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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 바꿔준 세 사람 강·민·이"기업에 소속된 이가 지난 4월 과학기술훈장 창조장을 받았다. 이는 매우 드문일이고 이 훈장은 연구자 혹은 과학자에겐 인생 최고의 영예다. 1974년 입사한 그는 동아제약 공채 21기다. 어림잡아 30년을 연구원과 연구소장으로 살았고, 나머지 10여년은 대표이사 사장을 거쳐 대표이사 부회장이다. 매년 제약업계 최고 연봉을 받는 전문경영인 명단이 공개되면 그는 늘 최상위권에 올라 부러움의 대상이 되곤한다.김원배 동아ST 대표이사 부회장(67세)은 서울약대 출신으로 서울의대 출신의 강신호 회장과 함께 대한민국 제약산업을 선두에서 이끌어 온 인물이다. 신약개발 등 R&D 부문에서 발군의 실력을 발휘했다. 속된 말로 '맨땅에 헤딩'하며 단단한 바이오 포트폴리오 구축의 주춧돌을 놓았고, 자이데나와 같은 케미칼신약, 스티렌과 같은 천연물신약을 성공시켰다.아담한 키에 안경, 그리고 적은 말수, 여기에 조용한 미소까지 번지면 그는 영락없는 연구자 모습이다. 하지만 "서울약대 진학부터 동아제약 입사까지 큰 꿈이나 뚜렷한 계획이 있던 건 아니었다"고 회고한다."점수에 맞춰 대학을 선택했고, 졸업할때까지 뭘하고 살지 깊이 생각해 보지 않았어요. 군대있을 때 제약회사 다니던 친구가 찾아와 제약사 괜찮은 거 같다고 해서 제대 후 입사하게 됐어요. 입사해서도 가만히 생각하니 성격상 연구하면 자유의지도 관철시킬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제겐 큰 영향을 미친 세분의 스승님이 계십니다."김 부회장은 과학기술훈장 창조장을 받기 이전 이미 장영실 상만 다섯 번 받았고, 특허청에서 과학기술상 지석영 상을 수상했다. 산업기술진흥협회로부터는 기술경영인 상을 받기도 했다. 보건의 날에는 의약품 연구개발을 통한 인류 건강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국민훈장 석류장을 수훈했다.신출내기 연구자가 어떻게 동기를 부여받고 족적을 남기는 연구자로 성장하게되며, 경영인으로까지 발탁돼 장수하는지 궁금했다. 그를 5월 6일 오후 용신동 사무실에서 만났다. 투명한 유리잔에 담긴, 박카스 디를 마시며 이야기는 시작됐다.김원배 동아에스티 부회장은 연구자로 출발한 자신에게 터닝포인트를 마련해 준 세분의 스승이 계신다고 말했다.▶연구자에게 과학기술 훈장 창조장은 어떤 의미인가요."기업 연구자가 받기 어려운 상이라 제겐 더 각별합니다. 창조장 받고 인생을 돌아보게 됐는데, 인덕을 참 많이 봤더군요. 꼽아보니 세 분의 스승이 계시더라고요. 능력이 뛰어난 것도, 잘 태어난 것도 아니었는데 이 분들의 영향으로, 부족한 제가 성장했구나 새삼 느꼈습니다."▶세 분의 스승, 누구세요?"강신호 회장님, 민신홍 박사님, 이상희 전 과기부장관님이세요. 모두 회사와 관련된 분들이죠. 강신호 회장님은 창의력이라는 점에서 제게 많은 영감을 주셨어요. 회장님은 누구라도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들에게 대해 늘 왜? 라는 물음표를 찍으시죠. 정말 그럴까? 왜 그럴까? 저대로 있는 게 정말 옵티멀(optimal)한 건가라고 물으셨죠. 연구자인 제게 발상의 단초를 제시해 주신거나 다름없는데 이렇게 문제의식을 갖다보니 재미있게, 자연스레 몸에 배이게 됐어요."▶민신홍 박사님으로부터 뭘 배우신 거죠?"제가 연구원일 때 연구소장님이셨는데 품격있게 산다는 것은 무엇인지, 대인관계는 어떻게 해야하는지, 배려란 무엇인지 몸으로 보여주셨죠. 겸손해져야겠다고 다짐한 것도 소장님 덕분입니다. 민 소장님은 연구자로서 꾸준히 탐구하시면서도 연구자인 제게 자유, 다시 말씀드려 많은 기회를 허락해 주셨어요."▶이상희 전 과기부장관님도 동아제약 출신이신데요."연구소 상사셨을 때 일로 저를 단단하게 훈련시켜 주신 분이죠. 새 프로젝트를 많이 맡겨 주셨는데 당시엔 힘들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죠. 몰입, 몰두라는 게 또 무슨 의미인지 몸으로 보여주셨는데요, 한마디로 이 분은 한번 일을 잡으시면 시간 개념이 없으세요. 밤샘은 예삿일이죠."▶아는 분만 아는 이야기지만, 이상희 전 장관님과 함께 큰 일을 해내셨죠?"이 전 장관님은 항상 '10년 후 일어날 일을 가지고 일하자'라고 말씀하셨죠. 일을 크게 보고, 기획하고, 조직화하는데 탁월하셨죠. 많이 배웠습니다. 5공화국 시절로 기억합니다. 민정당 정책연구소에서 이 전 장관님이 일하실 때인데 갑자기 부르시더니 '유전공학이 국가를 육성하는 시대다. 대통령께 브리핑 해 국가 주요 사업이 될 수 있게 자료를 만들어 보라'고 하시더군요. 고백컨대 유전공학이 뭔지 제대로 몰랐어요. 방법이 없잖아요. 밤샘 독학했죠. 지금 생각해도 공들여 일목요연하게 잘 만들었던 것 같아요."▶좋은 결과 얻으셨나요?"저돌적이신 이 전 장관님이 해내셨죠. 길목에서 대통령께 브리핑을 하셨어요. 해서 유전공학 기술 근처에라도 가본 5명으로 유전공학센터를 설립하고 이어 대학내 유전공학과 설치, 유전공학연구조합 창립 등 유전공학과 관련한 패키지가 모두 성사됐습니다. 돌아가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님이 연구조합 초대 이사장을 맡으셨었죠. 전 이 과정에 참여하고 지켜보며 일은 어떻게 하는지 원리를 터득했다고나 할까요."▶ 세분의 스승도 훌륭하시지만 새 것을 받아들이는 감수성도 대단하신것 아닌가요."내 방식대로 살면 되지하고 살았어요. 그러던 어느 날 늘 평온하고, 온자한 모습을 지닌 동기가 눈에 들어오더군요. 사람들에겐 배울게 많구나 깨달았어요. 마음이 바뀌니 자연스레 남의 말을 경청하게 되더군요. 경청은 마법이나 다름없더군요. 예를들면 어느 가정에서 쓰는 비방이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고 쳐봐요. 그러면 연구자들은 자기가 알고 있는 과학의 관점으로 그 사람의 주장이 틀렸음을 입증하는데 온 신경을 쓰게 됩니다. 그렇게 시간을 써서 대체 얻는 게 뭐죠? 없어요. 그저 시간이 아까울 뿐이죠. 하지만 경청하면 달라집니다. 천연물 신약 개발엔 경청이 큰 몫했습니다. 잘 들어준다 소문나니 자꾸 찾아오더군요."▶동아ST가 다른 제약사와 견줘 일찍 바이오의약품을 세팅하는데 부회장님 역할이 컸다고들 합니다."유전공학 브리핑 자료 만들며 독학하다보니 이거다 싶더라고요. 1983년께 회사에 유학을 보내달라고 했죠. 허락을 받아 여기저기 회장님 이름으로 편지를 쓰다가 제휴 관계로 가깝던 오츠카제약의 세포공학 연구팀, 요즘말로 유전자재조합 단백질 치료제 연구팀에서 1984부터 1년간 연수를 받게 됐죠. 오츠카제약에 갔는데 연못에 떠있는 바위 조형물을 보고 창의성이란 낱말을 되새기게 됐어요. 생각의 틀을 깨는 것, 이게 바로 신약 개발의 출발점이라는 생각을 굳혔죠. 제 인생 스승 한분을 외국에서 추가하라면 돌아가신 아키히코 회장님을 꼽고 싶습니다."▶오츠카제약에 도착해 배고픔으로 배운게 뭔가요."유전공학과 관련해 6개월을 배우고 나머지 기간은 1주일씩 연구팀을 돌며 신약개발 과정을 눈으로 익혔어요. 책에서 본 그림으로 신약개발을 짐작하던 때 오츠카 연구원들이 실제로 유전자를 꺼내 자르고, 붙이고, 다른 미생물에 넣어 단백질을 대량생산하는 모습 정말 감동적이었고 신세계더군요. 한가지도 놓치고 싶지 않았고, 어서 한국에 돌아가서 해봐야 겠다는 욕망이 꿈틀거렸어요. 