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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숫자로 증명하는 비상장사들[데일리팜=이석준 기자] 명인제약, 마더스제약, 메디카코리아. 이들은 내년 즈음 IPO(기업공개)를 계획하고 있는 비상장제약사들이다. 또 다른 공통점이 있다. 숫자로 기업가치를 증명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기업들은 수년 간 실적이 향상하면서 스스로 IPO 경쟁력을 적립하고 있다. 명인제약은 연간 영업이익이 처음으로 800억원을 넘겼다. 연결 기준 836억원이다. 상장사를 포함해 매출액 상위 100대 제약사 중 10위 안쪽에 해당되는 수치다. 삼성바이오로직스(1조1137억원), 셀트리온(6515억원), 종근당(2466억원), 한미약품(2207억원), 대웅제약(1226억원), 휴젤(1178억원), JW중외제약(996억원), 파마리서치(909억원) 등에 이어 9번째다. 매출도 매년 늘고 있다. 2018년 1705억원에서 지난해 2425억원으로다. 명인제약은 외형을 확대하면서도 수년 간 영업이익률 30% 이상을 기록하며 수익성도 잡고 있다. 지난해도 33.81%다. 마더스제약 매출은 2년새 2배 가량 증가했다. 2021년 811억원에서 지난해 1590억원으로다. 수익성도 잡았다. 회사의 지난해 영업이익(-7억→96억원)과 순이익(-19억→80억원)은 흑자전환됐다. 올해는 매출 2000억원 달성이 목표다. 지난해보다 25% 성장하겠다는 자신감이다. 마더스제약은 외형 2000억원, 수익성 제고, 연구개발 능력 등을 상장에 필요한 조건으로 보고 있다.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해 기업 경영 예측가능성을 높여 기업가치를 인정받겠다는 의미다. 메디카코리아는 지난해 목표 1200억원을 넘어섰다. 매년 성장하고 있다. 2021년 892억원, 2022년 1002억원 2023년 1231억원으로다. 지난 3년 간 제네릭 자사전환을 위해 100억 이상 연구비를 투입하고 해당 품목의 성장세가 이어진 결과다. 메디카코리아는 2023년 제네릭 약가재평가를 대비하기 위해 선제 투자를 단행했고 이를 통해 자사전환 품목이 늘면서 약가인하 변수를 최소화했다. R&D 동력도 쌓고 있다. 메디카코리아는 계열사 뉴로바이오젠이 개발중인 향후 비만 신약(KDS2010) 글로벌 생산기지 확보를 위해 평택 고렴산업단지에 4000평 규모의 제2 공장부지도 확보했다. 메디카코리아는 기업가치가 1조원 정도 됐을 때 상장에 도전한다는 입장이다. 숫자로 증명하고 있는 비상장제약사들을 바라보면서 '예측가능성'이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예측가능성은 기업가치(시가총액)를 논할 때 핵심 평가 요소 중 하나다. 투자자는 기업의 실적, 주주환원정책 등을 고려해 회사의 가치를 판단하고 투자를 결심한다. 자연스레 예측가능성이 높은 기업은 대규모 자금이 유입되기도 한다. 그만큼 예측가능성이 가진 힘은 크다. IPO 예고 비상장제약사들은 올해도 예측가능성을 키우기 위해 실적 승부수를 던진다. 이는 1년 남짓 남은 IPO 과정에서 몸값 경쟁력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2024-04-11 06:00:36이석준 -
[데스크시선] 급여 등재 지연, 심평원 책임만 있나[데일리팜=이탁순 기자] 지난 1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신약의 건강보험 등재지연과 관련된 언론 보도에 이례적으로 설명자료를 배포했다. 내용의 핵심은 심평원도 빠른 등재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제약사 협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심평원은 "경제성평가 생략 약제는 비용효과성이 불문명해 제약사의 관련 자료 제출이 필수적"이라며 "평가기간 단축을 위해서는 제약사가 약제의 임상적 유용성과 비용효과성을 입증할 수 있는 완결성 있는 자료를 제출하는 등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항암제 '엔허투주'와 희귀질환치료제 '일라리스주사액'에 대한 신속급여 주문이 나오면서 관련 후속 기사들이 쏟아졌다. 지난 1월에는 엔허투주와 일라리스주사가 약제급여평가위원회 심의에 오르기 전이었기 때문에 신속급여를 요청하는 언론보도가 절정을 이뤘다. 주로 언론 지적의 방향은 심평원의 늑장 심사를 향해 있다. 제약사를 향해 완결성 있는 자료를 신속히 제출하라는 주문은 찾아보기 힘들다. 심평원이 배포한 1월 설명자료는 이런 불만과 억울함이 내포돼 있다. 당시 심평원 고위 관계자는 "제약사가 급여 심사 초반엔 일부 자료를 빼놓고 제출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엔허투는 지난 1월에 이어 2월 열린 약평위에서 재차 심의를 받아 급여 적정성을 받았다. 3월에는 약가협상을 완료해 4월부터 이전에 치료 경험이 있는 암세포 특정인자 HER2 발현 양성인 전이성 유방암·위암 환자를 대상으로, 상한금액 143만1000원에 급여가 적용되고 있다. 반면, 일라리스 급여논의는 현재 진행 중이다. 지난 3월 약평위에서 향후 제약사의 근거자료 등 제출을 조건부로 급여 적정성을 인정받았으나, 제약사가 이의를 신청하면서 4월 다시 심의받았다. 하지만 4월 약평위도 전달과 똑같은 결론을 내렸다. 이제 공은 제약사로 넘어갔다. 