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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악재와 호재…CEO 절반 "실적 악영향 없었다"[데일리팜=천승현·김진구 기자] 제약바이오업체 CEO 절반 이상은 코로나 사태가 기업의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한 지난 3년 간 관광업·운송업 등 다른 산업이 실적 악화를 체험한 것과는 대조적이다.다만 이런 평가는 대형 제약사와 중소형 제약사 간에 엇갈린 모습이다. 대형 제약사일수록 긍정적인 평가가 많은 반면, 중소형 제약사에선 코로나 사태를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비중이 컸다.긍정적인 평가를 내린 업체들은 코로나 사태 반사효과로 실적이 증가했다고 응답했고, 부정적으로 평가한 업체들은 대면 마케팅·영업 비중 축소로 실적이 감소했다고 평가했다.◆CEO 과반 “코로나, 부정적 영향 없었다” 평가…의약품 시장 역대 최대2일 데일리팜이 국내 제약바이오기업 CEO 61명을 대상을 진행한 ‘2023년도 제약바이오 CEO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18.0%(11명)은 코로나 사태가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답했다.코로나 사태가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고 응답한 사람은 34.4%(21명)였다. 전체 응답자의 절반 이상인 52.4%(32명)은 코로나 사태가 기업 실적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았다는 평가를 내린 셈이다. 다른 업종과는 차이가 있다. 지난 3년 관광업·항공업·운송업 등은 코로나 사태와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직격탄을 맞았고, 다른 제조업·서비스업도 적잖은 손실을 겪었다.반면 제약바이오산업은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하는 동안 처방약·일반약 시장 모두 역대 최대 규모로 성장했다. 사태 초기엔 코로나 사태가 제약바이오산업에 악재로 평가됐으나, 결과적으로는 호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작년 3분기 국내 외래처방 금액은 4조3011억원으로, 분기 처방액 기준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국내 처방약 시장은 2020년 코로나 확산 이후 2021년 상반기까지 다소 부진한 모습이었으나, 2021년 하반기부터는 예년의 성장세를 되찾았다.일반약 시장 역시 역대 최대 규모로 팽창했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작년 3분기 국내 일반의약품 시장 규모는 6827억원으로 집계된다. 2021년 3분기까지 들쭉날쭉한 모습이던 일반약 시장은 그해 4분기부터 매 분기 신기록을 세우고 있다.역설적으로 두 시장 모두 코로나 확진자 급증이 규모 확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코로나 초기엔 손 씻기와 마스크 착용 등 개인위생 관리 강화와 사회적 거리두기로 시장이 위축됐다. 그러나 2021년 하반기부터는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하며 증상 완화에 쓰이는 감기약·항생제 등의 처방이 늘었다. 일반약 감기약·해열제의 수요도 크게 늘어 품절 사태로 이어졌다.◆대형사 24% 긍정적 평가 vs 중소형사 61% 부정적 평가다만 업체 규모 별로는 코로나 사태의 평가에 차이가 나타났다. 대형 제약사의 경우 긍정적인 평가가 중소형 제약사에 비해 많았다. 반면 중소형 제약사는 부정적인 평가가 과반이었다.대형 제약사 CEO 38명 중 9명(23.7%)은 코로나 사태가 회사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답했다. 중소형 제약사의 경우 23명 중 2명(8.7%)만이 코로나 사태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실제 몇몇 대형 제약사에 코로나 사태는 호재로 작용했다. 사태 초기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SK바이오사이언스가 해외 코로나 백신을 수탁 생산하면서 매출이 크게 늘었다.코로나 재확산 이후 신규 확진자가 쏟아지기 시작한 이후로는 감기약·해열제 등을 생산하는 일부 기업이 수요 급증에 따라 수혜를 입었다. 특히 대규모 생산능력을 갖춘 대형 제약사가 반사효과를 크게 누린 것으로 분석된다.반면 코로나 사태가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응답한 CEO는 대형 제약사에서 39.5%(38명 중 15명)였다. 중소형 제약사의 경우 60.9%(23명 중 14명)가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중소형 제약사 5곳 중 3곳은 코로나 사태로 인해 회사 실적이 악화했다는 의미다.◆대면 영업·마케팅 축소…의약품 생산·원료 수급 차질 등 고충코로나 사태를 부정적으로 평가한 29명에게 이유를 물었다. 1명을 제외한 28명이 응답했다. 기업 규모와 무관하게 '대면 영업·마케팅 비중 축소와 이에 따른 실적 감소'를 꼽은 사람이 13명(46.4%)으로 가장 많았다.코로나 사태 초기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영업사원들의 병의원 방문이 어려워졌다. 제약바이오기업들은 부랴부랴 비대면 영업·마케팅에 나섰다. 다만 비대면 전환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도 적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일부 기업은 실적 감소를 피하지 못했다. 이어 '의약품 생산 또는 원료·원자재 수급 차질'을 이유로 꼽은 사람이 7명(25.0%), '투자 심리 위축'이 4명(14.3%), 'R&D 또는 사업 중단'이 2명(7.1%) 순이었다. 기타도 2건 있었다. 환자들의 약국 방문 감소에 따른 실적 저하와 해외 판로 개척 애로 등의 의견이었다.반대로 코로나 사태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11명에게 이유를 물은 결과 '코로나 사태의 반사 효과'로 인해 매출이 증가했다는 응답이 6명으로 가장 많았다.이어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하는 동안 '디지털 분야 등 신규 사업 진출'이 가능했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2명, 혼란이 장기화하는 동안 '위기대응 능력이 높아졌다'는 응답과 '인력 재배치를 통해 조직구조가 효율화했다'는 응답이 각 1명씩이었다. 1명은 응답하지 않았다. ◆CEO 5명 중 4명, 코로나 장기화에도 비용 지출 유지·확대했다응답자 61명 중 16명(26.2%)은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하는 동안 비용 지출이 늘었다고 답했다. 비용 지출을 줄였다고 답한 사람은 11명(18.0%)이었고, 나머지 34명(55.7%)은 큰 변화가 없었다고 응답했다.CEO 5명 중 4명(82.0%)은 코로나 사태의 장기화와 관련 없이 비용 지출을 예년 수준으로 유지하거나 오히려 늘렸다는 의미다. 비용 지출을 확대했다는 16명에게 어떤 분야에 투자를 늘렸는지 물었다. 가장 많은 응답은 R&D 비용이었다. 16명 중 5명(33.3%)이 'R&D 비용 지출 확대'를 꼽았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하는 동안에도 기존에 진행 중이던 개발을 지속하는 것은 물론, 미래 비전을 확보하기 위해 새로운 R&D에도 나섰다는 분석이다.이어 '영업·마케팅 비용'을 늘렸다는 응답이 4명(26.7%), '디지털·비대면 전환 비용'을 늘렸다는 응답과 '생산능력 확대'에 비용 지출을 늘렸다는 응답이 각 2명(13.3%)이었다. '고용 확대 혹은 핵심인재 영입' '바이오벤처 투자 확대'에 비용 지출을 늘렸다는 응답은 각 1명(6.7%)이었다.비용 지출을 줄였다는 11명 중 5명(46.4%)이 '영업·마케팅 비용'을 줄였다고 응답했다. 이어 'R&D 비용' 지출을 줄였다는 응답이 3명(27.3%)이었다. 이밖에 '신사업 보류' '직원 인센티브 혹은 복지 감축' '회식·출장 자제' 등으로 비용을 감축했다는 응답이 각 1건씩이었다.2023-01-03 06:20:19천승현·김진구 -
개국약사 2명 중 1명 "성분명처방 실현 가능성 없다"[데일리팜=강신국 기자] 개국약사 2명 중 1명은 성분명 처방 실현 가능성에 대해 비관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데일리팜 팜서베이는 2023년 새해를 맞아 개국약사 413명을 대상으로 '약국경영, 약사정책 전망' 여론조사를 진행했다.먼저 성분명 처방 실현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서 약사 47.5%는 '실현 가능성이 없다'고 답했고 '실현 가능성이 있다'는 응답은 25.9%에 그쳤다. '잘 모르겠다'는 26.6%.즉 분업 이후 23년 간 지속돼 온 이슈인 성분명 처방 제도화가 얼마나 어려운 과제인지 약사들도 인지하고 있다는 이야기다.반면 약사회가 가장 중점을 둬야 할 정책에서는 성분명 처방을 꼽은 약사가 39.5%로 가장 많았다.이어 약 배달 저지 33.4%, 한약사 문제 해결 13.6%, 화상투약기 저지 9.7%, 처방리필제 도입 3.9% 순이었다. 비대면 진료와 함께 논의되고 있는 약 배송 도입에 대해 약사 47.9% '도입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입될 것이다' 27.6%, '잘 모르겠다'는 응답도 24.5%였다.이는 국회에 제출된 법안이 비대면 진료에만 국한돼 있다는 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출범 1년차를 맞은 최광훈 집행부 회무 성과에 대해 잘하고 있다는 '긍정 평가'는 13.8%, 못하고 있다는 '부정 평가'는 32.9%였다. '보통이다'라는 응답이 53.5%였다.최광훈 집행부 회원 소통에 대한 평가에서는 '긍정 평가' 15.2%, '부정 평가' 33.9%로 회무 성과 조사와 유사한 결과가 나왔다. 약사의 사회적 위치와 직능 미래에 대해 '긍정 평가'는 15.9%, '부정 평가'는 38.7%로 큰 차이를 보였다. '보통이다'라는 응답은 45.4%로 조사됐다.한편 이번 조사는 데일리팜 팜서베이를 통해 지난달 27일 진행됐다. 팜서베이는 데일리팜이 약업계 주요 현안과 보건의약·헬스케어 전반에 대한 트렌드 분석을 위해 선보이는 서비스다.2023-01-02 14:26:14강신국 -
