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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공간을 '꿈의 무대'로 만든 약사[9] 경기 성남 모약국 고객의 시선을 사로잡는 인테리어와 의약품 등 각종 상품이 한눈에 들어오는 과학적 디스플레이의 구현. 약국의 변화를 바란다면 한번 쯤 꿈꿔 볼 만하지만, 만만치 않은 비용과 노력에 비해 불확실한 효과를 생각하면 선뜻 나서기 쉽지 않은 일들이다. 이럴 때, 큰 비용이 들지 않는 간단 명료한 변화 하나로 약국을 360도 변화시킬 수 있는 아이템이 있을까?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바로 약사의 '마인드(mind)' 변화. 경기도 분당 모약국은 태생부터 여느 약국들과 달랐다. 약국이 유별나다는 게 아니다. 이 약국의 경영인이자 전문 약사인, 모연화 약사가 특별하기 때문이다. "약대를 졸업하고 병원에서 일할 때도 조금 특별한 직책에 있었어요. 영양전문 약사로 회진을 돌며 환자들의 영양상태를 직접 체크하고 상담했죠. 그 과정에서 환자들을 직접 대면하고 더 만나고 싶단 생각을 했어요. 그렇게 시작한 게 지금의 이 약국이에요." 7평 남짓한 모약국은 전형적인 항아리상권에 위치해 있다. 주변에 이렇다할 의원 하나 없는 아파트 단지 숲 상가 1층 약국. 같은 건물에 가정의학과가 하나 있지만 하루 고정 처방전은 50건이 채 안된다. 하지만 약사는 지금의 약국 자리가 1년 여를 기다리며 찾고 또 찾았던 '맞춤 자리'라고 설명한다. 대체 왜? 지명 구매 환자에 "어디가 불편하신가요" 질문부터 대다수 약사들이 개국을 고려할 때 생각하는 요소 중 하나는 얼마의 고정 매출이 보전될 수 있을까이다. 하지만 모 약사의 개국 과정은 고민의 시작부터 달랐다. "어느 자리에 가야 지역 주민들을 더 밀착해 만날 수 있을까가 약국 자리의 선택 포인트였어요. 최종 목표는 약사로서 나만의 책을 써보고 싶었고요. 책을 쓰기 위해서는 더 많은 지역 주민, 환자들을 만나 소통해야 했어요." 모 약사의 약국 경영자로서, 또 한명의 약사로서 약국 운영 방식은 질문 하나에서부터 차이가 난다. "어디가 불편하셔서 그 약을 찾으시는데요?" 특별할 것 없는 약사의 질문 하나가 환자와 약사 관계에 많은 변화를 가져온다. 모 약사는 특정 상품을 원하는 지명구매 고객이라 해도 한번을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다. 무엇보다 약사와 환자의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그는 약사는 약의 전문가, 환자는 자신의 인생, 건강의 전문가로 두 전문가의 만남이 곧 약사와 환자 간 관계라고 보고 있다. 그만큼 고객은 자신이 우려하고 고민하는 문제에 대해 약의 전문가이자 디렉터인 약사에게 언제든 자신이 원하는 답을 구하고자 하는 마음의 자세가 돼 있다는 게 모 약사의 생각이다. 그런 환자에게 단순히 요구하는 약을 집어주는 것은 환자가 궁금해 하고 알고 싶어하는 부분을 묻고 설명할 기회조차 사라지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게 모 약사의 생각이다. 약사의 질문 하나에 환자의 반응은 눈에 띄게 달라진다. 평소 궁금했던, 걱정했던 부분에 대해 자연스럽게 약사에게 털어 놓고 그 과정이 곧 상담으로 이어진다. 약국을 찾은 한명의 환자도 허투루 보지 않고 환자의 건강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려는 약사의 마인드, 모 약사가 한명의 약사이자 경영자로서 7평 동네 약국을 운영하는 방식이다. "단순히 약을 판매한다는 생각에 꺼려하시는 약사님들도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생각의 차이에요. 이 약을 권함으로써 환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단 생각이 곧 적극적인 상담으로 이어질 수 있는 거죠. 고객의 말, 걱정을 들어주고 적절한 답을 주겠다는 생각, 그것이 곧 약사의 마인드라고 생각해요." 7평 약국의 변신…약사의 마인드가 불러온 변화 "댁에 쌓아놓은 영양제들을 약국으로 가져오세요. 모약사가 설명해 드립니다." 약국 한켠 약사 캐릭터와 함께 적힌 문구가 눈에 들어온다. 이 약국에서 사지도 않은 약을 가져와 상담을 신청하라니, 자기 약국에서 산 약도 상담하는 것을 꺼리는 일부 약사들과는 분명 다른 마인드이다. "환자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여기저기서 약이나 영양제, 건기식을 구입해 마구잡이로 복용하시는 분들이 적지 않아요. 그런 부분들이 안타까워 웬만하면 먹고 계신 것을 다 가져오시라 해서 제가 확인도 하고 올바른 복용법을 권해드리기도 하죠. 손해라고요? 아뇨, 오히려 약국 경영에도 적지 않게 도움이 되던걸요." 다른 데서 구입한 영양제를 들고와 모 약사의 상담을 받다 이 약국의 단골 환자가 된 고객도 상당수다. 요즘은 인터넷 구매와 더불어 해외 직구가 유행하면서 정확한 정보 없이 건기식, 영양제 등을 구입해 복용하는 고객이 특히 많아졌다. 그런 고객들에게도 약사가 깊숙이 개입할 수 있는 것, 그것이 곧 약사가 해야 할 '약료'의 역할이라는 게 모 약사의 지론이다. 모 약사는 최근 또 다른 도전을 시작했다. 약사 협업 모임 휴베이스에서 교육기획마케팅 본부장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하나보단 둘이, 둘 보단 셋 이상이 모이니 단순했던 약국 경영이 즐거워 졌다고 모 약사는 말한다. "단순히 약국 경영이 어려워서 약사들이 모인 것은 아니에요. 현재도 나쁘지 않지만 미래를 생각한거죠. 짧지않게 남은 시간을 얼마나 더 즐겁고 재밌게 약국을 운영할 수 있을까였죠. 그 답은 의외로 약사들이 함께 모이고 머리를 맞대는 데 있더라고요. 약사들이 조제실 밖으로 나와 '관계'를 통해 행복해지는 방법을 찾아가고 있습니다."2015-03-10 06:14:59김지은 -