최근 논란이 된 약제들은 환자수가 적거나 중증 질환을 대상으로 한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환자들의 심정을 헤아리려면 빠르게 급여 적용이 되면 좋겠지만, 효과와 비용을 고려할 수 밖에 없는 보험자 입장에서는 충분한 검토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신속급여를 촉구하는 언론보도는 심평원을 심리적으로 압박한다. 최근 결과보고서가 공개된 '고비용의약품 국내외 급여관리제도 비교 연구(책임자 김유정 부연구위원)'에 따르면 "언론 보도 등을 통해 환자단체 요구의 수용 압박이 심하며, 심평원에서 공식적인 절차가 아닌 건 단위 민원 대응방식으로 처리해 업무부담과 실무자의 스트레스가 가중된다"고 전했다. 언론의 주목을 받는 약제의 급여심사가 지연되면 책임은 고스란히 심평원으로 전가돼 정상적인 업무수행에 방해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심평원은 고가 항암제나 희귀약에 한해 '선진입, 후평가'를 통해 등재를 앞당기겠다는 방침이다. 일라리스도 어쩌면 우선 진입을 위한 사후 평가 형식의 평가결과가 나온 셈이다. 심평원으로서는 회심의 카드를 던졌지만, 시장이 이를 수용할 만큼 성숙했는지는 미지수다. 과연 지금 언론이 제3자 입장에서 제약사가 못 받는 자료를 심평원이 떠넘기고 있다고 비판만 하는 게 맞는 걸까. 심평원 말대로 신속급여를 위해서는 심평원 뿐만 아니라 제약사의 협조도 필요하다. 책임도 심평원과 제약사가 동시에 짊어져야 한다. 여론전을 활용한 신속등재 압박은 정상적인 업무를 방해할 뿐이다. 이번 심평원 연구처럼 환자들이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공식 행정 절차'를 마련해 기존 심사에 대한 오해를 불식하고, 객관적인 평가가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국회나 언론 등을 통해 신속급여를 촉구하는 방식은 결코 정상적인 방법이 아니다.2024-04-09 06:51:32이탁순 -
[기자의 눈] 위기의 제약·유통업계, 협력이 필요하다[데일리팜=손형민 기자] 정부와 의료계 간의 강대강 대치가 이어지면서 제약업계와 의약품 유통업계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정부의 의대 2000명 증원 발표 이후 심각한 경영난에 빠진 주요 대형병원들이 대금 결제 기한을 연장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대형병원들은 전공의 파업 등으로 인해 하루에 매출 손해가 많게는 수십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에 서울의 일부 국립대병원들은 기존 3개월 내 지급에서 6개월로 내로 결제 기한을 3개월 연장했으며 주요 사립대병원들 역시 대금 지급 연장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현재 제약업계는 영업사원과 마케팅 직원들의 병원 출입이 어려워 홍보 활동을 제대로 펼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제약사들은 하반기부터 매출과 영업익 하락이 발생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또 제약사보다 상대적으로 몸집이 작은 의약품유통업계에는 파산이라는 더 큰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병원들이 결제 기한을 연장 함에 따라 일부 의약품유통업체들은 병원의 대금 지급 연장에 대비해 대출을 받으며 버티고 있다. 유통업계는 병원 납품 전에 이미 이자를 떼이고 의약품을 넘기고 있는 셈이다. 시민의 생명권 보장과 의료 정상화를 위해선 정부와 의사들이 협상 테이블을 꾸려야 하지만 아직 정상화의 기미는 없다. 문제는 병원이 어려워지면서 제약업계와 의약품 유통업계 간의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의약품 유통업계는 병원의 결제 기한이 연장으로 인해 제약사의 대금 결제 시기도 연장해 달라는 의견을 표출하고 있다. 한국의약품유통협회는 최근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와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의료공백 상황 장기화에 따른 협조 요청 공문을 발송했다. 각 협회 소속 제약사와 거래하는 유통협회 회원사들 간의 대금 결제 기한도 연장해 달라는 게 골자다. 하지만 제약업계의 응답은 없다. 유통업계가 제약업계에 대금을 지급하는 시기는 현재까지 변함없으며 지급 시기는 업체 계약 간 상이하지만 3개월 이내로 알려져 있다. 의료대란으로 제약업계가 예년 만큼의 매출을 기대할 수 없는 부분도 이해는 간다. 다만 작은 규모의 의약품유통업체들은 파산 위기에도 몰릴 수 있어 협조가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대다수 제약, 의약품 유통업계가 위기에 빠진 만큼 어느 한 업체 중 하나가 삐끗하게 되면 환자에게 필요한 의약품을 제공할 수 없다. 특히 항암제나 생물학적제제 등 필수 의약품이 제때 전달되지 않으면 환자에게는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번 의료대란으로 인해 산업계에 위기가 불어닥칠 것은 자명하다. 다만 이번 사태의 가장 피해자는 제약업계도, 의약품 유통업계 아닌 환자다. 환자들은 의약품 수급 어려움, 진료 횟수 감소 등으로 인해 고스란히 피해를 보고 있다. 의약품 유통업계와 제약업계에는 단순 매출과 영업익이 하락하는 걱정이 아닌 환자들에게 꼭 필요한 의약품을 제공하겠다는 사명감을 가지는 게 우선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선 제약업계도, 의약품 유통업계도 내가 아닌 서로의 상황을 잘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병원의 대금 결제 기한이 연장된 이 시점, 제약업계와 의약품 유통업계가 그 짐을 나눠지려는 움직임이 필요하다. 모두가 공생하기 위해선 결국 협력과 양보가 필요한 시점이다. 어느 한 업체가 무너지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에게 돌아갈 수 있다. 위기에 닥친 산업계가 환자의 생명권 보장을 위해 협력의 길로 나아가길 기원해 본다.2024-04-09 06:13:45손형민 -
