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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에서 판사…헬스케어 전문변호사로최규진 변호사.사법고시를 합격해 수원·서울지방법원 판사를 거쳐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까지.법조인으로서 남 부러울 것 없는 이력을 살펴보다 문득 눈에 띄는 부분이 있다. 서울대 약대 졸업.이달 초 자신의 성을 딴 CNP법률사무소를 열고 대한민국 법조계의 메카 서초동에 입성한 최규진(45·서울대 약대)변호사 이야기다.약대 재학 당시부터 동기나 선, 후배들과는 조금 다른 길을 꿈꾸곤 했다. 약사라면 수순처럼 한정된 약국, 제약사, 공직 등을 넘어 새로운 분야에서 일해보고 싶은 생각이 있었다.보통의 약대 출신의 진로와 달리 대학 졸업 후 첫 직장이 대기업 의약품 수출입 담당 업무를 선택했던 것도 그 이유에서였다."약국에서 아르바이트도 해봤지만 항상 목마름이 존재하더라고요. 틀에 박힌 길보다는 새로운 분야에 도전해보고 싶은 꿈도 있었어요. 제약학과 출신이다보니 제약산업에 대해 많이 생각했는데 이 산업 만큼 제도와 규제에 영향을 받는 산업도 없더라고요."3년간의 직장생활 끝에 사법시험을 결심하게 된 데에도 그 영향이 컸다. 의약품 수출입 관련 업무를 하다보니 약과 관련한 제도, 법률적인 부분을 많이 알고 공부해야 했다.그 생각을 확장시키다 보니 법조인의 길이 보이기 시작했다. 자연과학인 약학과 사회과학인 법학이 '논리'를 맞춰가는 학문이란 점에서 일정 부분 상관관계도 찾게 됐다.그렇게 3년 간의 준비 끝에 사법시험에 합격했고, 그는 수원지방법원과 서울지방법원에서 판사직까지 거쳤다.그가 약사 출신이란 점을 적극 활용하고 부각시키게 된 것은 법원을 나와 김앤장에서 일하면서였다. 의약품과 관련한 제약사 특허 소송이나, 의료기기 관련 분야 등에는 적극 참여했다.안정적인 부분도 좋지만 불혹의 나이를 지나면서 자신만의 분야를 개척하고 도전해보고 싶단 생각에 법률사무소 개업을 결정했다. 약사 출신 변호사 동료들의 격려와 도움도 많은 힘이 됐다.CNP법률사무소 직원들 모습. "아무래도 같은 분야에 있는 선, 후배 동료 약사님들의 격려도 힘이 됐죠. 약사 출신이라 해서 약 분야에만 한정되고 싶진 않아요. 판사직을 거친 것도 그런 이유고요. 하지만 약사사회를 끊을 수 없는 데는 출신 탓도 있지만 무엇보다 지금 아내가 약사로 약국을 운영하고 있는 것도 영향도 크고요."최 변호사는 향후 헬스케어 산업 전반에 관련한 법률 전문가가 되고자 하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의약품을 넘어 바이오와 의료기기, 건강기능식품 등 헬스케어 산업 전반에 대해 전문적으로 변호뿐만 아니라 법률 자문을 하고자 하는 것이다.자신의 출신이자 고향인 약사에 대한 애착을 바탕으로 약사들의 사건, 사고에 대해서도 자문하고 도움을 주고자 하는 마음도 있다.그는 후배 약대생, 약사들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약사 출신으로 법조인의 길을 가고자 하는 후배들에게는 조금 늦더라도 그 길에 대한 확고한 꿈과 열의가 있다면 조금 늦더라도 도전해 볼 것을 권유했다."약대가 6년제로 전환되고 로스쿨 체계로 되면서 아무래도 시간적으로 더 늦어질 수 있는 건 사실이에요. 그것 때문에 고민도 많아질꺼고요. 하지만 자신만의 확실한 꿈과 비전이 있다면 도전해 보기를 바래요."2015-07-30 06:43:21김지은 -
깐깐한 아기엄마 약국 단골 만들기[20]경기도 고양시 행복드림약국넓지 않은 약국인데도 오픈매대 사이사이 간격이 널찍하다. 깔끔하게 정리된 오픈매대에는 비타민, 진통제, 상처연고 하나라도 대여섯 종류 이상 여러 제품이 갖춰져있다.비 오는 날인데도 아기 안은 엄마들이 분주하게 오간다. 길게 상담하는 엄마가 있는가 하면 오 약사와 농담만 주고받고 가는 엄마가 있다.경기도 고양시 아파트촌 대로변에 위치한 행복드림약국. 오보라 약사(31, 중앙약대)에게 개국 1년이 안된 약국이 대형 약국들 사이에서도 아기엄마 단골을 확보하는 비결을 물었다. 유모차 공간과 투약대, 방문 환자 맞춘 인테리어약국을 들어서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매대 사이 널찍한 공간. 여느 약국과 달리 매대 사이 동선이 단순하고 여유있다. 아이들이 약국 구석구석을 뛰어다녀도 무리가 없다. 좁은 공간에서 효율성이 느껴진다."소아과 처방이 많다보니, 유모차를 가져오는 엄마들이 많아요. 유모차가 넉넉하게 다닐 수 있게 공간을 넓혔어요. 제품 수에 비해 매대를 촘촘하게 놓을 수도 있는데, 과감하게 매대 수를 줄였어요. 진열에 좀 더 신경써 매대 수를 줄이고도 제품 진열을 가능케 했습니다."넓은 통로(왼쪽)와 투약대(오른쪽) 약국에서 아이에게 약을 먹이는 엄마들이 많다는 점을 생각해 한쪽에는 편의점 간이 식탁과 비슷한 투약대를 설치했다. 대로 방향으로 위치한 투약대에서 꽤 많은 엄마들이 투약대를 사용했다. 소아과 처방이 많다는 점을 고려한 또 하나의 팁이다."작년 10월 약국을 인수해 한달정도 약국 방문 손님과 동선, 패턴을 지켜봤어요. 인테리어를 새로 할 때 관찰한 부분이 잘 적용되도록 신경썼습니다. 엄마들과 아이들이 약국을 편하게 생각하고 좋아해야 한다고 생각했죠."복용법을 기재해놓은 일반의약품약국 곳곳에는 오 약사의 철저한 '관리' 노하우가 숨어있다. 일반약과 건기식 코너에는 제품보다 각종 브로슈어가 눈에 띈다. 환자들이 읽고 오 약사가 상담을 할 때에도 적극 활용하는 것들이다. 제약사 자료 뿐 아니라 동료 약사들과 공유하는 자료, 직접 만든 자료 등 종류도 갖가지. 환자들이 제품 디자인보다 제품과 질병 정보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다.판매빈도가 높은 일반약에는 제품마다 복용방법을 적어 스티커 작업을 해놓았다. 보는 환자도 편하고 판매하는 약사도 편리한 노하우다."제품 매입? 좋은 제품이면 무조건 확보"진열대에는 수 많은 제약사의 다양한 제품이 진열돼있다. 같은 제품을 수십군데 제약사가 만들어내는 요즘, 오 약사는 어떤 기준으로 매입 제품을 고르는지 궁금했다."약국 방문자 90% 이상이 소아과 찾는 아기엄마들이에요. 깐깐한 엄마들 맞추려면 그저 브랜드만 보고, 인지도만 믿고 제품을 추천할 수 없어요. 약사의 검증과 확신이 있어야죠."그가 매입하는 기준은 '좋은 제품'이다. 제약사 브랜드나 영업사원 얼굴을 보고 제품을 매입할 법 하지만 오 약사에게는 기준이 있다."하나하나 동료, 선배 약사들에게 '어떤 게 좋으냐'고 물어보고 주문해요. 직접 사용해보고 좋았던 제품도 비치하고요. 그렇다고 한가지만 고집하지 않습니다. 환자가 찾으면 웬만하면 주문해 비치해둡니다."제품 이해를 돕는 각종 브로슈어 오 약사가 다양한 제품을 갖추는 데 욕심을 내는 이유가 있다. '환자가 원하는 걸 해줄 수 있는 약국'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서다. '그거 대신 이걸 써보라'고 말하지 않고 '갖다 놓겠다'고 약속한다. 제품을 확보하기 위해 직거래를 유지하는 제약사만 30곳이 넘는다.제품 종류가 많다보니 제품 관리가 쉽지만은 않다. 그러면서도 오 약사는 약국 규모에 비해 제품 수에 있어 시쳇말로 '역대급'이라 자신한다."