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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여재평가 공동대응"...2300억 점안제 시장 폭풍전야[데일리팜=김진구 기자] 연 2300억원 규모의 히알루론산(Hyaluronic acid) 점안제 시장의 주요 업체들이 내년으로 예정된 급여재평가를 앞두고 고민이 깊어지는 모습이다.관련 업체 10여곳은 당장 내년 초부터 급여 적정성을 평가할 심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이란 전망 하에 공동 대응전선을 구축하기로 했다.◆콜린알포 이후 최대 규모…머리 맞댄 점안제 업체들14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주요 점안제 업체 10여곳은 최근 서울 모처에서 간담회를 갖고 급여재평가와 관련한 대응방안을 모색했다.간담회에선 내년 본격적으로 진행될 급여 적정성 심사에 앞서 업계의 공동대응 방침을 재확인하고, 임상적 유용성과 비용효과성 등 급여 유지에 필요한 입증자료를 확보하자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진다.정부는 올해 초 2022~2023년 급여재평가 대상으로 14개 성분 의약품을 선정한 바 있다. 올해 안에 6개 성분 의약품, 내년에 8개 성분 의약품의 급여적정성을 재평가한다는 내용이다. 이 가운데 히알루론산 점안제는 내년도 재평가 대상으로 분류됐다.2023년 급여재평가 대상 8개 성분. 제약업계에선 급여재평가 대상 14개 성분 가운데 히알루론산 점안제가 품목 수로도, 청구금액으로도 가장 규모가 크다는 점에서 파장이 적지 않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는다.정부의 급여재평가 대상 목록에 오른 히알루론산 점안제는 51개사 427개 품목이다. 최근 3년 평균 청구금액은 2315억원에 달한다. 급여재평가가 예정대로 진행될 경우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 이후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결과 나온 뒤 대처하면 늦다"…사전 대응방안 모색관련 심사는 내년 3월 본격 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점안제 업체들은 이에 앞서 대응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내년도 급여재평가가 올해와 같은 방식으로 진행될 경우, 3월부터 실무 검토와 전문가 자문회의를 통한 평가가 진행된다. 급여 적정성의 윤곽은 7~8월쯤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이어 제약업계의 이의신청 기간을 거쳐 10월엔 약제급여평가위원회 심의를 받고, 12월엔 건강보험정책심의원회 의결을 거쳐 최종적으로 고시 개정까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고시가 나온 뒤에 대응하는 것은 너무 늦다는 것이 점안제 업체들의 공통된 판단이다. 이에 사전에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게 이들의 방침이다. 아직 본격적인 심사 개시까지 반년 넘게 남았음에도 시급히 대책 마련에 나선 이유로 해석된다.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급여재평가 대상 4개 성분 중 급여가 유지된 품목은 아보카도-소야 1개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1년 조건부였다. 히알루론산 점안제의 경우도 심사를 거친다고 하지만 급여가 유지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점안제 업체들이 빠르게 공동 대응에 나서는 이유도 이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일회용 점안제 약가인하에 급여재평가까지…위기감 증폭일회용 점안제 약가인하 소송도 이들의 위기감을 증폭시키는 원인으로 지목된다.보건복지부는 지난 2018년 4월 일회용 점안제의 기준 규격을 0.3ml~0.5ml로 정하고 이에 맞춰 보험상한금액을 조정했다. 이에 제약사들은 함량과 관계없이 동일한 상한금액을 적용하게 됐다며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2년 넘게 진행된 소송에서 제약업계는 완패했다. 지난 2020년 11월 대법원은 국제약품 등 20개사의 약제급여 상한금액 인하처분 취소 소송에서 심리불속행 기각 판결을 내렸다. 1·2심에 이어 3심까지 패배하면서 제약사들은 품목당 평균 27%의 약가인하를 받아들여야 했다.일회용 점안제 약가인하 소송 진행 경과 일회용 점안제 약가인하에 이어 히알루론산 점안제까지 재평가를 통해 급여에서 퇴출될 경우 피해액이 상당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일회용 점안제 약가인하 소송에서 패소한 업체 대부분이 히알루론산 점안제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피해가 이중으로 누적될 것이란 우려다.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2018년 일회용 점안제 약가인하에 이어 내년 급여재평가까지 진행될 경우 점안제 주력 업체들의 피해는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며 "본격적인 심사에 돌입하기에 앞서 사전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상황에 따라선 정부를 상대로 한 소송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2022-06-14 06:20:09김진구 -
