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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약사 인력 문제, 대안은 없나지난 3일 중앙보훈병원 약사 절반이 휴가계를 제출하고 보훈공단 이사장 항의방문 길에 나섰다. 좋게 말해 집단 휴가였지만 약제부의 임시파업이나 다름없었다. 약사들은 이사장과의 만남에서 갑작스럽게 진행된 약제부장의 지방 인사 발령철회와 약사 인력& 8228;처우 개선을 요구했다. 이번 약사들의 집단 움직임은 대형 병원 약제부 사상 처음있는 일이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지난해 말 기준으로 발표한 ‘약사 근무 요양기관 현황’에 따르면 전국 종합병원 10곳 중 4곳 이상이 병원약사 1명만 고용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병원급 의료기관은 94%가 1인 근무체제로 돌아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법정 기준에 맞는 약사 수가 확보돼 있는 종합병원들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근무약사들 중 대부분이 조제와 검수에 치여 환자중심 임상약제서비스에는 소홀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병원약사들의 인력수급과 처우개선에 대한 문제는 어제 오늘만의 문제는 아니다. 개별 병원 차원의 문제를 넘어 병원약사회 차원에서도 병원약사 인력난을 호소하며 인력기준 개정을 촉구하고 나선 상태다. 하지만 개정된 의료법으로 적정 병원약사 인력기준이 제시됐지만 현재로서는 이를 위반해도 처벌할 수 없고, 인력기준 구분도 명확한 근거가 없다는 것이 병원약사들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복지부는 향후 병원약사 인력 문제에 대한 모니터링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다며 실태 조사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하지만 약사들은 무엇보다 환자들에게 올바른 약제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병원의 인식개선이 시급한 시점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결국 약사를 고용해 환자에게 올바른 약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의지는 병원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현재의 인력 상황으로는 병원 약제부는 항상 합법과 불법 조제의 경계선상에 놓여있을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병원약사 인력개선을 위해 복지부와 병원약사회, 병원들의 인식개선과 시스템 마련이 시급할 때이다.2012-07-13 08:04:04김지은 -
'고혈압 시범사업' 약사회는 뭐했나서울 등 11개 시도와 19개 시군구에서 65세 이상 고혈압과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등록관리 시법사업이 지난 2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환자가 병의원에 등록하는 경우 월 진료비 1500원과 약제비 본인부담금 3000원을 지원하면서까지 정부가 시범사업을 펼치는 근본적인 이유는 고령화 사회와 늘어나는 만성질환자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대책을 모색하기 위한 것이다. 당연히 정부의 고혈압·당뇨병 환자 등록관리사업은 그 자체로 바람직하지만 적지 않은 문제점도 내포하고 있다. 이달부터 시범사업을 진행하면서 병의원 요양기관에는 정보입력비라는 명목으로 환자당 1000원을 지원하면서도 조제투약 내용을 통상 약국이 사용하는 약국 관리 프로그램 외에 등록관리 프로그램에 별도로 입력해야 하는 약국에게는 아무런 지원도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지원금 1000원의 차별도 문제지만 더 심각한 것은 정작 다른데 있다. 고혈압 당뇨병 환자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려면 현행 보건의료체계에서 병의원 요양기관과 약국 요양기관간 긴밀한 협력이 절실하다는 점은 삼척동자도 알터인데 정부가 이를 간과하거나 외면하고 있다는 점이다. 협력 사업의 한 축인 약사를 정책 파트너로 생각은 해 보았는지 궁금할 지경이다. 당국은 하나의 수레 바퀴로 짐을 실어 나를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대한약사회의 사후약방문은 더욱 한심한 지경이다. 편의점 판매 문제에 매몰될 수 밖에 없었다는 점을 이해한다 해도 그동안 방치하고 있다가 부랴부랴 대책 마련에 나섰다. 소속 약사회원들의 불만 도 불만이지만, 그 이상으로 걱정되는 점은 대한민국 안에서 약사 직능이 과연 주요 보건정책의 파트너로서 자리가 있기는 한 건지 여부다. 보건정책의 건전성은 모든 주체들의 각자 영역이 균형발전을 이룰 때 가능하다고 보기 때문에 갖는 의구심이다. 균형발전을 위한 국민적 사회적 선택의 대표적인 사례는 의약분업이다. 2000년 당시 우리 사회가 직능 의약분업 대신 기관 의약분업을 결정한 것도 따지고 들어가 보면, 의약사의 전문 직능이 훼손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최선의 대책은 정책 입안 단계, 다시 말해 초동단계에서 논리적으로 관계자를 설득해 나가는 일일 것이다. 