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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는 바지사장…'1법인 다약국'땐 면대 양성화"상비약 약국 외 판매를 경험하고 나니 더 겁나죠. 상황이 비슷해요. 대통령이 직접 나선 모양새나 기획재정부가 주도하는 것이나. 그래서 약사들의 불안감이 더 커지고 약사회에 대한 불신이 더 높아지는 건 아닐까요?" 서울지역의 한 분회장은 최근 벌어지고 있는 법인약국 추진 논란에 대해 이렇게 평했다. 법인약국 도입에 대한 약사들의 걱정이 깊어지고 있다. 수십년간 개인사업자 형태로 약국을 운영해온 약사들에게 법인약국은 외부자본이 들어올 수 있는 통로라는 인식이 강하게 퍼져있다. 그러나 정부는 약사들의 걱정은 기우라며 법인약국이 도입되면 약국경영 개선 효과가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만약 정부안대로 유한책임회사 형태의 법인약국이 도입되면 어떻게 될까? 먼저 정부가 제시한 법인약국 허용 효과를 보자. 정부는 법인약국이 도입되면 주먹구구식 경영에서 벗어나 기업형의 합리적 경영 전환과 법인의 자본 축적으로 약국설비 등에 다액투자가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또 정부는 약사들이 1인 3교대도 가능해 심야, 휴일에 영업이 원활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밋빛 전망 일색이다. 그러나 법인약국의 부작용에 대한 언급은 단 한마디도 없었다. 정부 전망을 보면 특징적인 단어가 있다. ▲기업형 합리적 경영 ▲자본 축적 ▲다액투자 ▲영업 원활화 등이다. 다시 말해 약국의 공공적 성격을 배제한 채 투자와 자본축적의 장소로만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다. 약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약사들의 공통된 지적은 비약사 약국 운영과 면허대여 약국의 양산 가능성이다. 외부자본의 약국지배력을 제어하기 어렵다는 것인데 1법인 1약국이 아닌 1법인 다약국 형태가 유력하게 검토되자 약사들의 이같은 걱정은 더 깊어지고 있다.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유경숙 사무국장은 "처음에는 약사들만 참여하는 유한책임회사를 허용한 뒤 이후 정부 방향에 따라 일반인과 기업의 약국 설립허용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정부가 영리법인약국에 대한 물꼬를 트고 대자본의 참여가 가능한 기업형 체인약국 도입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이다. 논란이 커지자 복지부는 "법인약국 형태로 주식회사를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아 대형자본에 의한 독과점 현상도 없을 것"이라며 "법인당 개설할 수 있는 약국 수도 약사 수 등에 따라 제한되므로 동네약국 도산 우려는 없다"고 강조했다. 복지부는 "법인약국에서 약사 이외의 자가 대표를 맡는 것을 금지하고, 유한책임회사를 주식회사로 전환하는 것도 불가능하도록 약사법에 규정할 예정"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복지부의 해명에도 약사들의 걱정은 쉬 가라않지 않고 있다. 유한책임회사가 설립되면 A지점약국, B지점약국, C지점약국 순으로 약사가 참여한 약국개설이 가능해진다. 예를 들어 A지점약국의 이익이 100만원, B지점약국 이익이 80만원, C지점약국 이익이 50만원이라면 해당 약국법인의 이익은 230만원이 된다. 법인의 잉여금 230만원을 각 사원의 출자액에 비례해 분배된다는 점이 기존 체인약국과 다른 점이다. 말은 개설약사지만 결국 근무약사로 전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경영주가 약사가 아닌 대자본, 건물주 등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동네약국 몰락, 대자본에 의한 약국 시장 재편 주장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약국법인 형태에 따른 책임범위도 중요한 쟁점이다. 예를 들어 A약국법인에 1억원이라는 채무가 있다고 가정해보자. 자산을 매각 했는데도 법인이 5000만원만 갚을 수 있다면 무한책임사원은 남은 회사의 채무 5000만원에 대해 자신의 개인 재산을 동원해 갚아야 하는 의무가 있다. 회사와 직접적인 연대책임을 지며, 자신의 출자액에 상관없이 무한책임을 져야 한다. 반면 유한책임사원은 5000만원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는다. A약사가 약국 유한책임회사 설립시에 1000만원을 출자했다면 A약사는 1000만원을 돌려받을 수 없는 대신, 회사의 채무 5000만원에 대해서는 책임이 없다. 자신이 투자한 금액만큼만 책임을 지는 게 유한책임회사다. 이래서 대자본이 약사들을 모아 약국법인을 설립할 때 유한책임형태가 적합하다. 유한책임을 지는 회사형태는 유한책임회사, 유한회사, 주식회사가 있다. 그러나 무한책임이든 유한책임이든 가장 중요한 점은 1법인 설립시 가능한 개설약국수다. 만약 법인약국을 막을 수 없다면 '1법인 1약국' 원칙은 반드시 고수해야 한다. 마지노선이다.2014-01-09 12:30:23강신국 -
"제약산업 전체를 범죄집단으로 몰지 마라"국내 한 상위제약사 리베이트 사건이 조만간 발표될 전망이다. 일간지와 방송은 연초부터 제약산업의 부패문제로 대서특필할 가능성이 높다. 제약업계는 리베이트 쌍벌제 입법과 약가 일괄인하 과정에서 수도 없이 터져나온 것이어서 새삼스러울게 없다는 반응이다. 그러나 마음은 편치 않다. 매번 정부 발표가 나올 때마다 제약산업 전체가 범죄집단으로 내몰리는 탓이다. 속살을 들여다보면 억울한 측면도 없지 않다. 검경이나 공정위 등 사정당국간 실적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같은 사안이 재탕삼탕 반복해 발표된다. 여기에는 무죄추정의 원칙도 없다. 제약업계 집계 결과를 보면, 검경, 공정위 등 사정당국의 리베이트 발표건수는 최근 7년간 30건에 달한다. 3개월에 한번꼴로 언론에 대고 제약산업의 비위를 여론재판에 회부한 셈이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정부 발표는 특히 쌍벌제 입법과 약가 일괄인하 전후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였다는 주장도 나온다. 리베이트 조사를 정책추진과 연계해 정당한 반론기회조차 박탈했다는 지적이 제약업계 내외부에서 제기되는 이유다. 문제는 정부가 같은 사안을 교묘하게 재탕삼탕해 활용해왔다는 점이다. 실제 A사의 경우 같은 리베이트 사건으로 그동안 언론에 두 번 대서특필됐고, 조만간 또 한 번 발표가 예정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첫번째 보도는 경찰 수사단계에서 나왔다. 두번째는 경찰수사결과 발표 때였다. 이번에는 검찰이 기소내용을 브리핑할 차례다. B사의 경우 공정위가 두 번 조사결과를 발표했는 데, 최근에는 일주일 간격을 두고 공정위와 검찰이 같은 사안을 각각 브리핑했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불법리베이트를 제공했다가 조사를 받고 처벌을 받는 데 이견이 있을 수 없다. 하지만 정부가 중요 정책을 추진하면서 조사결과를 재탕해서 활용하거나 실적경쟁으로 같은 사안을 중복해서 발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제약사 관계자는 "정부도 쌍벌제 도입이후 변화된 분위기를 감지하고 있지만 필요할 때마다 리베이트가 여전히 문제라고 이야기 한다"면서 "제약산업에 대한 이런 부정적 인식은 해외진출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실제 최근 국내 한 제약사는 리베이트 조사를 받는다는 사실이 언론에 대서특필되면서 성사 직전에 있었던 해외수출계약이 좌초됐다. 검찰수사가 마무리돼 기소한 것도 아니고 법원이 관련 소송에서 유·무죄를 가리지 않았는데도 여론재판에서 이미 유죄판결을 받은 셈이다. 