신약개발 과정에서도 많을 걸 배웠는데, 어떤 물질을 어떤 기준으로 선별하고, 단계마다 고, 노고(Go/No Go) 판단을 하고, 실험이나 자료는 어떤 게 우선인지 눈치껏, 할 수 있는 만큼 호기심을 채우는 일이 기뻤어요. 나중에 동아는 어떻게 신약개발 실패율을 줄일 수 있었느냐는 질문을 받게된 토대가 된 것같아요. 결국 현장에서 배우는게 빠르더군요. 해서 나중에 신약개발조합에 제안해 국내 연구자들을 오츠카제약에 많이 연수보냈죠."▶ 당시 일본과 기술 차이가 몇년 하는 식의 비교가 많았는데, 현장에서 보시니 어땠나요."1978년 당시 야마노우치 안전성연구소에 들렀는데 연구 인원만 300명이더군요. 지금도 우리 나라 제약사 중 300명 연구원을 가진데가 몇 곳 안되는데 말이죠. 30년 지나도 못 따라겠다는 좌절감이 들기도 했죠. 그렇다고 손 놓으면 영원히 못하는 거니까 우리 방식대로 해야겠다 다짐했어요. 다국적사가 100개의 프로젝트를 한다면 우리는 작은 돈으로 2~3개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죠. 지금도 유효한 생각이라고 확신합니다."연구자는 귀를 열어 겸손하게 경청할 때 아이디어를 포착할 수 있으며, 의외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바이오 기술 배워 오셨는데, 그래서 뭘 하셨나요."회사에 와서 바이오 제품을 만들기로 했죠. 임원진 앞에서 이건 꼭 해야 한다고 열변을 토했는데 용어자체가 낯설 때니 애썼다며 고개만 끄떡이는 정도였어요. 어렵사리 뜻맞는 연구원 5명과 조그만 방안에서 생명공학연구팀을 만들었죠. 당시 엘지가 100여명 연구원이 있을 때라서 회사에선 그거 안 될거란 말이 많았어요. 그게 오히려 독기를 품게 만들었어요."▶누구나 독기를 품지만 오래 지속하기 힘들텐데요."뭔가 보여주자 결의를 했죠. 진단시약이 제일 만만해 보였어요. 애보트가 전량 수입해 판매할 때죠. 어려운 과정 참 많이 겪었어요. 그래도 열정만은 대단했죠. 세상에 있는 걸 왜 우리가 못하느냐는 단순한 열정 말이예요. 집에 못간 날 허다했죠. 효소면역법에 기반한 진단시약 정말 힘들었어요."▶궁금해 집니다. 그래서 어떻게 됐죠?"플레이트에 항원이든 항체든 코팅을 하려면 말려야 하는데 알고 있던 감압 건조법으로 하면 항원 항체가 죄다 빨려 나가는 거죠. 생산성이 형편이 없는 거예요. 좌절했어요. 이런 저런 수소문 끝에 선진국 어느 공장 견학을 가게 돼 공정을 쓱 보곤 무릎을 쳤어요. 사진을 찍었죠. 나오다 필름을 모두 뺏기고 망신을 당했지만 해법을 찾았다는 생각에 환호했어요. 그때 본게 뭐냐면 코팅할 플레이트를 콘베이어 벨트위에 놓고, 드라이기 열풍이 나오는 터널을 지나며 건조시키는 방법이었죠. 콜럼버스 계란 세우기인데 우리 생각을 가로 막은 건 단백질은 열에 약하다는 것이 전부였죠. 고정관념의 타파와 현장의 중요성 깨달았죠."▶회사에서 믿지 않으시던 분들 코가 납작해 졌겠는데요."아닙니다. 제품이 나갔는데 일주일도 안돼 반품으로 돌아오는 겁니다. 진단시약은 한번 쓰고 나면 오염이 되는데 영양성분이 많이 들어가 상하는 거죠. 방부제 넣는걸 생각조차 못했던 겁니다. 문제를 해결하고 납품이 되고 하니까 회사에서 뭣 좀 하나보다 하시데요."▶탄탄대로가 열렸네요."B형간염백신을 하자 이렇게 의기 투합하고 의기양양 했는데, 회사가 승인하지 않았어요. 너무 아쉬웠죠."▶실망하셨나요."실망이야 했지만 그렇다고 포기할 수 없잖아요. 성장호르몬으로 눈길을 돌렸어요. 일단 기술이 확립되니 G-CSF, 인터페론 등 순식간에 성공하더라고요. 지금 수출 효자품목을 그때 다 한거나 마찬가집니다. 더 고난도인 EPO 개발에 도전했지만 당시 국내엔 산업화 할 수 있는 연구자가 없던 터여서 대학도 찾아가고, 러시아 연구소까지 갔죠. 마침 EPO 연구한 게 있어서 공을 많이 들였는데 다른 기업이 계약했죠. 아쉬웠습니다. 결국 EPO 만들어내 수출도 하고 있어요. 그런식으로 생물의약품을 단시간내 많이 만들었어요. 스스로는 5명의 열정이 대견해요. 지금도."▶ 동아에스티 안에 생명공학 제품이 반듯하게 자리잡도록 하는데 크게 기여하셨지만, 상업적 성공을 거둔 신약과 개발하는데도 관여하셨죠?"발기부전치료제 자이데나와 항생제 시벡스트로는 상당히 많이 관여 했어요. 자이데나는 연구소장할 때, 팀장이었던 유무희 박사가 주도했죠. 회사가 심장약 개발 연구력이 누적돼 있었던데다 당시 삶의질(QOL) 의약품이 강조되던 때였거든요. 유쾌하게 개발된 신약이예요."▶시벡스트로는 글로벌 신약이자 블록버스터로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습니다. 독특한 개발기원이랄까 뭔가 사연이 있을 것다는 예감이 듭니다."이상희 전 전 장관께서 동경대 약대출신으로 자기 집에 연구소를 차려놓고 부인은 약국을 하던 분을 소개해 줬어요. 세파계 항생제 신약 개발에 심취했던 분이죠. 2년정도 했어요. 그 분이 물질 만들면 우리가 평가해 피드백 하고 했죠. 그런데 좋은 게 나오면 경쟁사 연구가 더 나은 걸 내고하며 답보 상태였어요. 해서 세파계를 버리고 다른 항생제를 연구했는데 그게 오늘날 시벡스트로죠."▶한 프로젝트가 답보상태면 회사가 기다려 주지 않을 텐데요."시벡스트로 담당 연구팀장이 비판을 많이 받았어요. 시벡스트로가 효과는 좋은데 풀지 못한 숙제를 안고 있었거든요. 평가를 전체 연구소가 받으니까 시벡스트로 팀이 원망의 대상이 되는 거죠. 이 팀장이 상당히 주눅들어 프로젝트 포기하겠다고 당시 연구소장이던 제게 이야기를 꺼네더군요. 그래서 제가 말렸어요. '7년간 했으니 너보다 잘할 사람이 없다. 물질은 좋은데, 약으로는 안 된다는 사실도 알지 않느냐. 좀더 해봐라'고 말해줬어요. 문제는 우연히 풀렸죠. 재미과학자가 회사에 와 세미나를 부탁했는데 색다른 개념의 프로드럭 이론을 제시하더군요. 이 방법으로 단번에 성공했습니다."▶시벡스트로가 잘 나가니 과거 기술수출을 놓고 가정법도 나옵니다. 만약 동아가 했다면 같은 가정법이죠."국내서 임상하기가 너무 어려웠어요. 감염증 환자는 로컬 클리닉에 많은데 종합병원만 임상할 수 있는 환경이었죠. 실험실에서 드라마틱했고 동아가 국내 1위 기업이었지만 실패를 감당할만큼은 아니었거든요. 더구나 국내 투자환경도 신기술엔 인색했죠. 투자에 원금보장같은 옵션이 따라 붙는게 정석일 정도였으니까요. 라이센싱 아웃하는 방법 밖에 없었어요. 돌이켜보면 아쉽지만 시벡스트로 기술을 가져건 미국 회사처럼 우리나라 제약회사들이 하면 그 또한 훌륭한 비즈니스가 될 겁니다."▶동아에스티는 케미칼, 바이오, 천연물 등 포트폴리오가 반듯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스티렌, 모티리톤 같은 천연물 신약 어떻게 나오게 된겁니까."연구소 사이트로만 말씀드리죠. 천연물 연구 왜 했냐하면, 중간에 뭔가 보여주기 위해서였어요. 신약연구는 아시다시피 십여년이 보통이다보니 연구소 홀로 지속성을 유지하기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개발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은 천연물을 하기로 한거죠."일본 야마노우치 안전성 연구소 연구원만 300명에 이르는 것을 보고 일본과 기술격차가 30년도 넘겠구나 실망도 했지만 세상에 나와있는 것을 우리가 만들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대책없는 자신감과 열정도 가득했다고 말한다. 왼쪽이 연구원 시절 김원배 부회장.