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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이 약사에게 등돌린 이유를 아나요?"이대 약대 헬스커뮤니케이션연구원 초대 원장에 취임한 원희목 전 의원. "현대 사회에서 보건의료인에게 헬스커뮤니케이션 능력은 필수적인 소양이 됐다. 그만큼 이에 대한 활발한 연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했다."19일 이화여대 약학관에서 진행된 헬스커뮤니케이션연구원 개원식에서 대한약사회 회장출신이자 18대 국회의원을 지낸 원희목 전 의원이 초대 원장에 취임했다.원 전 의원은 정치계를 떠난 후 이대 약대 임상약학대학원 교수로 선임, 후학양성에 나서 눈길을 끌기도 했었다.원 전 의원은 "해외에서는 이미 헬스커뮤니케이션 분야에 대한 연구와 강의가 활발한 상황인데 반해 국내에는 이 부분의 연구가 미약한 것이 항상 안타까웠다"고 말했다.그는 이어 "헬스커뮤니케이션 분야에 대한 연구와 활용이 현재 보건의료인들 직면한 위기를 해결해 나가기 위한 방안으로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며 "국내에서는 처음 만들어진 이번 연구원을 통해 헬스커뮤니케이션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다음은 원희목 전 의원과의 일문일답.-헬스커뮤니케이션 연구원 설립배경과 취지는.=미국 등 해외에서는 이미 헬스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이에 대한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하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이에 대한 개념 조차 확산되지 못하고 있는 부분이 항상 아쉬웠다.현재 약업계에서 진행되고 있는 약 편의점 판매 등의 현안들도 따지고 보면 국민과의 커뮤니케이션, 즉 소통이 문제가 됐다고 본다.국민 여론이나 언론이 약사들에게 등을 돌렸던 것도 커뮤니케이션 능력 부재에서 온 결과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이제는 보건의료인들이 위기를 돌파할 수 있는 방안 중 하나로 헬스커뮤니케이션을 연구하고 모델링을 거쳐 실전에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 나가야 할 때라고 생각했다.그러던 중 마침 이대 약대가 PHC(Pharm Healthcare Communication) 센터를 설립하고 임상약학대학원에서 강의를 진행하게 되면서 대학 학장을 비롯한 교수들과도 뜻이 맞았다.-이번 연구원의 역할과 계획은.=헬스커뮤니케이션 범주에는 의사와 약사간, 의약사와 환자 간 소통 등 다양한 소통이 존재할 수 있다. 또 보건의료인들은 여러 과정에서 실제 헬스커뮤니케이션을 실행하고 있다.이번 연구원은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헬스커뮤니션을 연구하는 단체인 만큼 이것이 제대로 된 소통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학문을 정립하고 실용 가능한 모델링을 해 나갈 것이다.또 각계 각층의 자문위원을 구성해 보건의료계 전반에 연결고리가 될 수 있는 학문을 정립해 나가는데 이바지 해 나갈 것이다.-초대 원장으로서의 역할과 과제가 있다면.=약사회장 당시 한약분쟁과 의약분업을 겪으며 정부를 상대로 투쟁과 협상을 진행했던 것, 정치인으로서의 활동 모두 헬스커뮤니케이션의 과정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그동안 몸소 느끼고 직접 체험한 것들을 학문적으로 연구해 보건의료인들이 직접 활용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모델을 만들어 나가고 싶다.이를 위해 학생들 교육과 더불어 약사들과 끊임없이 소통할 것이다. 또 그동안 쌓아온 보건의료계, 정부 등 인적 네트워크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연구소를 활성화 해 나갈 계획이다.2012-09-20 06:44:48김지은 -