현재 약사 앞에 직면한 초동 단계를 넘어선 정책이나 도전이 적지 않음을 약사회는 직시해야 한다. 그것만이 소속 회원들도 살리고, 보건정책의 균형도 유지하는 길이기 때문이다.2012-07-12 06:44:46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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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보건기구가 바라 보는 약사직능우리나라 지역약국약사의 직능은 2000년 의약분업의 실시를 기점으로 커다란 변화가 있었다. 의약분업 실시 이전에는 감기나 위장병 등 가벼운 질환에 대해서는 굳이 의사의 진단 없이 약사 스스로 판단하여 의약품을 조제하여 투약하고 경과를 모니터하는 등 의료인으로서의 직능을 수행했다. 그러나 의약분업 이후로는 가벼운 질환이어도 약사 스스로 판단하여 조제하는 것이 전면 금지되었다. 약사의 직능은 의사가 발행하는 처방전에 의해서만 조제하는 것으로 축소되었고, 일반의약품의 경우에도 적절한 수량을 다른 일반의약품과 함께 배합하여 조제해서는 안 된다. 한마디로 말해 약사는 스스로 판단하여 환자의 건강을 돌보는 약료행위(pharmaceutical care)가 원천적으로 금지된 것이다. 의약분업의 근본취지는 의사와 약사 사이에 상호협력을 통하여 국민보건을 증진하고 건강비용을 줄이는 것이다. 그런데 과연 의약분업이 보건증진과 건강비용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는 심히 의문이다. 건강비용의 경우, 의약분업 직전 해인 1999년 건강보험 재정지출 기준으로 8조9천억원이었으나 다음해인 2001년에는 9조8천억원으로 무려 1조원이 더 들었다. 의약분업 이후 10년이 지난 2010년에는 34조원으로 늘어났고 작년(2011년)에는 38조원에 육박하였다. 이 자료로 볼 때 의약분업은 오히려 건강비용을 부추기는 역효과를 가져온 것으로 여겨진다. 물론 의약분업 이외에도 여러 가지 요인이 작용해서 건강비용이 증가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감기나 위장병 등 경질환 치료에 사용된 비용이 전체 건강비용 중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보면 약사직능을 규제한 의약분업과 의료법이 그 책임으로부터 자유롭지는 않을 것이다. 건강비용증가로 인한 사회문제는 외국의 경우에도 사정은 비슷하다. 세계약학연맹(FIP)은 2011년 인도 하이데라바드에서 개최된 총회에서 세계보건기구(WHO)와 공동으로 우수약무기준을 발표하여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해 나가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WHO까지 가세하여 작성된 이 가이드라인에 의하면 약사는 네 가지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한다. 첫째는 의약품의 제조, 구매, 보관, 투여, 조제 및 수거, 둘째는 효율적 약료관리 제공, 셋째는 전문직능의 유지 및 개선, 넷째는 건강관리시스템 및 공중보건의 효율화 개선에 기여하는 것이다. 이 가이드라인에는 우리나라 약사와 보건행정관청이 눈여겨 보아야 할 점들이 많다. 환자의 복약순응도를 증진하기 위한 activity로서 약사는 결핵이나 에이즈 치료제에 대해서는 직접관찰치료(directly observed therapy) 프로그램에 참여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약사는 인플루엔자 백신을 직접 투여하는 등 질병예방 및 지역주민의 건강관리에도 참여하도록 권장한다. 효율적 약료관리의 제공 부분에서는 약사가 혈당, 혈압, 혈중지질검사 등 point-of-care test를 실시하면서 생활습관병에 대해서 약물치료결과(outcome)를 모니터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의약분업 역사가 우리보다 수십년 앞선 미국이나 영국 등 선진국에서는 보건증진과 건강비용절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하여 약사직능을 활용하고 있다. 그 경험이 이제 FIP와 WHO를 통하여 세상에 전파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어찌된 일인지 약사가 이런 직능을 수행하면 즉시 의료법 위반으로 입건되는 한심한 나라다. 보건행정관청이 세계화에 눈이 어두워 그런 것인지, 의료인의 밥그릇 챙기기 때문인지, 아니면 대한약사회가 WHO와 교감이 안 되기 때문인지 곰곰이 생각해 볼 일이다. 우리나라 의료법이 의료행위를 지나치게 포괄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것은 세상이 다 아는 사실이다. 이제 WHO가 나서서 약사의 직능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놓은 상황인 만큼 대한약사회는 약학회 등 관련 학술단체와의 협력을 통하여 무언가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따지고 보면, 약학대학교육이 6년제로 바뀌어 임상교육이 보강된 것도 바로 이런 세계적 추세에 부응하기 위함이었다는 것을 상기해야 할 것이다.2012-07-11 06:35:49데일리팜 -