▶천연물에도 시벡스트로처럼 기막힌 인연이 있을 것 같아 기대되는데요."서울대 천연물연구소 이은방 교수님 연구발표를 보고 찾아가 스티렌을 개발한 이후 다음 프로젝트는 모티리톤이었죠. 서울대 미생물실에서 박사과정을 하는 중에 약대생이 있었는데 부군이 한의사였어요. 그 분이 쓰는 처방을 연구개발한 게 바로 모티리톤이예요. 결국엔 남의 이야기 많이 듣고 그런데서 아이디어를 얻게된 겁니다. 흥미로운 아이디어가 있으면 어디든 찾아가 함께 해보자고 권유하는 일을 많이 했어요. 제약회사 입장에서, 또 광범한 의미에서 이는 적극적인 연구행위 입니다."▶천연물 신약에 대한 부회장님 관점은 뭔가요."서양 과학 입장에서 의약품은 질병의 원인 타깃을 찾고 이에 들어맞아 효과를 내는 물질입니다. 당연히 신약도 그런 식으로 설계되겠죠. 천연물은 좀 다릅니다. 타깃이 한 두개가 아닌 것같습니다. 몇개의 작용점이 있는데 평가와 허가 기준은 서양 의학계 기준에 따릅니다. 천연물이라는 건 동양지식을 사용합니다. 그렇다면 개발 과정, 허가제도 같은 것도 우리가 기준을 만들어 정립해야 한다고 봅니다. 천연물은 우리가 선진이잖아요. 임상시험법, 우리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고 봅니다. 건축만해도 그래요. 우리 고유의 건축기술과 융합없이 현대건축 기법이 도입되다보니 프랑스, 노르웨이처럼 자기들만의 건축양식이 형성되지 않았잖아요. 천연물신약이 바로 그래요."▶천연물의 가능성 어디서 찾을 수 있나요."의학 진단 기술 발전과 경험지식이 합쳐지는 새 길이 모색돼야 합니다. 진단기술이 발전해 질병 예측 수단이 많아지면 질병이 비가역 단계로 들어서기 전, 즉 가역 단계에서 건강상태로 되돌리는데 천연물의 역할이 있다고 봐요. 가능성이 큽니다. 미국 FDA가 천연물약 2개를 허가했어요. 이는 단순한 합니다. 효과가 없는데 허가해 줬을까요? 치료보다 예방과 관리에 돈을 쓰는 게 의료보험 재정절감에도 효율적이죠. 천연물은 이런 방향으로 발전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봅니다."▶ 약 30년은 연구원과 연구소장으로 지내셨고 또 10여년을 대표이사 사장과 부회장 등 경영진이시다. 연구를 바라보는 관점에 차이가 있을 것 같은데요."차이가 있습니다. 연구원에게 연구란 기술적, 학술적 가치가 얼마나 있느냐를 많이 보게 되죠. 동기유발이 바로 여기서 됩니다. 그래서 제제연구 보다 신약 연구를 선호하게 됩니다. 한데 연구소장 입장으로 보면 연구의 성공 가능성에 눈이 더 갑니다. 비로소 상품으로서 가치가 있나를 고려하게 되는 것이죠.그래서 연구를 이끄는 리더는 다양한 분야와 소속 연구원들의 심리를 고려해 격려할 줄 알아야 합니다." ▶ 그럼 경영자의 눈은 어디에 가 있나요."경영자는 연구투자 이익과 다른 시설투자, 생산능력을 확장, 기존 제품에 대한 판촉과 프로모션을 저울에 올려 무게를 달게 됩니다. 시각이 바뀌니 연구소를 보며 생산성을 높이라고 말하게 됩니다. 저 역시 연구가 미래를 먹여 살릴건데 하면서 회사 투자 결정을 원망도 하던 연구소장 출신인데도 말입니다. 입장은 그렇게 다르더라고요."▶ 여유로운 시간이 주어지면 무엇을 하세요."사실 취미가 없어요. 그래서인지 요즘엔 인문학적 식견 높이려 강의도 듣고 합니다. 이제서야 삶의 본질, 정체성을 고민해 봅니다. 사람이 시기가 있나봐요. 제가 가진 걸 내려주고, 주변을 키워주고, 육성하고 싶어요. 간혹 너무 약학에만 빠져있었나 하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연구자, 경영자로서 성공적인 삶이셨는데 부회장님에게 앞으로 일은 어떤 것일까요."좋아서 몰두하는 일 하고 싶어요. 돌이켜보니 10년 단위로 인생을 설계하고 실천하며 살았더군요. 질문을 받고 보니 회사를 생명공학 최고의 기업으로 만들겠다며 미친 듯 뛰어다녔던 과거 10년 단위 삶이 떠오르네요. 유전자치료제였는데 우리나라에선 임상이 어려워 이나라, 저나라 허가당국 문을 두드렸거든요. 이 때 열정을 다시 불러내고 싶습니다. 그래서 식품 소재에다 발효 기술을 접목해 뭔가 만들고 주변에 나눠주고 하고 싶습니다. 물론 회사 일은 아니고 개인적으로, 재밌있게 말이죠."▶ 신약개발과 가치를 전파하는 전문 칼럼니스트는 어떨까요. 제가 제안을 드리고 싶습니다."아아, 그건 아닌 것같은데…."2015-05-12 06:14:59조광연 -
[동호회] 꽃보다 아름다운 젊음이 있는 곳보령제약 안산공장에서 유일하게 여직원들이 활동할 수 있는 동호회가 있다.바로 '볼링 동호회'. 초창기 그저 핀이 시원하게 쓰러지는 소리에 하루의 피로를 풀기 위해 뜻이 맞는 몇몇 직원들이 모여 친목회처럼 운영되던 볼링 동호회는 이젠 회사의 정식 동호회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안산공장에서는 젊은 보령인들의 인기 모임으로 자리잡고 있다."우리 동호회 장점이요? 젊음, 패기, 열정! 그리고 여직원이죠."보령제약 안산공장 볼링동호회볼링동호회 강대원 회장은 보령제약 안산공장 동호회 중 유일하게 아리따운(?) 여직원들이 있다며 입가에 번지는 미소를 감추지 못한다.그는 볼링 동호회의 장점으로 여성들도 즐겁게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젊은 분위기와 볼링의 스트레스 해소 효과를 꼽았다.안산공장 볼링동호회는 이미 2010년에 시작된 친목동호회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안산공장에서는 입지를 다지고 있는 동호회다.총 인원 24명의 볼링 동호회는 정기 수요일 모임 2번과 번개 모임 2번 등 총 4번의 모임이 있다. 업무 사정에 따라 참석하는 인원은 다르지만 거의 매주 꾸준한 모임을 갖고 있다.가족같이 편한 분위기에 직장생활의 피로와 스트레스까지 시원하게 해소해주는 볼링의 매력에 푹 빠져 정기 모임 외에도 개인적으로 삼삼오오 볼링을 치러 다니는 열혈 회원들이 많다.볼링은 점수 게임이다. 여럿이서 모여 함께 점수를 내며 시합을 하는 게임이기 때문에 서로의 실력 차이가 크면 흥미가 떨어지기 마련이다.하지만 보령 볼링 동호회에서는 그렇게 소외된 사람을 찾아보기 어렵다. Tip동호회가 말하는 볼링 운동효과! 예상보다 볼링의 운동효과는 크다. 볼링 1경기에 2㎞를 걷는 것과 같은 트레이닝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설명.여기에 반복된 투구동작으로 등과 어깨 근육이 발달하는 건 기본. 고도의 집중력은 물론이고 레인을 읽는 판단력과 응용력도 빼놓을 수 없는 보너스다.당뇨병, 고혈압, 동맥경화, 만성소화기 질환과 같은 각종 성인병의 예방은 물론 치료 효과가 뛰어나다고 볼링동호회원들은 강조한다. 프로라 해도 과언이 아닌 초창기 멤버부터 새로 가입한 볼링 초짜 신입 회원까지 천차만별의 실력, 그리고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있지만 홀로 즐기기보다 함께 이끌어주고 격려해주는 분위기라 어설픈 신입 회원들이 섞여있는 그룹에서도 웃음과 박수가 끊이지 않는다."모든 운동이 그렇지만 볼링도 꾸준히 해야 실력이 느는 운동이에요. 그래서 초보 회원들은 자세와 스텝 등 기초적인 교육부터 배우게 되지요. 그렇게 몸으로 익히면서 조금씩 배우다 보면 어느새 멋진 포즈로 공을 굴리는 그들을 보게 돼요."신입 회원들과 실력 차이가 있는 사람들의 경우 함께 하기가 답답하지 않을까 하는 질문에 강대원 회장은 승부보다는 즐거움을 우선으로 하는 동호회기 때문에 모두들 실력 차이에 상관없이 함께 즐기는 것에 만족하고 있다고 말한다.대신 프로급 실력자들은 가끔씩 그들만의 치열한(?) 리그를 펼친다.보령제약 안산공장 볼링 동호회는 여직원들의 인기를 등에 업고 본격적인 회원 모집에 나서고 있다.윤성보 볼링 동호회 총무는 신입 회원들에게는 예쁜 단체복은 물론, 볼링공 제공과 미혼 남녀 회원 사우의 친목도모 등 물질적(?) 정신적(?) 풍요로움을 선사할 예정이라고 향후 계획을 말한다.보령 안산공장 볼링동호회는 앞으로 보령을 대표하는 최고 동호회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작은 소망이다.실력이 된다면 클럽 볼링 경기에도 출전해보고 싶다는 바람이다. 그들의 희망이 현실이 되기를 기대해본다.2015-05-11 06:14:49가인호 -
