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시행착오와 신약수출 전략의 진화
- 안경진
- 2020-08-24 06: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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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은 이달초 비알콜성지방간염(NASH)을 치료하기 위한 바이오신약의 글로벌 판권을 미국 MSD에 이전했다. 기술이전 규모는 한화로 약 1조원(8억7000만달러) 규모다. 반환의무가 없는 계약금으로 1000만달러를 챙겼다. 상업화 이후 매출액에 따른 로열티는 별도 수취하는 조건이다.
업계에서 이번 기술이전 계약에 남다른 의미를 부여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에피노페그듀타이드'로 명명된 GLP-1 기반 이중작용제가 불과 1년 전 얀센으로부터 돌려받은 파이프라인(HM12525A)이라는 점에서다.
'에피노페그듀타이드'는 개발 과정에서 우여곡절이 많았다. 지난 2015년 11월 얀센과 당뇨/비만 적응증으로 총 9억1500만달러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면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이듬해 11월 환자모집이 일시 유예됐다. 이듬해 6월 임상시험이 재가동됐지만 작년 7월 권리가 최종 반환되고 말았다. 얀센은 판권반환 당시 "중증 비만을 동반한 제2형 당뇨병 환자 대상의 2상임상 2건을 분석한 결과, 체중감소 목표는 충족했지만 혈당조절 효과가 내부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라고 언급했다.
이를 긍정적으로 해석하면 비만 치료효과만큼은 충분히 입증했다고 받아들일 수 있다. 이후 공개된 2건의 임상데이터는 비만치료제로서 잠재력을 나타냈다. 시험약을 투여받은 피험자들은 12주 후 유의한 체중감소를 나타냈고, 블록버스터 비만치료제 '삭센다'와 비교 연구에서도 뒤지지 않는 유효성과 안전성 프로파일을 확보했다.
권세창 한미약품 대표가 올해 초 JP모건헬스케어컨퍼런스에서 'HM12525A'를 핵심 과제로 지목하고, 세계 최초의 주1회 투여 비만치료제로 개발하겠다고 선언한 데는 이 같은 자신감이 깔려있었던 셈이다. 한미약품 경영진은 GLP-1 기반 이중작용제의 회생프로젝트를 가동한지 1년 여만에 새로운 기술이전 계약을 성사시키면서 랩스커버리 플랫폼기술에 대한 신뢰회복에 성공했다. 기술이 반환됐다고 해서 끝이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 확번 확인시키는 한편, 4년 여만에 빅파마와 조 단위 계약을 체결하면서 R&D 내공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지난주 유한양행과 프로세사파마슈티컬즈의 계약에서도 시사점을 찾아볼 수 있다. 유한양행은 미국 바이오텍 프로세사파마수티컬에 기능성 위장관질환 치료후보물질 'YH12852'의 글로벌 판권을 이전했다. 총 계약규모는 한화 기준 약 4872억원(4억1050만달러), 반환의무가 없는 계약금은 200만달러다. 계약금은 전액 프로세사 주식으로 받고 총 기술수출금액 내에도 450만달러 상당의 주식이 포함돼 있다.
계약상대가 잘 알려지지 않은 소규모 바이오텍인 데다, 즉각적인 현금 유입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업계 주목도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하지만 'YH12852'의 개발 히스토리를 살펴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YH12852'는 유한양행이 자체 개발한 합성신약 후보물질이다. 유한양행은 2013년 건강한 성인 대상의 국내 1상임상에 착수해 우수한 장운동 개선 효과를 확인하고, 환자 대상의 2상임상을 진행했다. 하지만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하면서 2년가까이 계류 중인 상태다. 프로세사는 내년 초 미국식품의약국(FDA)과 미팅을 갖고 2상임상 진입 계획을 타진한다고 알려졌다. 2018년 이후 별다른 개발 진척이 없었던 신약 파이프라인을 위장관 분야에 특화된 바이오텍에 넘기면서 전환점을 마련했다는 점은 높이 평가받을 만하다는 분석이다. R&D 전략을 구사할 때도 선택과 집중, 효율적인 '엑시트' 전략을 구사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몸소 보여줬다.
그동안 국내 제약기업들은 많은 기대와 쓴맛을 보며 적잖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수많은 시행착오는 신약 기술수출 전략의 진화로 이어졌다.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이 글로벌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할 때 '실리'에 눈뜨기 시작했다는 점이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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