탈모 관심에 미녹시딜 외용제 '훈풍'…로게인폼 약진왼쪽부터 로게인, 마이녹실, 동성미녹시딜 제품 사진 [데일리팜=정새임 기자] 바르는 탈모 치료제 성분의 미녹시딜 외용제 시장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시장을 이끄는 주요 세 개 제품 중에서도 폼 타입인 로게인폼의 성장이 두드러졌다.14일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넉 달 간 미녹시딜 외용제 시장 규모는 46억원으로 전년 동기 34억원보다 36% 확대했다.최근 젊은 탈모 환자가 늘어나고 초기부터 관리해야 한다는 인식이 높아지면서 미녹시딜 시장도 덩달아 급증했다. 바르는 탈모 치료제인 미녹시딜은 모발 주위 혈관을 확장해 모발 영양 공급을 원활하게 함으로써 탈모 증상 완화를 돕는다.지난해 1~8월 월 규모가 10억원 이하였던 미녹시딜 시장은 탈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15억원까지 늘어났다. 지난해 미녹시딜 시장의 전체 매출액은 125억원으로 전년도 102억원보다 22% 증가했다.미녹시딜 외용제 시장은 현대약품 마이녹실과 존슨앤드존슨 로게인폼, 동성제약 동성미녹시딜 세 개 제품이 이끌고 있다. 이 중 마이녹실이 점유율 33%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어 동성미녹시딜(25%), 로게인폼(24%)이 자리하고 있다. 최근에는 로게인폼의 약진이 돋보인다. 지난 2017년 출시된 로게인폼은 2020년 연 매출액 16억원으로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15%에 불과했다. 그런데 지난해 매출이 89% 증가하며 30억원을 기록했다. 점유율도 24%로 9%p 상승했다.2위였던 동성미녹시딜을 턱밑까지 추격하던 로게인폼은 올해 동성미녹시딜을 제치고 2위에 올랐다. 올해 4월까지 누계 매출액은 1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9% 증가했다. 특히 지난 4월에는 1위인 마이녹실을 제치기도 했다. 올해 로게인폼의 점유율은 30%로 1위 마이녹실과 1%p 근소한 차이를 보였다.올해 미녹시딜 외용제 시장 성장을 로게인폼이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올해 마이녹실과 동성미녹시딜도 매출이 증가했으나 각각 18%, 12%에 그쳤다. 4월까지 누계 매출은 마이녹실 14억원, 동성미녹시딜 10억원으로 각각 나타났다. 올해 로게인폼이 전체 미녹시딜 외용제 시장 성장에 기여한 비중은 61%에 달했다.로게인의 폼 타입으로 액제 중심의 기존 제품과 차별화에 성공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로게인은 국내 최초 폼 형태의 바르는 탈모 치료제로 기존 액제나 겔제의 흘러내림, 끈적임 등을 최소화했다. 또 가려움, 따가움 등 피부 자극을 일으킬 수 있는 PG(프로필렌글라이콜)가 첨가되지 않았다.실제 존슨앤드존슨이 탈모 환자들을 대상으로 소비자 조사한 결과, 로게인폼을 구매한 사람들은 폼 타입의 편의성과 검증된 효과를 우선순위로 꼽았다.제품력과 함께 회사는 소비자의 탈모 고민을 잘 이해한 마케팅 캠페인이 시너지 효과를 일으킨 것으로 보고 있다.차정화 한국존슨앤드존슨 브랜드 매니저는 "오리지널 폼 타입의 미녹시딜 외용제는 피나스테리드 성분 경구제와 병용해 최적의 치료 효과를 볼 수 있어 탈모 치료 클리닉에서 전문의 처방이 일어나는 제품"이라며 "임상에 기반한 효능효과를 강조하고, 소비자들의 눈길이 닿는 모든 곳에서 로게인폼의 가치를 느낄 수 있도록 탄탄한 에코시스템을 마련했으며, 현장에서 약사님들 지지가 더해져 가파른 성장세를 이룰 수 있었다"고 말했다.2022-06-14 06:16:53정새임 -
테니스·골프 엘보 통증 타깃한 '록소앤겔', 매출 급증[데일리팜=정새임 기자] 동성제약은 국내 최초 겔 타입으로 출시한 록소프로펜 소염진통제 '록소앤겔' 매출이 급증했다고 13일 밝혔다.록소앤겔은 배우 남궁민과 함께한 TV광고 캠페인 온에어 이후 월 평균 매출이 600% 이상 급증하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록소앤겔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생산과 동시에 물량이 품절되고 있다는 설명이다.동성제약은 '테니스·골프 엘보' 통증을 타깃으로 한 점과 배우 남궁민의 시너지를 성공 요인으로 꼽았다. 엘보 통증을 확실하게 잡아주는 제품력과 함께 국민 배우로서 인지도와 신뢰도가 높은 남궁민의 이미지가 타깃 소비자에게 확실하게 어필했다는 분석이다.동성제약 관계자는 "유튜브에 올린 록소앤겔 광고 영상이 조회수 100만회를 돌파하고, 광고 이후 록소앤겔 키워드의 일 평균 검색량도 50배 이상 상승했다"며 "예상을 뛰어넘는 수요에 일시적으로 품절이 발생했으나 제품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생산에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한편 록소앤겔은 바르는 겔 타입의 록소프로펜 진통소염제다. 겔 제형이 끈적임 없이 흡수되어 찌릿하고 깊은 엘보우 통증을 빠르게 치료해준다. 골프,테니스 등 운동으로 발생하는 엘보우 통증은 물론, 육아나 가사노동, 직장인의 엘보우 통증 치료에도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2022-06-13 17:50:49정새임 -
470억 테넬리아 특허만료 임박...제네릭 물밑경쟁 치열테넬리아 제품사진. [데일리팜=김진구 기자] DPP-4 억제제 계열 당뇨병 치료제 테넬리아(성분명 테네리글립틴)의 물질특허가 오는 10월 만료되는 가운데, 제네릭 업체들의 사전 물밑 경쟁이 한창인 모습이다.13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올해 27개 제약사가 한독의 DPP-4 억제제 계열 당뇨병 치료제 테넬리아와 메트포르민 복합제 테넬리아엠 관련 75개 제네릭 품목의 허가를 받았다.이들은 오는 10월 25일 테넬리아 물질특허 만료를 기다리고 있다. 앞서 물질특허를 제외한 나머지 특허를 모두 극복하는 데 성공한 상황에서 특허만료 직후 제품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테넬리아 물질특허 10월 만료…36개 업체 출격 대기 중제네릭사들은 지난 2019년 12월 테넬리아 염특허를 무효화한 바 있다. 이어 작년 5월엔 마더스제약, 제뉴원사이언스, 경동제약이 테넬리아엠 제제특허를 회피하는 데 성공했다.단일제인 테넬리아의 경우 현재까지 36개 제약사가 제네릭 품목허가를 받은 상태다. 복합제인 테넬리아엠은 25개 제약사가 허가를 받았다. 테넬리아엠 특허를 회피한 마더스제약이 나머지 24개 제약사의 제품을 수탁생산한다.이들은 올 연말 본격적인 경쟁을 앞두고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는 등 사전 작업에 한창이다.