"생활밀착형 약무, 우리 손에 달렸죠"국민의 공복 공직약사들을 만나다 [5] 서울시청 남영진 팀장집 안 한 켠에서 나뒹구는 오래된 약들, 어떻게 먹고 어떻게 처리할까.국민보건 수준이 향상되면서 의료서비스에 대한 욕구에 비례해 의약품의 올바른 인식 등 교육 중요성도 대두되고 있다.서울특별시청 남영진(이대약대·56) 약무팀장은 지나치기 쉬운 우리 생활 곳곳의 의약품 정책을 챙기는 실무 중심에 있다.서울시청 약무팀은 중앙 정부정책은 물론 25개 서울 자치구 보건소의 각종 약무행정 전반을 총괄한다.의약품 유통체계를 확립하고 품질 관리, 마약류 오남용 예방 및 몰수 마약류 처리, 중독자 치료보호, 수입요건 확인 몇제 약 추천 등이 주요 실무다.현재 서울시 소속 158명의 공직약사들이 시립 의료기관과 보건소 등에서 활약하고 있으며 시청 보건정책과에는 현재 7명이 시의 약무 총괄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올해부터는 서울지역 의약품 안전사용정책 자문단을 운영하며 기초조사와 질 관리방안 강구, 지역사회 자원 활용방안, 교육과 홍보, 평가 등 서울시에서 진행되는 다방면의 약사업무를 주도하고 있다.남 팀장은 영등포구, 구로구, 양천구, 강북구를 돌면서 지도점검 업무를 거쳤다. 시립병원 2곳의 약제과에서 일한 적도 있다. 또 성동구에서 방문보건과 영유아모성, 정신보건, 치매관리사업을 두루 수행해왔다."서울시는 1985년에 발을 들였으니 공무원 생활이 벌써 28년 됐네요. 당시 시립영등포병원 약제과에서 근무하다가 같은 구 보건소로 옮겨 의약무 행정을 시작하게 됐지요."남 팀장은 약사로서 할 수 있는 약무행정 전반을 아우르는 베테랑 공직약사이지만, 학창시절에는 약사와는 거리가 먼 판사의 꿈을 키웠었다. 그러다 우연한 계기로 이과계열인 약대를 입학하게 됐다."중학생 시절까지는 줄곧 판사가 꿈이었어요. 고등학교를 진학해 화학선생님을 좋아하게 되면서 그 과목이 재미있어지더군요. 결국 약사가 됐는데, 여기서 법을 다루는 분야를 찾았더니 공직약사가 딱 적성에 맞더군요."약과 법 사이의 연결고리를 찾았으니, 남 팀장으로서는 결국 공직약사인 현 직업이 '천생연분'이었던 셈이다.그러다보니 요즘에는 남 팀장의 30년 가까운 공직약사 업무 노하우를 묻기 위한 다른 지자체의 문의나 방문도 종종 있다고."2년 전부터 인력복지개발원에서 새내기 의약무 지도과정 강의를 맡고 있어요. 지난 20여년 넘게 경험했던 실무들을 풀어놓고 나면 질문이나 이메일을 많이 받게 돼요. 한 번은 충청도 내 2개 기관에서 당시 근무 중이던 강북구로 방문하겠다는 연락을 받은 적도 있었죠."공직약사로서 남다른 자부심을 갖고 있는 남 팀장은 요즘 들어 약사들의 폭 넓은 가능성을 재발견하게 된다. 특히 개국이나 병원 취업에 치우치지 말고 더 큰 안목을 갖고 여러 분야 진출을 권했다."앞으로 보건의료 건강산업이 크게 성장하면 약사들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돼요. 그러나 단 10%만 공직약사로 진출하기 때문에 이 분야 인력풀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죠. 국회나 언론, 법조계 등 보다 폭 넓고 다양한 분야의 진출도 필요합니다."남 팀장은 이와 함께 국가의 차세대 성장동력 중 하나인 제약, 바이오 분야 진출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생명공학 분야가 눈부시게 성장하는 만큼 다학제가 융합되는 첨단 의약기술 분야를 약사가 주도해야 한다는 것이다."가까운 대만을 보더라도 약사들이 미국 FDA 승인 컨설턴트로 활발하게 활동하는 있어요. 앞으로 약사가 성장할 수 있는 잠재 분야가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현재의 연봉만을 생각하는 것 보다는 미래지향적으로 직능이 움직이길 희망합니다."남 팀장은 현재 조제료 인하와 일반약 약국 외 판매 등 약사직능을 둘러싼 여러 갈등과 고비에 대해서도 세계적 추세에 맞춰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반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특히 그는 약사들이 공직약사로 적극 나서는 도전정신과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을 키우길 바라고 있다. 그 중심에서 약사회가 유기적 네트워크를 형성하길 바란다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약을 둘러싼 많은 변화는 세계적인 추세죠. 늘어나는 건강수요에 맞춰 의약품 안전사용과 공공의료 분야에 전문인으로서 중재 역할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약사들이 새로운 건강수요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면 새 전환을 맞게 되지 않을까요."2012-09-19 06:44:52김정주 -
"비아그라, 여성용으로도 팔릴 뻔"국민의 공복 공직약사들을 만나다 [4] 특허청 김희수 과장얼마 전 미국 법원은 세기의 스마트폰 특허소송에서 삼성이 특허를 침해했다는 이유로 애플에 1조원 이상을 배상하는 판결을 내렸다. 바로 지식재산권의 위력이다.산업마다 차이는 있지만 특허 소송에 휘말리게 되면 기업의 운명이 걸릴 정도로 심각한 상황에 이를 수도 있다.#특허청 화학생명공학심사국 약품화학심사과 김희수 과장(54·서울약대)은 벌써 15년째 이런 긴장감 속에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특허 한 건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상상을 초월해요. 특허심사 업무를 신중하게 해야하는 이유죠."