"약학사 100주년…과거를 통해 미래를"심창구 대한약학회 약학사 분과학회장."역사는 지극히 미래지향 학문이라고 봅니다. 과거를 돌아보고 앞으로 나아갈 지표를 설정해 가는거죠. 그런 면에서 약학 100년사를 돌아보는 일, 국내 약업계 미래를 위해서도 분명 의미있는 일입니다."올해로 국내 약학 역사가 100주년을 맞았다. 100년의 약학사와 더불어 덩달아 바빠진 한 사람, 서울대 약대 심창구 명예교수다.지난해 설립된 대한약학회 산하 약학사 분과학회 학회장을 2년째 학회장을 맡아오고 있는 심 교수는 올해 특히 어깨가 무거워졌다.국내에선 유일무이한 '한국 약학사' 보고서를 편찬해 눈길을 끌었던 약학사 분과학회가 올해는 약학사 100주년을 맞아 더 다양한 활동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그 중심에는 심 교수가 반평생 이상을 보낸 서울대 약대가 있다. 서울대 약대는 약학사 100년에 맞춰 올해 설립 100주년을 맞았다. 국내 약학교육 효시로 불리는 조선약학강습소가 1915년 교육을 시작한 지도 올해로 100년이 됐다.이를 기념해 서울대 약대와 약학사 분과학회는 약학사 관련 공동 심포지엄을 준비 중이다. 100년의 약학사를 기념하는 첫 번째 행사이기도 하다.더불어 서울대는 올해 약대 100주년을 기념해 학내 약학역사관을 개관과 더불어 기념비 설립 등도 진행할 예정이다."약학사를 연구하면서 국내 약학 교육이 근대 이전 조선강습소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알았고, 그 과정에 100년이란 역사가 존재한다는 것도 새롭게 조명하게 됐습니다. 세월이 지나면 묻히고 말 이야기들을 우리가 하나하나 발견하고 기록한다는 게 뿌듯한 일이죠."대학 교수직을 퇴임하고 현재는 제약회사 사외이사로 활동 중인 그가 약학사에 이토록 매달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무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동안 점차 사라져가는 약학사의 과거와 현재 시간들이 안타깝기 때문이다.이것이 곧 지금은 세상을 뜬 서울대 홍문화 교수가 한국약학사연구위원회를 발족하고, 40여년만에 심 교수가 위원회의 설립 취지와 뜻을 그대로 이어받아 약학사 분과학회를 이끌어 가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약학사 분과학회가 수집한 약학 역사와 관련한 자료들. 때문에 심 교수를 비롯한 약학사 분과학회 위원들은 약학계, 약업계를 막론하고 원로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녹취하고 기록하는 데 매진하고 있다."과거도 중요하지만 바로 지금 이 시간 하나하나도 기록되지 못하고 흘려 보낸다는 게 안타까워요. 오늘도 귀중한 자료들이 사라져 가고 있잖아요. 역사의 최대 목적은 관점의 해석이지만 현재 국내 약학사는 팩트의 수집,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있는 단계라고 봅니다. 그 중심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게 약학사를 넘어 개인적으로도 의미있는 일이고요."심 교수는 지난해 발행한 보고서 형태의 한국약학사를 책으로 출간하고자 하는 꿈을 갖고 있다. 현재로선 인력, 예산 등에 어려움이 많지만 국내 약학사를 넘어 약업사를 위해서도 의미 있는 일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더불어 약학사와 관련한 심포지엄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힘이 닿는 한 국내에 숨어있는 많은 원로들을 만나 그들의 생생한 역사 속 증언들을 기록하고자 하는 계획도 갖고 있다."이제는 국내 약학계가 어느 정도 수준의 기반을 갖춘 만큼 약학사 연구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작은 노력으로 앞으로의 100년을 위해 지금까지의 100년을 되돌아보는 일이 그 무엇보다 귀중한 과정이라는 것을 전 약업계와 약학계가 인식했으면 합니다."2015-05-08 06:14:51김지은 -
"이미 세계 무대선 인정받고 있습니다"김성훈 혁신형의약바이오컨버젼스연구단 단장.연구 기간 10년, 정부 예산 1400억여원. 숫자만 놓고 봐도 솔깃한 사업이 그 내용과 연구 방향을 들으니 더 궁금해진다.기자와 만남이 있던 그날도 서울대 약대 김성훈(57) 교수는 바빴다. 빡빡한 인터뷰 일정을 마치고 청와대로 향해야 한다는 그의 얼굴엔 여유와 긴장한 표정이 겹쳐 보였다.2011년 8월 우여곡절 끝에 교육과학기술부 주관 글로벌 프론티어 사업에 선정된 '혁신형의약바이오컨버젼스연구단(이하 연구단)'. 김 교수는 당시 연구단 기획부터 사업 선정까지 전 과정을 주관한 핵심 인물이다.그런 그가 연구단 선정과 동시에 단장을 맡은지도 올해로 5년째. 10년 운영을 목표로 총 1000~1400여억 예산을 지원받는 연구사업이 이제 절반 이상을 달려온 셈이다.김 교수는 지난 5년은 바이오 연구의 토대와 성장을 위한 발판 마련에 충실한 시간이었다고 했다.그동안 성과는 김 교수를 비롯한 200여명 연구단 식구들의 뿌듯함을 넘어 제약산업, 나아가 국가 차원에서도 중요한 자산이 됐다."대규모 국가 프로젝트 책임자로 처음엔 막막하기도 했죠. 하지만 성격상 긍정적으로 생각하자했어요. 200여명이 함께하는 연구단 식구들이 큰 힘이 되기도 했고요. 국내는 물론 세계에서 우리 논문이 인정받는 걸 보면 지난 시간이 헛되진 않았구나 하는 뿌듯한 심정이죠."연구단이 중점적으로 연구하고 있는 분야는 항암 분야 혁신형신약개발을 위한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다. 그동안 연구되지 않았던 틈새를 노려 단백질 합성 요소를 통해 신약 창출 클레임을 만들어 내겠단 계획이다.연구 결과를 상용화하기 위해 현재 국내 중대형 제약사, 벤처사 6곳과 함께 공동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김 교수는 지난 5년이 토대 마련을 위한 시간이었다면 남은 5년은 그동안의 노력이 빛을 발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제약산업은 이제 국내에선 한계가 있어요. 해외로 눈을 돌려야 할 시점이죠. 최근 한미약품 사례가 나아갈 방향을 여실히 보여줬다고 할 수 있어요. 국내 제약사들이 해외 무대에서 기술중심의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하는데 우리 연구단이 핵심 클러스터 역할을 해 낼 것입니다."이런 과정과 연구 업적을 인정받아 김 교수는 올해 호암상 의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오는 6월 호암아트홀에서 상금 3억원과 순금 50돈 메달을 받을 예정이다.연구단을 넘어 김 교수는 현재 세계 최고 바이오 의과학자 중 한명으로 손꼽히는 동시에 최근 항암 단백질 전문가로도 높이 평가받고 있다.이번 수상에 대해서도 김 교수는 영광의 중심에는 연구단이 있었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연구과정의 중심에는 항상 우리 연구단이 있어요. 국내를 넘어 세계적으로도 바이오 연구분야에 있어 세계 최고 연구단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어요. 이미 세계 무대에선 인정받고 있다고 자신할 수 있고요. 10년이 지나도 민간연구소로 지속될 수 있도록 우리의 노력은 계속될 예정입니다."2015-05-06 06:14:53김지은 -
