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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코로나19와 정부·언론·국민의 마스크 대응요즘 아침 출근 전 꼭 챙겨야 하는게 있다. 코로나19 방역 마스크. 가끔은 무심코 집을 나섰다가도 아차, 하고는 다시 되돌아와 챙겨 나간다. 전날 퇴근 후 소독제를 뿌려 말려 놓은 마스크를 오늘까지 며칠째 썼는지 계산하고는 '에이 오늘 하루만 더 쓰자'며 집을 나서기도 한다. 전국 마스크 공급량 부족 뉴스와 약국 앞 마스크 구매행렬이 머리를 스친다.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여전히(3월 30일 기준) 두 자리와 세 자리 숫자를 오간다. 언제 상황이 끝날지 아무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앞으로 마스크를 얼마나 더 챙겨 써야 할지도 누구도 말하기 어렵다. 개학이 당분간 미뤄졌지만 새 학기를 앞두고 준비중인 초·중·고등학교 학생과 학부모도 학교에 쓰고 갈 마스크 걱정에 마음을 졸이고 있다.일각에선 마스크를 굳이 쓸 필요 없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국무회의 때 마스크를 쓰지 않고 회의했다는 기사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국민은 정말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될지 두려운 마음을 떨칠 수 없다. 길거리에는 마스크를 쓴 채 다니는 인파 수가 여전히 압도적이다. 언제쯤 마스크를 안 써도 되는 걸까. 정말 지금 당장 마스크를 안 써도 되는 걸까. 마스크를 둘러싼 혼란스런 상황을 정부 발표와 언론 기사, 국민 반응을 되짚어가며 고민해보자. (새해)1월 초 올해 초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지가 '중국의 한 해산물 시장에서 바이러스성 폐렴이 집단 발병했고 이중 7명이 중태에 빠진 사건에 대해 WHO(국제보건기구)가 조사에 나섰다'는 기사로 중국에서 발생한 폐렴소식을 전한다. 이후 설 명절 즈음 일본에도 확진 환자가 발생하면서 질병관리본부(이하 질본)에서 발표한 설 명절 감염병예방수칙에 중국 우한시 방문에 대한 언급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감염병 의심증상이 발생하면 의료기간 방문 시 가급적 마스크를 착용하라는 당부를 한다. 이후 중국의 춘절을 기점으로 현지 확진자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중국 내 마스크 수요가 급격히 늘었다는 소식에 국내·외 마스크 관련 주가도 큰 폭으로 오르기 시작했다.1월 20일 국내에서도 1월 20일 최초 확진자가 발생한다. 질본은 감염병 위기경보를 '주의'로 상향하고 호흡기증상이 있는 환자는 의료기관 방문시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란 브리핑을 다시 한 번 하게 된다.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감염 위험지역 방문 시 행동요령 준수와 입국 시 성실한 신고, 마스크 착용과 손씻기 등 생활 속 예방조치에 적극 협조를 부탁한다"며 마스크 사용을 언급한다.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카드 뉴스에는 중국 방문객의 경우 호흡기 증상자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의료기관 방문시 필수)하란 내용이 포함됐다.이 시각 언론은 중국 감염병 발생 상황 보도에서 중국 내 환자가 폭증하고 있다며 초기와 달리 실제로도 베이징역 승객들이 마스크를 많이 쓰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일부 언론은 "중국 우한 등 감염 위험지역 방문 시 행동요령의 준수와 입국 시 성실한 신고, 마스크 착용과 손씻기 등 생활 속의 예방조치에 적극 협조해주시길 부탁드린다"며 마스크 착용을 생활 속 예방조치로 설명하는 기사와 동시에 '중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마스크는 필수' 등의 제목을 단 기사를 잇따라 보도했다.감염내과 전문의 인터뷰에는 기침예절과 손위생을 철저히 할 것을 당부하면서 유행지로의 여행은 자제하는 것이 좋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고령자나 면역저하 상태인 사람들은 인파가 몰린 곳을 방문하는 것을 삼가고 만약 방문한다면 마스크 착용을 권한다는 내용도 전했다.이때 까지만 해도 정부의 기본 방침은 중국 방문 유증상자의 경우 의료기관 방문 시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란 수준의 지침이 전부였다.1월 23일 마스크에 착용 관련 여론 분위기는 1월 23일 중국에서 사망자가 17명으로 급증하고 우한지역을 전면봉쇄하는 동시에 우한시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한다는 기사가 보도되며 확연히 뒤바뀐다. 일부 지자체는 귀성길 승객에 코로나바이러스 전단지와 함께 마스크를 배포했다.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는 호흡기 감염병 예방을 위한 가장 중요한 방법은 올바른 손 위생임을 강조하며 반드시 기침예절을 지켜 달라는 권고문을 냈다. 