산업적으로 영향이 큰 만큼 업무 수행 중에 습득한 사실에 대한 비밀유지는 필수다.특허등재는 제품의 운명과도 연계가 깊다. 실제 발기부전 치료제의 대명사 '비아그라'는 여성에게도 처방될 수 있었다."비아그라를 남성 뿐 아니라 여성에게도 사용할 수 있도록 특허청구가 된 적이 있었어요. 하지만 특허심사 과정에서 등록이 안 돼 남성용으로 남게 됐죠."이 처럼 김 과장이 근무하고 있는 약품화학심사과는 의약품 관련 특허심사의 대부분을 담당하고 있다.의약 발명과 화합물 발견 등을 심사하기 때문에 구성원의 70% 이상이 약무직으로 구성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특허청 직원 1500여명 중 약사면허를 갖고 있는 공무원은 37명이고 대부분이 약품화학심사과에 배치돼 있다.특허업무가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이뤄지는만큼 시간이 많이 소요돼 야근도 많지만,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하면 사명감을 가질 수 밖에 없다는 게 김 과장의 설명이다.특허청 조직이 커지면서 약사 수도 늘어났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박사 특채만 있기 때문에 구직의 벽이 높은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하지만 김 과장은 대법원, 특허심판원 등에 약무직 공무원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에서 공직 약사의 진출 확대 필요성을 강조했다.김 과장은 "(의약품의 경우) 특허소송 건수는 적지만 사회적으로 미치는 파장은 매우 크다"면서 "약학에 대한 전문지식을 가지고 봉사정신을 가진 이들에게 적합한 직종"이라고 덧붙였다.2012-09-17 06:44:50최봉영 -
"아름다운 하모니 우리가 만들어 가요""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뜰에는 반짝이는 금모래 빛~"매주 수요일 저녁이 되면 JW중외그룹이 새롭게 터를 옮긴 서초사옥 교육장에선 아름다운 화음이 흘러나온다.올초 결성된 JW중외그룹 사내합항단JW중외그룹의 직원들로 구성된 사내합창단의 노랫소리다.JW중외그룹 사내합창단은 지난 2월 치열했던 오디션 과정을 거쳐 창단됐다.사내합창단의 회원수는 47명, JW홀딩스를 비롯해 JW중외제약, JW중외신약, JW생명과학, JW중외메디칼 등 그룹사 직원들이 균형 있게 참여하고 있다.사내합창단은 JW중외그룹을 대표하는 동호회로서 '노래'를 통해 그룹 내 소통과 화합의 주역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사내합창단은 올해 초 결성 이후 매주 수요일 저녁 2시간씩 연습을 하며 화음을 맞춰가고 있다.사내합창단은 홀트 장애인 합창단 '영혼의 소리로'를 이끌며 능력을 인정받은 박제응 교수가 지휘를, 정선영씨가 피아노 연주를 맡고 있다.사내합창단은 직원뿐만 아니라 임원들도 참여하고 있다.JW중외제약 신약연구센터 정경윤 상무와 마케팅1팀 이준호 이사는 직원들보다도 출석률이 높을 정도로 합창단 활동에 열심이다. 특히 이준호 이사는 합창단 회장을 맡아 원활한 운영을 위해 큰 힘을 쏟고 있다.지난 6월에는 창단 이후 처음으로 1박 2일의 일정으로 워크숍을 다녀오기도 했다.워크숍 장소는 경기도 김포에 위치한 펜션. '남자의 자격' 합창단 멤버들이 연습을 했던 곳이기도 하다. 워크샵 기간 동안 단원들은 그동안 연습했던 곡을 각 파트별로 집중 트레이닝 하면서 부족했던 실력을 보충했다.사내 합창단은 오는 11월에 열리는 홀트 정기공연에서 지금까지 갈고닦은 합창 실력을 선보일 예정이다."공연 날짜가 확정되었다고 하니 벌써부터 긴장이 되는 것 같습니다. 그동안 단원들과 함께 연습한 곡들을 선후배 동료들과 가족 앞에서 멋있게 보여주고 싶어요!"JW중외신약 개발팀 신문경 대리는 11월에 있을 정기공연에 대한 기대로 벌써부터 들떠 있었다. 올해 정기공연은 후원 10주년을 맞아 사내합창단과 장애인합창단이 함께 하는 특별한 무대를 준비하고 있다.아름다운 하모니로 우리에게 감동을 안겨줄 아름다운 가을밤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2012-09-17 06:30:04가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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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인의 박신양 뒤엔 우리가 있었다"국민의 공복 공직약사들을 만나다 [3]국과수 이상기 과장O월O일O시, 원인모를 사망사건 발생. 경찰이 보내온 부검 생체시료를 바탕으로 독극물과 혈액, 간 조직 등을 검사해 사인을 밝혀내야 한다. 제한시간은 단 7일.'막걸리 사망사건'부터 '우유주사', '성범죄자 화학적 거세'까지 TV 뉴스를 장식하는 사건사고들을 조사하고 파헤치고 분석하는 핵심 요직에도 어김없이 약사가 있다.