"예술의전당 무대에 선 기분 아시나요?"지난 2월 10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선 서울오라토리오합창단이 목포시립교향단과 함께 베토벤의 장엄미사를 공연했다. Kyrie, Gloria, Credo, Sanctus, Agnus Dei 등 베토벤이 작곡한 미사곡 5곡이 차례로 울려퍼졌다. 이날 무대에 선 약 80여명의 합창단원 중에는 오후까지만 해도 약국에서 조제와 복약지도에 열중하던 약사가 포함돼 있었다. 강승욱 약사는 얼마전 서울오라토리오 합창단에 합류해 제58회 정기연주회에 참여했다. "합창 공연으로는 처음 무대에 선 것이라 떨리기도 했지만, 그날 공연의 기쁨이 얼마나 컸는지 잊을 수 없어요. 시간에 쫓기고 일상에 쫓겨 힘들게 느껴졌던 연습기간을 모두 보상받는 것 같았습니다." 2015년 합창단에 합류한 서울 강남구 코스모스약국 강승욱 약사(35,이화여대)는 약대에 입학해 대학원까지 공부한 '약학도'지만 어려서부터 미술과 음악 등 예술분야에 관심이 많았다. 미술사 책을 읽고 음악을 듣는 등 '감상자'에 머물다 직접 활동에 참여하게 된 것은 어떤 계기였을까. "약사로서 보람을 느끼지만 일상에서 벗어나 스트레스를 해소할 무언가가 필요하다 싶었어요. 이것저것 생각하다 합창단원을 모집한다는 공고를 보고 오디션에 응시했는데 합격하게 됐습니다. 평소에도 노래하는 걸 좋아했지만 잘 한다고 말하기엔 쑥스러웠는데, 오디션 합격으로 용기를 내게 됐죠." 그가 속한 서울오라토리오는 지금까지 58회의 정기연주회, 199회의 Abendmusiken (저녁음악회), 16회의 특별연주회, 3회의 청소년 합창단 정기연주회, 30회의 해외연주회 등 모두 306회의 연주회를 진행한 유서 깊은 합창단이다. 합창단은 2001년부터 유럽 연주단체 및 연주가들과 교류하면서 2005년 프라하 콘서바토리 (Prague Conservatoire) 과 드보르작 아카데미가 협력학교를 체결해 음악 교육에도 일조하고 있다. 후원자들의 지원으로 운영되는 서울시 지정 전문예술단체다. 대중음악과 달리 '클래식'으로 일컫는 노래를 하려니 어려운 부분이 많았다. 노래가 유럽에서 유래한 것이다 보니 가사를 이해하고 익히는 것부터 만만치 않았다. 이번 정기공연을 준비하며 합창 연습을 하는 한편, 라틴어와 이탈리아어를 별도로 공부해야 할 만큼 까다로운 과정을 거쳤다. 첫 공연을 앞두고 그는 매일 저녁 약국 업무가 끝난 후 연습을 했다. 주말에도 물론 합창연습에 몰두했다. 약국에는 공연할 음악을 틀어놓고 셀수 없이 반복해서 들었다. 다행히 그의 생애 첫 공연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공연 후 잠깐 짬이 생겼다 싶었는데 벌써 다음 공연 일정이 잡혔다. 오는 7월에는 정기공연을 준비해 다시 한번 예술의전당 무대에 선다. 7월 말부터 8월 초까지는 체코 프라하 공연이 예정돼있다. 다시 한번 시간을 쪼개 연습 시간을 만드는 빡빡한 일정을 앞두고도 강 약사의 표정은 밝기만 하다. "첫 공연은 주변 지인들에게 많이 알리지 않고 정신 없이 지나갔어요. 다음 공연에는 준비 많이 해서 가까운 친구들과 지인들도 초대하고 싶습니다. 음악이 주는 이점이요? 말 하지 않아도 누구나 아시지 않을까요?"2015-03-09 06:14:48정혜진 -
암환자 보듬고 경영활성화 기법 한곳에[8] 부산 사하구 해동온누리약국 약국은 언뜻 보기에도 생기가 넘쳤다. 가까이에 있는 소아과에서 어린이 환자와 보호자가 드나들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근무약사들은 주변 의원에서 유입되는 처방전에 맞춰 조제하고 복약지도 하느라 분주했다. 정은주 약사(51·경성약대)는 약국 한켠에 마련된 상담공간에서 다른 지역서 찾아온 환자와 긴 시간 상담에 열중하고 있었다. 부산 사하구 도로변에 위치한 해동온누리약국을 운영하고 있는 정 약사는 약국경영 전문가로 여러차례 강의에 나서고 있는 경영 전문가이다. 동시에 암환자 면역력 증강을 위한 영양요법 전문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경영 마인드와 학술을 기반으로 한 환자 상담이 공존하는 곳, 해동온누리약국이었다. "평범한 입지를 탐나는 입지로" 사하구 장림2동에 위치한 해동온누리약국이 처음부터 '잘 되는 자리'였던 건 아니다. 정은주 약사는 앞서 두 번 약국이 폐업한 자리를 임차해 5년 전 지금의 해동온누리약국을 열었다. 주변에는 이비인후과와 치과가 있었고 가까이에 약국도 2~3곳이 더 있었다. "안되는 자리를 인수한 건 사실이지만, 지금은 소아과 등이 입점해 처방전이 더 늘어난 상태입니다. 처음에는 처방전에 기대지 않고 일반약과 건기식 판매를 활성화시키려고 했습니다. 그래서 일찍이 약국에 건강 관련 제품을 다양하게 갖췄어요. 지금도 매출은 조제수입과 그외 판매수입이 5:5정도입니다." 그는 88년부터 약국을 시작했다. 의약분업을 지켜보며 '변하지 않으면 도태되겠다'고 생각해 경영의 필요성을 느꼈다. 카네기경영자과정을 수료했고 약국에도 변화를 줬다. 2000년부터 포스시스템을 도입했다. 최근 들어 유행하는 드럭스토어형 약국을 정 약사는 10여년 전부터 운영했다. 의약분업, 경영 활성화 눈뜬 정은주 약사 이런 경영마인드는 약국 곳곳에 배어있다. 셀프 메디케이션 코너, 이벤트 매대, 오픈매대 등 다양한 코너가 마련됐다. 직접 체지방 측정을 할 수 있는 인바디와 혈압 측정기가 놓여있고 옆에는 최근 주목받고 있는 진단시약 코너가 있다. 진단시약에는 임신과 배련 테스트기 뿐 아니라 다이어트, 유방암 진단, 아미노산 검사표 등 다양한 제품이 진열됐다. '골든존'(golden zone)이라 할 수 있는 약국 중앙 이벤트 매대는 진단시약이 자세한 POP와 함께 진열됐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겨울철 건조한 날씨를 감안해 립케어 제품으로 꾸몄던 매대다. "만성질환을 유추할 수 있는 모발검사도 약국에서 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헬스케어 시장은 셀프메디케이션으로 나아갈 것이고, 약국은 미리 준비해야 합니다. 대기하는 환자들에게도 정보를 제공하고 자신이 직접 건강을 체크해볼 수 있어 환자들 반응도 좋은 편입니다." 일반약 코너도 기능별, 품목별로 구획이 나눠져 제품을 찾기 쉽다. '일회용 밴드' 한가지 만으로도 진열장 모서리 한 진열장을 다 채울 정도로 제품이 다양하다. 