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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습노예'가 된 약대생들..."온종일 붙잡혀 조제만"

  • 김지은
  • 2017-09-27 06:14:58
  • 교육은 실종되고 일만하라는 일부 '진상' 실습 약국들

일부 실무실습 프리셉터 약국들의 갑질이 도를 넘었다. 실습 나온 약대생들을 넘어 약사사회 내부적으로도 문제 약국들에 대한 해결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7일 약대 관계자들에 따르면 약학대학 실무실습을 진행하는 일부 약국이 실습 사이트가 부족하고 실습생이 평가를 받아야 하는 상황을 악용해 학생들의 노동을 착취하고 있다.

문제가 된 갑질 약국의 대표적 문제는 실습 학생을 약국 아르바이트생이나 테크니션처럼 취급하고 있다는 것이다.

약사가 프리셉터로서 학생들에게 교육을 진행하고, 실습을 시키는 것이 아니라 바로 조제실에 투입해 조제를 전담시키거나 근무약사를 돕게 하는 방식이다. 일부는 학생이 실습나오는 기간은 근무약사나 아르바이트 약사를 채용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는 게 학생들의 하소연이다.

지방의 한 약대생은 "어떤 약국은 15주 심화실습을 나올 학생에 미리 연락을 해 정해진 실습 기간 이전부터 출근하라고 한 뒤 예정된 기간보다 한두달 더 늦게 실습을 끝내줬다"면서 "대부분 약국이 하루 8시간 실습을 시키는데 일부러 4시간을 시키고 30주 가량 일을 시킨 것이다. 실습 기간 내내 학생은 교육 한번 못받고 조제실에서 조제만 해야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생은 "학생이 실습을 나오는 기간에는 조제를 전담하는 단기 근무약사를 채용하지 않고 있다는 말을 듣고 놀랐다"면서 "실습생을 가르치고 실습을 시킬 대상이 아니라 노동력을 착취해 약국 경영에 이용할 상대로 본다는 게 씁쓸했다"고 전했다.

정작 이런 상황에도 실습 받는 약대생들은 물론 실습처에 학생들을 내보내는 대학들도 별다른 조처를 할 수 없다는 게 중론이다.

대학은 실습처가 부족한 상황에서 프리셉터 약국을 놓칠 경우 다음 학년 학생들이 실습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섣불리 문제를 제기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실습생의 경우 프리셉터 약국이 곧 평가자여서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쉬 내색도 못한다는게 학생들의 말이다. 실무실습 기관 프리셉터가 학생들을 평가하면 그 점수는 곧 학점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전국 약대들을 중심으로 실습 약국 중 피해야 할 진상 약국의 리스트도 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학생들이 궁여지책으로 실습을 가지말아야 할 약국 이름과 그 약국 약사의 특징, 문제점 등을 리스트화 해 SNS 등에서 공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의 한 약대생은 "만약 프리셉터 약사가 F점수를 주게되면 꼼짝없이 유급되고 제때 약사국시를 볼 수 없는 상황에 처할 수 밖에 없다"면서 "대다수 약국에선 책임을 갖고 교육을 하지만, 문제가 되는 일부 약국에선 실습생은 그냥 '을'일 뿐"이라고 했다.

이런 상황이 알려지면서 약사사회도 프리셉터 약국들의 윤리적 측면과 실습 기관으로 자질을 따져봐야 할 때라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서울의 한 분회장은 '약대생들 사이에 실습 약국 블랙리스트가 돌고 있다는 말을 들었는데 선배로서 부끄럽기도 하고, 문제가 심각하다는 생각을 했다"며 "6년제가 도입되고 실습이 진행된지 5년이 넘어가고 있는 만큼 기존 프리셉터 약국들을 평가하고 자격이 안되는 약국에 대한 정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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