상당수 국민이 스스로 마스크를 찾아 착용하기 시작한 시점도 이때부터다.1월 24일 이날 질본이 배포한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예방수칙은 손씻기와 기침예절을 강조한 반면, 마스크는 호흡기증상자가 의료기관 방문 시 반드시 착용하라고 안내해 큰 변화가 없었다. 당시 국내 언론은 이미 국내 면세점 직원의 마스크 착용이 사실상 의무화됐다는 보도를 하는 등 공항 방문객과 국내 도심에서 여행객 모두가 마스크를 쓰고 있다는 기사를 일제히 보도하고 있을 때다. 1월 26일 국내 세 번째 확진자가 나오면서 의협은 코로나바이러스 대국민담화문을 내 ▲외출 시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할 것 ▲외출 후 손 위생에 각별히 신경쓸 것 ▲주변 가족이나 지인을 위한 문병과 위문을 자제할 것 등을 권고한다. 언론은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으로 마스크 품절'이란 내용을 곳곳 보도하며 마스크를 사기위해 외국인 관광객이 약국 앞에서 줄서 있다는 뉴스가 잇따랐다. '신종코로나, 마스크로 예방하세요'란 타이틀의 기사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TV에서는 정세균 국무총리와 박능후 보건복지부장관 그리고 박원순 시장이 보라매병원을 방문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 대응 상황을 마스크를 쓴 채 설명을 듣는 영상이 보도됐다. 어떤 마스크를 착용해야 할지를 둘러싼 논란도 이때부터 시작된다. N95를 써야 할지 KF80·94·99등 어떤 게 효과가 있는지 혼란스럽다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같은 시기 질본의 마스크 관련 브리핑은 여전히 '호흡기 증상자의 의료기관 방문 시 마스크 반드시 착용'이 유지됐다.1월 28·29일 국토부는 모든 항공사, 철도, 버스 승무원의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28일)한다. 급기야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 이의경 처장은 보건용 마스크 생산을 직접 점검하고 제조를 독려하기위 생산현장을 방문(29일)한다. 이와 함께 식약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예방을 위해 'KF94', 'KF99' 등급의 마스크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한다.2월 12일 2월에 접어들어 질본과 식약처는 의협과 함께 마스크 사용권고 사항을 업데이트 하게 되는데 내용은 큰 변화가 없었다. 보건용 마스크(KF80이상) 착용이 필요한 경우는 ▲호흡기증상이 있는 경우 ▲건강한 사람이 감염 의심자를 돌보는 경우 ▲의료기관을 방문하는 경우 ▲다수 사람을 접촉해야 하거나 감염과 전파 위험이 높은 직업군에 종사하는 사람 등을 포함한다고 했다. 반면 마스크 착용이 필요하지 않은 케이스는 혼잡하지 않은 야외 또는 개별공간으로 한정했다.3월 3일 기저질환자와 건강취약계층 환자가 계속해서 사망하자 마스크 권고사항은 ▲코로나19 의심자를 돌보는 경우 KF94 이상의 보건용 마스크 착용이 필요하며 ▲KF80 이상은 기존의 적용대상에서 건강취약계층, 기저질환자 등이 환기가 잘 안되는 공간에서 2미터 이내에 다른 사람과 접촉하는 경우(예: 군중모임, 대중교통 등)에 착용하란 내용이 추가·개정된다.3월 6일 이런 권고안에도 마스크 수요가 폭증하면서 정부는 3월 6일 마스크 대란에 대한 특단 대책으로 마스크 요일별 판매제(5부제)를 시행한다. 국민은 권고사항과 상관없이 코로나19가 확산일로에 접어 들자 너도나도 쓰기 시작하면서 수요가 폭증했고, 정부는 이에 대응해 공급량을 일시에 관리할 수 밖에 없었다. 결국 마스크 권고사항과는 별개로 정부가 전국민의 마스크 구매량을 일주일 간 1인 2매로 통제하면서 마치 개인별 마스크 구입과 착용을 권장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는 아이러니가 연출된다.이처럼 정부가 발표한 마스크 관련 보도자료와 권고문을 되짚어보면 그 간 논란과 상관없이 놀랍게도 일관됐다. 어찌보면 지나치게 보수적이란 생각이 들 정도다. 마스크 관련 주요 언론 보도와 이슈를 정리하며 든 생각은 정부의 마스크 착용에 대한 권고사항과 국민들의 마스크 사용 행태는 코로나19 초기부터 빗나간 것 같다는 점이다.현재 그리고 미래 확진자가 급증한 현재 시점에서 보면 누가 감염됐는지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중국처럼 처음부터 마스크 착용을 권장하는 게 더 바른 선택이란 생각이다. 막연하지만 그 편이 현재의 확진자 수 급증과 마스크 대란을 막을 해법이었을지 모른다. 그게 아니라면 다른 나라처럼 국민의 이동을 철저히 차단해 굳이 전국민에게 마스크 쓰기를 권장할 필요가 없는 상황을 만들었어야 했다. 결국 사회적 거리두기를 본격적으로 시행한 지금, 확진자의 비말 감염 차단을 위해 개인이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선택은 마스크 쓰기와 손씻기 정도로 보인다. 내가 감염자인지 아닌지 조차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마스크 권고안은 국민 위기 체감도와 차이가 상당했는데, 실제 권고문 어디에도 모든 국민이 마스크를 착용하라는 내용도 없는 동시에 마스크를 착용할 필요가 없다는 구체적인 내용도 없었다. 