화 움직임을 내비치자 제약사들이 사전에 제네릭 제품을 장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일시적으로 제네릭 허가와 급여 등재가 급증했고 제도 변화 직후 신규 진입이 급감하는 현상이 펼쳐진 셈이다. 지난해 7월부터 시행된 의약품 공동개발 규제가 제네릭 허가 감소세를 촉진 시켰다는 평가도 나온다. 작년 5월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된 개정 약사법은 하나의 임상시험으로 허가 받을 수 있는 개량신약과 제네릭 개수를 제한하는 내용이 담겼다. 생동성시험을 직접 시행한 제약사의 의약품과 동일한 제조소에서 동일 처방·제조법으로 모든 제조공정을 동일하게 제조하는 경우 생동성자료 사용이 3회로 제한된다. 1건의 생동성시험으로 4개의 제네릭만 허가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임상시험자료 역시 직접 수행 제약사의 의약품 외 3개 품목까지만 임상자료 동의가 가능하다.과거에는 특정 제약사가 생동성시험을 거쳐 제네릭을 허가 받으면 수십 개 제약사가 동일한 자료로 위탁 제네릭 허가를 받는 경우가 빈번했는데, 공동개발 규제로 '제네릭 무제한 복제 현상'은 사라졌다.◆대형 제네릭 시장은 여전히 100개 이상 업체 경쟁..."정부 정책이 난립 부추겨" 지적약가제도 개편 이후 제네릭 신규 진입이 급감했지만 고질적인 문제로 지목됐던 난립 현상은 여전히 진행형이라는 평가다.주요 대형 제네릭 의약품 시장은 약가제도 개편 이후 전체 개수는 정체를 나타냈지만 여전히 100개 이상의 업체가 경쟁하는 난립 현상이 공통적으로 펼쳐지고 있다.심평원에 따르면 이달 1일 기준 고지혈증치료제 아토르바스타틴은 10mg 용량 제네릭이 137개 등재됐다. 지난 10년 간 아토르바스타틴 10mg은 2012년 32개에서 1년 만에 74개로 급증했고 매년 증가세를 나타냈다. 2019년 117개에서 2020년 137개로 2년 간 20개 증가하면서 또 다시 가파른 속도로 증가했다.약가제도 개편 직전 제네릭 허가 범람 현상이 연출될 때 아토르바스타틴도 신규 진입이 늘었다. 아토르바스타틴10mg 제네릭은 2021년 7월 139개로 1년 동안 2개 증가하는데 그쳤고 올해 7월에는 137개로 1년 전보다 2개 줄었다. 2009년 특허가 만료됐는데도 약가제도 개편 직전 제네릭 허가가 범람했을 때 아토르바트타틴 제네릭의 신규 제네릭도 쏟아졌고 최근에는 주춤한 양상이다. 다만 한정된 시장에 100개 이상의 업체가 경쟁하는 난립 현상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항혈전제 ‘클로피도그렐’과 고지혈증치료제 ‘로수바스타틴’의 급여 등재 제네릭 개수도 유사한 패턴이 나타났다.클로피도그렐75mg 제네릭의 경우 2012년 7월 41개에서 2017년 7월 112개로 5년 간 81개 증가했고, 2018년 117개에서 2년 만에 30개 늘었다. 올해 7월에는 132개로 전년 동기보다 2개 줄었다.로수바스타틴10mg 제네릭은 2012년 7월 41개에서 2017년 112개로 5년 간 71개 증가했고, 2018년 7월 117개에서 2020년 7월 138개로 21개 늘었다. 이달에는 131개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3개 감소했다.공교롭게도 2013년 이후 주요 제네릭 시장의 진입 개수 증가도 정부 정책의 영향을 받았다는 지적이다.복지부는 지난 2012년 약가제도 개편을 통해 계단형 약가제도를 폐지했다. 기존에는 최초에 등재되는 제네릭은 특허 만료 전 오리지널 의약품 약가의 68%를 받고, 이후에는 한 달 단위로 10%씩 내려갔는데 2012년부터는 시장에 뒤늦게 진입한 제네릭도 최고가격(특허 만료 전 오리지널 의약품의 53.55%)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과거에는 제약사들이 뒤늦게 제네릭을 발매할수록 낮은 가격을 받기 때문에 후발 주자들이 제네릭 시장에 진입하려는 시도는 많지 않았다. 그러나 약가제도 개편 이후 시장에 늦게 진입해도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이유로 제약사들은 특허가 만료된 지 오래 지난 시장도 적극적으로 제네릭을 발매할 수 있게 됐다.2014년 또 한번 제네릭 허가규제가 완화됐다. 식약처는 지난 2014년 의약품을 생산하는 모든 공장은 3년마다 식약처가 정한 시설기준을 통과해야 의약품 생산을 허용하는 내용의 ‘GMP 적합판정서 도입’이라는 새로운 제도를 시행했다. 이때 허가용 의약품을 의무적으로 생산해야 하는 규정이 완화됐다.기존에는 다른 업체가 대신 생산해주는 위탁 의약품의 허가를 받으려면 3개 제조단위(3배치)를 미리 생산해야 했다. 생산시설이 균일한 품질관리 능력이 있는지 사전에 검증 받아야 한다는 명분에서다. GMP적합판정서 도입으로 제약사 입장에서는 위탁을 통해 제네릭 허가를 받을 때 별도의 생동성시험과 허가용 의약품 생산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된 것이다.결과적으로 지난 10년 간 제네릭 허가와 약가 제도가 변화할 때마다 제약사들은 생존을 위해 제네릭을 쏟아냈다. 제네릭 난립 현상을 저지하려던 정부의 정책 목표는 번번이 실패한 셈이 됐다.2022-07-26 06:20:43천승현 -
무관심한 약사회·눈치보는 제약사...전담기구 설치 '먼길'[데일리팜=김지은·김진구 기자] 일반의약품 활성화를 위한 전담기구 설치가 정부와 대한약사회,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등 유관 단체들의 무관심 속에 표류하고 있다.지역 약국, 약사의 고유 권한이나 다름없는 일반약은 의약분업 이후 지속적으로 약사사회를 중심으로 활성화 필요성이 제기돼 왔지만, 이렇다 할 움직임이나 대응은 전무했다.셀프메디케이션이 강조되는 시대 속 해외 약사회는 약국, 약사가 비처방의약품(일반약)을 통해 전문성을 강화하고 국민과 소통할 방안을 찾고 있지만, 대한약사회는 이 부분에 눈을 감은 지 오래다.일반약 활성화를 누구보다 반기고 앞장서야 할 제약사들 역시 상황은 다르지 않다. 전문약 위주 시장 상황에서 일반약은 사실상 찬밥 신세로 전락해 있다.의사들의 저항도 제약사들이 일반약에 대한 관심을 드러낼 수 없는 이유로 작용한다. 제약사를 대표하는 제약협회가 20여년 전 추진했던 일반약 위원회 설치가 좌초된 데도 당시의 의료계 반발이 큰 원인으로 작용했다.전문가들은 건강보험 재정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는 상황을 감안해 이제라도 정부와 제약사, 약사 등이 참여하는 일반약 활성화를 위한 논의 구조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약사 고유 영역”…일반약 활성화·전문성 발휘 필요일반의약품은 약국에서 약사만이 환자와 상담과 복약지도를 통해 판매할 수 있는 고유 영역이다. 어찌 보면 개국 약사와 환자를 연결하는 유일한 매개체가 될 수 있다.의약분업 이후 처방전 검수, 중재를 통한 조제, 복약지도 역시 개국 약사의 필수 역할로 꼽히지만, 일반약 상담 역시 약사의 전문성과 개인 역량을 드러내는 중요한 역할로 부각되고 있다.일반약 활성화, 그 속에서 약사 전문성 발휘는 시대적 상황과도 맞물린다. 고령화로 인한 건강보험 재정 절감 필요성과 맞물려 셀프메디케이션이 강조되는 시대에 일반약 활성화는 뗄 수 없는 부분이 된 것이다.하지만 약사사회의 대응은 이 같은 시대적 필요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듯 하다. 직접적인 예로 최근 약사 연수교육의 커리큘럼은 일반약보다 건강기능식품에 집중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대한약사회 2022년도 연수교육 강좌 커리큘럼. 한약, 동물약, 전문약 복약지도 등의 강의가 주를 이룬다. 일반약과 관련한 강좌는 따로 마련돼 있지 않다. 휴베이스 모연화 부사장은 “일반약의 주체인 약사가 약을 제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 그 자체가 활성화의 시초가 될 수 있다”면서 “약은 정확한 용법, 용량, 사용법을 지킬 때 제대로 된 효능과 효능을 낼 수 있다. 약사가 그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한 교육이나 정보 전달 등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약사회 연수교육조차 최근에는 건기식에 집중되는 모습을 보인다”고 말했다.모 부사장은 또 “미국 약사회에서는 비처방의약품(일반약)에 대한 책자를 정기적으로 발간해 약사에 대한 교육, 신제품 소개 등 최신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면서 “이것이 곧 약사들에게 일반약 상담, 그것을 통한 전문성 발휘에 대한 동력을 제공하는 동시에 제약사들에는 일반약 신제품을 개발하는 동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동물약, 한약, 건기식도 있지만…일반약은 글쎄"약사사회는 그간 일반약 활성화와 더불어 일반약 상담, 복약지도에 있어 약사의 역할 강화 필요성에 대해선 공감대가 형성돼 있었다. 하지만 이를 집중 논의하고 연구하는 창구 마련은 고려되지 않았다.그간 약사사회의 일반약 관련 활동을 보면, 대한약사회와 지역 약사회 차원의 일반약 활성화를 위한 포스터 제작이나 특정 질환, 제품 관련 연수교육을 통한 상담, 복약지도 스킬 전수 등에 그치는 수준이었다.일본약제사회(약사회), 대한약사회 내 위원회 구성 목록. 약사사회가 일반약을 바라보는 시각은 약사회 내 가동 중인 위원회만 봐도 쉽게 확인이 가능하다. 현재 대한약사회는 21개 상임위원회 체제로 가동되고 있는데, 그 안에는 동물약품위원회, 한약위원회 등이 포함돼 있다. 건기식 시장의 성장과 더불어 건기식 소분 사업이 신성장 동력으로 떠오르면서 최광훈 집행부에서는 건강기능식품위원회를 신설하기도 했다.