경기침체 우려에도…제약 2곳 중 1곳 "올해 투자 확대"[데일리팜=천승현·김진구 기자] 제약바이오기업 최고경영자(CEO) 절반 이상은 경기침체 장기화 우려에도 2023년 투자 규모를 확대하겠다고 예고했다. 올해 매출·영업이익 전망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답변이 우세했다.경영 우선 순위로는 제품·서비스 판매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이어 R&D 확대와 신제품 론칭, 현금유동성 확보, 생산능력 확대 등의 순이었다.◆CEO 61명 중 32명 "올해 투자 규모 확대하겠다" 응답2일 데일리팜이 국내 제약바이오기업 CEO 6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23년도 경영전략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2.5%(32명)가 올해 투자 규모를 작년 대비 확대하겠다고 답했다. 작년 수준으로 유지하겠다는 응답은 32.8%(20명)이었고, 작년보다 줄이겠다는 응답은 14.8%(9명)에 그쳤다. 경기 침체 장기화가 우려되는 상황에도 CEO 절반 이상은 투자 규모를 확대하겠다고 답한 것이다. 연구개발(R&D)이나 오픈이노베이션, 인재 교육 등 새로운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해 투자를 더욱 확대하겠다는 의지다.대형 제약사일수록 투자 확대 경향이 두드러졌다. 임직원 300인 이상 대형 제약사 CEO 38명 중 57.9%(22명)가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답했다. 반면 임직원 300인 미만 중소형 제약사의 경우 CEO 22명 중 43.5%(10명)가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응답했다.투자를 줄이겠다는 응답은 대형 제약사에서 10.5%(4명), 중소형 제약사에서 21.7%(5명)로 나타났다.◆투자확대 분야 'R&D'가 1순위…생산능력 확대, 영업·마케팅 고도화 순투자를 확대하겠다는 응답자에게 구체적으로 어느 분야에 중점적으로 투자할 것인지 물었다. 그 결과, 절반에 가까운 48.6%(17명)가 신약 등 연구개발 역량 강화에 투자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노후 설비 개선·교체 또는 생산능력 확대 17.1%(6명), 영업·마케팅 고도화 11.4%(5명), 신규 사업 진출 8.6%(3명) 등의 순이었다. 벤처 투자 또는 오픈이노베이션, 우수 인재 확보는 각각 2.9%(1명)였다. 임직원 교육·복지 확대를 선택한 CEO는 없었다.반대로 투자를 올해 수준으로 유지하거나 감축할 계획이라고 답한 29명에게 그 이유를 물었다. 이들 중 4명을 제외한 25명이 응답했다.가장 많은 응답은 '경기침체 장기화 우려'였다. 25명 가운데 44.0%(11명)가 '경기침체 장기화 우려'를 꼽았다. 이어 '금리 인상과 자금 조달 애로' 때문에 투자를 유지·축소한다는 응답이 20.0%(5명)였다. 이밖에 '주요 투자 프로젝트가 이미 완료됐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16.0%(4명), '의약품 시장 위축이 전망되기 때문'이라는 응답과 '영업 실적 혹은 재무 상태 악화가 우려되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각각 8.0%(2명), 환율 상승 때문이라는 응답이 4.0%(1명) 등으로 이어졌다.◆CEO 과반, 올해 실적 긍정 전망…경영 우선순위는 '판매역량 강화'CEO 5명 중 4명(78.7%)은 올해 매출 실적이 작년보다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5명 중 3명(59.0%)은 올해 영업이익이 작년보다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경기 침체 우려에도 전반적으로 올해 경영 실적을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매출이 작년 수준으로 유지될 것이란 응답은 13.1%(8명)였고, 작년보다 감소할 것이란 응답은 8.2%(5명)였다. 영업이익의 경우 작년 수준으로 유지될 것이란 응답이 29.5%(18명), 작년보다 감소할 것이란 응답이 11.5%(7명)였다.경영 우선순위를 묻는 질문에는 29.5%(18명)가 '제품·서비스 판매 역량을 강화'하는 데 중점을 두겠다고 답했다.이어 'R&D 확대'와 '신제품 론칭'에 주력하겠다는 응답이 각각 14.8%(9명)로 나타났다. 이밖에 '현금 유동성 확보' 9.8%(6명) '생산능력 확대' 8.2%(5명), '원가구조 개선'과 '외부 업체와의 전략적 파트너십 강화'가 각각 6.6%(4명) '신규사업 진출' 4.9%(3명)로 집계됐다. '인력 재배치 및 조직구조 혁신' 3.3%(2명) 기타 1.6%(1명) 등의 답변도 뒤를 이었다. 기타 의견은 '내실 경영'이었다.대형 제약사일수록 R&D 확대를 선택한 비중이 컸다. 대형 제약사 CEO 38명 중 21.1%(8명)가 R&D 확대에 경영 우선 순위를 두겠다고 응답한 반면, 중소형 제약사 CEO 23명 중 R&D 확대에 우선 순위를 두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4.3%(1명)에 그쳤다. 상대적으로 자금력에 여유 있는 대형제약사들이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해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기업의 투자를 저해하는 규제에 대해선 '의약품 인허가 관련 규제'와 '급여 등재 관련 규제'를 선택한 CEO가 가장 많았다. 각각 23.0%(14명)다.최근 불순물 파동 이후 의약품 허가 규제가 종전보다 엄격해지면서 제약사들도 신규 시장 진입에 어려움을 체감하고 있다는 의미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위탁제네릭 허가 시 GMP 자료 제출을 부활하는 등 허가 규제가 점차 강화하는 추세다.여기에 신약 등재 지연이나 기등재 의약품의 급여재평가 등의 규제로 제약사들에 적잖은 손실을 주고 있다는 인식이다. 보건당국은 2021년부터 2년 간 ▲포도씨추출물비티스비니페라 ▲아보카도소야 ▲은행엽건조엑스 ▲빌베리건조엑스 ▲실리마린 ▲스트렙토키나제·스트렙토도르나제 ▲알마게이트 ▲알긴산나트륨 ▲에페리손염산염 ▲티로프라미드염산염 ▲아데닌염산염 외 6개 성분 복합제 등 11개 성분에 대해 급여재평가를 진행했다. 이중 일부 제품의 급여등재가 취소되면서 제약사들은 손실을 감수한 상황이다.제약사 CEO들은 투자 저해 규제에 대해 약가 '사후관리 관련 규제' 14.8%(9명) '임상시험 관련 규제' 9.8%(6명) '영업활동 관련 규제' 8.2%(5명) 'GMP 등 의약품 생산 관련 규제' 6.6%(4명) '고용·노동 규제'와 기타 각 3.3%(2명) 의 순으로 지목했다.2023-01-02 06:20:27천승현·김진구 -
새해 약국경기 전망 '흐림'...가장 힘든 점은 '품절'[데일리팜=강신국 기자] 개국약사들의 새해 경영 전망은 '흐림'이었다. 또한 새해 가장 큰 경영 상 애로점으로 의약품 품절사태를 꼽았다.데일리팜 팜서베이는 2023년 새해를 맞아 개국약사 413명을 대상으로 '약국경영, 약사정책 전망' 여론조사를 진행했다.먼저 2022년 비교해 새해 약국 경기 전망에 대해 '비슷할 것'이라는 응답이 44.8%로 가장 높았고 '조금 나빠질 것' 37% '아주 나빠질 것' 5.6%로 부정적인 응답이 42.6%나 됐다.반면 '아주 좋아질 것' 1.9% '조금 좋아질 것' 10.7%에 그쳐 개국약사 81.8%는 약국경기 전망에 대해 2022년과 비슷하거나 조금 더 악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즉 심리적으로 2023년 약국경기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새해 약국 경영에 있어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개국약사 56.4%는 의약품 품절사태를 꼽았다. 이어 불용 재고 문제 14.8%, 과도한 행정업무 6.3%, 비용증가(임대료 등) 12.8%, 가격난매 9.7% 순으로 나타났다.2022년을 강타한 의약품 품절사태가 새해에는 어떻게 될 것이냐는 설문에 '현재와 비슷할 것'이라는 응답이 53.5%로 가장 많았고 '다소 해결될 것' 29.3%, '더욱 악화될 것' 15.5% '완전하게 해결될 것' 1.7%였다.새해에도 의약품 품절 사태가 해결되지 않고, 현재와 같은 상황으로 진행되거나 품절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측하는 개국약사 비율이 69%에 달하고 있어 품절사태에 대한 약사들의 불안을 해소할 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 새해 약국 수익 증대를 위한 주력 제품군을 무엇으로 하고 싶냐는 질문에 66.6%는 일반약을 선택했다. 이어 건강기능식품 28.6%, 의약외품 3.1%, 동물약품 1.5%, 화장품 등 기타 품목 0.2% 순으로 조사됐다.2023년 처방 조제 매출에 대한 전망에서 '나빠질 것'이라는 응답이 37.8% '좋아질 것' 16.2% '비슷할 것'이라는 대답은 46%였다.매약 매출에 대한 예상에서는 '나빠질 것' 47.5% '비슷할 것' 39.7% '좋아질 것' 12.8% 순으로 나타나, 조제 매출보다 매약 매출에 대한 전망이 더 좋지 않았다. 이는 국내 경기 악화가 일반약 매출에 더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새해 약국경영 전망과 처방조제, 일반매출 3개의 분야 별 개국약사 예측에 대한 응답을 5점 척도로 환산해 비교해 보면 처방조제가 3.23으로 상대적으로 긍정적으로 보고 있었고 일반매출에 대한 예상이 3.41로 부정적 의견이 높았다. 전체 예상은 3.34였다.한편 이번 조사는 데일리팜 팜서베이를 통해 지난달 27일 진행됐다. 팜서베이는 데일리팜이 약업계 주요 현안과 보건의약·헬스케어 전반에 대한 트렌드 분석을 위해 선보이는 서비스다.2023-01-01 20:05:38강신국 -