환자가 원하는 건 이유가 있다고 봐요. 대신 판매하며 설명을 합니다. 제품 간 차이도 말씀드리고요. 오픈매대는 기본적으로 환자에게 제품 선택권이 있는 형식이니, 선택권을 더 넓혀 주는 것도 약국 역할이라고 봅니다."상담을 위한 환자 건강상태 체크리스트비수기엔 상담 치중…"상담에 더 많은 시간을"제약사와 근무약사 경험을 통해 오보라 약사가 생각한 것은 상담과 매약의 중요성이었다. 혼자 근무하다 보니 조제와 복약지도에 밀려 더 많은 상담을 하지 못하는 게 아쉽다. 우선은 약국 비수기로 불리는 여름이라도 상담에 치중하자고 마음 먹었다."우선은 7,8월 약국이 한산할 때 상담을 더 하려고 합니다. 당장 상황이 안되면 환자에게 건강상태 체크리스트를 작성해달라 하고 차후에 전화나 재방문 시 상담을 해요. 카드를 작성해달라 하면 거부하는 환자가 거의 없더라고요."오보라 약사지금의 상담이 곧장 매출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그 환자가 100% 단골이 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상담을 통해 장기적으로 약사 자신과 약국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약사가 더 공부를 해 환자와 상담하는 사이 약사 스스로 실력을 쌓을 수 있기 때문이다."일주일 두 번 약국을 일찍 마치는 날은 강의를 나가고 강의를 듣습니다. 상담카드를 보면 저도 아직 확신하지 못하는 부분들이 있으니까요. 다른 약사에게 문의해 공부하고 알려드려요. 약국 사정이 더 나아지면 함께 일할 약사를 구해 저는 상담에 더 집중하려고 합니다. 좋은 상담 내용에, 좋은 제품을 권하는 좋은 약국. 제가 생각하는 '행복을 드리는 약국'입니다."2015-07-29 06:49:23정혜진 -
"메르스, 병원약사 역할 생각하는 기회"이광섭 병원약사회 회장. "이번 메르스 사태를 겪으며 감염 질환 확사에 과정에서 과연 약사의 역할은 없었을까요. 그 속에서 병원약사의 전문성 강화를 위한 노력이 더 절실하다고 생각하는 계기가 됐고요."25일 한국병원약사회 춘계학술대회에서 만난 이광섭 회장은 한명의 병원 약사이자 협회 수장으로서 이번 메르스 사태를 바라보며 생각했던 부분을 소신있게 이야기했다. 폐쇄된 곳을 넘어 대다수 병원 의료진들이 직간접적 영향권 안에서 구슬땀을 흘렸고 부각되진 않았지만 그 안에는 병원 약사들도 있었다.일부 약사는 자가격리자나 능동감시자에 포함됐고, 집중치료병원에선 모든 주사제를 무균조제하는 등 병원에서 근무하는 약사들도 정서적, 업무적으로 적지 않은 어려움이 겪었다.그 안에서 무엇보다 이 회장을 비롯해 병원약사회가 고민한 부분은 병원 약사의 역할. 메르스와 같은 국가적 재앙 수준의 바이러스 감염질환에서 약사, 그리고 약학 전문가의 역할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하는 점이다."부각되진 않았지만 메르스 키트 개발, 예방 백신 연구에 약대 교수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등 약학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게 확인됐어요. 그만큼 약학을 전공한 약사들이 감염분야에 있어 전문가로서 활동하고 도움을 줄 만한 부분이 적지 않다는 거죠."이 같은 생각에서 병원약사회는 이번 사태 속 'Safe&Clean Hospital을 위한 병원 약제업무 시스템 개편'안을 마련해 병원 협회에 제출했다.또 지난 6월 감염병 예방 법률 개정 과정에서 대한약사회와 협력해 감염병 역학조사관에 약사도 포함될 수 있도록 하는 성과를 얻기도 했다.여기에 그치지 않고 오는 9월 진행될 병원약사회 추계 세미나에선 감염 분야를 집중적으로 다루고 의약학 전문가들의 생각과 식견을 공유할 계획이다."이번 추계 세미나는 감염을 주제로 할 예정입니다. 의약학 분야를 막론하고 감염 관리 파트 전문가인 강남 성심병원 이재갑 교수, 약대 송대섭, 설대우 교수님 등을 섭외해 감염관리 속 약사의 역할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뤄 볼 생각입니다."이 회장은 최근 신설한 병원약학분과협의회를 중심으로 전문약사의 역할 강화를 위한 토대도 충실히 해 다져갈 계획을 갖고 있다.분과협의회 활동을 바탕으로 병원약사회가 숙원사업으로 진행 중인 전문약사 법제화를 위한 노력도 꾸준히 해 나가겠단 의지도 피력했다. 분과협의회에는 현재 150여명의 병원약사들이 포진돼 활동 중에 있다. "전문약사 제도 법제화를 위해 정책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분산적으로 운영되던 약학 관련 위원회를 협의회로 일원화하고 15개 학술활동을 조직적, 체계적으로 운영하게 한 것도 그 이유에서입니다. 신설한지 3개월이 채 안됐지만 벌써 소책자를 발간하는 등 성과들이 속속 보이고 있습니다. 향후 협의회를 학회로 키워나갈 계획입니다."2015-07-27 06:39:17김지은 -
"뮤지컬하다 왜 제약영업 하냐구요?""특기 살려서 약사님들 자녀나 지인들 결혼식에서 축가를 불러주곤 해요. 이게 또 영업에 쏠쏠해요"'노래하는 MR' #조아제약 박준호 사원(28·약국영업부 강남영업소)은 특이한 이력 때문에 영업 현장의 분위기 메이커로 통한다.작년 7월 조아제약에 입사한 박 사원은 올해 회사 시무식에서 신선한 모습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뮤지컬 '지킬앤하이드'의 대표곡인 '지금 이 순간'을 멋지게 불러내 선후배 사원들의 극찬을 받았다."'지킬앤하이드'는 제 삶의 목표를 바꾼 뮤지컬이에요. 스무살때 친구들과 보면서 '죽기전에 한번 뮤지컬을 해야겠다'는 다짐을 했어요. 특히 주인공인 조승우 씨가 너무 멋있었어요. 그 이후 실용음악에서 뮤지컬 쪽으로 방향을 틀었죠. 그때 뮤지컬을 함께 본 친구는 지금도 공연을 하고 있어요."그는 제약 영업에 뛰어들기 전 3년간 뮤지컬 무대에 섰다. 대학 때 실용음악을 전공하던 그는 지킬 앤 하이드를 보고 뮤지컬에 푹 빠졌다.어릴때 노래에 재능이 있던 그는 부모님의 지원을 받아 보컬과 피아노를 배웠다. 대학도 실용음악과를 다녔지만, 스무살에 본 뮤지컬 하나 때문에 나중에는 공연 전문 대학으로 옮겼다. 그때부터 뮤지컬을 가르치는 곳이라면 어디든 문을 두드렸다."군대에 가서도 뮤지컬 생각 뿐이었어요. 그런데 음악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생긴거에요. 제가 군교도관으로 생활을 했는데, 거기 제소자 프로그램으로 '성악' 레슨을 하시는 선생님이 있었어요. 그분께 운좋게 성악을 배웠죠."군 전역 후에도 자신을 원하는 무대라면 어디든 달려갔다. 배역이 무엇이든 오디션 공고가 나면 물불 가리지 않았다.주인공은 못해봤지만 조연과 앙상블 역할에도 만족했다. 뮤지컬 '아가씨와 건달들'에서 건달 중 한명으로, 연극 '아버지' 에서는 배우 이순재의 막내 역할도 했다.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는 뮤지컬 특집 때 유재석과 함께 노래를 부르는 씬에 참여하기도 했다."3년동안 작품을 여섯번 정도 한 거 같아요. 작품당 한 3개월의 연습기간을 감안하면 적은 횟수는 아니에요. 