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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블로그…의약품 광고는 진화 중""의약품 광고 공익성과 책임성은 매우 중요한 가치다. 의약품은 일반 공산품과 달리 인체에 작용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웹툰과 블로그 등 온라인 광고도 급격한 증가 추세에 있다. 광고심의 중요성이 갈수록 부각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한갑현 대한약사회 사무총장(54, 중앙대 약대)이 최근 제약협회 의약품광고심의원회 위원장에 재선임됐다.한갑현 위원장의약품광고심의위원회 사상 첫 비 제약산업계 출신으로 지난해에 이어 연이어 재 선임된 것은 그만큼 위원장으로서 심의업무의 효율적 수행과 회의 진행을 잘하고 있다는 점을 뒷받침한다.의약품 대중광고 심의는 전 세계적으로 한국이 유일하다. 특히 의약품 광고 안건을 심의하다보면 위원들간 적합, 수정재심, 부적합 등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최근에는 온라인 광고가 크게 늘면서 광고심의에 어려움을 겪는 것도 사실이다.한 위원장은 심의위원 간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이를 조정하고, 합리적인 결정에 도달할 수 있도록 조정자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의약품 광고가 점차 다변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잘 조율할 수 있는 위원장의 역할은 그래서 더욱 중요하다.한갑현 위원장을 만나 의약품 광고심의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다음은 일문일답.광고심의위원회 구성은 어떻게 돼 있나.-광고 심의위원회는 국내외 제약산업계는 물론 의사와 약사 등 보건의료 전문가 및 법조계와 광고학계, 방송협회 및 소비자·여성시민단체 추천 인사 등 모두 13명의 위원들로 구성돼 있다.위원들은 의약품 광고심의의 중요성을 고려, 매주 화요일 거의 빠짐없이 참석해 심의의 완결성을 높이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다.광고심의위원들은 당초 제약업계 인사 위주에서 심의의 공정성과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대한의사협회, 대한약사회, 대한약학회, 대한변호사협회, 한국언론학회, 한국방송협회, 소비자단체와 여성단체 등 외부 추천 인사들이 전체 심의위원 13인중 8인의 압도적 비중을 차지하도록 바뀌었고, 위원장도 반드시 외부단체 출신 위원이 맡도록 변화됐다.가족과 직장 외에는 심의위원 구성원들이 가장 자주 만난다고 볼 수 있다. 실질적인 업무를 담당하다 보니 식사자리 등 교류가 많은 편이다. 실제 지난해 가을 워크숍에는 심의위원 13명 전원이 참석하기도 했다.심의의결건수가 많다보니. 전원합의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사안에 따라 원활한 회의진행을 위해 그 자리에서 거수표결도 진행한다.의약품 광고심의 흐름은 어떻게 변하고 있나?-광고심의건수는 폭증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과거 연간 600건에서 지난해 2762건으로 4배 이상 폭발적으로 증가했다.인터넷 홈페이지 광고와 웹툰 등 온라인 의약품광고가 크게 늘면서 2010년부터 기존 인쇄와 방송의 매체 구분에서 온라인 분야를 독립, 별도로 신설하기도 했다.다양하고 기상천외한 온라인 광고매체의 등장 등 심의건수가 다양화됐음에도 불구하고 심의위원회가 1300회까지 성공적으로 회의진행을 하고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은 충분히 평가할만한 대목이라고 생각한다.의약품 광고규제는 심한편이다. 회사의 창의적인 카피나 작품을 콘셉트에 맞게끔 나왔는데 약사법 등 광고심의 규제에 묶이는 부문은 개인적으로도 안타깝다고 생각한다.특히 건강기능식품 광고품목에 영양제 등이 많아 의약품하고 겹치는 부문도 많아 형평성 문제도 제기된다.다만 의약품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광고심의 없이 그냥 넘어가면 시민단체 언론 국회 등에서 문제제기를 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심의과정은 필요하다고 본다. 온라인 광고가 크게 늘었다. 대비는 어떻게 하고 있나?-과거 인쇄와 방송매체로 대중광고 매체가 단순했던 것과 달리 웹툰과 블로거 등 SNS를 비롯한 인터넷 온라인 광고가 급증하면서 갈수록 명쾌한 판단을 하기가 까다로워지고 심의 결정에 참여하는 위원들의 부담도 커지고 있는 것은 맞다.지난해부터 한국언론학회와 대한변호사협회 추천 인사가 추가로 위원으로 참여하는 등 보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하지만 규정상 10인이상 20인 이내에서 심의위원회를 구성할 수 있는만큼 인터넷 관련 전문성이 있는 심의위원의 충원 필요성과 함께 상대적으로 젊은 위원의 추천 선임도 필요한 사항이다.또 제약업계 추천 위원은 임기 1년, 외부단체 위원은 임기제한이 없는데 따른 부조화의 문제도 있을 수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보완책 마련도 필요한 사항이라고 판단한다..광고 심의는 국내에만 있는 제도다. 어떻게 생각하나.-기본적으로 의약품광고 심의는 '의약품'과 '광고'의 경계선에서 그 적절성과 합리성을 극대화한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은 제도다.의약품광고에 대한 사전심의제도 자체가 외국에서는 없는 제도이고, 또 광고의 성격상 창의적 표현이 불가피한데 식약처가 인정한 해당 의약품의 효능효과를 자구 그대로만 기술해야 한다는 원칙을 고집할 경우 사실상 광고의 존재 이유 자체를 부정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따라서 의약품광고심의 권한을 쥔 식약처와 이 권한을 위임받아 운영하는 의약품광고심의위원회, 그리고 국회와 언론, 시민단체, 제약산업계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틈바구니속에서 위원회가 중심을 잡고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기위해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야 한다.최근 광고심의 회의가 1300회를 돌파했다. 의미는?제약협회가 1989년 2월 의약품광고자율심의위원회를 구성, 첫 회의를 가진 이래 26년만이다.매주 한차례 심의 회의에 오른 광고신청건수가 이 기간동안 총 2만 3802건에 달했다.연 평균 심의건수는 1990년대 614건에서 2000년대 659건으로 소폭 증가했다가 2010년이후에는 2380건으로 4배 가까이 급증했다.의약품 광고심의는 지난 26년간 큰 변화를 겪었다. 1989년이래 제약협회 주도로 업계 자율로 운영되던 의약품광고 사전심의제도는 1993년 2월 보건복지부의 '의약품 대중광고 관리기준' 마련으로 의무화 된 이래 현재에 이르고 있다.앞으로 온라인 광고 등에 대한 명확한 지침 마련과 제약사 등 광고 집행자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2015-05-26 12:14:52가인호 -