"약 더 팔면 보상 있나요?"...MZ가 낯선 선배약사들[데일리팜=정흥준 기자] "요즘 약사들은 예전과 많이 달라요." 기성세대 약사들이 소위 MZ세대로 지칭되는 젊은 약사들을 두고 하는 말이다.처방 조제는 물론 약국 청소와 의약품 관리까지 몸으로 부딪히며 배우던 과거 약사들의 모습을 요즘엔 찾아보기 힘들어졌다는 것이다.조제가 끝내면 자리에 앉아 휴대폰만 보고 있거나, 1년 일하고 여행을 가기 위해 일을 그만두고, 일반약을 더 팔면 인센티브를 달라고 하거나, 근무 전부터 약국 시설과 간식 제공 여부까지 따지는 젊은 약사들의 변화가 선배들은 낯설기만 하다. 면허를 취득하면 언제라도 약국 대표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약사는 일반적인 직업군과 차이가 있다. MZ세대 특징으로 설명되는 실용적, 개인주의, 수평적 소통 등의 경향이 도드라지기 쉬운 조건이다.특히 수능점수로 약대를 진학하는 통합6년제 학제 개편으로 인해 젊은 약사들의 경향성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극명하게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 세대 간 불통이 이대로 계속 된다면 약사사회 결속력은 와해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업무 구분 칼같은 얄미운 후배..."개인주의와 이기주의 한끗 차이"선배약사들이 보기엔 본인 업무가 아니라면 눈길도 주지 않는 후배약사들이 때론 얄밉기도 하다. 서울에서 약국을 30년 가까이 운영해 온 A약사도 “개인주의와 이기주의는 한 끗 차이”라며 약사들의 근무 태도가 많이 달라졌다고 토로했다.“본인이 맡은 일은 열심히 해요. 근데 처방 확인과 조제, 복약지도만 하려고 하죠. 본인한테 경제적 보상이 없는 일반약을 왜 나서서 팔아야 하나 생각하는 경향도 보여요. 더 파는 만큼 인센티브를 달라는 경우도 있고요. 그렇다면 평균보다 못 팔면 급여를 깎아야 하나요. 뭐든 보상으로만 접근하면 서로 계산적일 수밖에 없어요.” 인천에서 20여년 약국을 운영한 B약사도 뭐든 배우려 하던 과거 모습과는 많이 달라졌다고 공감했다.“예전엔 약대 졸업하면 약국에서 청소부터 약포장지 교체까지 사소한 것 하나하나 전부 배우려는 자세가 있었어요. 하지만 요즘 젊은 약사들은 그런 업무는 철저히 일반 직원들의 영역이라고 생각해요. 책임감이 많이 사라졌죠. 오래 머물 직장이라기 보단 잠깐 머물다 간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어요.”수도권 상급종병에 근무 중인 C약사는 ‘힘들다, 싫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하는 후배약사들이 서서히 불편해졌다.“아무래도 병원에선 개인 업무가 있고 공동의 업무가 있어요. 그동안은 신입 약사들이 주로 공동 업무를 더 많이 맡았었죠. 과거엔 개인 업무를 하다가도 신입들이 먼저 나서서 처리하곤 했는데 이젠 본인 업무만 하려고 해요. 일이 조금 많아지면 힘들다, 싫으면 싫다는 표현을 거침없이 잘하기 때문에 오히려 제가 더 말을 꺼내기 어려워집니다.”이들은 요즘 약사들의 개인주의적 성향은 업무와 사생활을 명확히 구분 짓는 특징으로도 나타난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지역을 중심으로 끈끈하게 모여 결속력을 키워오던 약사사회 조직 문화에도 금이 가고 있다고 보고 있다.“업무 성취보단 워라밸이 최고...1년 일하면 여행 간다고 퇴사”젊은 약사들은 근무 환경과 업무 강도에 점점 더 민감해지고 있다. 워라밸이 무엇보다 중요해지는 추세인데, 기성 약사들의 눈높이에선 약사로서의 업무 성취나 역량 개발엔 소홀한 것으로 비춰지기도 한다.1년 일한 직원이 여행을 간다고 일을 그만두거나, 업무 강도가 세다 싶으면 애써 버티지 않고 사직서를 내민다. 기성 약사들은 성장과 비전을 생각하라고 조언하고 싶지만 스스로도 ‘꼰대’가 되는 게 아닐까 싶어 말을 삼키는 게 부지기수다.병원 약제부 관리자급인 D와 E약사도 워라밸과 근무환경을 중요시하는 경향이 점점 더 강해지는 걸 피부로 느끼고 있었다. “요즘 약사들은 판단이 빨라요. 앞으로 주말과 야간 업무를 해야 하는데 그 점이 본인과 맞지 않다고 판단하면 빨리 그만둡니다. 근무 환경으로 갈등이 있을 때에도 참지 않고 그만 두더라고요.”“성장 가능성이나 비전을 봐야죠. 오로지 초봉만 보고 들어왔다가 힘들다고 나가는 건 근시안적이에요. 그런 걸 보면 아쉬움이 크죠. 처음부터 딱 1년만 일 할 생각으로 들어오는 약사들도 많아요. 전문직이면서 스스로를 프리랜서라고 여기는 거예요.”“정책·회무엔 무관심...오로지 실리·마진·생존만 보고 달려”약국 정책이나 약사회 회무에는 무관심한 반면, 오로지 실리와 마진에만 관심이 집중돼 있다는 게 기성세대 약사들이 말하는 요즘 약사들의 특징이다.모 지역 약사회 임원인 F약사는 “예전엔 선배가 반장을 하라고 권유하면 연차에 따라 반장도 하고, 분회 임원으로 이사도 하고 총무도 하고 나중에 분회장도 하면서 이어졌는데 요즘은 그런 선후배 간 끈끈함도 많이 사라졌다”면서 “본인이 필요한 일만 하고 조직이나 모임을 위해 일을 하지 않다 보니 기본적으로 단합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약국 수급 불균형으로 점점 더 치열해지는 경쟁으로 인해 젊은 약사들은 오로지 ‘생존’을 구심점으로 뭉치고 있다는 설명이다. 약국 체인 관계자인 G약사는 요즘 젊은 약사들이 만드는 학회 혹은 모임들의 성격에서도 이 같은 특징이 드러난다고 했다.“최근 몇 년 젊은 약사들이 만든 모임만 보더라도 느껴집니다. 대부분 실리와 마진, 생존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물론 이들에게 철학이나 정신이 없는 건 기성세대의 영향도 있어요. 그동안 영역을 확장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지 못했죠.”“의약분업이 20년 됐고 당시 초년생이었던 약사들이 지금 40대 중후반의 나이로 기득권이 됐어요. 앞으로 최소 20년은 약국을 더 운영해야 할 거라 약국 옆 빈 상가는 임대해 버리는 방식으로 사다리를 전부 제거했습니다. 요즘 신규 약사들이 무모하고 비상식적으로 행동하는 거 같지만 사실 그럴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는 점도 한편으론 이해가 됩니다.”“변화 적응 빠르고 디지털 능숙...개인기로 그치는 건 아쉬워”사회 변화에 적응이 빠르고 디지털을 능숙히 다루는 점, 다양한 정보 수집과 편집 능력, 새로운 아이디어 등 젊은 약사들이 보여주는 강점도 있다.SNS, 유튜브 등 새로운 채널을 활용해 대중들과 소통을 확대해 가는 약사들도 서서히 늘어나는 중이다.일부 약사는 대형 유튜버로 성공하며 운영 중이던 약국을 정리하고, 약사 전문성을 살린 크리에이터로 활동하기도 한다. 다만 기성세대 약사들은 이들의 강점이 개인기로만 발휘되고 있다는 점이 아쉽다고 평가했다. G약사는 “SNS를 전략적으로 잘 활용한다. 요즘 젊은 약사들의 미디어 활동도 많아졌다. 탐나는 아이디어도 많고 정보 수집과 편집에도 탁월한 능력이 있다”면서 “하지만 개인기로 끝나고 있다. 이들에 대한 육성이나 관리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했다.약사회 차원에서도 젊은 세대를 끌고 가며, 약사사회 성장까지 동반할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재로선 참여만 독려할 뿐 포용할 수 있는 준비가 돼있진 않다는 지적이다.G약사는 “약사회는 청년약사들이 모여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그 뒤엔 충분한 예산과 투자를 해주고 설령 어설픈 결과가 나오더라도 시간을 주고 기다리는 시간들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2023-01-01 16:39:41정흥준 -
공공심야약국·전문약사제·비대면진료...새해 향방 갈린다[데일리팜=이정환 기자] 2022년은 약사의 공적 역할을 강화하는 공공심야약국 법안과 예산 이슈에 시선이 모이는 한 해였다. 공공심야약국 정부 지원 법안이 국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하는 동시에 내년도 시범사업 연장을 위한 예산이 국회 심사를 받고 있다.아울러 법적 근거를 확보한 전문약사제는 약계와 의료계가 견해 차를 보이며 제도화를 약 4개월 앞둔 지금까지 하위법령을 입법예고 하지 못하는 상황에 처했다.코로나19로 한시적 허용 중인 비대면진료의 경우 여당이 야당에 이어 정식 제도화 법안을 대표발의하며 법제화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특히 정부는 약배달 애플리케이션 등 비대면진료 플랫폼의 편법 규제를 위해 가이드라인을 신설해 시행 중으로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공공심야약국 법안·예산 국회 논의=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공공심야약국 법안과 예산 심사에 전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법안의 경우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서정숙 국민의힘 의원이 각각 발의한 약사법 개정안이 복지위를 통과하는 성과를 냈다.해당 법안은 내년 초 법제사법위원회 관문을 통과하면 사실상 입법에 성공하게 된다. 이는 곧 공공심야약국과 약사 직능의 사회 공적 역할 강화를 의미한다. 공공심야약국의 존재 가치를 정부가 인정하게 되는 데다 예산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법적 근거도 확보하게 된다. 관건은 재정당국인 기획재정부가 법제사법위 심사 단계에서 법안을 반대할지 여부다. 기재부는 편의점 안전상비약 확대가 가져올 이익과 공공심야약국 예산 지원이 가져올 이익을 견줘 법안 통과 여부를 결정할 필요가 있다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예산의 경우 약사의 시간당 인건비를 기존 3만원에서 4만원으로 상향한 복지위안이 예결특위 심사를 받고 있다. 예상보다 여야의 예산안 협의가 지연되면서 내년도 공공심야약국 시범사업 예산 결과 도출이 늦어지는 상황이다.