공연이 없을 때는 알바를 뛰면서 레슨비를 충당하거나 생활비를 마련했죠."오로지 노래와 공연을 보고 앞을 달려온 그가 뜬근없이 제약회사 영업사원을 하게 된 것은 부모의 권유도 있었지만, 공연만으로는 생활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군대를 다녀온 이후 부모지원이 끊기면서 레슨비를 벌기 위해 안 해 본 일이 없었다. 결혼식 출가 알바부터 두달동안 숙식하며 공사장에서도 일해봤다."'사계'라는 일본에 유명한 극단이 있어요. 그 극단에서 한국배우를 뽑는다고 해서 오디션을 봤는데 예상을 깨고 제가 합격했어요. 아버지가 여기서 안 되면 포기하라고 하셨죠. 저도 이 악물고 열심히 하겠다고 마음을 다잡았죠. 하지만 결국 못 갔어요. 그때 일본 대지진으로 원자력발전소가 무너져 방사능이 유출된 사고가 있었어요. 그 일로 비행기를 못 탔고, 극단에서도 한국배우 영입을 포기했죠. 경쟁률 100대1을 뚫고 합격한 거라 너무 아쉬웠어요. 그게 결정적으로 다른 일을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게 된 계기가 된거죠."처음에는 잡지자 사무실에서 일했는데, 내근직이 영 적성에 맞지 않았다.사실 그는 세일즈를 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 아버지가 자동차 영업을 했고, 어머니는 보험 영업을 하고 있다. 형은 17살때부터 동대문에서 옷장사를 하며 판매에 눈을 떴다."구인구직 사이트를 보다가 제약 영업 공고를 보고 '내가 잘 할 수 있겠다' 생각했어요. 형이랑도 붙어 다니면서 장사도 해보고, 부모님도 영업을 했으니까 나와 맞을거라 봤어요. 그러다 광동제약에 입사했고, 어떻게 하다 여기 조아제약으로 자리를 옮겼죠."박 사원은 자신의 특기를 활용해 영업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특히 약사 고객의 자녀나 지인 결혼식 때 축가를 불러주면서 현장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다고. 레슨으로 배운 연기도 도움이 된단다. 고객이 싫은 소리를 해도 웃는 얼굴로 대할 수 있는 것도 뮤지컬을 위해 배워둔 연기의 힘이라는 이야기다.지금은 의약품 영업에 매진하고 있지만, 그가 뮤지컬의 꿈을 버린 것은 아니다. 좀 더 나이가 들고 성숙해질 때 다시 무대로 돌아가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직장 다니면서도 주말에 연습을 해가며 내공을 쌓을 거에요. 비록 서른살 이전에는 주인공을 못 해봤지만, 사회생활 경험이 많이 쌓이고 나이도 들면 더 좋은 연기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2015-07-27 06:30:02이탁순 -
"심혈관사업부, 바이엘 심장된다"이진아 총괄좋은 신약이 개발되면 해당 품목을 품에 안는 사업부(BU, Business Unit)는 회사 전체의 기대를 받는다.신약 자체의 프로모션 활동 뿐 아니라, 기존 품목들과 시너지 효과, 분위기 쇄신을 위한 인사 이동 등 제약회사들은 새로운 성장동력을 구상하며 큰 꿈을 꾼다.다국적제약사 바이엘의 심혈관질환치료제(하트헬스)사업부가 요즘 그렇다.신규경구용항응고제(NOAC, New Oral Anti-Coagulant) '자렐토(리바록사반)'가 메인 적응증인 비판막성 심방세동(AF) 환자에 대한 뇌졸중 예방에 대해 자유로운 급여 처방이 가능해지면서 이 사업부는 여느때보다 활기를 띠고 있다.와파린 외 가장 많이 항응고제로 처방돼 온 '아스피린(아세틸살리실산)' 바이엘은 더 남다르다. 여기에 지난해 승인된 희귀질환인 폐동맥고혈압 신약 '아뎀파스(리오시구앗)' 역시 이제 성과를 보일 시기가 됐다.데일리팜이 2013년 신설과 함께 사업부를 이끌고 있는 이진아 총괄을 만나, 바이엘 심혈관질환치료제사업부의 행보에 대해 들어 봤다. 그는 로슈, 머크 등 제약사를 거치며 심혈관질환 영역에서 전문성과 역량을 쌓아왔다.-머크에서도 심혈관계 약물의 비즈니스를 총괄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바이엘에 새 둥지를 트게 된 계기가 있었나.이쪽(심혈관계) 영역에서 오랜기간 근무하다 보니, 머크에 있을때부터 NOAC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그 중에서도 자렐토는 개인적으로 궁금해서 따로 공부도 했었다.바이엘이 자렐토라는 약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이직 결정에 90% 이상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 제약사를 선택하는데 있어서는 결국 파이프라인이 중요하다. 치료 패러다임을 바꾸는 자렐토 같은 약을 담당한다는 것이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NOAC 급여 확대는 보유 제약사들 뿐 아니라, 의료진들에게도 고무적이다. 허가 이후 2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는데, 최초 진입 NOAC인 만큼 감회가 새로울 듯 하다.무엇보다 급여 확대를 통해 자렐토가 비판막성 심방세동 환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NOAC을 가진 회사들이라면 모두 좋은 치료제에 대한 기회를 넓힌다는 기대를 갖고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 그러나 약제의 급여 확대는 좋은 약제를 잘 사용할 수 있게 하기 위한 관련 학회와 환자들의 기대와 노력이 반영된 결과라 생각한다.-NOAC 급여 확대가 갖는 의미가 많겠지만 아무래도 항응고제가 종합병원의 고유 전유물이었던 것에서 해방되는 점이 큰 의미라고 생각한다. 이번 급여 확대로 개원가 처방도 확산될 가능성이 높은데, 이와 관련한 프로모션 계획이 있는가.가장 중요한 것은 급여 확대와 더불어 제대로 된 혈전질환 관리 방법의 안착이라고 생각한다.당연히 개원가 쪽으로도 NOAC 파급효과가 있을 것이다. 다만 NOAC은 급작스럽게 확산된다기 보다는 신중하게 점차적으로 전파될 필요가 있는 약제다. 장기적인 계획을 갖고 커버리지를 넓혀 나갈 예정이다.-자렐토는 론칭 당시부터 1일1회 용법의 편의성을 강조해 왔다. 본격적인 NOAC 경쟁에서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나.자렐토의 1일 1회 용법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만큼 환자의 복용 순응도를 고려한 강점이다.유럽부정맥학회(EHRA)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새로운 항응고제의 경우, 와파린과 달리 모니터링이 필요없어진 만큼 Compliance(순응도)가 매우 중요한 약물이라고 언급하고 있다. 국내 허가된 NOAC 중 유일한 1일1회 용법인 자렐토는 환자들에게 충분히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심혈관사업부 얘기를 해보자. 아스피린, 아달라트(니페디핀) 등 유명한 품목들이 있지만 올드드럭 이미지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자렐토 외 주목해야 할 약이 있나.