[칼럼] AI가 개발한 특허, 누구의 소유인가지난 1997년 미국에서 아주 황당한 사건이 하나 일어났다. 스튜어트 뉴먼(Stuart Newman)이라는 생물학자가 출원한 특허 때문이다. 그는 그리스 신화에서나 나올법한, 반인반수(半人半獸) 형태의 ‘키메라(chimera)’를 제조하는 방법에 대한 특허를 출원했다. 떨리는 손으로 특허명세서를 읽었을 심사관의 모습이 상상된다. 그 특허는 ‘사람(을 포함하는 대상)은 특허대상이 아니다’라는 내용과 함께 최종 거절됐다. 뉴먼 박사는 크게 환호했다. 그가 원하던 결과였기 때문이다. 누군가에 의해 이런 특허가 등록되는 것을 방지하고자 그는 특허를 출원했던 것이다. 이 사건은 당시 미국 사회에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고, 생명윤리에 대한 논쟁을 촉발시켰다. 사회적 공감을 불러일으킬 어떤 계기가 필요했던 때, 나서서 수고를 자처해 준 뉴먼 박사에게 감사하다는 마음이다. 얼마 전에도 특허 업계에서 비슷한 일이 있었다. 스테판 탈러 (Stephen Thaler) 박사가 AI를 발명자로 기재한 특허를 여러 나라에서 출원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AI 가 개발한 특허가 누구의 소유가 돼야 하는지' 범사회적 질문이 제기됐다. 그리고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은 이제 거의 모든 나라에서 '사람에게만 그럴 권리가 있다'는 것으로 정리돼 가고 있다. 현 시점의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인공지능(AI) 특허를 어떤 기준으로 부여할 것인가, 그 특허권은 어떻게 행사할 것인가이다. 후자에 대해서는 아직 논의가 활발하지 않지만, 어떤 기준 하에 특허를 부여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이미 각국 특허청들이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예를 들어, 유럽은 2024년 3월 1일자로 AI에 대한 심사기준을 개정했다. 미국도 2024년 2월 13일자로 기준을 발표했다. 이들은 AI 관련 발명에 대해 ‘상당한 인간의 기여(significant human contribution)가 있는 경우’ 특허로 등록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태양 아래 ‘인간이 만든 모든 것’을 특허로 등록할 수 있다는 미국이 특허 요건으로 ‘인간의 기여’를 요구하는 것은 당연하다. ‘상당한 기여’의 범위가 어느 정도인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그러나 적어도 단지 인간이 문제를 인식하고, 그 문제를 AI에게 제시하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고 미국특허청은 설명하고 있다. AI 특허는 다른 특허와 비교할 수 없는 몇 가지 매력을 가지고 있다. 첫째, 거의 모든 산업분야에 접목된다. AI 특허는 제약바이오 뿐 아니라 전자, 통신, 기계, 화학, 농업, 유통 등 기술 분야를 막론하고 컴퓨터를 사용하는 한 만들어질 수 있다. 둘째, ‘불확실성’이 크다. 그 누구도 아직은 어떻게 하면 AI 특허를 잘 받을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넓은 지역을 선점할 수 있는지 잘 알지 못한다. 지금이 막 발걸음을 뗀 시기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쟁은 이미 시작됐다. 2022년 국제출원 통계에 따르면 가장 큰 출원 증가율을 보이는 곳이 AI 기술 분야이다. 지금의 AI 특허 상황은 미국의 서부 개척시대를 연상케 한다. 19세기 초, 미국 서부는 누구나 갈 수 있었지만 누구나 가고자 하지는 않았던, 위험과 불확실성이 큰 땅이었다. 어떤 사람들은 그곳을 그저 쓸모없는 황무지로 보았고, 어떤 사람들은 자기들의 꿈을 이룰 땅으로 보았다. 그 결과가 어떠했는지 우리는 잘 알고 있다.2024-04-08 06:13:03데일리팜 -