예산 역시 기재부 결정이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와 여야가 공공심야약국 예산안 반영에 찬성 입장을 밝힌 만큼 기재부가 반대하지 않을 경우 내년도 예산은 무난히 국회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비대면진료 법안·규제 움직임=코로나19로 한시적 허용된 비대면진료는 야당에 이어 여당이 정식 제도화 법안을 대표발의하면서 내년부터 국회 심사가 본격화 할 전망이다. 구체적으로 최혜영 민주당 의원과 국민의힘 이종성 의원이 비대면 진료 규제를 확립하는 의료법 개정안을 국회 제출했다.여야가 발의한 법안은 의료 접근성이 취약한 지역과 거동 불편자 등 한정된 환자에게 의원급 의료기관에 한해 재진부터 비대면진료를 허용하는 게 골자다.정부는 앞서 내년 6월까지 비대면진료 제도화 성과를 내겠다는 계획을 밝힌 상태다. 새해 법안이 심사되는 속도에 따라 비대면진료 제도화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복지부는 지난 7월 비대면진료 중개 플랫폼 업체를 대상으로 한 규제 가이드라인을 공표, 시행하기도 했다. 이는 비대면진료 후 약배달을 사업 모델로 하는 애플리케이션 플랫폼 기업들의 편법 영업을 근절하는 게 목표다.플랫폼은 비대면진료 중개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의료서비스와 의약품 오남용을 조장해선 안 되며, 환자가 의료기관과 약국을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약사 전문성을 존중하고 이를 방해하거나 저해하는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도록 권고하는 조항도 담았다.◆화상투약기 규제특례 속도=화상투약기는 개발 10년 만에 규제샌드박스 심의위원회를 통과하며 국내 시행 첫 발을 디뎠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규제특례 선봉에 서면서 대한약사회를 중심으로 한 약계는 결사반대 입장을 지속적으로 개진하는 상황이다.실증특례 승인된 화상투약기는 내년 1월 본격적인 운영에 돌입할 전망이다. 3단계로 진행되는 실증특례는 먼저 시행 3개월 내 10개 약국에 한정해 서비스 모형을 검토(1단계)하고, 6개월~1년 새 약국 규모·분포·편의성 등을 고려해 복지부 협의를 거쳐 운영 장소 확대 여부가 논의(2단계)된다.1년 이후 1단계 시행 결과를 토대로 추가 확대 여부를 검토하며, 최종 1000대 이내로 승인(3단계)할 방침이다.개발업체인 쓰리알코리아는 1단계 서비스 운영을 위해 10개 약국을 선정하고 막바지 작업에 착수했다.복지부는 화상투약기 실증특례 관련 향후 2년 간 시범운영 성과를 확인한 뒤 제도화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규제 완화가 의료민영화를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2년 간 시범 운영 후 결과를 보고 제도화 여부를 결정하기로 한 만큼 기다려봐야 한다"고 설명한 바 있다.약사회는 ▲대면원칙 훼손 ▲기술과 서비스 혁신성 부족 ▲의약품 오투약으로 인한 부작용 ▲민감 개인정보 유출 ▲지역약국 시스템 붕괴 등을 이유로 화상투약기 반대 입장을 고수할 방침이다.◆전문약사제 제도화 지연=내년 4월 시행을 앞둔 국가자격 전문약사제도는 도입을 위한 하위법령 제·개정 작업이 늦어지는 실정이다.특히 의료계가 '약료 행위'를 놓고 면허권 침해를 주장하면서 전문약사 제도화는 직능 갈등이란 장벽마저 넘어야 하는 상황이다.복지부는 약사는 물론 의사, 간호사 등 유관 직능 단체 의견수렴을 거쳐 전문약사제 하위법령을 마련하고 제도화 채비를 마치겠다는 입장이다.아울러 전문약사의 업무범위, 인력관리 방법 등도 복지부가 해결해야 할 숙제다. 국가자격 전문약사 배출 후 부여하게 될 역할 등이 불명확한 점도 쟁점이다.시행령 초안에 지역사회약료 약사, 산업약사 자체 과목 등을 넣을지, 제외할지 등이 고민거리인 셈이다. 복지부는 늦어도 올해 안에 하위법령을 입법예고하겠다는 방침으로, 구체적인 결과는 입법예고 내용을 확인해야 하는 상황이다.◆비의료건강관리서비스 시범사업 논란=복지부가 추진 중인 비의료 건강관리서비스 시범사업을 놓고는 의약계 반대가 이어질 전망이다.대한의사협회와 대한약사회, 대한병원협회 등 의약 5개 단체는 비의료 건강관리서비스를 의료영리화 정책으로 낙점하고 반대 입장을 거듭 개진하고 있다.의료계는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자를 대상으로 한 건강관리서비스는 의료행위로, 이를 민간기업이 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은 수용할 수 없다는 취지로 반대하고 있다.약계는 약사 고유 영역이자 면허 행위인 복약지도를 민간이 할 수 있도록 물꼬를 틀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를 내비치고 있다. 여야도 비의료 건강관리서비스를 놓고 찬반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비의료 건강서비스의 추진에 찬성하는 반면, 민주당은 의료영리화 시발점이라며 반대하고 있다.현재 국회는 비의료 건강관리서비스 활성화 지원을 위한 내년도 예산으로 편성된 2억원을 심사 중이다. 액수는 작지만 해당 예산이 반영될 경우 비의료 건강관리서비스 시범사업이 내년에도 무리 없이 추진될 가능성이 커진다.◆조제용 아세트아미노펜 품절 사태 지속=조제용 아세트아미노펜(AAP)을 둘러싼 약국 품절 논란은 새해에도 지속될 전망이다.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조제용 아세트아미노펜의 대대적 품귀 사태가 발생했고, 사태가 1년 넘게 해소되지 않으면서 AAP 논란은 현재진행형인 상태다.정부는 사상 초유 약가 인상을 결정해 AAP 생산 업체의 생산량 증대 등을 독려하고 있지만, 일선 약국가는 여전히 품절로 인한 고충을 토로하고 있다.약가 인상의 경우 정부는 AAP 650mg 18개 품목에 대해 1정당 50원이었던 이들 약의 상한 금액을 70~90원 수준으로 인상했으며, 한시 적용으로 내년 12월 이후부터는 일괄 70원으로 조정하기로 했다. 그럼에도 행정과 현실 간 괴리는 여전하다. 구체적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AAP 품절 현상이 실제 재고 부족이 아닐 수 있고 월 별 생산일정 검토 결과 증산 역시 차질 없이 진행 중이라는 입장이다.반면 약국가는 약가 인상에도 불구하고 AAP 공급이 원활하지 않고 수급이 어렵다는 반응이다. 증산된 AAP가 어디로 유통되는지 알 수 없다는 불만을 토로하는 셈이다.2022-12-21 15:46:18이정환 -
호주 약가 비교…아토르바 93%↓도네페질 90%↓[데일리팜=김진구 기자] 정부는 지난달 외국 약가 참고기준 개정안을 사전 예고했다. 여기엔 호주 약가를 어떻게 한국에 맞게 조정하는지 산식이 포함돼 있다.정부는 이 산식으로 도출된 호주 약가를 의약품 재평가 등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당장 내후년부터 호주 약가가 국내 기등재 의약품 재평가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데일리팜은 이 산식을 적용해 주요 약물의 호주 약가를 계산했다. 그 결과 아토르바스타틴과 도네페질은 호주 대비 한국의 약가가 약 10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에스오메프라졸과 로수바스타틴은 한국이 약 7배 높고, 로사르탄과 암로디핀은 호주 약가가 한국의 절반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정부, 공장도 출하가격 기반 '호주 약가 조정가격 산식' 도출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지난달 21일 '약제의 요양급여 대상 여부 등 평가기준 및 절차에 대한 규정 개정안'을 사전 예고했다.현행 A7국가(미국·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스위스·일본)에 호주와 캐나다를 추가한다는 것이 개정안의 골자다. 정부는 2개국이 추가된 9개국의 전반적인 약가 수준을 살피고, 국내 약가를 결정하는 데 참조하겠다는 계획이다.이 같은 구상은 2019년 밑그림이 그려졌다. 당시 정부는 제1차 건강보험종합계획의 일환으로 정책 방향을 결정한 뒤 '외국약가 참조기준 개선방안' 연구를 외부에 의뢰했다.이 연구 결과를 토대로 개정안이 마련됐다. 외국 조정가격 산출 방법은 '별첨5'에 별도 규정했다. 복잡한 조정가격 산식과 국가 별 공장도 출하가격 산출방법, 외국약가 인정 자료원도 별도 표로 제시했다. 주요 약물에 산식 대입해보니…아토르바스타틴, 한국의 7~10% 수준이 산식을 바탕으로 주요 약물의 호주 가격을 살폈다.아토르바스타틴, 로수바스타틴, 클로피도그렐, 도네페질, 암로디핀, 로사르탄, 탐스로신, 타크로리무스, 에스오메프라졸, 라베프라졸, 세파클러, 몬테루카스트, 엔테카비르, 플루코나졸, 세레콕시브 등이다. 정부가 과거 1차년도 재평가 계획 대상으로 검토한 약물들이다.한국의 건강보험 약제급여목록에 해당하는 호주 PBS(Pharmaceutical Benefits Scheme) 리스트에서 공장도 출하가격을 확인한 뒤, 산식에 대입했다. 이 결과와 한국의 약가를 비교했다. 한국 약가는 2022년 상반기 기준 조정평균가격을 활용했다.그 결과 아토르바스타틴은 호주 약가가 한국의 10분의 1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토르바스타틴 10mg의 경우 한국은 645원인 데 비해 호주는 65원에 그쳤다. 20mg은 697원 대 67원이었다.40mg과 80mg은 가격 차이가 더욱 크게 났다. 40mg의 경우 한국에선 1291원인 데 비해 호주에선 89원에 그쳤다. 80mg은 1480원 대 103원이었다. 두 국가 간 가격 차이가 14배 이상이라는 의미다.다른 약물도 대부분 호주 약가가 크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로수바스타틴 10mg은 603원 대 91원으로 7배 차이가 났다. 20mg 역시 680원 대 92원으로 7배 차이였다.도네페질의 경우 한국에선 5mg 제품의 약가가 1450원, 10mg 제품의 약가가 1900원이었다. 반면 호주에선 용량과 관계 없이 192원으로 동일했다. 두 국가 간 가격 차이는 약 9배였다.암로디핀은 한국에서 5mg 제품의 약가가 357원, 10mg 제품의 약가가 480원이었다. 호주에선 용량과 무관하게 65원이었다. 가격 차이는 6배에 달했다. 로사르탄은 25mg 제품의 가격 차이가 2배였다. 