미국CDC(질본)나 WHO 등은 일상적으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도 된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내긴 했지만 이들 역시 가이드라인 어디에 반영이 됐는지, 어떤 문장이 그 의미를 지녔는지 파악하기 어려웠다. 우리나라와 해외 보건기관 권고문에 통상적인 일반인이 마스크를 착용할 필요가 없다거나 아니면 착용해야 한다는 내용이 구체적으로 명시되지 않았다는 점은 세계사회가 깊이 고민해야 할 일이다.사실 코로나19가 야기한 마스크 착용 혼란 사태는 이미 미세먼지가 한반도를 뒤덮었을 때 우리 정부와 국민 모두가 겪은 바 있다. 미세먼지가 연일 지속되자 미세먼지 경보 애플리케이션은 초미세먼지 경보를 울렸고, 언론은 외출 시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라는 보도를 일제히 쏟아냈다. 역설적인 점은 미세먼지가 많은 날 마스크를 굳이 착용하지 않아도 되며, 마스크가 모든 미세먼지를 차단할 수 없고 어떤 경우에는 되레 건강에 해가 된다는 뉴스 역시 같은 시점에 쏟아졌다는 사실이다.우리는 언젠가 마스크 정책을 근본부터 진단해야 한다. 신종 바이러스와 미세먼지, 이 두가지 상황에서 마스크는 1순위 정책이 아니다. 궁극적으로 코로나19는 감염경로를 차단하는 게 목표여야 하고, 미세먼지는 대기 내 미세먼지를 줄이는 게 관건이다. 마스크는 상황 극복을 위한 최소한의 수단이다.오늘도 국민은 코로나19와 미세먼지로 촉발한 혼란스러운 마스크 정책에 여전히 어리둥절하다. 이젠 정부가 어떤 말을 해도 사실상 전국민이 그냥 마스크를 쓰는 게 일상이 됐다. 마스크를 써야 할지, 어떤 마스크를 쓰면 되는지,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되는 기준은 정확히 무엇인지 여부가 전혀 중요하지 않은 정보가 됐다. 위기 때 소통은 근거도 중요하지만 메시지의 적시성 역시 중요하다. 현 시점에서는 정부의 마스크 관련 발표가 근거가 있더라도 국민이 이를 신뢰하지 않으며 한편으로 근거나 정부 발표 자체를 무시하는 지경에 이르게 된 것 같아 아쉬울 따름이다.현재 확진자수가 어느 정도 통제가 되면서 코로나19 마무리 시점에 재차 정부의 대국민 마스크 소통은 불가피 할 것이다. 지하철이나 버스를 탈 때 마스크를 안써도 타인의 눈총을 받지 않는 시점은 언제인지, 택시 뒷문에 마스크 미착용자는 택시 이용이 불가하다는 스티커는 언제쯤 떼도 될 지, 마스크 없이 의료기관을 방문해도 되는 시점은 언제인지 국민 질문이 터져나올 테다. 이번에는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는 기쁜 소식을 정부가 국민 신뢰 속 명확히 적시하길 기대한다. 동아의대 김대철 부교수 이력 동아대 의대 졸업(의학박사) (현) 동아대병원 병리전문의 (현) 동아의대 병리학교실 부교수 (전)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바이오생약심사부장 (전) 대한병리학회 정보이사 (전) 대한병리학회 보험위원 (전)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남부분소 법의관2020-03-30 15:20:10데일리팜 -
[기자의 눈] 코로나 장기화, 구조조정 능사 아니다[데일리팜=어윤호 기자] 역대급 재난 사태 코로나19 확산으로 제약업계 역시 힘들다. 계속되는 재택근무에 경영진은 막연한 불안감을 느끼고, 실적 걱정도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시국이 시국인 만큼, 거래약정서도, 처방 통계도 확인하기 어렵고, 고객을 만날 수 없는 영업사원들은 대부분 정해진 업무보고 외 디테일 시뮬레이션, 학술 교육 등 다양한 테스트로 주업무를 대체하고 있는 현실이다.수많은 회사들은 휴가를 권고(?)하고 있지만 따르는 직원들은 많지 않다. 정부 차원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읍소하는 상황에서 개인 휴무 소비는 누가봐도 아까운 것이 맞다.경제적 이익(?)을 제공할 수 없는 상황이 많아지니, 의사들의 행위(처방)에 대한 영향력은 당연히 떨어질 수 밖에 없다.다같이 힘든 상황이지만 영업사원은 구조조정의 1순위 타깃이 되고 ,일비 등 지원정책에 변화를 준다. 예산은 줄이면서 매출은 유지하라고 관리자들은 말한다.그나마 다국적제약사처럼 ERP가 존재하지 않는 국내사의 감원은 잔인하며, 제품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국내사 영업사원들의 실적관리는 더 힘들다.물론 이전부터 잘나가는 '영업왕'들이야 시기와 상관없이 승승장구한다지만 대다수의 영업사원들의 업무 스트레스는 지난 몇년 간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문제는 회사들이 어려운 시기만 되면 '영업사원'을 걸고 넘어진다는 점이다. 쌍벌제, 시장형 실거래가제, 일괄 약가인하, 리베이트 조사 등 대형 이슈가 터질때면 제약사들은 우선 이들을 탓해 왔다.몇몇 제약사들은 실적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회사를 그만둔 일부 영업사원에게 퇴직금을 제대로 지급하지도 않는다.또 소수의 회사들은 느닷업이 실적이 좋지 못한 개원가 영업사원을 병원으로, 병원 영업사원을 약국으로 보낸다. 얼마 못가 강제 이동을 당한 영업사원들은 회사를 그만두기 시작한다. 각자에 맞는 변화를 견디지 못하는 나약함 때문에 그런 것일까?코로나19 사태와 어려운 영업환경 속에서도 발품을 팔며 현장을 뛰어온 영업사원들 때문에 생긴 것은 아니다. 상황이 어렵다는 것은 영업사원들도 충분히 알고 있다. 어려운 시기에 감원은 어쩔수 없는 선택인 것도 맞다. 하지만 미래를 위한 경영진과 일선 직원들 간 마음을 터놓은 충분과 교감과 고민의 과정은 반드시 필요하다.2020-03-30 06:16:22어윤호 -