테넬리아·테넬리아엠 제네릭 동시 출격을 앞두고 있는 A업체는 제품설명회를 계획하고 있다. 제품 발매 시점에 맞춰 로컬 의원들을 상대로 설명회를 개최한다는 방침이다.B업체 역시 테넬리아·테넬리아엠 제네릭을 동시 발매한다는 계획이다. 이 업체는 회사 내부적으로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고, 영업사원들에게 제품 교육을 진행 중이다. 동시에 로컬 의원을 중심으로 제품 출시를 예고하며 인지도 쌓기에 돌입했다.B업체 관계자는 "회사에서 이 프로젝트에 강력하게 드라이브를 걸었다"며 "특히 국내 대형제약사들이 테넬리아 제네릭 시장에는 뛰어들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어 해 볼만 하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그는 "내년이면 또 다른 대형품목인 자누비아 제네릭도 출격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본격적인 DPP-4 억제제 계열 약물 간 제네릭 경쟁에 앞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가브스 특허만료로 열린 DPP-4 제네릭 시장, 더 치열해진다DPP-4 억제제 계열 당뇨병 치료제의 제네릭 경쟁은 올해 3월 가브스 특허 만료와 함께 본격화했다. 한미약품·안국약품 등 10여개 업체가 가브스 특허 만료 이후 제네릭을 발매했다.다만 테넬리아·테넬리아엠과 비교하면 가브스·가브스메트 제네릭을 허가 받은 업체가 많지 않다. 오리지널사인 노바티스와의 특허분쟁이 매우 치열하게 전개되면서 부담을 느낀 제네릭사들이 시선을 테넬리아 등 다른 약물로 옮겼다는 분석이다.이런 이유로 제약업계에선 올해 10월 이후로 DPP-4 억제제 제네릭 시장이 한층 더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는다.주요 DPP-4억제제 계열 당뇨병 치료제의 특허만료 시점. 테넬리아엠 특허를 회피한 제뉴원사이언스와 경동제약이 물질특허 만료 전까지 제네릭 품목허가를 받을 경우 위탁생산을 통해 이 시장에 합류하는 업체가 더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테넬리아의 지난해 처방액은 222억원, 테넬리아엠은 255억원이다. 합산 실적은 477억원으로, 전년(439억원) 대비 9% 늘었다.2022-06-13 06:19:31김진구 -
국가구매 독감백신 사업, 사노피 등 4개사 참여할 듯[데일리팜=이탁순 기자] 질병청이 주관하는 2022~2023절기 인플루엔자백신 국가구매 무료접종(NIP) 사업에 사노피파스퇴르와 한국백신, 보령바이오파마, 녹십자가 참여할 전망이다.전년도와 달리 사노피파스퇴르가 신규 사업자로 참여하고, 일양약품이 제외될 것으로 보인다.조달청 나라장터를 통해 9일 진행된 입찰 결과, 사노피파스퇴르는 최저가격인 1만433원을 써내 1순위로 선정됐다. 희망수량은 220만도즈.2순위는 1만670원에 참여한 한국백신으로 희망수량은 170만도즈다. 3순위는 1만687원을 써낸 보령바이오파마로 희망수량은 180만도즈다. 4순위는 녹십자로 1만700원을 제시했고, 희망수량은 600만도즈다.일양약품은 녹십자와 같은 1만700원으로 투찰했지만, 희망수량은 190만도즈로 녹십자보다 적기 때문에 우선순위에서 밀릴 것으로 보인다.이번 입찰은 예정가격 이하의 단가로 입찰한 자 중 최저가격으로 입찰한 자 순으로 구매수량에 도달할 때까지 입찰자를 낙찰자로 한다.입찰에 참여한 5개 업체 모두 예정가격인 1만807원보다는 투찰가격이 낮았다.2022~2023절기 인플루엔자 백신구매 입찰 개찰 결과 질병청이 제시한 구매수량은 총 1066만5090도즈. 최저가 순으로 희망수량을 보면, 사노피 220만도즈, 한국백신 170만도즈, 보령바이오파마 180만도즈로 3개 업체는 거뜬히 총 구매수량 내에 들어오게 된다. 이들 회사의 희망수량을 합하면 총 570만도즈.이에 남는 수량은 약 496만도즈인데, 600만도즈를 희망한 녹십자가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일양약품은 녹십자와 같은 가격을 써냈지만, 동가의 입찰자가 2인 이상일 때는 입찰수량이 많은 입찰자를 우선순위로 하기 때문에 낙찰범위에서는 밀려나게 되기 때문이다.다만 최종 낙찰자는 입찰 참가자격, 적격심사 결과에 따라 결정된다. 하지만 이들 업체들이 그동안 독감백신 무료접종 사업에 참여한 경험이 많은 만큼 이변이 없는 한 개찰 결과대로 낙찰자가 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개찰 결과로 납품실적을 유추해보면 사노피는 223억원, 한국백신 181억원, 보령바이오파마 192억원, 녹십자 530억원이다.작년에 비해 공급수량은 녹십자가 약 100만도즈, 한국백신은 40만도즈, 보령바이오파마가 20만도즈가 늘어난 결과다. 작년 불참한 사노피는 이번에 외국계 제약사로는 유일하게 참여해 1순위로 선정돼 녹십자 다음으로 많은 수량을 납품하게 된다.4가백신 원조 플루아릭스테트라를 공급하는 GSK는 이번에도 NIP사업에 참여하지 않는다.2022-06-10 15:30:08이탁순 -
글로벌무대 성공하려면...품질-생산능력-인지도 높여라[데일리팜=김진구 기자] 국내 기업들의 CDMO 시장 진출이 이어지는 가운데 제약업계에선 글로벌 무대에서 성공 조건으로 세 가지를 제시한다. 기술 품질과 생산 능력, 여기에 거래처 확보를 위한 인지도 제고가 필요하다는 조언이다.글로벌 무대에선 이러한 조건을 만족하기 위해 설비 확충, 기업 인수가 매우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국내 기업들도 이 추세에 맞춰 설비 증설과 인수합병을 적극적으로 진행하는 모습이다.다른 한 편에선 후발주자이면서 자본력이 다소 부족한 중소형 CDMO 업체들이 특정 기술의 고도화에 집중하면서 틈새시장을 성공적으로 공략하고 있다.◆글로벌 경쟁 가속…CDMO 격전지 된 '바이오 USA'제약업계에선 전 세계 CDMO 업체를 약 600곳으로 추산한다. 특히 최근 10여년 새 제약산업의 무게 중심이 합성의약품에서 바이오의약품으로 이동한 뒤로 바이오 CDMO 영역에서 신규 업체의 데뷔가 잇따랐다. 