"제약사 분들은 저를 마귀라고 할 거예요"강릉아산병원 약제팀 김해숙 약사실습 오는 학생들에게는 친절하고 꼼꼼한 선생님이지만, 제약사 직원들에게는 엄격하고 철저한 약제팀 문지기다. 병원 30년을 일하며 눈물 쏙 뺀 제약사 직원들에게 '마귀'라는 별명도 얻었다며 소탈하게 웃었다.강릉아산병원 약제팀 약사위원회 소속 김해숙 약사(53, 영남약대)의 업무는 신약 심사다. 신제품을 가지고 오는 제약사 사람들에게 신약 성분부터 효과, 제형 별 데이터, 분절·가루 조제 시 안전성 자료를 요구한다. 부족한 부분은 자료가 갖춰질 때까지 제약사 직원을 괴롭힌다."의사 처방권만 따내면 다 됐다고 생각하는 제약사 직원들이 저를 만나서 혼이 많이 났어요. 데이터와 자료, 부족한 포장 문제를 일일이 지적하고 고쳐지지 않으면 절대 코드를 주지 않거든요. 제약사 분들은 저를 마귀라고 할 거예요."그 역할을 했기에 2000여 가지의 약물이 큰 사고 없이 병원 내 환자들에게 처방, 조제되고 있다. 김 약사는 이 업무만 10년을 넘게 했다. 조용하고 온화한 그이지만 의약품에 대해 이야기 할 때 단호한 표정이 언뜻언뜻 스쳤다. 깐깐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김 약사의 '약에 대한' 올곧은 의지가 엿보였다."예전과 다르게 요즘은 한해에 출시되는 신약만 수십수백개에요. 의약품 안전성과 부작용 검토 역할을 여기에서 하지 않고 조제실로 넘어가면 그 다음부터는 컨트롤할 수 없게 됩니다. 부작용이 나 환자라도 다치면 겉잡을 수 없어요. 위험을 최소화하는 마지노선이 약사위원회라는 생각을 하면 제가 엄격하지 않을 수가 없어요. 제약사 직원들에게는 미안하지만 그러면서 제약사도 역량을 키워나가야 하지 않을까요."김해숙 약사는 영남대를 졸업하고 곧바로 경북대병원에 들어갔다. 근무약사 3개월을 경험하고는 출퇴근이 정확하고 더 많은 사람들과 일할 수 있는 병원이 맞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때부터 시작한 병원 생활이 경북대를 거쳐 96년부터 지금의 강릉아산병원에 적을 두었다. 병원약사만 이제 30년째를 맞았다.임상약사라는 목표만 보고 병원에 들어왔지만 환경은 부족한 것이 많았다. 약사들이 교육받을 수 있는 여건을 만들고 병원에 요청하며 많은 것을 바꿔놓는 동안 병원에서 관리자급이 되었다. 한국에서는 아직 부족한 환경이지만 임상약사가 약사 직능의 미래가 될 것이라는 믿음에 꾸준히 공부하고 꾸준히 밀어부쳐왔다."배우는 것이 좋아 숙명약대 대학원 수업을 들었어요. 지난해에는 일주일에 두번씩 서울로 강의를 들으러 다녔습니다. 비행기로 왕복하며 주변에서는 '대단하다', '힘들겠다'고 말했지만 저는 배우는 내용과 공부하는 것 자체가 너무 재밌어 그 시간이 행복했습니다."배움의 열정은 교육에 대한 열정으로도 이어졌다. 김 약사를 비롯한 약사들의 노력으로 강릉아산병원은 약대 4년제 시절부터 전국에서 약대생을 받아 2주간 실습을 진행해왔다. 병원과 임상 업무를 알면 보다 제대로 된 약사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병원 동의를 얻어 약제팀이 진행한 과정이었다."임상을 알면 병원은 물론 제약사, 약국 어디를 가도 제대로 알고 일하는 약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약사는 환자를 면밀히 관찰하고 그 과정에서 약물이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알고 있어야 의사나 간호사에게 약사로서 의견을 제시할 수 있으니까요. 학생들에게도 같은 내용을 가르쳐요. 매 실습마다 3명 이상을 받지 못하는 건 이런 내용을 하나하나 가르치기 위해서에요. 더 많은 인원은 제대로 교육 하지도, 받지도 못하거든요."질병 증상과 의료 용어를 왜 배워야 하냐는 학생들에게, 김 약사는 병원 차트를 보여준다. 단 하나의 사례를 보여주고 '이 환자의 지금 상태, 약물 투여 범위, 병의 진전 정도를 일일이 의사에게 물어볼테냐'고 물어보면 고개를 끄덕인다. 다음부터 학생들은 아무 불평 없이 교육하는 대로 따라온다. 공부할 동기를 만들어주는 게 김 약사의 방식이다."병원 실습이 10주가 아니라 10개월이어야 한다고 주장했어요. 학생들이 배우고 경험할 게 너무 많거든요. 10주 간 실습에도 최대한 많은 걸 느끼도록 노력합니다. 덕분에 저희 병원 실습을 지낸 학생들은 누구보다 제대로 배우고 간다고 자부해요. 실제 현장에 투입된 후 능력을 발휘하는 학생도 많고요."약사가 나아갈 방향이 임상약사에 있다고 생각하는 김 약사. 그는 조제와 검수 뿐 아니라 처방전 검토, 약품 식별, 약물 부작용 판단 모두를 약사 한사람 한사람이 모두 아우를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고 싶다고 말한다. 병원 시스템과 약사 인력 충원은 물론 약사 자신과 약사를 바라보는 시선 모두가 변하길 희망한다."약사 업무는 좁히기 시작하면 조제까지 기계가 대신할 수 있는, 협소하고 한정된 직능이지만 넓혀보면 병원과 약국에서 하나에서 열까지 모두 약사가 관여해야 하는 직능이에요. 아는 만큼 보이고 보는 만큼 활동할 수 있다는 뜻이죠. 제 후배들이 더 많은 일을 더 넓은 사회에서 해내길 바랍니다. 그 바탕은 임상이고요, 당장은 미국처럼 되기 어렵겠지만 하나하나 바꿔가다 보면 언젠가 제 후배들이 의사와 대등하게 일하는 그런 날이 올 거라 믿습니다."2015-05-26 06:14:49정혜진 -
"약물감시 특화 CRO 에이플러스 봐주세요"김상희 대표임상시험수탁기관(CRO, Contract Research Organization)에 대한 업계의 관심은 언제나 뜨겁다.이제는 국내외 제약사를 가릴 것 없이, 임상시험의 질 향상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대한민국 서울은 최근 세계 임상 건수 1위 도시로 부각될 정도로 활발한 연구활동이 진행되는 도시다.당연히 글로벌 CRO들의 한국 시장에 대한 관심도 역시 상승했다. 비단 퀸타일즈와 같은 대형 CRO 뿐 아니라 여러 국적의 다양한 CRO들이 한국에 상륙하고 있다.이중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 임상에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가 있어 주목을 끈다. 주인공은 대만 국적의 CRO '#에이플러스서울(A Plus Seoul Inc)'.이 회사는 1997년 대만에서 설립된 PPC(Protech Pharmaservices Corporation) 그룹의 자회사로 대만, 한국, 중국, 일본, 홍콩 및 싱가포르 등에서 아시아 임상연구에 15년 이상의 경험을 축적했다.특히 2010년에는 대만에서 아시아 다국가 임상에 대한 일본 허가당국(PMDA)의 실태조사를 성공적으로 완료한 첫번째 CRO가 되기도 했다. 데일리팜이 한국 진출 5년을 맞은 에이플러스 김상희 대표를 만나 아시아 CRO 시장과 회사의 전략에 대해 들어 봤다.-아직 '에이플러스'라는 이름이 낯선 느낌이 있다. 어떤 회사인가.에이플러스가 속한 PPC그룹은 임상 관련 사업을 진행하는 사업부 외 중앙실험실(Central Laboratory) 서비스 및 임상시험 기관에 Study Coordinator(전문 간호사, SC; CRC; Clinical Research Coordinator)를 파견하는 SMO (Site Management Organization)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에이플러스서울은 2010년 1월에 피피씨코리아(PPC Korea)라는 회사명으로 설립됐으며 2011년 임상시험 수탁 사업부가 에이플러스로 분리됨에 따라 한국 지사도 에이플러스서울로 사명이 변경됐다.-이제껏 진행한 프로젝트는 어떤 것들이 있나.회사는 각 아시아 국가의 전문 인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치료 분야에서 수 백 건의 임상시험을 수행해 왔다.에이플러스서울의 경우 설립 이래 한국에서 여러 치료분야(심혈관 질환, 악성 신생물, 내분비 질환, 중추신경계 질환, 호르몬 및 면역계 질환, 혈액계 질환, 백신, 비뇨기계 질환 등)에 걸쳐 제1상에서 제4상에 이르는 임상시험들에 대해 주요 국내 제약사 및 다국적 제약사들과 협력하고 있다.2014년에는 한국에서 수행된 제3상 연구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실태조사를 성공적으로 완료, 현재 해당 신약이 시판허가를 앞두고 있다.