이 회사는 향후 검찰 등의 후속발표가 계속 이어질 경우 다른 국가 수출전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까 전전긍긍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제약협회 관계자는 "리베이트 영업이 기업에 이익이 되기보다 부메랑이 돼서 엄청난 피해를 야기하는 방향으로 제도환경이 빠르게 변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리베이트 제재를 더 강화하는 입법안이 국회에서 논의 중이고, 적발 의약품을 급여시장에서 사실상 퇴출하는 법률이 최근 국회를 통과한 것을 염두한 말이다. 이 관계자는 "이런 시류에 맞춰 상위제약사와 중견기업을 중심으로 영업, 마케팅 전략에 큰 변화가 일고 있다"면서 "일부 문제를 야기한 업체들은 일벌백계하더라도 더 이상 제약산업 전체 문제로 치부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과거 쌍벌제 입법이나 약가 일괄인하 때처럼 새로운 제도나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리베이트를 '전가의 보도'처럼 이용하는 행태는 중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2014-01-09 12:28:58최은택 -
대통령까지 나선 영리법인…약국시장 재편 불가피2013년 12월13일 박근혜 대통령은 4차 투자활성화 대책을 보고 받았다. 범부처 합동으로 만든 정책에는 3-1번 과제로 보건의료서비스가 포함돼 있었다. 여기서 의료법인 자법인 설립허용, 유한책임회사를 모델로 한 법인약국 허용 등 의약계의 뜨거운 이슈들이 쏟아져 나왔다. 법인약국, 특히 영리법인약국은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이다. 수 십년간 개인사업자 형태로 약국을 운영해 온 약사들에게 법인약국은 두려움의 대상이 됐다. 지난 2002년 헌법 불합치 판결부터 2013년 박근혜 정부의 투자활성화 대책 발표까지 11년간 잠복해 있던 법인약국 이슈에 대해 먼저 알아보자. 가장 뜨거운 쟁점이다. 약국법인을 추진하려는 정부 입장에서 가장 강력한 무기이자 대의명분이다. 헌법재판소는 약 2년 동안의 심리를 거쳐 2002년 9월19일 법인약국을 금지한 약사법 제20조(당시 제16조)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약사들로만 구성된 법인에게도 약국 개설권을 금지하는 것은 직업선택의 자유, 결사의 자유, 평등권을 침해한다는 게 헌재 결정의 요지다. 그러나 헌재는 헌법에 합치 하지는 않지만 입법자가 약사법을 개정할 때까지 약사법 20조(당시 16조)를 계속 적용하라는 단서를 달았다. 법 개정 시기를 입법권자에게 맡겨 놓았다. 정부도 투자 활성화 대책을 발표하면서 법인약국 기대효과 중 위헌상태 해소를 첫 손에 꼽았다. 과거 원희목, 김구 집행부도 합명회사, 약사만의 법인, 1법인1약국 형태의 약국법인 도입을 준비한 바 있다. 어차피 가야할 법인이라면 약국 피해가 최소화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이다. 당시 약사들도 영리법인이냐 비영리법이냐를 놓고 갑론을박을 펼쳤을 뿐 지금처럼 의료민영화 이슈까지는 번지지 않았다. 박 대통령은 6일 신년기자회견문을 통해 "보건의료 등 5대 유망 서비스 업종에 대해 업종별로 관계부처 합동 TF를 만들어 이미 발표한 규제완화 정부대책을 신속하게 이행하겠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런 계획들이 목표를 달성해서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정부에서는 모든 역량을 쏟겠다"고 밝혔다. 이는 기 발표된 투자활성화 대책인 의료법인 자회사 설립 허용, 약국영리법인 등 보건의료 개선과제를 일정대로 추진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결국 약사회는 청와대 지원을 받는 기획재정부와 보건복지부와 힘겨운 싸움을 벌여야 한다. 2012년 도입된 새로운 형태의 영리법인이다. 주식회사의 단점을 보완하고 회사 설립을 쉽게 할 수 있도록 미국 방식을 도입해 만든 회사형태다. 유한회사와 주식회사의 중간단계로 보면 된다. 이에 하이브리드 영리법인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정부는 약사만의 유한책임회사를 허용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즉 유한책임회사에 참여하는 사원을 약사로 한정하겠다는 것이다. 영리법인 약국이 도입된다고 가정해보자. 개인약국은 경영상의 이익을 개국약사가 아무런 제재 없이 독점적으로 획득, 사용할 수 있다. 반면 약국영리법인은 경영상의 이익을 세법상 급여나 배당의 형식을 통해서만 배분한다. 즉 법인에 참여한 약사사원들의 개인재산, 이익과 약국법인의 재산과 이익은 법적으로 별개다. 약국체인 업계 관계자는 "법인은 공동출자 성격이기 때문에 규모를 대형화하는데 강점이 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대한약사회는 지난달 19일 이사회를 열고 상법전문가인 모 대학 교수를 초빙해 약국법인화에 대한 설명회를 진행했다. 법인화가 되는 순간 외부자본 유입을 막기 힘들다는 게 설명회의 핵심 내용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동네약국 위기론이 나온 배경이다. 동네약국이 약사들이 모여 만든 법인약국과 일당백 싸움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약국법인의 핵심 키워드다. 이미 정부는 약사만의 법인을 만들어주겠다고 했다. 헌법 불합치 결정과 함께 약사사회에 가장 불리한 대목이다. 약사만의 법인을 만들 수 있게 해주겠다는 데 왜 반대를 하냐는 주장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법인에 일반인의 투자와 참여를 허용한다고 했다면 약사회는 훨씬 쉬운 싸움을 할 수 있었다. 정부의 '약사만의 유한책임회사'가 신의 한수였다는 약사회 내부의 자조 섞인 목소리가 그래서 나온다. 약사회 관계자는 "약사만의 법인으로 약사들을 설득하고 유한책임회사로 외부자본 유입을 용이하게 할 수 있는 고도의 방법을 구사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또 하나는 1법인 1약국이다. 이 문제만 해결 되도 약사사회에 미칠 영향은 상당히 축소된다. 1법인1약국에 참여할 약사 찾기도 쉽지 않다. 그러나 정부는 법인참여 약사수 만큼 약국을 개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예를 들어 법인참여 약사가 50명이면 50개 약국을 개설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약사회가 반드시 막아야 하는 사안이다. 약사회의 전략은 의료민영화 프레임에 약국법인 문제를 병치시키겠다는 것이다. 즉 투자자본회수, 수익창출을 위한 약국경영으로 국민 약제비 지출이 증가하고 영리의료법인 도입 명분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보건의료민영화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측면도 집중 부각할 것으로 보인다. 의료민영화 프레임에 들어가면 보건시민단체, 의사단체, 야당 등과 연계가 가능해진다. 여기에 진보-보수 이념논쟁으로 번지면 약사법 개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약사회는 법인약국 원천봉쇄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영리, 비영리 모두 논의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약사회는 5일 전국분회장결의대회에서 공개한 회원 홍보용 법인약국 Q&A자료를 통해 "법인약국은 이제 논의가 시작되는 단계로 2014년 6월 약사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한다는 계획으로 의사회와 일정상 5~6개월 차이가 있다"며 "의료민영화라는 프레임에 같이 하는 것이 전략상 바람직해 완급을 조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찬휘 회장도 "국민 홍보 1개월 후 정부와 대화창구를 열고 대화를 하겠다"며 "약사 밥 그릇 싸움이 아닌 점을 보여주겠다. 그동안의 정부태도를 보면 성공확률이 그다지 높지 않아 보여 협상 결렬에 대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조 회장은 "협상이 결렬되면 정부 정책 비협력 비협조 투쟁에 돌입하자"며 "정부 실정을 폭로하고 협조하지 않겠다는 점을 공개적으로 밝히자"고 주문했다. 결국 '대국민 홍보→정부와 대화→정부 정책 비협조 투쟁' 순으로 가겠다는게 약사회의 복안이다. 그러나 문형표 장관이 제안한 의정협의체를 통해 대화 시작이 임박한 의협과 달리 약사회는 대화채널을 가동하지 않고 있다. 그렇다고 약사회에 묘수가 있는 것도 아니다. 의협은 폐업이라는 카드가 있지만 약사회는 폐업카드를 꺼내들기도 쉽지 않다. 약사회의 완급조적 전략이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2014-01-08 12:30:18강신국 -