어린이 환자들의 눈높이에 맞춰 낮은 진열대에는 어린이 비타민과 캐릭터 상품들이 놓여있다. 약을 기다리는 아이들이 구경하고 만져보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별다른 특별한 점은 없고 다른 약국에서도 하는 것들이에요. 다만 약국 인테리어를 자주 해 서 신선하고 깔끔한 분위기를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1~2년에 한번씩은 전체 인테리어, 부분 인테리어를 진행합니다. 이벤트 매대는 한달에 한번씩 제품을 교체해주고 설명도 첨부하지요." 매약에만 치중하는 것은 아니다. 그는 한달에 한번 이상 근무약사들에게 주기적으로 교육을 실시한다. 질 높은 복약상담을 담보하기 위해서다. 그는 "근무약사들도 상담과 약물 지식은 수준급"이라고 칭찬했다. 면역·영양요법으로 암환자 상담도 병행 정 약사는 전날 남원 강의를 마치고 돌아온 터였다. 약사 대상 암환자 상담 학술강의를 주로 하는데, 최근 면역·영양요법에 관심 있는 소규모 의사 커뮤니티가 정 약사 강의를 의뢰했다. 그가 암환자 상담을 시작한 것은 2010년부터로, 한·독 생의학학회에 참여하면서부터다. 2012년 독일로 연수를 다녀왔고 지금도 자신이 상담하는 환자들의 상태를 연구해 학회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암환자 상담이라 하면 거창한 것 같지만, 간단히 말해 환자의 기본 체력을 높여 치료 효과를 높여주는 것입니다. 환자 중에는 백혈구 수치가 낮아 항암치료조차 할 수 없는 경우가 많은데, 치료 이전에 면역력을 높여주고 영양상태를 호전시키면 항암치료도 가능해질 뿐 아니라 효과도 좋아집니다. 병원은 치료에만 관심을 갖고 치료 이전에 필요한 것들을 간과하는 경향이 있어요. 이 부분을 약사가 채워줄 수 있는 거죠." 정 약사는 매주 금요일 강의를 위해 약국을 비울 만큼 많은 강의에 나서고 있다. 암과 간염에서 영양요법이 얼마만큼 효과를 내는지, 환자 생존기간을 얼마나 늘려주는 지를 약사들에게 강의한다. 그렇다고 특별한 제품을 쓰는 것은 아니다. "환자를 환자로 바라보지 않고, 내 가족이나 내가 암 환자라고 생각해보자는 말을 강의에서 자주 합니다. 의·약사의 역할만 하고 나머지는 환자가 이겨낼 수 있는 신체 환경을 만들어주면 되는 것이라고요. 제가 특별한 제품을 쓰는 것이 아니다. 건강기능식품, 일반약, 한약을 사용합니다. 약사들이 잘 알고 있는 제품도 많을 거에요. 흔한 것이지만 환자에게 맞고,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상담하고 권해주는 것이지요." 주변의 동료 약사들은 정 약사가 상담과 처방조제를 동시에 활성화한 보기 드문 케이스라고 말한다. 일반약 판매 기법에서 조제, 복약상담, 환자 상담까지 골고루 갖춘 약국이라는 것이다. "경영을 잘 하는 약국도 많고, 환자 상담에 깊이가 있는 약사도 많습니다. 저는 다만 두 분야 모두에 관심을 가진 것 뿐입니다. 무엇보다 지식이 다가 아니라 지식을 전달하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좋은 걸 알면 환자에게 알려주고 잘 복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까지가 약사 역할이라 봅니다. 그렇게 되면 약국도 '치료'가 아닌 '치유'의 공간으로 업그레이드 될 수 있을 겁니다."2015-03-06 06:14:59정혜진 -
"건보재정 흑자, 국민 몫으로 돌려줘야"[단박인터뷰] 건강세상네트워크 김준현 대표 국내 보건시민운동을 대표하는 단체를 찾는다면 단연 건강세상네트워크가 첫 손에 꼽힌다. 이 단체가 창립 13년차를 맞아 사실상 세대교체를 위한 초석을 놓았다. 김준현(45·보건학박사) 씨가 상근대표로 전면에 나선 것이다. 그는 최근 열린 회원총회에서 정은일, 현정희 씨와 함께 제7기 공동대표로 선출됐는데, '글리벡 투사' 강주성 전 대표, 정계진출을 모색 중인 조경애 전 대표를 잇는 상근대표가 됐다. 김 대표의 등장은 무엇보다 건강세상네트워크, 더 나아가 국내 보건시민운동의 세대교체를 의미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보건시민운동의 2세대 격인 그는 이 단체에 상근하면서 시민운동 경험을 쌓아온 활동가이면서, 심사평가원 등 공공기관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한 정책 전문가이기도 하다. 김 대표는 "현 보건의료 환경은 정부의 의료영리화 정책과 건강보험 규제완화 조치가 가속화되면서 의료체계와 공보험의 붕괴를 우려해야 할 상황이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정부정책 기조에 대응해 보건의료의 공적기능을 강화하는 게 보건시민 운동의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말했다. 다음은 김 대표와 일문일답. -대표 선출 축하한다. 소감 한 말씀. = 건강세상네트워크는 시민이 중심인 단체다. 시민이 목소리를 내고, 또 그런 환경을 만들기 위해 존재한다. 미약하나마 시민의 권리증진을 위해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 -올해 사업계획은. = 정부는 지난해 의료영리화 정책과 함께 건강보험 규제완화 조치를 일관되게 시도해 왔다. 이런 정책으로 현재 52조원에 이르는 건강보험 재정은 병원과 산업자본의 전유물로 전락될 위기에 놓여있다. 특히 공보험은 붕괴를 우려해야 할 상황이다. 시민사회가 정부기조에 대응해 보건의료의 공적기능을 강화하는 사업들을 전개할 필요가 있고, 우리도 그런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다. -건보재정 흑자를 두고 논란이 거세다. = 경제위기로 아파도 병원에 가지 못한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생긴 흑자라고 본다. 따라서 재정흑자는 국민들에게 돌려줘야 할 몫이다. 그런데 정부 정책기조를 보면 이런 재정이 고스란이 병원이나 산업자본에게 흘러들어갈까 우려된다. 