국립과학수사연구원 이상기(52·성균관약대) 약독물과장은 이런 이슈의 정점에서 20년 간 묵묵히 자리를 지켜온 약사다. 드라마 싸인의 법의학자, 현실의 '박신양들' 뒤에 있는 숨은 주역들 중 하나인 것."TV나 신문에 사건들이 터질 때면 '아, 우리 일이네. 곧 연락이 오겠군'하는 생각부터 들죠. 경찰 수사 중에 원인규명이 필요한 상당수 일들이 국과수로 넘어온다고 보면 돼요."이상기 과장을 만나러 갔던 날도 어김없이 그랬다. 병원에서의 돌연사, 의문의 사고사, 약물 중독 등 진상을 밝혀달라고 아우성치는 수십 개의 사건들이 그의 컴퓨터 속으로 순간순간 빨려들어오고 있었다.그가 국과수에 터를 잡은 것도 언 20년. 1987년 약대를 졸업하고 제약사 연구소에서 6년 가량 제제 연구와 시험법을 개발하던 열정 가득한 청년은 전공인 위생약학을 살리기 위해 또 다른 도전에 나서면서 국과수의 문을 두드렸다."독성학이나 약물 분석학을 중요하게 다뤘던 전공을 살리고 싶던 차에, 때마침 국과수에서 약사를 모집하고 있었죠. 운이 좋았어요."그만큼 국과수는 약사들에게 문턱이 높은 편이다. 현재 국과수에 근무하고 있는 약사 인력은 총 35명 내외에 불과하다. 약독물과 10명을 비롯해 마약분석과, 지방 4개 분원에 각각 포진돼 실무 최전방을 사수하고 있다.작년 한 해만 국과수 약독물과에서 처리한 사건 수만 4000여건. 사인을 밝혀내기 위한 관련 증거물 종류 수만 무려 2만79종에 달했다.최근에는 우유주사 사건을 도맡아 원인을 규명하는 데 밤낮을 합해 꼬박 4일이 걸렸다고. 요즘에는 늘어나는 성범죄 탓에 가장 뜨거운 이슈로 부각되고 있는 '화학적 거세' 약물 투여를 위한 실험 전담 약사 충원이 진행되고 있다."우리가 조사하는 것은 약물뿐만이 아니에요. 웅담 같은 고가 생약, 화장품, 농약, 식품 등 각종 사건사고에 얽힌 모든 것을 대상으로 하죠. 한 15년 전인가요? 콩나물 잔류농약이 매번 신문 사회면을 장식할 때도 그랬고, 사인 물질을 찾기 힘든 막걸리 사망사건들까지 종류를 헤아릴 수 없답니다."원인을 알 수 없는 사건을 하나하나 밝혀내는 과정에 희열과 보람을 느끼면서도, 풀리지 않는 의문이 생길 때면 꿈에 나타날 정도로 사건이 머릿속을 멤돈다는 것이 이 과장의 설명이다.그만큼 눈에 띄지는 않지만 범죄의 현장에서 가장 가까이, 또는 국민 생활 깊숙한 곳에서 기여한다는 사실은 이 과장에게 가장 큰 힘이자 공직약사로서 살아가는 원동력이다.약사들이 약국이나 병원, 제약 등 한정된 영역에 편중되지 않고 더 넓은 영역으로 얼마든지 진출할 수 있다는 희망도 엿본다고."요즘은 국가적으로 공공분야나 사회안전분야 업무가 강화되는 추세에요. 약사로서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는 영역에서 현재보다 진가를 더 크게 발휘할 가능성을 의미하는 셈이죠."이를 위해 이 과장은 직능을 살린 '명품 프로페셔널'을 강조한다. 그 핵심은 사명감과 지구력. 특히 면허를 보유한 약사들에게 중요한 것이라고 강조한다."약사면허증에 대한 유혹을 버려야 진정한 약사가 될 수 있어요. '수 틀리면 이직하겠다'는 생각은 스스로를 무력하게 만들면서 일에 전력을 다하는 데 큰 걸림돌이 되죠. 사명감을 갖고 꾸준히, 그리고 묵묵히 앞으로 나아가세요."2012-09-14 06:44:48김정주 -
"행정·법조계 경험살려 제약인재 키워야죠"성균관대약대 제약산업특성화 대학원 이재현 교수."대학에서 교육과 약업계 실무를 연결해 줄 중간 고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왔어요. 약업계 전반에서의 경험을 중간자 입장에서 후배들에게 전하고자 한 열망이 곧 지금의 선택을 가져왔죠."약사법 전문가로 알려진 이재현 씨(55)가 김앤장 법률사무소를 사직하고 성균관대약대 제약산업 특성화대학 제약산업학과에 새 둥지를 틀었다.이 교수는 지난 7일 성대 약대 제약산업학과 산학협력중점교수로 임명, 첫 학기 강의를 시작했다.2001년까지 공직생활을 해오다 약사출신 법률전문가로 국내 굴지의 법률사무소인 김앤장에 자리를 옮겼을 당시에도 그의 행보에 대한 약업계의 관심이 적지 않았다.그런 면에서 이번 김앤장에서 10여년 경력을 마무리하고 돌연 약대 대학원 전임교수로 이직 역시 그에게는 새로운 변화이자 도전의 연속이라고 할 수 있다.이 교수는 그동안 경험을 후학 양성과 약업계 전반의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대학원 강의와 더불어 약사법해설서, 약사법규 관련 교과서 집필 등에도 꾸준하게 나설 계획이다.다음은 이 신임교수와 일문일답.-대학 전임교수로 길을 선택하게 된 계기는.=후학을 양성하고 약업계 전반에서 전문적인 역할을 수행할 후배 약사들을 키워내고자 하는 열망은 항상 있어왔다.그런 노력 중 하나로 법률사무소에서 일하면서도 꾸준하게 서울대와 숙명·덕성·동덕여대 약대 등에서 약사법규 강의를 진행해 왔었다.이번 성대에서 전임교수로서의 길을 선택하게 된 것도 오랜 꿈을 위한 도전의 연속이라고 본다.