[기자의 눈] 약사회는 왜 지금 FAPA홍보에 집중할까[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의대증원 이슈로 인한 의료공백이 장기화 되면서 일선 환자들은 불편을 넘어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이 와중에 보건의료 정책에 직·간접적 영향을 미칠 22대 국회 탄생이 눈앞으로 다가오면서 약사들도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정세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대형 병원은 물론이고 동네의원으로까지 진료 공백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일각에서는 환자 불편 해소를 위한 처방전 리필제, 대체조제 사후통보 간소화를 넘어 한시적으로나마 약사의 직접 조제, 처방권 보장 필요성을 언급하고 있다. 정작 이런 상황에 약사를 대변, 대표하는 대한약사회의 모습은 현 상황에서 한발짝 물러나 있는 듯하다. 최근 최광훈 회장을 비롯한 약사회 회무 방향을 지켜보자면 약사회 온 신경은 올해 10월 열리는 FAPA 서울총회 홍보에 치중돼 있는 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기 때문이다. 최 회장을 비롯한 약사회 주요 임원단은 지난달 FAPA 서울총회 홍보와 현지 약사 참여 유치를 위해 대만으로 출장을 다녀왔다. 국제 행사인 만큼 국내를 넘어 해외 약사의 참여가 행사 성패를 가를 중요한 요소일 수 있다는 점에서 무의미한 행보라고 볼 수는 없다. 약사회는 또 국내 약사 회원들의 관심과 참여를 위한 홍보 활동도 시작했는데, ‘2024 FAPA 서울총회 설명회 및 정책간담회’ 전국 순회가 그것이다. 최 회장을 비롯한 주요 임원이 지역을 직접 찾아가는 방식이며, 부산, 경남에 이어 최근 대구 지역을 방문했다. 전국 16개 시도지부를 직접 돌며 FAPA를 홍보하는 한편, 최 회장이 직접 정책간담회를 진행하는 방식인데 그간 최 집행부의 주요 사업성과 소개 등이 주를 이루는 것으로 알려졌다. 약사회의 이번 행보를 굳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 회원 약사들과의 ‘소통’의 창구라 할 수 있다. 약사회장이 전국을 돌며 약사 회원들을 직접 만나 간담회를 갖는 일이 흔치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하필 이 시점이어야 하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연말에 진행될 대외 행사를 위해 6개월 전부터 약사회 임원들이 해외는 물론이고 전국을 돌며 행사를 홍보하고 약사들의 참여를 요청하는 것이 맞냐는 것이다. 혹여 약사회가 현재의 의대증원 이슈로 인한 의료공백 상황을 약사 이슈나 현안을 피해가는 시간으로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닌지 우려된다. 문제는 현재 약사사회가 당면해 있는 이슈와 현안이 그리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의대증원 이슈가 언제까지 계속될 일도 아니지만, 한달 후면 22대 국회 임기가 새로 시작된다. 비대면진료 제도화로 인한 약 배송 허용을 포함한 법제화가 급물살을 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화상투약기 2차 시범사업, 편의점 상비약 품목 확대 이슈도 끝나지 않은 과제로 의대증원 이슈가 마무리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공공심야약국 하위법령 입법예고가 완료되고, 본사업 시행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한약국 지정 여부 등 약사사회가 우려하는 대목에 대해 보건복지부와 별다른 담판도 짓지 못한 것이 현 대한약사회의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약사회는 한달여 간 약사 정책이나 현안 관련 언론 브리핑을 한 차례도 진행하지 않았다. 지난달 말 진행한 약사회 상임이사회 안건 설명 브리핑 자리가 유일했다. 기자단의 현안, 정책 관련 브리핑 요구에도 약사회는 현재로서는 할 말이 없다거나, 진행 중인 사항이라 이야기할 수 없다는 말만 돌아왔다. 비대면진료 전면 확대 방침에도, 현행 의료대란 이슈에도 약사사회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부분이 아니라며 입장을 피해온 약사회다. 약사들은 이 같은 약사회의 행보가 약사사회를 위한 숨은 실리를 위한 것임을, 내부적으로는 이 시점에 약사사회를, 환자를 위한 정책, 대관 행보에 집중하고 있음을 기대하고 있다.2024-04-07 18:45:26김지은 -
[기자의 눈] 약국 배려 없는 AAP 약가 정책[데일리팜=강혜경 기자] 이달 1일부로 아세트아미노펜 650mg 서방정 제제의 약가인하가 단행됐다. 당초 작년 12월까지 적용하기로 했던 상한가격 인하를 3개월 더 유예해 4월부터 적용한다는 게 정부 입장이었지만, 이번 정책을 바라보면서 '약국에 대한 배려는 없구나'라는 아쉬움이 들었다. 약가인하가 적용되는 품목은 ▲타이레놀8시간이알서방정 ▲타세놀8시간이알서방정 ▲펜잘8시간이알서방정 ▲써스펜8시간이알서방정650mg ▲트라몰8시간서방정650mg ▲아니스펜8시간이알서방정 ▲세토펜8시간이알서방정 ▲타이펜8시간이알서방정 ▲세타펜8시간이알서방정650mg ▲아세트엠8시간이알서방정650mg ▲엔시드8시간이알서방정650mg ▲이알펜8시간서방정 ▲타미스펜8시간이알서방정 ▲타스펜8시간이알서방정 ▲티메롤8시간이알서방정 등 16품목으로, 70원의 일괄 약가가 적용된다. 정당 5원에서 많게는 20원까지 차액이 발생한다. 정당 차액이 크지는 않지만, 500T가 한 통인 타이레놀8시간이알서방정을 예로 들면 통 당 1만원의 차액이 발생하는 셈이다. 상한가 인상으로 공급이 숨통이 트였다고는 하지만, 아세트아미노펜 수급 자체가 용이하지 않은 상태다 보니 약국당 최소 20~30통 이상 재고를 확보하는 게 현실이다. 문제는 제약·도매상들이 실물반품을 요구하다 보니 약국이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재고를 떠안는 상황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상한가 인상으로 공급에 숨통이 트였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아세트아미노펜 제제 수급이 용이하지 않고 봄철 감기 유행 등에 대비해 약국이 울며 겨자먹기로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재고를 떠안게 된다는 것이다. 