약사회 내 동물약, 한약,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약국의 역할, 정책을 연구할 위원회는 있지만, 정작 약국만의 고유 권한인 일반약 활성화, 그 안에서 약사 역할을 논의할 전담 위원회는 별도로 마련돼 있지 않다는 것이다.이전 약사회 집행부에서도 일반약 관련 전담 위원회나 TF 등의 별도 논의 기구 마련 전력은 찾아볼 수 없다.반면 일본 약사회에 해당하는 약제사회의 경우 위원회 중 ‘Non-prescription Drugs Committee(비처방의약품 위원회)’가 포함돼 있다.주요 사업 중에는 ‘셀프메디케이션 의약품의 적정 사용 추진’에 관한 내용이 포함돼 있기도 하다. 구체적인 사업은 ‘약국 일반약 보급, 개발을 위한 동영상을 제작, 자체 홈페이지나 유튜브 채널에 공개한다. 약국의 일반약 취급, 판매 등 일련의 과정에 대한 연수교육 자료를 제작, 제공한다. 회원 약사들이 법령 준수를 통해 약국에서 일반약을 판매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등이다.일본약제사회(약사회)의 주요 활동 내용에는 일반약과 관련된 '셀프메디케이션과 의약품 적정 사용 추진'이 포함돼 있다. 약사회 관계자는 “일반약은 그간 약사회 내 약국위원회 사업의 한 파트로 포함됐었지만 집중적으로 논의되거나 관련해 의지를 갖고 추진된 사업 등이 전무한 것은 사실”이라며 “일반약 재분류를 포함한 활성화 방안과 더불어 일반약을 적절하게 상담,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 캠페인 등도 필요한 측면은 있다”고 말했다.대한약국학회 이동한 부위원장은 “정부는 수년 전부터 셀프메디케이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건강보험 재정 절감 차원에서도 예방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것”이라며 “그런 측면에서 정부와 제약사, 약사 등 이해 당사자들이 모인 협의 기구 마련이 중요한 시점이 됐고, 그 중심에 일반약 활성화가 있다. 일반약의 주체인 약사, 약사들의 대표인 약사회가 협의체 구성 등을 적극 요청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일반약 전담기구 설치 계획 없다" 선 긋는 제약협회국내 제약바이오 업체들을 대표하는 한국제약바이오협회도 일반약 활성화를 위한 사업 계획은 우선순위에서 멀어진 상황이다.다양한 이유가 얽히고 설켜 있다. 우선 전문약 위주의 시장 상황이 오랫동안 고착화됐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실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2021 식품의약품 통계연보'에 따르면 전문약 생산실적은 2010년 11조7037억원에서 2020년 17조8457억원으로 10년 새 52.2% 증가했다. 반면 일반약은 같은 기간 2조5302억원에서 3조1779억원으로 25.6% 늘어나는 데 그쳤다.기존에도 4배 이상 차이가 나던 일반약 대 전문약 시장 규모가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벌어져 2020년엔 5.6배까지 확대된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일선 제약바이오 업체들이 일반약 활성화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대다수 제약사의 캐시카우가 제네릭·전문약 위주로 구성돼 있다는 점에서 일반약 활성화를 위해 발 벗고 나설 뚜렷한 동기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제약바이오협회도 제약사들의 의견이 모이는 곳이라는 점에서 강력한 동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실제 제약바이오협회는 '일반의약품 전담기구'의 구성 계획에 대한 질문에 대해 "현재로선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일반약 활성화가 의약품 재분류를 통한 전문약의 일반약 전환을 전제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회원사들의 이해관계를 한 데로 모아 일반약 활성화를 추진하기에 부담이 적지 않다. 설령 일반약 활성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있더라도 이는 '소수 의견'에 그친다는 설명이다.제약바이오협회 관계자는 "전문약과 일반약은 사용 방법에 대한 분류일 뿐, 생산자 입장에서 의약품의 분류는 아니다"며 "협회는 산하에 약사제도위원회를 운영 중이며 여기서 전문약과 일반약 전반을 아우르고 있다"고 설명했다.의사단체 반발에 무산된 지 18년…요원한 '일반약 위원회'의사단체의 저항도 제약바이오협회를 망설이게 하는 이유로 설명된다.제약바이오협회는 과거 일반약 위원회 출범을 눈앞에 두고 무산된 경험이 있다. 지난 2004년 대웅제약 등 13개 제약사가 일반약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일반의약품 위원회를 결성했으나, 의료계의 반발로 좌초됐다.위원회는 일반약의 광고·홍보 문제와 유명 제품의 난매 문제를 집중 논의하기 위해 꾸려졌다. 이에 의료계는 "국민에게 의약품 오남용을 부추기는 행위"라며 강하게 반발했다.특히 개원의들을 중심으로 위원회 소속 제약사의 전문의약품 처방을 다른 의약품으로 변경하려는 움직임이 커지자, 위원회를 구성했던 제약사들이 속속 탈퇴했고 결국 첫 상견례를 끝으로 와해됐다.시간이 오래 흘렀지만 여전히 의료계에선 의약품 재분류를 통한 일반의약품 활성화에 부정적인 여론이 우세하다. 이런 상황에서 제약바이오협회가 별도의 위원회를 꾸리는 것은 적잖은 부담이 될 것이란 설명이 나온다. 한국보다 일반약 시장이 활성화된 미국이나 일본의 경우도 제약협회 산하에 별도의 위원회를 조직하지 않고 있다는 점도 이유 중 하나로 설명된다.현재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산하 위원회는 총 10개로 ▲기획·정책위원회 ▲홍보위원회 ▲글로벌협력위원회 ▲윤리위원회 ▲R&D정책위원회 ▲약가제도·유통위원회 ▲약사제도위원회 ▲바이오의약품위원회 ▲기초필수의약품위원회 ▲백신의약품위원회 등이다.일본 제약협회의 경우 12개 위원회를 두고 있는데, 한국의 경우와 큰 차이가 없다. 각각 ▲코드컴플라이언스 추진위원회 ▲산업정책위원회 ▲유통적정화위원회 ▲의약품평가위원회 ▲품질위원회 ▲바이오의약품위원회 ▲약사위원회 ▲지적재산위원회 ▲연구개발위원회 ▲국제위원회 ▲환자단체협력위원회 ▲ICH프로젝트 위원회 등이다.한국의 약사제도위원회와 같은 역할을 약사위원회가 담당하고 있으며, 정기적인 의약품 재분류는 의약품평가위원회가 일부를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미국 제약협회도 산하에 별도의 OTC 담당 위원회를 설치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해외 사례가 없다는 점 역시 제약협회 산하 일반약 위원회를 구성하는 데 장애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선 제약협회 내 일반약 위원회 설치 필요성을 역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또 다른 제약업계 관계자는 "일반약 시장은 더욱 더 침체되고 있다. 그러나 정부도 제약사들도 일반약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며 "그렇기 때문에 누군가 나서야 한다. 국민의 의료 접근성 확대와 건보재정 절감이라는 큰 틀에서 일반약 활성화를 위해 제약협회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2022-07-25 06:00:00김지은·김진구 -
9월 시범사업, 공단이 관리...공적모델에 가장 가까워[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정부 주도 공적 전자처방 전달 시스템의 필요성이 강조되면서 현재 건강보험공단(이하 공단)에서 추진 중인 사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정부 기관에서 추진 중인 사업인 데다 공단이 서버 관리, 전송 시스템까지 직접 개입하고 있다는 점에서 현재로서는 약사회가 추구했던 ‘공적’ 전자처방 전달 시스템에 가장 가깝다는 이유에서다.더불어 제도화 논의가 진전되면서 이미 정부 주도, 혹은 민간 기업에 의해 전자처방전을 도입한 해외 국가들 사례 역시 눈 여겨 볼 부분으로 꼽힌다.이미 정부 주도로 전자처방 전달 시스템을 운영 중인 북유럽, 영국, 호주와 코로나19 이후 정부가 나서서 전자처방전 활성화에 드라이브를 거는 일본 등의 상황도 참고 대상이 될만하다.약사회도 참여…공단 주도 전자처방 시범사업 관심현재 건강보험공단(이하 공단) 주도로 원주에서 진행 중인 ‘공익적 전자처방전 및 진료지원 플랫폼’ 사업은 정부 기관이라 할 수 있는 공단 주도 하에 약사회가 참여하는 사업이라는 점에서 주목해볼 만하다.특히 약사회가 그간 전자처방전 도입 과정에서 주창해 왔던 ‘공적’ 전자처방 시스템을 표방한 최초의 시범사업이라는 점에서도 관심을 가질 만한 부분이다. 이번 사업은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이 발주한 ‘바이오나노 산업 개발형 생태계 조성 사업’의 일환으로 진료지원 플랫폼 지원사업이 진행되는 것이다. 검진, 처방 내역을 의료진이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게 진료지원 플랫폼 사업의 핵심이다. 공단은 사업 참여기관이며 해당 사업을 주관하는 곳은 연세대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이다.이번 시스템은 QR코드를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병원에서 알림 톡으로 전자서명 처리된 처방 내역을 환자에게 알리면 환자는 휴대전화에서 처방 내역을 확인하고 공단 서버로 전송한다.