한국은 325원, 호주는 132원이었다. 50mg 제품의 가격은 한국 475원 대 호주 188원으로 약 3배 차이가 났다. 에스오메프라졸은 20mg 제품 가격이 한국 745원 대 호주 103원이었다. 20mg 제품은 1050원 대 176원이었다. 두 국가 간 가격 차이는 약 7배에 달한다. 라베프라졸은 한국에서 10mg 제품의 약가가 526원, 20mg 제품의 약가가 1038원이었다. 반면 호주에선 10mg·20mg 모두 86원이었다. 두 국가의 가격 차이는 6~12배다.이밖에 클로피도그렐은 75mg 제품 기준 한국이 679원, 호주가 98원으로 약 7배 차이다. 세파클러는 375mg 제품의 약가가 한국 589원 대 호주 91원으로 약 6배 차이가 났다. 플루코나졸은 50mg 제품이 1760원 대 206원으로 약 9배 차이였다.반면 호주의 약가가 더 높은 약물도 있다. 탐스로신의 경우 0.4mg 정제의 약가가 한국 792원, 호주 1226원이었다. 호주가 한국보다 1.5배 높다.타크로리무스는 0.5mg 제품 기준 한국이 1819원, 호주가 2414원이다. 1mg 제품은 한국 3282원, 호주 4829원이다. 2mg 제품은 한국 4575원, 호주 1만1005원으로 호주가 2.4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호주 약가 참조하면 국내 약가 얼마나 낮아질까제약업계는 정부가 이러한 호주 약가를 국내 기등재 의약품 가격을 재조정하는 데 참조할 경우 국내 약가가 크게 낮아질 것이란 우려를 내놓는다.당장 정부는 내년 1월 1일부터 호주가 포함된 A9 국가의 약가를 참조할 계획이다. 다만 내년도 재평가에 호주 약가제도를 참조할 것인지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선을 그었다.오창현 복지부 보험약제과장은 최근 "재평가를 하려면 1년 가량 미리 준비해야 한다"며 "재평가를 진행하려면 1년 간격을 두고 미리 공고를 해야 한다는 의미이고, 그간 공고하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로선 내년 재평가 진행은 무리"라고 말했다.반대로 해석하면 내후년부터는 호주 약가를 참조한 기등재 의약품의 재평가가 가능하다는 의미다.이런 이유로 제약업계에선 2024년 이후로 국내 약가가 크게 낮아질 것이란 우려를 내놓는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호주 약가를 참조할 경우 국내 약가의 인하는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며 "거의 대부분의 국내 제약사가 이로 인한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이어 "일부 약물의 경우 호주의 약가가 더 비싼 것으로 나와 있는데, 재평가를 할 때 이 부분도 반영할 것이냐"며 "합리적이고 타당한 방법으로 외국약가 조정산식을 마련한 게 아니라, 국내 약가를 인하하겠다는 목표를 우선 정해두고 입맛에 맞게 산식을 조정했다"고 비판했다.또 다른 제약업계 관계자는 "호주와 한국은 제약산업의 규모가 다르고, 약가 제도 역시 세부적으로는 다른 부분이 많다"며 "다른 부분은 제쳐두고 의약품 가격만 들고 와서 한국과 직접 비교한다는 것은 논리에 맞지 않다"고 말했다.그는 "호주 약가를 참조해 국내 약가를 인하한다면 제네릭 가격이 전반적으로 크게 낮아질 것"이라며 "국내 제약사 대부분이 제네릭 매출 비중이 크다는 점에서 큰 손실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반면 일각에선 호주 약가 참조가 국내 제네릭 약가에 미칠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란 목소리도 제기된다.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호주를 포함한 외국 약가를 참조하겠다는 계획만 밝혔을 뿐, 구체적으로 어떻게 참조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며 "호주를 포함한 A9 국가의 평균 약가를 사용할지, 중간 가격을 사용할지, 최저 가격을 사용할지에 따라 국내 약가의 인하폭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그는 "논리적으로는 평균값, 중앙값, 최저값 가운데 중앙값을 사용하는 게 맞다"며 "A9 국가의 중앙값을 참조해 의약품을 재평가할 경우 약가 인하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한국과 같은 듯 다른 꼴 호주의 급여·약가제도정부는 호주를 새로운 약가 참조국으로 추가하는 이유로 '한국과 경제 수준이 비슷하고, 의약품 급여 결정 과정에서 임상적 유용성을 바탕으로 한 의료기술평가(Health Technology Assessment, HTA)를 활용하는 등 급여·약가 제도가 비슷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그렇다면 호주의 급여·약가 제도는 한국과 얼마나 비슷할까.호주의 급여·약가 제도는 한국과 여러모로 닮은꼴이다. 급여제도의 경우 호주는 '메디케어(Medicare)'라는 의료보장 시스템이 근간이다. 한국의 건강보험제도와 유사하게 의료 서비스와 의약품에 보조 혜택을 준다.다만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한국과 차이도 분명하다. 한국은 총 약제비의 일정 비율을 환자가 부담하는 정률제이지만 호주의 경우 기준 금액까지는 환자가 전액 부담하고 상한선을 초과하는 부분은 정부가 부담하는 '상한제'로 운영된다.약가제도도 여러모로 유사한 편이다. 호주 약가제도의 핵심은 'PBS(Pharmaceutical Benefits Scheme)'다. 한국의 건강보험 급여목록에 해당하는 PBS 리스트가 있다. 이 목록에 등재된 의약품에는 정부보조금 혜택이 제공된다. 이 리스트에 없는 의약품은 전체 가격을 지불해야 한다. 한국의 비급여 의약품과 같다.호주 PBS 홈페이지. 호주 PBS에서 신약은 F1으로, 제네릭은 F2로 각각 구분돼 있다. 신약과 제네릭을 합쳐 처방의약품의 80%가 PBS 리스트에 올라 있다.◆신약의 경우 = 신약 가격을 결정하는 방식도 큰 틀에서 한국과 유사하다. 호주 약가결정위원회인 PBAC는 제조사가 제출한 최초 가격을 기준으로 경제성 평가를 진행하고 PBS 급여 등재 여부를 검토한다.검토 결과 급여약제로 추천됐다면, 약가 협상을 통해 약가를 결정한다. 제약사가 등재하려는 약제가 기존의 비교약제와 임상적 유용성이 비슷하다면 PBAC는 경제성 평가를 통해 해당 약물의 비용효과성을 들여다보고, 제약사가 신청한 가격보다 낮은 가격을 권고한다.기존 약제 중 비교대상이 없다면 '원가가산' 방법으로 가격을 산출한다. 제약사의 제조 가격(manufacturing price)에 마진을 더하는 방식이다. 이때 제조가격에는 재료비, 노동비, 수입가, 설비비, 세금, 품질보증비 등이 포함된다. 마진은 결정된 제조가격을 기준으로 책정된다. 보통 30%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제네릭이 등재되면 신약의 약가는 25% 인하된다. 여기에 급여목록 등재 기간에 비례한 신약의 약가인하 기전이 하나 더 있다. 급여 목록에 오른 지 5년이면 5%, 10년이면 10%, 15년이면 여기서 5%를 더 인하하는 식이다.◆제네릭의 경우 = 제네릭의 경우 '공장도 출하가(Request for Approved Ex-manufacturer Price, AEMP)'를 기반으로 한다. 호주 정부는 급여 등재 시 제약사들에 공장도 출하가를 제출하도록 명령하고 있다. 공장도 출하가엔 마진과 세금이 포함되지 않는다.공장도 출하가를 기반으로 정부는 제약사와 약가협상을 진행한다. 이때 '약효 연관성 자료(Therapeutic Relativity Sheet, TRS)'가 핵심적으로 활용된다. 정부는 의약품을 ATC 코드로 분류하고, 해당 그룹 내 최저가 의약품을 기준 가격(Bendmark price)으로 설정한다.제약사가 제출한 공장도 출하가와 호주 정부의 기준 가격을 기반으로 비용효과성을 분석해 최종적으로 제네릭 약가를 결정하는 구조다.제네릭 약가 결정 과정에서 공장도 출하가를 활용하는 것은 한국과 호주의 가장 큰 차이점이다. 기존 A7 국가 중에는 독일·이탈리아·스위스·프랑스가 공장도 출하가를 기반으로 약가를 결정하고 있다. 호주와 함께 약가 참조국으로 추가되는 캐나다 역시 공장도 출하가를 제약사들로부터 제출받고 있다.2022-12-21 06:20:34김진구 -
또 터진 임의제조...GMP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시행[데일리팜=이혜경 기자] 올해는 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GMP)에 대한 제도가 더욱 강화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정기약사감시의 20%를 불시점검으로 전환해 GMP 원스트라이크아웃 제도 시행 두 달여를 앞두고 케이엠에스제약을 적발했다. 케이엠에스제약은 GMP 적합판정 취소를 벗어날 수 있었지만, 12월 12일 법 시행으로 앞으로 임의·불법제조로 적발되는 업체는 '원스트라이크 아웃' 처분을 피할 수 없게 된다.◆GMP 원스트라이크 아웃...임의·불법제조 막는다= GMP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는 지난해 바이넥스, 비보존제약, 종근당의 잇따른 임의·불법 제조 사태 이후 GMP 규정을 총리령을 넘어 약사법으로 상향·법제화할 필요성이 있다는 데 무게가 실리면서 마련됐다.지난해 10월 22일 더불어민주당 강병원 의원과 같은 해 12월 2일 국민의힘 백종헌 의원이 각각 대표 발의한 약사법 개정안은 병합심사로 올해 5월 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 회의를 통과하고 6월 7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되면서 12월 12일 시행됐다.최종 약사법 개정안은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GMP) 적합 판정의 근거를 법률에 상향 규정 ▲거짓·부정한 방법으로 GMP 적합 판정 받는 등 중대한 위반행위에 대한 제재기준 마련 ▲GMP 조사관 임명과 출입 근거 등 마련 ▲행정처분이 확정된 의약품 관련 영업자의 처분 내용 공표 근거 마련 등이 담겼다.GMP와 관련한 중대한 위반행위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법률을 상향 규정했고,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GMP 적합 판정을 받거나 반복적인 GMP 거짓 기록 작성 등 GMP 관련 중대한 위반행위는 적합 판정이 취소된다.