"급평위 투명한 운영에 역량 집중""이번 규정개정 공 들여"...위원회 회의록 공개도 추진시민사회단체의 약제급여평가위원회(급평위) 로비 의혹 제기로 그간 심사평가원 약제관리실은 최근 5개월 간 바람잘 날이 없었다.급평위 운영을 담당하는 약제관리실 총책임자인 조정숙(59·간호사) 실장은 보장성강화와 더불어 위원회 투명화를 요구하는 또 다른 니즈 간 접점을 찾는 데 고심했다고 심경을 털어놨다.최근 일부개정된 급평위 운영규정에 대해서는 투명성과 공정성에 비중을 두고, 각계 의견을 수렴해 법의 한도 안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밝혔다.또 신약 급여적정성 심의 핵심 기전인 경제성평가의 보완점을 찾는 동시에 급평위뿐만 아니라 심평원 전체 위원회 차원에서 회의 내용을 공개하는 방안도 구상 중이라고 했다.조 실장과 만나 시민사회단체가 던지는 물음을 중심으로 급평위 운영규정 개정에 대해 문답을 주고받았다.-급평위 운영규정이 개정됐다. 소회를 말해달라.= 이번 개정은 시민사회단체가 제기한 문제점을 숙고하고 수차례 법적 자문을 거쳐 마련된 결과물이다. 그간 심평원은 환자들의 보장성 강화 요구와 공정성에 최선을 다해왔다고 자부한다. 그러나 시민사회단체의 문제제기를 계기로 투명성과 경제성평가를 되돌아보는 기회를 갖게 됐다.그 차원에서 급평위 운영규정을 일부 개정했는데, 시민사회단체는 미흡하다고 여길 수 있겠지만, 만족도를 100%로 끌어올리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시민사회단체가 제기한 문제에 대해 얘기해달라. 먼저 급평위 출석위원 구성 문제는?= 전문가와 공급자 단체에 구성이 편중됐다는 지적이 있었다. 그러나 의약분 분야는 적응증에 따라 관련 과목과 분야가 제각각인 매우 전문적인 영역이다. 게다가 신약 심의나 급여확대와 같은 전문적 분야에 전문가 수를 줄이면 또 다른 부작용과 논란이 불거질 게 자명하다. 매우 어려운 문제다.-시민사회단체는 급평위 투명성을 담보하기 위해 속기록 공개를 요구했다.= 그점은 매우 유의미하다. 급평위는 급여여부를 판단하는 단계가 아니라 급여약 가격협상의 여지를 가리는 협의체다. 위원회를 아무리 공정하게 운영해도 오해의 여지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심평원도 이 점을 숙고했다. 해당 약의 약가협상 가능성은 환자들도 궁금해 한다.시민사회단체의 요구로 그간 회의 내용 공개를 숙고한 결과, 전체 평가위원회 차원에서 공개를 검토하기로 했다. 심평원이 운영하는 많은 위원회와 형평성을 유지하는 동시에 투명성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진행할 것이다. 하반기 안에 급평위를 비롯한 다른 위원회 공개도 함께 검토할 계획인데, 방법론 전반을 함께 고민할 것이다. 지켜봐달라.-제약사 소명기회 문제와 페널티(환수) 요구에 대한 입장은?= 시민사회단체가 잴코리 로비 의혹을 제기한 것은 음지 로비 가능성 때문이었다.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모든 접촉을 양지로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의견조회 기간에 이 부분에 대해 법적 자문을 다시 받았지만 이것이 최선이라는 판단이다. 규정개정 내용에 제약사 부당청탁이 발견되면 6개월 내 안건상정을 보류하는 방안이 있는데, 법적으로 금품·향응 없는 '접촉 또는 면담=불법'이 성립되지 않는다. 만약 금품·향응이 제공됐다면 해당 위원에게는 뇌물죄가 성립되는 동시에 급평위가 공식적으로 해임·해촉할 수 있다.급평위는 다수의 합의체계로 신약 급여 적정성 여부 등을 검토, 결정한다. 위원 한 명이 절대적인 결정권을 갖고 있지 않다는 의미다. 당초 규정개정안에 6개월 간 상정을 금지하고 홈페이지에 이를 게재하기로 한 것은 간접적으로 해당 기업의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효과를 노린 것이다.미약하다는 지적도 충분히 검토했지만, 반대로 환자단체들의 신약 접근성과 보장성 강화 요구를 감안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법적 규제권한을 갖고 있지 않은 급평위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 이것이다.-최근 #잴코리가 급여화 됐지만 2차 이상 투여로 제한된 것에 환자들의 항의가 있다. 급평위 단계에서 이 같이 결정한 이유는?= 이번 급여등재로 한 달 1000만원에 육박하던 환자 부담금이 약 37만원으로 줄게 됐다. 당초 경제성을 평가할 때 2차 이상 투여 범위만 놓고 RSA가 논의됐다. 투여 기준은 가격과 맞물린 것이다. 만약 1차 약제로 다시 진행하려면 경제성평가와 RSA 계약가격 등을 모두 다시 원점에서 검토해야 할 것이다.-전체적으로 보장성강화와 맞물린 사안으로 이해된다. 심평원 아이덴티티와 연계해 설명해달라.= 심평원의 아이덴티티, 즉 '구매관리자'와 약은 밀접한 연관이 있다. 심평원은 식약처에서 허가받은 약제 중 비용효과성이 있는 약제들을 선별해 보험급여 가능성을 판단해 사용에 영향을 미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보험급여 이후에도 심평원은 안전 투약(DUR)과 청구·전산심사, 사후관리, 의약품 유통까지 관리한다. 이 결과물이 피드백 되면서 또 다시 급여에 영향을 미치는 순환고리가 형성되는데, 이것이 곧 약제 부문의 전략적 구매관리인 것이다. 심평원은 이미 이 부분의 기술과 노하우를 모두 갖고 있고, 약제 빅데이터 또한 전수의 성격을 띄고 있기 때문에 전략적 구매관리에 있어 발전 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다.-앞으로 약제관리 비전은.= 정부의 보장성강화 핵심 분야 중 하나가 의약품이다. 신약 접근성을 높이고 급여를 확대하되 가격을 낮춰 재정을 절감하고, 효율성을 높이는 게 우리가 할 일이다. 심평원이 전략적 구매관리자로 역할을 충실히 하기 위해 약제관리실이 주도해야 할 과제가 많다. 앞으로 경제성평가를 재점검 하고 시민사회단체와 환자단체들 간 니즈의 접점을 계속 찾아갈 계획이다.2015-05-04 06:14:53김정주 -