특히 제약산업특성화 대학원의 성격이 그동안 후배들에게 가르치고자 했던 부분과 잘 맞아 떨어졌던 부분도 이번 결정을 하는 데 큰 역할을 했던 것 같다.전임교수로서 학생들과 더 많은 피드백을 하며 20여년 동안 복지부에서 행정 경험과 김앤장에서 법률적 경험을 많은 후배들과 공유하고 현행 제도와 법규 등을 현실에 맞게 이해시켜 나가고 싶었다.-제약산업학과에서 산업협력중점교수직을 맡았는데.=제약산업 분야에 대해서는 복지부에서 일할 당시부터 꾸준하게 애착을 갖고 있었다. 제약협회에서 꾸준하게 자문위원 활동 등을 진행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성균관대에서도 이런 부분과 함께 인허가, 약사관계 법규 등에 대한 지식을 학생들에게 전하라는 차원에서 다른 교수들과는 조금 다른 형식의 산업협력중점교수라는 타이틀로 임명한 것 같다.이번 대학원에서 RA관련 분야를 맡아 교육하며 첫 학기에는 제약산업 전반에 대한 현황을 소개하고 2학기부터는 세부적인 임상시험, 인허가 관련 부분에 대해 강의할 예정이다.학생들에게 기존 전공 교과서 속 지식을 주입하는 데 집중하기 보다는 꾸준히 제약산업이나 행정 관계자들과의 만남과 연구를 지속하며 사회 현상과 접목시킨 '살아있는' 교육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그동안 약학대학에서 법교육 강화를 주장해 왔는데.=약학은 크게 기초약학, 임상약학, 사회약학으로 진보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약사의 영역 또한 의약품의 안전성과 유효성 뿐만 아니라 약업계와 의약품이 갖는 사회적인 관계로까지 개념이 확대돼 가고 있다.약대 학생들이 향후 약국을 개국하거나 제약사에서 근무하게 될 때에도 약사관계 법규를 제대로 이해하고 변화하는 현재 상황과 연결할 수 있는 식견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약사출신으로 인허가 등에 관련한 법률적 지식을 갖추고 있는 전문인들이 배출된다면 국내 제약사들도 세계 무대에서 활약할 수 있는 가능성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본다.그런 점에서 약대와 약학 대학원 등에서 이와 관련한 교육의 필요성은 점차 강화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앞으로의 계획은.=약사 출신으로 약업계 전반에서 법률적 자문을 할 수 있는 전문가들을 많이 양성해 내고 싶다.또 대학원에 입학한 학생들이 제약산업 전반에서 활약할 수 있도록 교육에 전념할 것이다.후학 양성과 더불어 약업계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현재 5권째 출간한 약사법 해설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 시켜 나갈 것이다.이에 더해 현재 약학대학에서 약사법규와 관련한 체계적인 교과서 등이 부족한 상황인 만큼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는 전공서적 집필 등도 계획 중에 있다.2012-09-13 12:16:13김지은 -
"개인 머슴보다 나랏 머슴으로 사는 보람"국민의 공복 공직약사들을 만나다 [2] 복지부 맹호영 기초의료보장과장2006년 봄은 태풍 전야였다. 한미 FTA 협상이 개시되자 온나라가 들썩였다. 같은 해 6월 12일 오후 2시 인천공항내 한 패스트푸드점. 출입문에 매달린 은종들이 촬촬촬 출렁였다. 그리고 사람 좋은 얼굴을 한 그가 모습을 드러냈다.한미 FTA 의약품·의료기기 작업반 한국대표단에 참여하고 있던 복지부 한미무역협정팀의 #맹호영(51·서울약대) 서기관(현 복지부 기초의료보장과장)이었다.미국 몬타나주에서 열린 1차 협상을 마치고 막 한국땅을 밟은 맹 서기관은 허기진 배부터 채웠다."개인 머슴보다는 나랏 머슴이 낫지. 보람도 있고 재미도 있거든." 맹 과장의 삶의 경로를 바꿔놓은 한 선배의 말이었다. 당시 부광약품 반월공장 품질관리책임자로 일하고 있던 그는 평온한 삶을 과감히 벗어던졌다. 1987년 어느날의 일이었다.현재 복지부 본부에는 약사면허를 소지한 공무원 25명이 근무한다. 행정고시, 약무직 특채(7급) 시험, 복지부 산하병원 출신 등 '루트'는 다양하다.맹 과장은 지금은 없어진 '임시직 참사'로 공직에 입문해 3년 뒤에야 7급 정직원이 됐다. 현 기초의료보장과장에 오르기까지 26년 공직생활은 그렇게 시작됐다.한미 FTA는 맹 과장에겐 기회였다. 당시도 그랬지만 국내 제약산업과 의약품 제도를 이해하고 청사진을 그릴 수 있는 공무원은 많지 않았다. 어려운 협상에서 맹 과장은 준비된 '창과 방패'였다."개인적으로 한미 FTA가 최상의 방법은 아니지만 차선의 방책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국내 제약산업도 이제는 온실을 벗어나 세계시장으로 나갈 채비를 해야 한다는 지론이었다. 피해산업으로 규정된 제약산업에 위기이자 기회의 시대가 열렸다고 본 것이다."미국은 당시 한국을 대표적인 특허침해 국가로 지목했고, 미무역대표부도 우선 감시대상국으로 여겼다.