약국이 보유한 재고를 최소 기준인 20~30통으로 잡는다고 해도, 20~30만원의 차액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결국 이 같은 문제점이 도출되면서 정부는 아세트아미노펜 제제에 대한 서류상 반품을 인정하기로 했다. 의약품을 실제로 이동시키지 않고 거래명세서상으로만 반품·입고·출고가 이뤄지는 서류상 반품을 4월 한 달 간 인정하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발표일은 3월 30일이었다. 이미 대다수 약국이 실물반품 혹은 일부반품을 결정하고 난 뒤에야 공지가 이뤄진 것이다. 한 발 늦은 정책인 셈이다. 약가 인상 때도, 다시 약가를 인하할 때도 약국에 대한 배려는 없었다. 여전히 아세트아미노펜 650mg 서방정 제제와 325mg 제제 품귀가 심각한 상황이다. 약사들은 약가가 인하되면서 다시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는 게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다. 채산성 등을 이유로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는 품목에 대해 가산을 해주는 정책도 중요하지만, 현실 가능하고 지속적인 정책이 필요해 보인다. 동시에 약이 '들어오고 나가는' 약국 현장의 목소리 역시 이 과정에 반영되기를 기대해 본다.2024-04-04 17:34:25강혜경 -
[기자의 눈] 포스트 한미, 화합과 상생으로 나아가야[데일리팜=김진구 기자] 한미사이언스가 4일 오전 이사회를 개최한다. 지난 석 달여 치열하게 진행된 경영권 분쟁의 마지막 페이지이자, 임종윤 한미약품 전 사장을 중심으로 한 '포스트 한미'의 첫 페이지이다. 한미그룹 지배구조의 최상단인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 자리에 누가 오를 지를 두고 여러 전망이 제기된다. 임종윤 사장이 단독으로 대표이사에 오를 수도, 혹은 송영숙 회장과 함께 대표이사를 맡을 수도 있다. 일각에선 임종훈 사장이 한미사이언스 대표에, 임종윤 사장이 한미약품 대표에 오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어떠한 형태가 됐든 임직원 3000명 이상을 이끄는 리더십이 임종윤 전 사장을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란 점은 분명해 보인다. 지난 석 달여 간 가족끼리 경영권 분쟁은 서로에게 많은 생채기를 냈다. 서로가 서로를 비난했고, 표 대결이 가까워질수록 수위는 높아졌다. 이긴 쪽이나 진 쪽이나 가족 간 분쟁 상황에 대해선 "부끄럽다"고 입을 모았다. 부끄러운 다툼에서 승리한 임종윤 사장이 이끄는 포스트 한미는 어떤 모습일까. 또한 그에게 힘을 실어준 주주들이 바라는 새로운 한미의 모습은 무엇일까. 이 부분에 대한 깊은 고민이 임종윤 사장에겐 필요하다. 정확한 속내를 알 수는 없지만, 그에게 표를 던져준 많은 주주들이 모두 '시가총액 200조원'이랄지 '순이익 1조원'과 같은 그의 구상을 진심으로 지지했던 것은 아니라고 본다. 오히려 OCI홀딩스와의 통합에 따른 지분가치 희석과 주가 하락 우려 때문에 임종윤 사장 측에 표를 모아줬다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그에게 주어진 가장 큰 숙제는 화합이다. 분쟁에서의 승리만큼 중요한 것이 승리 이후의 수습일 것이다. 비단 어머니·여동생과의 화합에 국한된 일이 아니다. 지난 경영권 분쟁 기간 동안 회사 내에서 통합 찬성파와 반대파로 나뉘어 혼란했던 임직원들을 추슬러야 한다. 그의 승리를 마뜩잖아 하는 시선들을 다독이는 것도 그의 몫이다. 포스트 한미가 나아갈 방향에 분쟁의 잔상이 남아선 안 된다. 지난 경영권 분쟁은 이긴 쪽이 모든 것을 가져가는 승자독식 게임이 아니었다고 본다. 마치 적대적 관계의 점령군처럼 패배한 쪽을 대대적으로 내친다면, 그것은 또 다른 분란의 씨앗을 심는 결과만 초래할 것이다. 임종윤 사장은 주총 표 대결에서 승리한 직후 "기쁠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다. 마음이 아프다"며 "어머니·여동생과 함께 가길 원한다"고 말한 바 있다. 말 뿐인 화합이어선 안 된다. 그게 임종윤 사장 개인에게도, 그가 이끌 새로운 한미그룹에게도 유익한 길일 것이다.2024-04-04 06:14:01김진구 -
[기자의 눈] 약사단체 결집력 10년 뒤에도 유효할까?[데일리팜=정흥준 기자] 지역 반회와 분회에서 시작되는 약사들의 결집력은 타 보건의료직능과 비교해 강점으로 평가된다. 직능을 위협하는 이슈가 있을 때마다 지역을 중심으로 뭉쳐 한목소리를 내는 결집력은 정부와 국회도 무시할 수 없는 힘이다. 그렇다면 10년 뒤에도 이 결집력은 유지되거나, 강해질 수 있을까. 그게 아니라면 힘이 빠지거나 분산될까. 대한약사회 회원통계 자료를 보면 2023년은 2010년 이후 13년 만에 처음으로 회원신고가 줄어든 해다. 150여명이 줄어들었기 때문에 큰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무리지만 매년 신규 배출되는 약사들을 고려하면 주춤한 것은 사실이다. 병원약사회도 마찬가지다. 꾸준히 상승하던 회원 수가 작년 약 3.6% 줄어들었다. 올해 병원약사회는 중소병원과 요양병원의 인력 문제 등 근무 환경 개선 등을 통해 회원 수 확대를 이끌어낼 계획이다. 