의약사 인력 허위신고와 '굿바이'한때는 이런 일이 있었다.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봉직 의사나 근무약사를 풀타임으로 허위신고하고 차등수가 차감을 피해갔던 양심불량 요양기관. 해외 장기 체류 중이거나 휴가 중인 의약사가 버젓이 일하는 것처럼 신고해 눈속임했던 일들. 요양기관의 이런 양심불량 허위신고가 앞으로는 발본색원될 전망이다. 건강보험공단의 18개 직종 보건의료인력 취업 관련 데이터가 심평원에 통보돼 교차 점검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요양기관도 인력변경 신고를 자율적으로 진행하면서 허위 기재를 못하도록 강제당하고, 오류를 바로 잡게 돼 결과적으로 현지확인이 최소화되게 됐다. 심평원도 그 만큼 행정력을 줄일 수 있게 된 셈이다. 쉽지 않았다. 건보공단과 심평원은 이런 상황을 만들기 위해 3년여 갈등의 세월을 겪었다. 복지부도 국회도 지적했고, 최근 감사원도 개선을 요구했다. "제발 정보를 공유해 급여비 부당지출이 발생하지 않도록하라"고. 그리고 이번에 실현됐다. 앞으로 요양기관은 의약사 인력 신고가 간편해진다. 심평원이 구축한 요양기관 포털에 접속해 쉽게 의약사 등의 인력 변동사항을 기입해 수정할 수 있다. 건강보험 데이터와 오류가 발생하면 곧바로 팝업창이 나타나기 때문에 허위나 실수는 이뤄지기 어렵다. 심평원은 인력 신고현황과 건보공단 데이터간 불일치가 발생한 기관에 대해서는 관련 사실을 통보해 시정하거나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도록 계도할 예정이다. 이런 과정을 거치고도 제대로 인력신고를 변경하거나 바로잡지 않은 요양기관은 현지확인으로 된서리를 맞게 된다. 이제 비로소 요양기관의 보건의료인력 허위(착오) 신고와 작별할 때다. 심평원과 공단도 보험자로서 협조체계를 통해 제 할 일을 하게됐다. 요양기관의 인력 허위신고와 안녕을 고하면서 우리는 동시에 반갑다. 앞으로도 잘 지내! 공단, 그리고 심평원. 누가 지적하기 전에 말이다.2012-07-11 06:30:41최은택 -
비아그라 막장 싸움, 정부가 나설 때지난 5월 발기부전치료제 최대어 '비아그라'의 특허 만료로 제네릭 시장이 개방됐다. 오남용 우려의약품으로 지정되는 과정에서 염을 변경한 제네릭 출시가 한달 지연돼 사실상 이번달부터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된다. 제네릭 허가를 받은 제품만 벌써 50개에 달한다. 국내 상위사는 너나할 것 없이 이미 제네릭을 출시한 상태며, 저마다 제네릭 시장을 점령하기 위한 소리없는 전쟁에 한창이다. 식약청도 과열 경쟁을 우려해 비아그라 출시 이전부터 시제품 대량 방출을 경고하고 나서는 등 규제를 예고했다. 하지만 식약청의 이 같은 경고성 조치에도 제약사들의 제네릭 시장 경쟁은 이전투구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정부의 약가 인하 조치를 만회하기 위해 비아그라 등 비급여 시장을 공략하는 것을 대안으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한 제약사는 제품을 출시하자마자 식약청으로부터 행정조치를 받았다. 유통 과정에서 판매약가를 공개해 최종 판매자인 약사들의 가격 결정에 영향을 미쳐 약사법을 어겼기 때문이다. 또 일부 약국과 의원에서는 버젓이 POP를 통해 일반 환자들에게 전문약인 발기부전약을 광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업 사원들이 가격 덤핑으로 자사 제품만을 약국에 들여놓게 하는 일은 발기부전약 시장 마케팅에서 다반사가 됐다. 발기부전약 시장 마케팅이 무법지대가 된 것이다. 일부 제약사는 타 제약사가 불공정한 영업을 하기 때문에 자신들도 어쩔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이미 수십개 제약사가 초기 시장 침투를 위해 진흙탕에 뛰어든 상황이다. 이 같은 불법을 막기 위해 식약청이 적극적으로 나서 제약사 불법 행위를 막아야 할 때다. 제약회사들도 스스로 합법적 경쟁에 나서 시장을 키워야 할 것이다.2012-07-09 06:35:00최봉영 -
[칼럼] 겔포스와 개비스콘 사이에 멈춰 선 약사얼마전 속쓰림 증상으로 약국에 들러 '개비스콘'을 찾았다. 지명구매다. 만원을 냈다. 거스름돈 5500원이 돌아왔다. 멈칫 했다. 지금껏 다른 약국에서 6000원을 돌려 받았던 기억 때문이었다. 이내 평온을 되찾았다. 이 업계에서 일하는 만큼 약값의 특성을 잘 알고 있는 탓이다. 그리곤 습관적으로 물었다. "언제 먹죠?" "빈속에 드시는게 좋아요. 식사 전에 드세요." 당혹스러웠다. 전에 먹었을 때 '식후 또는 취침전'이라는 용법을 읽어둔 탓이다. 물론 알면서 시험삼아 "언제 먹죠?"라고 했던 건 결단코 아니었다. 사용설명서가 있다지만 약을 사면 당연히 약사에게 용법 등에 대해 묻는 건 '내장된 매뉴얼'처럼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지극히 개인적인 성향의 영역이지만 "다시 그 약사가 어떤 약에 대해 설명하면 액면 그대로 믿을 수 있을까?"라고 자문해 보았다. 대답은 간명했다. "나 그냥 사용설명서 읽을래." 통상 속쓰림 증상이 있을 때 빈용하는 유명 일반의약품으로 겔포스가 있다. 물론 둘의 성분은 다르지만, 일반인들은 두 약을 비슷한 것 쯤으로 생각한다. 그저 광고를 본대로, 또 생각나는 대로 약국에서 이야기할 정도로 말이다. 그런데 그 약사가 "식사 전에 드시라"고 강조한데는 겔포스의 영향이 컸을지 모른다. 겔포스의 용법은 '식간과 취침전'이다. 어쩌면 개비스콘의 광고 탓인지도 모르겠다. 헐고 상처난 빈 위장에 소방관이 물을 뿌리듯 약을 바르는 장면이 인상적이어서 부지불식간 그렇게 생각했을지 모른다. 