가입자 목소리를 높여 재정배분이 공정하게 이뤄지도록, 특히 국민몫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의료계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구조 개편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 우리도 요구한다. 그러나 본질적으로 공급자들과 우리 요구는 다르다. 최근 양상을 보면 행정부가 지나치게 극단적으로 가는 경향이 있다. 거버넌스 체계를 어떤 형태로 가져갈 지 우리 스스로도 고민해 봐야 한다. 명확한 건 새롭게 판을 짜야 한다는 점이다. 또 시민들이 논의구조와 정책결정 과정에 개입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게 중요하다. -재정흑자로 공급자단체들의 수가인상 요구도 거셀 것으로 보인다. = 몇년 새 흑자국면이 이어지면서 수가인상으로 공급자들이 많이 챙겨갔다. 행위량 증가분을 고려하면 공급자에 배분된 몫은 더 커진다. 지난해에는 선택진료비와 상급병실료를 개편한다면서 상대가치점수를 1600개 항목이나 신설하거나 상향 조정했다. 문제는 이런 과정들이 합리성과 근거를 기반으로 재정중립 상태에서 이뤄져야 하는데 조정 매커니즘이 부재하다는 데 있다. 우리는 올해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와 수가조정 기전에 대한 법률 근거를 마련하는 사업을 건강보험 공공성 의제로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건강보험 흑자, 국민에게' 캠페인과 제도개선 사업을 연중 실시하기로 했다. 사안별로 건강보험가입자포럼, 무상의료운동본부 등과 공동기획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환자안전법이 곧 공포된다. 환자권리 운동 방향은. = 보건의료와 건강보험 현안 대응과 별개로 가칭 '보건의료시민옴부즈만'을 구성해 고유사업으로 환자권리운동을 전개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보건의료현장을 매개로 해 시민 참여를 보다 확대할 수 있는 방식을 찾기로 했다. 구체적으로는 '시민고발형' 프로젝트, 의료기관 광고 실태 및 법률위반 의료기관 명단 공개, 임상시험 폐해 사례 조사 등을 기획사업으로 전개할 계획이다. '시민고발형' 프로젝트는 선택진료와 상급병실 급여전환 병원행태조사, 비급여(선별급여 항목 포함) 실태조사 등이 주축이다. -최근 시민단체와 환자단체가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경우를 종종 발견한다. = 간혹 입장 차이가 나타날 수 있다. 환자단체와 시민단체 간에는 분명 다른 영역이 존재한다. 현황을 공유하면서 같이 할 수 있는 사업은 적극적으로 함께 할 것이다. -끝으로 한 말씀. = 시민단체 혼자하는 시민운동은 의미가 없다. 일반시민에게 공감을 얻고 자발적인 참여를 확대하는 것, 그리고 그런 관점과 가치에 기반해 대중운동을 계속해 나가는 게 나와 우리 단체가 풀어가야 할 숙제다.2015-03-06 06:14:49최은택 -
"학교서 배운 열정, 제약산업에 쏟을래요"의약품을 만들고, 보험에 등재시키고 유통시키는 전 과정을 이해하는 전문가를 키워내는 일은 실로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준비된 전문 인력을 발굴하는 게 제약기업의 일이라면, 그런 인력을 양성하는 곳은 학교이고, 성장은 개인의 몫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지은(28·성균관대 약대 제약산업특성화대학원 석사) 씨는 제약계에 첫 발을 내딛은 지 이제 막 석달이 지났지만, 기대되는 유망주라 할 수 있다. 대학원 재학 기간 중 각종 연구와 대회 수상으로 다져진 '준비된' 신예이기 때문이다. "지난 12월 셀트리온제약에 입사했으니 '제약인'이 된 지도 벌써 3개월이 지났네요. 2년 간 학교에 상주하며 밤새 공부해왔지만, 아직도 제약 업무는 배워야 할 것들이 많아요." 그가 성대 제약산업특성화대학원에서 밤샘 공부를 거듭한 건, 학교의 열성과 개인의 집념이 '합'을 이뤘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는 학부에서 생명공학을 전공하고 그 분야 석사를 준비했었다. 때마침 논문을 준비하다가 그간 관심이 많았던 제약산업에 미련이 남아 과감히 제약산업특성화대학원으로 눈을 돌렸다. "학부 전공은 바이오와 연관이 많았지만, 전 역사 깊은 제약 케미칼에 더 매력을 느꼈어요. 국내 제약산업에 관심이 많아 이 분야 전문가가 되기 위해 고민하던 중 명성과 교과과정을 살펴보고 성대에 입학하게 됐죠." 성대약대는 2012년 제약산업특성화대학원을 설립하고 같은 해 9월 1기로 첫 학기를 시작했다. 제약산업 발전 방안의 일환으로 정부 지원을 받고 있는 이 대학원은 '의약품 개발 전주기를 포괄하는 융합형 글로벌 인재와 제약사업화·산업 성장 핵심 리더'를 인재상으로 삼고 있다. 여기서 그는 2기생으로, 2013년 입학해 지난 2월 졸업했다. 제약산업특성화대학원에 입학한 뒤 그는 연구실에 상주하며 각종 프로젝트와 공모, 대회에 출전해 괄목할만 한 성과를 거뒀다. 재학 중 자격증을 취득하고 공모전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졸업 논문은 한국보건의료기술평가학회 최우수 논문 포스터에 선정되기도 했다. 논문 작성 기간 한 학기를 제외하면 3학기 안에 이룬 성과여서 교수들과 동기들 사이에서도 좋은 평가를 덤으로 얻었다. "재학 중에 RA 양성과정을 통과했고, 2013년 9월 바이오코리아 행사 당시 보건산업진흥원이 주최한 제약산업 UCC 공모에 동기들과 참가해 우수상을 받았어요. 지난해 10월에는 보건의료기술평가학회에 졸업논문이 최우수 논문 포스터에 선정됐고, 지난 12월 진흥원 '2014 보건산업 정책연구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받았죠." 이 같은 성과를 얻은 것은 행운이 아니었다. 학교에서 프로젝트를 맡아 참여할 땐 하루 8시간씩 수업을 듣고, 연구할 때는 수천 편의 연구 논문을 검토하기 위해 학교 연구실에서 밤을 지새는 일이 부지기수였다. 