물론이다. 2012년 바이엘헬스케어의 미래를 이끌 다섯 가지 제품이 발표됐다. 그 중에는 자렐토와 아뎀파스가 포함돼 있었다. 희귀질환인 폐동맥고혈압은 절대적으로 치료 옵션이 부족한 상황인데, 아뎀파스는 만성 혈전색전성 폐고혈압에 승인된 최초의 치료제다.그만큼 바이엘이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 동력을 이끌 제품으로서 심혈관질환 치료제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회사는 심혈관 질환의 예방에서 치료까지 아우르는 연속적이고 효과적인 파이프라인 구축을 지향하고 있다. 앞으로도 심혈관질환치료제 사업부는 바이엘의 중추적 사업부로 성장해 나갈 것이다.-향후 사업부에 추가될 파이프라인이 있나.물론이다. 글로벌 차원에서 심혈관질환 전반에 걸쳐 균형을 이룬 파이프라인을 갖추기 위해 준비 중이다.심부전치료제인 피네레논(Finerenone) 베리시구앗(vericiguat)이 개발중이며 자렐토와 다른 기전의 항응고제인 FactorXI억제제 'ISIS-FXIRx'도 현재 2상 임상시험 중이다.적응증 역시 자렐토가 커버하지 못하는 영역의 승인을 목표로 하고 있다. XI인자를 억제하는 새 작용기전이 적합한 치료대안이 없는 환자를 위한 추가적인 치료 경로를 제공할 것이다.2015-07-23 06:14:54어윤호 -
쌍둥이 엄마 약사의 상담 전문약국[19]서울 동작구 팜그린약국그 흔한 병의원 하나 없는 상가 2층에 자리잡은 약국. '건강상담 전문 약국'이라 적힌 문구에 의아해할 때쯤, 유리문 넘어 보이는 내부 모습에 또 한번 이 약국의 정체가 궁금해진다.세탁소, 여행사 등과 나란히 위치한 5평 남짓한 약국 내부에는 조제실도, 약 진열대도 아닌 중앙에 위치한 상담 테이블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서울 동작구에 위치한 팜그린약국, 5살 난 쌍둥이맘 노민정 약사(37·숙명 약대)가 1년 전 야심차게 개업한 곳이다.서울 동작구에 위치한 팜그린 약국. 여성, 어린이 상담전문약국을 콘셉트로 하고 있다. 노 약사는 지금의 특별한 약국이 탄생할 수 있었던 데에는 쌍둥이 딸, 아들의 역할이 컸다고 말한다.오랜기간 병원약사로 살아오다 둥이맘이 되고 육아를 시작하면서 실질적으로 엄마와 아기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을 고민하게됐다.그 고민의 끝 상담 전문약국이란 새로운 길이 보였고, 여전히 고군분투 중이지만 그 어느때보다 약사로서 만족을 느끼고 있다는 '둥이맘' 노 약사의 아주 특별한 약국 경영 스토리를 들어봤다.쌍둥이맘 계기로 상담전문약국 개설…엄마 블로그서 인기 상담가노민정 약사는 이미 쌍둥이 엄마들이 즐겨 찾는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인기 상담 약사로 통한다. 5년 전 어렵게 임신하고 육아를 하면서 누구보다 쌍둥이 자녀를 둔 엄마들의 고민을 공감하고 알게됐다.때로는 자신의 하소연도 하고 아이, 그리고 엄마들의 건강이나 약 관련해 궁금증을 갖는 회원들에게 댓글을 달아주기도 한 것이 자연스럽게 온라인 상에서의 상담으로 이어졌다.회원들도 자신의 글에 관심을 갖고 전문로서 성심성의껏 답변을 해 주는 노 약사의 모습에 고마워하고 단골 상담 고객이 되길 자청하기도 한다.병원약사로만 일해 왔던 그였지만 커뮤니티 활동을 하며 임신에서부터 육아까지 유난히 건강 관련 이슈가 많은 쌍둥이 엄마들에게 전문가의 조언이나 건강 상담이 필요하단 점을 인식했다. 엄마, 아이들을 위한 건강전문상담약국이 탄생한 배경이다. 노 약사는 쌍둥이 엄마로 직접 겪고 느낀 점을 바탕으로 어린이, 엄마들을 위한 상담에 주력하고 있다. "병원약사로만 일하다 아이를 낳고 퇴직을 한 후 고민이 많았어요. 다시 병원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걱정도 됐고요. 돌아갔지만 쌍둥이 육아와 병행하기는 쉽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지금 상황에 가장 맞고 내 자신이 행복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생각했어요. 그 와중에 어린이, 여성 전문상담 약국을 떠올리게 됐죠. 둥이맘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었어요."조제, 매약을 통한 고정 수입 없이 상담으로만 약국을 운영하기란 예상보다 녹록치 않았다. 개업 1년이 조금 넘었지만 노 약사는 여전히 약국 경영과 방향에 대해 고민하고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배우고 또 공부하고 있다.현재 약국의 주 고객은 온라인 상에서 인연을 맺은 엄마들이다. 그 고객이 자신과 자녀, 다른 가족까지 상담을 요청하고 지인들에게 소개도 해주며 단골 고객층을 넓혀가고 있다."현재까지는 엄마와 아기 관련 상담과 매약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요. 저만의 강점을 살려 장기간 할 수 있는 일이란 점에서 어느 정도 보람도 느끼고 단골 고객들 반응을 보면 뿌듯할 때가 많아요. 일반 약국에 비교하면 고객 한명한명에게 더 신경을 써 줄 수 있다보니 고객들도 감동을 느낄 때가 있는 것 같아요. 그 반응을 보며 저도 행복해지고요."국내 마크로바이오틱 1호 전문가…고객 영양상담에 접목식생활 지도사. 노 약사가 갖고 있는 약사 이외 또 하나의 수식어이다. 노 약사는 지난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마크로비오틱 자격증을 취득했다.제철 음식을 이용한 건강, 영양을 공부하는 마크로바이오틱은 단순 요리라기 보다는 라이프스타일 자체에 대한 공부 과정이었다.노 약사는 현재 어여모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마크로바이오틱 코너를 맡아 회원 약사들에게 주기적으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상담 중 건강기능식품이나 약으로만은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 아기들이 있어 속이 상할 때가 있었는데, 그 아기들에게 무엇보다 영양 개선이 필요하단 것도 그때 깨달았다."상담을 하다보면 가끔 증상과 제품의 연결만으로는 부족할 때가 있어요. 눈에 띄는 개선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있고요. 마크로바이오틱 공부를 하며 섭생의 중요성을 알게됐고 체질에 맞는 음식 섭취의 중요성도 알게됐죠. 고객들에게 약에 대한 설명 이외 각자에게 맞는 음식도 함께 설명하고 권해주면 굉장히 좋아하세요."노민정 약사. 최근에 결성된 '어린이·여성 건강을 위한 약사모임(이하 어여모)' 운영진으로도 활동 중인 노 약사는 모임 블로그 내 마크로바이오틱 코너를 맡아 지속적으로 글을 게재하고 있다.일반 고객들과의 소통을 넘어 동료 약사들과도 양질의 정보를 공유하고 많은 엄마, 아빠 약사들이 자신의 환자뿐만 아니라 자신의 아이들에게도 좋은 음식을 먹였으면 하는 마음에서다.향후에는 약과 건기식, 음식을 접목해 요리와 약이 함께하는 까페같은 약국을 개설하고자 하는 꿈도 갖고 있다."단순 취미로 시작한 요리에서 약사인 저에게 접목되는 부분이 보이더라고요. 지금의 경험을 살려 향후 마크로바이오틱 요리와 약 상담, 건강 쿠킹 클래스 등을 병행할 수 있는 약국을 만들어보고 싶어요. 아직 힘든 점도 많지만 상담전문약국 선배인 정혜진 약사님을 비롯해 동료 약사님들이 큰 힘이 돼요. 여전히 약사이자 둥이맘으로서의 저의 꿈과 희망은 현재 진행형입니다."2015-07-21 06:14:59김지은 -