연유야 어찌됐든 그 단순 에피소드로 인해 그 약국에 걸었던 개인적 신뢰는 모두 무너져 내렸다. 단 한번의 개인적 경험을 일반화 해 모든 약국의 험담을 늘어 놓으려는 것은 절대 아니다. 그러나 적지 않은 고객들이 찾는 신제품에 대해 1분도 투자하지 않았던 그 약사의 무심함에대해서는 우려와 유감을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 세계적으로 종전 약사의 역할은 테크니션과 조제로봇의 등장으로 쫓기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시말해 고급한 전문인력이 테크니션과 조제로봇이 하는 일을 해서는 존재의 가치를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미 미국을 비롯해 선진국의 약사들은 단순 조제와 판매를 넘어 지속적인 환자관리와 함께 질병 예방적 관점에서 새로운 역할을 모색하거나 정착시켜나가고 있다. 서태평양지역약사회 존 웨어 회장은 6일 대한약사회와 의약품정책연구소가 연 '보건의료체계 내에서 약사의 역할'이라는 국제 심포지엄을 통해 "약사는 의약품을 제공하고 치료를 시작하기 전 환자와 마지막으로 대면하는 사람"이라며 "그 만큼 약사의 역할은 단순 조제에서 끝나는 것이 아닌 지속적인 환자관리를 통한 약료서비스자로 확대돼야 한다"고 말했다. 대만은 재택약료에 약사가 나서며, 필리핀은 비만과 금연 상담의 역할을 약사의 영역으로 규정했다. 그런데 한국 약사의 역할 정체성은 의약분업 이후 오히려 조제로봇화 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 심히 걱정된다. 이날 국제심포지엄에 참석한 대한약사회 박인춘 부회장은 "보건의료환경이 변화하고 약사 역할의 패러다임도 변모하고 있다"고 밝혔다. 과거에는 의약품 조제와 판매에서 역할을 찾았다면 이제는 약료서비스 제공이 약사들의 중요한 목표이자 역할이 됐다고 강조했다. 맞는 말이다. 약사의 역할을 되돌아 보자. 의약분업 이전에는 '언제부터 콧물이 났어요? 기침도 나나요? 아이고! 많이 아프시겠어요' 같은 약사의 질문과 위로가 이어졌다. 기다리는 동안 약사는 조제를 하거나 유발에 약을 갈며 대화를 더 이어갔다. 분업 시행 12년, 약사들의 말은 변했다. "병원 다녀오셨어요?" 그리고는 처방전을 챙겨 종종 걸음으로 조제실로 들어가 버린다. 마치 동사무소에서 가족관계증명서를 떼는 일처럼, 황도 복숭아가 담긴 통조림처럼 규격화된 게 오늘 날 환자와 약국간 관계다. 여기에 일반약이 의약외품으로 바뀌어 편의점 가고, 일반약까지 편의점서 팔리게 되니 약국은 '상품의 빈둥지화', 약사는 '심리적 빈둥지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약사 사회 눈 앞에서 펼쳐지고 있는 현 상황은 이미 공습경보다. 그동안 경계경보가 울리지 않았을 수 없겠지만 리더도, 구성원도 제대로 감지하지 못했다. 리더는 알았지만, 회원들 눈치를 보며 회피했다. 보건의료 환경이라는 큰 물줄기가 새로운 길을 내려고 매순간 강언덕에 부딪히는 상황에서 지류에 기대 생명을 부지하면서 리더로 내세운 사람들에게만 삿대질을 해 해결될 상황은 아니다. 이제라도 약사 사회의 구심점인 대한약사회는 길거리 놀이기구인 두더지 잡기처럼 불거지는 현안만 눌러 붙이려고 망치질에 몰두할 때가 아니다. 약사가 이 사회에서 건강증진 서비스 제공자, 다시말해 '지역건강센터'가 가 되도록 마스터플랜을 세우고, 이에 따라 여타 보건의료전문가 집단과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정부를 설득시켜나가야 한다. 그런 면에서 원희목 전 약사회장이 내세웠던 '전문성, 배타성, 복잡성 강화론'은 여전히 유효한 과제라 할 수 있다. 약사들도 급류에 배가 떠내려 가는데 돛만 부여잡고 있을 때가 아니다. 국민들의 약국에 대한 생각이 급류가 되지 않도록 약사라는 직업의 숭고함을 되돌아보고, 지금 현장에서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사족 하나. 대부분 국민들은 여전히 약국에 가면 약사의 말 한마디를 그리워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단, '빈속에 드세요'는 안된다.2012-07-07 08:00:08조광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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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렉스·윤장환은 어떻게 됐나요?""아 발표났어요? 지사제는 어떻게 됐나요. 아렉스는 막았어야 했는데..." 보건복지부는 5일 편의점에 판매할 수 있는 안전상비약 13품목을 확정 발표했다. 품목선정 과정에서 지사제 포함여부를 놓고 논란을 빚었고 기존에 공개됐던 품목중 신신파스아렉스가 추가됐다. 신신파스아렉스의 경우 당초 신신파스에스가 편의점 판매약으로 지정될 예정이었지만, 신신파스아렉스가 다빈도 대표품목인 점을 감안해 변경된 것. 약사회 모 임원은 "약국 재구매율이 높은 만큼 아렉스는 막았어야 했는데 아쉬운 대목"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약사회 임원은 "13품목으로 고정을 한 것에 큰 의미가 있다"며 "아렉스의 경우도 당초 전향적 합의의 큰 골격 중 하나가 인지도가 있는 품목을 편의점약으로 지정한다는 원칙이 있었다. 약국 피해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지사제 포함여부도 쟁점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복지부 의약품정책과 정경실 과장은 "(품목선정위원회에서)지사제에 대한 추가 지정 요구가 가장 강력했었다"고 귀띔했다. 이에 약사회 관계자는 "지사제 포함여부가 막판 쟁점이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이에 로페라미드는 부작용이 큰 만큼 윤장환 등 한방일반약 중 일부가 물망에 올랐었다"고 전했다. 결국 약사회 입장에서 지사제는 방어했고, 아렉스는 양보한 형국이 돼 버렸다. 만약 지사제세까지 포함됐다면 약사들 설득이 녹록치 않다는 점에서 배수의 진을 친 것으로 보인다. 일반약 약국 외 판매 관련 이슈만 나오면 약사회는 살얼음판이다. 12월 대약회장 선거가 있어 더 그렇다.2012-07-06 06:35:49강신국 -