"법 앞에 평등…글로벌 빅파마도 예외없다"[이메일 인터뷰] 제프리 카이저 전 美 연방검사최근 10년 간 국내 제약산업은 검경과 보건당국의 집중 규제를 받아왔다.약가인하, 세무조사, GMP 실사 등도 관심사였지만 핵심은 리베이트 수사라해도 과언이 아니다.제약사를 비롯한 의약사들은 정부의 과잉규제 영향으로 자칫 산업 위축을 염려하거나 때로는 목소리를 키우기도 했다.그렇다면 글로벌 최대 시장으로 평가받고 있는 미국의 헬스케어 산업 규제 방식은 어떨까?미국 역시 보건의료 분야는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일인 만큼 더 엄격한 법의 잣대를 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미국에서 활동 중인 우리나라 제약인들은 "1990년대 미국도 강도 높은 리베이트 수사를 진행해 현재 많이 정화된 상태"라고 입을 모았다.데일리팜은 '면도칼 검사'로 정평이 나있는 美 연방검찰청 뉴욕 동남부지검 제프리 카이저(Geoffrey R. Kaiser·52) 前 부장검사와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미국 정부의 헬스케어 산업 규제 상황을 알아봤다.제프리 검사는 지난 10년 간 헬스케어 분야 전담 검사직을 수행해 왔다."글로벌 빅파마들의 불법행위는 눈 감아 주고, 규모가 작은 로컬 제약사는 엄격하게 법을 적용한다면 사회정의를 실현할 수 없죠. 불법의 평등은 풀어야할 숙제지만 법 앞의 평등은 검찰이 반드시 지켜야할 책임과 의무입니다."제프리 검사의 전문분야는 리베이트, CP, 오프라벨 마케팅 적법성 관련 수사 등이다.미국 검찰청은 공정한 수사기관으로 그 권위를 자랑한다.아울러 상상을 초월하는 벌금형으로도 유명하다.제프리 검사는 "헬스케어산업은 생명과 직결돼 있기 때문에 반도체, 통신, 조선 등의 산업보다 더 엄격한 수사가 이뤄진다"고 말했다.때문에 제약사, 의료기기 회사들의 불법행위가 적발됐을 경우, 벌금 폭탄으로 회생불능이 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미국의 한 의료기기 회사는 실제와 다른 혈액검사 기능을 마케팅 한 혐의로 3000억원의 벌금형을 받았다.유력 빅파마도 허가받지 않은 적응증으로 제품 영업을 진행해 2조 3000억의 벌금이 내려졌다."미국에서 의사의 오프라벨 처방은 합법입니다. 하지만 제약사의 오프라벨 처방 유도는 불법입니다. 미국 내 오프라벨 처방 규모는 전체 처방량의 1/5에 달합니다. 임상적 유의성과 경제성 원칙을 존중하겠다는 사법/보건 당국의 합리적 해석이라고 봅니다."한편 오프라벨 전문가이기도 한 제프리 검사는 최근 법복을 벗고 대형로펌 '리프킨 래들러(Rivkin Radler Attorneys at Law) 파트너(Partner) 변호사로 자리를 옮겨, 시민들을 위한 법률 강연과 변호 활동을 펼치고 있다.다음은 제프리 카이저 전 연방검사와의 이메일 인터뷰 일문일답.-많은 직업군 중에서 검사 직을 선택한 이유는=변호사 특히 소송을 담당하는 변호사로서 연방 검사로 일할 수 있다는 것은 미국 내에서는 매우 큰 특권이기도 하고, 법률 서비스 영역에서는 아주 독특한 기회라고 생각돼 선택하게 됐다.-보건의료 담당 검사 시절 사건사고 중에서 기억에 남는 사건은=A제약회사가 미국 식품의약품안전국(FDA)에 의해 허가되지 않은 적응증에 대해 의약품을 판매, 미 식의약품 및 화장품 법을 위반한 사건의 수사를 지휘한 적이 있다. 이 사건은 해당 제약회사는 유죄가 인정되고 해당 기업의 모기업에는 2천만불의 벌금이 부과되는 것으로 마무리된 바 있다.또 B의료기기 제조사가 실제와 다른 혈액검사 기능을 마케팅해 미 식의약품 및 화장품 법을 위반한 사건의 수사를 지휘한 바 있으며, 이 사건은 해당 제조사의 유죄가 인정되어 그 모기업이 약 3억 200만불에 달하는 벌금을 부과 받은 바 있다. -검사로서 보람을 느낄 때는=나는 사건의 수사와 기소, 이에 따른 재판 등의 절차를 통해 정의가 구현되었다는 판단이 들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결과적으로 내가 수사를 지휘한 사건의 피고에 대한 기소가 기각되는 경우가 발생한다 하더라도 그것이 올바른 결론이라면 보람을 느껴왔다.-검사로서 가장 힘든 때는=검사의 직을 수행하면서 한 번도 힘들거나 후회한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었다.물론 의도한 것과 달리 결과가 나올 때는 실망한 적은 있었으나 힘이 든 것은 아니었다.-의약품 오프라벨 강연도 한다고 들었다. 미국은 오프라벨에 대해 관대한 편인가=미국 식의약품 및 화장품법에 의거한 오프라벨 마케팅을 주제로 한 강연을 수시로 진행한다.이 분야는 미국 내에서 많은 관심을 받는 분야임과 동시에 규제당국에게는 주요한 관리 영역이기도 하다.우선 오프라벨 사용은 의약품의 처방과 사용의 과정에서 매우 흔하게 일어난다.오프 라벨은 허가받은 적응증과 다른 적응증에 약물을 사용하는 것에 국한하지 않고, 사용 연령대나 투약용량, 투약 용법 등도 허가된 것과 다르게 사용되면 오프 라벨 사용이라고 정의한다.따라서 의사의 처방에 의해 오프라벨로 의약품이 사용되는 것은 미국내에서는 모든 약물의 1/5 수준에 달하고 정신질환 관련 약물은 전체 처방의 약 31%가량이 오프 라벨 사용이라는 통계도 있을 정도다.미국에서는 의료진의 판단에 따른 의사의 오프레이블 처방은 합법이며, 연방정부는 이를 막지 않는다.그 이유는 허가되고 시판된 지 오랜 시간이 경과한 약물의 경우 의사들이 그간 많은 임상적 경험을 통해 다른 적응증에도 효과가 있고 안전하게 사용될 수 있음을 발견해내고, 이런 의학적 유익성이 많은 연구논문이나 임상논문들을 통해 입증되고 있기 때문이다.이렇게 임상적, 의학적으로 입증되는 절차와 달리, 규제당국에 새로운 적응증으로 제약기업이 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임상실험을 진행하고 허가절차를 진행해야 하는 등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대부분의 제약기업들은 경제적인 이유로 이를 추진하지 않는다.-오프라벨의 규제 정도와 효용성은=연방정부가 오프라벨과 관련해서 철저히 금지하는 것은 제약기업들의 오프 라벨 마케팅이다.즉, 허가되지 않은 적응증에 효과가 있다고 제약기업이 홍보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 오프라벨 마케팅을 진행했다는 혐의를 받는 제약기업들에게 수 천 억원을 호가하는 벌금을 부과하는 경우도 다반사다.예를 들어 항경련제로 허가받은 화이자(Pfizer)의 가바펜틴(Gabapentin)을 그 자회사인 워너 램버트(Warner-Lambert)가 만성통증질환 등에 효과가 있다고 마케팅한 오프 라벨 마케팅이 인정되어 4억 3000만불의 벌금을 부과 받은 사례가 있으며, 2009년의 경우는 다국적 제약사 화이자(Pfizer)가 자사의 약물인 관절염치료제 벡스트라(Bextra) 등을 허가받지 않은 적응증으로 마케팅하여 무려 23억 불(2조 3000억원)의 민형사상 벌금을 부과 받은 바 있다.한국 기업들도 미국에 진출할 때 이러한 오프 라벨 마케팅에 대한 세부적인 사항에 대한 이해가 매우 중요하다.마케팅이 단순히 매체를 통한 광고만을 의미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부분에 대해 매우 신중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현재 로펌에서는 어떤 직무를 수행하나=현재 리프킨 래들러 로펌의 보건의료 서비스 분야의 파트너 변호사이다.또한 화이트 칼러 범죄 예방 및 컴플라이언스 자문그룹의 파트장도 맡고 있다.보건의료분야의 범죄와 규제 컴플라이언스 및 화이트칼러 범죄 변호 등을 주로 담당하고 있으며, 내부 고발자 사건 및 내사 사건 등도 맡고 있다.-한국과도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또는 프로젝트를 진행할 계획인가=나와 우리 로펌은 한국의 기업들이 미국을 진출하는 과정을 돕고 싶고 이미 미국에 진출해 있는 기업들에게도 여러가지 사업기회와 사업 실행에 대한 도움을 주고 싶다.2015-04-27 06:14:54노병철 -