이후 공단의 애플리케이션인 'The건강보험(앱)'에 접속해 QR코드를 발행 받아 약국에서 보여주면, 약국은 QR코드를 스캔해 공단 서버에 저장된 처방 내역을 전송 받아 조제한다.공단은 오는 9월 시범 운영을 목표로 중개 서버 등 시스템 구축 작업 중에 있으며 올해는 원주세브란스병원과 문전약국 2곳 정도에서 시범 운영을 한 후 2024년까지 원주시에 있는 요양기관에 한해서 단계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대한약사회 정일영 정책이사는 “공단에서 추진 중인 시범사업 모델이 일정 부분 약사회가 요구하던 공적 처방전 모델과 유사한 측면은 있다”면서 “해당 사업이 확대될 가능성도 예상해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정부 주도부터 민간까지…해외 전자처방 시스템 모델은그렇다면 우리보다 먼저 전자처방 전달 시스템이 도입된 해외 국가들의 상황은 어떨까. 이미 도입된 국가들에서도 전자처방전의 개념부터 목적까지 상이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더불어 정부 주도이냐, 민간 기업이 주도하냐에 따라 운영 상황은 확연하게 달랐다.정부 주도로 전반적인 시스템이 운영 중인 국가로는 북유럽 스웨덴이 대표적이다. 이 나라에서는 전자처방전이 병원에서 국가 저장고를 거쳐 약국으로 전자시스템을 통해 전송되고 있으며, 모든 처방전의 75% 이상이 이 시스템을 통해 전송되고 있다. 저장고는 나라에서 관장하고 있는 것으로, 의료기관에서 처방전이 전송되면 그것을 약국에서 요청하거나 다운 받는 형태로 시스템이 운영된다.스웨덴의 전자처방 흐름도. 환자는 신분증 제시를 통해 전국 어느 약국에서나 자신의 처방전대로 조제를 받을 수 있는 형태다.약국에서 조제한 처방 내역은 15개월 간 저장되며 의사, 약사는 정보를 검색하고 환자는 보안 적용된 전자서명으로 등록 체계에 접근하는 방식이다.모든 조제 의약품을 15개월 저장하는 스웨덴의 제도를 국민조제등록이라 하는데, 이 서비스를 통해 의사, 약사는 환자의 약물 치료를 최적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환자 동의를 얻어 데이터베이스에서 환자 정보를 검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동국대 약대 김대진 교수는 “북유럽, 영국 등에서는 전자처방전 중앙 서버 관리를 정부가 주도해 하고 있다. 기본적인 단계에서는 민간이 개입되지 않는 방식이란 것”이라며 “이 나라들은 기본적으로 국가 차원의 국민건강헬스포털이 마련돼 있다. 환자는 해당 포털에서 자신의 의료 정보를 모두 확인하고 활용할 수 있다. 이것을 통해 전자처방전도 전달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일본도 그간 지지부진했던 전자처방 전달 시스템이 코로나19 확산이라는 복병을 만나 정부 주도로 적극 추진되고 있다.그간 일본에서도 종이 처방을 전자처방전으로 전환하는 방향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지속됐지만, 정보통신기술 문제와 함께 시스템을 민간이 주도할 건지, 정부가 주도할지에 대한 논의로 인해 상당 기간 전자처방 제도화가 표류돼 왔다.하지만 일본 역시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진료 확산이 전자처방전 제도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전문가들에 따르면 일본 역시 전자처방전 관리 서비스의 운영 주체가 누가 될 것인가가 제도화의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다. 사업의 연속성과 시스템 안정성, 상호 운용성을 확보하고 의료기관, 약국에 대해 인증하는 구조의 확보, 전자판 약수첩과 휴대폰 등과의 연계 확보, 전자처방전 운용에 관한 문의 대응 등을 누가 주도해야 할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진행된 것이다.일본의 전자처방 흐름도. 김대진 교수는 “일본의 전자처방전이 전국 단일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지역 민간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면서 “지역 단위로 이미 국내 DUR과 같은 제도가 운영되고 있고 그 시스템에 전자처방전을 입힌 방식이다. 그렇다 보니 민간이 자연스럽게 개입된 형태다. 10여개의 업체가 참여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김 교수는 “특정 한 곳이 통합, 조율하는 방식이 아닌 이미 마련된 시스템에 전자처방전이 입혀지고, 여러 민간이 개입된 구조이다 보니 일본 정부 차원에서도 고민이 많다고 하더라”면서 “국내에서도 이런 부분은 참고해 볼 만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순환 가능해야”…환자도 병원도 약국도 도움될 방향은전문가들이 전자처방 전달 시스템에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 필요성을 주장하는 이유는 정보의 쌍방향 전달에 있다. 단순히 병원에서 약국으로 단방향 처방전 전달만으로는 국가가 나서서 시스템을 마련할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병원에서 발행한 처방전에 대해 약국에서는 조제를 완료하고, 이것을 다시 병원에서 확인할 수 있는 구조여야 하는 것인데, 한마디로 병원과 약국 간 처방전을 매개로 쌍방향 중개, 순환 구조가 가능해져야 한다는 것이다.결국 그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의료기관, 약국의 모든 정보 처리 기능을 보유하고 있어야 하는데 이것을 개별 민간 업체들이 감당하기에는 무리가 따를 수 밖에 없다.김대진 교수는 “현재는 병원에서 약국으로의 한 방향 전달에만 포커스가 돼 있는 측면이 있는데, 전자처방 전달 시스템 구조는 병원에서 환자, 약국으로의 과정에서 순환 구조가 돼야 하는 게 초점”이라며 “전체 요양기관을 포괄하는 중심이 있어야 쌍방향도 가능해진다. 어떤 민간 기업도 이런 중개가 가능한 능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빅데이터 시대에 단순 처방전 전달을 목적으로 전자처방전 제도화를 추진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게 전문가들의 견해다.단순 처방전 전달을 넘어 환자의 처방 데이터를 활용하는 방안이 강구돼야 할 시대적 상황과 안전성을 고려하면 정부가 데이터의 중앙 저장소로서의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전문가들은 또 현재로서는 전자처방 전달 시스템 구축이 제1의 과제로 추진 중이지만, 제도화 이후에는 ‘시장 수용성’이라는 과제가 남아있다고 입을 모았다.정일영 이사는 “정부가 전자처방 전달 시스템 도입을 고려하는데는 단순히 처방전을 병원에서 약국으로 전달한다는 데에 목적이 있지 않을 것”이라며 “빅데이터 시대에 국가 차원의 건강정보를 활용한 다양한 데이터 사업이 강구될 수 있다. 하지만 그 데이터를 수집하는데 민간이 개입하게 된다면 개인정보 누출 위험 등에 직면할 수 있다. 따라서 정부가 데이터 중앙 저장소로서의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2022-07-23 06:00:00김지은 -
전자처방전 제도화 급물살...이제 디테일만 남았다[데일리팜=김지은 기자] 비대면 진료 법제화 바람을 타고 그간 지지부진한 논의와 논란이 지속돼 왔던 전자처방 전달 시스템 제도화에도 드라이브가 걸렸다. 제도화를 위한 본격적인 정부와 이해 당사자, 환자 간 협의가 지속되는 가운데 '표준화'된 전자처방전 도입에는 일정 부분 공감대를 형성한 분위기다. 범용을 통해 전국 어디서나 사용 가능한 표준 코드를 마련한다는 것이다.하지만 쟁점은 남아 있다. 전자처방 전달 시스템을 위한 서버 운영 주체를 어디로 할 것인지, 데이터 전송, 인증서 전달 주체, 비대면 진료 시 전달 방식 등 시스템 구축에서의 크고 작은 어젠다들도 논의 대상에 포함된다.처방 주체인 의사들의 반대 속에서도 코로나19와 비대면 진료 활성화는 전자처방전 도입을 제도권으로 편입시키려는 움직임에 힘을 실어줬고, 그 방향 역시 ‘공적’으로 추진돼 가는 분위기 속 9부 능선은 넘었다는 평가다.전자처방 전달 시스템, ‘도입·표준화’에는 공감전자처방전은 이미 의료법을 통해 법적으로 허용된 사안이다. 의료법 제17조 2(처방전)에는 '의료업에 종사하고 직접 진찰한 의사, 치과의사 또는 한의사가 아니면 처방전을 작성해 환자에게 교부하거나 발송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처방전은 의사나 치과의사가 전자서명법에 따른 전자서명이 기재된 전자문서 형태로 작성한 전자처방전을 포함한다.정부에서는 수십년 전부터 전자처방전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현행 문서 처방전 방식에서 전자처방전으로 시스템 전환을 고려해 왔다. 2000년대 초반 건보 재정 악화 타개책, 의료정보화 방안의 일환으로 전자처방전달시스템 및 전자건강보험증 도입을 고려한 바 있다.하지만 당시 팩스나 이메일을 통한 처방전의 경유 방식에 대한 기술적 한계와 개인정보 유출 우려, 예산 낭비 등에 대한 시민단체의 반대 등으로 정부의 계획은 좌초됐다.종이 없는 처방전 필요성이 강조되면서 수년 전부터 민간 업체 주도 하에 중·대형 병원에서는 속속 전자처방 전달 시스템을 도입했고, 주변 약국, 지역 약사회의 반발은 거셌다. 약사회는 전자처방전 도입이 시대적 흐름이라면 민간이 아닌 공적 시스템을 도입하자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하고 이를 위한 전방위적 정부 설득을 진행해 왔다.그러던 중 코로나19라는 복병이 찾아왔고, 국내 보건의료 시장은 한시적 비대면 진료 허용 공고라는 예상치 못한 상황에 직면했다. 코로나19가 그간 막혀 있던 원격진료의 둑을 허문 것이다.