가격이 너무 싸서 거부당한 국산신약 '어찌합니까'신약, 원가기반 약가협상...비가격적 사후관리 시급 "아침부터 폭우가 쏟아진다. 절로 한숨만 새어 나온다. 오늘은 터키 수출진행 상황을 임원회의서 보고하는 날이다. 해외사업을 총괄하는 A씨는 지난 밤 현지 협력업체로부터 비보를 받았다. '계약을 포기하겠다. 가격이 너무 싸서 수지타산이 나오지 않는다.'" 세계 시장에서 성공하는 신약을 하나 만드는 데는 적어도 10년, 또 1조원 이상의 연구개발비를 투입해야 한다는 게 제약업계 정설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생존율이 5000분의 1에 달할 정도로 폐기되는 후보물질도 부지기수. 열악한 국내 연구개발 환경에서 개발된 이 신약도 18년만에 세상의 빛을 봤다. 그런데 정부는 '해외진출만이 살 길'이라며 채찍질만할 뿐 정작 길은 열어주지 않고 있다. 지난해 12월 16일 문형표 복지부장관과 간담회 자리에서도 이런 상황은 재현됐다. 제약협회 김원배(동아제약 사장) 이사장은 당시 "약가 일괄인하 등으로 2년간 신규 채용과 관리비를 감축하는 등 충격완화를 위해 노력했다. 이런 상황에서 시장형실거래가제도를 재시행하면 연구개발에 투자할 재원을 마련하기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보령제약 최태홍 사장은 "복지부 약가정책은 제약기업의 수익성에 크게 역행한다. 낮은 약가는 채산성이 맞지 않아 수출에 걸림돌이 되고, 오히려 역차별을 낳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터키 7000만불 수출계약이 수익성 때문에 좌절됐고, 중국과도 협상중이지만 낮은 약가 때문에 불투명하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하지만 문 장관과 동석한 복지부 최영현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연구개발이나 해외진출 등 산업육성을 위한 논의는 가능하다"면서도 "시장형실거래가제도는 법리적으로 재시행할 수 밖에 없다. (당장) 폐지나 유예는 힘들다"고 일축했다. 이에 대해 국내 한 유명제약사 임원은 "전보다 나아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정부와 이야기할 때면 벽에 대고 대화하는 기분이다. 해외로 나가라고 말을 하는 데 정부 마인드가 우물 안에 갇혀있다"고 토로했다. 복지부가 제약산업 육성과 건강보험 재정 관리라는 다소 상충된 업무를 함께 수행하면서 모순된 정책을 펴고 있기 때문인데, 제약업계의 불만은 특히 보험약가정책에 집중적으로 쏟아진다. 정부가 인증한 제약산업 해외진출의 기수는 혁신형 제약기업이다. 다른 제약사 임원의 말을 빌리면, 연구개발 비용 법인세액 공제확대,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신약개발 및 시설투자 자금 지원 확대, 신약 가격우대, 전문인력 지원, 정부와 제약이 리스크 분담하는 펀드조성, 해외진출 컨설팅 현실화 등 혁신형 제약기업의 갈증은 끝은 없다. 제약산업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우대정책이 더 마련돼야 한다는 이야기다. 법인세액의 경우 해외임상을 포함한 임상3상 비용 공제가 절실하다. 그는 이 중에서도 A사 같은 상황이 재발되지 않게 하려면 보험약가정책을 시급히 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신약 가격정책은 어떻게 풀어갈 수 있을까? 최근 몇년 새 복지부와 제약업계, 전문가들까지 국내 제약기업의 해외진출을 도울 약가정책으로 '리펀드제도'(이중약가제) 도입 필요성을 제기해왔다. 하지만 이 제도는 FTA협정 등에 의해 국가간 시비거리가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 답보상태에 놓여있다. 더욱이 심평원 급여적정평가와 건보공단 약가협상을 거치면서 국산신약은 개발원가 수준의 최소가격(net)조차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실제 종근당 김정우 부회장은 장관 간담회에서 "비교약제 가중평균가로 인해 국산 신약의 가치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가면 어렵게 신약을 개발해도 의미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뇨신약 '듀비에' 급여등재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점을 지적한 것이다. 국내 상위사 한 약가담당자는 "제네릭은 동일성분 동일가정책으로 이미 약가거품을 제거할 장치가 충분히 마련돼 있다"면서 "이제는 제네릭과 차별화된 신약 우대정책을 정부가 전향적으로 도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특히 "국산신약 상한가는 최소한 개발원가 산출식에 의해 도출된 가격을 기본가격으로 인정하고, 여기다 +@를 얼마나 더 줄 부여할 것인가를 협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른 제약사 약가담당자는 사후관리방식도 비가격적 정책을 도입해 약가인하에 따른 불이익을 없애줘야 한다고 제안했다. 사용량-약가연동 협상 결과 '적용툴'로 제약사가 약가인하와 '(초과이익) 환급'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길을 터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리펀드제도도 좋지만 제도현실을 감안하면 처음 국산신약을 등재하는 과정에서 적정가격을 인정하고, 특허가 보호되고 있는 동안 만큼은 등재가격을 유지할 수 있도록 사후관리 장치로 환급제도를 인정하는 게 최선"이라고 주장했다. 한 전문가는 "해외시장에서 성과를 내고 안내고는 해당 제약사의 역량과 제품력에 달려있다"면서 "정부가 할 일은 최소한 이런 활동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제도를 현실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제약산업 육성지원 5개년 연차계획을 통해 전향적으로 약가정책을 들여다보기로 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최근 건보공단은 복지부와 협의해 국산신약 약가산출식에 적용하는 일반관리비 비율을 25%로 상향 조정(일부 판매관리비 인정)하고, 혁신형 제약기업의 이윤률도 16%로 높였다. 한국과 비슷한 제도를 운영하는 일본이 19%의 이윤률을 인정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부족해보이지만 제약업계는 일단 환영했다. 복지부 맹호영 보험약제과장은 "신약강국으로 도약하는 데 필요한 제도가 있으면 부처 내부에서 적극 협의해 지원할 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복지부 다른 관계자도 "제약업계 의견을 귀담아 듣고 있다. 제약산업 육성지원 5개년 계획에 맞춰 순차적으로 제도를 정비해 나갈 것"이라며 밝혔다. '파마 2020', 제약강국 도약을 모색하는 현 시점에서 국산신약 등 수출용의약품에 대한 적정한 약가우대 정책이 조속히 마련될 수 있을 지 주목된다.2014-01-08 12:29:49최은택 -