이 시장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6월 13~16일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리는 '2022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이하 바이오 USA)'은 글로벌 CDMO 경쟁의 축소판이다.2019년 이후 3년 만에 오프라인 개최되는 이번 행사에는 전 세계에서 약 400개 CDMO 업체가 참가를 예고했다. 전체 참가 업체 3000여곳 중 10% 이상을 차지한다. 과거 행사에 비해 등록기업 수가 부쩍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국가 별로는 미국(152개 기업)을 제외하고 호주가 28곳으로 가장 많고, 이어 독일·프랑스 각 26곳, 캐나다 21곳 등의 순이다.한국은 11개 업체가 참가를 신청해 영국·인도와 같은 숫자다. 일본(10곳), 벨기에(9곳), 대만(8곳)·스페인(8곳)·네덜란드(7곳)·이탈리아(7곳), 스위스(5곳) 가 뒤를 잇는다.국내 기업 가운데선 삼성바이오로직스, 롯데바이오로직스, 강스템바이오텍, 테고사이언스, S&K테라퓨틱스가 단독부스를 별도 마련했다. SK팜테코는 지난해 인수한 프랑스 이포스케시와 함께 별도 부스를 마련하며 참가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정도를 제외하면 대부분이 글로벌 무대에서 신생 업체이자 후발주자다. CDMO 업체로서 이름을 알릴만한 좋은 기회다.이번 행사에 참여하는 한 업체 관계자는 "CDMO 사업 자체가 계약관계를 전제로 하기 때문에 파트너사 확보가 필수"라며 "이런 관점에서 글로벌 인지도는 사업의 성공을 위해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그는 "기존 계약들이 대부분 장기 계약인 데다, CDMO 업계 관행 상 계약 연장이 빈번한 편"이라며 "국내업체 입장에선 인지도 제고를 통한 신규 거래처 확보의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품질+케파+거래처' 높은 진입장벽…그만큼 열매는 달다제약업계에선 글로벌 인지도와 함께 CDMO 사업의 성공 조건으로 세 가지를 제시한다.첫째는 품질 신뢰도다. 합성의약품에 비해 바이오의약품은 생산이 까다롭다. 바이오의약품 가운데서도 특히 유전자·세포 치료제(GCT)나 항체-약물 접합체(ADT), RNA·DNA 치료제 등 최신 기술이 적용된 바이오의약품일수록 거래처에서 요구하는 기술적 수준이 높다. 동시에 까다로운 해외 허가기관의 제품·생산시설에 대한 규제 기준도 만족해야 한다. 둘째는 생산능력(CAPA)이다. 초기 임상용 의약품 생산 수준에선 그리 큰 캐퍼가 필요하진 않지만, 후기 임상과 상업화 단계로 나아갈 경우 요구되는 캐퍼가 수직 상승한다. 안정적인 캐퍼 확보는 고객 유치의 장점으로도 부각된다.더구나 코로나 사태와 맞물려 최근 mRNA 분야와 유전자·세포 치료제 분야에선 원료와 완제를 가리지 않고 공급 물량이 급증하는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운 상태인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향후 제약산업에서 첨단바이오의약품의 비중이 커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글로벌 CDMO 업체들은 캐퍼 확장에 앞 다퉈 뛰어들고 있다.문제는 이를 위해 대규모 자본 투자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예로 들면, 3만 리터 규모의 1공장 건설에 3500억원을 투입했다. 18만 리터 규모 3공장을 추가 건설할 때는 8500억원을 투입했고, 본격 가동을 앞둔 4공장에는 1조7000억원을 투입했다.셋째는 거래선 확보다. 까다로운 품질기준을 만족하고 대규모 생산설비를 확충하더라도 거래처를 확보해야만 CDMO 사업을 안정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 바이오 CMDO의 경우 기존 고객과의 계약관계를 안정적으로 가져가는 편이다. 한 번 거래를 트면 장기간 거래가 가능하다는 의미다.최근 글로벌 CDMO 시장에선 생산에 대한 병목현상이 심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유전자·세포 치료제를 비롯한 첨단바이오의약품의 경우 전체의 50% 가량이 아웃소싱으로 생산되기 때문에 블루오션으로 평가받는다.◆'설비증설' 삼바 vs '지분인수' SK vs '기술집약' 에스티팜국내 업체들은 저마다 방식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들의 행보는 크게 셋으로 분류된다.삼성바이오로직스처럼 자체적으로 설비를 확충하며 캐퍼를 늘리거나, SK팜테코처럼 다른 업체를 적극적으로 인수하거나, 에스티팜처럼 특정 생산기술을 고도화해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식이다. 이는 글로벌 일맥상통한다.삼성바이오로직스는 다른 기업을 인수하기보다는 자체적으로 생산 능력을 확장하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현재 운영 중인 1~3공장의 캐퍼는 36만4000리터 규모로, 올 연말 4공장의 합류가 예상된다. 4공장이 본격 가동되면 총 규모는 62만 리터로, 글로벌 바이오 CDMO 업체 중 세계 최대 규모가 된다.삼성바이오로직스는 4분기 공장 가동을 전제로 수주 물량 확대에 나섰다. 이미 글로벌 탑티어 제약사 3곳으로부터 5개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 여기에 32만6400㎡(10만평) 규모의 5·6공장 신설도 속도를 내고 있다. 5·6공장 건설을 위한 바이오캠퍼스2 부지를 인천시와 얘기하고 있으며, 조만간 부지 확보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예상된다.상대적으로 부족했던 유전자·세포 치료제 영역과 CDO 영역에 대한 투자도 늘리고 있다. 특히 CDO 영역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임상개발부터 상업화까지의 End-to-End 서비스를 고객사에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글로벌 CDMO 업체 가운데 론자와 우시바이오로직스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유사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론자는 2020년 이후 10회에 걸쳐 아시아·유럽·미국에 위치한 공장 증설 계획을 밝혔다. 