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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불평등 없는 서울 초석 놓을 것"보건의료 시민운동가이자 이데올로그 중 하나였던 #김창보(43)씨가 서울시 보건정책관에 임명됐다.김 정책관은 지난 20일 첫 출근 이후 그야말로 '살인적인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2년여 남은 박원순 시장의 임기동안 변화된 서울시 보건의료 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전적으로 김 정책관의 몫이다.데일리팜과 인연이 깊기도 한 김 정책관을 만나 소감과 포부를 들어봤다.-먼저 소감 한 말씀 =의욕은 넘친다. 잘해보고 싶다. 그만큼 두려움도 크다. 무엇보다 박원순 시장이 공공보건의료에 대해 관심이 많다. 의지도 크다. 박 시장의 마인드가 이러하기 때문에 해볼만하다고 생각했다. 반면 시민운동의 가치를 성실히 투영시켜야 한다는 점에서 부담감과 책임감이 막중하다.-보건정책관은 어떤 일을 하나 =서울시의 공공보건의료정책을 전담한다. 서울시립병원이나 보건소가 다 업무 영역에 있다. 서울시민의 건강증진, 건강 불평등 해소, 공중위생, 환경보건 등을 총망라한다. 한마디로 서울시민의 건강한 삶을 책임지는 부서라고 보면 된다.-서울시 보건행정의 현주소는 =서울은 누가봐도 보건의료 자원이 집중된 공간이다. 그렇지만 역으로 양도 부족하다는 생각한다. 민간자원은 넘치지만 공공자원은 상대적으로 적다는 이야기다.무엇보다 전체적으로 정돈이 돼 있지 않은 느낌이다. 거시적 측면에서 비젼도 부재하다. 오세훈 전 시장이 복지에는 관심이 많았던 것 같은 데 보건의료분야는 등한히했다는 판단이다. 다행히 박 시장이 이 분야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이번이야 말로 총점검, 총정리할 때가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재임기간 중 중점적으로 힘 쏟고 싶은 분야는 =크게 세가지로 나눌 수 있다. 최우선은 건강불평등 해소다. 공공보건의료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것도 중요한 문제다. 환경성 질환과 건강권 문제의 접점을 찾고 해소하는 것도 큰 틀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본다.이번 참에 서울시가 한국의 보건의료의 변화를 이끄는 중추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초석을 다지고 싶다.-박 시장 공약 중 야간클리닉 도입방안이 있었는데 =공공과 민간에서 각각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그 균형점을 모색하는 게 내 역할이다.-서울시민의 의약품과 의료공백 해소방안은 =보건소 중심의 야간 클리닉을 운영하는 방안, 민간의 응급의료 자원을 중심에 두고 설계하는 방안, 공공과 민간을 적절히 활용하는 방안 등을 두루 검토하고 있다. 이런 경우의 수가 다 열려있다고 보면 된다.서울시의 공공의료를 시민 입장에서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종합플랜도 계획 중이다. 기대해도 좋다.-끝으로 한 말씀 =시민의 입장과 이해를 가장 중심에 두고 정책을 추진해 나갈 것이다. 시민운동 영역 뿐 아니라 전문가들의 의견도 적극 청취하겠다. 좌우 이념적 편차는 중요하지 않다. 의사결정의 중추는 소통과 대화, 협력이 될 것이다.2012-02-23 06:30:22최은택 -
"특허도전 제약사 혜택 더 줘야한다"김광범 보령제약 특허팀장특허가 기업의 명운을 좌우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스마트폰 판매권을 두고 겨루는 삼성과 애플의 국제 특허전쟁은 살벌하기까지 하다.자기만의 독점기술이 특허로 인정받느냐, 아니냐에 따라 기업은 시장에서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제약업계도 마찬가지다. 다른 점이라면 다른 산업군이 특허를 지키는 데 집중하는데 비해 제약업계는 원천 특허를 무효화시키는데 주력하고 있다.따라서 제약업계는 특허권자가 제기하는 특허침해 소송보다 후발주자들의 특허무효 소송의 비중이 더 크다.한미 FTA 체결로 3년 후 #허가-특허 연계제도가 도입되면 이러한 특허소송은 일상적 업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늘 신제품에 목말라있는 제약업계 특성상 특허도전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허가-특허 연계 제도 하에서는 특허권 무효승소에 의한 무임승차가 불가능한만큼 이제야말로 개별 기업의 능력이 중요해졌다.엘록사틴과 최근 도세탁셀까지 특허무효 소송에서 잇따라 승소해 주목받고 있는 보령제약 김광범(48) 특허팀장을 만나 특허소송 전략과 대응책을 물어봤다.김 팀장은 현재 한미 FTA 체결 후속조치로 마련된 민관 대책위에도 참여하고 있다.- 의약품 특허 변리사들도 보령제약 특허팀이 다른 국내사보다 잘한다고 하더라. 특허팀을 소개해달라보령제약 특허팀은 업계 최고의 소수정예요원(4명)으로 구성돼 있다. 적은 인원이이지만 2008년 '옥살리플라틴(제품명:엘록사틴)' 대법원 승소, 2009년 '아나스트로졸(제품명:아리미덱스)' 특허심판원 승소 및 작년 10월 '도세탁셀(제품명: #탁소텔)' 특허법원 승소 등 항암제 분야에서 성과를 올렸다.최근엔 '옥살리플라틴' 판결문에 대한 번역문을 미국 변호사에게 판매한 경험도 있다. 이같은 특허무효정보를 이용한 지식재산정보 수출 사업도 구상하고 있다. - 작년말부터 글리벡 조성물 특허 관련해 무효심결을 제기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번엔 어떤 전략으로 임할 것인가?