특허권을 더 강화시키려는 미국의 요구와 국내 의약품 품질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북미시장을 공략할 필요가 있었던 한국은 서로 주고받을 게 있었다.제약산업에 대한 정부의 관심도 커졌다."1987년 물질특허 도입이후 신약개발과 연구개발 투자확대 필요성이 중요하게 인식됐다. 1994년경부터는 복지부 차원에서 제약산업에 R&D 예산을 조금씩 편성했다. 그리고 한미 FTA를 계기로 본격적인 지원방안이 모색되기 시작했다."정부 차원의 대표적인 지원사업으로는 '전주기 신약개발지원 사업'이 손꼽힌다. 지경부와 교과부, 복지부 3개 부처 합작품이다.이 프로그램은 연구개발분야에서의 '중복', '단절', '비효율' 구조를 없애고 기초연구부터 제품화단계까지 전주기적으로 신약개발을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한미 FTA 협상이후 보건산업기술과장으로 자리를 옮겼던 맹 과장과 지경부 강명수 바이오헬스과장, 교과부 최원호 미래원천기술과장이 의기투합한 결과였다."R&D 지원은 어느 분야보다 부처간 이기주의가 심한 게 사실이다. 서로 자기 부처 분야의 중요성을 강조하면 합의를 이뤄내기 어렵다. 당시 우리는 의약품 분야는 컨베이어밸트 원리로 전체를 봐야 속도를 낼 수 있다는 데 공감했다. 결국 최종통로는 인허가 문제이기 때문에 복지부로 중심축이 옮겨 올 수 밖에 없었다."맹 과장은 21세기 행정을 '조각의 미'라고 정의한다. 과거에는 공무원이 아이디어를 내서 의견을 수렴한 뒤 정책을 확정짓는 방식으로 진행했다면, 현 시대의 행정은 현장과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잘 듣고 조화를 이루도록 다듬고 조각하는 일련의 과정이라는 것이다.한마디로 전문지식은 외부에서 빌리고 이 것을 잘 조합해서 최소비용으로 최대효과를 발생시키도록 통합하는 정책능력이 공직자에게 필요하다는 게 맹 과장의 설명이다."복지부 업무에서 직접적으로 약사면허가 활용될 통로는 제한적이다. 약사만의 고유업무가 따로 있지 않다. 하지만 약대에서 배우는 생명존중 의식과 보건의료에 대한 기본지식을 바탕으로 행정지식을 습득해 접목시킨다면 사회복지정책을 구현하는 공무원으로서 누구보다 큰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맹 과장이 현재 맡고 있는 기초의료보장 업무가 비근한 예다.기초의료보장과는 복지부 사업부서 중 유일하게 복지와 보건의료가 만나는 접점에 서 있다. 기초생활수급자의 건강관리와 의료접근성은 저소득층 복지향상과 동전의 양면처럼 맞붙어있기 때문이다.맹 과장은 "약대 학생들이나 젊은 약사들에게 보건복지 행정은 분명 매력적인 분야다. 다른 한편으로는 어렵고 고단한 일지만 보람과 성취를 얻기에 이 만한 영역도 없다"고 말했다.그는 "(약대 학생들이) 전문지식 습득에 매진해 전문성을 확고히 하고 (공직에 나서) 이것을 행정에 접목시키는 노력을 경주한다면 약사면허는 역량있는 공무원으로 성장하는 데 중요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2012-09-12 06:44:50최은택 -
"상처 입은 청소년 치유도 약사 역할"두정효 약사"약국에서 아픈 환자들을 상담하는 것과 문제아로 낙인찍힌 청소년들을 상담하는 것은 같은 길이라는 생각이에요. 몸이 아파 약국을 찾는 환자나 문제 청소년들을 만나는 것 모두 마음에 상처를 치유해 가는 과정이거든요."마음이 아픈 청소년들의 엄마 약사로 통하는 두정효 약사(68).그는 현재 서울 시립 ‘아하 청소년 성문화센터’에서 교육강사로 일하며 학생들의 집단 상담과 멘토 역할을 해 오고 있다.두약사는 20년동안 도봉강북구에서 개국약사 생활을 하는 동안에도 상담 분야에 대한 관심이 끊이지 않았다.환자들을 만나 상담하는 과정에서도 마음이 아픈 사람들을 위해 더욱 전문적이고 깊은 상담을 진행해보고자 하는 '갈증'이 끊이지 않았던 것이다.그런 마음을 바탕으로 YMCA의 상담실에서 약물오남용 상담 강사 생활을 해 왔던 것이 성균관사회복지대학원에서 석사학위 취득으로 이어지고 전문상담강사로 문제 청소년들의 상담 전문 강사 생활로 이어지고 있다.두 약사의 전문 상담 분야는 집단 상담. 관찰대상으로 지정된 학생들과 주1회 집단 상담과 멘토 역할을 하면서 엇나간 청소년들의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무엇보다 보호관찰 선도활동을 펼쳐 자칫 빗나갈 수 있던 청소년들의 미래에 삶의 희망을 전해준 기억은 가슴 벅찬 보람이다."상담이란 것은 누군가와 마음의 문을 열고 소통하는 작업입니다. 상담자를 믿지 못하면 자기 내면에 깊숙한 얘기를 꺼낼 수가 없으니까요. 어린나이에 아픈 사연을 가진 아이들이 많아 상담을 하면서 같이 울 때도 있습니다."그는 현재 마약퇴치운동본부 약물오남용과 의약품 안전사용 강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아하! 청소년성문화센터에서 성교육 강사로 일하고 있다.