[데스크 시선] 주민센터가 마스크 팔면 줄서지 않을까?[데일리팜=강신국 기자] "주민센터에서 마스크 판매한다고 줄 서지 않을까요?" 미래통합당의 마스크 총선 공약을 접한 뒤 약사가 한 말이다.총선을 앞두고 보수야당의 공적마스크 때리기가 계속되고 있다. 공적마스크 대책은 국민의 신뢰를 상실했다며 주민센터와 통-반장을 통해 마스크를 공급하겠다는 총선 공약도 내걸었다.과연 공적 마스크 유통이 국민들의 신뢰를 상실했을까? 뉴스1이 최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정부의 마스크 5부제 도입에 대해서는 '매우 잘하고 있다'는 응답이 22.7%, '잘하고 있는 편이다'는 응답이 41.4%로, 긍정평가가 64.1%였다. 반면 '매우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15.7%, '잘못하고 있는 편이다'는 18.2%로 부정평가는 33.9%였다.충분한 공급량은 아니지만 '적어도 1주일에 2장씩은 살 수 있다'는 심리적인 안정감이 긍정적인 평가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특히 마스크 5부제 시행, 한 달을 맞는 시점에서 줄을 서는 구매자들도 확연하게 줄었고, 재고가 쌓이기 시작하는 약국이 나오자 약국별 공급량 조절도 들어갔다.시행 초기 혼란기를 겪다, 이제야 안정기에 접어든 약국 공적마스크 5부제에 대한 야당의 박한 평가는 왜 나올까?마스크 5부제는 문재인 정부가 마스크 수급 대란을 잠재우기 위해 내놓은 승부수였다. 폭발적인 가수요를 억제할 수단이 필요했는데 궁여지책으로 나온게 바로 약국을 통한 5부제였다. 대만 방식을 그대로 차용했다고 해도 무방하다.그러나 시행초기, 약사들은 엄청나게 고생을 했다. 몰려드는 구매자들과 줄을서다 마스크가 매진이라도 되면 욕설과 항의는 모두 약사 몫이었다. 마스크 있냐는 전화문의만 하루 200통이 넘었다고 한다.오죽했으면 문재인 대통령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약사들을 격려한다는 글을 올렸을까?야당은 약사나 약국이 싫은 게 아니었다. 정부 정책에 대한 불만이 표출된 것이다. 5부제가 시행됐어도 마스크 대란이 이어져야 총선에서 유리한 국면을 맞을 수 있다는 계산도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총선이 더 급하기 때문이다.신분증 확인을 통해 1주일에 2장만 살 수 있는 5부제는 불편한 제도다. 개선해야 할 점도 분명히 있다.정부 정책을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게 야당 역할이다. 그러나 공적마스크 판매 한 달이 지난 시점에서 마스크 판매에 녹초가 된 약사들에게 주민센터나 통반장을 통해 마스크를 판매하자는 공약은 어떤 의미일까?2020-03-29 22:58:13강신국 -
[기고] 마스크에 울고 웃는 날, 그래도 뿌듯한 이유홈쇼핑 특급 쇼호스트도 아닌 내가 오늘은 매일 완판이다. 요즘 제일 핫한 아이템인 '마스크!' 아침에 판매를 시작하면 한 두시간이 못 가 완판이다. 덕분에 종일 "죄송해요. 오늘 판매는 끝났습니다"만 반복하게 된다. 얼마 전 기사에도 났던 '없무새'가 된다.나라가 생긴 이래 이렇게 전국민이 약국을 찾고 관심을 가진 적이 있었던가! 생긴 지 20년이 넘은 약국을 찾아 "언제 약국이 생겼어요? 나 이 동네서 몇 년을 살아도 여기 약국 있는지 몰랐네" 라고 하시는 분들도 있고, 새삼스레 "어! 약국이 바뀌었네?!" 라고 하시는 분들도 계신다. 하루 종일 앵무새처럼 같은 말을 반복하느라 퇴근할 때면 목이 칼칼해진다. 마스크를 팔기 위해 평소보다 일찍 출근해서 마스크를 팔고 평소보다 늦게 퇴근하느라 독감 유행시기에도 끄떡 없던 내가 급기야 대상포진에 걸릴 정도이니 마스크 대란은 마스크를 구매하는 분들에게도 판매하는 사람에게도 힘든 일임에는 분명하다.상가 1층에 위치한 약국인 탓에 다른 가게 오픈에 피해를 주지 않으려 평소보다 일찍 약국을 오픈하고 마스크를 판매하고 있다. 손님들이 일찍 오시기에 나도 조금씩 일찍 나오다보니 평소보다 30분 이상 일찍 나와서 마스크를 판매하니 추운 날씨에 기다리시다 감기에 걸리지 않을까 걱정도 되지만 그래도 아침에 빨리 살 수 있어 다행이라고 해주신다. 가뜩이나 나이드신 어르신들이 많은 동네라 새벽부터 나와 기다리시다가 다른 편찮은데가 생기시지 않을까 걱정되서 한마디 건내면 "나보다 약사님이 이것 때문에 힘들어서 어째요", "우리는 괜찮아 이렇게 살 수 있게 해주니 고맙지"라고 해주시는 분들 덕에 힘이 난다.초반에는 너무도 힘들어서 공적마스크 판매를 중단할까 심각하게 고민한 적도 있다. 그렇지만 인구 밀도 높은 아파트 촌에서 나 편하자고 마스크 판매를 중단하면 안될 것 같아 내가 편한 방법을 찾다 보니 나도 만족스럽고 환자도 만족스러워지는 것 같다. 잔머리든 아이디어든 내 몸 좀 더 편해볼까 고민하면서 판매 하다 보니 "이번주는 지난주보다 나은거 같네", "똑부러지게 하니까 좋아"라는 긍적적인 평가도 이어진다.요즘에는 처방은 반토막이고 팔리는 것은 마스크 뿐이라 다음 달 카드값은 어찌 메우나 시름이 깊어지지만 마스크 사고 나가셨다 불쑥 들어오신 손님이 "이거 먹고 힘내"라며 쥐어주시는 음료수 하나에, "요즘 보니 얼굴이 반쪽이야"라며 슬쩍 건네주고 가시는 간식거리에 웃음이 나고 "똑 같은 질문 수백 번 들을 텐데 짜증 안 내고 맨날 생글거려서 내가 감동했어"라며 처방전 내미시는 손길에 힘이 난다.마스크 판매가 너무도 힘이 든 것은 사실이다. 다시 나에게 선택하라고 하면 아마 쉽게 마스크를 팔겠다고 선택 못 할 수도 있다. 체력짱 긍정여왕인 나에게도 우리 딸 키우는 것보다 힘든 것은 처음이라고 할 정도로 힘에 부치는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나는 이번 마스크 판매로 대상포진과 함께 동네 주민의 인심은 얻은 것 같다. 어차피 해야 하는 일 열심히 하자 했던 내 마음을 오시는 분들도 알아주시는 것 같아 뿌듯하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이 사태가 끝나고 나면 모든 약사님들이 '고생했지만 뿌듯했다', '마스크 판매하길 잘한 것 같다'고 평가할 수 있길 기대해본다. 비록 오늘은 마스크 한 장에 울고 웃을 지라도.2020-03-27 09:38:08현고은 약사 -