약사회 분회들은 신규 회원신고의 어려움이 매년 커지고 있다는 점에 공감하고 있고, 약국 수의 증가와 결속력이 정비례하지 않는다는 걸 체감하고 있다. 약사회 외 커뮤니티가 다양해지는 등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크게는 두 가지 원인을 찾아볼 수 있다. 약사단체가 권익을 지켜줄 수 있을 것이란 믿음이 약해지거나, 새로운 이익이 없다면 소속감은 필요 없다는 개인주의적 태도다. 병원약사회가 전체 회원 비율 중 13.5%인 중소병원과 요양병원의 인력 기준과 처우 개선 등을 집중하는 이유다. 최근 약사회는 공공심야약국 법제화와 약국 내 폭행방지, 불법지원금 금지법 등 다양한 정책적 성과를 달성하고 있다. 올해는 FAPA 서울총회를 개최하고, 약국 전문약사 배출을 위한 준비에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럼 이 성과들은 10년 뒤 약사회를 주도할 3040세대들이 결집하기에 충분한 이유가 될까. 그렇지 않다면, 다가올 위기와 새로운 기회를 약사회가 어떻게 주도할 것인지 구체적인 메시지를 줄 필요가 있다. 약 배송을 포함한 비대면 진료에 대응법을 갖추고 있는지, 디지털 전환 시대에서 점유율이 떨어지고 있는 청구프로그램은 새롭게 개발 중인 ‘PSP’로 어떻게 타개할 것인지, 소분 건기식 시장을 주도하겠다고 시작한 시범사업은 언제쯤 새로운 먹거리라는 걸 체감할 수 있게 해줄 것인지, 한약사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무엇인지 얘기해줄 필요가 있다. 통6년제와 더불어 수능 입학으로 약대생들을 선발하는 시대가 됐고, 약국 쏠림 현상은 변화 없이 약국은 소형화되고 있다. 또 복잡해진 개인주의적 성향은 약사사회 뿐만 아니라 전방위적 산업들을 변화시키고 있다. 그동안 약사회가 보여줬던 역할로는 3040 세대들에게 약사사회 소속감과 결속력을 요구하기 부족할 수 있다는 뜻이다. 약 배송을 비롯해 약사 직능을 위협하는 이슈들이 슬금슬금 머리를 내밀고 있다. 결집력을 잃으면 분열은 외부가 아닌 내부에서부터 시작될 것이다. 뭉치면 살아남을 수 있다는 믿음을 줘야 한다. 중요한 건 3040은 구호만으로 뭉치는 세대들이 결코 아니라는 점이다. 그들의 눈높이에 맞는 비전을 하나씩 제시할 때다.2024-04-02 18:31:06정흥준 -
[기자의 눈] 대화하자면서 의사 카르텔 직격한 윤 대통령[데일리팜=이정환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의료개혁 대국민 담화에서 2025학년도 입시부터 의대정원을 2000명 늘리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의료계를 향해서는 의사들의 통일된 의견을 담아 정부안 보다 더 합리적이고 타당한 증원 규모를 제시한다면 논의 테이블에 올리겠다고 일부 협상 여지를 주는 듯 했지만, 43쪽에 걸친 담화문을 51분 간 읽어 내리는 과정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당장 내년부터 2000명을 증원해야 하는 이유를 조목조목 구체화하는데 방점을 찍었다. 사실 윤 대통령의 흔들림 없는 2000명 증원 입장 재확인은 어느 정도 예상된 결과다. 애초 전국 의대에 내년도 증원분 2000명 배분 결과를 통보한 순간, 이미 정부의 의대정원 증원 정책은 되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의사 반발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22대 총선이 채 2주도 남지 않은 지금에 와서 갑자기 대국민 담화를 결정하고 증원 규모를 줄이는 결정을 내렸다면 되레 원칙과 소신 없는 대통령이자, 총선 눈치보기 급급한 철학 없는 정부란 비판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었을 테다. 그럼에도 윤 대통령의 담화는 여러 곳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윤 대통령은 직접 자신의 입으로 의사를 '기득권 카르텔'로 명확히 규정했다. 아울러 사직서를 제출하고 의료현장을 떠난 전공의들과 집단 사직서 제출을 결의한 전국 의과대학 교수들과 준법투쟁을 예고한 전국 개원의들을 미래 수입이 줄어들까 겁을 내며 증원에 반대하는 반민주주의자라고 평했다. 이 밖에도 윤 대통령 특유의 거친 언사가 감춤 없이 여러 곳에서 드러났다. 이는 기자에게 의사를 더 이상 대화 상대로 보지 않겠다는 선언이자, 의사를 국민이 아닌 국민의 적으로 바라보고 의료정책을 수립하겠다는 대통령의 의지 표현으로 들렸다. 아무리 대한민국 사회에서 의사가 기득권층으로서 일부 과도한 권한을 누리고 있다고 한들 일국의 대통령이 국가면허를 보유한 의사 직능을 불법이 만연한 기득권 카르텔로 명명하는 것은 대통령 자신의 품격과 국격을 떨어뜨리는 행위라는 생각이다. 의사 입장에서도 이런 인식을 가진 대통령, 정부와 의대정원 증원은 물론 원정 출산, 소아과 오픈런, 응급실 뺑뺑이 등 필수·지역의료 공백사태 해결을 위한 의료개혁 정책 마련을 위해 머리를 맞대는 결정을 할 수 없을 것이다. 윤 대통령은 자신이 의사 등 특정 직능 반대에도 굴하지 않고 애초 수립한 정책을 뚝심있게 밀어 부친다는 이미지를 심어 주려다 보니 의사를 범죄자이자 국민의 적, 악마로 만들 수 밖에 없는 우를 범한 게 아닌가 싶다. 2000명 증원 규모의 객관성을 언급한 부분도 아쉽다. 윤 대통령은 담화에서 "2000명 증원 규모는 주먹구구식이 아니며, 꼼꼼히 계산해 산출한 최소한이자 의료계와 충분히 논의한 결과"란 입장을 여러 차례 반복했다. 