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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전문가요? 약사는 환자 몸도 마음도 살펴야죠"[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약국을 찾았는데 건강은 물론이고 마음까지 살펴주는 약사가 있다면, 환자는 어떤 생각이 들까.홍정은 약사(47, 중앙대 약대)는 최근 심리상담센터장, 근무약사, 약정원 학술 담당 팀장, 약사 단체 홍보 담당 등 다양한 캐릭터로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인천 송도에서 파란숲심리상담센터를 운영 중인 홍 약사는 상담심리학 석사를 취득한 후 연세대 상담코칭 고위자과정을 수료하고 국가공인 가족상담전문가, 임상심리사 자격증을 취득한 전문 심리상담사다.약대 졸업 후 10년 간 근무약사, 제약사, 국립병원 근무를 거쳐 개국까지 약사의 직을 걸고 할 수 있는 모든 경험을 해본 후 상담심리학을 공부하고자 결심했다.약사인 그가 왜 상담심리학에 눈을 돌리게 됐을까. 당시 개인적으로 심리가 불안하기도 했지만, 어렵게 찾아간 심리상담 경험이 그리 만족스럽지 않았던 탓도 컸다. 여기에 사회적 이슈도 영향을 미쳤다. 의약품 슈퍼판매가 한창 이슈이던 때 약사 직에 대해서도 자아가 흔들리면서 그는 공부를 탈출구로 삼았다고 했다.“다른 사람들은 상담을 받고 힘들던 심리나 마음이 치유된다고 하는데 저는 상담을 받고 오히려 더 힘들더라고요. 제 자신이 잘못된 것인지 확인해 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어요. 그 길로 상담심리학을 공부해보자 했어요. 당시 한양사이버대학에서 온라인으로 석사 취득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됐고, 건강심리학 분과에서 공부해 학위를 취득했어요. 절박한 심정으로 공부에 매진했던 것 같아요.”석사 취득 후 캐나다로 이민을 가 캐나다 약사 자격증을 취득했다는 홍 약사. 캐나다 약국에서 근무할 당시 마약 중독자를 관리하던 경험이 그에게는 자산이 됐다. 한국에 돌아온 후 그가 마약 회복자 단체에 자진해 찾아가 봉사를 하게 된 것도 그때의 경험이 계기가 됐다.지난 2019년 코로나19 여파로 한국에 돌아온 후 약국 개국을 준비하던 중 뜻하지 않은 상황을 겪었다. 개국 과정에서 의사 갑질을 겪었고, 용기 내 관련 사실을 세상에 알렸지만 돌아온 것은 오히려 지인, 주변 약사들의 곱지 않은 시선이었다. 그 과정에서 좌절도 했지만 이내 용기를 내 지금의 심리상담센터를 열었다.홍정은 약사가 운영 중인 파란숲심리상담센터 내 상담 공간. 센터에서는 가족, 부부 상담, 아동, 청소년 상담 등이 진행되고 있다. 내담자들을 상담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자신의 아픔도 치유됨을 느낀다는 홍 약사. 지나온 과정에서 겪고 느꼈던 일들이 상담사인 그에게는 자양분이 되고 있다. 센터를 오픈한지 3년이 됐는데 상담한 내담자는 500여명, 수천 시간의 상담 시간이 쌓였다.“내담자들을 만나다 보면 이들의 삶에 내가 어느 정도 기여를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뿌듯해요. 장기적으로 저를 믿고 찾으시는 내담자들이 있는데 함께 힘들게 싸우며 삶이 바뀐 분들도 있어요. 심리상담에서 이런 과정을 ‘재양육’이라 표현하기도 해요. 새로운 삶을 살아가게 한다는 의미죠. 세상이 나를 밀어내는 것 같은데 단 한명은 나를 지켜주고 있다는 믿음이 생긴다고 해요. 그 과정에서 저도 힘을 얻고 있고요.”심리상담과 더불어 약국 근무, 재택으로 약정원 국책 과제 연구까지, 시간을 쪼개 사는 삶이 버거울 만도 한데 홍 약사는 또 다른 꿈을 만들어 가고 있다.특히 약물 관리와 더불어 심리상담이 병행돼야 하는 분야인 약물, 마약 중독에 대해 그는 자신이 어떤 역할을 해 나갈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어쩌다 보니 여러 일을 맡게 되다 보니 순간순간 캐릭터를 바꾸는 제 모습을 발견하기도 해요. 무엇보다 약국에서 환자의 심리까지 살피기도 하고, 심리상담 과정에서 약사로서 조언을 하는 경우도 있죠. 근무약사인데 환자에게 심리상담까지 한다면 약국장님이 좋아하시지는 않겠죠(웃음). 그래도 이렇게 제가 가진 경험과 지식이 다양하게 발현돼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그 자체로 행복합니다.”2024-08-29 19:58:13김지은 -
병원 무자격자 조제 시한폭탄..."인력기준부터 개선을"[데일리팜=정흥준 기자] 병원약사 인력 부족으로 발생하는 무자격 조제 사각지대는 요양병원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닙니다.종합병원에서도 ‘1인 이상 약사’ 채용이라는 허울뿐인 인력기준에 따라 약사의 업무 공백이 생기고, 이 사각지대에서 발생하는 도덕적 해이는 무자격 조제 문제로 이어지고 있습니다.얼마 전 경기도 모 종합병원을 퇴사한 약사가 데일리팜을 통해 야간근무 중 비약사의 조제 행위를 내부 고발한 바 있습니다.약사 1명과 직원 1명이 야간 근무를 설 경우, 근로기준법상 보장하는 약사의 휴게시간에 조제 공백은 불가피합니다. 하지만 약사 조제가 불가한 시간에도 응급환자에 대한 조제와 상담이 비약사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는 겁니다.이건 특정 의료기관의 관리 소홀 문제가 아닙니다. 벌어진 틈으로 병원약사 인력 기준의 문제가 드러났다고 보는 게 더 적절합니다.의료법 시행규칙에서 규정하는 의료기관 약사 정원에 대한 기준은 지난 2010년 마련됐습니다. 요양병원은 200병상 이하, 병원은 100병상 이하에서 주 16시간 약사를 고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도 이 규정을 근거로 합니다.서두에서 말했듯 요양병원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300병상 미만 종합병원은 1인 이상의 약사가 기준입니다. 의료법상 100~300병상 종합병원은 최소 7개 진료과를 갖추고 있어야 하는데, 약사인력기준은 1명 이상으로 규정하고 있는 겁니다. 현실과는 동 떨어진 기준입니다.주 16시간 시간제 약사 외에도 300병상 미만 종병의 1인 약사 기준은 현실과 동떨어져있다. 일부 병원들은 인건비를 낮추기 위해 약사 채용을 최소화하고 있고, 결국 비약사 조제를 방관하는 일부 병원의 도덕적 해이는 부실한 인력 기준 아래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요양병원은 건들면 터지는 폭탄...병원·종병도 예외 아냐"한국병원약사회 2023년 실태조사 결과만 봐도 인력 사각지대는 확인할 수 있습니다. 중소·요양병원의 약사, 비약사 근무현황 통계를 살펴보면 병원은 약사와 비약사가 1.61대 0.95, 요양병원은 0.67대 0.81로 집계됐습니다.사실상 요양병원은 약사보다 비약사에 의해 조제 업무가 이뤄지고 있다고 풀이할 수 있는데, 이는 200병상 이하 요양병원에 주16시간 약사를 허용한 법정인력기준 때문입니다. 약사회와 병원약사회는 100병상 이하 요양병원으로 기준을 강화하고, 궁극적으로는 주16시간 시간제 약사를 없애자고 주장하고 있습니다.병원과 종병도 인력 공백 문제는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특히 야간 시간대 약사 인력 공백은 무자격 조제의 빌미가 되고 있습니다.병원약사회 작년 실태조사 결과 종합병원 75곳의 야간근무 1일 인원은 평균 1.5명이다. 1인 약사뿐만 아니라 야간시간 직원만 고용하는 사례도 있었다. 병원약사회 실태조사에서도 종병의 야간 근무 약사는 평균 1.5명입니다. 700병상 이상에서 1.9명, 300병상 미만에서는 1.2명입니다. 즉, 야간에 약사 1명이 근무하는 병원들이 많다는 뜻입니다.최근 내부고발 사례처럼 약사 1명에 비약사 1명으로 운영할 경우, 법적 휴게시간에 발생하는 응급환자에 대한 무자격 조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심지어 실태조사에서는 극소수지만 약사 없이 직원만 고용된 의료기관도 있었습니다. 