= 구체적인 사안은 소송 중에 다루겠지만, 산업기술의 발전을 위해 도입된 특허 공개문서는 모든 사람들이 별도의 실험없이도 해당 발명을 실시할 수 있도록 구체적으로 기재돼 있다는 점을 어필하는데 집중할 계획이다.모든 사람에게 사용될 수 있도록 놓여진 기술들에 대해서는 어느 특정인에게 독점권이 주어져서는 안 된다는 취지다.보령제약 최정예 특허팀- 한미 FTA 체결로 국내 제약회사의 특허업무가 중요해졌다. 이를 계기로 어떤 움직임들이 일고 있나?= 첫번째 제네릭품목에게 주어지는 판매독점권을 획득하기 위해 벌써부터 관련 품목 자료분석에 들어가는 등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모 제약사는 지금까지 없던 전담팀까지 새로 조직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아직까지 눈에 띌 정도의 큰 변화는 없지만 필요성에 대해서는 높은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상급심에서 오리지널 승소로 전세가 역전되는 경우도 있다. 이에 국내사들이 손해배상금 부분에서 부담을 느끼는 것 같은데, 이에 대한 회사들의 반응은 어떤가?=자기 판매분에 대한 손해배상금에 대해서는 나름대로 방안을 만들어놓고 있다. 하지만 약가 인하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어느 법원에서도 판단된 바 없어 여러 가지 의견들이 서로 대립하고 있다.따라서 이러한 불확실성에 의해 제네릭 제품을 허가받으려는 제약사들이 특허소송제기 또는 판매에 많은 부담을 갖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그런 의미에서 허가-특허 연계제도로 얻을 수 있는 퍼스트제네릭 독점특권이 국내 약가정책 때문에 피해볼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무슨 이야기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특허심판원에서 승소판결을 받고 시장독점권을 부여받아 판매하는 제네릭제약사가 이후 두차례의 상급심중 어느 한 곳에서 패소하는 경우가 문제이다.이렇게 되면 제네릭 발매에 의해 약가인하된 오리지널 제품은 다시 약가가 복원되고, 약가가 인하됐던 기간동안 발생한 오리지널사의 손해에 대한 손해배상책임 여부가 논란이 될 수 있다.만일 오리지널제품의 약가인하분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이 퍼스트제네릭사에 있고, 해당 약품의 1년 매출이 1000억대 제품이었다면, 특허도전 퍼스트제네릭사는 약 500억에 가까운 손해배상액을 지급해야할 처지에 놓이게 된다.상황이 이렇게 된다면, 어느 제약사가 이러한 부담을 등에 지고 특허도전을 할 수 있겠는가? 이는 특허도전을 통해 하루라도 빨리 제네릭제품이 도입돼 건강보험 재정을 건전화하겠다는 정부의 계획에도 큰 차질을 가져올 수 있다.따라서 관련 부처는 특허도전을 통해 퍼스트제네릭을 발매하고자 하는 제약사가 최소한 이러한 부당한 부담을 갖지 않도록 정책적인 대비책을 마련해줘야 할 것이다.그렇지 않으면 퍼스트 제네릭제품에 주어지는 판매독점권은 허울 좋은 모양만 있지 실시할 수 없는 유명무실한 당근일 수 밖에 없다.2012-02-20 06:44:48이탁순 -
"35년 제약인생, 끝이지만 또 시작"업무를 보고 있는 노태호 전무다국적 제약회사 직원들의 근속년수는 그리 길지 않은 편이다.35년. 노태호(61) 한국얀센 전무가 제약업계서 보낸 시간이다. 서울대 약대 출신으로 영진약품 연구원으로 1975년 제약업계에 발 담근 그는 이중 22년 을 한국얀센과 함께 했다. 18년을 임원으로 있었다.오는 29일 정년퇴임을 앞둔 노 전무를 만나 제약인생을 되짚어 봤다.Q. 35년간 임상, 허가, 급여, 약가, 마케팅 등 안 해본 업무가 없다.-1977년 동화약품, 1988년 코오롱제약 등에 근무하면서 해외 의약품의 라이센스인 작업을 다수 진행했다. 당시 제약사들의 라이센싱 경험이 터무니 없이 부족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절차 하나 하나를 만들어가며 일을 진행했다.얀센 입사 후에는 메디컬어페어 총괄로 정신분열증치료제 '리스페달' 등의 국내 임상, 허가를 진행했고 포지티브리스트 시스템 도입 후 '인베가', '저니스타', '프레지스타' 등 의약품 등재 업무를 진행했다.직원들이 뭉쳐 성실히 일한 결과 2011년 기준 한국얀센이 가장 많은 의약품 등재를 이룬 제약사가 됐다.Q. 언제 가장 뿌듯했나-리스페달 허가를 받아냈을 때 정말 뿌듯했다. 지금은 가교임상이란 개념이 도입됐지만 1993년 당시 국내 허가를 받으려면 기존치료제와 이중맹검 비교임상을 진행해야만 했다.게다가 정신과 의약품의 경우 제네릭 제품들이 시장을 점령하고 있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국내 정신과 의사들의 임상경력과 제약사 대응 경력이 전무했던 시절이다.임상계획부터 의사교육에 이르기까지 모든 제반여건을 내 손으로 진행했다. 임상을 완료하고 기존약 대비 우수성을 입증해 1994년 허가가 떨어졌을 때 기분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Q. 힘들었던 기억도 있을텐데-가장 힘들었던 기억은 리스페달 후속 분열증치료제인 '인베가'의 경제성평가를 받던 상황이다.심평원에서 경제성평가를 진행하는데, 비교대상약제가 전부 제네릭 의약품이었다. 신약에 대한 국내 평가가 워낙 타이트해 본사와 이해관계가 어긋났다.끊임없이 본사를 설득시키고 심평원과 논의를 진행해 3회 만에 급여등재를 이뤄냈다. 2007년 식약청 허가를 받은 제품이 2008년 경제성 평가에 돌입해서 2009년 7월에 급여출시가 시작됐다.Q. 국내사 , 다국적사간 차이라면-국내사는 관계중심, 다국적사는 근거중심 사업을 전개한다. 