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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 전문성 강화란 이름의 '열정페이' 이젠 그만"

  • 김지은
  • 2017-09-01 06:14:59
  • 의·약사·학계·정부, 제도 변화에 공감…"약사 역할 정책화 필요"

[서울대병원 약제부, 환자 안전과 약사 역할 심포지엄]

"임상업무가 늘어날수록 힘들어지는 것은 결국 동료들이다. 책무지만 역할이 강화될수록 결국 약사가 피해를 보는 구조란 것이다. 언제까지 전문성 향상 그 지점에서 열정페이만 강요할 것인가."

보건의료 분야에서 환자 안전이 중요해지고 있는 사회 현실과 맞물려 음지에서 일하는 병원약사들의 그간 역할과 전문성이 재조명돼야 한다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그 첫발을 국내 대표 상급종합병원인 서울대병원 약제부가 내딛었다.

서울대병원 약제부와 공공보건의료사업단은 31일 서울대병원 의학연구혁신센터에서 '환자안전과 병원약사의 역할'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서창석 서울대병원장을 비롯 다학제 팀의료에서 약사들과 역할을 함께했던 각 분야 전문의들이 참석해 병원약사들의 역할이 부각돼야 한다고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서울대 약대 이봉진 학장, 병원약사회 이은숙 회장 등 약계 전문가들은 물론 정부 관계자들도 약사 전문 역할이 제대로 인정받고 지속성을 유지하기 위해선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지점에서 공감대를 형성했다.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환자 안전을 위한 약사의 전문적 활동 단순 약사 개인, 일부 병원 차원 책임의식이나 사명에 따른 노력에 그쳐서는 안된다"고 지적하며 "이제 그럴 시대는 갔다"고 단언했다.

의료진 "약사에 받는 도움, 없어선 안될 혜택"

서울대병원 흉부외과 이현주 교수, 한양대 약대 이주연 교수
병원에서 환자 안전을 위해 약사가 전문성을 발휘하는 역할, 그 최종 지점에 다학제 팀의료 참여가 있다. 특정 분야 팀의료에 참여하는 전문약사는 환자의 안전한 치료와 예방을 위해 의료진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약료 서비스를 강화해 나가고 있다.

이런 약사 역할의 당위성은 누구보다 함께 일하는 의료진들이 체감하고 있다. 약을 처방하는 의사들은 이제 다학제 팀 내에서 약사의 역할이 없어서는 안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이현주 서울대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요즘은 특히 병원에 다약제 환자들이 많아졌다"며 "그만큼 병용 약의 상호작용을 확인하고 그에 따른 코멘트가 중요해진 것이다. 투약과정에서도 환자마다 투여 경로, 방법에 대한 세심한 전문 식견을 필요로 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전담 약사의 역할이 중요하고, 실제로 전문의로서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또 "이런 부분이 작다고 느낄 수 있지만 환자에는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다. 그런 면에서 의사로서 감사한 혜택을 약사들로부터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것은 이런 업무가 지속성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의료 서비스의 다학제적 접근 중요성이 강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병원 안에서의 약사 역할이 더 강화될 수 밖에 없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정작 실무에 투입된 약사들은 환자 안전을 위한 임상 업무가 강화될수록 어려움을 느낄 수 밖에 없는 구조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를 정책적으로 보장할 제도 마련과 교육 개선이 없다면 지금의 주장들이 공허한 외침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주연 한양대학교 약대 교수는 "병원에서 근무할 당시 임상 업무가 강화되면 조제파트 업무가 늘고, 나아가 약제부 전체가 힘들어지더라"며 "사실 약제부 안에서 약사 전문성 강화, 역할이란 사명을 이유로 열정페이가 강요되고 있는 구조다. 하지만 언제까지 일부 약사들의 열정페이로만 버틸 수는 없는 구조가 됐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일부 병원이나 약사만 노력하는 상황에선 전체 환자를 커버하지 못한다"면서 "약사 혼자만의 열정이 아닌 시스템으로 자리잡아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약사의 안전한 약물요법 관리에 대한 제도적 시스템이 마련돼야 하고, 수가가 정당하게 인정돼야 한다. 이것이 보편될 때를 대비해 약대에서의 관련 교육도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 "정책 논의 시기 왔다…수가는 구체화 작업 필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이소영 연구조정실장, 보건복지부 윤병철 약무정책과장
병원약사의 현재 역할, 해나갈 부분에 대한 제도 마련과 더불어 그에 상응하는 수가가 인정돼야 한다는 관련 전문가들 주장에 대해 정부 관계 부처도 일견 동의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소영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연구조정실장 "약사들이 수십년간 준비하며 병원 안에서 자리매김해왔던 것들이 이제와 가치가 부각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제는 시기적으로 이런 부분을 정책적으로 구체화시킬 때가 왔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이 실장은 "현재는 약국 수가가 의약품 관리료, 조제, 복약지도료로 구분돼 있다. 약사가 약제사처럼 여겨지던 그때 그대로 수가 체계는 정체돼 있다"면서 "병원약사는 수가가 없어도 열정페이처럼 그 외 다양한 역할들을 해 온 셈이다. 다학제 틀, 협진의 틀에서 약사의 역할, 자격 등이 구체화되는 작업이 된다면 그에 따른 수가 조정을 요청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윤병철 복지부 약무정책과장도 "병원 약사가 지하 공간에서 올라와 환자들을 만나도록 하는 제도가 되면 성공한 병원약사 정책이 될 것이란 말이 기억난다"며 "수가 부분에 대해선 여러 부서와 연관돼 있어 뚜렷한 답을 하기 어렵지만 병원약사 인력 부분에 대해선 병원약사회와 현재 논의 중인 부분이 있다. 그게 진행되면 이런 부분에 대해선 구체적 논의를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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