말 그대로 ‘유령약사’가 나타나 조제를 하고 있거나 무자격 조제가 이뤄지고 있는 곳입니다.이 같은 현실과는 달리 야간 근무에 대한 약사 인력 기준은 전무합니다. 의료법 시행규칙과 의료기관인증평가기준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죠. 오로지 ‘상시적 의약품을 조제한다’는 두루뭉술한 인증 기준만 있을 뿐입니다.병원약사회 관계자는 “요양병원 주 16시간 약사도 해결이 시급하지만, 현실과 동떨어진 종합병원 인력기준도 문제가 있다. 최소한의 기준이라고 하지만 인건비를 최소화하려는 의료기관에서는 유명무실한 기준이 악용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의료기관들의 현 약사 정원(TO)이 법정인력기준의 약 27%를 상회하고 있고, 최대 50%까지 높게 형성돼있다는 점은 인력기준과 현실의 괴리감을 의미하기도 합니다.무자격 조제로 적발되면 환수...그럼에도 방관하는 이유는 중소병원과 요양병원에서는 비약사 근무시간이 약사보다 높은 경우도 있다. 약사 근무시간이 주 40시간 미만인 곳도 50곳 중 20곳이었다. 실제 비약사 조제로 환수 조치를 받는 병원의 사례들도 있습니다. 지난 2018년에는 2011년 4월 1일부터 2012년 10월 31일까지 무자격 조제를 하다 적발된 모 병원이 3억3552만원의 환수 결정 소송에서 패소한 바 있습니다.지난 2019년에는 약사가 없는 동안 간호사가 무자격 조제를 하다 공익신고로 적발된 사례도 있었습니다. 또 간호조무사가 무자격 조제를 하다 현지조사로 행정처분이 내려지기도 했었습니다.무자격 조제에 환수 조치가 이뤄지는데도 불구하고 인력 충원보다 방관을 선택하는 데에는 낮은 조제수가도 영향을 미칩니다. 의료기관 약사의 외래 조제·복약지도료는 1일 기준 600~700원입니다. 입원환자 조제·복약지도료는 1780~1950원입니다.약국과 비교하면 적발 후 환수되는 청구액의 규모가 크지 않습니다. 지난 2018년 3억 3552만원이 환수된 병원 사례에서 약값을 제외한 조제비는 6250만원이었습니다. 병원들이 야간 약사 인건비와 적발로 인한 위험을 저울질하는 동안 아슬아슬한 무자격 조제 줄타기가 일어나고 있는 겁니다.의료법 시행규칙 혹은 의료기관 인증평가에라도 현실을 반영한 약사 인력 기준이 마련된다면 문제는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현재 급성기 의료기관 인증평가 기준에서 약사 인력 관련 내용은 ‘법적인력 기준을 준수한다’는 내용이 전부입니다.병원약사회 관계자는 “인증평가기준에 약사 인력 관련 내용이 보완된다면 문제는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일각에서 반대 의견이 있을 수 있지만, 인력 공백으로 발생하는 문제는 결국 환자 안전으로 연결된다”며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2024-08-27 17:30:57정흥준 -
아스트라제네카, 오픈콜라보로 국내 산업 동반성장[데일리팜=황병우 기자] 다국적제약사가 오픈이노베이션 등 국내 제약산업에 연구개발(R&D) 비용을 투자하는 것은 중요한 창구로 자리 잡았다.실제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KRPIA) 회원사 기준 지난 2022년 국내 임상연구에 투자한 R&D 총 비용은 8178억원으로 최근 3년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최근 엔허투, 임핀지 등 굵직한 신약을 선보인 한국아스트라제네카 역시 적극적인 R&D 투자를 통해 국내 제약산업과 동반 성장이라는 선순환 구조를 노리는 모습이다.AZ, 매출 30% 이상 R&D 투자…혁신 의약품 개발 성과 주목한국아스트라제네카의 매출은 감사보고 기준 지난 2021년 6553억원으로 6000억원 고지를 넘어섰다.당시 코로나19 백신의 영향으로 매출이 크게 증가했지만 이후 탄탄한 항암제 포트폴리오와 알렉시온 인수로 확보한 희귀질환 치료제가 신성장 동력이 되면서 2022년 6151억원, 2023년 639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한국아스트라제네카의 매출 성장이 의미있는 이유는 30%가 넘는 금액을 다시 국내 산업에 투자했고 있기 때문이다.회사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연 매출의 약 34%에 해당하는 2150억원을 한국에 투자했다. 이 중 1160억원은 임상연구 부문에 사용됐다.이는 지난 2019년 스웨덴 스톡홀롬에서 열린 '한국-스웨덴 비즈니스 서밋'과도 맞닿아 있다. 당시 아스트라제네카는 8500억원 규모의 한국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5년간 이행했다.한국아스트라제네카 최근 5년 매출 변화(감사보고 데일리팜 재구성) 특히 아스트라제네카의 투자가 R&D에 그치지 않고 꾸준한 성과를 보였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대표적으로 오도연 서울대학교병원 종양내과 교수가 이끈 면역항암제 임핀지의 글로벌 임상 TOPAZ-1 연구는 기존 치료로 평균 1년 미만의 생존 기간을 보이는 담도암에 기존 치료 대비 생존 결과 개선의 가능성을 제시하며 전 세계 담도암 치료 패러다임을 바꿨다.또 지난 2023년에는 SK케미칼과 4년간 협력한 끝에 당뇨병 복합제 시다프비아를 공동 개발 및 출시했으며, 현재 글로벌 상업화를 위해 협력하고 있다.이와 함께 한국아스트라제네카는 국내 연구 역량 강화를 위해 정부 협력도 확대하고 있다. 국내 사망원인 1위인 암 극복을 목표로 한국보건산업진흥원(KHIDI)과 항암 분야 연구과제를 선정해 지원하는 ‘KHIDI-AZ 항암 연구지원 프로그램’이 10년째 진행 중이다.지난 2021년에는 당뇨병까지 질환 범위를 넓혀, ‘KHIDI-AZ 당뇨병 연구지원 프로그램’을 추가 발족했다. 발족 후 2년간 총 7개의 연구과제가 선정됐다.바이오코리아2024 전시장 내 한국아스트라제네카 부스 이중 연구가 종료된 4개의 과제에서는 ▲SCI 논문 게재 △대한당뇨병학회 공식 국제 학술대회 및 아시아 당뇨병 연구연맹 학술대회 강연 발표 ▲대한당뇨병학회지 논문 게재 등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이러한 오픈이노베이션 성과의 영향으로 지난 2018년부터 6년째 ‘보건복지부 인증 혁신형 제약기업’으로 지속 선정됐다. 지난 6월 보건복지부 발표 기준 혁신형 제약기업에 속해있는 다국적제약사는 3곳뿐이다.환자 중심 치료 생태계 조성 및 지역사회 발전 리빌딩 목표궁극적으로 한국아스트라제네카는 혁신의약품의 개발 및 공급을 넘어, 신약 허가나 급여 전 단계에서 발생하는 치료 사각지대 해결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대표적으로 국내 출시 전인 혁신 신약으로 치료를 시작할 수 있도록 국내에 임상시험을 유치하거나, 아직 급여화 전인 신약의 환자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환자 지원 프로그램의 운영이 있다.2023년 기준 한국아스트라제네카는 국내에서 약 130개의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며, CRO 기업을 제외하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가장 많은 임상시험을 승인받은 제약사다.아스트라제네카가 유치한 임상시험을 통해 최근 5년간 약 2600명의 국내 암 환자가 항암 신약을 투약받았고(2018-2023), 최근 6년간 총 37건의 임상시험을 통해 약 1004명의 극희귀질환 환자가 치료받았다(2019-2024).치료 사각지대 최소화를 위한 지원도 지속적으로 확대 중이다. 현재 10개 이상의 무상 공급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약 260명의 암 및 극희귀질환 환자들이 해당 프로그램을 통해 치료제를 투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한국아스트라제네카의 환자·시민단체 협력 사례 장기적으로는 환자 중심 치료 생태계 조성과 지역사회 동반 성장을 목표로 국내기업과 협력 중이다.