물론 장단점이 있고 국내사도 최근 많이 발전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학술적인 근거를 중심으로 한 경영전략이 부족하다고 판단된다.특히 국내사 고위임원들의 경우 대표품목이 아닌 이상 자사 보유제품에 대한 지식이 풍부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예산규모와 병원장들과 관계 등에 더 신경을 쓴다.반면 다국적사 사장들은 해당제품 영업사원에 뒤지지 않을 만큼 제품정보를 갖고 있다. 의사를 만나도 학술적 부분에서 접근이 가능하며 질문에 대한 준비가 돼 있다. 근거 데이터가 없다면 이를 활용 사후 임상을 통해 데이터를 늘려 간다.노태호 전무Q. 22년간 근무한 한국얀센은 어떤 곳인가?-모회사인 J&J의 경영 대전제가 자율위임, 지방분권이다. 얀센은 전세계 마케팅에 있어서 무엇보다 그 국가의 문화와 규정을 존중한다.때문에 특별한 상황이 아닐 경우 그 나라 인력에게 경영을 위임한다. 한국얀센이 국내에 진출한 1983년부터 현재까지 한국얀센에서 외국인 임원이 존재했던 적은 없다.가장 한국적인 다국적사라 할 수 있다. 일반 사원들과 임원급 인사들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업계 톱 수준이라 자부한다. 국내상황에 맞게 개발한 개량신약 진통제 '울트라셋ER' 발매가 대표적 성과라 할 수 있겠다.Q. 반값 약가정책, 어떻게 생각하나-현재 제네릭 약가가 높게 책정돼 있고 허가가 만료된 오리지널 의약품이 계속 약가보전을 받을 필요가 없다는 사실에는 공감한다.다만 많은 사람들이 지적하듯 너무 급작스럽게 약가정책이 진행되고 있다. 단계적으로 가는 것이 맞다.개인적으로 우리나라 제약산업의 연구 경쟁력은 충분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줄기세포치료제, 백혈병치료제 등 획기적인 성과가 나오는 것을 보면 자랑스럽다.미래에 한국이 신약강국으로 떠 오를 가능성은 분명 높다. 대입시험에서 의약계 전공을 하려면 톱 클래스 성적을 받아야 한다. 비교적 성적이 낮은 공학 관련 국내 산업이 세계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우리라고 못 할 것 없다.그러기 위해선 정부가 신약에 대한 약가를 확실히 보장해 줘야 한다. 연구비 지원은 큰 도움이 안 된다. 프로젝트 만개 중 하나가 성공해 신약이 된다. 만번의 프로젝트에 들어간 비용을 신약의 가치로 봐야 한다.Q. 제약업계를 떠나는 소감은-그동안 세월을 돌이켜 보면 다행히 '만족스럽다'는 기분이 든다. 각각의 적성이 다르지만 약국에만 박혀있는 인생을 선택했다면 많이 답답했을 듯 하다.가장으로서 맡은 큰 소임을 대부분 마치고 퇴임을 맞게돼 기쁘다. 한국얀센이 복리후생이 좋은 회사기 때문에(웃으며) 두 아들의 대학 교육비도 다 지원 받았고 결혼지원금도 두둑히 챙겼다. 홀가분 하다.Q. 퇴임 후 계획은 정해졌나-고민 끝에 제2 인생의 설계를 마쳤다. 사실상 제약사 은퇴는 맞지만 제약업계 은퇴는 아니다.아직까지 국내 제약업계는 경제성평가, 약가협상, 신약개발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30년 동안 쌓아온 노하우가 필요한 회사가 분명 있을 것이다.따라서 전반적 P&R업무, 마케팅 자문을 해주는 컨설팅 사무실을 운영해 볼 계획이다. 이미 서초동 쪽에 오피스텔을 하나 얻었고 사무실 이름도 '노태호 파마컨설팅'으로 정했다.앞으로 진행될 인생 2막에도 기대가 크다. 국내 제약산업 발전에 조금이나마 내 힘을 보탤 수 있게 된다면 그것으로 만족한다. 노태호 전무 약력 1952년생 1974년 서울대 약대 졸업 1974년 4월1일~1974년 11월30일: 영진약품근무 연구원(8개월) 1976년 11월6일~1977년 11월30일: 약국경영(1년) 1977년 12월7일~1988년 7월5일: 동화약품(10년 6개월), 개발부, 학술부, 마케팅 차장퇴사 1988년 8월25일~1990 5월12일: 코오롱(약2년) 개발부 근무 부장퇴사 1990년 5월14일 한국얀센 마케팅부장 입사 1991년 Medical affair 총괄부장(임상, 허가, 약가, BD 총괄) 1994년 1월1일 Medical affair 총괄 이사 승진(이사로서 6년) 2000년 1월1일 상무 승진(임상을 제외한 허가, 약가, BD, PV 총괄)&피부과 사업부 영업 임원 겸직(상무로서 7년) 2007년 1월1일 전무 승진(전무로서 5년) 2012년 2월28일 정년(총 임원으로서 재직 기간 18년)2012-02-16 06:44:47어윤호 -
"테마가 있는 녹차밭에 놀러 오세요"박영순(66) 다희연 회장은 녹차 전도사다. 서울 역삼역 근처 개인 사무실을 찾았을 때 손수 개발한 녹차 발효 음료를 머그잔 가득 따라줬다. "오래, 건강하게 살고 싶은가요? 그렇다면 매일 아침 점심 저녁으로 녹차를 마시라"고 권했다.박 회장은 부산대 약대를 나와 줄 곧 약국을 경영했다. 1969년부터 2003년까지 34년이다. 그는 약국을 경영하며 1991년 함께 공부하던 동료 약사 120명과 함께 온누리약국체인을 세워 국내 최고의 체인약국으로 키워냈다. 지금은 경영에서 손을 떼고 제주도 조천읍에 6만평 규모의 녹차밭을 가꾸고 있다. 농업회사 법인 경덕의 대표다.▷왜 녹차밭인가."좌우명이 修身齊家治國平天下다. 신랑이 돌아가셨을 때 좌우명을 지키지 못할까 두려웠다. 결혼하기 전날 우리는 백년해로를 굳게 다짐했다. 산자가 죽은자 곁에서 백년해로 하자고 생각했다. 그 때 나이가 60이었다. 90세까지 살려면 30년이나 남았는데 모든 일에서 은퇴하고 시묘살이만 하기에는 너무 젊지 않을까도 고민했다. 그래서 오래전부터 꿈꿔온 녹차나무를 심고 가꾸기로 했다. 신랑도 녹차밭 한 가운데 모시고 그 곁에 집을 지었다. 같이 있는 것이다."▷신랑이라는 말이 좀 낯설다."평생 공무원으로 일한 신랑은 늘 용어 선택에 신중했다. 항상 신랑과 각시로 부르자고 했고, 그렇게 지켜왔다. 띄어쓰기, 맞춤법 하나에도 세세했다. 아이들 논문도 꼼꼼히 봐줬을 정도다. 사용하는 언어가 사람을 만든다고 신랑은 믿었다. 