약제 요양급여 범위 제한과 헌재 위헌 결정1. 요양급여 불인정에 대한 위헌 결정 2012. 6. 27. 헌법재판소는 A형 혈우병 약제 중 유전자재조합제제에 관해서는 1983년 이후에 출생한 환자에 한하여 요양급여를 하도록 정하고 있던 보건복지가족부 고시가 헌법에 위반된다는 결정을 하였다(8명의 헌법재판소 재판관 중 7명이 위헌 의견, 1명은 각하 의견을 내었음). 이 고시가 1983년 이전에 출생한 혈우병 환자들의 행복추구권을 침해하지는 않지만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근래 건강보험재정의 건전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요청을 중요하게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정책들이 계획, 실시되고 그에 따른 마찰이 심심치 않게 드러나는 상황에서, 건강보험재정을 이유로 혈우병 약제 요양급여를 일부에 한정해서 인정해주는 것이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의 판단은 중요한 의미가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아래에서는 이 사건의 사안, 당사자인 혈우병 환자들과 보건복지부장관의 주장,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분석해보고자 한다. 2. A형 혈우병의 병리기전과 현재 우리나라에서의 환자 상황 혈우병은 혈액응고인자가 결핍되어 출혈이 쉽게 일어나고 출혈 후 지혈이 잘 되지 않는 질환이다. 출혈 시 피를 멈추게 하는 혈액응고인자는 12종이 있는데 그 중 제8인자(Factor VIII)가 결핍, 부족한 질환을 A형 혈우병이라고 한다. A형 혈우병은 결국 혈액응고인자 중 제8인자가 부족하여 생기는 것이므로 그 혈액응고인자를 투여해주어야 한다. 2010년 말 기준으로 한국혈우재단에 등록되어 있는 혈우병 및 기타 응고질환 환자는 2,047명이고, 그 중 A형 혈우병 환자가 1,522명으로서 전체의 74.4%의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A형 혈우병 환자 1,522명 중 1983년 이전에 태어난 사람은 약 40%정도라고 한다. 3. 혈우병 약제 중 유전자재조합제제의 급여 범위 확대 과정 A형 혈우병 환자에게 투여하는 혈액응고인자를 얻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사람의 혈장에서 직접 분리하여 농축하는 방법과 유전자 재조합 방식을 통해 인공적으로 제조, 생산하는 방법이 있다. 전자의 방식으로 얻은 혈액응고인자를 혈액제제라고 하고 후자의 방식으로 얻은 것을 유전자재조합제제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그 생산 방식의 차이 등으로 인하여 혈액제제에 비하여 유전자재조합제제가 더 비싸다. 대신 혈액제제는 사람의 혈액을 원료로 하여 만들므로 그 원료 혈액에 있던 바이러스 등이 혈액제제에도 잔존할 위험이 없지 않다. 보건복지부는 유전자재조합제제에 대한 요양급여 범위를 점점 확대해왔다. 2003. 4. 1. 시행된 보건복지부 고시에서는 처음 혈우병 약제를 투여받은 환자와 면역능이 저하되어 감염 위험성이 큰 HIV 양성환자를 유전자재조합제제의 급여 범위에 포함시켰다. 그 후 2004. 7. 1.에는 만 16세 이하(1988. 1. 1. 이후 출생)의 소아환자를 추가시켰고 2007. 7. 1.에는 그 범위를 1983. 1. 1. 이후 출생 환자로 확대하였다. 4. 이 사건 청구인들과 보건복지부장관의 주장 가. 이 사건 청구인들의 주장 이 사건 청구인들(1983년 이전에 태어난 A형 혈우병 환자들임)은 혈액제제는 각종 바이러스 감염의 위험이 높지만 유전자재조합제제는 바이러스에 대한 감염 위험이 없고 수급조절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음을 강조하였다. 그러므로 1983년 이후 출생자에게만 유전자재조합제제에 대한 요양급여를 하여 1983년 이전 출생한 혈우병 환자들이 보다 안전한 치료제를 사용하는 것을 막고 있는 이 사건 고시는 자신들의 행복추구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더하여 유전자재조합제제의 약가가 인하됨에 따라 혈액제제보다 더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이 가능함에도 합리적 이유 없이 유전자재조합제제의 요양급여를 제한하여 자신들의 평등권도 침해되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나. 보건복지부장관의 주장 보건복지부장관은 한정된 보험재정으로 국민건강보험제도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보험급여의 범위를 적절하게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하면서 혈액제제는 유전자재조합제제에 비하여 저렴하고 효능 및 안전성 면에서 떨어지지 않다고 주장하였다. 