[기자의 눈] 코로나 장기화와 제약기업의 한숨[데일리팜=안경진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총체적 난국에 봉착했다. 일선 병·의원과 약국들이 영업사원들의 방문자제를 요청하고 춘계학술대회를 비롯한 각종 행사와 세미나가 취소되면서 영업 마케팅 창구가 막혔다.제휴업체는 물론 사내 미팅도 정상적인 진행이 어려워 사실상 업무가 마비된 상태다. 당장 2월까지 처방실적은 큰 타격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코로나19 확진자수가 급증한 3월 이후에는 실적악화가 가시화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글로벌 진출전략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올해 초 대부분의 상장 제약바이오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화두로 내세웠던 '글로벌 도약' 목표는 팬데믹(감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여파로 무색해졌다. 26일 오전 9시 기준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수는 45만명을 넘었고, 사망자수는 2만명을 돌파했다. 특히 유럽, 미국 내 확진자수가 급증하면서 국제학술대회가 줄줄이 연기 또는 취소되는 실정이다.미국암연구학회(AACR)는 4월말로 예정됐던 연례학술대회 일정을 미루겠다고 선언하고 개최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 미국임상종양학회(ASCO)는 5월말 개최되는 연례학술대회를 온라인 프로그램으로 대체하기로 결정했다. 해외 연구자들과 다국적 제약사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한 학술행사에서 자체 개발한 항암신약 데이터를 소개하고 글로벌 기술수출 가능성을 타진하려던 국내 기업들의 계획에도 차질이 생길 수 밖에 없다.야심차게 상장을 준비하던 기업들은 증시가 급등락을 반복하면서 기업공개(IPO) 일정을 기약없이 연기하고 있다. 신생 바이오기업들은 해외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유치할 통로마저 차단되면서 기업생존을 위협받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 기업의 장기 성장이 걸려있는 글로벌 임상 진행에도 위기감이 드리운다. 해외 의료기관들이 코로나19 환자에 인력, 장비 등 모든 자원을 쏟아부으면서 피험자 모집이 수월하지 못한 탓이다.외신들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벌써부터 소규모 바이오기업들이 임상시험 계획을 철회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미국식품의약품국(FDA)은 임상시험을 진행할 때 피험자가 병원을 직접 방문하는 대면 모니터링 대신 웨어러블기기, 스마트폰 등을 통해 원격으로 참여하는 가상 방문 형식으로 전환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갑작스런 요구에 화이자, 머크, 애브비, 존슨앤드존슨(J&J) 등 빅파마들도 이렇다 할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급기야 일라이릴리와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은 피험자모집을 시작하지 않은 일부 신약 파이프라인의 임상 시작시기를 미룬다고 선언했다. 코로나19 치료제나 백신, 진단키트가 아니라면 정상적인 임상진행이 어렵다는 분위기다. 국내 기업이 주도하는 글로벌 임상이나 신약 허가일정도 영향을 받지 않으리라 장담할 수 없게 됐다.코로나19가 소강상태에 접어든다 하더라도 기업들의 운영이 정상 궤도로 회복되기까지 얼마만큼의 시간이 걸릴지는 미지수다. 벌써부터 올해 실적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하루빨리 코로나19 확산세가 사그라들길 기다려본다. 어려운 시기는 지나간다. 제약바이오업계의 극복을 응원한다.2020-03-27 06:13:25안경진 -