그가 현재 몸담고 있는 성문화센터는 서울시 지원을 받아 YMCA가 운영하고 있는 청소년 성교육 상담 전문기관이다.최근에는 전문 상담가로서의 역할 이외에도 의약품 안전 사용 강사로 전국에서 일할 후배 약사 양성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두 약사.후배 약사들을 대상으로 교육하고 있는 두정효 약사 모습.대한약사회에서 진행하는 의약품안전사용 강사 교육과 양성에 더해 최근에는 마약퇴치운동본부에서 진행하는 약물오남용 방지 교육에도 후배 약사들과 일하고 있다.무엇보다 두 약사는 후배 약사들이 상담력을 키우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약사로 일하며 배운 게 있다면 환자들은 자신의 말에 귀를 기울여 주는 약사를 원한다는 것이에요. 꼭 약의 효능에 대해서 설명하는 것만이 복약지도가 아니잖아요. 환자들의 안부나 소소한 일상에 대해 물을 수 있는 ‘감성 복약지도’가 곧 상담이고 치유라고 생각해요."그런 점에서 두약사는 6년제 약대에서는 상담과 심리학 과목 개설이 필요하다는 것이 두 약사의 설명이다."약사들이 지금의 현안들을 해결하는 방법은 곧 환자들과 눈을 맞추고 마음을 어루만지는 상담만이 대안이라고 생각해요. 그것만이 곧 현재의 빠르게 변화하는 약업환경에서 약국이 살길이라고 생각해요."2012-09-10 06:35:30김지은 -
"방송 나간 후 새 거래처도 생겼어요"MBC 에 출연 중인 이현호 대리."'러브' 목적보다는 '정글'에 더 끌려서 출연하게 됐어요."도매업체 오너 2세로 현직 영업사원으로 일하고 있는 이현호 대리(30)는 최근 방영되고 있는 MBC 연예프로그램에서 번개란 이름으로 맹활약하고 있다.현재 3회까지 전파를 탄 정글러브는 마지막 2회를 남겨놓고, 무인도에 남겨진 청춘남녀들이 커플맺기에 성공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이현호 대리는 방송에서 비박을 제안하는 등 리더십을 발휘하며 10명의 청춘남녀 사이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그는 5일 기자와 만나 "진짜 정글 경험을 해보고 싶었다"며 출연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그는 졸업후 아프리카, 동남아 지역을 홀로 돌며 야생의 한가운데서 생존법을 배워나갔다고 했다. 일주일동안 아프리카의 뜨거운 사막에서 사투를 벌인적도 있다고."그래도 그건 진짜 야생은 아니었어요. 버스로 이동했고, 음식도 가게에서 해결했으니까요. 진정한 야생은 아니었던 거죠."촬영 내내 제작진은 출연자들에게 음식을 주지 않았다. 처음엔 식량을 구할 수 없어 야자수 열매에 의존해 3일을 버틴적도 있었다."아예 음식이 들어가지 않으니까 배고픈 것도 몰랐어요. 그러다 안 먹은지 3일째 되는날 도마뱀을 잡아먹고 나서 부터 허기를 느꼈던 것 같아요."15일간 정글에서 힘든 촬영을 끝내고 돌아온 이 대리는 서른 인생에서 많은 걸 배울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쉽지 않은 경험을 하면서 많은걸 느꼈어요. 인간관계라든지, 이럴 때 어떻게 대처해야 될지, 한층 성숙해진 계기가 된 것 같아요."2009년 아프리카 여행에서. 여기에 덤으로 방송이 나가고 이 대리를 알아본 몇몇 약국과 의약품 거래도 맺었다.회사 대표인 아버지 밑에서 일하고 있는 이 대리는 작년부터 창고 아르바이트로 시작해 차차 경영수업을 쌓고 있는 중이다. 9개월 전부터는 영업을 맡아 신규 거래처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확실히 영업이 힘들긴 합니다. 한 때 제약회사에서 영업의 달인이셨던 아버지도 저를 보고 답답해 하세요. 하지만 세상에 쉬운 일이 어딨겠어요? 열심히 하면 돌아오는게 있겠죠."평소 활동적이고 적극적인 이 대리는 방송 출연도 망설임없이 단번에 수락했다. 처음엔 정글에 끌려서 무인도에 가게 됐지만, 차츰 이성도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고 그는 고백했다.아직 2회분이 남아있어 짝을 찾았는지는 방송을 통해 확인해달라는 이 대리, 하지만 행복한 모습에서 좋은 결과가 나왔을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었다.그는 6일 방송되는 4회에서는 보다 상세한 러브라인이 그려질 것이라며 환한 미소를 보였다.2012-09-06 06:35:16이탁순 -