고등학교 2학년때부터 서울대 정치학과 3학년이던 신랑과 숱한 편지를 주고 받았다. 어려운 문제를 보내주면 공손한 말로 자세하게 풀이를 해줬다. 신랑은 그런 사람이었다. 내 삶에 절대적 영향을 미쳤다."▷다희연(www.daheeyeon.com)은 무슨 뜻인가."자연의 즐거움(Tea is joy of the nature)이라는 의미가 담겨있다."박영순 회장은 약국 34년을 뒤로하고, 제주도에서 테마파크형 녹차밭을 가꾸고 있다.▷다희연을 통해 이루려는 꿈은 무엇인가."사람들에게 녹차를 많이 마시게 하고 싶다. 혈관의 노화와 동맥경화를 억제하는 녹차가 건강한 장수를 이끈다고 믿기 때문이다. 즐겁고, 재미있으며, 평온함을 주는 관광지로도 개발하고 싶다. 자연의 즐거움을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차밭은 고요하다. 관광지는 요란하다. 잘 매칭이 안된다."다희연은 6만평이다. 이중 3분의 1일은 즐겁고(Fun), 흥미로운(Exciting) 공간으로 만들어 재미와 웃음을 주고 싶다. 나머지는 휴식처로서 녹차밭이다."▷다희연에는 동굴이 유명하다."유기농 녹차를 목표로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밀림을 선택했다. 곶자왈이다. 원시토지를 개간해 유기농을 실현하고 싶었다. 한번 화학비료에 익숙해진 땅에서 자란 식물은 화학비료를 주지 않으면 심한 몸살을 앓는다. 그래서 유기농으로 이행하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마침 개간작업을 하다가 작은 동굴을 발견했다. 이 곳에 카페를 만들어 관광지가 됐다. 이곳에는 녹차밭에 들른 관광객들이 들러 차를 마신다."▷레포츠 시설도 있나."관광지라서 하늘을 나는 짚라인 시설도 갖췄다. 오는 4월부터는 전 세계의 견공 200여 마리가 경주도한다. 맹인 안내견을 돌볼 수 있는 코너도 마련된다. 동물과 인간, 장애우들이 교감하는 공간이 될 것이다."▷차 박물관은 또 뭔가."보통 녹차라고 하면 다도(茶道)를 연상한다. 그래서 국내 많은 차 박물관들은 다도와 연관돼 세워졌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보면 녹차는 건강음식이자 약으로 더 많이 쓰였다. 중국 양나라 도홍경이 쓴 신농본초경집주에 차를 약으로 기재했다. 생약학을 전공하고, 녹차밭을 경영하는 제가 '차, 질병을 치료하는 약'의 컨셉으로 박물관을 만들려고 하는 것이다."▷무엇이 전시되나."크게 세개의 구획으로 나눴다. '차, 질병을 치료하는 약'의 컨셉으로 차가 역사적으로 어떻게 사용되었는지 보여줄 것이다. 1814년 호남관찰영 전주장본인 동의보감 25권 완질도 전시된다. 차와 관련이 있는 고려청자와 백자 등 미술품도 있다. 초의선사가 추사 김정희 선생에게 보낸 편지, 다완 400여점, 다도 정보와 도구들이 박물관을 구성하는 주요 요소다."▷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사람은 누구인가."인연을 맺은 모든 분들을 멘토로 생각한다. 그래도 멘토 중의 멘토는 어머니와 신랑이다. 두 분의 공통점은 헌신과 베품에 씀씀이가 컸다는 것이다. 어머니는 체질적으로, 신랑은 확고한 신념으로 이타의 삶, 분배의 삶을 추구했다. 저는 대학 때 삶의 목적을 무엇으로 할지 고민했었다. 두분은 삶의 목적을 세우는데 영향을 크게 줬다. 뒤돌아보면 뜻은 있었지만 실천은 어림없다는 생각이든다. 다만 이 삶의 목적을 잊지 않으려 노력했다는 점은 스스로 다행이라 여긴다."▷삶의 목적을 말씀하셨다. 마음에 품은 경구라도 있나."성경 말씀에 나오는 빛과 소금이다. 희미하더라도, 아주 미미하더라도 빛과 소금이고 싶다."▷요즘 머릿속에 맴도는 말들은 무엇인가."이웃에게 그냥 베푸는 것보다 사회적 기업을 만들어 일하는 즐거움, 나누는 기쁨을 공유하고 싶다. 경제적 형편과 건강이 허락되면 어떻게 할 것인지 요리조리 그렸다, 지웠다한다."▷우문일 것이다. 왜 약사가 되었나."직업에 대해 생각할 때는 1960년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좋겠다. 경제적 자립과 함께 아이들을 곁에서 키우고 싶은 직업인으로 약사가 되려고 했다. 실제 약사가 돼서는 살림집이 윗층에 있는 약국을 했다. 부득이한 경우에도 아이들이 학교에서 돌아올 시간에는 관리약사에게 약국을 맡기고 어김없이 집에 있었다. 그리고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들을 꼭 껴안아 반겨줬다."박영순 회장은 때때로 녹차밭 한켠에 있는 그네를 타며 바다에서 불어와 녹차밭을 거쳐온 바람 맞기를 즐긴다.▷어떤 약사로 살았다고 생각하나."어떤 약사가 될 것인지 대학 4년간 치열하게 고민했다. 약국에 찾아오는 모든 환자들에게 최적의 건강을 제공할 수 있는 전문가적인 하드웨어와 소프트 웨어를 갖춘 약국 약사가 되기로 마음 먹었다. 이 평범한 정체성을 세우는데 고통의 나날을 보냈으니 지금 생각하면 미련 반푼이다. 어쨌든 아프고, 괴롭고, 고통스러운 고객을 편안하게 하기 위해 정갈한 인테리어, 약사의 전문적 자세, 환자를 대하는 공손한 태도를 염두에 뒀다. 이와 함께 질병과 약에 대한 지식을 쌓는데 공을 들였다."▷약사로서 삶에 보람은 있었나."질병과 약, 식이요법을 공부하고 더많은 정보를 얻기위해 노력했다. 고객들이 어떤 느낌을 받았는지 알길은 없지만 그 과정에서 많은 보람을 느꼈다."▷결국, 그러한 노력들이 온누리약국체인을 설립하는데 도움이 된 것 아닌가."혼자 약국을 경영하고, 홀로 배우는 것보다 뜻을 같이한 약사님들과 함께 하면 나을 것같았다. 소박한 생각이었다."▷녹차밭도 우연히 나온 것은 아닐것 같다."1978년 한방을 과학화하고 싶다는 생각에 원광대 대학원에서 생약을 전공했다. 그때 녹차의 카테킨이 인류 건강에 기여한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인간수명과 연관된 혈관의 노화를 녹차가 억제한다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 그때 떠올렸던 상상과 막연했던 결심이 녹차밭을 하게 만들었다. 