그리고 보건복지부는 유전자재조합제제의 급여범위를 늘리고자 노력하여 실제로 그 범위를 점차 확대해가고 있는데, 나이에 따른 제한이 폐지되면 거의 모든 환자가 고가의 유전자재조합제제를 사용하려 하여 보험재정이 악화될 우려가 높아 오히려 1983년 이후 출생한 환자들까지도 유전자재조합제제에 대한 보험급여의 적용을 받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고 하였다. 그러므로 이 사건 고시가 나이에 따라 유전자재조합제제에 대한 요양급여 대상 환자의 범위를 제한하는 것은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차별이라는 것이다. 5. 헌법재판소의 판단 가. 행복추구권 침해에 관하여 - 침해 부정 헌법재판소는 헌법 제10조의 행복추구권은 국민이 행복을 추구하기 위하여 필요한 급부를 국가에 적극적으로 요구할 수 있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행복을 추구하기 위한 활동을 국가권력의 간섭없이 자유롭게 할 수 있는 포괄적인 의미의 자유권으로서의 성격을 가진다는 기존의 확립된 입장을 확인하였다. 그러므로 사회보험의 일종인 국민건강보험법에 의한 요양급여를 요구하는 것은 자유권의 영역에 속하지 않아 이 사건 고시가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고 할 수는 없다고 하였다. 나. 평등권 침해에 관하여 - 침해 인정 (1) 제도의 단계적 개선에 관한 기존의 입장 확인 헌법재판소는 제도를 단계적으로 개선할 경우 언제, 어디에서, 어떤 계층을 대상으로 하여 제도 개선을 시작할 것인지를 선택하는 것에 대하여 입법자에게 형성의 자유를 인정한다는 기존의 입장을 확인하였다. 즉, 헌법상 평등의 원칙은 국가가 언제 어디에서 어떤 계층을 대상으로 하여 기본권에 관한 사항이나 제도의 개선을 시작할 것인지를 선택하는 것을 방해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국가가 합리적인 기준에 따라 능력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법적 가치의 상향적 구현을 위한 제도의 단계적 개선을 추진할 수 있도록 하지 않는다면 모든 사항과 계층을 대상으로 하여 동시에 제도의 개선을 추진하는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어떠한 제도의 개선도 평등의 원칙 때문에 그 시행이 불가능하다는 불합리한 결과에 이르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된다면 평등의 원칙이 실현하고자 하는 가치에도 어긋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즉, 이 사건 고시는 혈우병 약제 중 유전자재조합제제의 요양급여 범위를 단계적으로 개선하는 것이므로 합리적인 기준에 의한 것이라면 적법하다는 것이다. (2) 이 사건 고시에서 차별에 합리적인 기준이 있는지 여부 그런데 헌법재판소는 이 사건 고시에서 요양급여 여부에 차이를 둔 것에 합리적인 기준이 없다고 판단하였다. 이 사건 고시는 혈액제제가 유전자재조합제제에 비하여 효능 및 안전성에서 떨어지지 않다는 평가와 나이에 따른 제한을 폐지하게 되면 혈액제제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 때문에 거의 모든 환자가 혈액제제보다 더 비싼 유전자재조합제제를 사용하려 할 것이므로 보험재정이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에 기초하고 있으나 그러한 평가와 우려를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가) 유전자재조합제제가 혈액제제보다 안전함 헌법재판소는 유전자재조합제제가 혈액제제보다 안전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하였다. 즉, 혈액제제로 인한 바이러스 감염의 위험성이 과거에 비해서는 많이 낮아졌지만 여전히 지질피막이 없는 바이러스(A형 간염, 소아마비 등)는 혈액제제 처리 공정에서 사멸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현재 시장에서 유통되고 있는 혈액제제 제품에는 ‘투여 시 바이러스 감염의 위험성을 완전히 제거할 수 없’다는 표시가 되어 있으므로, 혈액제제와 유전자재조합제제가 효능에 있어 우열을 판별하기 어려운 점은 인정할 수 있으나 안전성 면에서는 유전자재조합제제가 더 안전하다고 볼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나) 보험재정 악화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려움 헌법재판소는 유전자재조합제제의 요양급여 범위를 확대하여도 보험재정의 악화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하였다. 보건복지부는 2010. 11. 10. 유전자재조합제제 제품의 약가를 인하하여 유전자재조합제제 중에서도 혈액제제보다 저렴한 약제가 생긴 적이 있었다. 그 후 혈액제제의 약가도 내려가 다시 유전자재조합제제가 더 비싸게 되었으나 2012. 4. 1. 약가 인하로 유전자재조합제제와 혈액제제의 가격이 거의 동일한 수준으로 내려가 보험비용에 있어 별다른 차이가 없어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환자별로 필요한 약제가 다를 수 있고 처방은 의사의 판단하에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나이 제한이 철폐된다고 하여 모든 환자가 고가의 유전자재조합제제를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하였다. 