-에이플러스 만의 특화된 서비스, 뭔가.시판전 및 시판후 약물감시(PV, Pharmacovigilace) 업무 대행이다.임상시험에서 안전성 정보 관리 뿐만 아니라, 시판 후 수집된 의약품 안전성 정보에 대해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KIDS, Korea Institute of Drug Safety & Risk Management)에 보고하는 업무서비스를 수행하고 있다.또한 최근 강화되고 있는 약물감시 규정에 발맞춰 국내 제약사들이 약물감시 체계를 수립하도록 지원하고 제약회사 내 약물감시 업무 일부 또는 전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PV업무는 에이플러스가 제공하는 가장 특화된 서비스다.-아태지역 임상 관련 규제를 볼 때 주요 나라별 특징은 무엇이며 한국과 어떻게 다른가?한국의 경우 임상시험 계획 신청(IND 신청) 부터 기관에서 개시모임까지 6개월 이내 완료가 가능하지만 중국은 IND를 승인받는 데만 최소 1년 이상 소요된다.이는 대만도 마찬가지다. 중국에 비해 신속한 Start-up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 임상시험 실시기관의 환경 및 연구진의 경험에 있어서도 한국, 일본, 대만은 아시아 국가에서 제반 여건이 성숙돼 있다고 볼 수 있다.-CRO산업은 인건비 비중이 70~80%에 달하는 노동집약적 산업이다. 그만큼 임상시험모니터링요원(CRA)가 중요한데, 국내 법인에서 채용에 어려움은 없는가?애로사항이 분명 있다. 특히 제대로 된 경력자를 뽑기 힘들다. 신입 CRA로 지원하는 인력은 많은 편이다. 최근에는 간호, 약학을 떠나서 생명공학 쪽 전공자들도 CRO 취업을 원하고 있다.그런데, 신입 CRA 채용은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는 게 사실이다. 일반적으로 신입 채용시 1년 가량은 업무에 적응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이 필요하다. 일종의 투자가 필요한 셈이다. 그런데 워낙 경력 CRA가 귀하다 보니, 시간을 들여 인력을 키워도 금방 이직해 버리는 사례가 자주 발생한다.-향후 회사의 계획은 무엇인가?아시아 지역 임상시험 수탁기업으로서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가장 신뢰받는 CRO 기업이 되고자 노력할 것이다.한국에서 국내 및 다국적 제약사들이 신뢰하는 Long-term CRO 파트너로서 자리매김하기 위해 임상시험 업무의 퀄리티 관리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전문적인 직원들의 열정적이고 책임감 있는 임상시험 수행을 통해 고객만족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앞서 언급했듯이, 국내에서는 아직 체계적으로 실시되고 있지 않은 약물감시 업무(PV)의 위탁서비스를 통해 회사는 지속적인 경쟁력을 키워나갈 생각이다.글로벌 CRO의 체계적인 업무지침(SOP, 표준업무지침) 및 네트워크와 함께, 각 나라의 법규 및 임상시험 환경에 적합하도록 하는 글로컬라이제이션(Glocalization)을 통해 한국의 제약사로부터 수준높은 임상시험 수탁기관(CRO)이라는 평판을 쌓아갈 것이다.2015-05-21 06:14:52어윤호 -
"현지조사로 병의원 진료 지장주면 안돼"한창언 보험평가과장"요양기관 현지조사는 어떤 경우에도 환자 진료에 지장을 줘서는 안된다."복지부 한창언 보험평가과장은 전문기자협의회 소속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이 말했다.심평원 등 현지조사 업무 담당자들에게도 공평하고 합리적으로 실사에 임하라고 강조했다고 했다.당사자(피조사자)가 수용할 수 있는 수준에서 조사를 진행하라는 당부였다.한 과장은 또 부당청구 적발 뿐 아니라 요양기관이 잘하는 점을 발굴해서 다른 요양기관에 전파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제도를 잘 몰라서 발생할 수 있는 부당청구 등을 방지하기 위해 순회강연 등도 활성화 할 것이라고 했다.다음은 한 과장과 일문일답.-요양기관은 항상 현지조사에 대한 불만이 많다=현지조사로 인해 환자진료에 지장이 있어서는 안된다. 다만 행정조사기본법에 따라 실사가 운영돼야 하는데 현지조사 사실을 사전에 통보하지는 않는다. 아마도 불만은 이런데서 생길 것이다.하지만 미리 통보하면 중요한 자료가 변조되거나 은폐, 은닉될 가능성이 있다. 우리 입장에서는 불가피하다.-보완책은 없나=조사인력들에게 최대한 친절하고 공정하게, 또 합리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고의성이 있거나 중대한 위반행위는 엄단하는 게 원칙이지만, 제도 자체를 몰라서 생긴 경미한 위반행위는 적발보다는 개선할 수 있게 재량도 발휘한다.-조사인력 규모는=심평원 소속 인력이 130명 정도다. 또 건보공단 인력 7명 정도가 지원한다. 복지부 인력은 10명 내외다. 솔직히 인력은 태부족이다.-현지조사를 거부하는 사례가 여전히 존재한다. 현지조사로 적발되는 것보다 조사를 거부할 때 받는 처분이 더 낮기 때문인데=국정감사에서도 거듭 지적됐다. 처분을 강화하는 쪽으로 법령을 개정하려고 준비 중이다.-재발방지를 위해 다빈도 위반사례를 적극 홍보할 필요도 있어 보이는데=중요한 얘기다. 심평원 등의 홈페이지를 통해 관련 내용은 게시하고 있다. 교육 홍보활동도 진행하고 있는 데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개인적으로 요양기관이 잘하는 부분도 발굴해서 다른 요양기관이 알 수 있도록 전파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잘못한 것만 잡을 게 아니라 잘한 것도 공유하면 좋지 않을까.-기획현지조사는 예고하고 실시하던데=적발 목적이 아니라 올바른 청구문화를 정착하기 위해 진행하는 현지조사다. 연초에 기획조사 대상을 미리 알리고 나중에 현장에 나가서 확인한다.2015-05-18 06:14:52최은택 -
"재주는 국내제약이, 돈은 외자 CRO가"이영작 초대회장한국임상CRO협회가 14일 공식 출범했다. 미래엔 글로벌 제약산업 매출의 50% 가량을 CRO업체가 차지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까지 내놨다. 하지만 국내 상황은 녹록치 않다.다국가임상은 외자계 CRO가 시장 대부분 차지한 상황이다. 업체 간 가격 경쟁도 심하다. 특히 국내사조차 해외 임상을 진행할 때 국내CRO를 외면하는 게 현실이다.이영작(74) 한국임상CRO협회 초대회장은 "국내CRO 발전을 위해 정부에 쓴 소리를 마다하지 않고 외자CRO와 당당히 경쟁할 수 있는 토양을 마련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다음은 이 회장과 일문일답.-협회 창립은 어떤 의미를 갖나=한국임상CRO협회는 산자부 산하 사단법인으로 출범하게 됐다. 정부도 CRO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직까지 지원방식에 대해선 횡설수설하는 면이 있다. 협회가 나서 국내CRO 발전을 위한 방향을 제시하게 될 것이다.-회원사는 몇 곳이나 되나=일단 12개 업체로 출발했다. 드림씨아이에스, 씨엔알리서치, 엘에스케이글로벌파마서비스, 에이디엠코리아, 서울CRO, 지디에프아이, 클립스, 심유(이상 정회원), 파마CRO, 메디컬엑설런스, 서초CRO, 헤밀턴 CS(이상 준회원) 등이다. 