이를 통해 현재 33만 리터 규모의 바이오 CDMO 시설을 45만 리터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우시바이오로직스는 2020년 말 5만4000리터 규모의 캐퍼를 1년 만에 15만 리터로 늘렸다. 여기에 추가 투자를 통해 2024년까지 43만 리터로 더욱 확대한다는 계획이다.SK팜테코는 기업 인수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2015년 SK(주)의 100% 자회사로 출범한 뒤, 2017~2018년 BMS의 아일랜드 공장과 미국 앰팩을 잇달아 인수하면서 합성의약품 CMO 사업의 영역을 확장했다.지난해부터는 세포·유전자치료제 CDMO 사업으로 확장에도 시동을 걸고 있다. 프랑스의 세포·유전자치료제 CDMO 기업인 이포스케시를 인수했고, 미국의 또 다른 세포·유전자치료제 CDMO 기업인 CBM에 3억5000만 달러(약 4200억원) 투자를 단행했다.SK팜테코는 이포스케시 인수 이후 5800만 유로(약 800억원)을 투자해 제2생산공장 건설에 착수했다. 완공은 2023년으로 전망된다. 2공장 건설이 완료되면 이포스케시는 기존의 2배 수준인 1만㎡ 규모의 생산시설을 갖추게 된다. 이는 유럽 최대 수준이다.SK팜테코 해외 공장 위치 기업 인수는 후발주자로서 선행주자와 격차를 가장 빠르고 효율적으로 줄일 수 있는 방법으로 평가된다. 이런 이유로 롯데는 BMS의 미국 공장을 1억6000만 달러(약 2000억원)에 인수했고, GC셀은 미국의 유전자·세포치료제 CDMO 기업인 바이오센트릭를 인수했다.글로벌 CDMO 업계도 최근 기업간 인수합병이 매우 활발하다. 글로벌 CDMO 업체 가운데 카탈런트나 후지필름이 이 같은 방식으로 경쟁력을 빠르게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특히 관심을 모으는 기업은 후지필름이다. 후지필름은 2011년 미국 머크로부터 바이오 CDMO 사업을 담당하는 Diosynth Biotechnology를 인수하며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이후 매우 공격적으로 CDMO 업체들을 인수하면서 체급을 올리고 있다.에스티팜의 전략도 제약업계의 큰 관심을 받는다. 에스티팜은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올리고) 원료의약품 CDMO에 집중했다. 올리고는 RNA 약물의 원료로 널리 쓰인다. 바이오젠의 척수성근위축증 치료제 스핀라자나 mRNA 코로나 백신이 대표적인 RNA 약물이다.에스티팜은 과거 일찌감치 올리고 원료에 기술역량을 집중하면서 2018년 이후 3년 연속 영업적자를 만회하는 데 성공했다. 올리고 공장이 본격 가동된 2017년 이후 현재까지 수주한 계약금액만 3000억원 규모로, 에스티팜은 2030년까지 올리고 CDMO 매출로 1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이를 위해 에스티팜은 2026년까지 3차에 걸쳐 현재의 생산능력을 7배 이상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전 세계적으로 올리고 원료를 생산하는 주요 업체는 에스티팜을 포함해 아베시아(Avecia), 애질런트(Agilent) 등 3곳이다. 에스티팜의 계획대로 생산능력이 연간 2.3t~7t(14mole/일)까지 늘어날 경우 글로벌 3대 올리고 원료업체 가운데 선두로 올라설 것으로 예상된다.국내 CDMO 업체 대다수가 글로벌 시장에선 후발주자이면서 자본력이 비교적 취약하다는 점에서 에스티팜의 모델은 업계의 큰 관심을 받는다. 글로벌 바이오 CDMO 시장에서도 10여개 기업을 제외하면 대부분 중소형 업체라는 점에서 향후 이들 간 기술력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실제 CDMO 시장 진출을 선언한 국내 업체들은 저마다 특성화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GC셀은 세포치료제 분야에서 국내 최대 규모 생산설비를 갖추고 있으며, 기술로는 동종 NK세포치료제와 CAR-NK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 이연제약은 플라스미드 DNA 분야에 기술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된다. 현재 고순도의 플라스미드 DNA 대량생산을 위한 공정기술과 생산설비를 확보한 상태다.강스템바이오텍은 줄기세포 선별과 대량배용, 동결보존 등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테고사이언스는 세포치료제 연구개발·제조 분야에 전문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2022-06-10 06:20:35김진구 -
동성제약, 중국 일반약∙건기식 시장 진출[데일리팜=정새임 기자] 동성제약(대표이사 이양구)은 8일 중국 최대의 온라인 커머스 그룹 알리바바의 보세판매 플랫폼인 '티몰 글로벌'에 일반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 전문 브랜드관 '동성관'을 열었다고 밝혔다.그간 중국으로 일반의약품을 수출하거나 유통하려면 까다로운 허가 과정을 거쳐야 했다. 최근 중국 내 정책 변화로 일반약과 건강기능식품의 온라인 판매가 보다 수월해졌다. 동성제약은 이번 기회를 활용해 오는 7월부터 동성관에서 주요 일반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을 런칭한다는 계획이다.이번 입점은 동성제약이 티몰 글로벌 내에서 자사 대표 염색약 브랜드인 '이지엔' 브랜드관을 성공적으로 운영해온 점, 국내 일반의약품의 경쟁력 및 업력 등을 인정받아 진행됐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티몰 글로벌은 입점 심사 기준이 까다로워 중국 소비자의 신뢰가 높은 프리미엄 온라인몰로 매년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동성제약은 자사의 대표 일반의약품 품목인 건위정장제 '동성 정로환 에프'와 탈모 관련 제품인 '동성미녹시딜', '동성 모텍샴푸액', '프로비올' 등을 런칭해 3조7000억원 규모의 중국 탈모 시장에 출사표를 던질 예정이다. 중국 관광객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탄 발각질케어 크림 '동성 유그린에프' 등 동성제약의 핵심 품목도 선보인다.동성제약 관계자는 "중국 시장에 처음으로 동성제약의 일반의약품 및 건강기능식품을 런칭하게 되어 매우 기쁘게 생각하며, 현지 맞춤형 영업 및 마케팅을 통해 중국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자 한다"며 "특히 중국 내 탈모 및 이너뷰티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만큼, 이 시장을 타깃으로 주력 품목을 적극적으로 판매할 계획"이라고 전했다.2022-06-08 15:59:09정새임 -