이 상황을 틈타 정부는 비대면 진료 제도화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고, 전자처방 전달 시스템도 한 축으로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됐다. 정부, 이해당사자들이 참여한 협의체가 구성됐고, 전자처방 전달 시스템 제도화를 위한 방향 설정이 한창 진행 중이다.제도화의 초석을 마련할 이 자리에서 현재 정부는 물론이고 이해 당사자들도 전자처방 전달 시스템 도입 필요성과 더불어 표준화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대가 형성된 상태다.협의체에 참여 중인 동국대 김대진 교수는 “회의를 거치면서 정부도 회의 참석자들도 표준을 만드는 데는 공감대가 형성된 상태다. 표준코드를 통해 범용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라며 “병의원에서 전송한 처방전이 표준화된 코드로 전달되고, 전국 어는 약국에서나 관련 코드를 입력, 조제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정부가? 기업이?…관리 서비스 운영 주체 누가될까 처방 코드의 ‘표준화’가 중요한 쟁점 중 하나였다면 다음은 전자처방 데이터가 모일 서버의 운영, 관리가 중요한 부분으로 남아있다. 그간 약사회가 주장해 왔던 ‘공적’ 전자처방 전달 시스템 도입 여부도 일정 부분 여기에 달려있다.약사회는 줄곧 중앙 서버를 운영, 관리할 주체가 정부가 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표준 코드를 통한 전송으로 누구나 접속이 가능하도록 한다면, 정부 또는 정부 기관이 중앙 관리 서비스 운영 주체가 돼 정보 관리와 인증 기능을 담당해야 한다는 것이다.정부가 추진 중인 마이헬스데이터 사업 내용. 더불어 서버 관리 주체가 정부가 아닌 민간 업체 등이 될 경우 처방 데이터가 업체들에 의해 활용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대한약사회 정일영 정책이사는 “약사회는 전자처방전 데이터가 모이는 중앙 서버가 공적 영역에서 관리돼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여러 곳의 병원에서 처방전이 발행되고 여러 개 업체에서 처방전을 전송할 수는 있지만, 이 처방 데이터들은 하나의 저장소에서 집약되고 관리돼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정 이사는 “그 저장소 관리 주체는 민간이 아닌 정부, 또는 정부 기관이 돼야 한다”면서 “그래야 약국은 물론 병원도 특정 업체에 종속돼 별도 수수료를 지불하는 등의 상황이 발생하지 않을 수 있고, 환자의 처방 정보가 무분별하게 활용되지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키오스크? 모바일?…비대면 진료 시의 전달방식은?표준화와 중앙 서버 운영 주체가 중차대한 쟁점이라면 전자처방 시스템이 도입됐을 때의 구체적인 전송 방식, 비대면 진료 시의 전달 방식 등은 추후 논의돼야 할 과제들로 남아있다.현재 활용 중인 전자처방 데이터 전송 방식은 크게 ▲OCR ▲2D바코드 ▲키오스크 ▲모바일앱 등으로 분류된다.전자처방전이 제도화되면 전송 방식도 표준화 될 필요가 있다는 데 정부와 협의체에 참여 중인 이해 당사자들, 학계, 환자 역시 공감하는 대목이다. 협의체에 참여 중인 관계자들에 따르면 현재로서는 모바일 앱을 통한 방안이 가장 주효한 쪽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관련 업체에 따르면 모바일을 활용한 전송 방식은 별도 구축 비용이나 수수료가 발생하지 않는 데다 환자가 약국을 직접 지정하는 방식인 만큼 담합 논란 등에서도 자유로울 수 있다. 현재 국내의 모바일, 특히 스마트폰 보급률과 사용률이 다른 국가들에 비해 월등히 높다는 점 역시 정부도 별다른 부담 없이 모바일 앱 기반 전자처방 전달 시스템을 고려하게 된 원인으로 꼽힌다.전자처방 시스템 업체 관계자는 “모바일 앱이 현 시대에 가장 적합한 형식이라는 점에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전자처방 시스템을 도입한 해외사례를 봐도 모바일 앱이 활용되고 있다”면서 “모바일을 통한 처방전 전송 방식이 진행된다면 그 안에서 선결제도 가능해지게 된다. 추후 문제이지만 그에 따른 밴사 등과의 연계 필요성 등도 제기될 수 있다”고 말했다.환자가 병원, 약국을 직접 찾아가지 않는, 즉 비대면 진료가 진행됐을 때의 전자처방전 전송 방식도 고려해 볼 부분이다.정부 주도의 서버 관리와 단일한 전송 체계가 마련된다면, 이 부분 역시 문제될 것이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말이다. 하지만 전송 체계가 다변화될 경우는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다.김대진 교수는 “전자처방 중앙 서버에서 전달 서비스가 이뤄지는 구조인데, 이것을 정부가 담당한다면 플랫폼 등 민간업체가 개입할 가능성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며 “해외 국가의 사례 등을 볼 때 정부가 헬스 포털, 단일 앱을 운영하고, 거기서 전자처방전 전송 등이 이뤄지는 방식이 사용자들에게는 가장 편리할 수 있다. 그 방식이 여의치 않으면 기존에 이미 약국들이 활용 중인 청구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방식 등이 고려될 수 있다”고 말했다.2022-07-19 16:52:00김지은 -
일반약 활성화하려면...허가제도 손 볼 전담조직 시급[데일리팜=이혜경 기자] 국내 일반의약품 생산 품목 수는 매년 감소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공개한 연도 별 일반·전문의약품 품목 수 및 생산액 현황을 보면 일반약 생산 품목 수는 10년 새 6401개 품목에서 5280개 품목으로 17.5% 줄었다. 반면 전문약은 9572개 품목에서 1만5946개 품목으로 66% 증가했다.일반약 시장이 정체기에 빠진 건 오래전 일이다. 국내 일반약 시장은 2000년 의약분업 이전 의약품 시장의 40%를 차지하다가 의약분업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면서 지난 2020년 약 15.1%까지 줄었다. 제약업계 관계자들은 일반약 시장의 활성화 길이 보이지 않는다고 입 모아 말한다. 시장의 규모가 커져야 새로운 먹거리를 찾을 준비 태세를 갖출 수 있는데, 현재 구조로서는 도저히 묘수가 떠오르지 않는다는 얘기다.2000년 의약분업 이후 정체된 일반약 시장을 두고 3~5년 마다 활성화 요구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나왔다. 시간은 흘렀지만 제안된 내용은 하나같이 똑같다. 의약품 표준제조기준 확대, 새로운 일반용 유효성분 함유 의약품(Switch OTC) 제도 마련, 의약품 재분류 기준 재정비, 일반약 전담조직 신설 등이다.현실적으로 표제기 확대와 스위치 제도 도입 등이 일반약 활성화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일반약 허가제도 전반을 손질할 수 있는 전담조직 신설이 식약처에 우선적으로 설치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국내 A제약사 OTC 개발 담당자는 "일반약과 전문약 허가 제도 자체의 구분이 없어 별도 조직이 필요하다"며 "시장이 작아서 별도 조직이 필요 없다고 생각하면 안된다. 시장이 작다 보니 개발이 안되고, 개발이 안되니 시장이 정체되는 도돌이표를 겪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국내에서는 비처방 의약품 별도의 부서를 두지 않지만 미국은 OTC 의약품 심사를 담당하는 별도의 부서를 두고 있으며, 캐나다는 비처방 의약품 및 건강기능식품을 관리하는 부서를 별도로 두고 있다.일본과 호주에서는 일반약 허가 절차를 안전성·유효성 검토 필요에 따라 제출 자료를 세분화 운영함으로써 처방의약품과 별도로 구분해 허가 절차를 간소화 하고 있다.식약처가 밝히고 있는 국내 일반약 종류 및 제출범위 범위로 6의 가는 임상시험자료집을 제출해야 하는 품목인데 대부분의 일반약이 해당한다. 특히 일본은 새로운 일반용 유효성분 함유 의약품(Switch OTC)인 경우 일부 제출자료를 심사에서 면제한다.예를 들어 신약인 경우에 비해 Switch OTC의 경우 가혹시험, 제조방법, 유전독성, 생식발생독성, 발암성 자료, 약리자료 등이 면제되며 자료제출 범위를 간소화 했다.이 관계자는 "임상시험 못하고, 개발 자체가 막히니 실효성이 높은 표제기 확대를 주장하고 있는 것"이라며 "일본은 별도로 일반약을 관리하는 부서가 있고 셀프메디케이션을 활성화 시키자는 움직임이 있어 합리적인 선에서 임상시험자료를 받지 않는 복합제 개발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만약 일본처럼 국내에 일반약 전담기구가 있었다면, 기존에 제안된 내용 이외에도 해외 사례 등을 참고해 실제 적용 가능한 일반약 활성화 방안이 적극적으로 연구되지 않았겠느냐는 이야기다.일본 후생노동청 통지를 보면 스위치 OTC의 경우 임상시험 제출 의무가 없고, 별도로 일반약을 관리하는 부서가 있어 다양한 복합제가 개발되고 있다.예를 들어 테르비나핀연고의 경우 일본에서는 다양한 주성분을 가진 제제들의 허가가 이뤄진 상태다. 테르비나핀 성분은 일본에서의 표준제조기준의 배합 가능한 표에 기재되어 있는 성분은 아니기 때문에 유사 처방 일반용 배합체나 그 외 일반용 의약품 등 제도적인 뒷받침을 활용해 다양한 성분의 복합제 개발이 가능했다.유사 처방 일반용 배합체란 기승인 일반용 의약품의 유효성분으로 함유돼 있는 성분으로 된 의약품으로 기승인 일반용 의약품과 유효성분의 편성을 유사하게 처방한 일반용 의약품을 말하며, 허가 시 임상시험 자료를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또 다른 국내 제약사 일반약 담당자는 "일반약 활성화는 제약업계만 노력한다고 이뤄지는 게 아니다"라며 "정부 차원의 노력도 필요하다. 