패스트푸드점에서 아침 메뉴 세트를 팔 때 기숙사로 돌아간다는 우스갯소리를 하는 것도 일상 중 하나가 됐었다고. 덕분에 현재는 셀트리온제약에 조기취업해 케미컬의약품 분야에서 일하게 됐다. 학교에서 배웠던 교과과정은 지금 그가 맡은 일에 밑거름이 되고 있다. "이 분야는 아직 경력직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데, 학교에서 배운 RA와 경제성평가 제약기술경영 3가지 트랙이 많이 도움됐죠. 학과 설립 취지가 제약산업 전문가 양성이기 때문에 그 취지에 부합한 것에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제약계 '새내기'로서 아직 배워야할 것이 많다는 그는 익혀야 할 가이드라인들이 아직도 많다며 긴장과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학교에서 열정적으로 공부하던 습관이 사회인이 되고나서도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언제까지나 학생의 자세를 잃지 않고 맡은 임무를 다해 제약산업 발전에 이바지 하는 게 새로운 목표입니다."2015-03-02 06:14:51김정주 -
"서울-지방 병원약사 다리 역할 하겠다""한마디로 '빈익빈 부익부'입니다. 병원약사사회는 대형이나 중소냐, 수도권이냐 지방이냐에 따른 환경차가 상당하죠. 중앙회와 각 지부들 간 다리 역할을 하며 중소병원 약사들을 도울 수 있는 방안을 구상해 가려고 합니다." 2013년 11월 병원약사회(회장 이광섭)는 각 시도지부를 대표하는 지부장들이 본회의 주요 현안 공유하고 상호협조, 지부 발전방향 등을 논의하기 위한 모임체로 지부장협의회를 발족했다. 지역적 특성과 더불어 열악한 여건 속 다소 소외될 수 있는 지방병원 약사들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하겠단 취지에서다. 현재 서울, 광주·전남, 부산, 울산, 대구 등 총 9개 지부가 운영되고 있다. 앞으로 9개 지부 수장 역할을 할 윤태원 지부장협의회장(울산대병원 약제부장)은 소외돼 있는 지방 중소병원 약사들의 ‘보편적 복지’ 실현을 위해 힘쓰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윤태원 협의회장은 은종영 초대 회장에 이어 지난 13일 열린 병원약사회 초도이사회 자리에서 협의회장에 선출됐다. 윤 회장은 회원들이 가장 시급히 원하는 사안부터 차례로 해결해 갈 생각이라고 했다. 그 중 하나가 신상신고비 문제. 지역로 금액 차이가 나고 있는 신상신고 비용을 통일할 수 있도록 지역 약사회에 건의하겠단 뜻을 밝혔다. 소속된 지역 약사회비에 따라 병원 약사들의 신상신고비용이 최대 10만원 이상까지 차이가 나 회원들의 불만 제기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신상신고를 각 지역 약사회 지부에서 병원약사들도 일괄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방안도 요청할 예정이다. 윤 회장은 "원대한 계획도 좋지만 무엇보다 회원들이 가장 절실하게 요구하고 건의하는 부분부터 개선해 나갈 생각"이라며 "지역적 한계도 있지만 지방 중소병원 약사들은 근무환경 상 다양한 정보를 전달받고 의견을 개진할 여유가 없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지방 중소병원 인력 문제 개선과 회원 확충은 윤 회장이 임기 2년 동안 지속적으로 고민하할 과제다. 6년제 약사 배출로 서서히 인력 문제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는 있지만 윤 회장은 현재까진 지방 중소병원 중 대다수가 약사 정원을 절반도 채우지 못한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인력 확충은 쉽지 않지만, 기존 약사들의 업무가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병원약사회 소속 중소병원위원회를 도와 업무 매뉴얼 제공과 더불어 약사 네트워킹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또 회원 수 확충과 더불어 늘어난 요양병원 약사들을 약사회로 이끌기 위한 방안도 마련해 나갈 생각이다. 윤 회장은 "한해 4번 이상 지부장 워크숍을 갖고 지방 곳곳의 회원들의 요구사항을 청취할 것"이라며 "정보 부족과 더불어 연수교육 등에서도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방 회원들이 실질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대안들을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2015-02-27 06:14:49김지은 -
방촌시장 최 약사의 단골만들기[7] 대구시 동구 현대온누리약국 "인사돌, 이가탄도 구강 관련 제품과 묶어 오픈 매대에 진열해 봤어요. 그랬더니 기본 상담으로 발생하는 매출 외에 또 다른 매출이 발생했어요." 대구시 동구 방촌시장에 자리잡은 현대온누리약국 최혜윤 약사(46, 영남대)는 '시장통', '단골'이라는 개념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환경에서 약국을 운영한다. '클리닉 건물 1곳에 약국 1곳'이라는 전형적 패턴이 그대로 적용되는 방촌시장 약국가. 방촌시장을 축으로 현대온누리약국 주변에만 5곳 이상 약국이 성업 중이다. 결국 일반약 가격 경쟁력, 단골환자 유지 능력에 따라 약국경영의 성패가 갈린다는 이야기다. 최 약사가 꺼내든 카드는 오픈매대와 함께 일단 처방전을 들고 약국에 온 환자는 단 한 명도 돌려보내지 않겠다는 각오(?)로 준비한 다양한 조제약이었다. 약국 프랜차이즈 업체의 도움을 받았지만 '최 약사의 오픈매대'엔 그 만의 특징이 있다. 다품종 전략이다. 치간 칫솔, 마스크, 무릎보호대 등 종류별로 구색이 다양하다. 여기에 손톱깎기, 빗, 반지고리, 가위 등 생활잡화도 한켠에 자리잡고 있다. 대기하는 고객들이 이것 저것 둘러보다 결정하는 식인데, 매출도 쏠쏠하다는 게 최 약사의 설명이다. 