희귀질환 치료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디지털 스타트업 휴먼스케이프와 양해 각서(MOU)를 체결하고, 질환 인식 개선에 나선 상태다.질환 인식 캠페인의 경우 환자 시민단체와 협력을 통해 사회적 인식을 바꾸는 노력도 이뤄지고 있다.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와 ‘대국민 희귀난치성 질환 인식 개선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으며, 한국폐암환우회와 비흡연자의 폐암 조기 검진 필요성을 알리는 공익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전세환 한국아스트라제네카 대표는 "아스트라제네카는 R&D 인력을 비롯한 한국에 대한 투자 확대를 통해 혁신의약품 개발과 공급에 힘쓰고 있다"며 "제약산업, 의학연구, 환자의 삶에 걸쳐 우리 공동체와 동반 성장하는 헬스케어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또 그는 "글로벌 제약기업으로서 '해야 할 일을 한다(We do the right thing)'는 기업 가치 아래에 앞으로도 국내 제약바이오기업과 협업 기회를 적극 모색하고, 한국 의료기관과 의료진의 연구지원에 최대 규모의 투자를 지속하겠다"고 덧붙였다.2024-08-26 12:18:39황병우 -
삼전사기 개업 도전...고객들 칭찬후기 쏟아지는 이유웃는약국 박성준 약사. [데일리팜=강혜경 기자] 출입구에 들어서자 마자 마주하게 되는 '웃는 하루 되세요' 거울. 제주 제주시 웃는약국은 '약국에는 거울을 두지 않는다'는 불문율을 과감히 깬 약국이다.멀리서도 눈에 띄는 노란문과 미니정원까지… 아프지 않은 환자도 "한 번 와보고 싶었다"며 걸음을 불러세우는 공간이다. 그래서인지 포털사이트 리뷰에는 '제주도에 이렇게 세련된 약국이 약국도 예쁘고 이름도 예쁘고 약사님도 엄청 친절하시네요. 번창하세요', '새로 생겨서 가봤는데 깔끔하고 약사님도 친절하심'이라는 칭찬일색이다.스마일을 뜻하는 노랑으로 포인트를 준 웃는약국, 내부에는 미니정원이 꾸려져 있다. 웃는약국은 매일매일 행복하게 웃고 싶다는 박성준 약사(40·동국대 약대)의 꿈과 다짐이 담겨있다.남들보다 늦게 약대에 입학했던 그는 늘 속도가 중요했다. "항공대를 졸업하고 장교로 임관한 뒤 2013년 늦게 약학대학에 입학하다 보니 스스로 늦었다는 생각을 했던 거 같아요. 약대 동기도 아닌, 심지어 항공대 출신 동기동창과 스스로를 비교하며 '빨리 자리를 잡자'고만 생각했어요."그가 약국을 선택할 때도 가장 중요한 기준은 내가 즐거울 수 있는가 보다는 매출액, 월세 같은 '조건'이었다. 그렇다 보니 예상치 못한 변수만 나타나면 조급해지고 계획 자체를 전면 수정할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그토록 원하던 개국이었지만 만족스러움은 찾을 수 없었다. 오죽하면 늘 곁에서 응원하고 지지해 주던 아내 조차 "힘들면 좀 쉬어가자"며 다독였다. 약사가 되고서, 첫 약국을 열면서 다짐했던 '환자들에게 친절한 약사'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었다.3번의 개국 역시 짧게는 1년, 길게는 3년 반으로 오래가지는 못했다.◆트렌드라 생각했던 개국, "실패할 수밖에"= 졸업 후 짧은 근무약사 생활, 개국이라는 트렌드는 누구에게나 그렇듯 그에게도 당연한 수순이었다.근무약사 생활을 시작한 지 7개월 즈음, 약국자리가 나왔는데 가보지 않겠느냐는 제의는 개국으로 이어졌다. 365일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 근무해야 했지만 '빨리 돈을 벌어 집을 사야한다'는 마음이 컸기에 겁 없이 도전장을 내밀었고, 결국 워라밸 문제로 1년 7개월 만에 약국을 정리했다.하지만 이때까지는 개국이 어렵지 않았다. "'내가 열심히 하면 되는구나, 하는 만큼 매출도 늘어나는 구나'라는 나름의 자신감이 있었어요. 1년반 열심히 살았으니 여행 좀 다녀와 또 다시 약국을 해야겠다 생각했던 것 같아요."두번째 약국 역시 365였지만, 동기와 동업을 하다 보니 워라밸이 좋아졌고 든든함도 배가 됐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의원 원장이 세상을 뜨며 약국을 접게 됐다. 칸칸이 분양주가 다르고, 분양주마다 니즈가 다르다 보니 의원 재유치 역시 쉽지 않았다. 1년만이었다.세번째 약국도 365였다. 신규이고, 월세가 높았지만 의원 규모가 크고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이었기 때문에 덜컥 계약을 했다. 첫 해는 마이너스 매출이 발생했지만 코로나19가 터지면서 외부처방이 늘며 매출은 상승곡선을 그렸다. 하지만 코로나가 주춤해지고, 윗층 의원 역시 전문 분야 보다는 비급여 진료에 대한 비율을 높여가면서 매출은 다시 하향곡선을 그리게 됐다. 이때부터 '버티기의 시간'이 찾아왔다."약사로서 자존감이 바닥을 쳤던 암울기였죠. '약사가 적성에 맞지 않나, 약사 말고 다른 걸 해볼까' 하는 생각에 종일 버거웠어요. 그나마 커뮤니티에서 비슷한 상황에 놓인 약사님들을 보며 위안을 얻는 게 유일한 낙이었지만 이런 위로는 오래가지 않았죠. 매일 그만두고 싶다 생각을 하던 중 동기인 오주용 약사가 '불행하게 버티지 말고, 행복하게 일하는 법을 배웠으면 좋겠다'고 얘기를 했고, 그 말에 마음이 움직여 무작정 제주에 내려오게 됐어요."번영약국에서 일하고 있는 오주용 약사는 두번째 약국을 함께 할만큼 가깝고 각별한 사이다 보니 더 설득이 됐다. 오 약사 역시 두번째 약국을 정리한 뒤 자존감이 바닥을 쳐 제주에 내려왔다가, 오원식 약사를 만나 '행복한 약사'로서 새 삶을 살고 있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하지만 오원식 약사와 오주용 약사가 함께 하는 '인생약국 사관학교' 제안이 처음부터 솔깃했던 것은 아니었다. '너무 이상론적인 거 아닌가, 나랑은 결 자체가 다른 약사 선배가 아닐까' 반신반의했지만, 절박함에 일주일짜리 인생약국 사관학교에 입학하게 됐다."나는 어떤 약사인가, 나의 장단점 파악하기, 내가 하고 싶은 약국은 어떤 모습인가 같은 주제로 고민을 하고, 얘기를 하다 보니 실타래 처럼 꼬여있던 머릿속이 정리되더라고요. 가만히 스스로를 들여다 보니 제 개국에는 '저 자신'이 없었어요. 이상은 처방과 매약 비율이 5:5인 상담형 약국을 하며, 고객들과 친근하게 지내는 것이었는데 현실에서는 박카스 하나를 사러 오고 판콜·판피린을 사며 가격 비교를 하는 고객에게 화가 났던 거죠."◆"(내가)웃는 약국이면 좋겠어"= 웃는약국의 목표는 '내가 웃는 약국'이다. 행복해지고 싶어 찾아온 제주에서 더 이상 '빨리'와 '경제적 안정'은 우선순위가 아니었다.약국 내 미니정원에는 6마리 토끼가 숨어 있어, 아이들은 토끼찾기 삼매경을 즐긴다. "딱히 비교 대상이 있는 것도 아니었는데, 이전 전공의 친구들과 스스로를 비교하면서 속도를 냈고, 잘못된 방향에서의 속도는 더 큰 불안을 키우는 요인이 된거죠. 과거의 나와의 비교가 아닌 남과의 횡적 비교를 통해 스스로를 불행하게 했구나 싶었어요. 이제는 과거의 나보다 나은 약국을 하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개국을 하게 됐죠."약국 한켠에 마련된 상담공간. 교육부터 개국까지는 한 달여의 시간이 걸렸다. 상담형 약국의 초심을 반영해 별도의 상담실도 꾸렸고, 스스로를 들여다 보고자 거울도 달았다. 또 귀여운 토끼 모형 6개가 함께하는 미니정원도 꾸렸다.'내가 웃으면 내 가족이 웃습니다'라는 스스로의 다짐도 카운터 정면에 부착했다. 두 돌 아이와 함께 하기 위한 주말 휴일도 처음으로 생겼다."이전까지의 약국들도 인테리어는 남부럽지 않았어요. 하지만 입지가 8할이고, 인테리어는 거들 뿐이라는 생각이었다면 웃는약국은 전체적인 분위기부터 세부 디테일까지 인테리어 업체 대표님과 상의를 거듭해 탄생했어요. 문을 열고 들어온 환자가 카운터 안쪽에 있던 제가 만날 수 있는 '특별 공간'은 물론 마음이 편안해 지는 미니정원까지, 손님들도 좋아하시지만 가장 만족해 하는 사람은 바로 저더라고요."노란색과 편안한 분위기를 띄는 조명으로 깔끔함을 배가시킨 약국 내부. 웃는약국의 포인트색은 노랑이다. '스마일'의 색을 의미하는 노란색 출입문과 십자가, 간판 테두리는 멀리서도 '여기 약국이 있어요'라는 점을 강력히 어필하고 있다.화이트와 우드톤 인테리어, 은은한 조명과 음악, 향은 약국에서 하루의 절반을 보내는 약사에게 가장 편안하고 다정한 공간이 됐다. 일터가 곧 아지트가 된 셈이다.환자의 증상에 맞는 약을 추천하고 있는 박성준 약사. "이제는 아침 출근길이 너무 좋아요. 버스를 타고 약국 앞을 지나칠 때마다 '돌아가지 말자. 웃는 약국, 웃는 약사가 되자라고 다짐하고, 책도 보고, 공부도 해요. 놀라운 건 이런 제 진심을 고객이 먼저 알아채고, 찾아주신다는 거예요. '약사로서의 자질이 준비됐다'는 느낌을 처음 느껴봅니다."약국을 나가는 환자에게 그가 하는 인사는 '즐거운 하루 되세요'다. "웃음을 주는 약국, 즐거움을 주는 약국이면 좋겠어요."2024-08-23 14:58:12강혜경 -