"우리의 피맺힌 울분·설움 들어볼래?"첫 무대에 종현이 엄마 김영희씨가 섰다. 아이를 다시 볼 수 없는 머나 먼 곳으로 떠나보낸 김 씨에게 이젠 눈물도 남아 있지 않았다.바둑왕이 되는 게 꿈이었던 9살 소년. 종현이는 완치를 기대하며 투여됐던 마지막 항암제 '빈크리스틴'이 정맥이 아닌 척수강에 투여된 의료사고로 사랑하는 사람들의 곁을 떠났다.어머니 김 씨는 환자단체연합회가 지난 7월 마련한 '환자Shoting카페'에서 이 피맺힌 사연을 털어놨다. 방송과 주요 언론은 김 씨의 울분에 귀기울였고 시사프로그램에 방영됐다.그리고 종현이 사건은 가칭 '환자안전법' 제정 움직임으로 이어지고 있다. 다시는 또다른 종현이가 나타나지 않기를 바라는 가족과 환자들의 바람이 입법청원으로 '샤우팅'된 것이다.데일리팜은 이 행사를 기획한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안기종 대표를 만나 '환자Shoting카페'를 기획한 의도와 목표를 들어봤다.-'환자Shoting카페'는 어떤 공간인가? =환자나 환자가족들의 억울함, 불만, 가슴 속 상처들을 마음껏 쏟아내는 '오프라인 광장'이다. 의료사고를 경험해 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의료사고가 우리사회에서 어떤 의미인지. 누구도 억울한 사연에 귀기울이지 않는다. 병원은 사건을 덮는 데 급급하다. 피맺힌 울분이 쌓일 수 밖에 없다. 우리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광장, 그리고 기꺼이 우리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는 사람들과의 만남, '환자Shoting카페'는 그런 공간이다.-어떤 의도로 마련됐나 =처음에는 '팝케스트'로 고민했었다. 하지만 일방통행식의 인터넷 공간이 취지에 적절치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오프라인 광장'으로 공간을 겼다. 1회 샤우팅에는 종현이를 포함해 7개 사연이 소개됐는데 그야말로 대성황이었다.-반응은 어땠나 =의료사고를 경험한 사람들은 억울함을 호소해도 누구하나 귀기울이지 않는다는 데 허탈감과 상실감을 느낀다. 하지만 이 공간에서는 모두가 공감한다. 함께 울고 함께 분노하고 함께 가슴 아파한다. 그리고 이런 일들이 더 이상 반복돼서는 안된다고 주먹을 불끈 쥔다. 환자와 가족들은 이 공간을 통해 전문가들의 자문도 구하고 다른 환자나 가족들과 정보를 교환한다. 앞으로 개인적인 저항이나 개인소송이 집단화되고 집단소송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환자단체들의 관심도 높다. 환자단체연합회 문을 노크하는 단체들이 늘고 있다.-종현이 사건의 반향이 컸다 =첫 행사에는 몇몇 친분있는 기자 외에는 초청하지 않았다. 자칫 기자회견장으로 변모할 것을 우려했는데 기우였다. 종현이 사건이 보도된 이후 환자안전법 제정은 속도를 내고 있다. 1만명 인터넷 청원운동에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고 있다. 소설가 이외수 씨도 직접 참여해 글을 올렸다. 현재 환자안전법 제정추진위원회를 구성해 법률안을 만들고 있다. 국회에서도 공감할 것으로 기대한다.-운영은 환자단체연합회에서 직접하나 =신청자를 대상으로 환자단체연합회 사무국에서 먼저 주제를 선정하고 자문단과 함께 최종 확정한다. 일정도 그때 잡는다. 나를 포함해 서울의대 권용진 교수와 의료전문 이인재 변호사가 고정 참여하고, 매 행사 때마다 객원자문위원을 초청한다.-2회 행사는 어떤 내용으로 꾸며지나 =이번 주 수요일(9월5일)에 진행될 예정인데, 4가지 사연을 소개하기로 결정했다. 먼저 JCI인증병원에서 환자안전 및 중환자실 실태 문제를 2010년 의료사고로 사망한 연극배우 서희승 씨 아내인 손해선 씨가 발표한다. 또 김계호 씨는 여의도성모병원과 5년째 진행중인 임의비급여 소송 사례를, 이준희씨는 유방절제술 이후 유방재건술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필요성을, 고 남용진씨의 부인인 경옥희씨는 내시경 점막하 박리술과 고주파치료를 받고 사망한 이야기로 샤우팅할 예정이다.특히 이준희씨 사례는 건강보험 재정을 고려한 보장성 확대 우선순위를 토론하는 계기를 제공할 것이다.-비용부담이 적지 않아 보이는데 =사실 일체 후원없이 진행되다보니 부담이 되는 게 사실이다. 앞으로 운영하면서 고민해야 할 중요한 과제 중 하나다.-카페의 목표는 =우리는 병원이나 의사를 나쁘다고 외치기 위해 광장을 연 게 아니다. 의료공급자 중 나쁜 사람도 있지만 전부가 다 그런 것은 아니지 않나. 분노와 울분 뿐 아니라 의료기관의 인력문제나 제도적 한계, 이런 부분도 함께 공유하고 개선하기 위해 목소리를 모아갈 것이다. 지금은 격월로 행사가 진행되고 있지만 사연이 4개로 줄여지면 매달 열 수도 있다. 카메라 4대가 동원돼 촬영하기 때문에 행사는 온라인 공간에서 다시 볼 수 있다. 이 웹공간은 자연스럽게 환자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끝으로 한 말씀 =병원, 약국, 한의원, 제약사, 보험사, 정부, 국회까지 보건의료분야와 관련된 모든 것이 '환자Shoting카페'의 주제이고 이야깃거리다. 한차원 발전된 환자권리운동의 지평을 열어가는 소중한 밑거름이 되길 희망한다.2012-09-03 09:47:29최은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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