이영작 초대회장 약력 -서울대학교 학사-오하이오주립대학교 대학원 통계학 석사-오하이오주립대학교 대학원 통계학 박사-한양대학교 석좌교수-라이프코드 회장-미국국립보건원 의료통계분석실장-한미문화재단 이사장-현 LSK글로벌파마서비스 대표이사 -국내 CRO 현실은 어떻게 보나=시간이 지나면 CRO가 곧 제약산업이 될 것이다. 정확히 말하면 제약/CRO산업이 더 정확한 표현이다. 이는 CRO가 이제는 제약산업에 있어 필수적인 인프라라는 뜻이다. 아직 국내에선 제약사와 CRO가 갑을관계로 인식된다. 업체끼리 가격경쟁도 심하고, 국내 제약사 해외진출에도 국내CRO는 배제되는 경우가 많다. 한마디로 열악하다.-왜 이런 현상이 나오게 됐나=데이터 매니지먼트나 통계관리 등 일부 분야는 이미 외국CRO 수준을 갖췄다. 그러나 국내 제약사나 정부조차 국내CRO를 외면한다. 해외진출 과정에서도 국내 CRO는 경험이 없다는 이유로 배제된다. 이런 현상이 지속되면 외자CRO에 국내 제약산업이 종속될 우려가 있다. 외자 CRO는 국내 제약산업 발전을 위해 존재하지 않는 기업이 아니라는 걸 알아야 한다.-국내 CRO 발전을 위해 필요한 것은=국내 제약사들이 해외에 나가서 임상을 하면 상당 부분 정부 지원을 받는다. 정부지원을 받는 업체는 의무적으로 국내 CRO를 이용하도록 해야 한다. 부족하면 컨소시엄 형태도 괜찮다. 물론 국내 CRO도 글로벌 수준을 갖춰야 포함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국내 CRO가 해외진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 줄 필요가 있다.한국임상CRO협회가 지난 14일 출범 기념식을 가졌다.-협회는 주로 어떤 역할을 하게 되나=쓸데없는 규제가 적지 않다. 당분간 이런 규제 개선에 총력을 기울일 생각이다.-덧붙이고 싶은 말씀이 있나=국내사가 글로벌 리더가 되고자 한다면 국내 CRO와 반드시 손을 잡을 필요가 있다. 삼성이 바이오로 해외진출을 꾀한다고 하지만 실제 활약하는 건 퀸타일즈다. 국내사가 재주를 부리고 돈은 외자 CRO가 챙기는 셈이다. 대한민국 CRO 없이는 제약산업의 세계화도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2015-05-15 06:14:50최봉영 -
"토크콘서트서 약국과 인생 이야기 해봐요"늘픔 이윤정(이대약대 5학년)·이유리(덕성약대 5학년)·김한진(덕성약대 5학년) 학생.지난해부터 불기 시작한 토크콘서트 열풍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세대와 분야를 막론하고 한 자리에 모여 소통하고 교감하는데 사람들은 열광하고 있다.그 바람이 약업계 안으로도 파고 들었다. 업체와 약사 단체 등이 속속 토크콘서트를 개최하기 시작한 것이 약대 학생들에까지 번졌다.그 중에서도 단연 눈에 띄는 건 늘픔(대표 이유리)이 주최하는 전국 약대생·약사 토크콘서트. 약국 개국 조건, 경영 비법을 이야기하는 데 급급한 행사들 중 당당하게 '약사는 무엇인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원론적인 주제를 안고 나섰기 때문이다.당장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지 않겠단 생각에 시큰둥할 법도 한데 지난해 열린 첫 콘서트의 반응은 뜨거웠다. 100명 참석을 예상하고 준비한 행사에 200여명이 몰려 앉을 자리가 부족하더니 행사 후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참가자들은 높은 호응을 보여줬다.여느 토크콘서트와 달리 선배 약사의 삶과 가치관을 허심탄회하게 듣고 공유한 것이 가슴에 울림으로 전달됐다는 게 참여 학생들의 후문이다. 이유리 대표(덕성여대 약대 5학년)는 "늘픔 활동을 하면서 정말 좋은 선배 약사님들을 많이 만났는데 그분들의 이야기를 다른 친구과도 공유하고자 하는 마음이 컸다"며 "우연히 TV 프로그램을 보다 토크콘서트 방식을 떠올려 진행하게 됐고, 이렇게까지 높은 관심과 참여가 있을 줄은 예상 못했다"고 말했다.예상치 못한 반응에 두 번째 열리는 이번 토크콘서트는 당당히 지방행을 선택했다. 지난해 행사에서 많은 지방 약대생들이 거리상 한계로 참석하지 못하는 아쉬움을 호소했기 때문이다.'네 안의 열정을 꺼내봐'를 주제로 열리는 두 번째 늘픔의 토크콘서트는 노용수, 이지향, 염승훈, 오성곤 약사가 연좌로 나와 약사로서의 자신의 과거, 현재, 미래를 이야기할 예정이다. 강연 이후에는 선배 약사들과 약대생들 간 자유로운 토크 시간도 이어진다. 이번 행사의 기획단장을 맡은 김한진 학생(덕성여대 5학년)은 "지난해도 올해도 연좌인 선배 약사님들을 수소문하고 섭외하는데 많은 공을 들였다"며 "좋은 선배 약사님들을 전국 곳곳에 학생들이 공평하게 만나고 뜻깊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기회를 갖게 하고 싶어 호남으로까지 영역을 넓혔다"고 했다.행사 홍보 전부터 호남권 약대 학생들이 몰리면서 130여명 학생이 등록을 마친 상태다. 늘픔은 약사, 약대생 토크콘서트를 자신들만의 브랜드로 만들어 폭을 더 넓혀가고자 하는 포부도 갖고 있다.늘픔이 이윤정 학생(이대약대 5학년)은 "지난해 행사에 참여했다 깊은 감명을 받고 늘픔 활동까지 하게 됐다"며 "개인적으로 약사로서 삶의 지표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계기 되는 시간이 된 만큼 더 많은 친구들이 뜻깊은 시간을 공유했으면 한다"고 말했다.한편 늘픔의 두 번째 약사·약대생 토크콘서트는 오는 16일 전남 광주 조선대학교 서석홀 4층 대강당에서 오후 5시 30분부터 진행된다.2015-05-13 12:14:50김지은 -
"내 인생 바꿔준 세 사람 강·민·이"기업에 소속된 이가 지난 4월 과학기술훈장 창조장을 받았다. 이는 매우 드문일이고 이 훈장은 연구자 혹은 과학자에겐 인생 최고의 영예다. 1974년 입사한 그는 동아제약 공채 21기다. 어림잡아 30년을 연구원과 연구소장으로 살았고, 나머지 10여년은 대표이사 사장을 거쳐 대표이사 부회장이다. 매년 제약업계 최고 연봉을 받는 전문경영인 명단이 공개되면 그는 늘 최상위권에 올라 부러움의 대상이 되곤한다.김원배 동아ST 대표이사 부회장(67세)은 서울약대 출신으로 서울의대 출신의 강신호 회장과 함께 대한민국 제약산업을 선두에서 이끌어 온 인물이다. 신약개발 등 R&D 부문에서 발군의 실력을 발휘했다. 속된 말로 '맨땅에 헤딩'하며 단단한 바이오 포트폴리오 구축의 주춧돌을 놓았고, 자이데나와 같은 케미칼신약, 스티렌과 같은 천연물신약을 성공시켰다.아담한 키에 안경, 그리고 적은 말수, 여기에 조용한 미소까지 번지면 그는 영락없는 연구자 모습이다. 하지만 "서울약대 진학부터 동아제약 입사까지 큰 꿈이나 뚜렷한 계획이 있던 건 아니었다"고 회고한다."점수에 맞춰 대학을 선택했고, 졸업할때까지 뭘하고 살지 깊이 생각해 보지 않았어요. 군대있을 때 제약회사 다니던 친구가 찾아와 제약사 괜찮은 거 같다고 해서 제대 후 입사하게 됐어요. 입사해서도 가만히 생각하니 성격상 연구하면 자유의지도 관철시킬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제겐 큰 영향을 미친 세분의 스승님이 계십니다."김 부회장은 과학기술훈장 창조장을 받기 이전 이미 장영실 상만 다섯 번 받았고, 특허청에서 과학기술상 지석영 상을 수상했다. 산업기술진흥협회로부터는 기술경영인 상을 받기도 했다. 보건의 날에는 의약품 연구개발을 통한 인류 건강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국민훈장 석류장을 수훈했다.신출내기 연구자가 어떻게 동기를 부여받고 족적을 남기는 연구자로 성장하게되며, 경영인으로까지 발탁돼 장수하는지 궁금했다. 그를 5월 6일 오후 용신동 사무실에서 만났다. 투명한 유리잔에 담긴, 박카스 디를 마시며 이야기는 시작됐다.김원배 동아에스티 부회장은 연구자로 출발한 자신에게 터닝포인트를 마련해 준 세분의 스승이 계신다고 말했다.▶연구자에게 과학기술 훈장 창조장은 어떤 의미인가요."기업 연구자가 받기 어려운 상이라 제겐 더 각별합니다. 