[기자의 눈]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국민 동참 절실[데일리팜=이혜경 기자] 정부가 3월 22일부터 4월 5일까지 15일 간의 기간을 코로나19와 전쟁에서 승기를 잡는 결정적 시기라고 못박았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21일 대국민담화를 통해 "훨씬 더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필요하다"고 했고, 정부와 공공기관운 '복무관리 특별 지침'을 마련하고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에 동참했다.사실 정부의 이 같은 방침은 조금 늦은 감이 없지 않다. 정부는 '훨씬 더 강력한'이라는 형용사를 붙인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조하고 있지만, 앞서 전문가들은 3월 초부터 코로나19 확산 차단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제안했다.대한의사협회의 '3-1-1' 캠페인이 그것인데, 의협은 사회적 거리두기(social distancing)에 익숙해지기 위한 일주일로 3월 첫 째주를 제안했었다. 당시 제안 내용을 보면 정부와 지자체도 코로나19와 관련 없는 직원들은 한시적인 2부제 근무 등을 고려해달라는 것이 포함됐지만, 이 캠페인은 공허한 외침에 그쳤다. 만약 그 때 정부가 전문가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지금과 같은 방침을 세웠더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뒤늦게 든다.조금 돌아왔다. 하지만 늦었다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포기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당장 4월 6일부터 초·중·고등학교가 개학한다. 온라인 강의로 수업을 시작한 대학교 또한 4월 6일 이후부터 오프라인 수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막을 수 없는 움직임이 시작되는 만큼, 앞으로 보름이 코로나19의 확산을 막을 수 있는 데드라인이다.정부의 강력한 권고는 국민을 움직일 수 있는 힘이 된다. 대국민담화에 실린 권고사항은 다음과 같다. 종교시설 실내 체육시설, 유흥시설 운영을 중단하고 불가피하게 운영할 경우 시설업종별 준수사항을 지키고, 국민들은 보름 간 다중이용시설 이용을 자제해달라. 다중이용시설 이용 자제란 생필품 구매 등을 제외한 외출은 자제하고 사적인 집단모임이나 약속, 여행을 연기하거나 취소하라는 것을 의미한다.우리의 보름은 코로나19에 맞서, 새로운 일상을 준비할 수 있는 변곡점이다. 그동안 정부의 강력한 권고사항이 없었다는 핑계 아닌 핑계를 대면서 '나만 아니면 돼'라는 안일한 생각을 했던 사람들이 있었다면, 이번 만큼은 달라지길 바란다.기자 역시 총리의 대국민 담화 발표 당일, 핸드폰 스케줄러에 꽉 찼던 저녁 약속을 '죄송하다'는 말과 함께 하나하나 취소했고, 매주 운동하던 필라테스도 2주 동안 홀딩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나 하나 쯤이야'라는 생각을 버리고, 모두가 딱 보름간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해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 승리해 일상으로 돌아가는 그 날을 기다려본다.2020-03-25 16:39:25이혜경 -
[기고] 이주민 차별하는 공적마스크 정책 개선해야시민이 들어와 외국인 등록증을 내민다. 외국인 등록증 번호대로 입력하고 새로 부여된 한글 이름을 숙지한 후 의료보험 프로그램에 가서 수진자 조회를 하자 ‘의료보험료 체납’이라고 뜬다.이럴 때 약국에서는 특히 조심스럽게 말을 꺼낸다. "의료보험료를 안 냈다고 확인이 돼서 공적 마스크를 드릴 수가 없겠네요.""뭐라구요. 저는 한국에서 사는 사람이 아닙니까. 왜 안 된다는 거죠. 그럼 우리는 병에 걸려 죽으라는 말인가요. 우리가 무료로 달라는 것도 아니구요."일선 약국에선 공적마스크를 놓고 이같은 실랑이들이 많이 생길 것이다. 약사로서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정부는 애초에 공적 마스크 공급을 발표하면서 국민들에게 공평한 보급을 약속했다. 하지만 정작 외국인 등록증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건강보험 가입자로 제한한다는 조항 때문에 차별을 받고 있다.가령 6개월 미만 체류 이주민이거나 A회사에서 B회사로 옮기기 전엔 의료보험 가입자 자격을 상실하게 된다. 이 때엔 공적 마스크를 구입할 수 없다. 또한 사업등록 없이 영농 사실 확인만으로 이주노동자를 고용한 업체에 소속된 이주민도 구매 자격에서 배제되고 있다.이주민 지원단체를 통해서 파악해 본 결과 250만명의 체류 외국인 중 미등록자 39만명, 단기 체류자와 관광통과 46만명이 완전히 배제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건강보험 의무가입이 2021년까지 유예돼 건강보험에 가입되지 않은 10만 유학생들 또한 마스크 구매가 불가하다.정부가 공평한 마스크 공급을 선언했지만 정작 구매자격에서는 공평함보다는 외국인,이주민 차별을 둔 것이다. 인간의 건강권은 그 어떤 차별도 있어선 안된다는 생각이다.더구나 공적마스크를 무료로 배급하지 않는 상황이라면 모든 사람이 건강권을 위한 마스크 구매에 차별이 느껴선 안된다.지금처럼 공적마스크 공급에서 이주민을 차별할 경우 한국사회를 평가할 때 코로나 대응을 잘 했다 할지라도 인종차별 국가라는 오명을 남길 수 있다. 성숙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건강권에서 만큼은 어느 누구라도 차별받지 않도록 해야한다.바이러스는 사람을 가리지 않는다. 이주민과 외국인의 경우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거나 의료 정보 등이 제 때에 제대로 전달되지 못 한다. 