경제성평가? " 바베큐 파티장에서 시작됐다"ICER 불확실성 인정필요..."지나친 의존 탈피해야"한국에서도 보건의료기술평가(HTA)는 더 이상 '유령'이 아니다. 10년 가까운 경험과 인프라로 제도적 기틀이 마련됐다. 제약기업에는 불안요소다. 의약품 가격을 압박하고 급여진입을 저지하는 '거미손'이다.이 시스템의 역사는 세계로 확장해도 비교적 길지 않다. 1993년 호주정부의 시도가 발원지다. 데이비드 그레인저 부사장의 말을 빌면 한 바베큐 파티장에서 첫 단추가 끼워졌다. 의약품 분야에 이 방법론을 도입하고 싶어한 장관과 한 저명한 경제학자의 만남이 역사의 시작이었다.그레인저 부사장은 HTA는 제약기업에 많은 도전 과제를 안겨주고 있지만 신약의 가치를 평가하는 데 유용한 도구라고 했다.핵심은 새로운 '혁신'의 가치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로 수렴된다. 여기다 정부와 보험자의 재정전략, 환자의 접근성 확대요구가 맞물려 복잡한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그레인저 부사장은 "호주 제도와 유사한 한국의 HTA는기술적 측면에서 매우 우수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특정 기술이 나오면 좀 더 혁신적으로 사고해서 도입하고 반영하려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극복해야 할 과제로는 'ICER 임계값'에 대한 지나친 의존성을 꼽았다.그는 '한국형 경제성 평가' 모델을 추구하는 정부의 노력을 지지하면서 "HTA 평가과정에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는 점을 이해하고 가치를 평가하는 여러 요소를 폭넓게 수용하는 제도로 발전해 나가길 바란다"고 주문했다.다음은 그레인저 부사장과 일문일답.-기초적인 질문부터 하겠다. 보건의료기술평가(HTA)은 어떻게 시작됐나.=1980년대 초 미국 정부가 기술(technology)을 평가하는 과정에서 근거중심의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탄생했다. 그러나 미국에서 이 개념이 바로 자리잡진 못했다. 방법론만 일부 개발됐다. 그러다가 1993년, 당시 내가 호주에 있었을 때인데, 호주정부가 의약품의 급여여부를 평가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사용하게 됐다.-제약업계가 신약 가격을 더 높게 받기 위해 만들었는데, 제도가 발달하면서 오히려 역풍을 맞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그런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 다만 질문을 듣고 보니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든다. 그동안 제약업계는 의약품 가치를 제대로 인식해 달라고 끊임없이 주장해 왔다. HTA 자체가 이런 가치를 잘 드러내고 기술하는 데 도움이 되는 과정이기 때문에 제약업계가 HTA를 거부하거나 꺼려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다만, 일부 의약품이나 의료기술은 출시한 뒤 시간이 지나면서 제대로 된 가치를 보여주는 경우가 많지만 처음에는 가치를 입증하거나 설명하기 어렵다는 점이 제약업계가 겪는 고충 중 하나다.-사실 이 질문을 꺼낸 건 처음 기반을 다질 때 누가 주도했는 지가 중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후발주자인 한국의 경우 정부가 주도했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정부의 고민과 경제학자들의 학술적 노력이 결합된 산물이라고 말하는 게 합당할 것이다. 일부 국가는 보건의료비용 지출에 있어서 어떻게 더 근거 중심적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을 지 고민하고 있었고, 경제학자들은 방법론에 대한 학술적 근거를 제공했다.일례로 1993년 처음으로 의약품에 경제성평가를 도입한 호주에서는 재미있는 뒷 얘기가 있다. 미국 인디애나 주립대학의 데이비드 프라이언 교수가 당시 호주에서 안식년을 보내고 있었다. 그는 한 바베큐 파티에서 호주 보건부장관과 동석하게 됐는데, 그 때 장관이 '비용효과성 평가 방법론을 신약 급여결정 과정에도 활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었고, 그는 '그렇다'고 답했다. 이후 그는 인디애나로 돌아갔는데 나중에 호주 장관이 그에게 연락해 도움을 요청했고, 곧바로 연구가 시작됐다. 데이비드 그레인저(David L. Grainger)는 누구? 미국계 글로벌 제약사인 일라이 릴리 본사 대외정책 부문 부사장이다. 릴리의 보건의료기술평가와 관련된 대외적인 보건의료 정책지원과 협력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또 보편적 건강보장, 의약품등재제도, 가격 및 허가 등 관련 정책을 담당하는 정부, 전문단체, 전문가들과 협력한다.호주 오클랜드대학에서 혈액학과 및 면역혈액학을 전공했고, 호주 모나쉬 대학교에서 보건경제학, 뉴질랜드 경영협회에서 경영학 학위를 취득했다. 2011~2015년 국제의료기술평가학술대회 이사회 구성원 및 대표위원으로 활동했으며, 현재 미국제약협회(PhRMA) 국제보건의료기술평가 대책위원회(HTA Task Force) 위원장을 맡고 있다. -흥미로운 이야기 잘 들었다. 이제 본격적으로 들어가겠다. HTA의 화두를 꼽는다면.=제약사들은 혁신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고, 그만큼 다양하고 복잡한 치료영역에서 주목할만한 혁신들이 이뤄지고 있다. 문제는 전통적인 HTA 방식으로는 이런 혁신을 적절히 평가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한 논의가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결국 혁신과 근거의 간극 문제로 보인다.=그렇다. 많은 나라에서 HTA를 도입했거나 이와 유사한 제도를 활용하고 있는데 '과연 어떤 평가방식을 통해 신약의 임상적 유용성을 적절히 입증할 수 있을까', '기존 전통적인 방식으로 적절히 평가할 수 있을까' 등이 현재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도전과제다.-글로벌에서는 HTA 평가와 의사결정 과정에서 비용과 접근성 중 어느 쪽에 더 주안점을 두고 있나. =둘 다 중요하다. 