제도가 바뀌어야 제약회사들이 더 많은 아이디어를 내고 제품을 낼 수 있다"고 정부의 의지 변화를 촉구했다.일반약 전담기구 설치와 관련 식약처는 현재로선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의약품정책과에서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만 강조했다.일반약 품목을 보유하고 있는 제약회사 입장에서는 일반약 전담기구의 설치가 우선 순위 일수도 있지만, 제한된 인력으로 운영되는 정부기관에서는 후순위로 밀릴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또 식약처의 경우 조직 신설을 위한 예산은 기획재정부로부터, 인력은 행정안전부로부터 재가를 받아야 하는 만큼 일반약 전담기구 신설을 독단적으로 결정할 수도 없는 문제다.식약처가 밝히고 있는 국내 일반약 종류 및 제출범위 범위로 6의 가는 임상시험자료집을 제출해야 하는 품목인데 대부분의 일반약이 해당한다. 문은희 식약처 의약품정책과장은 "제약업계 입장에서는 일반약 전담기구 설치가 우선 순위 일 수 있지만, 정부는 제한된 인력으로 정책을 운영해야 하기 때문에 대외적으로 설득하는 부분의 어려움이 있다"고 언급했다.문 과장은 "현재로선 정책을 담당하는 부서에서 신경을 써서 열심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우리 부서가 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그러면서 식약처 또한 일반약 활성화를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는 점을 피력했다.문 과장은 "전문약을 일반약으로 스위치 하는 제도는 식약처 뿐 아니라 건강보험 재정을 담당하는 보건복지부도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라며 "식약처 입장에서는 지난해 일반약 활성화를 위해 표제기 품목 확대 및 규정 개정을 진행했다"고 밝혔다.식약처는 지난해 11월 29일 '의약품 표준제조기준' 일부 개정을 통해 비타민, 미네랄제제 표준제조기준에 배합성분·제형 추가, 표준제조기준 원료 규격의 인정 범위 확대, 안전성 정보 반영, 표준제조기준 관리 절차를 신설했다.기준 개정으로 '비타민, 미네랄 등 표준제조기준'에 메코발라민, 코바마미드, 타우린 성분을 새롭게 추가하고, '경구용젤리제, 구강붕해정, 구강용해필름' 제형이 신설됐다.문 과장은 "비타민, 미네랄 등은 지난해 표제기 확대가 이뤄졌다"며 "규정 개정이 된 만큼 1년에 한 번씩 의견을 수렴해 일반약 활성화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2022-07-18 18:22:08이혜경 -
"건보재정 절감" 인식 부재…일반약 컨트롤타워가 없다[데일리팜=이정환 기자] "미국, 일본 같은 선진국이 일반의약품을 전담하는 정부 조직을 따로 갖춘 것은, 일반약 시장 육성을 통한 셀프케어 활성화가 곧 국부 창출인 동시에 건강보험재정 절감이란 인식이 각인됐기 때문입니다. 정작 전문약 약제비 비중이 일반약을 압도하는 우리나라 정부는 일반약 정책 필요성 자체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일반약 전담조직을 설치하자는 주장을 논의 테이블에 올리기조차 어려운 이유입니다."일반약 시장·산업을 육성하고 건보재정 건전성 향상을 위해 국가 차원의 '일반약 컨트롤타워' 마련을 고민해야 한다는 의약품 전문가들의 주장이 십 수 년째 공허한 외침으로 전락하고 있다.해외 선진국들이 불필요한 진료비·약제비 지출을 획기적으로 줄여 건보재정을 절약할 수 있는 장치로서 일반약 활성화, 셀프메디케이션 정책을 공격적으로 도입하고 별도 정부 콘트롤타워를 확보한 것과 달리 우리나라는 의약분업 이후 20년 넘게 일반약 정책에 손을 놓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국내 일반약 시장은 2000년 이전 전체 의약품 시장의 40%를 차지했지만 의약분업 이후 대폭 줄어들어 20% 수준을 간신히 유지하고 있다.의약분업은 국내 제약사들이 전문약 개발에 치중하게 만드는 동시에 약국업무가 처방전 조제에 매몰되는 환경을 구축했다. 우리나라에서 일반약 정책이 수면 아래 가라앉은 시점도 이 때부터다.지나치게 많은 전문약 사용량을 우려하며 일반약 시장을 활성화해 국민의 의료비·약제비 지출과 건보재정 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제언이 국회 등 곳곳에서 나오지만 아직 눈에 띄는 정책 변화는 전무한 실정이다. 선진국, 일반약 콘트롤타워서 정책 집중발굴해외 선진국 분위기는 자못 다르다. 일반약과 국민, 소비자 간 거리를 어떻게 든 좁히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하고 있다.미국과 일본, 캐나다, 호주 등은 보건의료와 의약품 정책을 담당하는 정부부처에서 의사 처방이 필요없는 일반약 전담 콘트롤타워를 운영 중이다.미국 FDA(식품의약국) '비처방의약품부', 일본 PMDA(의약품의료기기종합기구) '일반용의약품부', 캐나다 보건부(Health CANADA) '자연및비처방의약품부', 호주 보건부 '비처방의약품 위원회' 등이 대표적이다.이들 정부 조직의 존재 이유는 비처방 일반약 정책 수립을 위한 전문성 확보로, 안전하고 효용성 큰 비처방약 활성화 장치를 마련하고 선진화하는 역할을 수행한다.실제 미국FDA 비처방의약품부는 새로운 유효성분·제형·용량·투여경로를 입증한 신규 일반약 허가(NDA, New Drug Application), 안전성·유효성이 폭넓게 인정된 전문약의 일반약 전환(Rx-to-OTC switch), 사전 승인이 필요없는 OTC의약품 정책 설계(OTC Monograph), 일반약 제네릭 간략 허가신청(Generic ANDA) 등 업무를 수행한다. 일본PMDA 일반용의약품부는 복약지도 필요의약품, 일반의약품, 의약외품, 화장품의 허가·수출·증명·품질 재평가 심사 업무를 맡는다.일본은 1979년 약사법 개정 이후 의약품 재분류 제도를 시행, 전문약에서 일반약으로 전환과 약국 외 판매 의약품 증가가 활발한 상황이다.나아가 일반약 재분류 제도 활성화를 위해 제약사, 소비자를 비롯한 관련단체 의견을 상시 검토하는 방식도 도입했다.이 모든 정책들이 일반약 전담 콘트롤타워의 진두 지휘 아래 시너지를 내며 일본 일반약 산업 활성화와 건보재정 절감 효과를 보이는 셈이다.특히 일본은 지난해 4월 후생노동성 의정국 경제과에 '셀프케어·셀프메디케이션 추진실(훈령실)'을 설치하는 결정도 했다.셀프메디케이션 촉진 대책 마련을 위해 정부부처 칸막이를 허문 것인데, 우리나라로 치면 보건복지부 안에 일반약 셀프케어 전반을 담당하는 정책과 1개를 별도 신설한 셈이다.미국과 일본 두 나라 사례만 보더라도 일반약 정책 운용과 셀프메디케이션 활성화를 통한 건보재정 절감 실현에 전문적이고 민첩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사실을 엿볼 수 있다.일반약 활성화, 국내 사회적 합의·논의 제로현재로서 우리나라는 미국, 일본 등 의약품 선진국의 일반약 전담기구 운영을 통한 시장 육성과 재정절감 성과를 마냥 지켜보며 부러워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정부 부처가 일반약 활성화를 통한 건보재정 절감 방안에 별달리 큰 관심을 갖고 있지 않은 데다, 일선 의료기관과 약국 환경 자체도 의사 처방 전문약에 과몰입된 탓이다.의약품 전문가들은 하루빨리 우리나라 정부가 셀프케어 중요성을 깨달은 해외 선진국을 본받아 일반약 정책 혁신에 나서야 한다고 말한다.건보재정 건전성 확보를 향한 긴장감이나 긴박감이 없어 일반약 정책이 발전 없이 방치되고 있다는 지적도 뒤따랐다.대한약사회 김대원 정책기획위원장은 "우리나라는 일반약 볼륨이 처방약 대비 지나치게 낮은 데다 의약품 정책도 전문약에 너무 치우쳐있다"면서 "빨리 고쳐야 할 부분인데 더 큰 문제는 일반약 활성화 필요성에 대한 논의 자체가 실종된 지 오래 됐다는 것이다. 건보재정 절감에 대한 긴장감이 보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김대원 위원장은 "정부 산하 일반약 전담 기구를 설치하는 것 역시 건보재정이 얻게 될 이익을 근거로 검토해야 하는데, 일반약 시장부터 육성해야 별도 정부조직 신설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며 "일반약 활성화를 위해서는 의약분업 재논의도 고려해야 한다. 의약분업 자체가 처방약 위주로 설계된 데다 당시 정부와 의사, 약사, 국민이 합의한 내용 가운데 전혀 작동하지 않는 조항이 많다"고 지적했다.김 위원장은 "전문약의 일반약 전환도 5년에 1번 하기로 했는데 이조차 안 되고 있다. 당연히 작동해야 할 기전들이 움직이지 않도록 설계된 의약분업 재논의가 필요하다"며 "의사들이 거부하면 약사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현재의 의약분업 심각성을 진지하게 공유해 나가야 일반약 활성화가 실현될 것"이라고 했다. 대한약국학회 이동한 부위원장은 일반약 전담 정부조직이 신설이 꼭 필요하며, 설치 시 일반약 시장이 활기를 띄는 데 직접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전문약과 일반약은 유통구조나 특성 자체가 완전히 다르므로, 일반약 정책을 전담 설계·운영하고 시장 육성을 고민할 별도 정부조직이 필수라는 것이다.다만 사회적으로 일반약 자체에 대한 관심이 크게 떨어진 상황이라 일반약 전담 조직 마련을 요구하기 쉽지 않은 현실이라고 했다.이동한 부위원장은 "정부에 일반약 전담부서가 있다는 얘기는 그만큼 비중을 두고 일반약 시장을 육성한다는 의지인 셈"이라며 "전문성 측면에서 당연히 있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전문약과 일반약을 통째로 놓고 정책을 운영중인데, 사실 유통구조나 특성 자체가 완전히 다르다"고 설명했다.이 부위원장은 "의약분업 당시 일반약 시장과 견줄 때 오늘날 일반약 시장은 쪼그라 들었다. 일반약 자가치료가 과잉 진료비·약제비를 줄여 건보재정 절감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는 것은 기본 상식"이라며 "미국, 일본 사례를 본받아 일반약 전담조직을 설치할 명분을 찾아야 한다. 정부는 지금도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니 별도 조직을 마련하거나 논의할 필요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한국제약바이오협회 조민정 정책총괄팀장도 셀프메디케이션, 일반약 활성화, 전담조직 설치를 향한 정부 의지와 사회적 관심이 부족한 점을 지적했다.조민정 팀장은 "일반약을 활성화하려면 전문약 재분류 상시화, 일반약만 전담 마크하는 별도의 담당조직이 필요한 것은 당연한 사실이다. 일반약 시장이 커지면 상대적으로 건보재정 절감 기회도 많아지는 것 역시 마찬가지"라며 "일반약 활성화 트랙이나 제도를 향한 정부 의지와 사회적 관심이 크지 않다 보니 일반약 전담조직을 신설하자는 주장도 수용되기 어려운 현실"이라고 말했다.2022-07-11 14:24:07이정환 -