창조장 받고 인생을 돌아보게 됐는데, 인덕을 참 많이 봤더군요. 꼽아보니 세 분의 스승이 계시더라고요. 능력이 뛰어난 것도, 잘 태어난 것도 아니었는데 이 분들의 영향으로, 부족한 제가 성장했구나 새삼 느꼈습니다."▶세 분의 스승, 누구세요?"강신호 회장님, 민신홍 박사님, 이상희 전 과기부장관님이세요. 모두 회사와 관련된 분들이죠. 강신호 회장님은 창의력이라는 점에서 제게 많은 영감을 주셨어요. 회장님은 누구라도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들에게 대해 늘 왜? 라는 물음표를 찍으시죠. 정말 그럴까? 왜 그럴까? 저대로 있는 게 정말 옵티멀(optimal)한 건가라고 물으셨죠. 연구자인 제게 발상의 단초를 제시해 주신거나 다름없는데 이렇게 문제의식을 갖다보니 재미있게, 자연스레 몸에 배이게 됐어요."▶민신홍 박사님으로부터 뭘 배우신 거죠?"제가 연구원일 때 연구소장님이셨는데 품격있게 산다는 것은 무엇인지, 대인관계는 어떻게 해야하는지, 배려란 무엇인지 몸으로 보여주셨죠. 겸손해져야겠다고 다짐한 것도 소장님 덕분입니다. 민 소장님은 연구자로서 꾸준히 탐구하시면서도 연구자인 제게 자유, 다시 말씀드려 많은 기회를 허락해 주셨어요."▶이상희 전 과기부장관님도 동아제약 출신이신데요."연구소 상사셨을 때 일로 저를 단단하게 훈련시켜 주신 분이죠. 새 프로젝트를 많이 맡겨 주셨는데 당시엔 힘들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죠. 몰입, 몰두라는 게 또 무슨 의미인지 몸으로 보여주셨는데요, 한마디로 이 분은 한번 일을 잡으시면 시간 개념이 없으세요. 밤샘은 예삿일이죠."▶아는 분만 아는 이야기지만, 이상희 전 장관님과 함께 큰 일을 해내셨죠?"이 전 장관님은 항상 '10년 후 일어날 일을 가지고 일하자'라고 말씀하셨죠. 일을 크게 보고, 기획하고, 조직화하는데 탁월하셨죠. 많이 배웠습니다. 5공화국 시절로 기억합니다. 민정당 정책연구소에서 이 전 장관님이 일하실 때인데 갑자기 부르시더니 '유전공학이 국가를 육성하는 시대다. 대통령께 브리핑 해 국가 주요 사업이 될 수 있게 자료를 만들어 보라'고 하시더군요. 고백컨대 유전공학이 뭔지 제대로 몰랐어요. 방법이 없잖아요. 밤샘 독학했죠. 지금 생각해도 공들여 일목요연하게 잘 만들었던 것 같아요."▶좋은 결과 얻으셨나요?"저돌적이신 이 전 장관님이 해내셨죠. 길목에서 대통령께 브리핑을 하셨어요. 해서 유전공학 기술 근처에라도 가본 5명으로 유전공학센터를 설립하고 이어 대학내 유전공학과 설치, 유전공학연구조합 창립 등 유전공학과 관련한 패키지가 모두 성사됐습니다. 돌아가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님이 연구조합 초대 이사장을 맡으셨었죠. 전 이 과정에 참여하고 지켜보며 일은 어떻게 하는지 원리를 터득했다고나 할까요."▶ 세분의 스승도 훌륭하시지만 새 것을 받아들이는 감수성도 대단하신것 아닌가요."내 방식대로 살면 되지하고 살았어요. 그러던 어느 날 늘 평온하고, 온자한 모습을 지닌 동기가 눈에 들어오더군요. 사람들에겐 배울게 많구나 깨달았어요. 마음이 바뀌니 자연스레 남의 말을 경청하게 되더군요. 경청은 마법이나 다름없더군요. 예를들면 어느 가정에서 쓰는 비방이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고 쳐봐요. 그러면 연구자들은 자기가 알고 있는 과학의 관점으로 그 사람의 주장이 틀렸음을 입증하는데 온 신경을 쓰게 됩니다. 그렇게 시간을 써서 대체 얻는 게 뭐죠? 없어요. 그저 시간이 아까울 뿐이죠. 하지만 경청하면 달라집니다. 천연물 신약 개발엔 경청이 큰 몫했습니다. 잘 들어준다 소문나니 자꾸 찾아오더군요."▶동아ST가 다른 제약사와 견줘 일찍 바이오의약품을 세팅하는데 부회장님 역할이 컸다고들 합니다."유전공학 브리핑 자료 만들며 독학하다보니 이거다 싶더라고요. 1983년께 회사에 유학을 보내달라고 했죠. 허락을 받아 여기저기 회장님 이름으로 편지를 쓰다가 제휴 관계로 가깝던 오츠카제약의 세포공학 연구팀, 요즘말로 유전자재조합 단백질 치료제 연구팀에서 1984부터 1년간 연수를 받게 됐죠. 오츠카제약에 갔는데 연못에 떠있는 바위 조형물을 보고 창의성이란 낱말을 되새기게 됐어요. 생각의 틀을 깨는 것, 이게 바로 신약 개발의 출발점이라는 생각을 굳혔죠. 제 인생 스승 한분을 외국에서 추가하라면 돌아가신 아키히코 회장님을 꼽고 싶습니다."▶오츠카제약에 도착해 배고픔으로 배운게 뭔가요."유전공학과 관련해 6개월을 배우고 나머지 기간은 1주일씩 연구팀을 돌며 신약개발 과정을 눈으로 익혔어요. 책에서 본 그림으로 신약개발을 짐작하던 때 오츠카 연구원들이 실제로 유전자를 꺼내 자르고, 붙이고, 다른 미생물에 넣어 단백질을 대량생산하는 모습 정말 감동적이었고 신세계더군요. 한가지도 놓치고 싶지 않았고, 어서 한국에 돌아가서 해봐야 겠다는 욕망이 꿈틀거렸어요. 신약개발 과정에서도 많을 걸 배웠는데, 어떤 물질을 어떤 기준으로 선별하고, 단계마다 고, 노고(Go/No Go) 판단을 하고, 실험이나 자료는 어떤 게 우선인지 눈치껏, 할 수 있는 만큼 호기심을 채우는 일이 기뻤어요. 나중에 동아는 어떻게 신약개발 실패율을 줄일 수 있었느냐는 질문을 받게된 토대가 된 것같아요. 결국 현장에서 배우는게 빠르더군요. 해서 나중에 신약개발조합에 제안해 국내 연구자들을 오츠카제약에 많이 연수보냈죠."▶ 당시 일본과 기술 차이가 몇년 하는 식의 비교가 많았는데, 현장에서 보시니 어땠나요."1978년 당시 야마노우치 안전성연구소에 들렀는데 연구 인원만 300명이더군요. 지금도 우리 나라 제약사 중 300명 연구원을 가진데가 몇 곳 안되는데 말이죠. 30년 지나도 못 따라겠다는 좌절감이 들기도 했죠. 그렇다고 손 놓으면 영원히 못하는 거니까 우리 방식대로 해야겠다 다짐했어요. 다국적사가 100개의 프로젝트를 한다면 우리는 작은 돈으로 2~3개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죠. 지금도 유효한 생각이라고 확신합니다."연구자는 귀를 열어 겸손하게 경청할 때 아이디어를 포착할 수 있으며, 의외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바이오 기술 배워 오셨는데, 그래서 뭘 하셨나요."회사에 와서 바이오 제품을 만들기로 했죠. 임원진 앞에서 이건 꼭 해야 한다고 열변을 토했는데 용어자체가 낯설 때니 애썼다며 고개만 끄떡이는 정도였어요. 어렵사리 뜻맞는 연구원 5명과 조그만 방안에서 생명공학연구팀을 만들었죠. 당시 엘지가 100여명 연구원이 있을 때라서 회사에선 그거 안 될거란 말이 많았어요. 그게 오히려 독기를 품게 만들었어요."▶누구나 독기를 품지만 오래 지속하기 힘들텐데요."뭔가 보여주자 결의를 했죠. 진단시약이 제일 만만해 보였어요. 애보트가 전량 수입해 판매할 때죠. 어려운 과정 참 많이 겪었어요. 그래도 열정만은 대단했죠. 세상에 있는 걸 왜 우리가 못하느냐는 단순한 열정 말이예요. 집에 못간 날 허다했죠. 효소면역법에 기반한 진단시약 정말 힘들었어요."▶궁금해 집니다. 그래서 어떻게 됐죠?"플레이트에 항원이든 항체든 코팅을 하려면 말려야 하는데 알고 있던 감압 건조법으로 하면 항원 항체가 죄다 빨려 나가는 거죠. 생산성이 형편이 없는 거예요. 좌절했어요. 이런 저런 수소문 끝에 선진국 어느 공장 견학을 가게 돼 공정을 쓱 보곤 무릎을 쳤어요. 사진을 찍었죠. 나오다 필름을 모두 뺏기고 망신을 당했지만 해법을 찾았다는 생각에 환호했어요. 그때 본게 뭐냐면 코팅할 플레이트를 콘베이어 벨트위에 놓고, 드라이기 열풍이 나오는 터널을 지나며 건조시키는 방법이었죠. 콜럼버스 계란 세우기인데 우리 생각을 가로 막은 건 단백질은 열에 약하다는 것이 전부였죠. 고정관념의 타파와 현장의 중요성 깨달았죠."▶회사에서 믿지 않으시던 분들 코가 납작해 졌겠는데요."아닙니다. 제품이 나갔는데 일주일도 안돼 반품으로 돌아오는 겁니다. 진단시약은 한번 쓰고 나면 오염이 되는데 영양성분이 많이 들어가 상하는 거죠. 방부제 넣는걸 생각조차 못했던 겁니다. 