더하여 혈액제제보다 더 비싼 유전자재조합제제를 사용하는 환자들에 대해서는 그 차액을 부담시키는 방법 등으로 전체적인 보험재정의 건전성을 유지하는 입법도 가능하므로 나이 제한 철폐가 반드시 보험재정의 악화를 의미하지 않는다고 보았다. 게다가 1983년 이전에 출생했는지 이후에 출생했는지라는 우연한 사정에 따라 A형 혈우병 환자들에 대한 치료제인 유전자재조합제제의 요양급여의 필요성이 달라진다고도 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고시에서 환자들의 출생 시기에 따라 유전자재조합제제의 요양급여 허용 여부를 달리 취급하는 것은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차별이라고 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6. 마치며 2012. 6. 27. 이 사건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이 있은 후 보건복지부는 즉시 이 사건 고시를 개정하는 작업을 하여 2012. 6. 28. 전국 의료 기관에 혈우병 유전자재조합제제 요양급여 범위에 대한 연령제한을 폐지한다는 공문을 발송하였다는 소식을 들었다. 돈으로 평가할 수 없는 사람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기 위하여, 현실적으로는 한정될 수밖에 없는 건강보험재정을 어떻게 활용하고 분배할 것인지는 앞으로도 계속 어려운 문제로 남을 것 같다. 이번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이 어려운 문제의 해결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길 기대해본다. *이 글에 나타난 견해는 필자가 속한 단체 등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2012-07-06 06:35:08데일리팜 -
피임약 부작용 보고 왜 공개 안하나40년 넘게 약국에서 판매돼 온 사전 피임약이 의사들의 처방이 필요한 약으로 갑자기 둔갑하려 하고 있다. 부작용이 우려돼 의사의 관리하에 신중히 사용해야 한다는 이유인데, 여성들은 어리둥절하기만 하다. 그렇다면 정부가 이 긴 세월동안 가임여성의 건강권을 사실상 내팽개쳐왔다는 이야기인가? 식약청의 논리는 이렇다. "사전피임약은 피임효과를 위해 장기간 복용해야 한다. 문제는 이럴경우 여성 호르몬 수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 심근경색, 뇌출혈 등 심각한 부작용도 우려된다. 이런 연유에서 미국, 일본 등 8개 선진국도 사전피임약을 전문약으로 관리하고 있다." 그러나 식약청은 이런 장황한 설명 뒤에 국내에서 보고된 부작용 건수와 사례는 언급하지 않았다. 부작용 보고가 거의 없거나 사례로 인용할 만한 심각한 부작용을 찾지 못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결국 시민사회단체 등이 지적한 것처럼 부작용이라는 실체보다는 '부작용 발생 위험성' 때문에 이런 조치를 내리겠다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닌 셈이다. 사실 식약청이나 의료계의 우려처럼 국민건강을 위해서라면 '부작용 발생 위험성'만으로도 충분히 전문약으로 전환시킬 명분은 충분해 보인다. 약사들도 일반약 약국외 판매 논란 때는 이런 오남용이나 부작용 우려 가능성 때문에 약국밖으로 의약품을 내보내는 것은 국민건강을 내팽개친 것이라고 주장했었다. 하지만 약국외 판매 논란 과정에서 보여준 복지부와 식약청의 태도를 보면 진정성에 의구심을 갖게 한다. 국회 법안심사소위원회 심사참고자료를 보자. 오는 11월 편의점 판매가 예상되는 타이레놀은 최근 5년간 1196건의 부작용 사례가 보고됐다. 타이레놀의 부작용 건수는 전체 의약품 가운데서도 상위권에 속하는 데 이중 175건은 중증부작용이었고, 12건은 개연성이 인정됐다. 역시 편의점 판매가 예상되는 부루펜은 419건, 베아제는 186건, 훼스탈은 17건의 부작용 사례가 보고됐다. 임상병리학회가 국회에 제출한 의견서는 더욱 흥미롭다. 이 학회는 당시 "(자료에 예시된) 약국외 판매 의약품은 정상 치료용량으로 사용할 경우 우려할 만한 부작용이 보고되지 않았다"면서 "부작용 발생은 환자가 얼마나 복약지침을 지키느냐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어 "약국외 판매 허용과 부작용 발생 증상간 상관관계도 불명확하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자, 다시 피임약으로 돌아가자. 민주통합당 남윤인순 의원도 이 어처구니 없는 상황을 바로보기 위해 오늘(4일) 국회에서 토론회를 갖는다. 남윤 의원은 토론회 인사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부작용에 대한 구체적인 국내 통계나 사례는 찾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답은 명약관화하다. 그동안 보고된 국내 사전 피임약 부작용 건수와 사례, 심각한 부작용 보고 유무와 개연성(인과관계) 여부 등을 복지부와 식약청이 공개하고 '과학적'으로 설명해야 한다. 일반약 약국외 판매논란에서는 편의성을 주창했던 의사협회가 피임약 논란에서는 안전성을 주창하고 있고, 약사회는 거꾸로 대응한다. 전문가집단이라고는 하지만 이익집단이고 이해관계 집단인만큼 이들 단체의 이런 모순된 태도가 아예 이해되지 않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정부까지 같은 태도를 취한다면 국민을 우롱하는 것과 다를 게 없다.2012-07-04 06:35:11최은택 -