"대체조제 확대되면 제약사 약국영업 강화 불가피"[데일리팜=정새임 기자] 비대면 진료가 활성화되면 제약과 의약품 유통업계에는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대체조제 확대 여부, 비대면 진료 허용 범위에 따라 다양한 시나리오가 제기된다.비대면 진료와 함께 대두되는 이슈는 대체조제다. 대체조제란 약사가 처방의약품과 성분,함량, 제형이 같은 다른 의약품으로 조제하는 행위를 말한다. 비대면 진료는 조제약 배송을 수반하기 때문에 환자들은 병원 근처 약국이 아닌 약을 수령할 장소에서 가까운 약국을 선택할 수 있다.약국 입장에서는 평소 왕래가 없던 병·의원으로부터 처방전을 받는 사례가 늘면서 구비하지 않은 약이 처방돼 대체 또는 변경조제를 해야 하는 상황이 종종 발생하게 된다. 하지만 현행법으로 대체조제는 쉽다. 생동성시험 또는 비교용출시험 여부, 단일제·복합제 여부에 따라 사전 동의 유무가 달라지는 등 복잡한 체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현행 대체조제는 생동성시험 또는 비교용출시험 여부, 단일제·복합제 여부에 따라 사전 동의 혹은 사후 통보가 다르게 적용돼 이를 간소화하는 내용의 약사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이에 약사들 사이에서 대체조제 간소화와 확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대한약사회도 비대면 진료를 제도화할 경우 대체조제 확대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회에도 대체조제 확대와 사후 통보 대상을 의사에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 확대하는 내용의 약사법 개정안이 발의된 상태다.◆대체조제 확대 시 제약사 약국 영업망 강화만약 대체조제 확대가 현실화될 경우 병·의원 중심이던 제약사의 영업·마케팅에도 큰 변화가 일 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제약사는 처방 권한이 있는 의사를 대상으로 전문약 영업과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약국 영업은 주로 일반의약품에서만 이뤄진다. 그런데 대체조제가 확대되면 동일 성분 다른 약에 대한 약사들의 처방 권한이 늘어나 약국 영업을 강화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진다.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대체조제가 확대되면 약사들은 지금처럼 복잡한 방식으로 의사 고지와 동의를 받지 않고도 다른 상품명 약으로 조제할 수 있게 된다"며 "약국 영업력이 잘 갖춰진 제약사가 유리한 상황이 될 수 있다"고 예측했다.약국 영업력을 강화하기 위한 제약사 내 영업 부서 재편도 불가피해 보인다. 통상 전문의약품과 일반의약품으로 나눠서 운영되던 현 시스템을 통합해 인력을 늘리고, 약국을 위한 판촉물 제작, 제품설명회를 기획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다른 제약업계 관계자는 "현재는 약국 영업은 일반의약품 부서 직원만 하고 있는데, 전문의약품도 약국 영업이 늘어난다면 부서를 전면 재편해야 한다. 영업 방식도 기존과 많이 달라지게 된다"라며 "영업직원 입장에서는 엄청난 변화를 맞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반면 비대면 진료가 이뤄져도 대체조제 확대는 쉽게 받아들여지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현행 제도 안에서 대체조제가 불가능한 것이 아닌 데다 대체조제 확대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이루기에는 의료계의 반발이 거세다는 점에서다. 비대면 진료의 헤게모니를 먼저 쥔 의료계는 대체조제 확대를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대체조제가 확대되더라도 제약사들이 적극적으로 약국 영업을 강화하긴 힘들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대체조제는 성분명 조제의 우회적 루트일 뿐 여전히 주 영업 대상은 처방 권한을 지닌 의사이기 때문이다. 제약사는 대체조제를 반대하는 의료계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실제로 과거에 제약사들이 의사가 반대하는 정책을 찬성한다는 소문만으로 의료진들로부터 집단 불매운동에 시달리는 상황도 펼쳐지기도 했다.◆비대면 진료 대폭 허용되면?…"영업 일자리 줄어들 수도"비대면 진료 허용 범위에 따른 변화도 예측해볼 수 있다. 비대면 진료가 대폭 허용되면 비대면 진료 체계가 잘 갖춰진 특정 병원으로 영업·마케팅이 더욱 치열해 지리란 전망이 나온다.다른 제약업계 관계자는 "비대면 진료 이용자의 대부분은 만성질환자이고 이들은 한 번 비대면 진료 병원에 정착하면 거주지를 옮겨도 병원 이용에 영향을 받지 않게 된다. 결국 이 환자들을 잡을 수 있는 비대면 솔루션이 잘 갖춰진 병원들이 체인화돼 비대면 진료 시장을 리드할 것으로 보인다. 이 병원들을 대상으로 제약사의 영업 전략이 강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나아가 비대면 진료 시장이 더욱 커지면 장기적으로 제약사 영업 일자리가 줄어드리란 예측도 나왔다.