우연같은 일들이 가만 따져보면 필연의 씨앗이 어딘가에는 있는 것같다."그의 목소리는 쩌렁쩌렁하다. 늘 자신감에 차있다. 명강사였다. 그는 강연을 듣는 약사들의 고개를 늘 끄덕이게 만들었다. 남다른 재주다. 누구나 알고 있는 내용일지라도 그 만의 통찰력이 더해지면 깊이 수긍하게 만든다. 재미있는 건 사람들이 그가 원래부터 말을 잘하는 줄 알고 있다는 사실. 강의에 앞서 자료를 찾아 원고를 작성하고 자신의 말로 바꾼 다음 연습에 연습을 한다는 것을 사람들은 모른다. 타고나는 줄만 안다.▷회갑연을 성대하게 치른 것으로 유명하다. 왜 그랬나."육십갑자라고 하지 않나. 60년은 터닝포인트라고 생각했다. 60까지는 태어나 배우고, 성장하고, 가정을 꾸리다보니 무엇이든 끌어안아야만 하는 시간들로 점철돼 있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이 사회에 폐를 끼치는 일들의 연속이다. 헌데 60이 넘으면 내놓아야 하는 시간이다. 열심히 벌어 내놓야 한다. 그래서 제2의 삶이 열리는 터닝포인트를 자축했다. 성대하게."▷무엇을 내놓고 있나."젊은이들을 좀더 나은 삶의 길로 이끄는 일에 미흡하지만 내 지식과 진심을 보태고 있다. 대학생들의 멘토 역할을 하는 것인데 요즘 젊은이들은 목적과 목표를 뒤섞는 경향이 있다. 구체적 목표를 말하는 젊은이들에게 '무엇을 위해'라는 질문을 한번 더 던져 삶의 목적에 다가서도록 하고 있다. 좀 다른 이야기지만 무엇이 하고 싶은지, 무엇을 잘 할 수 있는지 갈피를 잡지 못했던 한 대학생을 풍력발전 전문가의 길로 이끈 것은 내게 매우 보람된 일이다. 제주에서 대학을 다니는 만큼 풍력 연구의 길을 제시했는데 이제 외국으로 유학을 가게됐다."2012-02-14 06:44:58조광연 -
"스노우 보드 타고 동료애도 키웠죠"찬바람이 불면 눈밭을 달릴 생각에 몸이 들썩이는 사람들이 있다. 겨울 스포츠의 백미라 불리는 스노우 보드 매니아들이 바로 그들.이 시기가 되면 스노우 보드 동호인들은 시즌권부터 시즌방(시즌 동안 지낼 임시 숙소)까지 한 시즌을 즐기기 위한 만반의 준비로 분주해 진다.의약품 도매업체 YDP에서 근무하고 있는 영업부 총괄 김동건(51) 이사도 그 중 한명이다.사실 그는 스노우 보드보다는 스키를 먼저 시작했다. 다소 황당한 이유지만 그가 스노우 보드 세계에 입문 한 계기는 온 가족이 스키를 즐기보다니 온갖 장비를 들고 다니기가 힘들었기 때문이란다. 물론 당시 스노우 보드 열풍도 한 몫했다고.그렇게 그의 보드 인생은 어느덧 10년을 훌쩍 넘어섰다. "스노우 보드는 탈 수록 매력을 느낄 수있는 스포츠 예요. 스키와 다른 맛이 있더라구요. 스키보다 쉽게 배울 수있다는 장점도 있고 무엇보다 온 가족이 함께 설원을 달린다는 점이 가장 좋았죠."그가 처음 보드를 접한 곳은 '스노우 매니아'라는 꽤 유명한 동호회다. 그 곳에서 고문 역할을 담당했다고 한다."많은 회원들이 부러워 했어요. 온 가족이 함께 보드를 즐기는 모습에서 특히 젊은 친구들에게는 우상이었던 것 같아요. 가족 모두 스노우 보드를 좋아하는데 작은 아들은 이미 스노우 보드 강사 자격증 레벨 1을 취득할 정도로 매니아라 할 수있죠."비록 강사 자격증은 없지만 그도 아들 못지 않은 실력파다. 스노우 보드에 관심있는 주위 사람들을 위해 강좌 매뉴얼까지 손수 만들 정도라고."처음 스노우 보드를 접할 때는 두려움이 가장 큰 적이죠. 그런 사람들을 위해 매뉴얼을 만들었어요. 스키장에 자주 오지 못할 사람은 쉽게 포기할 수있기 때문에 재미 위주로 알려주고 그 반대격은 기초 부터 디테일하게 강습해주고 있죠."무엇보다 그의 강좌 노하우는 하나 부터 열까지 함께 해주는 것이라고 한다."스노우 보드를 배울 때는 2번의 위기가 있어요. 첫 번째 위기는 스탠드를 시작할 때인데 넘어지는 게 무섭기 때문이죠. 하지만 턴을 시작하면서부터는 재미를 알게 되죠. 그리고 중급에서 상급으로 넘어갈 때 다시 한번 위기가 찾아와요. 위기 때마다 동료가 함께 하면 많은 도움이 되죠. 가끔은 무전기를 이용해 뒤따라가며 조언을 해주기도 합니다."그렇게 시작된 강좌 때문일까. 그가 근무하는 YDP에도 스노우 보드 매니아가 꽤 늘었다. 그리고 지금은 임준현 사장의 전폭적인 후원까지 받을 정도로 인기 동호회가 됐다."동호회 이름이 있는 것은 아니에요. 스노우 매니아, 사회 동호회에서 보드를 즐기고 있죠. 처음에는 영업부 중심이었는데 지금은 관리직까지 멤버가 늘었어요."그는 앞으로 많은 동료들이 스노우 보드 세계에 입문, 그 매력을 느꼈으면 한다."함께 스노우 보드를 타다보면 동료애가 부쩍 좋아져요. 한번에 되는 것은 없듯 초보자 일지라도 함께 즐겼으면 해요. 아침일찍 아무도 가지 않은 슬로프를 달릴때 느낄 수있는 기쁨을 우리 YDP 동료들도 느꼈으면 합니다."2012-02-13 06:35:55이상훈 -
민속품 사랑에 푹 빠진 부부약사의 보물창고자신들의 한옥 집 마당에 서 있는 이세민·김춘자 약사 주택가 한켠, 삼국시대 토기부터 드라마에서만 보던 은장도와 재봉틀 등이 가득한 보물창고가 있다면 믿어지는가.그것도 보물창고의 주인이 원로 노부부 약사라면 말이다. 이세민·김춘자 약사 부부의 한옥집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이세민(76)·김춘자(71) 약사 부부의 '보물창고'는 문 앞부터 지나가는 사람들의 눈길을 끈다.정성들여 막돌을 쌓아올린 담장하며 선이 아름다운 기와지붕까지 시선이 머무는 모든 곳에서 부부의 정성을 느낄 수 있다.부부의 안내를 받으며 한옥 안으로 들어가니 마당부터 감탄이 흘러나온다.마당 툇마루 위에 하나하나 놓인 #민속품들에서 예사롭지 않은 분위기가 감지된다.아니나 다를까.대문을 3개나 열고 들어 간 그곳의 고풍스러운 마당과 품격있는 수석들은 여느 보물창고나 박물관 못지 않다. 내부 전시실 안에 하나하나 정리해 놓은 민속품들은 그야말로 노부부 평생의 숨결이 느껴지는 듯 했다.문득 궁금해졌다. 