만약 적합 판정이 취소됐는데도 의약품을 제조·판매하거나 시정명령에 불응하면 품목허가 취소와 함께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 벌금이 부과된다. 또 징벌적 과징금 부과에 따라 해당 품목을 판매한 금액의 2배 이하의 범위에서 과징금이 부과된다.◆인슐린 콜드체인 강화에 결국 백기 든 식약처= 생물학적 제제 수송 시 모든 제제에 자동온도기록장치를 사용하도록 했던 콜드체인 규정이 완화된다.의약품 콜드체인 의무화 촉매제 역할을 했던 백신을 비롯해 냉장·냉동 보관 제품군은 자동온도기록장치를 유지해야 하지만, 하루에도 수십번 약국 등에 배송되는 인슐린 제제 등 사용 시 비냉장 제품과 실온 보관이 가능한 비냉장 제품은 자동온도기록장치와 검·교정, 자동기록 등 의무 적용에서 제외됐다.식약처는 모든 생물학적 제제를 대상으로 했던 '생물학적제제 등의 제조·판매관리 규칙'의 적용 대상을 보관온도 등에 따라 3개의 제품군으로 구분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관련 법령 개정안을 11월 29일 입법예고했다.식약처는 40일 간 입법예고를 거쳐, 인슐린 제제에 한해 계도기간이 주어졌던 내년 1월 17일 이전까지 관련 법령을 개정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 법령이 시행되면 인슐린 제제 등 비냉장 제품은 수송설비(용기 또는 차량)에 자동온도기록장치 설치와 자동온도기록장치의 주기적 검‧교정을 실시하지 않아도 행정처분을 받지 않는다.이로 인해 장비와 비용 문제로 줄어들었던 인슐린 제제 유통 횟수도 정상화될 전망이다.식약처는 지난 1월 17일부터 온도 등 취급에 주의가 필요한 생물학적 제제 등이 유통(수송) 단계에서 철저히 관리되도록 '생물학적 제제 등 유통온도관리 강화제도'를 시행했는데, 일선 약국 뿐 아니라 환자단체까지 나서 불만을 제기하면서 시스템을 정착을 위해 6개월의 계도기간을 부여했었다.◆수출용 보톡스...줄줄이 행정처분= 식약처는 지난해 12월 2일 국가출하승인을 받지 않고 국내에 판매한 휴젤주식회사와 파마리서치바이오의 보톡스 품목에 대한 허가취소를 진행한 데 이어, 올해 11월 1일 한국비엠아이, 한국비엔씨, 제테마 등 3개 업체도 적발하고 행정처분 절차를 밟고 있다.현재 이들 업체는 해당 처분에 불복하고 소송을 진행 중이다.소송 과정에서 수출 전용 의약품의 '간접 수출' 범위가 이슈가 됐는데, 올해 적발된 업체 3곳의 경우 모두 수출 전용 의약품이라는 공통점이 있다.수출 전용 의약품은 제조업체가 수입자의 사양서를 제출해 국내에 판매하지 않고 수출용으로만 제조하도록 허가조건을 부여 받은 의약품을 말한다. 수출 전용 의약품은 국가출하승인 면제 대상이다. 약사법 시행령' 제53조 및 '의약품 등의 안전에 관한 규칙' 제63조를 보면 국가출하승인의약품을 판매하려는 자는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의 출하승인을 받아야 하나, 수출을 목적으로 수입자가 요청한 경우 국가출하승인이 면제된다.제약회사가 수입국으로부터 구매 확인서를 받아 온다면 수출 의약품으로 보고 국가출하승인이 필요 없다는 얘기다.하지만 중간에 도매상이 끼는 '간접 수출'이 논란이 됐고, 식약처는 약사법 상 의약품을 판매할 수 없는 도매상이 물건을 사고 팔거나 수수료를 받는 행위를 하면 모두 위반으로 봤다.그렇게 간접 수출이 논란이 되면서 국내 보톡스 업체 간 치열한 경쟁 구도가 그려지기 시작했고 식약처 중조단이 국내 보톡스 업체를 대상으로 지속적인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코로나19 확산...키트부터 감기약까지 공급 불안정= 올해도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이 종료되지 않으면서 규제기관인 식약처는 자가검사키트와 감기약의 공급 안정화를 위한 지원책을 펴왔다.우선 지난 2월 13일 자가키트를 '위기대응 의료제품'으로 지정하고 ▲온라인 판매금지, 약국‧편의점으로 판매처 제한 ▲대용량 포장 제품 생산 증대 ▲낱개 판매 허용 및 1명당 1회 구입 수량 제한 ▲수출물량 사전승인 등의 유통개선조치를 3월 5일까지 3주 간 실시했다.하지만 온라인상의 가짜키트 판매, 여러 판매점을 통한 다량구매 등 불법 행위로 판매 개수 제한 해지 및 소용량 포장 제품 생산 허용(3.25), 가격 지정 해제(4.4) 등 유통개선조치를 단계적으로 해제·완화했으며, 자가키트 판매처를 약국과 편의점으로만 제한했던 유통개선조치는 5월 1일자로 해제했다. 자가키트는 잡았지만, 올해 하반기부터는 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가 동시에 발생하는 트윈데믹을 앞두고 감기약 수급 불안정이 이슈가 됐다.감기약 증산을 위해 보건복지부가 아세트아미노펜의 가격을 인상했다면, 식약처는 제도 완화로 제약회사들의 감기약 생산을 독려했다.식약처는 지난 3월 7일부터 7월 4일까지 1차로 감기약 수급현황 모니터링을 실시한 데 이어, 8월 1일부터 감기약 수급 안정화 시점까지 2차 모니터링을 진행한다.모니터링에 참여하는 제약회사는 감기약 수급 안정화 품목 제조업체의 허가‧신고 민원 신속처리 뿐 아니라, 현장감시를 서류점검으로 대체하는 등 감기약 생산 증대 방안을 지원 받고 있다.또 조제용 감기약 품목의 소량포장 단위를 대체한 조제용 포장단위 생산 계획서를 첨부해 소량포장단위 공급 예외 인정 신청을 하는 경우 소량포장 공급 의무 수량을 제외 받는다.비용용출자료만으로 허가 변경이 진행되는 부분과 내년부터 적용 예정인 주성분 복수 규격 인정 확대 등에 대해 아세트아미노펜 등 해열진통제에 우선 적용했다.◆국내 1호 코로나 백신 허가= SK바이오사이언스의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멀티주'가 6월 29일 품목허가를 받으면서 우리나라는 셀트리온의 코로나19 치료제인 '렉키로나주'와 함께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을 모두 보유한 나라가 됐다.스카이코비원은 유전자 재조합 기술을 이용해 만든 항원 단백질을 투여해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코로나19 백신이다.이 제품은 18세 이상 성인의 코로나19 예방 목적으로 허가됐다. 용법‧용량은 항원바이알과 동봉된 면역증강제(AS03)를 혼합한 0.5mL를 4주 간격으로 총 2회 접종한다.스카이코비원은 국내 기업이 개발해 제조하는 코로나19 백신으로 대한민국 식약처가 세계 최초로 허가하면서 화제가 됐다.식약처는 2020년 9월부터 코로나19 백신·치료제의 개발 및 제품화를 지원하기 위해 심사 경험이 풍부한 심사자로 구성된 허가전담심사팀을 꾸리고, 비임상·임상·품질 단계별 맞춤형 상담과 사전검토를 실시했다. 제품 개발의 핵심 단계이자 대규모 환자 모집이 필요한 3상 임상시험이 과학적이면서도 신속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면역원성 비교임상시험 방식을 선제적으로 도입해 임상시험을 설계하도록 지원했다.면역원성 비교임상방식이 국제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규제기관 간 회의 및 워크숍 등에서 논의를 주도적으로 이끌었으며, 지난 3월 발간된 세계보건기구(WHO) 가이드라인에 반영했다.◆임신중절약 '미프지미소' 결국 허가 불발= 국내 첫 임신중절 의약품 품목허가가 불발됐다.현대약품은 지난 12월 15일 임신중절 의약품 '미프지미소정(미페프리스톤·미소프로스톨)'의 품목허가 신청을 자진 취하했다.미프지미소는 국내 처음으로 사용되는 신물질을 함유한 제품으로 지난 2015년 7월 29일 캐나다에서 허가 받은 품목과 동일한 의약품이다.현대약품은 지난해 7월 2일 미프지미소의 수입을 신청 했지만, 식약처는 신약의 심사기준에 따라 안전성·유효성, 품질자료 등에 대한 일부 자료 보완을 요청했었다.현대약품은 보완자료 제출기한을 2회 연장하면서 자료보완 기간을 추가로 부여 받았으나, 일부 보완자료는 기한 내 제출이 어렵다고 판단해 품목허가 신청을 스스로 취하했다.국내 첫 인공 임신중절약 도입 논의는 헌법재판소가 2019년 4월 11일 여성의 신체 자기결정권을 존중해야 한다며 형법의 낙태죄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이후,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이뤄졌다.◆규제혁신 100대 과제...신속심사·e-라벨 도입= 식약처는 지난 8월 혁신 제품의 신속한 시장 진입 지원을 위한 신제품 개발 활성화와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지원하고 기업 활동에 불합리·불필요한 식의약 규제는 과감히 폐지·완화하기 위한 '규제혁신 100대 과제'를 공개했다.100대 과제 중 올해는 의약품 동등성 시험을 위한 대조약 선정기준이 확대, 품질영향 위험도 수준에 따라 3단계(사전심사, 시판전보고, 연차보고)로 차등 관리, e-라벨 시범사업 등이 추진됐다.의약품 품목허가와 의약품동등성시험 대조약 선정 연계 제도가 시행으로 신약 등 대조약의 선정·공고 기간이 3개월 이상에서 1개월 이내로 단축됐다.기존에는 신약 등도 품목허가 후 업체가 신청하는 경우에 한해 대조약 선정 여부를 검토해야 해서 대조약 선정·공고까지 품목허가 이후 최소 3개월의 시간이 필요했지만, 대조약을 의약품 품목허가와 연계하면서 얻은 결과다.의약품 전자적 정보 제공(e-라벨) 시범사업 단계적 도입도 가시화 됐다. 식약처는 내년 4월부터 2년간 실시한다고 밝혔다. 2023년 4~12월까지 시행하는 1차년도 시범사업 대상 품목은 전문의약품 중 '의료기관 직접 투여주사제'이다.시범사업에서는 종이 첨부 문서와 전자적 정보 제공을 병행하는 방식으로 실시할 계획이며, 향후 시범사업 결과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약사법령 개정을 거쳐 전자적 정보 제공 방식으로 일원화를 검토할 예정이다. 지난 9월부터 신속심사 활성화 및 혁신제품 전략적 신속 상용화 지원을 위해 글로벌 혁신 제품 신속심사 지원 체계(GIFT)를 신설하고, 프로그램 1호 제품으로 한국로슈의 '룬수미오주(모수네투주맙)'를 지정했다.GIFT 대상은 허가자료 준비 지원, 준비된 자료부터 먼저 심사하는 수시 동반심사(rolling review) 적용, 품목설명회·보완설명회 등 심사자와 개발사 간 긴밀한 소통, 규제 관련 전문 컨설팅 등 신속한 제품화를 위한 다양한 지원을 받게 된다.2022-12-20 13:27:05이혜경 -