지역사회 방역에 허점이 생길 수 있다.'우리 국민들 쓸 마스크도 없는데 외국인까지 챙겨야 하냐' 라는 시선으로 그들을 차별한다면 방역에 허점을 드러내게 되는 것이다. 차별없는 공적 마스크 구매 자격 부여야말로 제대로 된 코로나 대응의 출발점이다.약국에선 안타깝게도 공적마스크 외 사적마스크의 유통이 원활하지 않다. 부직포 마스크가 조금씩 풀리지만 모든 약국에 끊이지 않게 유통되는 상황도 아니다.한국사회는 1500원짜리 마스크 2장을 통해 울고 웃고 하는 상황이 돼 버렸다. ‘약국에 방문해서 자격이 없으므로 마스크를 드릴 수 없습니다’라는 말 한마디에 온갖 폭언을 퍼붓고 위험한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특히 이주민이나 외국인들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상실감을 느끼며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모두가 차별없이 공적 마스크 공급을 받을 때 코로나로 인한 국민들의 상실감이 치유될 수 있을 것이다.정부는 이주민 건강권을 보장해야 한다. 공적 마스크 공급에서 체류 자격과 건강보험 가입자에 한하는 것은 명백한 차별이다. 지금이라도 이주민을 포함한 모든 사람들에게 공적마스크 구매자격을 부여해야 한다.[필자 약력] ▲숙명여대 약학대학 ▲서울대학교 임상약학 교육과정 이수 ▲부천 부부약국 ▲현 부천시약사회장2020-03-25 10:00:31윤선희 부천약사회장 -
[사설] 해외 현지실사, 한시적 서류심사 대체 환영의약품·의료기기에 대한 해외 현지실사가 서류 심사로 대체된다. 식약처의 이 같은 판단은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병의 전세계적 확산 영향으로 국내 의약·의료제품 허가 일정과 수급에 차질이 없도록 한시적으로 조치한 것으로 평가된다. 기한은 6월말까지며, 이후부터 연장 여부는 코로나19 확산 상황을 예의주시 후 방향성을 설정할 계획이다.사무·행정 컨트롤타워인 제약기업 등 본사는 재택근무가 가능하지만 공장은 본연의 특성상 확진자 발생 시, 최악의 경우 1달 이상 생산이 올스톱될 소지가 크다. 따라서 이번 결정은 국내외 제약바이오업계 생태계 이해는 물론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합리적이고 현명한 판단이라는 게 업계의 지배적 의견이다.허가를 신청한 품목 가운데 해외제조소에 대한 제조·품질관리기준(GMP) 실사가 필요한 경우, '의약품실사상호협력기구(PIC/S) 가입국에서 실시한 실태조사 보고서'로 대체해 서류심사를 진행한다. 다만, PIC/S 보고서가 제출되지 않거나 부적합 이력이 있는 경우에는 코로나19 상황을 지켜본 후 현지 실태조사를 재개하기로 했다. 이처럼 신속하면서도 과감한 조치를 내릴 수 있었던 이유는 그동안 식약처 스스로가 꾸준히 '규제 과학' 역량과 인프라를 성장·발전시켜 온 결과로 해석된다.이번 서류심사로 전환해 허가된 제조소는 추후 신규 품목허가 신청·정기점검과 연계해 실태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바이오의약품·한약(생약)제제도 신청된 품목 중 현지 실사가 필요한 경우라 할지라도 서류심사로 전환, 서류심사를 받은 제조소는 이듬 해 점검 대상으로 우선 선정할 방침이다. 의료기기도 해외제조소에 대한 현장실사를 서류검토로 대체하되, 추후 제조소 불시점검 등을 통해 품질관리 실태를 확인할 계획이다.앞서 살펴봤듯이 이번 한시적 서류심사는 코로나 19에 따른 현지실사에 대한 잠정 연기지 '서류심사=규제완화=요식행위=허위문서'라는 왜곡된 방정식을 대입해 '기회는 이때다'는 식의 불법이 자행되어선 안된다. 식약처·제약바이오업계는 실제에 부합하는 자료 제출과 면밀한 서류심사를 통해 안전과 품질이 확보된 의약품·의료기기가 허가될 수 있도록 PIC/S 가입국 등 해외 규제당국과 제조소 실태조사 결과를 긴밀히 공유해야 함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이와 관련된 허위조작 발견 시, 일벌백계의 벌칙조항 마련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다.2020-03-23 06:15:06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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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마스크 수요예측 실패한 식약처[데일리팜=이탁순 기자] 식약처가 이렇게 보건용 마스크 때문에 곤욕을 치를지는 몰랐을 것이다. 코로나19 환자 증가로 수요가 공급을 훨씬 초과하면서 식약처는 마스크 공급 관리에 우선순위를 두고 업무를 보고 있다.아무도 예상 못 했던 일이다. 매점매석 단속을 시작할 때도 내부에서는 불멘소리가 들렸다. 식품과 보건제품의 안전성·유효성 심사라는 고유의 업무 대신 마스크 공급관리에 힘 뺀다는 것이었다.그러나 마스크 구매가 전 국민의 관심사가 된 요즘 마스크 공급관리는 식약처의 주업무가 됐다. 부서 다수 인원들은 마스크 제조업체에 지원 업무를 나가고 있다. 양진영 차장은 햐루 250~300명이 현장에 파견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현장에 나간 직원들은 마스크 생산이 원활하게 돌아가는지, 공급 배분은 초과·부족없이 적정하게 이뤄지는지 점검하고 있다. 이러다보니 부서에는 최소 인원만 남아 기존 업무를 보고 있다. 비상 시국인만큼 업무 과부하는 불가피하다.