이 관계자는 "비대면 진료 허용 범위가 어떻게 설정될지 알 수 없으나, 만약 이 시장이 크게 확대되면 특정 병원으로의 쏠림 현상이 더 극명해질 수 있다"며 "이렇게 되면 제약사 영업도 지금처럼 지역마다 담당자를 두는 것이 아니라 특정 병원들을 중심으로 재편함으로써 영업 인력을 줄이는 방식을 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반면 현재 이뤄지는 논의대로라면 비대면 진료가 매우 제한적으로 허용되리란 의견도 있다. 이 경우 당장 제약 영업의 변화는 두드러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정부는 비대면 진료 지속에 따른 부작용을 고려해 다양한 제한을 검토하고 있다. 입장 차도 크다. 비대면 진료 플랫폼 업계가 초진까지 비대면 진료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의료계는 산업화의 위험성을 지적하며 환자의 위치를 기준으로 한 비대면 진료 병원 허용 제한, 초진 불가, 가능한 질환과 처방 약의 제한 등을 주장하고 있다.다른 제약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결정에 따라 제약사 영업에도 무게를 싣는 분야가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당장 대체조제가 전면 허용되거나 처방 비중이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며 "워낙 의약사와 산업계의 의견 차가 큰 사안인 만큼 단기간 큰 변화를 이루긴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약 배달업체와 협업?…의약품유통업계 손사래비대면 진료가 활성화하고 약 배달 플랫폼 시장이 커지면 의약품 유통업계에도 변화가 일 수 있다.비대면 진료를 제한적으로 실시 중인 지금은 약 배달 플랫폼 기업들과 의약품 유통업체 간 직접적인 연관성이 낮다. 플랫폼 기업은 병·의원 및 약국과 제휴를 맺고 조제한 약을 약국으로부터 받아 배송하는 시스템이라는 점에서다. 하지만 약 배달 사업이 커지면 플랫폼 기업은 회원 수를 기반으로 의약품유통업체와 함께 온라인몰을 차리거나 프랜차이즈 약국을 만들 수 있다.약 배달 플랫폼 기업의 홍보 문구 실제 신규 약 배달 플랫폼 업체가 의약품 유통업체에 약 공급과 온라인몰 입점 등을 제안한 사례도 있다고 알려졌다.하지만 대부분 의약품유통업체들이 약 배달 플랫폼 기업들과의 연계를 극도로 꺼리고 있어 당장의 변화는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약 배달 플랫폼 기업 진출을 극도로 반대하는 약사들의 눈치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규모가 큰 업체일 수록 플랫폼 기업과의 협업은 손해라는 인식도 깔려있다. 자칫 플랫폼 기업과 손 잡았다가 기존 거래처들을 모두 잃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한 의약품유통업체 관계자는 "비대면 진료가 허용된다면 의약품 유통업체가 약국을 개설해 약 배달 업체와 협업하는 방안도 있을 수 있겠지만, 실제론 기존 거래처를 포기하고 무리한 협업을 이어갈 유통업체는 없을 것"이라며 "실상은 플랫폼 업체와 만나는 것조차 극도로 꺼리는 분위기"라고 말했다.또 다른 유통업계 관계자도 "유통업체가 플랫폼 기업과 협업할 수 있으려면 약사들이 플랫폼 기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분위기가 먼저 만들어진 후에 가능하다고 본다"며 "현재는 약 배달 시장이 파이가 크지 않고 영역 다툼도 심한 형국이어서 상황만 예의주시 하고 있다"고 전했다.2022-06-07 06:20:27정새임 -
아로나민 10%·광동우황청심원 9%…코로나 2년 공급가↑[데일리팜=김진구 기자] 아로나민골드와 광동 우황청심원, 케토톱 등 주요 일반의약품 공급가격이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한 지난 2년 새 10% 가까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반면 판피린, 우루사, 마데카솔, 원비디, 광동쌍화탕 등은 2년 간 가격 변동이 없었다. 다만 이 가운데 일부 의약품의 경우 올 2분기 이후 가격 인상을 예고하고 있는 상황이다.일반의약품 가격을 인상했거나 인상할 계획인 업체들은 주요 원료와 부자재 가격 상승과 제조·유통비용 증가를 공급가 인상의 배경으로 꼽는다.◆아로나민골드 이어 씨플러스도 가격 인상…들쭉날쭉 원료값 영향아로나민씨플러스 제품사진.7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일동제약은 오는 8월 아로나민씨플러스의 공급가를 10% 인상키로 결정했다. 일동제약은 아로나민씨플러스 기준 10년 만의 가격 인상이라고 설명했다.일동제약은 지난 2020년 11월 아로나민골드 가격을 9년 만에 인상한 바 있다. 100T 제품 기준 종전 2만3000원이던 도매 공급가가 2만5000원으로 9% 올랐다.코로나 사태가 2년 넘게 지속되는 가운데 간판 브랜드의 주요 제품 공급가격이 약 10% 오른 셈이다.일동제약은 원자재의 가격 인상과 인건비와 제조·유통비용의 증가를 공급가 인상의 이유로 설명하고 있다.실제 아로나민골드의 핵심 원료 중 하나인 티아민염산염은 최근 가격 변동이 극심하다. 일동은 티아민염산염을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는데, 글로벌 팬데믹 사태와 환율 변동 등 영향으로 원료 가격이 들쭉날쭉한 모습이다.최근 6년 티아민염산염의 단위 당 가격은 2017년 1분기 41달러, 2018년 1분기 56달러, 2019년 1분기 34달러, 2020년 1분기 44달러, 2021년 1분기 33달러, 2022년 1분기 40달러로 변화 폭이 크다.아로나민의 주요 원료 중 하나인 티나민염산염의 가격 변화(단위 달러, 자료 금융감독원) ◆'우황'·'금박' 가격 인상에 우황청심원 공급가 2년 새 9%↑다른 상당수 일반의약품도 코로나 사태가 지속된 지난 2년 새 가격이 10% 내외로 인상된 것으로 나타났다.광동제약의 광동 우황청심원은 2020년 1분기 3581원이던 도매 공급가가 2022년 1분기 3919원으로 2년 새 9% 증가했다.광동 우황청심원 역시 원료·부자재 가격의 증가가 공급가 인상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광동제약은 우황청심원의 핵심 원료인 우황을 카자흐스탄 등에서 수입하고 있다. 우황 kg당 수입가격은 2020년 1분기 8058만원에서 지난해 말 8955만원으로 11% 증가했다. 