"아세안과 GMP 협력, 의약품 한류 기대"[단박] 식약처 의약품품질과 김상봉 과장김상봉 과장식약처 초청으로 아세안 7개국이 참여하는 GMP 협력회의가 지난 20~22일 사흘간 열렸다.픽스 가입 이전까지 아시아에서도 한국은 제약산업의 변방 국가로 인식돼왔다. 하지만 이번 행사를 통해 한국 제약산업은 한층 '업그레이드' 됐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또 국내 생산시설 현장방문 등을 통해 아세안 규제 당국자들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는 후문이다.식약처 #김상봉(47, 서울대약대) 의약품품질과장은 "K-POP 한류 열풍이 의약품 분야로 확산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다음은 김 과장과 일문일답.-행사는 어떻게 기획됐나=세계 많은 나라의 의약품 정책이 약가인하 등 재정절감에 맞춰져 있어서 제약산업 시장은 침체돼 있지만 그만큼 제네릭 수요는 증가하고 있다. 제네릭 산업이 발달한 한국의 제약기업에는 위기와 기회요인이 병존한다.한국 제약기업은 이제 새로운 돌파구를 내수가 아닌 정부 간 교류나 국가 간 교류에서 찾아야 한다. 픽스 가입에 따라 한국이 아세안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게 된 만큼 기회를 살리자는 취지에서 행사를 준비해 왔다.-이번 행사의 의미는=식약처가 규제 이슈를 통해 수출에 주도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본다. 식약처가 각국 규제당국과 협력을 통해 친밀감을 높이면 비즈니스를 할 수 있는 여지가 더 확대될 수 있다. 규제당국 교류로 문턱을 투명하게 하는 게 식약처 역할이다. 아세안에서 K-POP이 한류를 일으킨 것처럼 의약품 한류를 일으킬 수 있는 시발점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아세안 규제당국자들의 국내 일정은 어땠나=첫 날은 규제당국자 간 회의가 있었다. 회의를 통해 아시안 사무국 활동들을 공유하고, 아세안에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둘째날은 국제의약품전을 관람하고, 글로벌시장동향 세미나를 열었다. 마지막 날은 대웅제약과 중외제약 생산시설을 둘러봤다.아세안 7개국 GMP담당자들이 지난 22일 대웅제약 향남공장을 방문했다.-회의 분위기는 어땠나=처음 모이는 회의였던만큼 각국 규제당국자들이 발언을 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기우에 불과했다. 한국 GMP 실사교육이나 기법에 대한 관심을 많이 보였고, 질문도 쏟아졌다.-한국에 대한 평가는=한국 제약산업 발전상에 놀라는 눈치였다. 픽스 가입 전에는 솔직히 한국은 아세안 국가들의 관심 밖이었다. 국내 제도나 생산시설 등을 관람한 각국 규제당국자들은 한국을 새롭게 평가했다.-덧붙이고 싶은 말=이번 행사를 계기로 회의가 정례화된다면 아세안 대표협의체가 구성될 것으로 기대한다. GMP를 시작으로 허가 등의 분야로 교류를 확대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2015-04-27 06:14:51최봉영 -
"고향 오송에 바이오 나무 심었어요"오송산학융합본부 홍진태 원장(충북대 약대 교수)."내 고향에서 평생 꿈을 펼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는 게 얼마나 뿌듯한 지 몰라요. 수년간 밤낮없이 뛴 것이 이제야 빛을 발하기 시작한 것 같아 기쁩니다."충남 오송에 바이오신약 개발을 위한 전진기지가 구축됐다.지난달 준공식을 갖고 본격적인 오송산학융합지구. 당시 제약 기업과 벤처의 입주는 물론 충북대 약학대학 이전 소식이 알려지면서 약업계, 약학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이 가운데 융합지구 개막을 누구보다 뜻 깊게 바라보는 한명의 약대 교수가 있다. 충북대 약대 홍진태 교수가 그이다.23일 대한약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만난 홍진태 원장은 약학인의 축제인 학술대회가 오송산학융합본부 준공식 후 진행되는 첫 행사라는 데 뿌듯하단 말과 함께 미소를 보였다.홍 교수가 이번 융합지구 탄생을 누구보다 기뻐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그가 바로 바이오 오송의 산증인이기 때문이다.3년여 전부터 충북산학융합본부 추진단장을 시작으로 원장직까지, 직접 발로 뛰며 하나하나 일궈낸 것이 지금의 오송산학융합지구다. 충북대 약대로 오기 전 11년간 식약처에서 근무한 경력이 그에게는 큰 힘이 됐다."3년 전 처음 기획하고 사람들을 일일이 만나면서 당위성을 설득하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어요. 공직생활을 하는 동안 무엇보다 바이오산업에 관심이 많았고, 그 가능성을 제 고향인 오송에서 실현하고 싶었어요. 이제 바이오나무를 싶은 셈인데, 식약처 근무 경력이 여러모로 큰 도움이 됐죠."그에게 이번 융합지구가 더 의미가 큰 것은 무엇보다 그가 몸 담고 있는 충북대 약학대학이 이곳으로 이전해 오는 것이다. 현재 5, 6학년 학생들이 옮겨왔고, 점진적으로 전체 약학대학이 이곳으로 이동할 예정이다.융합지구에는 현재 충북대 약대를 비롯해 청주대, 충북도립대 바이오 관련 5개학과 캠퍼스와 45개 중소기업 연구소, 제약·의료기기 업체, 6대 국책기관 등이 위치한다.충북 오송산학융합지구 내 위치한 본부 풍경. 자신의 제자들에게 현장맞춤형 교육을 진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는 무엇보다 뿌듯함을 느끼고 있다."캠퍼스를 산업단지에 입주시켜 학생과 근로자들에 대한 '현장맞춤형' 교육을 실시하는 것이 본부의 설립 취지이자 목적이었어요. 학생은 기업과의 공동 연구와 학습을 통해 현장 적응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고, 기업은 인력을 확보할 수 있어 윈-윈이라고 할 수 있죠." 홍 교수의 바람대로 현재 3개 대학 4개 학과와 도내 2개 특성화고가 현장에서 실험실습과 더불어 R&D를 함께 진행하고 있고, 바이오 관련 특강, 상담 등도 이어지고 있다.현재 지구 내 병원 임상시험센터 등의 유치도 고려 중이라는 홍진태 교수. 그는 이번 융합지구가 국가를 넘어 세계적인 바이오 클러스터로 성장할 날을 기대하고 있다."현재는 바이오산업의 50% 이상이 미국에 집중돼 있는데 한국, 그것도 이곳 오송이 세계적인 바이오의약의 메카가 될 수 있도록 노력을 멈추지 않을 생각이에요. 우리 본부가 오송의 대학과 기관, 기업체의 연결고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2015-04-25 06:14:53김지은 -