주력품목도 또 직거래 제약사 별로 묶어 진열했다. 여기에다 생활용품, 어린이용품, 아로마테라피, 비타민 판매대 등 유사 제품군을 한데 모아 시너지 효과가 나도록 했다. 최 약사는 "셀프형 구조로 개선한 결정적 이유는 똑똑해진 고객들 때문"이라며 "스마트폰이나 인터넷 등을 통해 얻은 고객들의 지식 수준이 생각보다 훨씬 높다"고 말했다. 그래서 특히 신경 쓴 부분은 일반약 복약지도와 상담. 단가가 높은 약을 권하기보다 환자에게 맞는 약을 추천하는 게 포인트다. 구내염으로 이비인후과를 다녀온 환자에겐 비타민B 제품을 추천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최 약사는 "환자가 약국과 약사에게 뭘 원하는지 알아내는 게 중요하다"면서 "단가가 높은 약을 권하기보다 환자에게 가장 알맞는 약을 추천하는데 주안점을 둔다"고 말했다. 조제실로 가보자. 최 약사의 단골유지를 위한 비법은 평범하게도 다양한 전문약 구비다. 인근 의료기관 처방 변경에 따른 재고약 부담에 노출돼 있지만, 내 약국에 온 환자에게 약이 없어 조제를 못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최 약사는 생각한다. 약장을 보니 조제약이 빼곡하게 정리돼 있다. 처방약을 빠르게 찾기 위해 엑셀 파일에 품목별 DB를 만들어 놓았다. 새로 들어온 신약은 수첩에 먼저 정리해 놓는다. 약국의 하루 평균 조제건수는 80~100건 내외. 그러나 보유하고 있는 처방약은 수천 품목이다. 최 약사의 병원약국과 제약사 근무 경험이 약국경영에 유용하게 적용된 사례다. 빠른 조제를 위해 ATC기계는 물론 컴퓨터 4대가 동원된다. 여기에 POS 시스템, 복약지도 봉투 등은 기본이다. 최근 약국실무실습 프리셉터로 활동한 최 약사는 후배들이 제약, 병원 등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은 후에 약국을 열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래야 안목도 넓어지고 약국경영에 대한 자기만의 철학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약국을 운영하며 약대생 교육을 담당하는 선배이자 스승이 6년제 후배약사들에게 건네는 이야기다.2015-02-24 06:14:59강신국 -
다산메디켐의 이유있는 중국도전[월요인터뷰] ②류형선 다산메디켐 대표 지난달 다산메디켐은 회사 장래를 좌우할 중국 연구소를 개소했다. 중국 랴오닝성 심양에 위치한 이 연구소를 회사 측은 중국은 물론 글로벌 생산 허브구축을 위한 전진기지로 삼을 계획이다. 최근 대형제약사들이 그렇듯 중소형 원료·제제 생산업체인 다산메디켐도 거대 중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직접 현지로 나가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어찌보면 중국 연구소 개소는 류형선(52) 다산메디켐 대표의 제약 20년 역사의 승부수라고 할 수 있다. 다산메디켐은 주로 의약품 원료를 국내외에 공급하거나 제제개발을 통해 완제품을 수탁 생산한다. 병의원·약국이 주거래선인 일반 제약회사와 달리 다산메디켐의 주거래처는 제약회사다. 그래서 제약회사가 어려워지면 고전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1996년 창업 이후 매년 20% 넘게 성장하며 매출 400억원대의 제약회사로 우뚝섰지만, 최근 불어닥친 제약업계 불황은 미래 먹거리를 걱정스럽게 한다. 이제는 내수의존도를 줄이고, 해외 시장에서 지속가능한 사업모델을 창출해 내야 한다. 그래서 꺼내든 카드가 중국 시장 공략이다. 류 대표는 "약업환경이 내수에만 머물기에는 열악한데다 정부의 수출지원도 한계가 있다"면서 "이런 약점을 극복하고 해외 진출에 성공하는 길은 현지에서 원하는 것을, 현지에서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중국은 어느나라보다 수입의약품에 대한 규제가 심해 현지화 전략이 절실하다고 류 대표는 표현한다. 10억 인구가 사는 중국은 무궁무진한 기회가 살아있는 땅이다. 하지만 내수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는 한국 제약기업에게 중국은 아직 개척되지 않은 시장이다. 제약사가 고객인 다산메디켐, 중국에서 미래를 보다 류 대표는 이런 중국에서 미래 먹거리를 봤다. 의약품 등록을 하려면 해를 넘기는 일이 다반사지만, 한번 시장에 나가면 국내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이익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류 대표는 중국에서 직접 의약품을 연구개발하고, 생산하는 모델을 구상했다. 그 첫번째 단계가 중국 내 연구소를 설립하는 것이었다. 그는 "이미 중국내 의약품 등록현황 조사를 완료하고, 현지에 소개되지 않은 새로운 약물 개발 준비에 착수했다"며 "현지 연구원들에 대한 교육과 중국 인허가 제도에 대한 리뷰도 계속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산메디켐은 이곳에서 개발한 제품을 상위 제약사들과 제휴해 중국시장에 출시하겠다는 전략이다. 향후에는 중국 내 완제의약품 생산공장을 인수해 중국 뿐 아니라 글로벌 마켓을 대상으로 한 생산기지화 계획도 염두하고 있다. 한마디로 중국에서 글로벌 CMO 비젼을 완성시키겠다는 복안이다. 류 대표는 "이 모델이 성공한다면 다른 선진시장 진출에도 탄력이 붙을 것"이라면서 "현지에서 필요하다면 투자를 아끼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국 시장에 대한 성공 자신감 근원에는 국내에서 다져진 R&D 및 생산능력이 있다. 다산메디켐은 자체기술을 이용해 보다 업그레이드된 제품을 내놓고 있다. 특히 최근 대형 오리지널 약물의 특허를 회피하고, 복용방법을 개선한 약물들에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고혈압치료제 성분 텔미사르탄을 이용한 단일·복합제는 제제개발의 히트작품이다. 