신약의 가격은 보건의료 체계 내 비용부담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반면 신약은 아직 충족되지 않은 의료적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다는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환자나 의료계가 신약 접근성 개선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다. 결국 정부와 보건당국이 재정적 측면과 접근성 양측 모두에 대해 깊이 이해해야 한다. 또 그렇게 되길 바란다.-한국에서도 신약 접근성 개선 요구가 크다. 그러나 높은 약가로 인해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중요한 건 개별 신약의 '혁신'에 대한 비용(대가)이 적정한가로 수렴되는데, 글로벌에서도 충분히 논의되고 있나.=맞다. 내가 방문해 본 모든 나라에서 논의되고 있는 과제다. 결국 핵심은 신약의 가치를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달려 있다.-HTA가 발달한 대표적인 국가로는 영국과 호주가 꼽힌다. 신약 접근성 측면에서 이들 국가를 평가한다면.=HTA는 신약의 가치를 적절히 평가하기 위한 측면에서 의도와 취지가 대단히 우수한 시스템이다. 보건의료제도의 지속 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는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해 매우 중요하다.그러나 신약의 가치를 객관화하는 것은 상당히 복잡한 과정이기 때문에 제도가 우수하다고 해도 환자에게 가장 바람직하고 필요한 신약이나 치료법의 접근을 지연시키는 결과를 발생시키기도 한다.-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선진국들은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HTA라는 큰 그림 안에서 이를 구성하는 여러 활동들이 있다. 첫번째 근거를 수집하는 단계인 '평가' 영역을 보면, 임상시험에서 나오는 다양한 형태의 근거들을 수집해 HTA 절차에 제공하려고 한다. 두번째 의사결정과 관련한 활동에서는 토론의 범주를 넓히려는 노력이 활발하다. 비용효과성 뿐 아니라 다른 요소를 함께 고려하고,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그룹도 확대하고 있다. 세번째는 위험분담제를 꼽을 수 있다.-한국의 HTA 수준은 어느 정도라고 보나.=도입 당시 영국과 호주 모델을 많이 참조한 것 같다. 특히 절차나 가이드라인을 보면 호주제도와 유사한 점이 많다. 그만큼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매우 우수하다고 본다. 다만, 앞으로 과제는 이 제도를 한 단계 더 심화시키는 데 있다고 본다. 특정 신기술이 나오면 좀 더 혁신적으로 사고해서 도입하고 반영하려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다국적제약사들이 신약을 진출시키는 데 한국의 현 약가제도가 굉장히 위협적이라는 지적이 많다. 이대로 가면 향후 신약 진출이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나.=한국의 약가제도는 중대한 갈림길에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 약가제도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해 혁신을 제대로 평가하고 환자들의 접근성을 개선시킬 수 있는 기회를 보장하는 좋은 기회가 마련되기는 했다. 그러나 상황이 악화된다면 특정신약이 한국에 출시되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고, 실제 그런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지금 한국은 위기와 기회가 공존하는 상황이다.가령 비용효과성 지표를 사용하는 국가들은 시판 승인된 항암제의 절반 이상이 급여를 적용받지 못하고 있다. 물론 다른 요소들이 개입했을 수도 있지만 호주를 보면 확연히 차이가 난다. 한국이 이런 그룹에 포함돼 환자들이 치료혜택을 받지 못한다면 매우 안타까운 상황이 전개될 것이다.-한국정부는 현재 '한국형 경제성 평가' 모델을 추진하고 있다. 조언할 게 있다면.=평가과정에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는 점을 이해하고, 의사결정 과정에서 RSA를 비롯한 예외적인 제도를 통해 어떻게 이 문제를 다룰 지 고민해야 한다. 단순히 ICER 임계값에만 의존하지 말고, 가치를 평가하는 여러 요소를 폭넓게 수용하는 제도로 발전하길 기대한다. 이렇게 되면 조금 더 균형잡힌 의사결정이 가능해질 것이다.2015-07-20 06:15:00최은택·김정주 -
"선점의 미학 백신, 우리가 스탠다드"자크 쇼라 사장앓기 전에 질환을 예방한다. 언제들어도 구미가 당기는 얘기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백신'에 집중하는 이유이기도 하다.소위 말하는 '못 먹고 못 살던 시절', 백신은 돈벌이 사업은 아니었다. 걸린 병을 치료하기에 급급했고 광범위하게 퍼지는 전염병을 막기 위해 제약사는 사회공헌 차원에서 백신을 제조·공급했다.시대는 변했다. 사람들의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은 날이 갈수록 높아지면서 '걸릴 수도 있는 병을 막고 싶다'는 기조도 강해졌다. 구미에 맞는 프리미엄 백신들은 날개 돗힌 듯 접종되고 있다. 백신이 제약업계 블루칩 리스트에 이름을 올릴 것이 자명하다.MSD(미국 머크)는 이같은 니즈를 정확히 파악한 회사 중 하나다.백신 특화 제약사는 아니지만 이 회사가 내놓은 로타바이러스백신 '로타텍', 자궁경부암백신 '가다실', 대상포진백신 '조스타박스'는 각기 영역에서 확실하게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정확한 판단과 빠른 시장진입으로 선점효과를 누리고 지속적인 효능·안전성 데이터를 추가, 신뢰도를 높여 왔다.데일리팜이 최근 내한한 자크 쇼라 머크 백신사업부 사장을 만나, 그들의 노하우와 향후 행보에 대해 들어 봤다.-방한 목적이 무엇인가?현장에서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팀원들과 만나 교감을 나누기 위해 왔다. 또한 HPV를 비롯한 MSD의 다양한 백신들의 한국 내 진척 상황을 파악하고 그에 대해 본사가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를 확인해 보려 한다.-지금까지 내놓은 백신들의 성과가 좋다. 비결이 무엇이라 보는가?MSD는 항상 R&D에 기반을 둔 기업이었고 기업 철학 또한 튼튼한 R&D를 통해 질환분야에 있어 가장 최고의 골드 스탠다드(Gold standard)를 개발하는 것이다.골드 스탠다드를 개발한다는 것은 공공보건이라는 측면에서 가장 큰 효과가 있는 우수한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이다. 