디자인부터 의료진과…'한국형 신약' 필요과거 신약개발은 의료진의 참여가 제한적이었다. 대개 의료진의 참여는 후보물질 발굴과 동물실험이 끝나고 임상시험 단계부터 이뤄져 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초기 개발단계부터 의료진이 참여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다국적 제약사들은 신약개발 실패율을 줄이기 위해 물질발굴 단계부터 의료진과의 협력을 선호한다. 또한 거의 논문수준에서 그치는 의료진들의 아이디어를 제약사가 재빠르게 캐치하면 더 좋은 약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 국내 제약사들도 초기 개발단계부터 의료진과 협력 중요성을 인식하면서, 의사 출신 개발 임원을 초빙하는 등의 노력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다국적제약사와 비교하면 인프라에서 절대 열세에 있다. 의료현장과 중개연구를 연결해주는 외부기관도 거의 없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아이디어 도출부터 상품화까지 제약사와 의료현장을 이어주는 '대한민국 표 글로벌 CRO'를 설치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의사 머릿속에서 나온 '헌터라제'...제약-의료진 협력하면 신약개발 수월 의료현장의 아이디어가 제품화로 이어진 대표적 사례 약물로 녹십자의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가 있다. 세계 두번째로 개발된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는 삼성서울병원 진동규 소아과 교수의 머리에서 나왔다. 그는 15세 전후로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진 헌터증후군 환자를 진료하면서 의약품 개발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진 교수는 2002년 산자부 과제를 통해 2007년까지 항체 개발과 동물모델의 개발 및 효력확인, 실험실 규모에서 생산공정을 혼자 힘으로 확립했다. 헌터증후군이 유전되는 마우스를 만드는 데만 만 4년이 걸렸다. 개발 당시엔 비교할 수 있는 헌터증후군 치료제도 없었다. 첫 헌터증후군 치료제 '엘라프라제'는 2006년에나 허가를 받았다. 2008년 녹십자를 만나면서 상업화의 속도가 붙었다. 녹십자는 기술이전을 받아 생산공정을 개발하고, 비임상부터 임상시험을 진행, 4년만에 시판승인을 얻어냈다. 헌터라제는 의료진이 원천기술을 개발하고 제약사가 상업화에 나선 케이스인데, 처음부터 의료진과 제약사가 손을 잡았다면 개발기간이 크게 단축됐을 것이다. 녹십자 박두홍 종합연구소장은 "최근 신약개발은 의료현장의 아이디어에 의해 출발하는 경우가 많아 초기 단계부터 의료진과 협력을 통해 진행한다"고 말했다. 박 소장은 "신약개발 초기단계부터 의료진과 협력하면 현장 아이디어와 경험을 얻을 수 있다"며 "특히 환자의 샘플조직을 활용해 구체적으로 타깃의 효력여부를 확인할 수 있어 국내 제약사들도 의료진과의 중개연구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신약개발 초기 단계부터 의료진들이 참여하면 후보물질에 효능을 보이는 환자군을 보다 정확하게 설정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로 인해 임상단계에서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어 다국적 제약사들은 중개연구에 투자를 쏟아붓고 있다. 하지만 국내 제약사들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국내 상위 제약업체 관계자는 "임상 단계 이전에 필요할 때가 있으면 의료진들과 협력을 타진하지만 조직이나 시스템이 갖춰져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제약과 의료현장 연결창구 필요...정부 중개연구 지원체계 절실 대형병원에서 이뤄지는 연구자 임상의 관리나 지원도 그때그때 뿐이다. 제약사를 연결하는 창구가 없다보니 병원은 병원대로, 제약사는 제약사대로 따로 따로 연구만 진행될 뿐이다. 2010년 삼성서울병원을 시작으로 최근 서울아산병원까지 연구자임상을 체계적으로 관리·운영하는 원내 CRO(A-CRO)가 설치되면서 작게나마 중개연구 시스템이 작동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듀크 TRI 등 대학병원 내 임상-중개연구를 지원하는 시스템이 별도로 마련돼 운영되고 있다. A-CRO는 연구자임상 단계를 지원하는데, 상업화 임상을 지원하는 일반 CRO 역할까지 합쳐진다면 신약개발이 훨씬 효율적으로 진행될 수 있다. 삼성서울병원 A-CRO 관계자는 "선진국에서는 이미 의료현장의 임상-중개연구를 지원하는 시스템이 구축돼 운영하고 있는데, 우리가 따라잡기 위해서는 아이디어 도출부터 제품화까지 서포트할 수 있는 컨트롤 타워인 한국형 'T-CRO'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아이디어 도출부터 비임상, 임상, 제품 허가까지 신약개발 모든 단계를 아우르는 한국형 CRO를 민관 주도로 만들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의료진과 제약회사의 중개연구를 도모하기 위해 미국이 1998년 설립한 CIMT(Center for Integration of Medicine and Innovative Technology)도 좋은 모델이 될 수 있다. CIMT는 보스턴 지역의 의료·공학 연구관련 12개 기관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60개 이상의 기업이 파트너로 나서고 있다. 새로운 의료기기 개발을 목적으로 설립된 이 기관은 설립 이후 총 550개의 프로젝트를 지원해 200개가 넘는 특허를 취득했다. 한해 예산만 1500만 달러에 달한다. 늦었지만 우리 정부도 의료현장과 제약회사를 연결하는 중개연구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작년에는 처음으로 서울대병원 등 10곳을 연구중심병원으로 지정해 기초연구 및 중개연구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연구중심병원과 제약회사의 공동연구 과제에 정부의 자금지원이 활성화되면 논문수준에 그친 많은 연구결과들이 제품화로 연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2014-01-07 06:25:00이탁순 -
신약 밸류업…글로벌이 요구하는 제품 만들자종근당의 당뇨병치료제 '듀비에'를 포함, 2013년 연말 현재 총 20개의 토종신약이 세상에 나왔다. 고무적인 일이다. 그런데 이들 품목중 해당 시장에서 다국적제약사 경쟁품목을 제치고 굳건히 자리매김한 약을 찾아 보긴 힘들다. 세계 시장에서 맹위를 떨치는 제품은 더더욱 없다. 아쉬움이 남는다. 'Pharma 2020',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을 비롯 보건복지부, 미래과학부 등 각 부처별 지원 프로그램에 이르기까지, 정부도 업계도 그 어느때보다 신약개발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00번째 국산신약이 나왔습니다"라는 보도가 쏟아지는 것도 좋지만 얼마만큼 효능·안전성·편의성 면에서 기존에 출시된 약에 비해 우월한 약을 개발하고 있는지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다. 정부도 지원하고 업계도 R&D투자를 늘리고 있는데, 진정한 의미의 블록버스터 탄생에 우리는 얼마나 다가서고 있을까? 국내 제약업계의 신약개발 프로세스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Money Game' 어려워 방법은 찾았다. 그런데... 현재 국내 제약기업이 미국 FDA에서 시판승인을 받은 품목은 팩티브와 성장호르몬 2개에 불과하다. 통상 임상시험에 있어 미 FDA, 유럽 EMA 수준에 부합하는 신약을 허가받기까지 약 2조원의 R&D 비용이 필요하다. 문제는 이것이다. 