2013년 말에는 태국 OSI사와 수출 계약을 맺기도 했다. 특허가 아직 남아있거나 신약자료보호 기간이 남아있는 오리지널 의약품의 후발제품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최근엔 DPP-4 계열의 당뇨병치료제 '자누비아'의 후속약물 연구를 진행하면서, 동시에 특허도전에도 나서고 있다. 코크린스탈린 기술을 활용해 다른 성분의 약물을 복합하는 연구도 활발하다. 트라마돌과 세레콕시브가 결합된 트라콕시브가 대표적이다. 제제개발뿐 아니라 원료 생산도 회사의 경쟁력을 높이는 요소다. 골다공증치료제 성분인 랄록시펜은 일본 수출이 진행되고 있다. 류 대표는 "우리나라에서 원료생산부터 제제개발, 완제품 생산까지 원스톱 서비스가 가능한 회사는 우리가 유일할 것"이라면서 "회사가 성장하면서 연구인력을 충원하고, 매년 R&D 투자를 늘린 성과"라고 자평했다. 원료-제제-완제 생산 3박자 가능…우리도 제약생태계 구성원 충남 아산과 경기 수원에 연구소를 보유하고 있는 다산메디켐은 전체인원 100명 중 약 20%가 연구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성균관대, 순천향대 등과 산학협력도 활발하다. 이런 성과가 있기까지는 인고의 시간이 필요했다. 베링겔인겔하임에서 약업계와 인연을 맺은 류 대표는 이후 우리나라 대표 수입업체인 제삼무역에서 의약품 수입업무를 익혔다. 1996년 독립해 다산메디켐을 설립했지만 당시엔 조그만 무역상에 불과했다. 회사 직원이래봤자 류 대표를 포함해 3명이 전부였다. 류 대표는 의약품 수입으로 규모를 키운뒤 자신의 꿈이었던 제조업에 뛰어들었다. 2001년 충남 아산에 원료의약품 공장을 준공한 것이다. 이후 2006년에는 베트남지사를 설립했고, 2008년에는 KGMP 인증을 받으면서 원료-제제-완제가 가능한 모델을 구축했다. 계속해서 성공가도를 달린 그였지만, 최근 약업환경을 묻는 질문에는 한숨부터 나왔다. 류 대표는 "약업환경이 굉장히 어둡고, 터널 속에 갇힌 것 같다"면서 "그래도 언제가는 터널 밖으로 나와 밝은 빛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특히 우리같은 중소제약사들은 터널을 벗어날 수 있는 길은 한 길밖에 없다"며 "남들이 안 하는 분야에 도전해 보다빨리 시장에 안착하는 것만이 터널밖으로 나가는 지름길"이라고 밝혔다. 류 대표는 정부지원이 대형 제약사나 연구 중심 벤처 등 신약개발 위주 회사에 치중된 데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우리나라 제약업계 생태계 환경이 균형잡힌 먹이사슬 체계가 만들어지려면 우리같은 회사들에게도 지원체계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2015-02-23 06:14:59이탁순 -
이 약국만 파는 '밥솥친구' 개발 사연"자취하는 저에게는 신통방통한 제품이에요. 그런데 약국에서만 살 수 있다고 하네요. 약사님이 개발하셨나봐요." 최근 일반 주부는 물론 자취생 블로그에는 한 약국 이름이 심심치 않게 등장하곤 한다. 전국에서 유일무이한 제품을 판매한다는 약국. 어떤 특별한 약을 판매하길래 블로그에까지 등장하나 하고 지켜봤더니, 요리기구를 판매한다고 한다. 웬 요리기구? 그것도 이 약국에서만 살 수 있는 제품이라니 더 궁금해진다. 서울 광진구 강변프라자약국 양선희 약사는 대표적인 워킹맘이다. 약국 일은 물론 광진구, 서울시약사회 임원으로 종횡무진하다보면 집안 일은 자주 남편 현홍식 씨의 몫이 되기 마련이다. 현 씨가 바쁜 약사 아내의 집안 일을 돕다 문득 든 생각이 밥과 찜요리를 동시에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였다. 기존에 계란, 고구마, 감자, 단호박은 물론 냉동실에 있는 남은 떡, 만두 등을 간단히 쪄 먹으려 해도 큰 찜기를 꺼내야 하는 불편함이 컸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안한 것이 압력밥솥이나 전기밥솥으로 밥을 할 때 그 증기를 이용해 간단히 찜을 해 먹는 방법이었다. 밥과 함께 하니 시간도, 에너지도 절약할 수 있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현 씨는 자신의 아이디어를 아내인 양 약사에게 상의했고, 부부의 작은 아이디어는 전국에서 한 약국에서만 살 수 있는 요리기기 '밥솥친구' 탄생 배경이 됐다. 양 약사는 20년차 주부의 특기를 충분히 살려 남편이 아이디어를 처음 고안하고 제품을 디자인하는 데 까지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남편은 군대 안에서도 아이디어 뱅크로 통해요. 아내가 워낙 바쁘다 보니 틈틈이 집안 일을 도와주곤 하는데 밥을 하다 생각이 떠오른 것 같아요. 처음엔 저나 남편이나 이렇게 제품으로 출시하고 판매까지 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어요." 집에서 사용해보잔 생각으로 제작한 제품은 의외로 반응이 좋았고, 양 약사의 응원에 힘입어 남편인 현 씨는 지난해 말 특허를 출원했다. 지인 선물용으로 1000여개 제품을 제작했지만 일반 회사 등에서 고객 선물용으로 구입하겠다며 단체 주문이 들어오곤 해 추가로 제품을 더 생산했다. 처음부터 판매하겠단 목적이 아니었던 만큼 현재는 약국에서만 제품을 비치해 판매하고 있다. 생각했던 것 보다 고객들의 반응도 좋아 심심치 않게 제품이 팔리고 있다. 양 약사는 주변 동료 약사 중에도 숨은 발명가들이 많다며 작은 것부터 용기를 내 도전해 보길 바란다는 뜻도 내비쳤다. "처음엔 왜 약국에서 요리기구를 판매하지 하고 궁금해 해요. 의외로 재밌어 하는 반응도 많아요. 다른 데 없는 상품이고 가격도 부담스럽지 않다 보니 신기해 하며 사가시기도 하고요. 돌아보면 동료 약사님들 중에도 기발한 아이디어를 갖고 그것을 제품을 만드신 분들이 많더라고요. 그런 분들에게 힘이 되고 싶어 밥솥친구를 소개하고 싶었답니다."2015-02-21 06:34:59김지은 -