문제를 해결하고 납품이 되고 하니까 회사에서 뭣 좀 하나보다 하시데요."▶탄탄대로가 열렸네요."B형간염백신을 하자 이렇게 의기 투합하고 의기양양 했는데, 회사가 승인하지 않았어요. 너무 아쉬웠죠."▶실망하셨나요."실망이야 했지만 그렇다고 포기할 수 없잖아요. 성장호르몬으로 눈길을 돌렸어요. 일단 기술이 확립되니 G-CSF, 인터페론 등 순식간에 성공하더라고요. 지금 수출 효자품목을 그때 다 한거나 마찬가집니다. 더 고난도인 EPO 개발에 도전했지만 당시 국내엔 산업화 할 수 있는 연구자가 없던 터여서 대학도 찾아가고, 러시아 연구소까지 갔죠. 마침 EPO 연구한 게 있어서 공을 많이 들였는데 다른 기업이 계약했죠. 아쉬웠습니다. 결국 EPO 만들어내 수출도 하고 있어요. 그런식으로 생물의약품을 단시간내 많이 만들었어요. 스스로는 5명의 열정이 대견해요. 지금도."▶ 동아에스티 안에 생명공학 제품이 반듯하게 자리잡도록 하는데 크게 기여하셨지만, 상업적 성공을 거둔 신약과 개발하는데도 관여하셨죠?"발기부전치료제 자이데나와 항생제 시벡스트로는 상당히 많이 관여 했어요. 자이데나는 연구소장할 때, 팀장이었던 유무희 박사가 주도했죠. 회사가 심장약 개발 연구력이 누적돼 있었던데다 당시 삶의질(QOL) 의약품이 강조되던 때였거든요. 유쾌하게 개발된 신약이예요."▶시벡스트로는 글로벌 신약이자 블록버스터로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습니다. 독특한 개발기원이랄까 뭔가 사연이 있을 것다는 예감이 듭니다."이상희 전 전 장관께서 동경대 약대출신으로 자기 집에 연구소를 차려놓고 부인은 약국을 하던 분을 소개해 줬어요. 세파계 항생제 신약 개발에 심취했던 분이죠. 2년정도 했어요. 그 분이 물질 만들면 우리가 평가해 피드백 하고 했죠. 그런데 좋은 게 나오면 경쟁사 연구가 더 나은 걸 내고하며 답보 상태였어요. 해서 세파계를 버리고 다른 항생제를 연구했는데 그게 오늘날 시벡스트로죠."▶한 프로젝트가 답보상태면 회사가 기다려 주지 않을 텐데요."시벡스트로 담당 연구팀장이 비판을 많이 받았어요. 시벡스트로가 효과는 좋은데 풀지 못한 숙제를 안고 있었거든요. 평가를 전체 연구소가 받으니까 시벡스트로 팀이 원망의 대상이 되는 거죠. 이 팀장이 상당히 주눅들어 프로젝트 포기하겠다고 당시 연구소장이던 제게 이야기를 꺼네더군요. 그래서 제가 말렸어요. '7년간 했으니 너보다 잘할 사람이 없다. 물질은 좋은데, 약으로는 안 된다는 사실도 알지 않느냐. 좀더 해봐라'고 말해줬어요. 문제는 우연히 풀렸죠. 재미과학자가 회사에 와 세미나를 부탁했는데 색다른 개념의 프로드럭 이론을 제시하더군요. 이 방법으로 단번에 성공했습니다."▶시벡스트로가 잘 나가니 과거 기술수출을 놓고 가정법도 나옵니다. 만약 동아가 했다면 같은 가정법이죠."국내서 임상하기가 너무 어려웠어요. 감염증 환자는 로컬 클리닉에 많은데 종합병원만 임상할 수 있는 환경이었죠. 실험실에서 드라마틱했고 동아가 국내 1위 기업이었지만 실패를 감당할만큼은 아니었거든요. 더구나 국내 투자환경도 신기술엔 인색했죠. 투자에 원금보장같은 옵션이 따라 붙는게 정석일 정도였으니까요. 라이센싱 아웃하는 방법 밖에 없었어요. 돌이켜보면 아쉽지만 시벡스트로 기술을 가져건 미국 회사처럼 우리나라 제약회사들이 하면 그 또한 훌륭한 비즈니스가 될 겁니다."▶동아에스티는 케미칼, 바이오, 천연물 등 포트폴리오가 반듯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스티렌, 모티리톤 같은 천연물 신약 어떻게 나오게 된겁니까."연구소 사이트로만 말씀드리죠. 천연물 연구 왜 했냐하면, 중간에 뭔가 보여주기 위해서였어요. 신약연구는 아시다시피 십여년이 보통이다보니 연구소 홀로 지속성을 유지하기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개발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은 천연물을 하기로 한거죠."일본 야마노우치 안전성 연구소 연구원만 300명에 이르는 것을 보고 일본과 기술격차가 30년도 넘겠구나 실망도 했지만 세상에 나와있는 것을 우리가 만들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대책없는 자신감과 열정도 가득했다고 말한다. 왼쪽이 연구원 시절 김원배 부회장.▶천연물에도 시벡스트로처럼 기막힌 인연이 있을 것 같아 기대되는데요."서울대 천연물연구소 이은방 교수님 연구발표를 보고 찾아가 스티렌을 개발한 이후 다음 프로젝트는 모티리톤이었죠. 서울대 미생물실에서 박사과정을 하는 중에 약대생이 있었는데 부군이 한의사였어요. 그 분이 쓰는 처방을 연구개발한 게 바로 모티리톤이예요. 결국엔 남의 이야기 많이 듣고 그런데서 아이디어를 얻게된 겁니다. 흥미로운 아이디어가 있으면 어디든 찾아가 함께 해보자고 권유하는 일을 많이 했어요. 제약회사 입장에서, 또 광범한 의미에서 이는 적극적인 연구행위 입니다."▶천연물 신약에 대한 부회장님 관점은 뭔가요."서양 과학 입장에서 의약품은 질병의 원인 타깃을 찾고 이에 들어맞아 효과를 내는 물질입니다. 당연히 신약도 그런 식으로 설계되겠죠. 천연물은 좀 다릅니다. 타깃이 한 두개가 아닌 것같습니다. 몇개의 작용점이 있는데 평가와 허가 기준은 서양 의학계 기준에 따릅니다. 천연물이라는 건 동양지식을 사용합니다. 그렇다면 개발 과정, 허가제도 같은 것도 우리가 기준을 만들어 정립해야 한다고 봅니다. 천연물은 우리가 선진이잖아요. 임상시험법, 우리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고 봅니다. 건축만해도 그래요. 우리 고유의 건축기술과 융합없이 현대건축 기법이 도입되다보니 프랑스, 노르웨이처럼 자기들만의 건축양식이 형성되지 않았잖아요. 천연물신약이 바로 그래요."▶천연물의 가능성 어디서 찾을 수 있나요."의학 진단 기술 발전과 경험지식이 합쳐지는 새 길이 모색돼야 합니다. 진단기술이 발전해 질병 예측 수단이 많아지면 질병이 비가역 단계로 들어서기 전, 즉 가역 단계에서 건강상태로 되돌리는데 천연물의 역할이 있다고 봐요. 가능성이 큽니다. 미국 FDA가 천연물약 2개를 허가했어요. 이는 단순한 합니다. 효과가 없는데 허가해 줬을까요? 치료보다 예방과 관리에 돈을 쓰는 게 의료보험 재정절감에도 효율적이죠. 천연물은 이런 방향으로 발전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봅니다."▶ 약 30년은 연구원과 연구소장으로 지내셨고 또 10여년을 대표이사 사장과 부회장 등 경영진이시다. 연구를 바라보는 관점에 차이가 있을 것 같은데요."차이가 있습니다. 연구원에게 연구란 기술적, 학술적 가치가 얼마나 있느냐를 많이 보게 되죠. 동기유발이 바로 여기서 됩니다. 그래서 제제연구 보다 신약 연구를 선호하게 됩니다. 한데 연구소장 입장으로 보면 연구의 성공 가능성에 눈이 더 갑니다. 비로소 상품으로서 가치가 있나를 고려하게 되는 것이죠.그래서 연구를 이끄는 리더는 다양한 분야와 소속 연구원들의 심리를 고려해 격려할 줄 알아야 합니다." ▶ 그럼 경영자의 눈은 어디에 가 있나요."경영자는 연구투자 이익과 다른 시설투자, 생산능력을 확장, 기존 제품에 대한 판촉과 프로모션을 저울에 올려 무게를 달게 됩니다. 시각이 바뀌니 연구소를 보며 생산성을 높이라고 말하게 됩니다. 저 역시 연구가 미래를 먹여 살릴건데 하면서 회사 투자 결정을 원망도 하던 연구소장 출신인데도 말입니다. 입장은 그렇게 다르더라고요."▶ 여유로운 시간이 주어지면 무엇을 하세요."사실 취미가 없어요. 그래서인지 요즘엔 인문학적 식견 높이려 강의도 듣고 합니다. 이제서야 삶의 본질, 정체성을 고민해 봅니다. 사람이 시기가 있나봐요. 제가 가진 걸 내려주고, 주변을 키워주고, 육성하고 싶어요. 간혹 너무 약학에만 빠져있었나 하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연구자, 경영자로서 성공적인 삶이셨는데 부회장님에게 앞으로 일은 어떤 것일까요."좋아서 몰두하는 일 하고 싶어요. 돌이켜보니 10년 단위로 인생을 설계하고 실천하며 살았더군요. 질문을 받고 보니 회사를 생명공학 최고의 기업으로 만들겠다며 미친 듯 뛰어다녔던 과거 10년 단위 삶이 떠오르네요. 유전자치료제였는데 우리나라에선 임상이 어려워 이나라, 저나라 허가당국 문을 두드렸거든요. 이 때 열정을 다시 불러내고 싶습니다. 그래서 식품 소재에다 발효 기술을 접목해 뭔가 만들고 주변에 나눠주고 하고 싶습니다. 물론 회사 일은 아니고 개인적으로, 재밌있게 말이죠."▶ 신약개발과 가치를 전파하는 전문 칼럼니스트는 어떨까요. 제가 제안을 드리고 싶습니다."아아, 그건 아닌 것같은데…."2015-05-12 06:14:59조광연 -