"산·학·관·연 연합…신진 연구자 참여 확대"손의동 대한약학회장. 보건의약 연구산업의 메카 오송 산학융합지구에 약업계 각계각층의 전문가 1300여명이 몰렸다.23일부터 24일(오늘)까지 충북 오송 C&V센터에서 열리는 대한약학회 2015 춘계 학술대회는 손의동 회장을 비롯한 49대 집행부가 처음 진행한 국제 행사다.학술대회장에서 만난 손의동 회장은 첫 행사에도 불구하고 역대 최대 초록 접수와 등록 인원이 모집된 데에 뿌듯함을 드러냈다.64주년을 맞이한 약학회는 올해 총 1076명이 사전등록을 마치고, 현장 등록인원까지 총 1300여명이 참석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732편에 초록, 22개 심포지엄, 31개 전시부스도 유례없는 기록을 남겼다는 게 집행부의 설명이다.손 회장은 "의약계가 상생하고 협력하는 분위기 형성에 이번 학술대회가 큰 역할을 했으면 했다"며 "제약 산업체와 공직, 학계, 연구단체가 하나 될 수 있는 분위기를 형성했단 점에서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손 회장은 무엇보다 이번 대회에서 처음 시도한 이벤트 세션들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무엇보다 눈에 띄는 부분은 그동안 접수에만 그쳤던 초록을 연구자들이 직접 발표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을 마련했다는 점이다.이번 약학회 집행부 목표 중 하나인 국제화를 위해 국내 학생뿐만 아니라 약대에서 연구하는 해외 학생들까지 초록 접수와 발표에 참여시켰다.손 회장은 "약대 학생과 대학원생 등 신진 약학 연구자들의 참여를 높이기 위해 단순 초록 접수를 넘어 직접 발표하도록 했다"며 "42명 연구자가 영어로 발표하고 현장에서 심사위원들이 직접 심사해 10여명에 학생을 수상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약학회는 이번 학술대회를 시작으로 산관학연이 하나가 되는 상생 전략 마련의 토대를 만들어가겠다는 생각이다.손 회장은 "회장 선거 당시 공약이었던 창변득실, 즉 창의적인 전략과 혁실적인 개혁으로 내실과 국제화를 이루기 위해선 약사회를 비롯한 약업계가 서로 협력해야 한다"며 "학술대회를 시작으로 이번 집행부는 상생을 통한 윈윈 시너지 전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2015-04-24 06:00:27김지은 -
의약사 출신 로스쿨 검사 전성시대특이한 이력을 가진 사람은 어느 직능에나 속해있다. 새로 임용돼 22일부터 용인 법무연수원에서 연수를 받기 시작한 로스쿨 4기 신임검사 39명 중에도 특이한 이력이 눈에 띄는 검사들이 있다.의사 출신 이채훈 검사(33)와 약사 출신 심기하 검사(26). 의약계와 법조계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하고 싶다는 이채훈 검사와 약물학적 지식을 활용해 범죄 재발방지에 일조하는 꿈을 가진 심기하 검사를 만나봤다.이채훈 신임검사[의사 출신 이채훈 검사]서울의대를 졸업하고 보건소 근무 3년을 거친 이채훈 검사. 이 검사는 동기들이 전문의 과정을 꿈꿀 때 과감히 로스쿨에 진학했다."의대를 갔지만 더 새로운 분야로 진출하고자 하는 욕심이 생겼어요. 같은 과에 서 만난 여자친구도 같은 생각으로 함께 로스쿨을 준비했습니다. 여자친구는 1기 검사로, 저는 보건소 근무와 일반의원 근무 기간을 거쳐 이번 4기로 신임 검사가 됐습니다. 의학을 공부한 전문성을 살린다면 더 넓은 곳에서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었습니다."이런 꿈을 가진 것은 이종욱 박사의 영향이 크다. 제6대 WHO 사무총장을 지낸 이종욱 박사의 강연을 듣고 이 박사와 같은 목표를 가지게 됐다."한국인 최초 국제기구 수장을 지내신 이종욱 박사님 강연을 들을 기회가 있었어요. 선배 의사이면서 병의원에만 머물지 않은 박사님의 강연에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동기들과 다른 꿈을 가지게 된 것도 이 때부터였습니다. 이 박사님이 아니었다면 지금의 저도 없겠죠."연수는 내년 2월까지 계속된다. 길고 험난한 과정이지만 이 검사는 10개월의 연수기간을 마친 후 현장에 투입돼 하고 싶은 분야가 있다고 한다."의학을 공부한 만큼, 의료분야와 법학을 접목한 경계선에서 가교역할을 하는 검사가 되고 싶습니다. 의료사건은 물론, 더 폭 넓은 곳에서 의학 지식이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억울한 사람을 대변하는 검사이고 싶어요. 초심을 잃지 않고 정진하고자 합니다."이채훈 검사는 한약조제약사회 이성형 회장의 사위다. 이 회장의 딸도 의사출신 검사. 이채훈 검사 임용으로 겹경상을 맞았다.심기하 신임검사[약사 출신 심기하 검사]심기하 검사는 성균관약대 재학 시절, 4학년에 올라가며 진로를 고민하던 중 로스쿨 진학을 결심했다. 나홀로 연구하는 직업보다는 사람들과 소통하고 외부에서 활동하며 사회에 기여하는 직업을 갖기 위해서였다."고등학생 때 화학을 정말 좋아했기에 큰 고민 없이 약대 08학번으로 입학했어요. 학문적이고 연구 분위기가 강한 학교 분위기가 좋아 한 때 연구와 신약개발을 위한 대학원 진학도 생각했었죠. 그런데 제 성격이나 성향이 더 적극적이고 활동적인 일에 맞다고 판단했어요. 약물로 인체의 질병을 치료하는 것도 좋지만, 법과 제도를 통해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를 개선하는 것이 더 가치있어 보였습니다."약대를 진학했지만 기억을 더듬어보면 고등학교 시절 한 때 꿈이 변호사이기도 했다. '돌아왔지만 바로 온 것 같다'고 말하는 그는 로스쿨 재학 중 실습 기간을 거치며 검사로 진로를 정했다. 약사 출신 허수진 검사 인터뷰를 보며 롤모델로 삼기도 했단다. "현장에서 보고 듣고 배우며 이 길을 계속 가야겠다고 마음 먹었어요. 제가 노력해서 우리 사회에서 조금이라도 나아지는 부분이 있다면 그것 만으로도 보람있겠다 느꼈습니다. 몸의 치료가 중요하듯, 사회 전반적인 개선 역시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약국 경험은 로스쿨에 다니며 1년 남짓 주말 시간을 쪼개 근무약사로 일한 것 뿐이다. 하지만 '필드에 나와 어떤 분야에서 활동하고 싶으냐'는 질문에 약대 출신다운 답변이 이어졌다."검사라 하면 대부분 '심판자' 역할을 떠올리지요. 하지만 저는 공부를 더 할 수록 범죄 재발 방지에 더 많은 관심이 갑니다. 같은 죄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려면 많은 제도가 필요하잖아요? 예를 들어 '약물 치료를 통한 성충동 억제'가 안전성이나 효과 측면에서 사회적 이슈가 됐어요. 약사 출신으로서 이런 부분에 특화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배운 약물학이 도움이 된다면 100% 활용해 범죄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는 데 노력하고 싶어요."2015-04-23 12:29:38정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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