물론 상업적인 측면에서는 때때로 도전과제가 있을 수 있겠지만 좋은 제품이 있다면 훌륭한 시장점유율 성과로 달성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최근 HPV(자궁경부암)백신 관련 안전성 이슈가 있었다. 다발성경화증 유발, 또 일본에서 비롯된 파종성뇌척수염 라벨 추가 및 접종 반대 성명 등인데 일단락됐다고는 하지만 확실한 설명이 필요할 듯 하다.중요한 지적이다. 언론에 보도된 백신 제품의 안전성 프로파일 측면에서 오해가 있는 부분에 대해 설명하겠다.세계보건기구(WHO)에 약물 제품에 대한 안정성 위원회가 있다. 이 위원회에서는 전세계적으로 제품에 대한 데이터를 받아 해당 데이터를 분석하고 계산을 해서 위험성을 나타내는 시그널의 유무를 판단한다.안전성 위원회의 판단을 통해 WHO가 반복적으로 전달하고 있는 메시지는 'HPV백신은 매우 안전하고 유효성이 우수하다'이다. 얼마전 HPV백신에 대해 부정적인 안전성 이슈가 확산된 것은 사실 언론들의 과잉 반응도 한몫했다고 생각한다. 더욱이 한국은 이웃나라 일본에서 벌어진 일인만큼 더 민감했던 것 같다.가다실은 2006년 승인 이후 지금까지 1억8300만 도즈가 접종됐다. 시판 승인을 받은 국가가 135개국이고 국가필수예방접종프로그램(NIP) HPV백신이 포함된 나라만 60개국이다.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고 자신한다.-HPV 얘기를 좀 더 해보자. 현재 시장에 4가, 2가 백신이 존재하는데, MSD가 9가 백신을 추가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그렇다. MSD는 혈청형이 더 추가될수록 예방에 대한 범위가 넓어진다고 생각한다. 가다실은 4가백신인데, 여기 포함이 된 혈청형이 6, 11, 16, 18형이다. 16, 18형은 자궁경부암을 예방해주고 6, 11형은 생식기 사마귀에 대한 혈청형이다.개발중인 9가 백신은 기존 가다실이 효과를 보이는 자궁경부암 4개 바이러스에 31, 33, 45, 52, 58 혈청형을 추가해 총 9종의 바이러스를 예방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회사는 현재 유통중인 백신이 혈청형의 70% 정도를 커버한다면 9가 백신을 통해서는 90%까지 커버가 가능해질 으로 보고 있다.-MSD의 백신 파이프라인에서 이제 조스타박스를 빼 놓을 수 없게 됐다. 한국에서는 품귀현상이 일어날 정도로 인기였다. 글로벌에서는 어떤지 궁금하다.대상포진백신 조스타박스는 한국을 비롯, 전 세계적으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대표적으로 미국, 캐나다, 영국 등에서도 조스타박스의 사용이 아주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공공보건과 질병예방에 대해서 의료계가 얼마나 확고한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지 잘 보여주는 사례다. 대상포진은 너무나 고통스러운 병이기 때문에 예방이 가장 최선이다.특히 한국은 아주 좋은 사례다. 글로벌의 머크 팀들도 한국에 와서 어떤 식으로 프로모션 활동을 전개했는지 취했는지 듣고 고민할 수 있도록 소개하는 자리를 만들고 싶을 정도다.강조하고 싶은 것이 있는데, 조스타박스의 접종율을 보면 이미 성인예방접종 문화가 정착돼 있는 나라에서 조스타박스 접종률도 더 높다는 사실이다. 플루 접종이나 성인 폐렴구균 접종이 잘 이루어지고 있는 나라일수록 조스타박스를 더 접종한다는 얘기다. 그만큼 정보전달과 교육이 중요하다.-조스타박스 접종이 확산되면서 동시접종 가능 여부를 놓고 개원가에서 혼란이 발생하기도 했다. 명확히 짚고 넘어 갈 필요가 있다고 본다.대상포진 백신의 제품 설명서에는 23가 다당류폐렴사슬알균백신(PPV23)과의 동시접종은 하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다. 이는 이전 연구에서 대상포진백신과 PPV23을 동시에 접종하는 경우 1개월 간격을 두고 접종한 경우에 비해 대상포진백신의 항체가가 낮게 측정됐기 때문이다.그러나 그 이후 시행된 연구에서는 두 백신은 동시접종 하더라도 실제 효과에는 차이가 없다고 보고했고 미국 CDC의 ACIP에서도 동시접종에 문제가 없다고 발표했다.13가 단백결합폐렴사슬알균백신(PCV13)의 경우에는 동시접종에 따른 효능과 이상반응에 대한 연구 결과는 없으나 일반적인 백신 접종의 원칙은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2015-07-20 06:14:59어윤호 -
"전문의약품도 디자인 마케팅 주목해야"한미 발기부전 시리즈 '구구팔팔' 브랜드 전면에 한미약품 디자인팀 서상교팀장(오른쪽)과 김태리 디자이너"디자인 마케팅을 주목해야 한다." 전문의약품 분야에 디자인을 전면에 내세운 마케팅 기법에 관심이 모아진다. 팔팔 성공스토리를 써낸 한미약품이 9월 발매예정인 시알리스 제네릭 #구구와 연속적인 브랜드 메이킹을 위해 '디자인' 마케팅을 새롭게 시도했다.한미는 최근 비아그라 제네릭 '팔팔(실데나필)'에게 새옷을 입혔다. 팔팔의 포장과 PTP, 포장단위 등을 전면 교체하면서 오는 9월 시알리스 특허 만료후 출시 예정인 '구구(타다라필)’와 연속적 브랜드 메이킹을 시도하기 위한 것이다.구구팔팔(99세까지 88하게)이란 연음효과를 활용해 디자인을 통해 두 제품의 쌍끌이 전략을 극대화하겠다는 것이 한미의 전략. 전문의약품 분야에 '디자인'을 마케팅 전면에 내세운건 한미약품이 처음이라는 평가다.한미 측은 지난 2012년 팔팔 첫 출시 당시 남성성을 강조한 블랙톤에 '팔팔'이란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워 의료진은 물론, 환자들에게도 국내 대표 발기부전치료제 이미지를 각인시켰다고 자평한다.결과는 출시 한달만에 오리지널인 비아그라의 처방수량을 훌쩍 뛰어 넘는, 의약품 마케팅 성공사례의 대표주자로 손꼽힌다.이에 최근 팔팔 디자인 리뉴얼을 주관한 한미약품 커뮤니케이션팀 디자인파트(서성교 파트장, 김태리 팀원)을 만나, 팔팔 디자인에 얽힌 이야기를 들어봤다.제품 담당 PM이 아닌 디자이너를 인터뷰한 것도 새롭다. 그만큼 의약품 마케팅 트렌드 스펙트럼이 확대됐으을 의미한다. 디자인파트를 책임지고 있는 서성교 파트장(39)은 이번 팔팔 리뉴얼의 콘셉트를 '디자인 시리즈'를 통한 구구와의 동반성장에 있다고 강조했다. 서 파트장은 팔팔 콘셉트 도출에 적잖은 무게감을 느꼈다고 했다.팔팔 변경된 디자인"기존 전문의약품 디자인과는 완전히 다른 접근이었다. 한미약품은 그동안 밝은 흰색을 통해 기업 브랜드를 통일해 왔는데, 팔팔은 남성성과 힘, 권위 등을 표현해야 했다. 블랙톤을 고수한 이유였다. 이번 리뉴얼 과정에서 우리는 블랙톤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브랜드명을 돋보이게 하는데 주력했다. 한미약품 ‘팔팔’이 아닌 '팔팔' 자체가 브랜드로 인식될 수 있도록 하는게 중요했기 때문이다."이번에 변경된 팔팔 패키지를 보면 확실히 구버전에 비해 간결해진 반면, '팔팔' 글씨는 대폭 커졌다.한미약품의 붉은 로고보다 팔팔이 먼저 읽힌다. 구버전보다 가로로 길쭉해진 것도 특징이다. PTP 포장 역시, 기존 2정 단위로 배치돼 있던 디자인을 1정 단위로 구분함으로써 팔팔 브랜드가 돋보인다. 