[동호회] 꽃보다 아름다운 젊음이 있는 곳보령제약 안산공장에서 유일하게 여직원들이 활동할 수 있는 동호회가 있다.바로 '볼링 동호회'. 초창기 그저 핀이 시원하게 쓰러지는 소리에 하루의 피로를 풀기 위해 뜻이 맞는 몇몇 직원들이 모여 친목회처럼 운영되던 볼링 동호회는 이젠 회사의 정식 동호회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안산공장에서는 젊은 보령인들의 인기 모임으로 자리잡고 있다."우리 동호회 장점이요? 젊음, 패기, 열정! 그리고 여직원이죠."보령제약 안산공장 볼링동호회볼링동호회 강대원 회장은 보령제약 안산공장 동호회 중 유일하게 아리따운(?) 여직원들이 있다며 입가에 번지는 미소를 감추지 못한다.그는 볼링 동호회의 장점으로 여성들도 즐겁게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젊은 분위기와 볼링의 스트레스 해소 효과를 꼽았다.안산공장 볼링동호회는 이미 2010년에 시작된 친목동호회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안산공장에서는 입지를 다지고 있는 동호회다.총 인원 24명의 볼링 동호회는 정기 수요일 모임 2번과 번개 모임 2번 등 총 4번의 모임이 있다. 업무 사정에 따라 참석하는 인원은 다르지만 거의 매주 꾸준한 모임을 갖고 있다.가족같이 편한 분위기에 직장생활의 피로와 스트레스까지 시원하게 해소해주는 볼링의 매력에 푹 빠져 정기 모임 외에도 개인적으로 삼삼오오 볼링을 치러 다니는 열혈 회원들이 많다.볼링은 점수 게임이다. 여럿이서 모여 함께 점수를 내며 시합을 하는 게임이기 때문에 서로의 실력 차이가 크면 흥미가 떨어지기 마련이다.하지만 보령 볼링 동호회에서는 그렇게 소외된 사람을 찾아보기 어렵다. Tip동호회가 말하는 볼링 운동효과! 예상보다 볼링의 운동효과는 크다. 볼링 1경기에 2㎞를 걷는 것과 같은 트레이닝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설명.여기에 반복된 투구동작으로 등과 어깨 근육이 발달하는 건 기본. 고도의 집중력은 물론이고 레인을 읽는 판단력과 응용력도 빼놓을 수 없는 보너스다.당뇨병, 고혈압, 동맥경화, 만성소화기 질환과 같은 각종 성인병의 예방은 물론 치료 효과가 뛰어나다고 볼링동호회원들은 강조한다. 프로라 해도 과언이 아닌 초창기 멤버부터 새로 가입한 볼링 초짜 신입 회원까지 천차만별의 실력, 그리고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있지만 홀로 즐기기보다 함께 이끌어주고 격려해주는 분위기라 어설픈 신입 회원들이 섞여있는 그룹에서도 웃음과 박수가 끊이지 않는다."모든 운동이 그렇지만 볼링도 꾸준히 해야 실력이 느는 운동이에요. 그래서 초보 회원들은 자세와 스텝 등 기초적인 교육부터 배우게 되지요. 그렇게 몸으로 익히면서 조금씩 배우다 보면 어느새 멋진 포즈로 공을 굴리는 그들을 보게 돼요."신입 회원들과 실력 차이가 있는 사람들의 경우 함께 하기가 답답하지 않을까 하는 질문에 강대원 회장은 승부보다는 즐거움을 우선으로 하는 동호회기 때문에 모두들 실력 차이에 상관없이 함께 즐기는 것에 만족하고 있다고 말한다.대신 프로급 실력자들은 가끔씩 그들만의 치열한(?) 리그를 펼친다.보령제약 안산공장 볼링 동호회는 여직원들의 인기를 등에 업고 본격적인 회원 모집에 나서고 있다.윤성보 볼링 동호회 총무는 신입 회원들에게는 예쁜 단체복은 물론, 볼링공 제공과 미혼 남녀 회원 사우의 친목도모 등 물질적(?) 정신적(?) 풍요로움을 선사할 예정이라고 향후 계획을 말한다.보령 안산공장 볼링동호회는 앞으로 보령을 대표하는 최고 동호회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작은 소망이다.실력이 된다면 클럽 볼링 경기에도 출전해보고 싶다는 바람이다. 그들의 희망이 현실이 되기를 기대해본다.2015-05-11 06:14:49가인호 -
"약학사 100주년…과거를 통해 미래를"심창구 대한약학회 약학사 분과학회장."역사는 지극히 미래지향 학문이라고 봅니다. 과거를 돌아보고 앞으로 나아갈 지표를 설정해 가는거죠. 그런 면에서 약학 100년사를 돌아보는 일, 국내 약업계 미래를 위해서도 분명 의미있는 일입니다."올해로 국내 약학 역사가 100주년을 맞았다. 100년의 약학사와 더불어 덩달아 바빠진 한 사람, 서울대 약대 심창구 명예교수다.지난해 설립된 대한약학회 산하 약학사 분과학회 학회장을 2년째 학회장을 맡아오고 있는 심 교수는 올해 특히 어깨가 무거워졌다.국내에선 유일무이한 '한국 약학사' 보고서를 편찬해 눈길을 끌었던 약학사 분과학회가 올해는 약학사 100주년을 맞아 더 다양한 활동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그 중심에는 심 교수가 반평생 이상을 보낸 서울대 약대가 있다. 서울대 약대는 약학사 100년에 맞춰 올해 설립 100주년을 맞았다. 국내 약학교육 효시로 불리는 조선약학강습소가 1915년 교육을 시작한 지도 올해로 100년이 됐다.이를 기념해 서울대 약대와 약학사 분과학회는 약학사 관련 공동 심포지엄을 준비 중이다. 100년의 약학사를 기념하는 첫 번째 행사이기도 하다.더불어 서울대는 올해 약대 100주년을 기념해 학내 약학역사관을 개관과 더불어 기념비 설립 등도 진행할 예정이다."약학사를 연구하면서 국내 약학 교육이 근대 이전 조선강습소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알았고, 그 과정에 100년이란 역사가 존재한다는 것도 새롭게 조명하게 됐습니다. 세월이 지나면 묻히고 말 이야기들을 우리가 하나하나 발견하고 기록한다는 게 뿌듯한 일이죠."대학 교수직을 퇴임하고 현재는 제약회사 사외이사로 활동 중인 그가 약학사에 이토록 매달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무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동안 점차 사라져가는 약학사의 과거와 현재 시간들이 안타깝기 때문이다.이것이 곧 지금은 세상을 뜬 서울대 홍문화 교수가 한국약학사연구위원회를 발족하고, 40여년만에 심 교수가 위원회의 설립 취지와 뜻을 그대로 이어받아 약학사 분과학회를 이끌어 가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약학사 분과학회가 수집한 약학 역사와 관련한 자료들. 때문에 심 교수를 비롯한 약학사 분과학회 위원들은 약학계, 약업계를 막론하고 원로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녹취하고 기록하는 데 매진하고 있다."과거도 중요하지만 바로 지금 이 시간 하나하나도 기록되지 못하고 흘려 보낸다는 게 안타까워요. 오늘도 귀중한 자료들이 사라져 가고 있잖아요. 역사의 최대 목적은 관점의 해석이지만 현재 국내 약학사는 팩트의 수집,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있는 단계라고 봅니다. 그 중심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게 약학사를 넘어 개인적으로도 의미있는 일이고요."심 교수는 지난해 발행한 보고서 형태의 한국약학사를 책으로 출간하고자 하는 꿈을 갖고 있다. 현재로선 인력, 예산 등에 어려움이 많지만 국내 약학사를 넘어 약업사를 위해서도 의미 있는 일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더불어 약학사와 관련한 심포지엄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힘이 닿는 한 국내에 숨어있는 많은 원로들을 만나 그들의 생생한 역사 속 증언들을 기록하고자 하는 계획도 갖고 있다."이제는 국내 약학계가 어느 정도 수준의 기반을 갖춘 만큼 약학사 연구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작은 노력으로 앞으로의 100년을 위해 지금까지의 100년을 되돌아보는 일이 그 무엇보다 귀중한 과정이라는 것을 전 약업계와 약학계가 인식했으면 합니다."2015-05-08 06:14:51김지은 -
