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프로바이오틱스 먹은 초파리, 26일 더 산다"
- 데일리팜
- 2018-08-20 12:3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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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석진좋은균연구소 배재웅 박사(생명공학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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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발전은 이 풀지 못한 염원을 현실 가능한 것으로 만들어 줄 것처럼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
그러나 과학으로 입증된 무병장수의 방법은 그리 많아 보이지 않는다. 과학자들이 말하기를, 수명에 영향을 주는 유전적 요인은 25~30% 정도라고 한다. 나머지 70% 이상은 생활 습관이나 외부적 요인과 관계가 깊다는 것이다.
평소 소식(小食)을 하거나 긍정적인 태도로 삶을 대하고 배우자나 이웃들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등 여유를 잃지 않는 생활 태도를 유지하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과 비교해 수명이 더 길다고 한다.
과학과 수명을 논할 때 가장 많이 언급되는 것은 염색체의 끝 부분을 뜻하는 텔로미어(telomere, 말단소립)이다. 세포의 노화가 진행될수록 텔로미어의 길이는 점점 짧아진다. 짧아지는 텔로미어를 막을 수는 없다. 그러나 적절한 운동을 통해서 텔로미어가 짧아지는 시간을 늦추는 것은 가능하다고 한다(Tucker LA, Prev Med., 2017).
최근 제 2의 장기라고 불리는 장내 미생물 또한 인간의 수명 및 장수와 관련이 깊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되고 있다.
인간의 장 속에는 성인 기준 약 2kg 정도의 미생물이 공존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 중 유익균들은 인간이 분해하지 못하는 섬유질 등의 분해를 돕고 인체에 유익한 짧은 사슬 지방산(SCFAs; short chain fatty acids)을 생산해 건강한 장 환경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장내 미생물과 수명의 연관성은 물고기와 초파리 연구를 통해서 증명된 바 있다.
연구팀은 초파리 집단 A와 B 중 한쪽에만 프로바이오틱스와 프리바이오틱스를 섞어 섭취하도록 했다. 프로바이오틱스·프리바이오틱스 혼합물을 섭취하지 않은 A 초파리는 평균 40일 정도 생존했지만 혼합물을 섭취한 B 초파리는 26일을 더 살아 수명이 60%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인슐린 내성, 염증 및 산화 스트레스 같은 노화와 관련된 만성 질환으로부터 보호되는 것이 관찰됐다.
물고기 연구의 경우 평균수명이 6개월 정도인 킬리피쉬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6주차 킬리피쉬의 배설물을 먹이로 만들어 10주차 킬리피쉬에게 섭취하도록 한 결과, 6주차 킬리피쉬의 장내 미생물을 섭취한 킬리피쉬가 섭취하지 않은 개체보다 활동량이 더 많았으며 수명도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실험에서 먹이로 사용된 6주차 물고기의 장내 미생물이 다양성도 크고 유익균의 비율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청년 킬리피쉬의 장내 미생물을 중년 킬리피쉬에게 이식함으로써 장내 미생물이 수명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증명된 것이다.
최근 건강한 사람의 대변 속 장내 미생물을 내시경이나 관장을 통해 환자의 장 속에 투입하는 대변이식술(FMT; Faecal Microbiota Transplatation)이 신의료기술로서 각광받고 있다. 현재는 난치성 대장질환인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 감염(CDI; Clostridium difficile infection) 환자에게만 시행할 수 있다.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 장염은 항생제가 장내 미생물의 불균형 상태를 유발하는 설사병인데, 노령 인구가 많아지고 항생제 사용이 증가함에 따라 발병률이 해마다 높아지고 있다.
앞서 초파리와 킬리피쉬 연구를 바탕으로 무척추동물인 초파리뿐만 아니라 인간과 같은 척추동물인 물고기를 통해서도 장내 미생물의 군집 상태, 장 환경 등이 노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장내 미생물과 수명이 긴밀하게 연관돼 있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확인된 지금, 좀 더 시간이 지나면 젊고 건강한 사람의 대변을 이식받음으로써 젊음을 유지하는 시대가 오지 않을까 상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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