국내 1위 기업이었던 동아홀딩스 연매출이 1조원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을 볼때 '자본'이라는 하나의 요소만 놓고 봐도 아직 국내 기업의 글로벌 신약 독자개발은 무리임을 알 수 있다. 토종 제약사들도 이같은 사실을 인지했다. 동아제약, 유한양행, 한미약품 등 상위 제약사들은 '후보물질을 2상까지 진행하고 좋은 데이터를 구축해 빅파마에 아웃소싱한다'라는 목적을 갖고 움직이고 있다. 손지웅 한미약품 부사장은 "신약개발은 전세계 모든 정보를 동원해도 불확실성이 상당히 높은 영역"이라며 "불확실성에 대한 투자경험이 없는 곳이 우리나라다. 다국적사와 제휴를 통해 그 확률을 줄여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후보물질이 얼마나 경쟁력이 있는가'다. 단순 새로운 물질의 발견이 성공으로 이어질 수 없다. 독창적이고 환자들에게 필요한 약을 만들어 내는 것이 필요하다. 실제 많은 다국적사들도 R&D의 페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어떤 기전을 가진 약이 나오면 어떤 경쟁력을 갖고 얼만큼 이득을 창출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선행되고 있다. 내부적으로 개발에 대한 '이정표'가 있다. 최초의 연구를 시작하고 임상 진행중, 그 단계마다 이정표를 적용해 진행 여부를 결정한다. 단계가 올라 갈수록 논의하는 과정에 많은 시간을 쏟아 붓는다. 개발이 가능한 다양한 후보 물질중 하나를 선택하기 위해 '투자위원회'도 따로 두고 있는 회사도 적잖다. 위원들은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는 담당자들로 구성돼 있으며 과학기반의 판단 뿐 아니라 수익성도 논의된다. 남수연 유한양행 소장은 "반면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글로벌 시장의 니즈에 대한 고민없이 단순히 '새롭다' 싶으면 마구잡이 식으로 달려 든다"며 "일단 개발부터 하고 보자는 논리로는 아무리 신약을 만들어 내도 성공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분별력있는 전문가와 리더의 부재, 그리고 CRO '투자위원회'는 토종기업들도 반드시 고려해야 할 부서다. 그러나 별도 부서 구성의 여력이 있더라도 구성원이 문제다. 국내 제약업계는 기초과학에 있어 전문 인력이 터무니 없이 부족하다. 의약사 출신에, 글로벌 법인 근무경험이 있는 이들도 마케팅 쪽에 쏠려있는 경우가 많다. 다국적사 한국법인에서 근무하는 의약사들의 경우 현상이 더 심하다. 국내 시장에서 회사의 국적을 떠나 장기적인 계획을 통해 연구인력의 수출이 보다 활발히 이뤄져야 한다. 얼마전 내한한 A 다국적 본사 연구수석은 "한국은 제대로된 연구인력의 확보를 위해 보다 많은 인력을 선진국으로 내보내고 또 선진국의 인력을 국내로 끌어 들여야 한다"며 "신약개발은 누가 빠른지 겨루는 경마보다 양떼몰이에 가깝다"고 조언했다. 단순히 처방을 많이 하는 의사가 아닌, 진정한 의미의 '키닥터' 역시 부족하다. 국내 의료진들의 수준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그 인지도와 명성 면에서 미국, 유럽 등 전문의들과 차이가 있다. 국내 의사중 이같은 지위를 고수하고 있는 의사는 만성골수성백혈병 전문가인 서울성모병원의 김동욱 교수 정도다. 그는 아시아 최초로 백혈병 진료 지침을 만드는 유럽백혈병네트워크의 패널위원으로 선정됐으며 노바티스, 화이자 등 회사 본사의 공식 자문위원이다. 한 다국적사 관계자는 "본사에 진행하는 글로벌 임상에 국내 의료진을 주력 연구자로 추천해도 성사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한국이 임상센터로써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지만 연구자 개인에 대한 니즈는 부족한 현실"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차원에서 영향력있는 CRO의 필요성도 대두된다. 다국적제약사들은 임상의 대부분을 CRO에 의뢰해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제약사의 아웃소싱 규모는 2011년 기준 10~50억이 가장 많고 10억 미만이 35%인 등 아웃소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고 추진역량과 체계가 아직 미흡한 상황이다. 국내 CRO 상위 2개사가 연매출 80∼150억원, 중견 2개사가 40∼60억원이며 대다수는 20억 미만에 그치고 있다. 글로벌 1위사와 비교해 매출액은 1/230, 인력은 1/93 수준에 불과하다. 경험이 없으니 글로벌 CRO와 견줄 경쟁력을 기르기도 힘든 상황이다. 김동욱 교수는 "경쟁력있는 CRO가 있으면 실력있는 의사, 국내사가 어우러져 다국가 임상(혹은 임상내 아시아 파트)을 주도하는 경험을 쌓기 용이하다"며 "아시아에서는 이미 중국, 일본 등의 CRO들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임상 경험이 많은 의사, CRO가 늘어나고 국내 제약사가 CRO 활용에 대한 니즈를 인식해야 한다"며 "실질적으로 연구자와 제약사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모델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2014-01-06 06:15:00어윤호 -
제약공장을 지키는 아버지와 아들, 그 사연은?여동생 학비 대고, 두 아들 키운 회사 아버지의 평생 직장, 아들의 첫 직장되다 정기두(57) 씨는 대웅제약에 1974년에 입사해 40년 동안 일하고 작년 퇴직했다. 하지만 그는 대웅제약에 또 재취업했다. 그야말로 '뼈웅인(대웅제약에 뼈를 묻는 직원을 일컫는 내부 직원들의 말)'의 표본이다. 그런데 인연은 2대째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가을부터 큰 아들 경윤(25) 씨도 대웅제약에 입사했다. 아버지 기두 씨는 현재 대웅제약 향남공장에서 수출입 제품의 입출고 관리업무를 보고 있고, 경윤 씨는 성남 공장에서 알약 코팅 업무를 맡아 일하고 있다. 경윤 씨가 대웅제약에 입사하게 된 데는 아버지의 적극적인 추천이 크게 작용했다. 아버지는 아들이 전문대를 나와 4년제 대학 편입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을 보면서 차라리 취업하라며 대웅제약 입사를 권했다. 대학시절 아르바이트로 잠깐 일한 적이 있는 경윤 씨는 대학 편입을 포기하려니 고민도 됐지만, 아버지의 자랑이던 '대웅제약'에 몸을 맡기기로 했다. 그렇게 부자는 대웅제약의 직원이 됐다. 처음 1년동안 향남공장에서 같이 일하던 부자는 아들 경윤 씨가 올해 여름부터 성남공장으로 근무지로 변경되면서 따로 떨어져 생활하고 있다. 같이 있을 때보다 따로 떨어져 있는 지금이 편하다는 부자는 딱 봐도 한국의 전형적인 어색한 '부자지간'이었다. 그런 둘이 인터뷰에 응했으니 말이 술술 나올리 없었다. 그나마 40년 동안 제약업계에 몸담았던 아버지 기두 씨는 '산증인'으로서 다양한 레퍼토리가 있었지만, 이제 갓 1년 넘게 일한 경윤 씨는 이야기거리가 없어 스스로 분량을 걱정하기도 했다. 푸근한 인상의 아버지와 아이돌 가수 2PM의 '닉쿤'을 닮은 경윤 씨, 다들 어렵다는 제약업계에서 2대에 걸쳐 생계를 맡긴 사연은 무엇일까? 지난 12월 11일 삼성동 대웅제약 본사에서 부자를 만났다. 닮은 모습을 찾기 위해 한참을 들여다봐야 할만큼 다른 아버지와 아들이었지만, 지독한 대웅제약 사랑은 똑같았다. 아버님, 대웅제약이 얼마나 좋길래 아들까지 대웅제약에 추천하셨나요? 한눈 팔지 않고 평생을 바치신 이유라도 있을까요? 옛날 이야기 하나 해드릴게요. 제가 대웅제약에 입사한 게 그러니까 1974년, 약 40년 전이었죠. 그때는 상호가 대웅제약이 아니라 대한비타민이었어요. 당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취업하기 위해 전북 남원에서 서울로 올라왔어요. 나중에 지인을 통해 들으니 9명이 지원했는데, 저 혼자 붙었다고 하더라고요. 젊은 사람의 힘이 필요했던 거 같아요. 그런데 입사하자마자 회사를 떠나게 됐어요. 시골에 군대영장이 나온 거였어요. 그래서 3년동안 군대를 갔다 왔는데, 제대하고 인사하러 회사를 가니까 주임 과장이 '니 자리 여기 있다'는 거에요. 3년을 빠져 있었는데, 제 자리를 남겨놨던거죠. 