뚝딱뚝딱…'태안군 맥가이버' 강 약사[15]충남 태안 옵티마솔약국충남 태안 옵티마푸른솔약국어수선하지만 약사 동선에 맞춰 잘 짜여진 약국이다. 입구에 들어서면 환자 공간과 더불어 일반약 진열 공간이 한 눈에 들어온다. 조제실 안으로 들어가니 또 새로운 공간이 펼쳐진다.그다지 넓지 않은 약국이지만 넉넉한 조제공간에 많은 수의 조제약이 구비된 충남 태안 옵티마솔약국. 좋지 않은 여건에서 약국을 시작했지만 점차 상황에 맞춰 스스로 약국을 고쳐가고 있는 강신택 약사(38, 삼육대)를 만났다.약국 공간을 틈틈이 고쳐 자투리 공간을 활용하는 한편, 약국 수납공간과 간단한 가구를 직접 만들고 설계했다. 강 약사가 '맥가이버'가 된 데에는 젊은 약사들의 고충도 일조하고 있었다."이만큼 바꿔놓기도 힘들었어요"기자가 머문 반나절 동안 약국에는 처방 환자가 쉴 새 없이 드나들었다. 인구가 많지 않은 작은 어촌마을이지만 태안의 의료기관 이용률은 상당하다."굴, 전복같은 해산물이 많이 나는 곳이다 보니 굴까기 등 수작업하는 어르신들이 많아요. 다른 농어촌 지역보다 평균 소득도 높고 병의원 이용률이 높습니다. 손으로 작업하는 어르신들은 관절염 발병 빈도가 높아 신경외과와 정형외과를 자주 찾으시거든요."태안 내 한 정형외과는 하루 방문 환자만 300명이 넘는다고 했다. 솔약국은, 그런 정형외과는 아니어도 가까운 곳에 내과가 있어 처방전 유입이 많은 편이다.그럼에도 처음 약국을 열었을 때, 인테리어 업체는 처방 공간을 협소하게 만들었다. 전기 배선도 제대로 처리하지 않고 공사를 마무리했다."처음엔 약국체인 없이 혼자 인테리어 업체를 알아봤어요. 그런데 건물주가 업체를 선정해주더군요. 강제는 아니었지만, 분위기가 건물주 업체에 일을 맡겨야 할 것 같았어요. 처음 공사가 마무리됐을 때만 해도 처방 비율이 높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어요. 그런데 약국을 여니 조제를 감당할 수가 없었어요."시쳇말로 손바닥만한 조제실에는 약을 비치하기도 힘들었다. 조제기를 들여놓자 조제실은 옆으로 비껴서야 간신히 드나들 수 있을 정도로 협소해졌다. 안되겠다 싶어 집기를 전부 옮겨 정면에 있던 환자 응대 공간을 한쪽으로 밀고 조제실을 넓혔다. 약 수납장도 새로 만들어 넣었다.일반약 장도 새로 짜 넣었다. 응대 공간 뒤 짜투리 공간을 벽을 허물고 수납장을 짜 넣었다. 지금은 일반약 판매대 뒤에 바로 창고 역할을 하는 수납장이 있어 편리하다. 한창 유행인 'DIY'이라고 하기엔 소박하다. 하지만 강 약사가 소품을 하나하나 만들기 시작한 건 환자 패턴에 맞지 않았던 당초 솔약국 공간 상황에서 비롯됐다."원래 가구를 만드는 걸 좋아하고 관심이 있었는데, 약국에 필요한 게 눈에 띄니 적극적으로 나서기 시작한 것 같아요. 적당한 걸 사서 쓸수도 있겠지만, 약국에 제일 알맞은 걸 아는 건 약사 본인이라는 생각에 치수를 재고 설계도면을 그리기 시작했죠."강약사가 설계한 일반약 수납칸(왼쪽)과 제작한 파스 수납장(오른쪽) "약국 다른 사람에게 팔면 울 것 같아, 당신"이렇게 하나 둘 만들기 시작한 수납장이 어느 덧 약국 내 제법 눈에 띄게 자리한다.파스 종류가 한눈에 들어오는 파스 진열대는 직접 설계하고 만드는 것까지 강 약사 손으로 했다. 약국 한쪽에 눈에 띄는 한약수납장은 강 약사가 설계해 지금까지 10년 가까이 사용해왔다.강 약사는 '이름표를 넣을 수 있는 손잡이를 찾아 백방으로 알아본 것'이라며 뿌듯해했다.의약외품과 일반약 설명을 담은 제품 가격표도 강 약사가 디자인해 출력한 결과물이다.엑셀 파일을 이용해 만들면서 배경 색깔에도 의미를 담은 거라고 설명했다. 냉파스부터 온파스까지 색깔을 달리하고 가격과 특징을 간략하게 적어넣었다.각종 밴드를 모아놓은 진열대에도 강 약사가 제작한 가격표가 눈길을 끌었다."소소하게 작은 수납장이나 진열장을 제가 설계해서 목공소에서 제작한 것들이예요. 인테리어를 한꺼번에 하기 보다는 제가 그때그때 조금씩 고치고 더하며 꾸려온 약국이예요. 아쉬운 점도 많지만 애착도 크지요."오죽하면 부인이 '약국 다른 사람에게 넘기게 되면 당신 울겠다'고 까지 했을까. 지인들의 말처럼 강 약사가 약국에 쏟는 애정은 대단하다. 조제실 전문약 관리를 위해 쉬는 날에도 혼자 나와 약을 정리한다고 한다.강 약사가 설계해 제작을 맡긴 한약장 직접 디자인, 제작해 비치한 제품 설명표"처방전이 여기저기 많은 병의원에서 들어오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처방약이 자주 바뀌는 통에 골치가 아파요. 이것만 해결돼도 약국 하는 데 힘들 게 없을 것 같습니다. 웬만한 문전약국 버금갈 만큼 많은 약을 가지고 있고, 사실 관리하기에도 벅찬 수준이죠. 그래도 처방이 들어오면 물리치지 않고 모두 조제한다는 방침이예요. 어르신들이 약국 여기저기 다니기 힘드시기도 하니까요.""젊은 약사의 고민, 모두 나와 비슷할 것"삼육대를 졸업한 강 약사는 서울에서 안산으로, 안산에서 다시 태안으로 옮겨와 정착한 경우다. 좀체 도시를 벗어나려 하지 않는 여느 젊은 약사와 다른 길을 선택한 것. 여기에는 인생을 좀 더 여유있게 살기 위한 것도 있지만 약사로서 직업에도 충실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고민 끝에 태안에 정착했습니다. 서울과 거리도 그다지 멀지 않고 무엇보다 시외버스 터미널과 멀지 않아 머지 않은 미래에 동네가 더 많이 발전할 거란 생각이었어요. 동네도 조용하고 살기 좋고. 만족하고 있습니다."하지만 조용한 전원생활만을 꿈꾼 것은 아니었다. 약사 직능을 순수하게 실행하기 위해서는 도시보다 지방이 좋겠다는 생각도 있었다. 과거에 씁쓸했던 계기가 있었다.강신택 약사"안산에서 약국을 할 때, 하루 50만원이 채 되지 않던 매약 매출을 몇 달간 정말 열심히 복약지도하고 상담한 끝에 70만원 대까지 올렸어요. 정말 뿌듯했어요. 단골도 생기고. 그런데 목 좋은 곳에 약국이 들어서고 그곳은 상담도 없이 하루 80~100만원 매약 수입을 그냥 올리는 거예요. 약사 개인이 아등바등하는 게 허무하게 느껴졌어요. 입지가 약국 존재 의미의 대부분을 잡아먹는 상황에서, 도시에서 경쟁은 의미가 없겠더라고요."그는 지금 젊은 약사들의 고민이 크게 다르지 않을 거라고 말했다. 자신이 약국을 열심히 가꾸지만 전문가가 해내는 '한 방 인테리어'를 당하지 못하듯, 자본과 높은 임대료로 밀고 들어오는 약국과 경쟁할 수 없다는 의미로 해석됐다.강 약사는 지방 행을 택했지만 그렇다고 대부분 약사들이 도시를 벗어날 수도 없는 일이다."우선은 제 약국을 열심히 하자는 생각이예요. 상황이 좋지만은 않지만 지금 제 자리에서 제가 할 수 있는 걸 열심히 해야지요. 당장은 약국에서 더 좋아질 여지가 없는지, 더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생각하고 있어요. 당장 여름 오기 전에 얼음정수기도 놓고 싶고, 어수선한 약 배송박스도 정리하고 싶고요. 고민 대신 하나씩 풀어가는데 중점을 두고 싶습니다."2015-05-06 06:14:59정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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