우황청심원에 쓰이는 부자재 금박 역시 같은 기간 kg당 320만원에서 394만원으로 23% 늘었다.광동제약 우황청심원과 주요 원료·부자재인 우황, 금박의 가격 변화(자료 금융감독원) 한독 훼스탈플러스 1*10D 제품의 공급가는 2020년 1분기 2300원에서 2022년 1분기 2530원으로 10% 인상됐다. 다만 주요 원료 중 하나인 '판그레아틴'의 kg당 가격은 같은 기간 6만4703원에서 6만623원으로 6%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한독 케토톱은 제품 별로 가격 인상 여부가 달랐다. '케토톱플라스타 34EA' 제품은 2020년 1분기 9200원에서 올해 1분기 1만120원으로 10% 증가했다. 반면 '케토톱플라스타 7EA' 제품은 같은 기간 2170원의 공급가를 유지하고 있다.케토톱의 원료 중 하나인 섬유재 '린트 패브릭(LINT FABRIC)'은 이 기간 kg당 73만7908원에서 72만1972원으로 2% 감소했다.◆유지·인하 일반의약품들도 공급가 인상 검토반면 ▲대웅제약 '우루사' ▲종근당 '이모튼' ▲광동제약 '광동쌍화탕' ▲동국제약 '마데카솔'·'오라메디' ▲동아제약 '판피린' ▲부광약품 '타세놀'·'레가논' 등은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한 지난 2년 가격이 유지되거나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대웅제약 우루사의 경우 200mg/정 제품을 기준으로 도매 공급가가 180원을 유지 중이다. 이 기간 우루사의 핵심원료인 '우르소데옥시콜린산'의 가격은 kg당 38만원에서 36만원으로 5% 감소했다.부광약품 타세놀은 500mg제품의 10T 기준 가격이 2년 새 880원으로 변동이 없다. 레가논캡슐140은 500C 기준 12만1000원에서 12만500원으로 감소했다. 핵심원료인 '밀크시슬건조엑스산'은 g당 가격이 164원에서 166원으로 소폭 증가했다.동국제약은 마데카솔케어 연고 6g 제품의 도매 공급가가 2020년 1분기 3373원에서 올해 1분기 3191원으로 5% 인하됐다. 마데카솔 분말 10g 제품의 경우 같은 기간 5188원에서 5064원으로 2% 하락했다. 오라메디연고 역시 4626원에서 4321원으로 7% 인하됐다.당장은 일반의약품 공급가격이 유지되고 있지만, 원료·부자재 가격과 인건비 등 증가로 가격 인상이 잇따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실제 일양약품은 자양강장제 원비디 가격을 올해 1분기까지 병 당 451원으로 유지했으나, 지난달 초 공급가격을 40% 인상했다. 원비디의 주요 부자재인 병 가격이 61원에서 66원으로 최근 올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광동제약 광동쌍화탕은 100ml 제품의 가격이 2020년 1분기 343원에서 올해 1분기 319원으로 7% 하락했다. 다만 광동제약 역시 현재 광동쌍화탕의 공급가 인상을 다각도로 검토 중인 상황이다. 가격 인상 폭은 15% 내외가 될 것으로 보인다.2022-06-07 06:19:59김진구 -
호중구감소증약, 영업파트너 따라 순위 엎치락뒤치락[데일리팜=천승현 기자] 국내 호중구감소증치료제 시장에서 녹십자와 쿄와기린이 치열한 선두 경쟁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말 녹십자의 뉴라펙이 발매 이후 7년 만에 처음 선두 자리를 꿰찼지만 쿄와기린의 뉴라스타가 다시 역전에 성공했다. 보령의 영업력 가세에 따라 선두 자리가 뒤바뀌는 판도가 전개되고 있다.6일 의약품 조시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국내 호중구감소증치료제 시장에서 뉴라스타가 가장 많은 6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 동기 대비 4.9% 증가하며 작년 4분기에 뉴라펙에 내줬던 선두 자리를 탈환했다.호중구감소증치료제는 암환자의 항암제 투여 시 체내 호중구 수치가 감소해 면역력이 떨어지는 부작용을 예방하는 약물이다. 호중구는 백혈구 일종으로 박테리아 등에 감염되는 것을 퇴치하는 기능을 한다. 지난 2012년 국내 허가를 받은 '페그필그라스팀' 성분의 뉴라스타는 2세대 호중구감소증치료제로 분류된다. 최근 호중구감소증치료제 시장에서는 뉴라펙이 가파른 상승세로 뉴라스타의 아성에 도전하는 판도가 전개됐다.'페그테오그라스팀' 성분의 뉴라펙은 ‘고형암 및 악성 림프종에 대한 세포독성 화학요법을 투여 받는 환자의 중증 호중구감소증 기간 감소’ 용도로 허가 받았다. 뉴라펙은 녹십자가 자체 기술로 개발한 첫 바이오항암제다.뉴라펙은 발매 초기에는 상업적 성과가 미미했다. 지난 2017년과 2018년 매출이 각각 32억원, 40억원에 그쳤다. 분기 매출은 대부분 10억원에도 못 미쳤다.그러나 보령의 영업력이 가세하면서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내기 시작했다. 녹십자는 2018년 10월 보령과 뉴라펙 공동판매 계약을 맺었다. 항암제 분야에서 강점을 갖는 보령제약의 영업력을 활용해 뉴라펙의 점유율을 끌어 올리겠다는 의도였다.보령이 판매에 뛰어든 직후인 2019년 1분기 뉴라펙은 13억원의 매출로 분기 신기록을 갈아 치우며 상승세를 나타내기 시작했다. 지난해 4분기에는 매출 규모를 63억원으로 끌어올렸다. 보령 합류 이전인 2018년 3분기 9억원에서 3년 만에 7배 가량 치솟으며 시장 선두 자리마저 꿰찼다.지난 1분기 뉴라펙의 매출은 58억원으로 전년 대비 20.4% 증가했다. 하지만 전 분기보다 7.4% 감소하며 뉴라스타에 선두를 내줬다.최근 뉴라스타와 뉴라펙의 영업 파트너가 연쇄 이동하면서 시장 판도에도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뉴라펙의 급성장을 이끌었던 보령은 올해부터 뉴라펙 대신 뉴라스타의 판매에 나선다. 보령은 지난해 말 뉴라펙의 첫 선두 등극에 기여했지만 올해에는 뉴라스타의 선두 탈환을 이끌었다.제일약품이 녹십자의 파트너로 뉴라펙의 판매를 시작했다. 제일약품은 지난 2014년부터 2017년까지 뉴라스타를 공동 판매한 경험이 있다.2022-06-07 06:17:56천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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