차세대 폐렴백신·유방암 신약…하반기 슈퍼루키는?[데일리팜=정새임 기자] 올해 하반기 폐렴구균 백신, 황반변성 치료제, 유방암 치료제 등 굵직한 신약들이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획득할 것으로 전망된다.6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연내 허가될 가능성이 있는 신약으로 ▲백스누반스(MSD) ▲엔허투(다이이찌산쿄) ▲바비스모(로슈) ▲넥스비아자임(사노피) ▲엑스키비티(다케다제약) 등이 꼽힌다. 올해 상반기에는 14개사 18개 의약품이 신약으로 허가받은 바 있다. ◆ASCO 찬사받은 '엔허투', HER2 양성 유방암으로 첫발엔허투 제품 사진아스트라제네카와 다이이찌산쿄가 공동 개발한 유방암 치료제 엔허투(트라스투주맙 데룩스테칸)는 최근 획기적 데이터로 주목을 받은 신약이다. 엔허투는 차세대 항체약물접합제(ADC)로 지난 2019년 12월 미국에서 인간상피세포성인자수용체2(HER2) 양성 유방암 치료제로 첫 허가를 받았다.나아가 지난 6월 개최된 미국임상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ASCO 2022)에서 엔허투는 HR 양성 혹은 음성에 관계없이 HER2 저발현 환자에서도 무진행생존기간과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줄였다는 데이터를 발표해 찬사를 받았다. HER2 저발현 유방암 환자들은 현재 HER2 표적치료제에 적합하지 않아 미충족 수요가 높은 영역으로 꼽힌다.국내에서 엔허투의 첫 적응증은 HER2 양성 전이성 유방암 3차 라인이 될 것으로 점쳐진다. 국내 엔허투 허가권자는 다이이찌산쿄다.엔허투와 같은 ADC 기전의 HER2 양성 유방암 치료제로는 로슈의 '캐싸일라'가 있다. 엔허투는 캐싸일라와의 직접 비교 임상으로 캐싸일라 지위를 넘보고 있다. HER2 양성 전이성 유방암 2차 치료에서 엔허투와 캐싸일라를 비교한 DESTINY-Breast03 임상 결과, 엔허투는 캐싸일라 대비 질병 진행 및 사망 위험을 72% 낮췄다. 객관적 반응률(ORR)도 엔허투군 80%로 캐싸일라군 34% 대비 유의하게 높았다.국내에서도 엔허투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지난 6월에는 엔허투 허가와 건강보험 적용을 촉구하는 국민동의 청원이 제기돼 1만4000여명의 동의를 받았다.◆폐렴백신 재도전 MSD, 백스누반스 장착백스누반스 제품 사진백스누반스는 MSD가 차세대 폐렴구균 백신으로 개발해 작년 7월 미국에서 처음 상용화된 제품이다. 첫 적응증으로 15가지 혈청형에 의해 유발되는 18세 이상 성인의 침습성 폐렴구균 질환 예방을 받은 후 생후 6주 이상 전 연령으로 대상이 확대됐다.MSD는 백스누반스로 폐렴구균 백신에서 명성 되찾기에 나선다. 국내 폐렴구균 백신 시장은 화이자의 '프리베나13'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프리베나13은 작년 아이큐비아 기준 381억원 매출을 올렸다.프리베나13은 13개의 폐렴구균 혈청형(1, 3, 4, 5, 6A, 6B, 7F, 9V, 14, 18C, 19A, 19F, 23F)에 대한 감염을 예방하는 13가단백접합백신(PCV13)이다. 우리나라에서 생후 6주 이상 모든 연령에서 접종 가능한 유일한 폐렴구균 백신으로 꼽힌다.백스누반스는 15개 폐렴구균 혈청형(1, 3, 4, 5, 6A, 6B, 7F, 9V, 14, 18C, 19A, 19F, 22F, 23F, 33F)에 대한 예방 효과를 나타낸다.연내 백스누반스가 허가 받을 경우 성인에 대한 적응증을 먼저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MSD는 추후 소아로 연령층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엑스키비티, 두 번째 엑손20 변이 표적치료제 예고엑스키비티 제품 사진EGFR 엑손20 삽입 변이를 타깃하는 다케다제약의 '엑스키비티(모보서티닙)'도 연내 허가가 기대된다. 엑스키비티는 지난해 9월 미국에서 EGFR 엑손20 삽입 변이를 보이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 치료제로 승인을 받은 바 있다.엑스키비티는 올해 2월 국내 허가된 얀센의 '리브리반트(아미반타맙)'와 동일한 EGFR 엑손20 삽입 변이를 타깃으로 해 경쟁약으로 꼽힌다. 엑손20 삽입 변이는 EGFR 변이 환자의 약 10%에서 발견되는데, 다양한 아형으로 기존 EGFR 표적 항암제로는 충분한 효과를 얻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엑스키비티와 리브리반트는 같은 듯 다른 특징으로 서로 다른 길을 걷고 있다. 리브리반트는 엑손20 변이와 함께 MET 변이를 동시에 표적하는 이중저해제로, MET 엑손14 스키핑 단독요법, EGFR 흔한 변이에서 렉라자와 병용요법 등 임상을 진행 중이다. 반면 엑스키비티는 HER2 변이 폐암으로의 확장을 꾀하고 있다. 주사제인 리브리반트와 달리 엑스키비티는 경구제라는 점도 구분되는 특징이다.엑스키비티는 엑손20 삽입 변이 동반 비소세포폐암 1/2상 임상에서 객관적반응률(ORR), 35%, 무진행생존기간(PFS) 7.3개월을 기록한 바 있다.◆황반변성 첫 이중저해제…바비스모 국내 진출바비스모 제품 사진로슈는 연내 새 황반변성 치료제 '바비스모(파리시맙)'를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바비스모는 기존 안질환 치료제가 주로 표적하는 VEGF와 함께 망막 질환의 원인으로 꼽히는 Ang-2 단백질에 모두 결합해 두 경로를 모두 차단하는 최초의 이중특이성 항체다. 지난 1월 미국에서 습성 연령 관련 황반변성 및 당뇨병성 황반부종 치료제로 승인을 받았다.바비스모는 신생혈관성 연령 관련 황반변성과 당뇨병성 황반부종에 대한 4건의 3상 연구에서 최대 4개월 간격으로 투여했을 때 아일리아 대비 비열등한 시력 향상을 달성했다.현재 이 시장을 이끌고 있는 약제는 바이엘 '아일리아'와 노바티스 '루센티스'로 지난해 각각 705억원, 351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최근 노바티스가 루센티스의 후속 약제로 선보인 비오뷰도 경쟁에 합류했다. 바비스모는 이중저해라는 기전으로 차별화를 꾀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장기 투약해야 하는 질환 특성 상 의료진이 안전성이 높은 약을 선호한다는 점이 신규 약제엔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이 외에도 사노피의 폼베병 치료 신약 '넥스비아자임(아발글루코시다제알파)'도 하반기 허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폼페병은 GAA 유전자 이상으로 근력 감소와 근육 위축에 따른 호흡부전과 심근병증이 나타나는 희귀유전질환이다. 국내 환자 수는 약 1300명으로 집계된다.사노피는 기존 치료제 '마이오자임'보다 마노스 6-인산(M6P) 함량을 15배 가량 증가시킨 넥스비아자임을 개발했다. M6P는 폼페병을 일으키는 GAA 효소를 세포 내 리소좀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2022-07-06 06:20:51정새임 -