긍정적 임상결과 봇물...간암치료제, R&D 격전지 부상[데일리팜=손형민 기자] 간암 1차 치료제 시장이 국내외 제약업계의 격전지로 급부상했다. BMS가 개발한 면역항암제 옵디보+여보이 병용요법은 간암 1차 치료 임상에서 효과를 입증했다. BMS는 해외 규제기관을 대상으로 허가 신청에 나서며 본격 시장경쟁을 알렸다.에이치엘비의 리보세라닙은 간암 1차치료 임상 중 가장 긴 생존기간 혜택을 입증했다. 에이치엘비는 이번 결과를 토대로 미국 허가 재도전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국내에서는 최근 아스트라제네카의 임핀지+이뮤도 병용요법이 허가되며 치료 선택지를 넓혔다.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FDA 허가 재도전국내 기업 에이치엘비와 중국 파트너사 항서제약은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재도전에 나선다. HLB와 항서제약은 지난 5월 리보세라닙과 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의 간암 1차치료 허가 신청에 대해 FDA로부터 최종보완요청서(CRL)을 수령한 상황이다.이러한 가운데 이 병용요법은 최종 임상에서 더 긴 전체생존기간(OS) 결과를 확보했다. 시설 문제로 허가가 반려됐지만 유효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회사 측의 주장이 뒷받침되고 있다는 분석이다.CARES-310로 명명된 연구는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의 유효성을 평가하는 임상이다. 임상은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을 간암 표준치료제로 활용되는 넥사바 단독요법과 유효성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최종 임상 결과,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의 OS 중앙값은 23.8개월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유럽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ESMO 2023)에 공개된 결과보다 1.7개월 연장된 수치다.고혈압 등 치료 관련 이상반응은 관리가능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치료중단 비율은 리보세라닙 병용요법에서 4.4%, 대조군에서 4.8%로 집계됐다.에이치엘비는 미국 자회사 엘레바와 항서제약과 함께 FDA 재심사 요청서류를 준비해 제출할 방침이다.주요 간암치료제 임상 결과. 치료제 간 직접비교 임상 결과는 아님. 옵디보+여보이, 간암 1차치료서 새로운 옵션등극하나옵디보와 여보이는 최근 공개된 임상 결과에서 치료효과를 입증했다. 옵디보는 BMS와 오노가 공동개발 PD-1/PD-L1을 타깃하는 면역항암제로 CTLA-4 타깃 면역항암제 여보이와 다양한 고형암에서 가능성을 확인 중이다.이 병용요법은 신세포암 1차치료제로 승인된 바 있으며 대장암, 식도암, 간암 등 다양한 영역에서 가능성을 확인하고 있다.면역항암제 옵디보, 여보이옵디보+여보이 병용요법은 임상3상 CheckMate–9DW 연구에서 렌비마 또는 넥사바 단독요법 대비 OS 등 다양한 지표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효과를 입증했다.임상은 이전에 치료 전력이 없는 간암 환자 668명을 대상으로 옵디보+여보이 병용요법과 렌비마 또는 넥사바에 무작위 배정됐다.임상 결과, 옵디보+여보이 병용요법의 OS 중앙값은 23.7개월로 대조군 20.6개월 대비 개선했다. 객관적반응률(ORR)은 옵디보+여보이 병용요법 36%, 대조군 13%를 기록했다. 반응지속기간(DOR) 중앙값은 옵디보+여보이 병용요법 30.4개월로 대조군 12.9개월 대비 길었다.암이 완전히 사라진 완전반응(CR)은 옵디보+여보이 병용요법군에서 7%, 대조군은 2%로 나타났다.옵디보+여보이 병용요법은 증상 악화 위험을 렌비마 또는 넥사바 투여군 대비 24% 유의미하게 줄였다. 치료 관련 이상반응(TRAE)은 옵디보+여보이 병용군의 84%, 대조군의 91%에서 보고됐다. 3, 4등급의 치료 관련 부작용은 각각 41%, 42%의 환자에서 발생했다.BMS는 이 같은 결과를 바탕으로 유럽의약품청(EMA)에 옵디보와 여보이 병용요법의 간암 1차 치료 적응증으로 허가 신청서를 제출했다.국내 허가된 임핀지+이뮤도 병용요법아스트라제네카의 면역항암제 간 조합 임핀지와 이뮤도는 국내 시장에 선진입했다. 임핀지는 PD-L1 타깃 면역항암제로 CTLA-4 타깃 이뮤도와의 병용요법으로 간암 치료에 지난 5월 국내 출시됐다.임핀지와 이뮤도 병용요법의 유효성을 입증한 연구는 임상3상 HIMALAYA 연구다. 임상은 18세 이상 치료 전력이 없는 절제 불가능한 간암 환자 1171명을 대상으로 임핀지+이뮤도 병용요법과 바이엘의 넥사바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임상 결과, 임핀지+이뮤도 병용요법은 넥사바 단독요법 대비 사망위험이 22% 감소했다. 임핀지+이뮤도 병용요법의 OS는 16.4개월, 넥사바 단독요법은 13.8개월로 나타났다.임핀지+이뮤도 병용요법은 로슈의 면역항암제 티쎈트릭과 표적항암제 아바스틴 병용요법과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임핀지는 출혈 위험이 적다고 평가된다. 기 허가된 로슈의 면역항암제 티쎈트릭+표적항암제 아바스틴 병용요법의 경우 아바스틴에 의해 비교적 높은 빈도로 출혈 문제가 생기는 것으로 알려진다.간암 환자는 간기능 저하가 동반돼 출혈 위험이 크지만 임핀지 병용요법은 출혈의 위험이 덜해 내시경치료를 바로 실시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2024-08-22 06:19:05손형민 -
"1년 살이 하려다 제주도 매력에 빠져 10년째 갓생"[데일리팜=강혜경 기자] "한 5년을 최선을 다해, 있는 힘껏 살다 보니 '이게 맞나'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때 배낭 하나 메고 내려온 곳이 제주였는데 여기서 10년이라뇨."극 외향적 성격 덕에 제주에서 명물로 꼽히는 새별약국 강설영 약사(37·영남대 약대)는 제주사랑이 남다른 사람 가운데 하나다.번아웃 목전에서 생각정리를 위해 찾은 제주는 제2의 고향이자 여전히 봄, 여름, 가을, 겨울 뚜렷한 계절 변화를 느끼게 해주는 힐링 포인트다.약국 안에 갇혀 같은 일만 반복하는 약사 보다는 제약회사에서 일하며 약사로서의 재능을 키워나가자는 마음에 입사했고, 하루하루 최선을 다했지만 위기가 찾아왔다. 특히 사람에 대한 애착과 관심이 남달랐던 그에게 사내 구조조정이라는 칼바람과 그 속에서의 사람과 상황은 매섭기만 했다.시작은 5일간의 제주여행이었다. 내 일은 아니었지만 복잡한 마음을 가득안고 바다와 산을 무작정 걸었다. 그러다 문득 '탁 트인 자연 속에서 나만 왜 혼자 꽁하게 있나'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여행을 마친 그는 사직을 결심했고, 2014년 10월 제주 1년 살이를 시작했다. 배낭 하나를 둘러 멘 채 였다.약사라는 직업에 만족감이 드는 순간이었다."