'뜨거운 감자' 호주 약가, 한국보다 얼마나 낮을까[데일리팜=김진구 기자] 호주 약가제도가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의 핫이슈로 부상했다. 지난달 말 정부가 약가 참조국가를 현행 A7에 호주와 캐나다를 추가해 A9으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밝힌 이후로 논란이 지속되는 양상이다.제약바이오업계에선 특히 호주 약가에 주목하고 있다. 전반적인 약가 수준이 한국보다 낮기 때문이라는 이유다. 호주가 새로운 약가 참조국으로 포함될 경우 신약 등재는 물론 기등재약의 재평가 과정에서도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특히 어떤 방법으로 호주 약가를 한국에 맞게 조정하느냐를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세계 각국에서 나라 별 약가를 비교한 연구를 진행했으나, 결과는 천차만별이다.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해외 약가 도출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호주를 포함한 해외약가를 비교 도구로 활용하는 데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호주 약가 얼마나 낮을까…연구마다 가격 차이 천차만별제약업계의 가장 큰 관심은 호주의 약가가 구체적으로 얼마나 낮은지다.이와 관련해선 세계 각국에서 다양한 연구를 진행했다. 다만 연구 결과는 천차만별이다. 각국의 약가 산정 방식이 다른 데다, 어떤 방식으로 약가를 조정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기 때문이다.실제 미국과 캐나다에서 진행한 연구는 호주의 오리지널 의약품 가격이 한국보다 1.4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제네릭 의약품 가격은 한국이 1.6배~2.5배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에서 진행한 연구의 경우 오리지널·제네릭 모두 호주가 한국보다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미국 연구 "오리지널은 호주가 1.4배·제네릭은 한국이 1.6배 비싸"먼저 미국의 연구기관인 '랜드 코퍼레이션(RAND Corporation)'이 미국 보건부 지원을 받아 진행한 연구 결과를 보자. 지난해 발표된 이 연구는 2018년 기준 아이큐비아 데이터를 활용해 OECD 38개국 중 33개국의 약가를 살폈다.연구는 미국을 100으로 뒀을 때 각 국가 별 약가 수준을 살피고 있다. 전반적인 약가 수준은 한국과 호주가 비슷하다. 미국이 100일 때 한국은 305.43, 호주는 299.93이다. 미국의 약가가 한국 대비 3.05배, 호주 대비 2.99배 비싸다는 의미다. 이를 한국에 맞춰 환산하면 한국의 전반적인 약가가 100원일 때 호주는 102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같은 방식으로 브랜드의약품(오리지널) 약가를 비교하면, 한국의 오리지널 약가가 100원일 때 호주의 약가는 136원인 것으로 나타났다.제네릭(브랜드제네릭 포함)의 경우 한국의 약가가 100원일 때 호주가 65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오리지널 약가는 호주가 한국보다 1.36배, 제네릭 약가는 한국이 호주보다 1.55배 비싸다는 결론이다.◆캐나다 연구 "오리지널은 호주가 1.4배·제네릭은 한국이 2.5배 비싸"캐나다 '특허의약품가격심의위원회(Patented Medicine Prices Review Board, PMPRB)'는 매년 연차보고서를 통해 각국의 오리지널·제네릭 가격을 비교하고 있다. 캐나다를 기준으로 다른 나라의 가격을 비교하는 식이다.2021년도 연차보고서에선 오리지널 의약품의 경우 호주가, 제네릭 의약품은 한국이 각각 비싼 것으로 설명했다.한국을 기준으로 이 데이터를 환산하면 한국의 오리지널 의약품 가격이 100원일 때 호주는 139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제네릭의 경우 한국이 100원일 때 호주가 40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결론적으로 오리지널 약가는 호주가 한국보다 1.39배, 제네릭 약가는 한국이 호주보다 2.47배 비싸다는 내용이다.오리지널 의약품 가격은 미국의 연구 결과와 별반 다르지 않다. 반면 제네릭 의약품의 경우 캐나다 연구 결과에서 호주가 훨씬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영국 연구 "주요 만성질환 치료제, 오리지널·제네릭 모두 호주가 비싸"영국의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메드벨(Medbelle)'이 발표한 '2019 의약품 가격 지수(Medicine Price Index)'에선 미국·캐나다 연구 결과와 다른 결과가 나왔다.오리지널은 물론 제네릭 의약품까지 호주가 더 비싸다는 내용이다.메드벨은 전 세계 50개국을 대상으로 고혈압·고지혈증·당뇨 등 13개 만성질환 영역에서 대표 의약품 하나씩 뽑아 의약품 가격을 비교했다. 고지혈증 영역에서 아토르바스타틴를 선정하고 50개국의 오리지널·제네릭 약가를 수집·비교하는 식이다.그 결과, 전반적인 의약품 가격 편차는 50개국 중간값보다 한국이 34% 낮았다. 호주는 중간값보다 25% 낮았다. 한국이 호주보다 더 낮은 위치에 있으므로 한국의 약가가 더 낮다는 결론이다.오리지널 의약품의 경우 한국은 중간값보다 23%, 호주는 7%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네릭은 한국은 중간값 대비 67% 낮았고, 호주는 37% 낮았다. 메드벨 자료는 주로 만성질환 영역을 다루고 있다. 항암제를 포함한 중증 질환 치료제가 통계에 포함되지 않아 다른 두 자료와 차이를 보인다. 만성질환 영역에서 한국의 오리지널·제네릭 약가 모두 호주보다 낮다는 결과다.나라마다 복잡한 약가 산정 방식…"국가간 완벽한 비교 불가능"연구마다 결과가 상이한 점에 대해 전문가들은 '당연한 결과'라고 입을 모은다. 각국의 약가는 국가 별 상황에 따라 저마다 방법으로 산출되기 때문에 모든 변수를 고려한 완벽한 비교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고려대 약학대학원 연구진은 지난해 발표한 '제네릭 의약품의 국가 간 약가비교: 분석방법 별 약가 수준의 차이 고찰' 연구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어떤 분석 방법을 썼느냐에 따라 국가 별 약가에 차이가 크다는 결론을 내고 있다.연구진은 2016년 기준 노르웨이·스위스·스웨덴·독일·벨기에·프랑스·영국·일본·이탈리아·스페인·체코·포르투갈·그리스·폴란드·헝가리 등 15개국과 청구금액 상위 23개 성분의 약가를 비교했다.그 결과, 단순 평균을 비교한 결과는 해외 15개국의 제네릭 약가가 한국보다 61~78% 수준이었다. 여기서 가격지수를 이용하면 외국의 제네릭 약가는 41~54% 수준으로 감소한다. 여기서 다시 한 번 구매력을 보정하면 39~52% 수준으로 변한다.연구진은 "분석방법에 따라 약가 수준의 결과가 달라진다"며 "단순 평균비교를 할 때와 사용량 가중치를 이용한 약가 지수분석을 할 때, 일반적인 통상환율을 이용할 때와 구매력지수를 보정한 PPP 환율을 사용할 때가 각각 다르다"고 설명했다.이어 "포장단위의 선택도 약가 수준에 차이를 유발한다. 최대 포장을 기준으로 비교하는지 최소 포장을 기준으로 비교하는지에 따라 다른 결과가 나왔다"며 "이밖에 약국 소매가를 기준으로 비교할지, 공장도 가격을 기준으로 비교할지도 차이가 있다"고 덧붙였다.계산 방식 따라 달라지는 조정 가격…"직접 비교해선 안돼"이처럼 세밀한 부분에서 약가를 결정하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호주 약가와 직접 비교를 통한 기등재 의약품의 재평가는 무리라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온다.해외 약가 비교 연구를 진행한 한 약학대학 교수는 "나라마다 약가 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합리적이면서 타당한 대푯값을 산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보건의료 환경이나 경제 수준, 환율도 고려해야 한다"고 꼬집었다.그는 "기등재 약물의 약가를 조정하려면 각국의 약가 사후 관리제도까지 들여다봐야 한다"며 "해외 약가는 단순히 참고 용도로만 사용해야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또 다른 제약업계 관계자는 "호주와 캐나다는 신약개발 국가가 아닌 데다, 한국과 제약산업의 규모와 구조가 크게 달라 약가 참조국으로 포함하기에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그는 "정부와 실무협의체에서 호주를 포함하는 방안에 꾸준히 반대했으나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계산 방식에 따라서 조정 가격이 달라지는 상황에서 과연 합리적인 약가 비교가 가능하겠느냐. 결국 정부가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식으로 유리하게 호주 약가를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비판했다.2022-12-20 06:20:40김진구 -