광기 어린 1원낙찰 두고만 볼건가지난 달 28일 열린 보훈병원 입찰에서 도매업소들이 '할 테면 해보라'는 듯 70여품목에 대해 1원 낙찰을 감행, 충격을 안겨 주고 있다. 한국제약협회가 1원 낙찰을 포함해 지나치게 낮은 가격으로 도매업소에게 의약품을 공급하는 제약회사를 강력 제재하겠다고 선언한데 이어 한국도매협회도 긴급 거래질서위원회를 소집해 '1원에 공급하는 제약회사와 도매업소 모두 고발 조치하겠다'고 강수를 던졌다. 하지만 두 협회의 강력 대응 선언에도 불구하고 실효성을 거두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 주지의 사실이다. 다시 말해 근본적인 접근법이 없는 한 경제논리와 이윤추구의 욕망이 뒤엉켜 돌아가는 이 시장의 광기를 잠재우기는 애당초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다. 1원 낙찰의 본질은 수요보다 공급이 과도하게 많아 스스로 불 같은 경쟁이 촉발되고 있는 특수한 의약품 시장에다, 종합병원 입찰의 근간인 최저가 낙찰제가 기름 노릇을 하면서 걷잡을 수 없이 번진다는 점이다. 1원 낙찰의 원인 제공자는 1원 낙찰에 치를 떨며 근절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제약회사와 도매업소 당사자들이며, 이들의 경쟁을 부추기는 요양기관이다. 병원들이 구매하고 싶어하는 의약품이 대체제가 많은 경합품목인 경우 제약회사가 도매업소에게 낙찰을 은근히 종용하거나, 도매업소가 단독 감행한 후 제약회사에게 약을 공급하라고 버티는 사례가 뒤섞여 있다. 또 다른 경우 도매가 성분별로 진행되는 낙찰품목군을 교묘하게 엮는데 가담해 제약회사를 옴싹달싹 못하게 굴복시키는 사례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어 보이는 1원 낙찰이 지속될 수 있는 것은 규모가 작기는 하지만 병원 안에서 쓰는 처방용 의약품을 낙찰 받아야만, 통상 4배 이상 규모가 큰 원외처방 시장에 의약품을 판매할 할 수 있는 길이 열리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시장규모가 작은 병원에서 손해를 보더라도 일단 낙찰 받아 원외처방을 조제하는 약국에 의약품을 정상 가격으로 공급만하면 이익을 만회할 수 있다는 계산에 기반한 것이다. 통상 1원으로 낙찰시킨 도매는 해당 품목을 생산하는 제약회사에게 병원 안에서 쓰는 약보다 훨씬 많은 양의 의약품을 보상해 달라고 떼를 써 손실을 만회하는 것이 소위 '입찰 전문 도매업소들'의 생존법이다. 도매업소는 이같은 경로로 확보된 '비정상적인 의약품'을 약국 등에 공급해 유통질서를 어지럽힌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지적하고 있다. 이같은 사정을 감안해 보면, 문제의 해법은 공급주체들의 강력한 선언이나 상도덕 같은 추상적 용어에서는 결코 나올 수 없다. 관건은 복지부가 이 문제를 결국 어떻게 보고 판단하느냐의 문제로 귀속된다는 것이다. 시장형 실거래제를 도입해 병원에게 싸게 사면 차액의 일정액을 인센티브로 돌려주겠다면서 기형적인 1원 낙찰의 분위기 조성에 앞장섰던 복지부가 과연 이같은 현실에 대한 문제 의식이나 있는지 의구심이 들기는 한다. 혹시 1원 낙찰의 현상을 '여전히 높은 약값의 증거'로 쓸 궁리를 하지 않을까' 하는 황당한 생각 마저 드는 것도 사실이다. 이 문제는 결국 정부가 나서지 않으면 제약회사와 도매업소들이 앞다퉈 '앞에서 호통치고, 뒤에서 협상하는 고질적인 문제'로 점점 내밀화 돼 국내 제약산업을 좀 먹을 수 밖에 없는 사안이다. 정부, 1원 낙찰 댓가로 받은 보상약 유통경로 조사해야 1조7000억원의 약값을 단칼에 깎아 내리고, 제약산업의 국제적인 경쟁력을 내세워 혁신형 제약까지 선정 지원하는 복지부라면 너무도 당연하게 이 문제를 놓고 제약업계와 진지하게 머리를 맞대야 한다. 과연 횡횡하는 1원 낙찰이 건전한 경쟁인가부터 시작해 의약품에 적용하는 최저가 낙찰제는 유지해도 괜찮은가, 1원 낙찰이 제약산업 경쟁력에 어떤 악영향을 미치는지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그런 연후에는 1원 낙찰 품목은 원내 입원환자용에게만 처방하도록 제한하든지, 아니면 병원원내용과 원외처방용 코드를 달리하는 이원화 코드 정책을 강제할 수 있는지, 1원 낙찰도 실거래가에 반영할 수 있는 제도 마련에 나서야 할 것이다. 정부의 행정이 통치에서 거버넌스로 이행되는 추세에서 정부는 마땅히 업계 함께 문제 해결을 모색해야 한다. 아울러 의약품 유통투명화를 주창하고 있는 정부라면 1원 낙찰 후 도매업소들이 제약회사로부터 받은 보상용 의약품이 어디로 어떻게 흘러들어가는지 대대적인 조사도 진행해야 한다. 일설에 따르면 이렇게 보상받은 의약품에 대해 일부 도매업소들은 유통 추적을 어렵게 하기 위해 라벨링까지 새로한다는 이야기도 있는 실정이고 보면 조사의 필요성은 있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반드시 통제할 수 없는 '욕망의 열차같은 질주'를 벌이는 1원 낙찰에 대해 새로운 관점으로 접근하기를 바란다.2012-07-03 06:44:57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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