그 많은 것 중 왜 유독 민속품이었을까."젊었을 때부터 민속품 수집에 관심이 있었어요. 민속품에서는 우리 조상들의 숨결이 그대로 느껴지고 전해지잖아요. 약국을 열고부터 본격적으로 나서기 시작했죠. 한마디로 골동품 수집에 미쳐있었죠"이 약사는 약국을 개업힌 후 평소 취미였던 골동품 수집을 위해 더 많이 부지런해져야겠다고 다짐했다. 취미가 주업을 방해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는 판단에서였다.그만큼 다른 사람보다 일찍 일어나 약국 문을 열고 틈나는대로 부인인 김약사와 함께 전국방방곡곡을 돌며 수집에 나섰다.한옥집 안에 전시돼 있는 골동품들이 약사의 수집 의욕은 국내에서만 머물지 않았다. 지금까지 부부가 여행한 나라만해도 100여 곳에 달한다.여행 그 자체로도 의미가 있지만 세계 곳곳의 벼룩시장을 돌며 평소 소장하고싶어했던 민속품을 찾아내는 것은 빼놓을 수 없는 재미였다.이 약사가 이처럼 평생을 수집에 빠져 살 수 있었던 것도 옆에서 든든히 지원해 준 부인의 공이 컸다.부인 역시 문단에 나간 후 시집을 내고 꽃꽂이 강의를 진행할 만큼 다재다능하다."사람들은 민속품 수집이라하면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드는 작업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하지만 하다못해 열쇠나 옛그릇 등 아주 작은 것부터 자기가 관심갖고 좋아하는 물건을 모아보는 것, 그게 특별한 사랑의 시작이 아닐까 생각되네요"한옥집 안 전시관 앞의 이세민·김춘자 약사 최근에는 약국을 접고 부부가 나란히 대학원에서 고미술학을 공부하며 수집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는 이세민·김춘자 약사.기사를 본 독자들이 한번 쯤 찾아오고 싶어질 것 같다는 기자의 말에 이 약사가 흔쾌히 대답한다."보안상 모든 사람에게 개방할 수는 없지만 우리 약사 후배들에게는 항상 열려있어요. 부부의 보물창고가 궁금하시다면 언제든 놀러오세요."2012-02-10 06:35:00김지은 -
"뺏기는 것만 문제? 있는 것부터 활용을"임효종 약사 "약사들의 고유 영역인 약을 슈퍼나 편의점에 뺏기는 것도 문제죠. 하지만 약국에 있는 건기식이나 한약을 약사들이 활용하지 못하는 것도 직무유기 아닐까요"일반약 슈퍼판매로 시작된 약사사회 위기론이 최근 약국들의 '쇄신론'으로 점차 변화되고 있는 분위기다.복약지도 강화와 더불어 그동안 약국 내에서 소외돼 왔던 한약·건기식 등의 활용도를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이 같은 상황 속 지난 달 말 약사대상 한약강좌를 개최하고 5개월 간의 강의 일정에 들어간 임효종(71) 약사.첫 강의가 열린 지난달 29일, 대한약사회관 강당은 영하의 날씨 속에서도 임 약사의 강의를 듣기 위해 발걸음을 한 약사들의 열기로 뜨거웠다.1977년부터 지금의 봉천동 한자리에서 40여년 간 한국생약국을 운영하고 있는 임 약사는 개국 때부터 지금까지 한결 같이 약국 한약 지키기에 매진해 왔다.그만큼 임 약사는 지금의 약사사회 위기 속 약국 한약이 약사사회의 새로운 활로가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임 약사를 만나 약국 한약의 중요성과 약국 매출에 활용할 수 있는 방안 등에 대해 들어봤다.-약국 한방이 점차 쇠퇴하고 있는데.=의약분업 후 약국들이 처방조제 중심으로 재편되고 한약조제약사 시험이 도입되면서 급격히 약국에서 한방파트가 사라지고 있다.40여년 전 처음 약국을 시작했을 때만 해도 한약을 하지 않는 약국은 거의 없을 정도였고 약국 매출에서 한약이 차지하는 비중은 적지 않았다.하지만 최근에는 한약을 조제하는 약국은 거의 전무하고 한방과립제나 탕제를 판매하는 약국도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상황이다.약대에서도 한약 강의가 사라지고 있는 만큼 젊은 약사들일수록 더 한방파트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질 수 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현 시점에서 약국 한약을 강조하는 이유는.=의약품 슈퍼판매, 조제료 인하 등 약사사회를 옥죄는 정책들이 쏟아지고 있다.이럴 때일수록 약사 직능을 지켜가기 위해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것을 제대로 알고 환자들에게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확대해야 한다. 한약이 바로 그것 중 하나일 것이다.약사들에게는 양약과 한약을 모두 활용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이것을 왜 스스로 포기할려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질환에 따라 한약을 제대로 활용하면 몇 배 이상의 효능과 효과를 볼 수 있다.처방약이나 일반약 중 일부는 병원에 의존할 수 없는 반면 약사가 고유 권한으로 환자에게 처방하고 권할 수 있는 것은 한약부분 아니겠는가.이것은 단순 약국 매출 확대를 넘어 약사로서의 자부심과 전문성 강화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대목이다.-약사들이 손쉽게 한약을 활용할 수 있는 증상이 있다면.=무엇보다 약국에서 한방제제를 가장 다빈도로 손쉽게 취급할 수 있는 질환이 바로 감기일 것이다. 최근 영하의 날씨가 계속되고 있어 약국 감기환자가 많은 시즌인 만큼 직접 활용해 봐도 좋을 것 같다.가장 쉽지만 또 효과가 나타났을 시 환자들의 신뢰도나 약국 재방문율을 높일 수 있는 방안 중 하나인 것이다.열감기로 찾아온 환자가 있다면 탕제로 ‘현계영교탕’을 권하면 효과가 좋다. 열감기로 인해 중이염 등이 발생하면 병원에서 처방한 항생제로도 제대로 치료가 안될 때가 있다.