약대에 입학하고 졸업할 때까지만 해도 '약사'가 정확히 어떤 일을 하는가에 대해 생각해 보지 않았던 것 같아요. 교대 진학을 앞둔 상황에서 약대에 추가합격하면서 어머니가 줄곧 얘기하셨던 약사라는 길로 발을 내딛긴 했지만 자유분방하게 일해 보고 싶은 마음에 개국약국으로는 눈을 돌리지 않았었거든요. 그런데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일할 수 있다는 사실에 '약사가 되길 참 잘했구나' 느꼈어요."1년을 먹고 놀며 지낼 수는 없었기에 근무약사로 취업을 했다. 야자나무가 가로수로 심어진 동네 약국에서 일을 하고, 토요일 오후부터 일요일까지 1.5일의 휴가를 보내는 것이 그에게만 더없이 행복했다."직장인 서울에서는 2~3시간, 고향인 경주에서도 1시간 가량 차를 타고 가야지만 탁 트인 바다를 볼 수 있었는데 이곳에서는 어디서든 바다를 갈 수 있고, 어디서든 오름을 오를 수 있다 보니 제주의 매력에 흠뻑 빠질 수밖에 없었어요. 특히 한림, 협재, 금능으로 이어지는 서쪽 제주는 제주도에서도 제가 가장 좋아하는 곳입니다."물론 이 때 까지만 해도 제주는 '잠시 지내러 온 곳'일 뿐이었다.그러다 제주지역 동문 선배들 모임에 나가게 된 것이 인생 2막의 서사가 됐다. '홀로 제주에 내려온 어린 후배'라는 타이틀은 그에게 다양한 약국과 지역약사회 회무를 경험하게 하는 관심과 애정이 됐다. 정신을 차려보니 의약품 안전사용교육 강사로까지 활동하고 있었다는 게 그의 얘기다. 덕분에 '가정'과 '내 약국'이라는 막연한 꿈도 현실이 됐다."약국자리를 알아보다 우연히 현재 약국자리를 알게 됐어요. 한림이라고 하면 제주 사람들도 '촌'이라고 생각하는 게 보통이지만, 서쪽 바당(바다)을 좋아했던 제게는 더없이 좋은 위치였죠. 인접한 의원 원장님 역시 제주로 이주한 육지사람이라는 공통점으로 서로 의지하며 끈끈히 맺어졌고요."새별약국은 한림지역에 생긴 9번째 약국이었다. '여기 약국이 있다고?'라는 생각이 들때 쯤 만날 수 있는 곳이지만, 어느덧 6년차가 된 이 약국은 동네사람들에게 '없는 게 없는 약국'으로 통한다."저희 약국이 마지막이겠거니 생각했지만 이후로도 2곳이 더 생겨 11개 약국이 있어요. 처음 약국을 열었을 때 동네분들이 너무 신기해 하시며 올리브영 같다, 쇼핑을 해야 할 것 같다고 해주셨어요. 지금도 새별약국은 없는 게 없는 약국이라고 얘기해 주세요." 외향형 성격 덕분에 그는 제주 서부지역 약국의 간사역할도 하며 품절을 비롯한 약사회 현안을 공유하고 정보를 주고 받고 있다.방언으로 인한 에피소드도 많다. 단순 감탄사나 단어가 소소하게 다르다 보니 처음 1년간은 쉽지 않을 때도 있었지만 '언어' 자체를 좋아하는 그에게 눈치 코치는 더 없는 스승이 됐다."'머리가 히어뜩해'의 뜻을 아세요? 어질어질하고 눈앞이 핑도는 느낌을 이렇게 표현하시더라고요. '이가 너무 튼튼해 약을 달라'고 하시는 분 역시 처음에는 이가 튼튼한데 약을 왜 찾으시나 했어요. 알고 보니 시큰거리고 불편한 느낌을 나타낼 때 이렇게 표현하시더라고요. 이제는 제주어로 복약을 하다 보니 출신이 제주라고 생각했다고 하시는 분들도 계시더라고요."'알(Tablet)'을 뜻하는 '방울' 역시 제주만의 방언이다. "한 방울씩 드세요, 두 방울 드세요 하면 제주분들은 알아들으세요. 그런데 혹여 외지에서 오신분들은 '혹시 약이 물약인가요?'라고 질문하세요. 그럼 곧장 한 알씩 드세요, 두 알 드세요라고 말씀드리죠."기계적이고 반복적인 일일 거라고 생각한 개국은 하루하루 다이나믹함을 느끼게 해주고 있다."지금은 약사 일에 200% 만족하고 있어요. 오지랖이 넓은 성격이 환자들을 대할 때도 고스란히 드러나거든요. 처방약이나 일반약 같은 케미컬도 취급하지만 한방과립제를 공부하고 함께 쓰다 보면 효과가 배가 되는 경우들이 있어요. 가령 위가 안 좋은 환자에게 한방이 효과를 발휘하기도 하는 거죠. 만약 제가 드린 약의 효과가 좋았다면 호칭도 '원장님'이라고 달라져요. 여기 분들과 어우러져 사는 게 너무 재미있어요. 물론 6년 전보다 나이드시는 게 보여 안타까울 때도 있지만 여전히 새별약국은 복덕방 같은 약국입니다."진심이 통해서 일까, 드리는 것 보다 더 많은 것을 받고 있다는 게 강 약사의 얘기다. 직접 딴 톳, 직접 재배한 단호박, 오이, 브로콜리 등을 가져오셔서 '팔 만큼은 안된다', '못났는데 맛은 있다'며 무심하게 건네 주시는 분들을 마주할 때면 외지인이 아닌 읍민으로 인정받은 것 같은 따뜻함과 소속감을 느낀곤 한다."서울에서 지낼 때는 한 달, 한 달이 똑같았던 것 같아요. 그런데 제주에서는 바람으로 계절의 변화를 느끼고 유채, 수국, 억새, 동백을 보며 흐름을 알게 되죠. 여름이 되면 바다 색이 확 밝아지거든요. 열심히 부대끼고, 또 다시 자연 속에서 살고. 지금 이대로의 약사로서의 삶에 매우 만족하는 중입니다. 제주도가 궁금하시다고요? 혼저옵서예."2024-08-21 16:42:53강혜경 -
맞춤형 고지혈증약 라인업 확장...1천억 고지 넘본다오인수 건일제약 마케팅팀 본부장(오른쪽)·김아라 PM. [데일리팜=노병철 기자] 건일제약이 '오마코·로수메가·아토메가(연질캡슐)'를 필두로 (복합)이상지질혈증 치료제 분야 리딩제약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이들 품묵군의 외형은 400억대 초반으로 건일제약 외형의 30% 정도를 차지, 매년 10~20% 밴딩 폭에서 꾸준한 성장을 이루고 있다.오마코는 국내 유일 FDA 승인 API를 사용·제조하고 있으며, 임상을 근거로 한 안전성과 유효성 데이터를 확보한 이상지질혈증 치료제다.2017년 식약처 허가를 획득한 로수메가는 오메가-3+로수바스타틴칼슘 복합제로 관상동맥질환 고위험군에 속하는 성인 환자 대상의 로수바스타틴 단일치료요법에서 LDL콜레스테롤 수치는 적절히 조절되지만, 중성지방 수치가 적절히 조절되지 않는 복합형 이상지질혈증 치료에 사용된다.특히 로수바스타틴의 LDL-C 감소효과와 오메가-3의 중성지방 감소효과를 위해 복약편리성을 증진시켜 심혈관질환 예방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오인수 건일제약 마케팅본부장은 "세계 최초의 연질캡슐 코팅 특허 기술(Multi-Layer Capsule Coating Technology)을 적용해 오메가3 연질캡슐 표면에 로수바스타틴 칼슘을 코팅함으로써 물성이 다른 각 단일제 성분인 오메가3와 로수바스타틴 상호 간 수분, 공기 등의 노출 및 외부 유입을 원천 차단해 높은 안정성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또한 2019년 5월 특허기술을 활용한 생산 공장의 EU-GMP 승인을 받아 제조의 신뢰성을 확보, 2020년 2월 국내에서 개발된 복합제로는 최초로 유럽 완제품 품목허가 승인을 받았다.특히, 이번 유럽 특허청 등록을 통해 건일제약은 유럽 내 개별국에서 특허 권리를 받을 수 있는 권한을 얻음으로써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독일 등 총 16개국에서 특허 권리 확보를 계획하여 유럽 시장을 진출하기 위한 기반을 확보했다.아울러 2022년에는 멕시코 제약회사 시그프리드 라인(Siegfried Rhein)과 로수메가 라이선스 및 수출 계약을 체결, 중남미 시장 진출 교두보와 글로벌 경쟁력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같은해 8월에는 아토르바스타틴 5mg와 오메가-3 지방산 에스테르 1000mg 복합제 아토메가 국내 허가를 획득했다.아토메가연질캡슐 주성분 아토르바스타틴은 콜레스테롤 합성을 억제해 이상지혈증을 치료하는 스타틴 계열 약물로 오메가-3와 병용 처방이 가장 많이 이뤄지고 있다.김아라 PM은 "국내 이상지질혈증 환자 또한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이상지질혈증 초기 치료에 대한 필요성과 고용량 스타틴의 근육병증과 같은 부작용 우려로 인한 저용량 스타틴 사용에 대한 니즈도 꾸준히 증가되고 있다"고 말했다.한편 오마코연질캡슐과 로수메가연질캡슐이 각 성분별 시장에서 매출 선두를 달리고 있고, 아토메가연질캡슐 역시 스타틴·오메가-3 복합제 시장의 확대 견인차 역할이 기대된다.다음은 오인수 마케팅본부장과 김아라 PM과의 일문일답.-마케팅본부 구성과 팀별 주력 제품을 소개해 주신다면요?