하지만 정부가 증원 규모 근거로 삼은 논문 3건의 연구진 모두 당장 2000명 정원을 늘리는 것에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아울러 의료계는 증원 규모를 2000명으로 못 박은 상황에서 정부의 대화 제의는 무의미하다는 입장을 거듭해 반복 중이다. 이는 윤 대통령과 정부의 2000명 증원 정책이 과학적 객관성이 부족한 결론이자 전문가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않은 일방적인 행정임을 반증한다. 더욱이 2000명 증원분에 대한 전국 의과대학 배분 방식을 살펴봤을 때 대통령이 반복한 객관성의 타당성은 한층 떨어진다. 정부는 내년도 의대정원 증원분을 전국 의대에 어떤 기준으로 배분했는지 과정을 투명히 밝히지 않았다. 국회의 의대 학생정원 배정위원회 명단, 구성, 날짜 회의록 자료 제출요구에 교육부는 공개를 거부했다. 해당 자료가 공개되면 불필요한 사회적 갈등을 유발할 우려가 있다는 게 교육부의 거부 이유다. 그러나 의대 증원 배분 결과를 보면 충북의대는 49명의 정원을 151명 늘린 200명으로 맞추는 등 몇 가지 거친 기준에 따라 끝 단위를 0으로 맞췄다는 점에서 과학적 배분 근거가 미약하다는 비판을 반박하기 어려워 보인다. 의료계가 의대정원 배정을 특히 문제삼아 "졸속행정"이라고 꼬집는 이유다. 윤 대통령은 1일 의료개혁 대국민 담화로 다시 한 번 되돌아 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의사를 의료개혁 정책 파트너로 삼을 수 없게 됐고, 의대정원 2000명 증원은 끝내 사회 혼란 속 강행될 전망이다. 특히 윤 대통령과 정부여당은 오는 10일 22대 총선을 의사 없이 치르게 됐다. 윤 대통령은 "제게 가장 소중한 절대적 가치는 바로 국민의 생명'이란 문장을 끝으로 43쪽에 걸친 담화문을 끝냈다. 대통령은 자신의 의대정원 증원, 의료개혁에 대한 의지가 총선에서 국민 표심을 이끌어 냈는지 여부를 총선 당일 확인하고 남은 임기 간 국정 운영에 적극 반영해야 할테다.2024-04-02 06:09:05이정환 -
[데스크시선] 대항해의 시대와 새로운 나침반[데일리팜=노병철 기자] 인류의 기원은 알 수 없지만 작금의 번영과 발전은 결단코 도전과 응전의 산물이다. 5000년 세계사는 크게 '실크로드 시대' '신항로 개척시대' '우주항공시대'로 대별할 수 있다. 비단길이 처음 열린 것은 BC60년 한무제의 흉노 정복 후 서역을 완전히 장악하면서 중국의 비단이 본격적으로 로마에 팔려 나가면서 부터다. 이후 유리·화약·제지(인쇄)기술의 전래로 동양과 유럽의 문화교류는 꽃을 피웠다. 15세기, 신항로 개척시대에 원양항해를 가능케 했던 것은 태양과 별의 위치보다 더 정확하게 방위를 가늠할 수 있는 나침반, 사분의, 아스트롤라베(경위도 관측기) 등의 측정기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신대륙의 발견은 중세 봉건제도를 붕괴시키고, 화폐교역을 통한 제국주의 탄생의 밑거름으로 작용했다. 이후 미·소 냉전이 불러 온 우주시대의 개막은 1957년 구 소련이 세계 최초 인공위성 스투트닉1호를 쏘아 올리면서부터다. 양 강대국의 경쟁적 군비경쟁은 1969년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 1971년 최초의 우주정거장 살류트1호, 1981년 최초의 우주왕복선 컬럼비아호 등을 거치며, 2001년 1인당 평균 경비 300억원 가량이 소요되는 국제우주정거장(ISS) 민간우주관광시대가 열리면서 그 정점을 찍었다. 바야흐로 지구촌을 넘어 인류 최후의 미개척지에 대한 새로운 도전의 시대가 활짝 열린 셈이다. 대변혁의 역사적 소용돌이 속 극동에 위치한 대한민국 경제와 과학 그중에서도 헬스케어산업은 어느 위치에 서 있고, 또 어디를 향해 방향타를 설정해야 할 것인가는 30만 제약인의 화두다. 우리나라 제약산업은 1950년 한국전쟁 당시 포화 속에서 태동기를 맞았다.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영진약품·아주약품·삼남제약·복산약품 등을 들 수 있다. 이후 고 강신호 동아제약 회장, 고 윤영환 대웅제약 회장, 고 허영섭 GC녹십자 회장, 고 이종근 종근당 회장, 고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 고 어준선 안국약품 회장 등 제약보국의 사명을 다한 거인들의 전성시대를 거쳤다. 그들의 도전정신과 불타는 열정 그리고 희생은 지금의 K-바이오의 소중한 디딤돌이 되어 국가 기준 글로벌 10위권 제제기술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 이제 창업 1·2세대를 넘어 본격적인 3세 경영시대에 즈음해 대한민국 헬스케어산업을 짊어지고 나갈 미덥고 듬직한 일꾼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 보다 높다. 선대가 쌓아 올린 금자탑에 만족하지 않고, 불굴의 도전과 패기 그리고 미래를 꿰뚫는 혜안으로 국경을 넘어 글로벌 빅파마로 성장시킬 영웅적 리더십을 가진 그런 CEO말이다. 누군가 조국의 미래를 묻거든 고개를 들어 관악을 보게 하라는 말이 있듯이 누군가 제약바이오산업 미래를 책임질 담대하면서도 혁신적인 최고경영자를 찾는다면 김정균(40) 보령 대표를 꼽을 수 있다. 김승호(93) 보령그룹 명예회장의 손자이자 김은선(67) 보령홀딩스 회장 장남인 그는 2014년 보령제약에 입사해 경영기획실장을 거쳐 2019년 보령홀딩스 대표로 승진하며 신사업 컨트롤타워를 맡고 있다. 