아 그때부터 이 회사에 충성을 다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렇게 40년을 다니면서 결혼도 하고 아들 둘을 낳았죠. 그동안 한번도 월급이 밀린 적이 없어요. 번 돈으로 여동생 학비도 대줘고, 아들 대학등록금까지 회사에서 지원해줬으니, 저한테 대웅제약은 한마디로 '일하고 싶은 회사' 였습니다. 경윤 씨는 그래도 본인 꿈도 있었을텐데, 아버지를 따라 제약사에 들어오는데 망설여지지 않던가요? 전문대 전자과를 나왔는데, 별로 흥미가 없었어요. 그래서 편입공부를 했었는데, 쉽지 않더라고요. 그때가 아버지가 정년퇴직도 했을 때라 차라리 취업하는 게 나을거라 생각했어요. 그런데 대웅제약에 자리가 나서 아버지가 추천하시는데 왠지 딱 좋은 기회라고 느껴졌어요. 경윤 씨도 처음 입사했을 때는 아버지와 같은 향남공장에서 일했다고 들었어요. 서로 불편하지 않던가요? (아들)솔직히 지금 성남에서 일하는게 좋아요. 향남에서 일했을 때는 조금 불편했어요. 지금은 출퇴근 시간도 줄었고, 남는 시간에 운동도 하고 책도 보고 하니까 훨씬 좋은 것 같아요. (아버지)같이 있을 땐 저 녀석이 무슨 실수라도 할까봐 마음이 안 놓였었죠. 쉴 때 담배를 피는 거 보면 '빨리 피고 시간 안에 들어와야 할텐데'하면서 가슴졸였죠. (아들)아, 저 담배 끊었어요. 회사에서 하는 금연운동 덕분에 이제 손도 안 댑니다. 대웅제약에서 일하면서 어떨 때 가장 자부심을 느끼나요? (아버지)퇴직하고 다시 재취업해서 들어올 수 있도록 배려한 점도 그렇고. 지금까지 복지혜택은 다른 어느 회사 못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밖에서 대웅제약하면 우루사, 곰 그렇게 인식해 준다는 게 제일 마음이 뿌듯합니다. (아들)전자회사에 다니는 같은 과 친구들이 대기업 못지 않은 임금 수준을 듣고 부러워할 때 가장 뿌듯합니다. 얼마전 친구들을 만났는데 어떻게 전혀 다른 제약회사에 들어갔냐며 관심을 보이더라고요. 40년 동안 근무하셨는데, 아버님에게 대웅제약은 어떤 회사인가요? 항상 가족같은 회사였어요. 예전에는 3박4일동안 무주에서 전직원이 텐트를 치고 놀기도 했죠. 그때 윤영환 회장님이 텐트마다 방문하셔서 사원들과 고스톱을 치기도 했어요. 얼마나 잘하시는지, 절대 잃는 법이 없으셨죠. 예전과 지금 제약업계도 많이 변했죠? 아버님. 그럼요. 예전에는 사람들이 다 했어요. 그러니까 지금 지게차들이 하는 것도 사람이 대신했죠. 모든게 기계화되고 자동화됐죠. 글로벌 시대에 맞게 360도 변화했습니다. 앞으로는 더 좋아질 것 같고요. 서로 어떤 아버지, 아들인가요? (아버지)딸이 없어서 그런지, 큰아들이 딸 역할을 하는 것 같아요. 엄마를 대신해 인터넷으로 생활용품을 사기도 하고. 장남이라 아무래도 작은놈보다는 든든한 게 있어요. (아들)지금도 그렇지만 엄격하신 분이었어요. 보수적으로 보일 때도 있고요. 그래도 가장 기대고 싶은 분이세요. 군대 첫 휴가 때도 복귀 날이 다가오니, 아버지가 생각나더라고요. 소주 세 병 사가서 술 한잔 하자고 했었죠. 아, 경윤 씨는 첫 월급 타서 아버지에게 어떤 선물해주셨나요? (아들)구두를 사드렸어요. 매번 싼 구두만 신으셔서 좋은 걸로 하나 해드렸죠. (아버지)(발을 들어 구두를 보이게 하며)오늘 인터뷰한다고 해서 신고 왔습니다. 서로 고쳤으면 하는 점도 있을텐데요? (아버지)회사 생활한지 2년째라 궁금한 게 많을 텐데, 제대로 묻지를 않아요. 본인한테도 회사 조직이나 내역 같은 걸 들으면 도움이 될텐데 말이죠. (아들)술을 좀 줄이셨으면 좋겠어요. 이제 건강도 걱정하실 나이니까. (아버지)사람들과 소통하다보니 술 한잔 씩 사주고 그러는거지, 집에서는 술 한 병도 안 먹습니다. (아들)그러시긴 하는데, 주량이 예전같지 않으시니까 본인 건강도 생각해서 적당하게 드셨으면 좋겠어요. 앞으로 개인적 바람이 있다면? (아버지)회사 배려로 일을 하면서 대학을 나왔어요. 늦은 나이에 사회복지 전공해서 자격증도 땄는데. 만약 대웅제약에서 노인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기여하고 싶은 생각도 있어요. (아들)지금은 코팅업무만 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타정이나 과립 업무도 배워서 2~3년 후에는 이쪽 분야 전문가가 되고 싶어요.2014-01-03 06:25:00이탁순 -
"새해 금연과 함께 '119음주' 서약은 어때요?"[신년캠페인] 폭음으로부터 건강 챙기자 "처음에는 1차만 하기로 했지. 그런데 9시가 다 되니까 어느새 내가 '소폭'(폭탄주)을 만들어서 돌리고 있지 뭐야." 제약업계 마케팅 담당임원인 A씨에게 매일 저녁과 아침은 '다짐과 후회'의 연속이다. 약속 장소에 나갈 때만해도 9시 전에 1차만 간단히 한다고 다짐하지만 막상 술을 마시다보면 2차, 3차 술집을 순회하고 자정을 훌쩍 넘긴다. 그리고 다음날엔 쓰린 속을 부여잡고 후회하는 게 그의 일상이 된 지 오래다. 속설이지만 국민건강 지킴이로 살고 있는 보건산업계 종사자들의 음주습관이 다른 산업 종사자들보다 더 '고약'하다는 점은 아이러니다. WHO 2000년 발표를 보면 음주는 고혈압, 뇌졸중, 알코올성 심근병증 등 30개 질환과 관련이 있다. 고위험 음주비율이 높은 연령대에서는 각종 알코올성 간질환이 나타난다. 최근에는 간암, 식도암, 후두암 등 음주와 관련된 암 뿐 아니라 대장암이나 직장암과도 연관성이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 무엇보다 술자리에서는 음주와 흡연을 동시에 하는 경우가 많아 암 발생위험을 배가시킨다. 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정책연구원은 음주와 관련 있다고 보고된 30개 질환 총진료비가 2005년 3조2127억원에서 2009년에는 6조1226억원으로 증가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더욱이 음주는 음주운전이나 음주관련 폭력, 알코올 중독, 알코올 의존성 등 정신사회적 문제와도 연관이 있는 데, 복지부 발표에 의하면 음주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은 2004년 기준 20조990억원에 달한다. 국민건강 지킴이로 사회적 역할을 다하기 위해 의약산업계 종사자들이 절주운동에 솔선해서 나서야 하는 이유다. 전문가들이 제안하는 음주수칙은 '절대음주량 줄이기'와 '음주상태 살피기'다. 복지부에 따르면 술이 센 사람도 인체가 알코올의 위해에 노출되는 정도는 같다. 음주량을 줄이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음주수칙인 셈이다. '천천히 나눠 마시기', '2차 가지 않기', '대화 많이 하기', '금주일 정하기' 등을 체크하는 게 도움이 된다. 일단 취기가 오르면 주취 정도를 자각하기 어렵다. 따라서 혈중 알코올 농도를 줄이기 위한 수칙도 중요하다. 구체적인 방법은 '물 자주 마시기', '안주와 함께 먹기', '폭탄주 피하기' 등을 들 수 있다. 복지부는 이런 수칙을 기초로 2011년부터 '119 절주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1가지 술로, 1차만 하고, 9시 전에 끝내는 술자리'를 의미한다. 국립암센터 이진수 원장는 이렇게 권했다. 술을 줄이기 위해 자신만의 동기를 만들고 (금연처럼) 주변에 알려 음주를 권하는 환경에 대비한다. 필요하면 지역 보건소나 알코올 상담 전문가 등의 도움을 받는다. 음주를 대신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음주일지를 작성한다. 복지부 관계자는 "절주를 위해서는 자신의 노력 뿐 아니라 주위환경과 접대문화도 중요하다"면서 "처음 약속을 잡을 때부터 '119음주'로 정하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2014년 갑오년 새해, '119 절주운동'으로 의약산업계 종사자 자신부터 건강을 챙기는 건 어떨까.2014-01-03 06:24:52최은택 -
