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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시간에 쫓겨 현안건의 뒷전인 분회 총회

  • 강혜경
  • 2025-01-22 06:19:13

[데일리팜=강혜경 기자] 대한약사회 산하 16개 시도지부 각 구 분회단위 정기총회가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다.

올해는 회장 이취임식과 임원인선 등이 진행되는 해다 보니, 메인 이벤트는 회장 이취임식과 시상식 일 수밖에 없다.

문제는 대한약사회 정기대의원 총회가 그렇듯 '시간'이다.

약국 폐문시간에 맞춰 총회가 시작되다 보니 오후 7, 8시나 돼야 회의가 열린다. 재정운영이 여유로운 분회의 경우 호텔 등에서 식사를 하며 총회를 진행하기도 하지만 대체로 떡이나 김밥으로 식사를 대체하며 구청 등 대관시설에서 총회를 진행하는 게 보통이다.

그렇다 보니 총회는 스피드를 낼 수밖에 없다. 오죽하면 '스피드있게 회의를 진행하는 게 총회의장의 미덕'이라는 말까지 총회석상에서 나올 정도다.

정기총회 회의록부터 주요 업무보고, 위원회별 사업실적보고, 사업계획안 및 세입세출 예산안 등 대부분 안건이 속전속결 유인물로 대체되고, 제청·삼청으로 귀결된다. 질문이나 건의사항은 실종된 채 박수 몇 번에 총회가 종료되는 것이다.

이렇게 총회를 진행해도 개회사, 회장 인사말, 축사, 격려사, 수상 등을 포함하면 최소 1시간에서 1시간 반은 훌쩍 흐른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서면으로 총회를 실시했던 당시, 속출했던 질문과 건의사항이 실종됐다.

서면 총회의 경우 시간에 쫓기거나 마이크를 잡아야 하는 부담이 없다 보니, 약국을 운영하며 겪은 크고 작은 불편사항이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다. 분회에 따라서는 30여가지 이상의 건의사항이 접수되기도 했다.

당시 지역약사회 관계자는 "물론 지역약사회 차원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대한약사회가 나서야 하는 문제들이 다수였지만 회원들의 목소리를 충분히 청취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점은 매우 긍정적인 면"이라고 평가했었다. 하지만 또 다시 대면 총회가 이뤄지면서 연례행사로서의 총회만 남은 것 같아 씁쓸함을 지울 수 없다.

마침, 한 분회에서는 연례행사로서의 총회에 대한 개선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감사선출 건에 대해 원로 회원이 특정 후보를 감사로 추천하고 제청이 이뤄진 상황에서, 전직 회장이 셀프 추천에 나선 것인데 결국 분회는 거수로 감사단을 선출했다.

이 과정에서 셀프 추천에 나선 인사는 '자문위원님이 누구를 추천하면 박수치고 끝나는 게 총회였다. 의장, 부의장, 회장 선출 역시 그랬다. 자문회의에서 결정돼 내려오던 것을 민주적으로 바꿔야 한다'면서 목소리를 냈다.

이에 '직전 회장이 감사 추천하는 것은 규정상 있을 수 없다', '민주주의, 민주주의 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감사 2명이 동시에 교체되는 것보다 감사 경험이 있는 사람이 포함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감사를 전임 회장이 하는 경우 타 분회에서도 집행부와 항상 충돌이 있어 회무에 지장이 있어 왔다. 구약사회는 그것을 해결하고자 전임회장이 감사를 안 하는 것을 관례로 해왔다. 경선을 해 회장이 새로 선출됐는데 전임 회장이 감사를 한다는 것은 전통에도 맞지 않는다'는 원로 약사들의 지적이 잇따랐다.

'민주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발언은 민주주의를 가장한 모욕이라고 생각한다'는 비판까지 나왔다.

대한약사회 지부·분회 조직 운영 및 회비관리 규정, 해당분회 규약 등에도 총회의장·감사 선출을 '어떻게 한다'는 내용은 명시돼 있지 않다. 다만 관례적으로 진행된 온 부분을 따를 뿐이다.

대한약사회 및 각급약사회의 역사와 관례 등은 상황에 따라 존중되고 고려돼야 하는 부분임에는 반박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관례적으로 총회를 실시하고, 관례적으로 약사회를 운영한다면 약사회원들이 총회에 참석할 이유는 연수교육 평점 이수 이외에는 점점 더 불명확해질 수밖에 없다.

분회가 총회를 실시하고, 지부가 총회를 열고, 대한약사회가 총회를 개최하는 것은 바닥의 얘기를 상급회로 가져오기 위함이라는 목적이 강하다. 유인물로 대체하고 박수로 제청, 삼청하는 총회 보다는 할 말은 하고, 들어야 할 말은 듣는 여론수렴의 장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회원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지부·대약 총회에서도 할 말이 있지 않겠는가. 시간에 쫓기는 총회보다는 일년에 한 번 열리는 의견수렴의 장, 축제의 장이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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