=건일제약의 마케팅본부는 마케팅 1·2·3팀과 영업기획·유통전략팀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마케팅1팀은 신경과·정신과 약물을 마케팅2팀은 순환기·내분비 약물을 마케팅3팀은 소화기·항생제를 담당하고 있습니다.특히 마케팅2팀은 고중성지방혈증을 치료하는 전문의약품 오메가3인 오마코를 필두로, 복합고지혈증을 치료할 수 있는 로수메가·아토메가를 맡고 있습니다.-전문의약품 오메가3 시장에 집중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요?=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의 2022년 이상지질혈증 Factsheet를 보면 국내 이상지질혈증 환자는 매년 증가해 국민 4명 중 1명이 앓을 정도로 유병률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상지질혈증 자체는 증상이 없기 때문에 심혈관계 주요질환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관리가 필요합니다.증가되고 있는 이상지질혈증 환자 중 약 15%는 고중성지방혈증을 가지고 있고, 특히 40~49세의 남자의 경우 사회활동이 가장 활발한 시기인데 같은 연령 여자에 비해 유병률이 4배나 높아 특별한 관리가 필요합니다.이를 치료하기 위한 선택지 중 하나가 오메가3입니다. '삶의 질 향상을 선도하는 기업'이라는 이념 아래 국내 최초로 오메가3 전문의약품인 오마코를 판매하게 되었습니다. 중성지방 과다는 동맥경화, 뇌혈관 및 관상동맥 심장질환를 일으키는 risk factor이기 때문에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며 이에 오마코는 이상지질혈증 환자에 있어서 좋은 치료옵션이 되고 있다고 자부하고 있습니다.-오마코 원료 수입과 제조는 어디에서 담당하고 있나요?=오마코는 독일 BASF사를 ?해 노르웨이 연안 소형어종인 엔쵸비에서 원료를 추출, 건일제약 천안공장에서 제조해 유통하고 있습니다.-오마코의 제조과정이 궁금합니다.=건일제약은 1990년에 KGMP를 인증받은 천안공장에서 의약품을 제조하고 있으며, 국내로 들여온 오메가3 원료를 판형태의 젤라틴에 감싸는 기술을 통해 연질캡슐로 제조합니다.-오마코의 외형도 궁금합니다.=2006년 발매 이후 2년만인 2008년 100억을 달성,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올해 목표 실적은 330억입니다. 출시 이후 20년간 M/S 1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고지혈증 치료 분야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고 자부합니다.-오마코의 성장 요인은 뭘까요?=오마코는 국내 유일 FDA 승인 받은 원료를 사용해 제조하고, 공정과정을 통해 고순도의 제품을 생산, 타제품들과의 차별화를 통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오마코 외 오메가3 복합제에 대한 설명 부탁합니다.=건일제약은 오마코의 성공을 발판 삼아 2017년 오메가3+Statin 복합제 개량신약 로수메가를 발매했습니다. 로수메가의 개발로 환자들로 하여금 편리한 복합고지혈증의 관리가 이루어질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궁극적으로 LDL-C를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statin과 함께 중성지방을 낮출 수 있는 오메가3 복합제인 로수메가·아토메가를 통해 환자의 복용 편리성을 높여서 여전히 고지혈증 환자 중 절반 정도만이 치료를 받는 상황에서 적극적인 지질관리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로수메가는 어떤 특징을 가진 의약품인가요?=로수메가는 단순한 개량신약을 넘어서 건일제약만의 특허 기술인 Multi-Layer Capsule Coating Technology를 이용한 최초의 의약품입니다. 해당 기술은 특히 약물상호작용을 방지하고, Oil의 산패를 예방하는데 좋은 코팅기술입니다.-로수메가도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다고 아는데요?=위 기술을 바탕으로 개발된 로수메가는 국내를 넘어서 네덜란드, 이탈리아 등 유럽 품목승인을 얻었으며, 국내 5개사 만이 가지고 있는 EU-GMP 인증을 받아 이탈리아 S.p.A사와 수출 계약을 체결했습니다.또한 로수메가는 오메가3 열풍에 힘입어 2022년 100억 매출을 달성, 블록버스터 제품에 등극됐습니다.-로수메가 출시 이후 라인업을 또 한번 넓혔다죠?=건일제약은 고지혈증 환자의 다양한 치료 옵션을 제공하고자 2022년 아토메가를 출시, 오마코F 라인업을 구축해 복합고지혈증 시장의 환자별 맞춤형 치료옵션을 제공하게 되었습니다.사진 왼쪽부터 건일제약 마케팅팀 김아라 팀원, 최석홍 팀장, 오인수 본부장, 김윤지 팀원, 김한결 팀원, 신효은 팀원. -마케팅2팀의 앞으로 계획과 비전은 무엇인가요?=현재 복합고지혈증 치료제의 다양한 치료 옵션을 제공하고자 복합제를 출시 준비하고 있스니다. 국내 고지혈증 환자의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하여 끊임없이 노력하고자 합니다. 또한 오메가3하면 건일제약인 만큼 해당 정체성을 지속적으로 정립해 나가고자 합니다.2024-08-20 06:00:10노병철 -
약사, 유효기간 지난 약 판매 무죄 주장...법원은 기각[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유효기간이 지난 의약품을 판매한 약사가 법정에서 행정처분 근거가 되는 법령의 위헌을 주장하고 나섰다. 나아가 이 약사는 처분으로 인해 약국이 폐업할 위기에 처했다며 보건소의 재량권 남용을 주장했지만 법원은 약사의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봤다.서울행정법원은 최근 A약사가 관악구보건소장을 상대로 제기한 업무정지처분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인 약사의 청구를 기각했다.A약사는 지난 2022년 12월 경 자신이 운영 중인 약국에서 지난 유효기간이 지난 시럽제 감기약 1개를 판매한 것이 확인돼 보건소로부터 3일의 업무정지처분을 받았다.처분을 받은 직후 약사는 서울특별시행정심판위원회에 해당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심판을 청구했지만 기각됐고, 약사는 해당 처분 사유로 인해 약사법 위반으로 벌금 50만원의 약식 명령이 확정됐다.이번 재판에서 약사는 사건의 행정처분 사유 자체가 존재하지 않으며, 처분의 근거가 되는 법률은 위헌성이 있다고 주장했다.이번 처분의 근거가 되는 법률은 약사법 제47조 제1항 제4호로 ‘불량·위해 의약품 유통 금지, 의약품 도매상의 의약품 유통품질관리기준 준수 등 의약품 등의 안전 및 품질 관련 유통관리에 관한 사항으로서 총리령으로 정하는 사항’이다.처분 사유가 존재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약사는 “사건 발생 당시 본인은 약국에 없었던 만큼 이 사건 약을 판매한 사실 자체가 없다”며 “설령 판매했다 해도 당시는 침수로 인해 피해 약국들의 대규모 반품으로 약국들의 약 반품이 전반적으로 미뤄지는 상황이었다. 이는 위반 행위에 대한 의무 해태를 탓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존재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이어 “사건 처분 근거 조항은 전문적, 기술적 사항에 관한 것이 아님에도 구체적 기준과 범위를 정함이 없이 총리령에 백지위임함으로써 헌법상 포괄위임금지원칙 등에 반해 위헌, 무효인 만큼 이에 근거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고 덧붙였다.더불어 처분 주체인 보건소가 재량권을 일탈, 남용했다고도 주장했다.