정제 색상 역시 산뜻한 느낌을 주는 밝은 파랑으로 변경했다.김태리 디자이너는 검은색이 주는 '남성, 권위, 밤' 등의 이미지와 확연히 구분될 수 있는 정제 색상을 채택하는데 주력했다고 했다. 어두움에서 희망을 주는 매개체로서 의미를 전달할 수 있다는 확신 때문이었다."출시 3년만에 팔팔은 발기부전치료제의 국내 대표 브랜드로 성장했다는 점에 착안해서, 기존의 성상색을 유지하면서도 발기부전치료제 효과에 대한 의미를 찾기에는 ‘밝은 파랑’이 적합했다고 생각했다. 많은 제네릭 제품 중에서 확실한 차별점을 주었다고 생각한다."팔팔 디자인 콘셉트, 구구에도 동일 적용한미약품은 이러한 팔팔 디자인 콘셉트를 9월 특허만료 후 출시되는 시알리스 제네릭 '구구(타나라필)'에도 동일하게 적용할 예정이다.'구구팔팔' 이라는 연속성은 물론, 한미약품이 발기부전치료제 시장의 대표주자임을 각인시킨다는 계획이다.서 파트장은 "구구 디자인 작업이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며 "디자인이 전문의약품 마케팅에 중요한 축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이번 작업을 통해 증명하고 싶다"고 강조했다.김 팀원 역시 "의약품 마케팅에 디자인이 강조되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고, 흥분된다"며 "의료진과 환자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한미약품만의 디자인을 선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전문의약품 마케팅 분야에서 시장동향과 경쟁사의 영업환경, 약값 등에 몰입했던 그동안 국내 제약기업 전통적인 마케팅 환경 속에서 이번 한미약품의 시도는 신선하다는 평가다.수십개의 경쟁제품이 한꺼번에 쏟아질 9월 시알리스 제네릭 대전에서 한미약품의 '구구', '구구팔팔' 성공여부가 관심이다.2015-07-20 06:14:50가인호 -
"약국, 사람사는 이야기 들어주는 곳이죠"[18]경기도 부천시 동경약국춤, 문학, 그림, 음악. 취미에 집중하는 약사를 만날 때마다 그 부지런함과 열정, 효율적인 시간 쓰임에 감탄하면서도 마음 한 구석에 의문이 남았다. '이 약사의 본업인 약국은 생계일 뿐일까.'이러한 의구심을 설명해주는 약사를 만났다. 약국 밖에서 하는 모든 왕성한 활동의 기반이 약국이 되는 경기도 부천시 동경약국 이희국 약사.이희국 약사(56, 경희약대)는 '동경(棟庚)'이라는 약국이름이나 '희국(熙國)'이라는 본인의 이름에 맞는 약국을 갖추고 다양한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바른 기둥이 되어 주변을 아우르고(동경), 나라를 빛낸다는 이름 만큼(희국), 그는 처음부터 이웃돕기가 목표였다. 목표를 실행하는 데 있어 약사만큼 빛나는 직업은 없다고 말했다."어릴적부터 어려운 사람을 돕고 주변에 베푸는 사람이 되겠다 다짐했어요. 그런 면에서 약사만큼 좋은 직업이 없다고 봅니다. 약국을 열심히 하면서 어느정도 기반을 잡고부턴 계속해서 약국 아닌 지역 사회에 관심을 쏟았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다 싶으면 어김없이 나섰죠."근무약사와 약국을 찾은 환자.부천원미경찰서 경찰발전위원장, 행복문화포럼 자문위원장, 국제로타리 3690지구 다문화 위원장 등 직함도 여러가지. 이희국 약사는 이웃돕기에 주력하며 살아왔다.그런 넘치는 에너지와 활동력의 원천이 다름아닌 약국이라고 말한다. 30년 이상 약국을 운영하며 많은 환자를 만났고, 약국을 하며 비로소 국민에게 약사가 얼마나 필요한 존재인지를 실감했다."보통 약사를 어둡고 작은 공간에 갇힌 답답한 사람으로 보기 쉽죠. 하지만 저는 다르게 봅니다. 하루에도 200명 이상의 환자를 만납니다. 그 중 100명 이상은 자기의 힘든 얘기를 하고싶어 하죠. 개인사까지 언급하는 깊은 상담을 하는 사람이 하루 10명 가까이 되는 직업, 많은 사람을 만나 사는 얘기를 묻도 답할 수 있는 직업, 그들의 힘들고 아픈 얘기를 들으려는 직업, 약사 말고 누가 있습니까."상담을 하다보면 환자는 맘 속 응어리까지 얘기한다. '내 얘기를 하러 오는 사람들'을 만나는 직업이라는 점에서 약사는 그에게 세상에서 가장 좋은 직업이다.이희국 약사의 시가 실린 문예지약국 내 위치한 책장들이웃돕기 관심이 많았던 이희국 약사는 일찍이 사회단체와 봉사단체 활동에도 참여했다. 지역사회 다양한 봉사를 이어갔다. 지역에 꽤 이름이 알려지는 데까지는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정치권에서도 러브콜이 있는 등 다양한 제의가 잇따랐다고 한다.그는 정치활동을 거절하고 취미로 삼던 시작(詩作)에 열중했다. 약국을 하며 틈틈이 쓴 시로 문단에도 등단한 이 약사는 문예사조에 월 5편의 시를 연재하고 있다. '약손의 하루'라는 그의 시는 약사의 하루, 그 안에 환자를 대하는 따뜻한 마음이 잘 녹아있다.'손을 씻는다/오늘 하루 건네 줄 손길 위해/어루만져줄 가슴 위해//서랍장에는 수많은 선물과 알찬 지식이 담겨있다//몸을 공격하는 세균과 바이러스와의 투쟁을 위해 찾는 이/피로와 불편의 지우개가 필요한 이/건강의 선물 전하려는 이, 위해 서랍을 연다//때로는 삶과 죽음 오르내리는/인생의 파노라마 상영되고/간절한 상담에 서랍장 모두 연다, 함께 살고 죽는다//과장된 정보의 홍수, 황당한 지식이 난무하는 시대/갑옷입고 의심의 칼날 휘두르는 죄 없는 무사에게/말꼬리 잘린 전문가는 침묵한다/서랍장 닫는 순간이다//70% 착한 친절, 향기를 뿌리며 기쁨주고 간다/20% 팔색조 개성, 나름을 뽐내고/10% 오만과 의심에 찌든 굴곡의 때/함께 만나는 삶의 체험장//손을 씻는다, 마음을 씻는다/힘들었던 귀는 존중으로 닦고/기쁜 보람들 가슴에 담아, 소중히 서랍에 넣는다//오늘도 보람 찾아, 기회를 엿본다'"취미로 시작했지만 시를 쓰는 것도 약국이 원천이 돼요. 수많은 사람을 만나고 또 그만큼의 이야기를 하니 소재도 무궁무진해요. 지금은 약국을 찾는 환자와의 에피소드를 수필로 쓰고 있습니다. 약사만큼 글 소재를 많이 가진 사람도 없을 겁니다."이희국 약사환자 대기석 뒤로는 넓은 책장이 있고 꽤 많은 책이 꽂혀있다. 문학책과 이희국 약사 시가 실린 문학지가 나란해 조제를 기다리는 환자들이 오며가며 볼 수 있다."글을 쓰는 것도, 남을 돕기 위해 나서는 것도, 약국을 기반으로 합니다. 다른 기회를 마다한 것은 이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약손으로서 사회봉사를 위해 지역사회활동에도 적극 나서야 합니다. 젊은 후배들도 그랬으면 좋겠습니다."환자와 상담하기 위해 약사는 여느 직업보다도 경험이 많고 생각이 올바라야 한다고 말하는 이희국 약사. 그러기 위해 그는 약사들이 지역활동에 더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약국 밖을 향하는 그의 에너지의 원천은 약국 안에 있었다.2015-07-17 12:14:59정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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