이럴때 약국에서 현계영교탕을 함께 권하면 시너지 효과를 내며 높은 완치도를 보이는 경우가 있다.또 감기가 일주일 이상 지속되는 환자에게는 ‘쌍패탕’을 권하면 즉시 효과가 나타난다. 감기가 오래 지속된다는 것은 면역력이 저하됐다는 증거다. 쌍패탕은 어떤 양약보다도 면역력 강화에 도움이 되는 한방제제다.그 밖에도 소화불량에는 ‘향사평위산’을, 염증질환에는 ‘탁리소독음’을 권해 주면 높은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약국에서 한약을 활용하기 위해 준비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먼저 약국은 단순 물건을 파는 장소가 아닌 지식을 전달하는 곳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그만큼 다른 분야에 비해 소비자 보다 약국의 주인인 약사의 역할이 큰 것이다.지식전달을 위해서는 약사가 그 분야에 대해 끊임없이 공부하고 또 이것을 활용해 보려는 노력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다.단순 병원 처방에만 매몰돼 있지 말고 약사가 가지고 있는 부분을 최대한 활용하려고 해야 할 때다.전체적으로 사람의 오장(간, 심장, 비장, 폐, 신장)을 이해하고 세부적으로 주요 질환을 중심으로 그에 맞는 한약제제를 공부한다면 약국에서 활용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또 실제 약국에서 환자들에게 적용하며 자신에 맞는 맞춤 활용법과 노하우를 쌓아가는 것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이다.2012-02-07 06:18:28김지은 -
"정보제공 확대로 제약 행정처분 제로화"[단박인터뷰]= 최명순 의약품관리종합정보센터장 의약품 유통 감시자인 의약품관리종합정보센터(정보센터) 새 사령탑에 최명순(59) 씨가 최근 임명됐다.최 센터장은 의료급여1부장과 민원상담부장, 수원지원 심사평가1팀장, 광주지원장 등 34년 간 심사평가 업무 전반을 거쳤다.올해로 발족 6년차에 접어든 정보센터를 새로 맡으면서, 최 센터장은 명실공히 제약계에서 없어서는 안 될 서비스 기관으로 성장시킬 목표를 세웠다.리베이트 현지조사 업무를 맡게 될 유통관리팀에는 조만간 5명의 신규 인력을 추가 투입할 계획이다.최 센터장은 특히 선제적 정보제공으로 '업체 행정처분 제로화'에 도전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다음은 최 센터장과의 일문일답이다.-정보센터 취임 한 달이 됐다. 약제 파트는 처음일텐데 소감은.= 정보센터와 인연이 있었다. 부장 시절 정보센터 조직이 신설됐는데, 당시 임명제가 아니라 공모제였다. 동료 부장이 용기를 줘 과감하게 도전했는 데, 보기좋게 떨어졌었다.지금 생각해보면 그 경험이 내 인생이나 직장생활을 돌아보는데 플러스가 된 것 같다. 그때 했던 공부들이 정보센터 업무에 도움을 주고 있다.심사와 민원 관리 업무는 했지만 약제 파트는 처음 맡게 됐다. 어렵지만 업무를 파악할수록 재미있다. 갖고 있는 인프라로 더 많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고 개발하고 싶은 분야가 많다.-구체화 된 계획은 있나?= 최근 각 부서에 새 연간 계획 설정을 지시했다. 개선하거나 개발하고 싶은 것들이 머릿 속에 십여개나 된다. 인터넷 시대에 맞춰 심평원이 정보화사업을 하고 있어 그 흐름에 맞출 예정이다.정보센터의 생명은 정보의 정확성이다. 공급내역 보고나 통계정보 공개 시스템 구축, 의약품 유통정보 제공 수수료 산정 연구 등 정보센터 홈페이지 내에서 제약·도매 업체들이 최선의 정보 서비스를 제공 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식약청과 안전정보를 연계한 시스템도 구축할 생각이다. 얼마 전 도매협회를 방문해 간담회를 가졌는데, 판매정지 제품에 대한 정보를 뒤늦게 알았다가 행정처분을 받은 사례 등 애로사항을 듣게 돼 이를 계기로 계획을 세웠다.업체가 판매정지된 의약품인지 모르고 공급하려 할 때 정보센터 프로그램이 경고창을 보내 알려주는 방식을 구상하고 있는데, 효용성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업체들과 자주 소통을 하면서 현장에 맞는 자료를 생산하고 제공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제약계가 주목하고 있는 유통관리팀 조직은 어떻게 정비되고 있나.= 아직까지 임시조직이다. 현재 5명의 전담 인력과 2명의 겸임 인력이 배치돼 있다.현재 심평원 신입사원 공채가 진행 중인데 여기서 5명의 신규 인력을 추가하고 겸임 인력을 조정해 총 10명의 인력으로 팀을 꾸릴 생각이다. 가시적인 것은 이후 정규 조직이 돼야 나타나지 않겠나.-정보센터의 새 도약을 위한 포부는.= 정보센터가 업체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곳으로 성장시키고 싶다.정보센터가 이제 6년차에 접어들고 있다. 그동안 유통 체계를 확립하고 시스템화 하는 것이 목표였다면 이제 완성된 체계를 이용해 업계 발전을 보조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모든 정보를 가치화시키고 업체들에게 고급정보들을 선제적으로 제공해 '업계 행정처분 제로'를 만드는 게 최대의 목표다. 이를 위해 수요자인 업체들의 니즈를 열심히 파악할 것이다.'목표를 세우고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추진하면 반드시 성공한다'는 말이 있듯 연말까지 꾸준히 추진할 생각이다.2012-02-02 06:44:50김정주 -