식약처는 대구 신천지 환자에서 확진자가 쏟아지기 전까지는 마스크 공급이 이렇게 달릴 줄은 예상 못한 것 같다. 그도 그럴것이 장기간 미세먼지 문제가 발생해도 마스크는 약국에서 손쉽게 구매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1월말 식약처는 바이러스로부터 호흡기를 보호하려면 KF94 이상 마스크를 쓰라는 여유까지 있었다. 그러다 2월초에는 KF80도 충분하다는 권고가 있었고, 지난 3월 3일에는 감염 우려가 높지 않으면 면마스크도 사용이 가능하다고 제시했다.최근엔 KF94 마스크 대신 필터 소모량이 덜한 KF80으로 생산을 전환 유도하고 있다. 마스크 공급량이 수요량을 따라가지 못하면서 권고되는 마스크도 단계가 낮아지고 있는 것이다.초기 KF94 이상을 권고한 게 식약처의 실책이라고는 볼 수 없다. 현재 허가사항에도 KF94 이상 마스크만 바이러스같은 감염원으로부터 호흡기를 보호할 수 있다고 돼 있기 때문이다. KF80은 황사나 미세먼지 등 입자성 유해물질로부터 보호하는 기능만 갖고 있다.이에 과학적으로 증명된 원칙대로 코로나19 발병 초기 KF94를 권고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대규모 지역감염이 일어난 다음 마스크 수요예측을 제대로 못했다는 비판에선 자유로울 수 없다.수요폭발에 대비해 일찍이 국민을 설득해야 했다. 지금처럼 국민들이 일주일에 2장 밖에 살 수 없다는 불가피성을 설명하면서 너무 불안에 떨지 않도록 메시지를 줘야 했다.5부제가 시행된 9일보다 훨씬 이전에 그런 메시지가 나왔어야 했다. 마스크를 구매하려고 약국에 줄을 서기 시작할 때 "보건용 마스크의 원활한 생산·공급을 위해 최대한 지원하겠다"는 원칙적인 메시지를 내기엔 이미 때는 늦었다.2020-03-20 16:24:53이탁순 -
[기자의 눈] 마스크, 더 이상의 정치적 이용 안된다[데일리팜=정혜진 기자] 전염병 공포가 모든 일상을 바꿔놓았다. 특히 코로나19 사태에 필수품이 된 마스크가 국가적 이슈를 넘어 권력이 됐다. 덩달아 마스크 생산업체는 물론 유통, 판매에 관여하는 모든 업체와 약국이 이례적으로 국민적 관심을 받고 있다.당장 다음달 총선을 앞두고 있어서인지, 이번 코로나19와 마스크는 국민의 건강과 안전이라는 측면에 앞서 유난히 정치적으로 악용된다는 느낌이다.최근 마스크 배송업체 지오영에 대한 의혹이 대표적이다. 한 주가 채 지나기도 전, 마스크 유통권을 둘러싼 특혜 의혹 제기와 확산, 반박·해명, 논란 소멸에 이르는 과정이 신속하게 진행됐다. 거의 모든 국민이 지금까지 알지 못하던 '지오영'이라는 의약품 유통업체 이름을 기억하게 됐다. 유통업계 안에서도 비슷한 분위기가 없지 않았다. 약국 대상 의약품 유통업체들 사이에는 마스크 유통을 하는 곳과 하지 않는 곳 사이에 괴리감이 형성됐다. 마스크 유통을 이권으로 접근한 결과였다. 공적마스크라 해도 마진이 없지 않으니, 어마어마한 물량을 소화하면 분명 이익이 남을 것이란 계산이, 배송 유무에 따라 업체 간 감정을 상하게 한 것이다.하지만 유통업계 안의 괴리감도 금새 해결수순을 밟고 있다. 마스크 포장, 배송이 한 달 가까이 거듭되면서 '마진'으로 해석해온 마스크 배송 안에 포함된 업체들의 적지 않은 희생과 직원들의 말 못할 고생, 포장 여건의 어려움들이 알려지면서부터다.다행히 마스크 배송을 하지 않던 업체들도 같이 참여해 고생을 나눠가질 방법이 없는지 고민하고 있다. 이권다툼으로 치달을 수 있었던 마스크 이슈가 여러 업체의 협조와 참여로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문제는 앞으로다. 워낙 큰 이슈인 탓일까 마스크가 정치적으로 이용되고 또 다른 의혹을 만들어낼 여지가 남아있다. 유통업체들은 벌써 코로나19 이후를 걱정하고 있다. 국가 위기 사태가 끝나고 마스크 시장이 안정을 찾아도, 마스크가 여전히 정치적으로 이용될 거란 불안감이다.당장 다음달 진행되는 총선 과정에서, 가을에 열릴 국정감사에서 마스크 문제는 또다시 불거져 핵심 이슈로 다뤄질 게 분명하다. 배송업체들은 이런 이유로 고생만 하고 욕까지 먹지 않을까, 국세청조사 같은 직접적인 피해는 없을까 우려하고 있다.지친 직원들에게 '나라와 국민이 어려운 때에, 우리가 배송하는 마스크가 보탬이 된다'는 생각 하나로 이 상황을 이끌어가고 있는 배송업체 관리자들은 부정적인 이슈에 휘말려 직원 사기가 저하될까 벌써 걱정하는 눈치가 역력하다.최근 약국 의약품 유통업체들이 모인 자리에서 의혹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지금까지 노력이 물거품이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투명하게 마스크를 다뤄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이 자리에는 현재 마스크 배송을 하는 업체와 그렇지 않은 업체가 모두 모였는데, 만약 지금보다 마스크 배송담당 업체가 늘어난다 해도 투명성이 담보돼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마스크 재고 관리부터 마진, 약국 별 배송 상황 등 모든 것에 의혹의 여지를 없애자는 것이다.이러한 유통업체들의 바람이 큰 무리없이 이뤄지길 바랄 뿐이다. 코로나19 사태의 종식은 물론, 마스크를 둘러싼 이권 다툼과 의혹도 해결되길 바란다. 앞으로 예정된 수많은 정치성 이벤트에 마스크에 관련된 모든 노력한 관계자들이 함부로 악용되지 않고 말이다.2020-03-19 16:29:32정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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