"이쁘다 이쁘다 하시니…받은 게 많아요"[6] 부산 보수동 우리들약국 손님에게 보청기 살 돈 100만원을 건넸다? 잘 알지 못하는 어르신에게 아무 조건 없이 적지 않은 돈을 줄 수 있었던 건 7년 간 '손님을 아끼고 생각하는 마음'으로 운영해온 약국의 평범한 에피소드 중 하나였을 뿐이다. 부산 중구 보수동에서 7년째 우리들약국을 운영하고 있는 이현경 약사(36.부산약대)는 작년 크고 작은 매체에 '천사 약사'로 소개된 화제의 인물. 직접 만나 그의 약국을 둘러보니 동네 주민을 생각하는 마음이 약국 여기저기 속속들이 배어있다. "지난해 방송사에서 섭외가 왔을 때, 벌써 2년이나 지난 일이었어요. 처음 라디오 방송에 나가면서 잡지, TV 등 여기저기서 연락이 오니 당황스럽더라고요. 라디오에 소개된 것도 작가가 '부산에는 방송 안되고 서울에만 나온다'고 해 응한 것인데, 전국에 방송되고 아는 분들이 '그런 일이 있었냐'고 아는 척 해주시니 쑥스럽습니다." 아는 사람에게 지나가다 한 말이었다. 말이 전해지면서 기자 귀에 들어갔다. 방송에서 연락이 왔을 때에도 '아침에 전화만 받아주면 된다'고 했단다. 이 일이 이렇게까지 커질 줄 몰랐다. "잡지에 나온 걸 약국에서 어르신들이 보시고는 '실물이 훨씬 예쁜데 사진이 이상하게 나왔다'며 친근하게 말씀하실 정도로 자기 일처럼 좋아하세요." 우리들약국은 부산에서도 오래된 동네 보수동 골목에 있다. 절판된 헌책을 구할 수 있는 보수동 책방골목이 유명한, 어르신들이 많이 거주하는 곳이다. 가까이에 최근 흥행한 영화배경이 된 국제시장이 있고, 가정집 촬영지도 약국에서 몇 걸음 되지 않을 만큼 가깝다. 약국 바로 맞은 편에 노인복지회관과 양로원이 자리한다. 노인 환자가 많이 거주하는 지역이다 보니 근무약사 2명과 돌아가며 일요일까지 문을 연다. "손님도 대부분 어르신들이고, 약국을 편하게 왔다갔다하세요. 오시면 꼭 앉아 쉬어가시고요. 그래서 약국 앞에 벤치를 놓았어요. 한번은 페인트칠 하려고 의자를 치웠더니 의자 다시 놓으라고들 하시더라고요." 그는 우리들약국이라는 이름과 동네 분위기가 좋아 1년 정도 된 약국을 인수했다. 약대를 다닐 때부터 '약국을 하면 우리약국이란 이름을 써야겠다'고 다짐했던 차, 집에서 가까운 곳에 우리들약국을 보고 개국을 결심했다. 병원약사 1년 반, 파트타임 약사로 일하던 중이었다. "20대 어린 나이에 개국했으니 고생을 안했다 할 수 없었죠. 멀지 않은 곳에 유명한 난매약국이 있어요. 처음 한두달은 가격 때문에 스트레스도 받고, 이 일대 모든 약국을 다니며 가격조사도 했죠. 그렇게 한두달 해보니 가격으로 승부해서는 끝이 없겠다 싶더라고요. 우리 구매가가 그 약국 판매가보다 5000,6000원이 비쌌어요. 손님들과 가격 때문에 시비도 일었죠.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었어요." 이전부터 일반약과 건기식에 관심이 많았다. 가격이 아닌 정확한 정보와 상담으로 승부하겠다고 맘 먹었다. 주변에 병의원이 있는 곳도 아니어서 조제보다는 상담에 치중했다. 개국하고 3~4년 동안 온갖 학회와 교육, 스터디를 마다하지 않았다. 지금 생각해도 정말 열심히 공부했다 싶단다. 하지만 열심히 공부한 건 비단 그때문만은 아니다. "우리 약국 맞은 편에 40년 역사의 김약국이 있었어요. 이 일대에서 자란 사람이면 누구나 김약국에서 약을 지어 먹고 컸다 할 수 있을 정도로 유명했던 곳이에요. 약사님이 명망이 높고 주민 신뢰가 높았어요. 제가 약국을 여니 김 약사님에게 갔던 신뢰가 고스란히 저에게도 오더라고요. 주민들은 제가 말씀드린 건 곧이곧대로 다 따르시고 다 구매하시니 공부를 안 할 수 없었어요." 약사 말을 100% 신뢰하는 어르신에게 마진이 좋다고 더 비싼 제품을 권할 수도, 얼렁뚱땅 넘겨 짚어 적당한 제품을 골라줄 수 없었다. "약국은 작지만 일반약과 건기식은 거의 없는 제품 없이 모두 구비하고 있어요. 가격도 다양하게 갖춰놓고요. 경제적 여유가 없는 분도 드실 수 있는 저렴한 제품부터 체질에 맞는 고가 제품까지, 환자분 건강에 도움되는 게 뭔지 고민하고 그렇게 상담하면 복약순응도도 높아지고 건강이 호전되는 게 보입니다." 약국하는 얘기와 사는 얘기를 주고받다보니 지난주에는 서태지 콘서트를 보고 왔다고 한다. 눈이 반짝이며 어릴적 우상을 이제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한 인간으로 볼 수 있어 좋았다며 이 약사는 20대의 순수한 젊음을 잃지 않은 표정을 지었다. 그런 그에게 다시 보청기 어르신의 근황을 물었다. "얼마전 그 분 집들이에 갔다 왔어요. 어르신들에게 봉사다니며 그런 분들이 사는 쪽방이라는 데를 자주 돌아봤는데 정말 불편하거든요. 그분도 그런 2평 남짓 되는 쪽방에 생활하시다 돈도 모으고 노력해서 15평짜리 방을 구하셨다고 저희를 초대하셨어요. 약국 직원들과 집들이를 갔는데, 책과 꽃으로 잘 정돈된 방이 그렇게 인상적일 수 없더라고요." 말을 잇는 이 약사의 눈이 그렁그렁했다. 금방이라도 눈물을 쏟을 것 같다. 그는 원체 눈물이 많은 편이라며 손사래를 쳤다. "2년도 지난 일이고, 자세한 건 저도 기억 못했거든요. 그런데 그 할아버지가 같이 방송에 나오며 그러시더라고요. '이 약사님에게 돈을 갚을 때마다 '희망을 잃지 말라, 꼭 좋아질 거다, 절대 절망하지 말라'고 얘기해줬다고요. 저는 기억도 못한 걸 할아버지는 소중하게 생각하시고 매번 돈을 갚으러 오실 때마다 편지나 책을 갖다 주셨어요. 경제적으로 어려울 지 몰라도 존경 받을 만한 어른이라는 생각에 제가 더 감사하더라고요." 그는 그저, 그 상황이었다면 누구라도 할아버지를 도왔을 거라고 말했다. 100만원이란 돈이 지금 당장 나보다 그분께 목숨만큼 절실해 보였다고, 자신이 그 시간에 약국에 없었으면 다른 약사님이 주셨을 거라고 말이다. "요즘 마케팅에서 고객 설득을 넘어 고객 감동이 필요하다는 말 많이 하잖아요. 감동을 위해선 진심이 빠질 수 없다고 생각해요. 저희 약국 환자들이 저를 믿고 저를 진심으로 아껴주시니 저 역시 진심이 나올 수 밖에 없어요. 오며가며 인사하고, 챙겨주시고, '이쁘다 이쁘다' 아껴주시니 저는 제가 드리는 것 보다 주민분들께 받는 게 훨씬 많다고 느껴요. 동네도 좋고 어르신들도 좋고. 저는 약사되길 참 잘한 것 같아요."2015-02-18 06:35:00정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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