글쓰기 통해 성장통 겪는 '바보의사' 박인숙"그동안의 성장통을 정리한다는 생각으로 수 년간 집필한 글을 묶었어요. 은퇴 이후 이모작을 준비하고 싶었죠."어릴적 유난히 국어 공부에 흥미가 없었다던 박인숙(63·#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가 '바보의사 박인숙의 끝나지 않은 성장통 이야기'를 발간했다.누가 쓰라고 강요한 적도 없는 글을 쓰기 시작한 이유는 그의 '못말리는 성격'탓이다.불의, 부정, 부패를 보면 참지 못하는 박 교수가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글쓰기를 선택했다.발간한 책에는 2004년부터 쓴 글이 담겼다. 당시 일간지, 전문지 가리지 않고 의료와 관련한 정책, 윤리, 봉사 등을 주제로 기고를 시작했다.책에 담긴 글만해도 120여 편. 직접 쓴 울산의대 학장 퇴임사부터 4년전 당차게 도전했다가 공천에서 탈락한 이후의 심경을 작성한 '싱가포르가 부러운 이유'까지.그가 글을 통해 말하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언론에 게재 목적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정성들여 쓴 '싱가포르가 부러운 이유'에는 떠올리기도 싫은 공천심사 악몽을 담아냈다.한나라당 비례대표를 신청한 박 교수는 "공천과정 자체가 아예 처음부터 없었다는 의심이 들 정도로 어이없는 과정"이었다고 토로했다.600여명에 가까운 신청자들의 서류제출 6일만에 공천자 명단이 발표된 것 하나만으로도 "공천으로 장사를 했다"고 평가했다.이렇 듯 소신을 당당하게 밝히는 박 교수 또한 보수적인 의사 사회에서 여성 '오피니언 리더'로서 살아가는게 힘들때도 있다고 한다.한국여자의사회 차기 회장, 서울의대 총동창회 부회장, 의료리더십포럼 대표,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 이사, 세계소아심장학회 유치위원장 등 그를 따라 다니는 타이틀만 해도 수 십여개에 이른다."목소리를 내는데 여성과 남성이 다를 필요는 없다"는 박교수는 "세상을 잘 살아가는 지혜를 가진 '천재의사'보다 세상을 살아가는게 어수룩한 '바보의사'가 되고 싶다"고 전했다.2년 앞으로 다가온 은퇴를 생각하며, 그동안의 글을 묶었다는 박 교수는 "지난간 일생을 객관적이고 다소 성숙한 눈으로 되돌아 보면서 나와 가족, 선천성 심장병 환자, 국가와 사회를 위해 봉사하는 인생 이모작을 준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2012-01-30 09:00:20이혜경 -
"올해는 꼭 우승 트로피 안고 싶습니다""승-패를 떠나 야구에 대한 열정 하나로 뭉치다!"지난해 사상 첫 600만 관중 시대를 연 프로야구는 국민 스포츠로 우뚝 서고 있다. 해가 갈수록 프로야구의 인기가 더해가고 있는 가운데 '보는 야구'는 물론 '하는 야구'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다.이를 반영하듯 제약업계에도 야구 동호회가 호황(?)을 누리고 있다.JW중외도 최근 3년간 사내 야구동호회가 두 팀이나 만들어졌다. 바로 JW홀딩스와 JW중외제약 직원들로 구성된 'JW드래곤즈'와 JW생명과학 직원으로 구성된 'JW블루드래곤즈'다.두 팀은 2009년 KBS예능 프로그램 '천하무적 야구단'이 방영되면서 사회인 야구단이 한참 주목을 받을 때 만들어졌다.JW드래곤즈는 JW중외그룹 내 최초 야구동호회로 회장 김태경 대리(JW중외제약 총무팀), 감독 조신성 과장(JW중외제약 경영관리팀)을 필두로 실력을 갈고 닦고 있다.JW블루드래곤즈는 회장 및 감독 최연석 과장(JW생명과학 소재연구팀)과 고문 최윤식 부장(JW생명과학 수액연구소)을 주축으로 JW생명과학 직원들이 하나로 똘똘 뭉쳤다.이름이 유사해 얼핏 들으면 마치 같은 동호회처럼 들린다."드래곤즈는 구 CI 심볼마크에 형상화된 용을 의미합니다. JW드래곤즈도 하늘을 향해 승천하는 용처럼 승승장구하라는 뜻도 담았죠." "JW블루드래곤즈는 용과 새로운 CI의 컬러인 블루를 합쳐 만들었습니다. 생명을 지킨다는 청룡을 상징하죠." 각 동호회의 회장인 김태경 대리와 최연석 과장이 자랑스럽게 이름에 숨은 뜻을 설명한다."동호회 이름에 용 마크를 떠올린 것을 보면 둘 다 같은 팀이나 마찬가지죠."창설 2년밖에 되지 않아 양 팀 선수들 모두 실력은 아마추어지만 야구에 대한 열정만은 메이저리그다.직업선수가 아니다 보니 처음에는 실수도 연발하고, 손발도 제대로 맞지 않았다."처음에는 열정만큼 몸이 안 움직이는 직원들도 많았습니다. 몇몇 선수들은 헛스윙을 날려 그라운드를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하고, 공을 글러브가 아닌 몸으로 받기도 했습니다." JW드래곤즈 감독인 조신성 과장이 창단 초기 멤버들의 모습을 떠올리며 웃는다."JW생명과학 선수들도 다른 팀과 시합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실력이 많이 부족했습니다. 교대 근무를 하는 직원들이 많아 처음에는 연습을 하는데 어려움도 있었죠. 하지만 2년간 틈틈이 연습을 하고 각자 노력한 끝에 지금은 호흡도 잘 맞고 실력도 많이 좋아졌습니다."JW블루드래곤즈 고문인 최윤식 부장은 아마추어 선수지만 야구에 대한 열정만큼은 프로 못지않다고 덧붙인다.이들 야구팀은 올해 원대한(?)목표가 있다. 다름아닌 직장인 야구대회에서 우승하는 것."JW 이름을 걸고 전국 직장인 야구대회에 우승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앞으로 사내 야구동호회의 활약을 기대해주세요!" JW드래곤즈, JW블루드래곤즈 전 선수들이 함께 파이팅을 외치며 오늘도 경기장에 나선다.야구를 좋아하는 마음 하나로 글러브를 끼고, 배트를 들고 그라운드에 선 이들. 시원한 홈런 한 방으로 직장인 야구대회에서 우승할 그 날을 기대해본다.2012-01-25 06:35:39가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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