약사는 “이 사건 처분이 절차적으로 적법하고 처분사유가 존재한다 해도 위반 행위 정도가 경미하거나 고의성 없는 사소한 부주의로 인한 것이고, 사건 의약품이 어떤 위해를 발생시키지도 않았다”며 “처분으로 사실상 약국이 폐업 위기에 처하게 될 것이 분명한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처분은 재량권을 일탈, 남용한 위법이 있어 취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법원 “고의여야 처분 대상 아냐”…업무정지 기간 과도하지 않아“법원은 이번 처분의 사유가 존재하는지, 또 처분의 사유가 되는 법령의 위헌 여부를 따졌다.법원에 따르면 A약사는 보건소 현장점검 당시 유효기간이 지난 의약품을 판매한 사실에 대한 확인서에 자필 서명을 했고, 행정심판 과정에서도 본인이 실수로 판매했음을 인정했던 만큼 자신이 사건의 약을 판매하지 않았다는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이어 침수로 인한 의약품 반품이 늦어졌던 만큼 약사의 의무 해태를 탓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존재한다는 부분에 대해서도 인정하지 않았다. 고의나 과실이 있어야만 처분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더불어 이번 처분 근거가 되는 법령에 위헌 소지를 따진 약사 측 주장 역시 받아들이지 않았다.법원은 “약사법 제47조 제1항 제4호 및 제76조에서 정한 사용기한이 지난 의약품 판매를 이유로 한 업무정지 처분은 위반자의 고의·과실이 있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설령 원고가 주장한 대로 이 사건 의약품의 사용기한 도과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이 사건 처분이 위법하다고 할 수 없고,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는 그 의무 해태를 탓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이번 사건에 따른 영향이 경미한 점, 약사에 미치는 영향이 가혹하다는 등을 이유로 처분 주체인 보건소가 재량권을 일탈, 남용했다는 부분도 재판부는 인정하지 않았다.법원은 “이 사건 처분은 약사법 위임에 따라 규정된 약사법 시행규칙 제50조에서 정한 행정처분 기준에 따라 업무정지기간을 정했고, 해당 기준이 그 자체로 무효이거나 현저히 부당하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이어 “약사법 제47조 제1항 위반 문제는 단순히 행정처분에 그치는 사유가 아닌, 약사법 제95조 제1항 제8호에 따라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는 범죄행위로 그 비위행위의 도가 가볍다고 볼 수 없다”며 “이 사건 처분이 재량권을 행사하지 않거나 원고에 지나치게 가혹해 재량권을 일탈, 남용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고 판시했다.2024-08-18 12:22:23김지은 -
"일본약대 유학 숨은 조력...올해만 약사 15명 배출"[데일리팜=정흥준 기자] 해외 약대 유학은 결코 쉬운 길이 아니다. 외국어 장벽을 극복해도 낯선 교육 환경에 유급을 반복하다 자퇴를 선택하는 학생도 많다.최근 일본 약대 출신으로 한국에서 약사 면허를 취득하는 숫자가 늘어나는 건 그런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약사국시 합격자 중 일본 약대 출신은 지난 2021년 3명에서 2022년 4명, 2023년 7명으로 증가했고 올해는 11명으로 늘어났다. 올해 약사예비시험에 18명이 합격했으니 내년 국시에서는 더 많은 일본 출신 약사들이 배출될 예정이다.최근택 강남스카이어학원장.소위 ‘돈만 쓰고 실패하는 유학’이라는 평가를 벗어나 일본과 한국에서 모두 약사면허를 받는 학생들이 증가하는 데에는 숨은 조력자의 공이 컸다. 유학 6년 기간 학생 맞춤 관리라는 특별한 방식을 도입한 최근택 강남스카이어학원 원장(52)이 그 주인공이다.최 원장은 10년 전 신약개발을 꿈꾸던 과학자였지만, 현재는 신약개발자의 출발을 함께하는 조력자로서의 삶을 살고 있다. 9개 일본 약대와 협약을 맺고 약 300명의 학생들 일본 약대와 치대, 수의대에 보냈다.데일리팜은 최 원장(이하 최)을 만나 이 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부터 한국 유학생들이 겪는 고충,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봤다.Q. 처음 이 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최: 10년 전에는 신약개발에 관심을 갖고 알츠하이머 치료제를 연구하던 과학자였습니다. 제약산업 분야는 일본이 우리보다 많이 앞서 있었기 때문에 공동 연구에 관심을 가지고 일본 약학대학들을 찾아다니던 때였죠. 교수들과 이야기 하던 중 한국인 학생을 보내 달라는 제안을 받았어요. 2011년에 처음으로 지인 자녀들을 모아 5명을 보낸 것이 시작이었습니다.그 이후 일본 교수로부터 일본 약대에 입학한 외국인 중 졸업하고 약사 면허를 취득한 경우는 20~30% 밖에 되지 않으니 5명 중 1명은 성공하겠다는 말을 들었어요. 당시에 크게 충격을 받았어요. 처음엔 많이 당황했고 책임도 크게 느꼈습니다. 그때부터 제가 보낸 학생들을 책임져야겠다는 생각으로 관리에 집중하기 시작했죠.Q. 현재 어떤 일본 약대와 협약을 맺고 있나?최: 치바과학대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9개 일본 약대(치바과학대, 조사이국제대, 호쿠리쿠대, 아오모리대, 북해도의료대, 도쿠시마분리대, 도쿠시마카가와, 나가사키국제대, 제일약과대)와 협약을 했고, 요코하마약과대와 기후의료과학대와도 협약 예정이예요. 지금까지 300여명의 학생을 일본 약대와 치대, 수의대에 보냈습니다.최근택 원장이 아오모리대학 약학부와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모습. Q. 학생들이 겪는 주된 고충은 무엇인가?최: 어려운 교과목을 일본어로 공부해야 한다는 거죠. 해석은 되지만 머릿 속 이미지로 잘 남지 않죠. 일본어를 번역해 이미지를 떠올리고, 다시 일본어를 보는 식으로 공부하고 학습시간이 많이 소요됩니다.차별도 있어요. 일본 약대는 상대평가라 그렇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정서적, 언어적 차이에서 발생하는 문제도 있습니다. 우호적 교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교수도 있고요. 소통에 문제가 생기면 학생들은 크게 위축하게 됩니다. 유학생 입장에서는 2번 연속 유급은 퇴학이고, 비자 연장도 불가하기 때문에 불안하죠. 일본에는 자유분방하게 생활에서 간섭할 사람이 없어서 자제력을 잃는 경우도 있어요. 잠시 일탈을 꿈꿀 수 있지만 유급으로 이어질 수 있죠. 한국에서는 무슨 이유로 유급된 건지 알 수 없고요.Q. 6년 관리가 쉽지는 않을 거 같다.최: 앞서 말한 고충을 해결해보자고 마음먹었고 학생들 기말고사를 준비할 때 저도 같이 공부했어요. 학생들을 꾸준히 관리하다보니 몇 년은 유급하는 학생들도 없었죠. 한국 학생들이 좋은 성적을 받으니 따가운 눈총도 있었고요. 그때마다 학교, 재단과 싸우면서 버텼어요.당시에는 제가 지치기도 했어요. 포기를 할 결심도 했었는데 그때 도서관에서 같이 공부를 하고 돌아오는 길에 한 학생이 ‘우리가 약사되면 평생 약 공짜로 드릴게요’라고 얘기했었다. 웃음이 나오면서도 아이들을 지켜줄 사람이 나밖에 없는 것 같았다. 그때 신약개발이라는 꿈보다 신약강국을 위한 인재를 양성하자는 새로운 꿈이 생겼다.Q. 현재 일본 약대에서 한국 유학생들의 입지는 어떤가.최: 그 후로 일본약대에서 주는 모든 장학금을 한국 학생들이 거의 휩쓰는 일이 생겼습니다. 한국 학생들 대부분이 장학생이라서 학비를 내는 학생이 손에 꼽을 정도였어요. 일본 교수들의 눈빛이 달라졌고 차갑게 대하던 교수들도 우호적으로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약대는 학생들을 보내는 조건으로 전담케어를 요구했고 아직까지 잘 지켜지고 있어요.Q. 일본약대 졸업한 한국 학생들은 주로 어디서 활동하나?최: 올해 15명이 일본약사 면허를 취득했고, 한국 약사예비시험에는 11명이 합격했어요. 