10년 전보다 가격 하락...'천편일률' 일반약의 하향평준화[데일리팜=천승현 기자] 제약사들의 일반의약품 사업에서 가장 큰 고민은 고가의 신제품을 내놓기 어렵다는 시장 환경이다. 약국 소비자들이 일반약 가격에 대한 저항이 거센 데다 신제품이 등장하면 복제 제품의 무제한 등장으로 제약사들 간 출혈 경쟁이 펼쳐지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실정이다. 건강기능식품이 새로운 유형의 개별인정형 제품을 통해 프리미엄 제품으로 소비자를 공략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제약사들이 일반의약품 신제품을 적극 발굴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가 제시돼야 한다는 지적이다.◆고가 일반약 등장 요원...공급가도 제자리데일리팜이 최근 7월 기준 경기 남부지역 약국 53곳의 다빈도 일반약 37개 품목 판매가를 조사한 결과 평균 가격이 10만원이 넘는 제품은 광동제약의 광동경옥고와 동국제약의 판시딜 2개에 불과했다. 광동경옥고 60포의 평균가는 21만2500원에 형성됐고 판시딜 270캡슐의 평균 판매가는 10만5000원으로 조사됐다. 판시딜은 3개월 분량 제품의 가격으로 한 달치는 3만원대라는 계산이 나온다. 대다수 다빈도 일반약의 판매가는 5만원을 넘지 않았다. 녹십자의 비멕스멕타120정은 5만5568원으로 나타났고 임팩타민프리미엄(120정)은 4만원대로 집계됐다. 삐콤씨, 아로나민골드, 인사돌플러스, 이가탄에프 등 장수 다빈도 일반약의 판매가는 2만~3만원대에서 형성됐다.건강기능식품이 수십만원대 프리미엄 제품이 속속 등장하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다.주요 상장 제약기업의 사업보고서에서 일반약 공급가를 공개한 제품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주요 일반약은 가격 인상률도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말 기준 동국제약의 잇몸약 인사돌(100정) 공급가는 2만3636원으로 조사됐다. 2012년 1분기 2만3343원에서 10년 간 인상률이 1.3%에 불과했다. 사실상 10년간 가격이 제자리에 머물렀다는 얘기다.일동제약의 종합비타민 아로나민골드는 2012년 1분기 말 기준 공급가가 2만8000원에서 10년 뒤에는 2만5000원으로 10.7% 감소했다. 동국제약의 상처치료제 마데카솔분말과 구내염치료제 오라메디연고는 10년 전보다 가격이 각각 24.6%, 16.9% 하락했다.동아제약 액상감기약 판피린 공급가는 2013년 1분기 320원에서 올해 1분기 400원으로 9년 새 25.0% 상승했다. 동국제약 훼라민큐는 지난 1분기 기준 1정당 공급가가 239원으로 10년 전 202원보다 18.3% 인상됐다. 한독의 소화제 훼스탈플러스는 10년 간 1정당 가격이 25.2% 올랐다. 일반약은 아니지만 약국에서 파는 간판 제품인 박카스 공급가는 2012년 1분기 370원에서 10년 뒤에는 460원으로 24.3% 상승했다. 박카스는 2011년 슈퍼 판매도 가능한 의약외품으로 전환됐다. 광동제약의 광동쌍화탕과 일양약품의 원비디의 가격은 지난 10년 간 각각 26.6%, 36.7% 상승했다.광동우황청심원의 가격은 10년 간 70.5%의 상승률을 기록했을 뿐 대다수 다소비 일반약의 가격은 10년 전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었다. 체감 물가 상승률과 비교하면 인상률이 턱없이 낮다.우황청심원의 경우 핵심 원료인 우황과 부자재 금박 등의 가격 인상으로 완제의약품의 동반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우황 1kg당 가격은 8955만원으로 5년 전 3776만원보다 2배 이상 뛰었다.◆아로나민, 20년간 공급가 3번 인상...인사돌은 16년간 제자리주요 다소비 일반약의 연도별 가격을 보면 가격 인상은 간헐적으로 이뤄진다. 일반 소비재 제품들이 꾸준히 가격을 인상하며 물가 상승을 주도하는 것과는 달리 일반약은 수년째 미루다가 가격을 인상하는 패턴이 공통적으로 관찰된다.아로나민골드는 지난해 말 기준 2만5000원의 공급가를 형성했는데 20년 전인 2001년 평균 공급가가 2만원을 형성했다. 20년 동안 공급가 인상률은 불과 25%에 불과했다. 일동제약이 사업보고서에 공개한 연도 별 아로나민골드의 평균 공급가를 보면 2001년부터 21년 간 2만원대를 형성했다. 2020년부터는 2만5000원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20년 간 일동제약이 아로나민골드의 공급가를 공식 인상한 것은 3번에 불과했다. 2009년 2만원에서 2만2000원으로 10% 올렸고 2012년에 1000원 인상했다. 지난 2020년에는 8년 만에 2000원 상향 조정했다. 인사돌의 경우 공급가가 처음 공개된 2005년 2만2296원에서 지난해 2만3710원으로 16년 전과 비교하면 인상률이 0.6%에 그쳤다. 인사돌의 공급가는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16년 동안 단 한번도 2만2000원~2만3000대에서 벗어난 적이 없다. 박카스F는 지난 10년 간 공급가가 2번 인상됐다. 지난 2015년 370원에서 410원으로 40원 올랐고 6년이 지난 작년에 가격을 50원 인상했다. 제약사 한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의 상승으로 일반약 공급가를 올리고 싶어도 시장 여건 상 인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라고 토로했다.◆일반약 가격 인상 저항 높아...과당경쟁으로 가격 하향평준화업계에서는 일반약 가격 인상이 쉽지 않은 배경으로 소비자들의 가격 저항이 높다는 이유를 든다. 소비자들이 저렴한 건강보험 적용 의약품에 익숙한 탓에 일반약 구매에 대한 지출을 주저한다는 이유다.업계 한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전문의약품은 1만원도 안되는 가격으로 한 달 치를 구매할 수 있다는 인식이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면서 “일반약은 가격이 조금만 올라도 비싸다는 인식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약국의 주 소비층이 상대적으로 금전적 여유가 많지 않은 노인층이 많은 것도 일반약 구매력이 떨어지는 요인으로 지목된다.한 제약사 일반약 마케팅 담당자는 “새로운 일반약을 준비할 때 소비자들이 어느 정도 지출할 여력이 있는지 사전 조사를 해보면 턱없이 낮은 가격으로 나올 때가 많다”라면서 “원료나 마케팅 비용 등을 고려하면 적정 마진이 나오지 않는다고 판단돼 신제품 제작을 포기하기도 한다”라고 설명했다.제약사들의 과당 경쟁도 일반약 가격 정체의 중요한 요인으로 꼽힌다. 통상적으로 새로운 유형의 일반약은 해외 수재를 근거로 발굴하거나 표준 제조기준 내에서 설계되는 경우가 많다. 표준 제조기준은 안전성과 유효성이 확보된 일반의약품 및 의약외품에 대해 처방을 표준화해 이에 해당하는 제품은 간단한 신고만으로 허가를 받을 수 있는 일종의 매뉴얼을 말한다.하지만 일반약은 새로운 유형의 제품이라도 독점권이 주어지지 않기 때문에 유사 제품이 쏟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일반약은 재심사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특허 문제가 없는 한 복제 제품을 만드는 데 제약이 없다.신약이나 개량신약의 경우 시판 허가를 받은 이후에도 추가로 부작용을 점검하는 시판 후 조사를 위한 재심사 기간이 주어진다. 재심사 기간에는 다른 업체가 동일 제품 허가를 신청할 수 없기 때문에 사실상 독점 판매 기간이 부여되는 셈이다. 의약품 등의 안전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재심사 대상을 ‘신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정하는 신약에 준하는 전문의약품’으로 명시했다. 일반약은 재심사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독점권이 주어지지 않는다는 얘기다.동국제약은 지난 2012년 상처 치료제 마데카솔에 함유된 센텔라정량추출물을 활용해 ‘정맥, 림프 부전과 관련된 증상의 개선’ 용도의 센시아를 내놓았다. 하지만 센시아와 동일한 성분으로 구성된 후발 제품이 총 21개 쏟아졌다.더욱이 일반약은 위수탁 규제도 받지 않는다. 지난해 7월부터 시행된 개정 약사법에 따라 하나의 임상시험으로 허가 받을 수 있는 개량신약과 제네릭 개수는 총 4개로 제한된다. 이 규제는 전문의약품, 첨단바이오의약품, 생물학적제제,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정하는 의약품 등에만 적용된다. 일반약은 무제한 위수탁이 가능하기 때문에 제약사들의 무한 경쟁이 펼쳐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제약사 한 관계자는 “건강기능식품은 새로운 유형의 개별인정형 제품을 통해 고가 제품이 속속 등장하지만 일반약은 새로운 제품을 내놓아도 경쟁사들이 유사 제품을 쏟아내면서 가격 경쟁을 펼치기 때문에 개발 비용도 보전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라고 지적했다.◆건기식, 개별인정형 고가 제품 속출...일반약 히트 신제품 가뭄실제로 건강기능식품 시장의 경우 개별인정형 제품을 중심으로 고가의 프리미엄 시장이 형성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개별인정형은 기존에 고시된 품목 이외에 안전성, 기능성을 개별로 인정받은 기능성 원료로 제조한 건강기능식품을 말한다.개별인정형 건강기능식품은 인정일로부터 6년이 지나야 고시형으로 전환된다. 일반약과는 달리 발매 후 6년 간 독점적인 지위를 누릴 수 있다는 의미다. 개별인정형 건강기능식품의 매출은 2020년 6543억원으로 2010년 1128억원보다 5.8배 확대됐다. 개별인정형 제품은 건기식 시장의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식약처로부터 인정받은 개별인정형 건강기능식품은 2010년 981개에서 2020년 2168개로 10년 새 2.2배 증가했다. 이에 반해 일반약 품목 수는 2010년 6401개에서 2020년 5280개로 지난 10년 간 도리어 17.5% 줄었다.이런 이유로 일반약 신제품이 시장에서 히트를 치는 경우는 극히 보기 힘들다. 의약품 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 상위 일반약 10개 중 2010년 이후에 발매된 제품은 녹십자의 비맥스매타 1개에 불과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새로운 유형의 일반약을 내놓고 TV 광고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어필하려면 연간 20억~30억원 이상의 비용은 감수해야 한다”라면서 “일반약 시장 특성 상 단일 브랜드로 연간 100억원 제품을 육성하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투입하는 것은 모험과도 같다”라고 토로했다.더욱이 외국 의약품집 수재를 근거로 만든 일반약의 허가 기준이 엄격해지기 때문에 일반약 신제품 히트 상품은 더욱 보기 힘들 전망이다.식약처는 지난해 ‘한약(생약)제제 등의 품목허가․신고에 관한 규정’ 일부 개정고시안 행정예고를 통해 외국 의약품집 수재를 근거로 하는 안전성·유효성 심사 등의 면제 기준을 삭제하기로 했다.기존에는 외국 의약품집 수재 품목의 경우 안전성·유효성 심사 자료를 일부 또는 전부 면제했지만 앞으로는 국내 임상시험 등을 통해 안전성과 유효성 자료를 제출해야 허가 받을 수 있다.제약사 한 관계자는 “해외에서 이미 안전성이 검증된 일반약을 들여오기 위해 적잖은 비용을 들여 임상시험을 진행해야 한다면 신제품 발굴 동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라면서 “일반약 시장은 비슷한 제품끼리 경쟁하는 천편일률적인 시장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새로운 일반약 개발을 독려하기 위한 지원정책이 절실하다”라고 지적했다.2022-07-04 06:20:36천승현 -