"도전·실험·소통하라" 변화 주도하는 파워 약사들부산 싱싱약국 김성일 약사(부산시약사회 정보통신이사)는 '약사 3.0' 시대에 대한 화두를 던졌다. 김 약사는 의약분업 이전 약사를 '약사 1.0', 의약분업 시대의 약사를 '약사 2.0', 원격진료 시대의 약사를 '약사 3.0'이라고 명명했다. 정부가 도입을 서두르고 있는 원격진료가 향후 약국 변화의 핵심 키워드라는 것. 김 약사는 서울시약사회 정책포럼에 강사로 나서 원격진료와 약국 영향을 알리는 데 동분서주하고 있다. 김 약사는 "환자와 의사가 원격으로 진료를 한 후 의약품 공급을 어떻게 할 것인가, 즉 의약품 택배배송이 시작되면 약국에 엄청난 영향을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약사는 "예를 들어 대기업이 조제전문주식회사를 차리고 원격진료 후 수집된 처방정보로 원거리 환자에게 약을 택배로 배송하는 시대가 도래할 수 있다"며 "의약품 택배배송 허용이 포함된 원격진료를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약사는 "특히 온라인약국 도입을 반드시 막아야 한다"며 "투약의 개념에 '대면'이 빠지지 않도록 법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2013년. 김현익 약사는 약국 경영 컨설팅 전문가로 맹활약했다. 자신의 노하우를 이용, 약국 경영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 넣겠다는 취지. 성남시약사회 약국경영활성화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 중인 김약사는 먼저 3개 시범약국 선정을 완료하고 컨설팅 지원을 시작했다. 김 약사는 약국경영개선 및 IT환경, POP, 약국관리, 인테리어 등 총 4개분야의 전문가들이 동시에 참여한다. 또 대한약사통신, 디자인담, H&A컨설팅, 팜스프렌 등이 지원업체로 나섰다. 김 약사의 컨설팅을 받은 약국들은 일반약 매출은 물론 조제환자 유입까지 유의미한 변화가 발생했다. 김 약사는 "행동하고 실천하면 약국경영 활성화는 어느 약국이나 가능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한편 데일리팜은 해당 약국의 컨설팅 현장을 기획 취재해 보도한 바 있다. 약국이 곧 마케팅 실험무대라고 말하는 약사. 제주 메디칼약국 오원식 약사가 주인공이다. 오 약사는 1년 전 약국의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시도했다. 약국은 오 약사가 직접 고안, 제작한 이벤트 장에서부터 제품 영상광고, 투명 조제실까지, 도전과 시도 그 자체였다. 매달 진행하는 기획 이벤트와 약사가 만들어 놓은 직원·제품·매출관리 시스템 등은 약국 매출로 고스란히 돌아왔고, 리모델링 후 1년도 안돼 약국 매출은 눈에 띄게 상승했다. 오 약사는 직접 체험하고 연구한 근무약사 시스템의 연구결과를 논문으로 작성, 지난 5월 개최된 경기약사학술제에서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그가 연구한 제도는 인천시약사회 등에서 자체 설명회를 갖고 실행을 계획 중에 있다. 오 약사는 무엇보다 약국 전반이 변화하기를 소망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속적으로 다른 약사들과의 소모임과 학회 등을 통해 소통하는 일을 게을리지 하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대한약사회에서 주관하는 약국경제포럼 구성원으로 약국의 유통변화를 분석, 전망하고 관련된 정책 자료를 생산하는데 중심 역할을 해 나갈 예정이다. 오 약사는 "약사들의 개개인별 역량의 조합으로 약사사회는 완벽한 전체가 될 수 있다"며 "같은 뜻을 갖고 있는 약사들 간의 경영학회와 경영 관련 소모임, 그룹 활성화 등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올 한해는 편의점 상비약 판매를 계기로 약국 복약지도와 의약품 부작용 보고 등 기본 의무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됐다. 청구액 1위 약국으로 잘 알려진 서울 강남구 열린약국은 기본 책무에 충실한 것이 곧 성공의 지름길이라는 진리를 잘 대변해 주는 약국 중 하나로 꼽힌다. 수년간 자체 제작한 복약지도문을 통해 꼼꼼한 복약지도를 놓치지 않고 의약품 부작용 보고를 생활화하고 있는 약국, 그 중심에는 이병각 약사가 있다. 이 약사는 개국 당시부터 약국 자체적으로 학술팀을 운영하며 의약품 부작용 사례를 검토하고 모니터링 제도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은 매월 평균 60~100건의 약물 부작용 보고로 이어졌고, 병원에만 치중되던 부작용 모니터링 제도가 약국에서도 활발하게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을 증명했다.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열린약국은 지난해 약국 중 부작용 보고 건수 전국 1위에 올라 식품의약품안전처 표창을 받았다. 최근에는 약국에서 운영 중인 팜포트 홈페이지 내 일선 개국약사들이 활용 가능한 부작용 보고 검색 프로그램을 개발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 약사는 "국민이 의약품 위해성으로부터 사전 예방될 수 있도록 하는 것 또한 약사들의 중요한 책무"라며 "많은 조제가 원외 약국들에서 이뤄지고 있는 만큼 개국 약사들이 적극적으로 부작용 보고에 참여하는 환경이 조성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앞, 뒤 한 장으로 코팅된 '만화 복약지도서' 안에는 질환과 기전별로 인체 특성과 질환, 이에 맞는 약 등이 빽빽하게 여러 가지 그림과 도표로 정리돼 있다. 바로 이준 약사가 만든 만화복약지도다. 입소문을 탄 만화복약지도는 동료 약사들에게 인기 콘텐츠 중 하나다. 이 약사는 "오랜시간 약국에서 시행착오를 겪으며 갖게된 노하우와 그동안 연구했던 내용을 '엑기스'로 뽑아 정리해 놓은 것을 많은 약사들과 나누고 싶었다"며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는 약사들과 직접 공부하고 의견을 나누면 같이 고민하게 되는 부분도 많아 유익하다"고 말했다. 이 약사는 약준모를 통해 비정기적으로 약사들이 모여 주제를 정해 강의를 듣고 약국에서 겪었던 경험담도 풀어놓자는 취지로 마련한 오프라인 강의를 2년 넘게 지속하고 있다. 약사들 눈높이에 맞춘 강의로 약국에 바로 접목할 수 있는 내용을 공유하자는 취지다. 이 약사는 한방 생약 조제학, 방제학 등 '한방에 끝내는 한방'을 주제로 한 만화방제학 교재를 사용하고 있다. 스타 약사 배출이 절실하던 지난해 한 여약사가 의사가 진행하는 건강 프로그램에 출연, 올바른 복약방법과 약국 실정 등을 명쾌하게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그동안 의사들이 독점적으로 출연해 의약정보를 소개해 왔던 한 종편 프로그램에 약사로서 첫 출연해 화제를 모았던 이지현 약사. 고양 우리온누리약국을 운영 중인 이 약사는 캐나다 약사면허 보유자로 약사대상 교육사업과 강사로도 맹활약 중이다. 그런 그가 최근 약사들의 중요한 덕목 중 하나로 강조하고 있는 것은 바로 커뮤니케이션이다. 시민, 환자와 소통하는 것이 곧 약사 직능 바로 살리기의 중요한 과제이자 책무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 현재 그는 동국대 약대에서 커뮤니케이션스킬 강의를 진행하며 학생들에게 복약지도와 상담 등 구체적 커뮤니케이션 기법을 설명하고 있다. 이 약사는 약사 스스로가 진정한 약의 주인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높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약사는 "의약분업 후 환자들이 병원을 먼저 찾게 되다보니 약사 조차 병원에 주인의식을 뺏겨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며 "약사들이 소통하기 위한 능력을 키우면 환자들도 약사가 권한 약을 먹고 치료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되고 약국의 파워는 성장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드럭스토어의 약국시장 위협 등 외부 도전에 직면한 약국가에 협동조합 바람이 불고 있다. 개인약국이 한데 뭉쳐 바잉파워를 확보해보자는 게 목표다. 약사사회에도 협동조합 실험이 시작됐다. 