일본 약대를 졸업하면 30~40%는 현지에서 취업을 합니다. 월급이 많은 드럭스토어에서 일하는 걸 선호하고요. 나머지 60~70%는 한국에 돌아와 예비시험을 보죠. 바로 제약사에 들어가는 경우도 있고요. 일부 재학생 중에는 대학원 진학 희망자도 있습니다.Q. 기억에 남는 학생이 있나?최: 연세대 대학원에서 약학석사를 마치고 제약사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다가 6년 전 치바과학대에 입학했던 학생이 있어요. 30대 초중반의 나이였지만 직장도 그만두고 입학했었죠. 2년 전액 장학금을 받았지만 이후 등록금과 생활비 걱정에 많이 힘들어했어요. 다행히 지역 로터리 장학금, 취업예정 병원에서 주는 장학금으로 공부를 마칠 수 있었죠. 포기했으면 못했을 일인데, 열심히 하면 반드시 길이 열린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합니다.Q. 앞으로의 계획은?최: 일본에서 우리 학생들에 대한 평가가 높아 여러 일본 약대에서 우수한 한국학생들을 보내달라는 요청을 받고 있어요. 그래서 ‘조기입시제도’를 통해 매년 일본약대에 200~300명 정도는 보낼 수 있습니다. 저는 1000명을 약사로, 그리고 약학 연구자로 만들고 싶다는 목표가 있어요. 우리 학생들이 일본에서 공부하고 대학원까지 진학해서 약학연구자들이 많아지길 소망하고 있습니다. 신약개발자로 이들을 키워 우리나라를 의약강국으로 가게 하는 초석으로 만들고 싶습니다.2024-08-15 15:38:24정흥준 -
눈에 띄는 약국의 비밀…"시그니처 색을 활용하라"[데일리팜=강혜경 기자] '어? 저 약국 좀 예쁜데?', '저 약국 세련됐는데?' 길을 지나다 흠칫해 본 경험, 한 번쯤은 있으실 겁니다.최근 인테리어를 마친 약국이라면 세련은 물론 예쁨까지 가미하고 있겠지만, 눈에 띄는 약국의 공통점을 가만히 살펴보면 '색을 잘 활용했다'는 공통점을 찾을 수 있습니다.약국 간판이나 문 같은 외부에서 보여지는 부분은 물론 대기의자, 시그니처존 등까지 색을 활용함으로써 눈에 띄는 효과를 극대화시키는 방법이죠.이미 마케팅 영역에서 색깔을 통해 특정 브랜드를 소비자에게 인식하도록 유도하고 구매 욕구를 극대화하는 '컬러마케팅'은 흔한 기법입니다. 스타벅스의 초록, 에르메스의 주황, 티파니의 민트색상이 떠오른다면 이미 컬러마케팅에 익숙해 졌다는 얘기일 수 있습니다.눈에 띄는 색상을 잘 활용한 약국사례 예시. '빨간문약국', '파란문약국', '초록문약국', '노란문약국'처럼 아예 시그니처 색깔을 약국 명칭으로 사용하는 경우도 요즘에는 심심찮게 볼 수 있죠.◆색을 빼야 약이 산다= 약국 인테리어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꼽는 원칙은 바로 약국 인테리어에 있어 "색을 빼라"는 것입니다. 색을 이용하라더니 갑자기 색을 빼라고? 상반된 얘기 같을 수 있지만 약국의 주인공인 약이 돋보이기 위해서는 차분한 배경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이 배경색으로는 가급적 밝은 색이 용이합니다.다양한 의약품과 의약외품이 진열된 약국. 제품이 돋보이게 하기 위해 배경색을 뺐다. 거래하는 제약사만 수십, 수백곳에 외품업체까지 수천여품목에 달하는 상품을 진열함에 있어 알록달록 인테리어는 도리어 소비자들의 혼란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것입니다. 때문에 가급적 밝은 색상으로, 심플하게 약국을 구성하라는 게 첫번째 조언입니다.나무장 대신 약국에 많이 사용되고 있는 철재 진열장 역시 이런 트렌드를 반영해 유색에서 흰색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때가 덜 탄다'는 이슈로 회색 같은 유색 진열장이 한 때 도입되기도 했었지만, 최근에는 화이트톤 진열장으로 추세가 옮겨가고 있습니다. 심플하고 모던한 디자인이 각광받고 있는 거죠.◆70:25:5의 법칙을 기억하라= 공간디자인에 있어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부분이 바로 '70:25:5의 법칙'입니다.공간디자인에서 강조하는 70:25:5의 법칙. 인테리어 색조합에서 색을 분배할 때 배경색, 주요색, 강조색 세 가지로 나누는데, 배경색 70%, 주요색 25%, 강조색 5% 조합이 이뤄졌을 때 가장 안정적인 느낌을 연출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스타벅스가 매장 인테리어에 흰색을 70, 우드를 25, 초록을 5만큼 사용하는 것도 여기서 비롯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마케팅 분야 바이블로 손꼽히는 '좋아 보이는 것들의 비밀(보는 순간 사고 싶게 만드는 10가지 법칙)'에도 기본 바탕이 되는 '기본색상'과 주제 색상을 돋보이게 하는 '보조색상', 시선을 사로잡는 '주제색상'을 잘 쓰는 데 대한 중요성이 강조돼 있습니다.배경색은 바닥과 벽, 천장 같은 공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가장 넓은 면적을 말합니다. 배경색을 어떤 색으로 하느냐에 따라 공간의 전체적인 느낌을 좌우한다고 합니다. 때문에 강한 색감 보다는 밝은 색을 사용하는 게 공간을 넓어 보이게 할 수 있습니다.보통 주요색으로는 우드나 미드센츄리 느낌의 철제를 선택하는 비율이 높습니다. 자연느낌의 우드를 사용할 경우 편안하고 안정적인 느낌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최근에는 철재 느낌의 미드센츄리를 도입하는 약국도 늘어나고 있습니다.강조색은 말그대로 '포인트'가 되는 색상입니다. 빨강, 노랑, 초록, 파랑 정도가 흔히 쓰이고 있죠. 핑크나 하늘색 같은 파스텔톤을 사용하는 약국도 있습니다.빨간색으로 포인트를 준 휴베이스의 시그니처존. 약국체인 휴베이스는 체인 업계에서는 가장 먼저 6가지 색상의 '즐거운 문'과 '휴박스'를 도입함으로써 강조색으로 사용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휴베이스가 선보인 이번 H콘셉트(Hubase)에서는 빨강색의 시그니처 존과 알약 의자가 새롭게 도입됐습니다.참약사 역시 특유의 글자체인 '참약사체'와 하늘색과 파란색을 약국 전면에 둠으로써 체인에 대한 브랜드 인지도와 통일감을 높였습니다. 휴베이스 출신의 황태윤 약사가 이끄는 파머시랩도 화이트와 우드, 그린을 70대 25대 5의 비율로 활용해 공간의 안정된 느낌과 함께 편안함을 느끼게 했다는 설명입니다. 초록색의 간판 배경과 차양막이 눈에 띄죠?여기에 대기의자, 화분, 액자, 혹은 소품을 활용하면 조금 더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5% 밖에 되지 않는 강조색이 중요한 또 다른 이유는 고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길 수 있는 것은 물론, 차후에 이 색상만 교체하더라도 전혀 다른 분위기를 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한 가지 더, 친환경 소재= 특징을 한 가지 더 꼽자면 소재 역시 중요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로고플레이 보다는 소재를 중시하는 명품이 대세인 것처럼 친환경 소재 사용에 대한 인테리어 업체는 물론 약사들의 관심 역시 높아지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재생 가능한 자원에서 얻어지거나, 재활용이 가능하며, 생산 과정에서 환경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한 페인트, 재생 목재 등이 대표적입니다.특히 약국에서 하루 24시간 중 9시간 이상을 생활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친환경 소재 사용은 반드시 짚어봐야 할 부분이기도 합니다.색을 잘 사용한 약국 인테리어, 약국의 시그니처 색상은 무엇입니까?2024-08-13 16:52:40강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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