정부 "부작용 고쳐가며 추진"...의약 "플랫폼은 배제"[데일리팜=강혜경 기자] '새 정부 110대 국정과제'에 비대면 진료 제도화가 포함된 바와 같이 비대면 진료 상시 허용에 대한 정부 의지는 확고하다.정부는 규제혁신을 제1과제로 선정하고, 국민 안전과 건강을 침해하지 않는 규제는 원칙적으로 철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만큼 비대면 진료를 거스를 수 없다는 게 정부 안팎과 보건의료 전반의 인식이다.이창준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도 지난 5월 28일 열린 '2022년도 대한약사회 전국 임원·분회장 워크숍'에서 비대면 진료를 비롯한 국민 편의를 중심에 둔 조제, 투약 방식 개선은 시대적 흐름이라고 강조했다.이 정책관은 "비대면 진료의 경우 새 정부의 국정과제인 만큼 큰 흐름에서 막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앞으로 약의 조제와 투약 과정의 방식 개선에 대한 것은 계속 현안이 될 것이라고 본다. 새로운 기술이 개발되면서 국민 편의성을 높이는 방향, 혁신 기술을 통한 국민들의 서비스 요구가 큰 흐름이라는 것은 인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다만 한시적 비대면 진료와 약 배달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작용들을 점검해 개선될 수 있도록 조치하고, 적극 대응해 나간다는 게 복지부 방침이다.정부가 비대면 진료에 대해 추진 기조를 견지하고 있는 가운데, 비대면 진료에 대한 대상자, 기준, 틀을 어떻게 만들어 나가야 할 지가 앞으로의 과제다. 보건의료발전협의체가 주축이 돼 비대면 진료 틀이 마련될 전망이지만, 간호법 제정이나 화상투약기 등 이슈로 인해 의약계가 보이콧을 선언하면서 논의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시적 비대면 진료, 이제 그만" 의·약단체 한목소리== 한시적 비대면 진료 유지에 대해서는 의약계가 강력히 철회를 주장하고 있다. 확진자 수가 줄어들고, 일반 의료체계로의 전환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대면 진료가 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물론 한시적 비대면 진료를 겪으면서 의사들의 인식이 변한 부분도 있지만, 플랫폼이 주도하는 현재의 비대면 진료 방식에 대해서는 브레이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의료계에서도 팽배하다.의사단체가 비대면 진료 플랫폼을 경찰에 고발하는 일도 있었다. 서울시의사회는 지난 13일 비대면 진료 플랫폼 업체인 닥터나우를 약사법·의료법 위반 등으로 강남경찰서에 고발하며 한시적 비대면 진료 철회를 촉구했다.서울시의사회는 "비급여 전문약을 환자가 선택하도록 해 의약품 오남용을 발생시킬 수 있는 서비스를 복지부의 시정명령에도 아랑곳 않고 강행하고 있어 이에 대한 공익 침해 소지를 사법부에 판단해 줄 것을 요청한 것"이라며 "비대면 진료의 근본적 한계로 인해 발생하는 기술적, 윤리적 문제 역시 다시금 심도 있게 재논의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내과의사회도 회원들을 대상으로 비대면 진료에 대한 찬반 설문을 지난 달 24일까지 실시했다. 비대면 진료에 대한 내과의사들의 생각을 물어 취합해 보겠다는 의중으로 풀이된다.약사회도 일반 의료체계 전환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시적 비대면 진료 철회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다만 약사회는 화상투약기가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조건부 승인된 데 대해 유감을 표하며, 정부의 보건의료발전협의체 참여를 보이콧하고 나섰다. 정부의 비대면 진료 기조에 더는 협조하지 않겠다는 뜻을 표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사실상 비대면 진료가 새 정부의 국정과제라고는 하지만, 당사자인 의약단체를 완전 무시하고 강행할 수는 없는 부분인 만큼 수위를 어떻게 조절할지 등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의사협회는 1차 의료기관과 재진환자에 한해, 대면 진료 대비 높은 수가를 보전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약사회는 공적 전자처방전 외에 아직 정부에 요구하고 있는 부분이 명확하지는 않다.◆"플랫폼 등장 부작용으로 불법행위 가능성 증가"= 의약단체는 비대면 진료가 실시되더라도 플랫폼이 제외된 방식의 시스템 구축이 실현돼야 한다는 데 목소리를 같이 하고 있다.비대면 진료가 반드시 필요한 경우에 한해서는 비대면 진료, 약 배달 서비스가 수반돼야 하지만 정작 이 과정에서 플랫폼 업체들이 관여하면서 불필요한 경쟁과 의료 남용을 조장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은 최근 비대면 진료 관련 수사에서 약국과 병의원, 플랫폼 업체 등의 위법행위를 적발했다고 밝혔다.비대면 플랫폼을 통해 일반약을 배달하다 민사경에 적발된 사례도 있었다. 플랫폼 업체들이 30여개 이상으로 늘어나면서 병원 찾기와 진료 예약, 대기시간 안내, 처방전 관리, 의약품 배송까지 의료와 관련한 일련의 서비스를 제공하므로 앱 사용자 또한 급증하고 있지만 '특정약품 처방받기', '병원·약국 자동매칭', '단골의사 지정', '일반의약품 배달' 등 위법이 우려되는 서비스도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는 것.이를 바탕으로 민사경이 8개월 간 수사를 벌였고 약국 4곳과 의원 2곳, 비대면 진료 플랫폼 1곳을 적발해 행정처분을 내리게 됐다는 것이다.적발된 약국 가운데 한 곳은 허가 받지 않은 의약품을 환자에게 조제·배송한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무자격자가 약품을 조제한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으며 나머지 세 곳은 일반약을 배송했다가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형을 받게 됐다. 민사경은 "환자는 집에서 약을 배송받기 때문에 누가 조제했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고, 전화를 통한 복약지도 또한 없었기 때문에 무자격자의 조제행위에 대한 단속은 실질적으로 불가능하다"며 "비대면 진료 허용은 코로나19 방역의 일환으로 환자가 병원에 직접 전화해 진료 받는 상황을 전제로 했으나, 진료-결제-약품배송의 편의를 위해 이를 중개하는 플랫폼 업체가 생겨나면서 그 부작용으로 다양한 불법행위의 가능성 또한 생겨나고 있다"고 지적했다.서울시는 비대면 진료의 특성 상 불법행위가 드러나기는 쉽지 않지만 지금까지 적발된 유형의 불법행위가 다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비대면 진료 동향 등을 면밀히 모니터링 중이라고 밝혔다.비대면 진료 플랫폼과 관련해 A약사는 "서울시가 밝힌 바와 같이 비대면 진료 한시적 허용으로 인해 환자 편의가 늘어났지만 이로 인한 부작용이나 불법행위 역시 함께 증가했다"면서 "플랫폼으로 인한 과다 경쟁과 법 위반 사례 등이 빈번해질 경우 정부의 비대면 진료 추진 역시 동력을 상실하게 될 수 있을 전망이다. 플랫폼이 주도하는 방식이 아닌, 정부 주도, 환자 중심의 비대면 진료 환경이 구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B약사도 "한시적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봤을 때 비대면 진료 사업에 제3자가 진입하는 것 자체가 논란이 될 수 있다. 더욱이 플랫폼 업체로 인한 출혈 경쟁과 약사법·의료법 위반 논쟁은 그 자체로도 정부에 부담일 수밖에 없다"면서 "과연 이러한 과정에서 정부가 의약계 의견을 수렴할지, 수렴한다면 그 범위가 어느 정도일지 관건"이라고 말했다.다만 플랫폼 업체의 경우 지금까지 성과 등을 토대로 플랫폼이 주도적으로 사업을 끌어갈 수 있으리라 전망했다.한 플랫폼 업체 관계자는 "이미 충분한 테스트를 거쳤고, 비대면 진료를 이용해 본 소비자들은 지속적으로 비대면 진료를 이용하고 있다. 다만 이 과정에서 난립한 플랫폼 업체들이 일부 사업을 철수하거나 인수·합병하면서 시장이 정립되지 않겠느냐"면서 "진료가 필요한 이용자들이 언제라도 비대면 진료를 받을 수 있고, 평상시에도 건강을 관리할 수 있는 슈퍼앱으로 성장해 나가도록 하는 노력이 병행될 것"이라고 언급했다.2022-06-28 18:44:27강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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