신속등재-재평가 인하…가치 따라 약가우대 천지차이[데일리팜=김정주·이탁순 기자] 올 한해 정부는 의약품의 가치에 따라 급여화의 속도를 더 빨리 하고 이미 등재된 약이라고 하더라도 평가가 충분하지 않았다면 다시 테이블에 올려 가격을 인하하는 정책 방향성을 유지했다. 특히 등재가 어려웠던 초고가 약제의 환자 접근성을 높였고 값 비싼 약제의 급여기준을 확대해 고액 보장성의 길을 열게 된 반면, 기등재약과 기등재 재네릭에는 날카로운 잣대로 가치를 평가했다.◆계속되는 급여적정성 재평가 파고= 이미 등재된 보험급여 약제의 유효성을 재평가해 가격을 깎는 '급여적정성 재평가'는 올해도 어김없이 이어졌다.급여재평가는 2020년 콜린알포세레이트 성분(뇌대사 개선제) 재평가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3년차에 이르고 있다. 올해 평가를 마친 급여재평가는 스트렙토키나제와 스트렙토도르나제, 알마게이트, 알긴산나트륨, 에페리손염산염, 티로프라미드염산염, 아데닌염산염 외 6개 성분까지 총 6개 성분이었다. 여기에 지난해 재평가 대상이었다가 한시적 조건부 급여로 유예 판정을 받아 올해 다시 판정대에 오른 아보카도-소야까지 합하면 총 7개 성분이 평가 대상에 오른 셈이다. 이들의 보험약가 연평균 청구액은 총 2711억원 규모로 이들의 급여 퇴출과 축소 여부가 업계 초미의 관심이었다.지난달 심사평가원의 평가 작업을 거쳐 보건복지부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 상정했던 2022년도분 적용안은 스트렙토키나제와 스트렙토도르나제 조건부급여 유예, 알마게이트와 티로프라미드염산염, 아데닌염산염 외 6개 성분과 지난해 조건부급여 판정을 받았었던 아보카도-소야는 급여유지, 알긴산나트륨과 에페리손염산염은 급여범위 축소였다.그러나 건정심 위원들은 임상적 유용성 결과에 따른 복지부 결정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최종 심의를 일부 유보했다. 건정심은 오는 22일 올해의 마지막 회의에서 복지부 세부 설명을 추가로 청취한 뒤 최종 결론을 내기로 했다.이와 함께 정부는 조만간 사상 최대 규모의 급여재평가로 일컬어지는 내년도 작업에 착수한다. 대상 성분은 레바미피드, 리마프로스트알파덱스, 옥시라세탐, 아세틸엘카르니틴염산염, 록소프로펜나트륨, 레보설피리드, 에피나스틴염산염, 히알루론산점안제로 총 8개 성분이다. 여기에 1년 간 한시적 조건부급여 판정이 난 스트렙토 제제의 유용성 재평가까지 합하면 총 9개 성분이다.◆사용량-약가 연동협상(PVA) 일부 개정 = 건보공단은 지난 4월 사용량-약가 연동협상 세부 운영지침을 개정해 협상 대상품목 제외기준을 새로 만들었다.이에 따라 동일제품군 산술평균가 90% 미만, 연간 청구액 합계 20억 미만 제품은 협상 대상 약제에서 제외하기로 했다.기존에는 동일제품군 산술평균가 100% 미만 약제, 15억원 미만 제품이 제외됐는데 이번 개정으로 고가약제는 협상 대상에 더 포함되고, 중소제약 약제 제외 대상은 더 늘었다는 게 공단의 설명이다. 제약업계는 이번 지침 개정을 소급 적용하면 안 된다는 입장을 꾸준히 제기했으나 받아 들여지지 않았다.그 결과 지난 9월 제네릭군이 포함된 '다'유형에 개정지침이 적용돼 총 172개 품목이 협상에 따라 약가가 인하됐다. 공단은 개정 지침으로 평균 청구액 162억원의 10개 제품군(42개 품목)이 협상 대상으로 추가됐다고 설명했다.또한 청구금액 소액 약제 9개 제품군(14개 품목)이 협상 대상에서 제외됐다면서 재정 영향력이 큰 약제는 증가한 반면 중소제약 어려움을 해소하는 데 기여했다고 자평했다.◆초고가약 급여 등재 = 효과는 확실하지만, 약이 비싸고, 재정 영향이 큰 약제들이 잇따라 급여 등재되며 관심을 끌었다.원샷 치료제로 이름을 알린 노바티스 킴리아주는 3억6000만원에 지난 4월 급여목록에 등재됐다. 성과기반 위험분담계약(RSA)을 통해 보험자와 제약사가 약값을 분담하는 형식이다.8월에는 또 다른 원샷 치료제인 노바티스 졸겐스마주가 킴리아주와 같은 내용의 협상을 벌여 19억8172만원에 급여 등재됐다.MSD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는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로 급여가 확대됐다. 이번 급여 확대로 연간 예성청구액만 1762억원에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반면 급여 확대로 기대를 모은 당뇨병치료제 SGLT-2 약제와 타 당뇨약 병용 요법은 정부가 관련 제품 자진 약가인하를 유도해 적용하려 했으나, 예상보다 재정 증가분이 커 현재까진 불투명한 상태다. ◆감기약 약가인상 = 코로나19 유행으로 감기약 사용이 늘어나면서 관련 약제의 약가 문제가 1년 내내 도마에 올랐다. 제약업계는 이들 약제를 사용량-약가 연동제 대상에서 제외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복지부와 건보공단은 관련 지침을 들어 완전 제외하기는 어렵고 보정하기로 했다.코로나19 치료 목적으로 사용량이 늘어난 부분은 제외하고 사용량-약가 연동협상을 진행하겠다는 것이다.그럼에도 수급에 어려움을 겪자 결국 정부는 약가인상 카드를 꺼내 들었다. 정부는 아세트아미노펜 성분 650mg 약제에 한해 약가 인상을 결정하고, 한 달 만에 심사와 협상을 마무리하며 지난 12월 인상안을 전격 적용시켰다.이에 따라 종전 50~51원이었던 아세트아미노펜650mg 18개 품목이 최저 70원에서 최고 90원까지 올랐다. 다만 생산량 확대를 조건으로 1년 간 한시적으로 가산을 적용해 내년 12월 1일부터는 70원으로 떨어지게 된다. 정부는 이를 통해 월 평균 생산량이 기존 대비 50% 이상 증가할 것으로 기대했다.◆신약 신속등재 방안 = 보험당국은 윤석열정부 공약인 항암제, 중증질환 치료제 신속 등재를 위해 경평면제 지침과 약가협상 개정을 예고하고, 내년부터 적용할 방침이다.이를 통해 대체약제가 없는 신약 등의 급여 등재가 최대 60일 단축되고, 경제성평가 면제 약제도 늘게 된다.하지만 경제성평가 면제 지침 개정에 대해서는 제약업계가 반대에 나서면서 진통을 앓았다. 대상 환자를 소수로 제한한 개정 지침에 대해 오히려 경평 면제 약제가 감소할 수 있다며 반대 의견을 제시한 것이다.이에 대해 심평원은 대상 환자 소수 기준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며 질환의 중증도 등을 고려해 위원회에서 심의할 것이라며 일각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정부는 이와 함께 식약처 품목허가 안전성·유효성 평가와 심평원 보험급여 적정성평가에 건보공단 약가협상까지 의약품 시판-급여 허들 3개 트랙을 동시에 진행하는 '허가평가협상 연계제도' 시범사업도 내년 상반기 중 실시하기로 했다.◆CSO신고제 8부능선 통과= 의약품 판촉영업자(CSO)가 활동하려면 정부와 지방자체단체장에 반드시 신고해야 하는 'CSO 신고제'가 이달 초 국회 상임위 문턱을 넘었다. 지난해 중순 법안이 나온 지 약 1년반 만의 일이다. 'CSO 신고제'는 그간 의약사에게 의약품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해선 안 되는 법적 처벌 대상을 제약사 뿐만 아니라 대행사인 CSO까지 확대해, 그간 병폐로 여겨져 온 리베이트 중간고리를 차단 또는 법적 관리할 수 있다는 의미가 있다.다만 판촉영업사 간 재위탁 금지조항이 '계약의 자유' 침해 소지가 있다는 지적에 따라 법안 원문에서 빠지고 의약품 공급자, 즉 제약사나 도매상에게 재위탁 사실을 서면 통지하도록 의무화해 경로 파악을 가능하게 일부 수정됐다.'CSO 신고제'가 상임위를 통과하면서 이 법안은 가장 큰 고비인 법제사법위원회 상정 수순을 밟게 된다. 그러나 여기서 통과하더라도 법안 시행일이 공포 후 1년 6개월 이후이기 때문에 법 개정이 빠르게 진척되더라도 실제 적용은 이르면 2024년 하반기에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여기서 복지부는 오는 2024년 1월부터 제약사와 의료기기 업체가 작성한 지출보고서를 홈페이지 등 공적시스템에서 대국민 공개를 하기로 했기 때문에 'CSO 신고제' 시행이 맞물려 적기에 시행돼야 최대의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란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해외약가 비교 국가 확대 = 정부가 해외 약가 참조국을 현재 적용 중인 A7(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위스, 일본) 국가에서 호주와 캐나다까지 합한 A9으로 정하기로 사실상 확정돼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해외 약가참조는 보험급여 의약품의 가격 평가와 설정에 중요하게 비교·활용되고 있기 때문에 자칫 약가 수준이 낮은 국가까지 포함한다면 이보다 낮게 책정해야 국내 급여권에 진입할 수 있어서 그만큼 업계에 타격을 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것이다.업계는 신약 개발 국가가 아닌 호주와 캐나다의 약가 수준이 대체로 낮은 편이고 이를 참조한다면 향후 우리 약가 수준이 자연스럽게 낮아져 국내 기업의 신약 개발 동력이 떨어진다는 우려를 계속 나타내고 있는 상황이다.정부는 아직 A9 확대 개편안을 확정하진 않았지만 방향을 굳힌 모양새다. 현재 산업계와 전문가 의견 수렴 절차를 밟는 중이어서 조만간 개편안 확정 공고가 이뤄질 전망이다.다만 정부는 안을 확정하더라도 이 기전을 내년도 특허만료 약제 재평가에 적용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참조국 확대가 급여약 등재와 사후관리에 전방위로 사용될 여지는 충분하기 때문에 어느 부분에 적용되더라도 그 파장은 뚜렷하게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약가제도 개선 연구 = 정부는 올해 약가제도 개선을 위해 다양한 연구를 외부용역을 통해 진행했다. 이들 연구는 내년도 제도 개선에 적용될 예정이다.실거래가 약가인하제 개선방안을 비롯해 ▲저가구매 장려제도 개선방안 ▲사용량-약가연동협상제도(PVA) 개선방안 ▲위험분담계약제도(RSA) 성과 평가 및 향후 개선방안 ▲약가조정제도 개선방안 ▲혈장분획제제 원가산정방식 연구 등이다.또한 내년 종료를 목표로 최근 '약제 급여적정성 재평가 합리화 방안' 연구가 착수돼 급여 재평가 중장기 방안이 마련된다.이와 함께 올해 논란이 된 경평면제 개정지침과 관련해서도 심평원은 연구를 통해 성과분석을 해나가면서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하겠다는 입장이다.한편 지난 4월에는 배은영 경상대약대 교수 연구팀이 '우수 의약품 선별 등재 방안'에 대한 연구를 마쳤지만, 관련된 정책 추진은 현재까지 없는 상황이다. 연구 결과도 비공개 처리됐다. 해당 연구에서는 제네릭약제에 대한 선별등재 내용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2022-12-19 15:19:52김정주·이탁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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