유창식 약사를 이사장으로 아로파약사협동조합이 출범했다. 또 대한약국협동조합도 법인 설립 등기를 마치로 본격적인 활동을 준비 중이다. 대한약국협동조합을 창립한 이진희 약사는 "매출 1억의 약국 100곳이 모이면 100억원의 바잉파워 발생할 수 있다"며 "약국들 간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나누고 실천하며 경영 활로를 모색해 가자는 것이 가장 큰 목표이자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부천, 창원, 시흥 등에서 총 27명 약사가 조합원 등록을 마치고 이미 각 300만원씩 출자금을 낸 상태다. 이 약사는 전자상거래를 위한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의약품과 건기식, 의약외품 이외에 생협과의 협력을 통한 유기농산물 등도 거래할 계획도 갖고 있다. 이 약사는 "제약사와 도매업체, 생협과도 연계가 돼 있다"며 "의약품뿐만 아니라 의약외품, 생필품, 유기농 식재료까지도 자유롭게 거래될 수 있도록 관련 기관들과 연계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해는 수의사처방제와 맞물려 동물약국에 대한 관심도가 어느 때보다 뜨거운 한 해였다. 그만큼 동물약 전도사를 자처하고 나선 약사들의 활약이 두드러지는 한해이기도 했다. 그 중심에는 임진형 약사가 있다. 지난 11월 출범한 동물약국협회 회장에 선출된 임 약사는 동물의약품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2년 전 약국을 찾은 한 고객과의 만남을 계기로 동물약을 접한 한 젊은 약사의 열정은 동물약 전문서적 출간으로 이어졌다. 임 약사가 '약국 동물용 의약품 가이드'를 펴낸 데에는 더 많은 동료약사들이 정확한 정보와 지식으로 무장, 동물의약 전문가로 자리매김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컸다. 서적 출간을 시작으로 임 약사는 현재 일선 개국 약사뿐만 아니라 약학대학에서도 동물약 관련 인기 강사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임 약사는 "동물약은 몸무게에 맞춰 투약해야 해 정교한 복약설명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동물은 평생 약물 오남용에 시달려야 한다"며 "그만큼 약의 전문가인 약사가 이 부분에 관심을 갖지 않는다면 직무유기나 다름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임 약사는 "지난 5년간 박카스가 나가고 편의점 의약품이 생기는 등 약국은 많은 변화를 겪었다"며 "동물약은 약사의 사회적 역할과 자존감을 높이는 동시에 매출 다각화를 꾀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2014-01-02 12:25:00강신국·김지은 -
제약 CEO "시장형제 발목…그래도 글로벌"[2014년 30개 제약사 대상 설문조사 결과] 약가인하 여파가 본격화 될 것으로 예상됐던 지난해 제약업계는 다양한 자구책을 통해 외형과 수익성을 맞추는데 일단 성공했다. 의외의 결과다. 그래도 걱정은 남는다. 올해 2월부터 시장형실거래가제가 본격 재시행되고 언제 터질지 모르는 리베이트 조사에 대한 공포감은 여전하며 지난해 실적에서 상위사와 중소업체 간 발생한 양극화 현상도 과제다. 데일리팜이 2014년을 맞아 제약사 30곳 CEO(국내사 24곳, 다국적사 6곳)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올해 제약경기와 새롭게 시행되는 제도 등에 대해 우려감이 팽배한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에 참여한 회사들은 매출 1000억원 이하가 1곳, 1000억원~2000억원 이하가 8곳, 2000억원~3000억원 이하가 5곳, 3000억원~4000억원 이하가 3곳, 4000억원 이상이 12곳이었다 먼저 지난 하반기 가장 큰 이슈였던 시장형실거래가제 재시행으로 인해 제약사들은 적잖은 매출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100~200억원, 0~50억원의 손실 규모를 측정한 곳이 각각 10곳으로 가장 많았으며 200억원 이상 손실액을 점친 회사도 5곳에 달했다. 50~100억원이라고 응답한 곳이 4개 업체였고 타격이 없을 것이라고 응답한 곳은 1군데도 없었다. 1개 회사는 응답하지 않았다. 조사대상 업체 30곳 중 절반정도가 시장형제도로 인해 매출 100억원대 이상의 손실을 예상하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우려를 표하고 있는 상황이다. 시장형실거래가제는 올해 목표달성에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목표달성에 장애가 되는 요소로 30개 업체중 무려 19개사가 시장형실거래가제를 꼽았기 때문이다. 약가인하를 가장큰 우려 대상으로 지목했던 지난해와 사뭇 다른 모습이다. 약가인하는 8개사가 선택했으며 6개 회사는 국내외 경기불황을, 1개 업체가 기타사항으로 급여등재 관문을 지목했다. 설문에 참여한 A사 관계자는 "시장형실거래가제는 대형품목이라도 경합이 붙게 만들어 병원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할인율이 기본적으로 30%이상을 넘고 있다"며 "원내 주력품목 매출은 반토막이 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제약산업에 대한 경기전망 역시 어두웠다. 응답사 절반인 15개 회사가 2013년보다 경기가 좋지 않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그리고 12곳은 지난해와 대동소이할 것으로 예상했다. 2013년보다 밝은 경기를 예측한 제약사는 3곳에 불과했다. 내수시장 침체는 제약사들의 해외시장 활로 모색을 부추기고 있다. 설문에 응한 대부분의 회사들이 2014년 새로운 국가 진출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중복 응답을 허용한 해당 질문에서 제약사들은 남미(7곳) 진출에 대해 가장 많은 의지를 내비쳤다. 이어 유럽, 중국·일본, 동남아시아가 6곳으로 나타났으며, 미국과 중동 진출을 모색하는 회사도 3곳인 것으로 나타났다. 무응답사는 2곳이었다. 다만 매출의 경우 소폭이라도 상승할 것이라는 판단이 많았다. 10~12%대 성장을 예상한 곳이 11곳으로 가장 많았으며 4~6%, 0~3% 성장할 것이라고 응답한 제약사가 각각 6곳이었다. 7~9% 성장이라고 응답한 회사는 4곳이었고 마이너스 성장을 우려하는 회사도 3곳 존재했다. 고무적인 것은 이같은 상황에서도 제약사들의 R&D 투자를 포기하지 않는 모습이다. 설문에 참여한 회사 절반인 15개사가 매출대비 5~10% 금액을 투자할 것이라고 응답했으며 10곳이 10~15%를 R&D에 쏟아 붓는다는 방침이다. 매출의 15~20%를 연구개발비로 사용한다는 업체도 3곳이었으며 0~5%와 무응답이 각각 1곳이었다. 그러나 시장상황에 따른 고통은 확실히 증가할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약가인하로 인해 상실한 가격경쟁력 회복을 위해 올해는 다수 제약사들이 자진인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설문 응답 제약사의 절반 이상인 16곳이 이제까지 자체인하 경험이 없었지만 올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인하계획이 없는 회사는 8곳이었으며 5개 업체는 이미 자체인하를 경험한 상태였다. B사 관계자는 "시장형실거래가제에 대한 우려가 가장 큰 것이지, 일괄 약가인하 여파를 극복했다는 얘기가 아니다"라며 "자진인하를 미뤄왔던 제약사들이 2013년을 겪으면서 많은 제약사들이 가격경쟁력 상실로 어려움을 겪었고 결국 자진인하를 검토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제약산업팀]=가인호·이탁순·어윤호 기자2014-01-02 06:24:56제약산업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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