보령의 2023년 매출은 8596억원으로 올해 1조 클럽 진입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해 1조 외형을 넘긴 전통케미칼 제약기업은 종근당, 유한양행, 대웅제약, GC녹십자, 한미약품, 광동제약 등이 있으며, 이제 보령은 이들 톱10 제약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실적과 기술력·네트워크를 갖췄다. 1000억 실적의 국산 고혈압신약 카나브 패밀리를 비롯해 HK이노엔 케이캡 공동판매 노선 구축 그리고 2007년부터 운영해 온 항암제 전담팀은 혈액암과 폐암 등 전방위적 항암사업 확장으로 매출 파이프라인 최전방을 사수하고 있다. 아울러 성장이 보장된 제품군 포진은 이변이 없는 한 1조 실적 달성은 큰 무리가 없어 보인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신사업은 우주항공 분야 진출이다. 김정균 대표는 미시건대 산업공학도·대한민국 공군 학사장교 출신으로 이러한 배경이 그의 시선을 우주로 이끌지 않았을까. 일반적으로 우주항공을 떠올리면 로켓추진체 기술과 궤도역학 그리고 관제·통제기술을 떠올리지만 김 대표가 구상하는 우주산업은 지상 400km 저궤도 무중력 상태에서의 후보물질 개발로 관측된다. 이와 관련된 글로벌 제약사로는 일라이 릴리, 머크, BMS, 아스트라제네카 등을 들 수 있다. 우주에서는 미세중력 영향으로 인슐린 결정 성장을 촉진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는데, 당뇨병·심혈관질환치료 약물 개발에 상당한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무중력인 우주에서는 의약품을 개발할 때 생기는 결정체들이 바닥에 가라앉지 않아 더 균질하고 순도 높은 약물을 만들 수 있다. 실제로 글로벌 블록버스터인 머크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도 우주에서 연구돼 상용화된 대표적인 치료제로 평가받고 있다. 보령은 지난해 미국 우주기업 액시엄 스페이스와 조인트벤처 설립 계약을 맺은 뒤 올해 1월 합작법인 설립 절차를 완료, 브랙스 스페이스(BRAX SPACE)를 공식 출범시켰다. 액시엄 스페이스는 2030년 국제우주정거장을 대체할 민간 우주정거장 액시엄 스테이션을 개발 중인 미국의 대표적인 우주기업이다. 브랙스는 우주정거장 내 연구·실험 플랫폼 서비스, 한국인 유인 우주 개발 프로젝트, 우주정거장 모듈 공동 개발 등을 추진한다. 우주정거장 내 실험은 지상에서의 모의실험과 프로토콜 최적화, 우주인들의 사전 훈련 등 특수한 준비 과정을 거친다. 액시엄 스페이스가 추진할 우주호텔은 객실동·연구 및 제작시설·노드 등 3개의 대형 모듈과 지구관측창으로 구성된 액시엄 세그먼트로 구성되는데, 이것들을 우주로 쏘아 올려 ISS 2번 노드 앞쪽 포트와 연결할 예정이다. 액시엄 스페이스는 2024년 ISS의 수명이 만료되면 액시엄 세그먼트를 ISS에서 분리해 NASA와 함께 차세대 우주정거장으로 활용하면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우주호텔 사업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보령은 2022년 1000만 달러(약 134억)를 투자해 액시엄스페이스 지분 0.4%를 취득, 2023년 액시엄스페이스와 조인트벤처(JV) 설립 계약을 체결, 12월에는 5000만 달러(약 673억)를 추가 투자, 지분율을 2.7%로 높였다. 지난 1월에는 액시엄스페이스와 합작법인 브렉스 스페이스를 출범하면서 우주사업 진출 신호탄을 쏘았다. 합작법인은 보령과 액시엄이 각각 51대 49 비율로 출자했다. 보령은 지구 저궤도에서 액시엄의 기술과 우주정거장 인프라를 활용한 모든 사업의 국내 독점권과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사업 우선권을 갖는다. 질량 420톤, 길이 108m, 폭 92m의 월드컵 축구경기장 크기의 국제우주정거장 제작에 참여한 국가는 미국·영국·프랑스·러시아·일본·이탈리아·독일·네덜란드·벨기에·스위스·스페인·스웨덴·덴마크·노르웨이·캐나다·브라질 등이다. 하지만 이곳에 사람과 물자를 보낸 국가기관은 NASA·러시아 연방 우주국·유럽우주기구·일본 우주항공 연구개발기구 등 4곳 뿐이다. 만약 보령의 야심만만한 프로젝트가 성공한다면 대한민국 우주항공 역사의 획을 긋는 순간이다. 김정균 대표의 기업가적 담력은 창업주 김승호 명예회장의 DNA를 고스란히 이어받았다. 67년 전, 군대를 갓 제대한 청년 김승호는 돈암동 신혼집을 처분한 돈 300환으로 당시 3평 규모의 보령약국을 창업, 1963년 동영제약을 인수함으로써 지금의 글로벌 보령의 기틀을 완성했다. 만약 당시 김 회장이 친형이 운영하던 대창약방에 안주했다면 기업인으로서 오늘의 영광은 기대하기 힘들었을지 모른다. 넘어지지 않는 자전거의 비밀은 간단하다. 중심을 잡고 패달을 계속 굴리는 것이다. R&D와 우주산업도 마찬가지다.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오너의 지속적인 투자가 성패를 좌우한다. 제네릭·개량신약 개발, 주식·벤처투자 등의 구태로는 곧 불어 닥칠 저출산·고령화라는 절멸의 파고를 넘기 어렵다. 대한민국 최초로 진행될 우주공간에서의 혁신신약 개발 도전장은 '기필코 함께 이뤄 동반성장 하겠다'는 보령의 창업정신과 일맥상통한다. 누구도 꿈꿔 보지못한 스페이스 헬스케어, 이제 보령이 가면 길이 됨을 결과로 증명해야 한다. 이미 미래의 이정표가 되는 희망의 밀알은 쏘아 올려졌다.2024-04-02 06:00:40노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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